I became a knight in a fantasy novel RAW novel - Chapter 203
203. 후원하는 성좌가 되었다(17)
[빌어먹을……] [다들 게이트 안으로 들어간다!] [어떻게 게이트도 열 수 있는 거지?] [게이트가 아니야. 소환 스킬이야!] [저게 소환 스킬이라고?!] [어서 대마왕님께 알려야 해!]새벽녘의 대천사의 등장으로 마족들이 공황에 빠졌다.
그런데 그때.
[왜 다들 겁을 먹었나?]리치의 형상을 한 마족이 나타나 마족들을 나무랐다.
[못 들었어? 여기 대천사가 놀고 있는 차원이라고]도망치던 마족이 리치를 향해 말했다.
[순백 달의 천사들을 소환한 것도 아닌, 고작 필멸자 군대를 소환한 거야]그 리치는 당당히 앞으로 걸어갔다.
[한마디로 저 대천사의 화신만 없앤다면 쉽게 끝날 일이야]리치의 말에, 게이트로 후퇴하려던 마족들이 하나둘씩 멈췄다.
그리고 너도나도 그 리치의 뒤를 쫓기 시작했다.
그들이 쫓는 리치의 양옆에는 두 마족이 함께 서 있었다.
한창 정신없이 신성과 마법을 휘두르던 성유나는 어디선가 날아온 검은 광선에 서둘러 몸을 숙였다.
번쩍, 콰아아아.
광선을 대신 맞은 빈 공터는 거대한 빛을 내면서 불탔다.
[일어나라, 망자들이여]이어서 음침한 목소리가 공기를 울렸다.
구르르르, 삐걱, 크으으으…….
주검이 되어 있던 몬스터와 헌터들이 언데드로 깨어났다.
터벅, 터벅, 터벅.
[오랜만입니다, 대천사님]놀란 성유나 앞에 바싹 마른 해골 마도사, 리치가 등장했다.
그 마도사의 양옆에는 장신의 창백한 검사와 단단한 갑옷을 입은 거인이 서 있었다.
[너희는 여기서도 사천왕 놀이냐?]“너희는 여기서도 사천왕 놀이냐?”
성유나의 입에서 로니아드의 목소리가 나왔다.
[이제는 삼총사입니다. 폰셔는 카르마가 낮아서 마계 입성을 못 했거든요]“그래, 타르타트, 그리고 헌스터와 이카본, 마계는 어떠하냐?”
성유나의 입을 빌려 로니아드가 물었다.
[오랜만입니다, 폐하! 마계는 정말 제 취향입니다. 저기 거신병들이 제 후배인가요? 늠름하군요]거대한 체격의 거인이 제일 먼저 답했다.
대화의 내용을 들으니 전부터 알던 사이인 것 같았다.
[그래, 헌스터. 나와 싸우겠느냐?] [저는 별 승산 없는 짓에 아까운 마력을 빼앗기기 싫습니다. 그럼 다음에 뵙겠습니다]헌스터는 그 말을 끝으로 사라졌다.
[하여간, 덩치와 다르게 약은 놈이야, 저 새낀]헌스터가 사라진 쪽을 보면서 장신의 기사가 욕을 했다.
“타르타트, 이카본, 너희 둘은?”
성유나의 시선이 남은 두 마족에게 향했다.
[어차피 본신이 아닌 화신으로 활동하는 거 아닙니까?]로니아드를 보면서 타르타트가 비릿하게 웃었다.
[예전처럼 저를 얕보시면 오산입니다! 대천사여!]외침과 함께, 타르타트가 성유나를 향해 마법을 난사했다.
[나도 마계에서 꽤 훈련을 많이 했소!]이카본 또한 성유나를 향해 검을 휘둘렀다.
위잉, 챙, 파앗.
성유나는 둘의 공격을 막아 냈고, 오히려 역공세를 취했다.
화신의 몸을 빌렸음에도 성유나와 로니아드는 두 사람에게 전혀 밀리지 않았다.
[과연! 간만에 즐겁소!]이카본이 신나 외쳤다.
“게이트로 다른 차원을 침략한다면서? 다른 차원에는 강자가 별로 없나?”
이카본과 검을 맞댄 성유나의 입에서 로니아드의 목소리가 나왔다.
[이카디아와 순백 달 그리고 진홍 달의 위상은 우주에서도 굉장히 높은 축에 속합니다]그의 질문에 옆에 있던 타르타트가 마법 공격과 함께 답했다.
[그래서 지금까지 신나게 놀아 본 적이 적었습니다]로니아드는 그런 두 사람의 공격을 수월히 막아 냈다.
“우리 차원의 위상이 높다라. 심연의 군주 덕분에 차원 전체가 단련된 것인가?”
확실히 다른 차원의 성좌들은 신이라는 칭호를 가졌음에도 S급 언저리였다.
살짝 의문이었는데, 심연의 군주라는 핑계를 대니까 퍼즐이 맞았다.
“살다 살다 심연의 군주 덕을 보게 될 줄이야…….”
성유나의 입을 빌린 로니아드는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너희도 죽어 봤자 역소환이지? 저기 뒤에 있는 붉은 달도 본체는 아니고.”
[그건 대천사님도 마찬가지 아닙니까?]“과연 그럴까?”
성유나가, 로니아드가 미소 지었다.
우우우우우웅!
동시에, 성유나의 주변에서 거대한 아우라가 치솟기 시작했다.
[수십억의 지성체가 새벽녘의 대천사에게 신앙을 가집니다] [대량의 성좌 포인트를 획득하셨습니다. 강림 제한이 완전히 사라집니다] [성좌 신성 연합군 총사령관(SS)에서 신성 마도 황제(SSS)로 승급하였습니다]쿠오오오.
성유나의 몸에서 필멸자를 아득히 초월한 기세가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이건 사기다!!]이카본이 경악하여 외쳤다.
[심연의 군주를 없앤 대천사에게 창조주가 특혜를 준 건가?]타르타트가 허탈하게 웃으며 혀를 찼다.
우우우웅.
[아아아아♬]거룩한 빛의 노래, 황홀한 성자들의 찬송가와 함께 빛의 기둥이 내렸다.
그리하여, 성유나의 바로 뒤에서 환한 후광과 함께 한 남성이 등장했다.
타르타트와 이카본에게는 절대 마주하고 싶지 않은, 인류의 신이자 필멸자들의 황제, 신성 마도 황제, 아한 로니아드 칸브라만.
그가 지구에 강림한 것이다.
세상의 운명을 결정 지을 대격전이다.
아무리 목숨이 위험해도, 인간의 욕망과 호기심은 죽음의 공포를 뛰어넘는다.
무모하지만 그것이 필멸자의 존재 이유기도 하다.
용감한 종군기자와 개인 방송인들이 시베리아로 향했고, 수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 이 모든 전황을 세상에 알렸다.
지구의 발전된 카메라 기술과 통신 기술은 이 모든 것을 가능케 해 줬다.
―적의 수가 너무 많습니다!
―헌터들이…… 모두 전멸…….
―성유나 헌터마저…….
―성좌들은 다들 뭘 하고 있단 말입니까?!
사람들은 탄식하고 절망하고 절규했다.
조만간 세상에 종말이 닥칠 것 같았다.
그런 절망 속에서,
―성유나 헌터의 몸에서 후광이!
구원이 내려왔고, 전 인류가 방송으로 이를 목도했다.
―지원군, 지원군입니다!
―새벽녘의 대천사! 그분께서 우리를 구원하러 오셨어요!
성유나의 성좌, 새벽녘의 대천사가 전 인류의 신앙이 되기까지 몇 분도 걸리지 않았다.
[젠장, 튀어!]자신만만했던 타르타트가 제일 먼저 내뺐다.
타르타트가 게이트 안으로 날아가자, 이카본도 다급히 리치의 뒤를 따랐다.
[야, 리치 놈아! 같이 가!!]로니아드는 굳이 쫓을 생각이 없는지, 날아가는 타르타트에게 말했다.
[너희의 대마왕, 에르카네 엘카란에게 전해. 한번 붙을지, 아니면 이번 침공을 포기할지, 결정해서 말해 달라고]타르타트는 잠깐 멈칫하고는 로니아드를 향해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게이트 안으로 들어갔다.
[업적을 이뤘습니다] [‘지구의 확고한 신앙’ 업적을 획득하였습니다] [업적으로 성좌 포인트가 자동으로 획득됩니다]게이트 밖에 있던 몬스터와 마족들 모두가 게이트 안으로 후퇴했다.
[폐하, 저희는 소환 시간이 다 되어서……]신성 연합군의 지휘관으로 보이는 고위 기사가 로니아드에게 말했다.
[그래, 수고 많았다. 나중에 이카디아에서 보자]로니아드는 그에게 작은 축복을 내리며 노고를 치하했다.
[부름에 응하게 되어 영광이었습니다]로니아드가 소환한 야만 군단과 신성 연합군의 소환이 해제되었다.
그렇게 잠시 소강상태로 흘렀을 때, 게이트에서 타르타트가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그, 대천사님? 저희 대마왕님께서 만나고 싶다고……] [그래, 안내해라]로니아드는 하늘 위로 떠올랐다.
“저도 같이 가요, 성좌님!”
성유나가 게이트로 가려는 로니아드를 불렀다.
마치 버림받기 싫어하는 강아지를 보는 기분이다.
[……그래, 같이 가자]로니아드는 잠시 망설이다가, 성유나에게 빛을 쏘았다.
빛을 맞은 성유나의 몸에서 다시 한번 후광이 발했고, 그녀의 등에 한 쌍의 빛의 날개가 생겼다.
성유나가 하늘 위로 날아올라 로니아드의 품에 반쯤 안기듯 했다.
‘아직 나는 게 서투른가?’
그렇게 생각한 로니아드는 성유나를 별 의심 없이 안아 줬다.
[그 전에, 마지막 승급을 하도록 하자]“네!”
수십억 인구의 신앙은 어찌나 대단한지, 금세 마지막 EX등급으로 승급할 수 있게 되었다.
[마지막 등급으로 승급이 가능합니다] [새벽녘의 대천사(EX)] [지구의 신(EX)]EX등급의 칭호는 두 개였다.
‘지구의 신? 신앙 업적을 이뤄서 생긴 건가?’
로니아드가 신기해했다.
“성좌님, 어떤 칭호를 선택할까요?”
이제는 그의 품에 완전히 안긴 성유나가 물었다.
둘의 존재가 따로 나뉘었음에도 성좌와 화신의 관계는 유지되는 듯했다.
[이번에는 너의 제안에 따르마]로니아드는 웃으면서 성유나에게 선택을 넘겼다.
홀로그램처럼 뜬 상태 창을 보는 성유나의 눈에 행복한 고민이 서렸다.
* * *
성유나와 함께 게이트 안으로 들어간 로니아드는 그곳에서 진홍 달의 대마왕과 만났다.
“오랜만이야, 대천사.”
“그래, 거의 1,000년 만인가?”
“어여쁜 내 딸도 모자라, 이차원에서도 여자를 만들었구나?”
에르카네가 경멸스럽다는 듯이 로니아드를 째려보았다.
“무슨 소리야? 얘는 내 화신일 뿐이라고.”
로니아드는 결백하다는 듯 말했다.
“그, 그냥 화신…….”
로니아드의 말을 들은 성유나가 충격을 받았는지 휘청거린 것은 덤이다.
“어쨌든, 여긴 나와 내 부인들이 먼저 침 발라 놨어. 다른 차원을 노려.”
“우리가 순순히 그럴 거 같아?”
에르카네는 로니아드의 말에 순순히 따를 생각이 없어 보였다.
“앞으로 성좌와 게이트 유희는 계속될 거야. 지금 여기서 순순히 넘어가면 좋지 않은 전례가 된다고.”
“싸우겠다는 건가?”
“대천사여! 우리의 양보는 1,000년 전의 중간계에서의 양보가 끝이다!”
“아스카가 난처해 할 거야.”
로니아드가 우려했다.
“흥! 1,000년을 부부로 있었으면 이젠 다른 남자도 만나고 해야지! 출중하고 어여쁜 내 딸이지만 이런 부분에서는 답답하다니까. 세상에 어떤 마계의 왕녀가 한 남자만 만나냐고!”
엘카란 에르카네는 결정을 굳힌 듯했다.
“무엇보다 이곳은 마계의 중심부, 대천사인 그대가 할 수 있는 것은 많이 없어.”
그녀는 의기양양한 미소를 지었다.
“어디 대천사의 권한으로 천사들이라도 소환해 보시지? 다른 차원에서도 가능하다면 말이야.”
동시에, 그녀 주변에 셀 수 없이 많은 마족이 나타났다.
“으음, 그게, 나 지금 대천사가 아니야.”
“SSS급인 신성 마도 황제였나? 더 잘됐군! 얘들아, 어?!”
명령을 내리려던 에르카네가 멈칫했다.
“뭐, 뭐야?! 왜 EX급도 아닌데…… 그것도 이차원의 대신성이?!”
로니아드에게서 있을 수 없는 기운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내가 이 지구라는 세계를 먹었거든. 보니까 이 지구라는 차원, 주인이 없더라고?”
이제는 반대로 로니아드가 의기양양한 미소를 지었다.
[스킬 지구 신의 허락(EX)을 사용합니다] [타 차원의 신성들을 지구에서 대규모 소환할 수 있습니다]시스템의 목소리가 들린다.
[스킬 순백 달 강림(EX)을 시전합니다]이윽고 마계 중심부에서 거대한 빛의 문이 생성되었다.
순백 달의 천사들이 쏟아져 나왔다.
“자아, 간만에 마음 놓고 싸워 볼까? 어차피 소멸은 안 하니까.”
“오냐! 이 기회에 누가 우위인지 결판을 내자!”
로니아드의 제안을 에르카네는 수락했다.
“천사들이여, 천계의 위엄을 보여라!”
“마계의 존엄을 위해 싸워라!”
빛과 어둠이 격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