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Married Man in Another World RAW novel - Chapter (119)
이세계서 유부남된 썰-119화(119/235)
#119 토벌대
#119 토벌대
베른 모험가 마을의 높은 외벽이 보인다. 리지가 놀란 것처럼 중얼거렸다.
“주환, 저 사람들 좀 봐요.”
마을로 들어가는 커다란 문 근처에 초라한 옷차림의 사람들이 수십 명 몰려 있었다. 특별히 뭔가 하는 것 같지는 않다. 그저 입구 근처를 서성이거나 앉아 있었다.
주환의 시선이 높은 벽을 따라 옆으로 이동했다.
문에서 떨어진 벽 쪽에도 사람들이 있었다. 대부분 비쩍 마르고 더러운 몰골을 하고 있다.
혼자 앉아있는 사람, 아이를 데리고 있는 여자, 남자, 지켜주는 이 없이 홀로 서 있는 아이. 우는 애, 화내는 사람.
어떤 사람은 절망한 표정으로, 어떤 이는 무덤덤한 얼굴로, 또 어떤 인간은 욕심이 가득한 눈으로 주환의 마차를 쳐다보았다. 개중에는 증오를 씌우는 것처럼 노려보는 남자도 있었다.
마부석 가운데 앉아있던 도로시의 몸이 약간 움츠러들었다.
“아버지 같다.”
불쑥 중얼거리는 소리를 듣고, 리지가 아이 어깨를 안았다.
남자를 보고 반응하는 일은 이제 없지만, 도로시는 가끔 자신을 노려보는 성인 남자에게 반응한다. 어딘가 모르게 친부를 닮았다고 느끼는 경우가 있는 모양이다.
단순히 노려보거나 거친 행동에 반응하는 건 아니다. 아주 거칠게 구는 사람을 보고도 대부분 괜찮은데, 정말 어쩌다 무서워했다. 아이가 느끼는 감각에 따른 거라서, 딱히 어느 부분 때문인지 주환은 잘 모른다.
주환은 아이의 몸을 가리는 것처럼 몸을 펴고 고삐를 흔들었다. 연화가 그의 마음을 알아차리고 조금 빨리 걸었다.
“국경 마을에서 피난 온 사람들만은 아닌 것 같아.”
전부 마을이 파괴되어 도망친 사람들이라고 보기에는 사람의 수가 많다. 아직 피해 입지 않은 마을에서도 소문을 듣고 도망친 건지 모른다.
“내가 볼 때도 그런 것 같아요.”
리지가 작은 소리로 말하며 피난민에게서 시선을 돌렸다.
문으로 가까이 가자 문지기 옆에 창 든 남자가 여러 명 서 있는 것이 보였다. 병사는 아니고, 모험가들이다.
안면 있는 문지기가 아는 척하며 가까이 다가왔다.
“아이고, 오셨습니까. 오랜만입니다. 언제 봐도 화려한 유니콘이군요. 정말, 물지만 않으면 참 예쁜 놈인데.”
문지기가 허허 웃으며 연화와 오즈를 번갈아 보았다. 연화의 흉흉한 소문은 사그라들지 않고 여전한 모양이다.
“안녕하세요. 몇 달 만에 산에서 나왔더니 큰일이 난 모양입니다.”
“하아, 그렇죠. 우리 마을뿐만이 아닙니다. 요즘 나라 전체가 흉흉해요.”
주환의 시선이 문을 지키는 모험가에게 향한 것을 보고, 문지기가 떫은 미소를 지었다.
“마을 경비로 모험가를 몇 명 고용했어요. 가끔 피난민 중에서 난동 부리는 놈도 있고, 뭐, 요즘 마을이 시끄럽습니다. 원래 있던 문지기 만으로는 조금 어려워요.”
그러고 보니 문지기 얼굴도 피곤해 보였다. 주환이 신분 확인을 위해 목걸이를 꺼내려 하자, 문지기가 큰 소리로 웃으며 길을 비켰다.
“산타급 모험가를 확인할 필요가 어디 있겠습니까. 벌써 예전에 통보가 다 와있어요. 들어가세요.”
마차가 문을 지나 안으로 들어가자, 예전과는 조금 달라진 마을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왠지 어수선하다. 사람들의 얼굴에 웃음보다는 굳은 표정이 더 많이 떠올라 있었다.
몇몇 사람이 주환과 리지를 보고 아는 체를 한다. 이곳에서 조금 살았다고, 왠지 고향 마을에 온 듯한 느낌이 들었다.
사람들 오가는 틈새에서 눈에 익숙한 아이가 툭 튀어나왔다. 여관집 아들이다.
“어서 오세요! 이번에도 저희 집에서 머무실 거죠?”
아이가 싹싹하게 웃으면서 마차 옆으로 붙었다. 뛰다시피하여 나란히 걷는다.
“마침 잘 오셨어요. 어제부터 우리 집 특선 메뉴가 바뀌었거든요. 이름하야 왕푸짐고기듬뿍스튜! 둘이 먹다 하나가 죽어도 모를 맛! 엄청나게 맛있어요. 이걸 먹지 않으면 억울해서 못 죽죠. 꼭 우리 여관으로 오셔야 해요.”
변하지 않은 것은 여관집 꼬마뿐인 것 같다.
주환이 대답하기 전에 도로시가 먼저 몸을 내밀며 말했다.
“응, 오빠! 도로시도 먹고 싶어. 엄청나게 먹고 싶다.”
“좋아! 너는 곱빼기다.”
“진짜?”
도로시 얼굴이 환해졌다. 그리고 곧바로 엄마한테 묻는다.
“엄마, 곱빼기가 뭐야?”
“….”
그것도 모르면서 무조건 좋다고 한 건가. 리지가 웃자, 도로시가 반짝반짝한 얼굴로 따라 웃었다. 조금 전 마을 밖에서 위축되었던 건 까맣게 잊은 듯한 모습이다.
중앙광장에 이르자, 주환은 꼬마에게 동전 한 개를 쥐여 주고 마차를 여관까지 갖다 달라고 부탁했다.
연화라면 혼자서도 충분히 여관까지 갈 수 있다. 꼬마에게 부탁할 필요도 없는 일이지만 이 아이한테는 동전 몇 개 정도는 충분히 쥐여줄 만하다. 이렇게 열심히 사는 애도 없으니.
“맡겨 주세요! 도둑놈이 손가락 하나 건드리지 못하도록 안전하게 배달하겠습니다.”
꼬마가 신이 나서 마부석에 올라가 고삐를 흔들었다.
“이랴! 이랴! 유니콘아, 우리 여관으로 가자!”
홍보를 할 생각이었는지, 유난히 큰 목소리로 꼬마가 소리친다. 연화가 한숨을 흘릴 것 같은 얼굴로 갈기를 흔들며 다리를 움직였다.
길드 사무소는 언제나 사람이 들락날락하는 편이지만, 오늘은 더욱 사람이 많다. 인산인해, 그야말로 발 디딜 틈도 없을 정도였다.
안쪽에서 거칠게 다투는 소리가 들렸다. 사람들에 가려 잘 보이지 않지만, 말리는 사람도 없는 것 같다.
리지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사람들이 많네요. 이래서야 안쪽으로 들어가는 것조차 어렵겠어요.”
“그러게. 대체 무슨 일인지.”
문 근처에 있는 모험가들이 주환 쪽을 쳐다보았다. 낯선 얼굴이 유난히 많이 보였다. 그 사이 외지인이 많이 늘어난 모양이다.
“뭐야, 이런 곳까지 여자와 아이를 데리고.”
“초보 모험간가.”
“이런 시국에 태평하기도 하군.”
“머릿수를 불려서 돈을 더 타먹으려고 하는 모양인데?”
“어림도 없지. 어디서 수작이야.”
“헤에, 예쁘네.”
“저 살결 봐라.”
“뭐, 우리 팀에 들어오면 좀 봐줄까.”
“와하하. 어딜 봐주려고!”
말이라고, 저마다 아무거나 내뱉고 있다.
주환의 이마에 힘줄이 돋았다. 하지만 그가 뭔가 행동하기 전에, 안쪽에서 사람을 헤치고 길드 직원이 나왔다.
“아니, 주환 씨 아닙니까! 말썽 많은 모험가들이 떠들길래 누군가 했는데, 마침 잘 오셨어요. 안 그래도 그쪽으로 직원을 보내냐 마느냐 한창 논의 중이었어요.”
직원이 눈에 띄게 안심한 표정을 짓더니, 여전히 지저분한 말을 하는 모험가들에게 눈썹을 찌푸렸다. 벌레 치우듯 손을 휙휙 젓는다.
“입 닥쳐요. 이 사람은 댁들 같은 허접이 아니니까. 돈 받아먹으려고 어떻게든 머리 먼저 디미는 당신네들과는 다릅니다.”
직원이 도로시를 보더니 상냥하게 웃었다.
“꼬마 아가씨도 오랜만이네. 오즈도 잘 지냈겠지?”
주머니 속에 있던 오즈의 귀가 톡 튀어나왔다. 그 모습을 보고 직원이 웃는다.
“여전하구나. 아가씨랑 뿔토끼 씨는.”
직원의 말에 주변이 웅성웅성거렸다.
“뭐? 뿔토끼?”
“마수 조련사였나.”
“헤에, 저 얼굴로 뿔토끼 조련사. 뭔가 좀 어울리지 않네.”
“난 광전사쯤 되는 줄 알았지.”
“킥킥, 그러게. 얼굴만 보면 광전산데 현실은….”
놀랐다기보다는 약간은 비웃음이다.
직원이 한숨을 쉬더니 앞장서서 사람들을 헤치고 안쪽으로 향했다.
“비켜요! 비켜! 물에 빠지면 입만 동동 뜰 인간들아!”
휙휙 손을 흔들어 사람들을 강제로 밀어낸다. 누군가가 불평 가득한 목소리로 말했다.
“우리한테는 폐 깨친다고 만날 뭐라 하면서, 저렇게 애랑 여자까지 끼고 오는 놈은 그냥 놔두는 거요? 젠장, 나도 내일은 애인 끼고 온다.”
길드 직원이 소리가 들린 쪽을 향해 외쳤다.
“이 사람들은 엄연히 정식으로 등록된 파티예요. 게다가 산타 등급이고. 댁들도 살고 싶으면 투덜거리지만 말고 지금부터 잘 보여두는 게 좋을 겁니다. 이번 토벌대의 유일한 치유 마법사니까.”
“에엑!”
“치유 마법사?”
“광전사를 잘못 말한 거 아냐?”
“뭐, 저렇게 어린애가 파티라고?”
“지금 산타급이라고 하지 않았나.”
사람들 반응이 제각각이다.
직원이 혀를 차면서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정말, 아무나 보내는 건 좀 그만둬줬으면 좋겠는데. 저 사람들 중에 몇 명이나 제대로 일할 수 있을는지 정말 모르겠군요.”
길드 직원이 이토록 모험가들에게 함부로 말하는 걸 본 적이 없는데, 어지간히 골치를 썩고 있는 모양이다.
주환은 무례한 모험가들의 반응에 화낼 타이밍을 잃고 어깨를 으쓱했다.
길드 직원이 사람들을 헤치고 가다, 깜짝 놀란 것처럼 흠칫하더니 뒤를 돌아보았다.
“아차, 설명이고 승낙이고 몽땅 날린 채 그냥 가는 걸로 생각해버렸군요. 주환 씨는 아직 모르겠지만, 변경백작에게서 토벌대 요청이 와 있습니다. 마수 사냥꾼과 사냥꾼을 주축으로 해서 모험가들을 조직하고 있는 중이죠.”
길드 직원의 표정이 처량맞게 변했다.
“주변 길드에서 나름대로 싸울 수 있는 모험가들을 이쪽으로 보내주고 있어요. 여기에서 토벌대를 구성해 가는 거죠.”
하지만 모험가라는 게 떠돌이처럼 보여도, 주로 활동하는 지역이 있다. 그 지역을 떠나 새로운 곳에 가면 서로의 역량을 잘 모르는 탓에 다툼이 생긴다. 지금 이곳에 모인 모험가들은 서로가 서로를 업신여기며 자신이 잘났다고 다투는 중이라고 한다.
“골치가 아파 죽겠습니다. 한 시간이 멀다 하고 싸워요.”
안쪽으로 들어가자, 눈이 푹 들어간 수다쟁이가 주환을 보고 양 팔을 활짝 폈다.
“드디어 구세주가! 아무리 해도 치유 마법사를 구할 수 없어서 내일은 내가 직접 주환 씨를 찾아가려던 참이었습니다. 게다가 마수에 대해 아는 사람도 모자라요. 마수 사냥꾼? 그런 건 찾을 생각도 못 하고 있었죠. 저 모험가들을 누군가는 끌고 가야 하는데, 정말 사람이 없는 거예요.”
수다쟁이가 가까이 다가오더니 주환의 손을 덥석 잡았다.
“해주실 거죠? 단순히 가죽 팔러 온 건 아니죠? 제발 그렇다고 해주세요. 안 그러면 저 사람들, 마수를 만나자마자 반 이상은 도망가고 반 이상은 죽을 겁니다. 그리고 나머지는 어딘가 몸이 떨어져 나가있겠죠. 팔이든 다리든 목이든.”
주환은 쓰게 웃었다. 이 사람은 과장도 참 괴상하게 한다.
“일단은 이야기를 들어봅시다. 무슨 일인지 제대로 알아야 하든지 말든지 하죠.”
“좋았어!”
“겨우 정해졌다.”
“다른 토벌대에도 연락해야죠.”
“서두릅시다. 벌써 괴멸된 조가 있을지 몰라요. 어쨌든 근처로 치유 마법사가 간다는 걸 알면 그 사람들도 힘을 내겠죠.”
수다쟁이 옆에 있던 직원들 몇 명이 주먹을 움켜쥐며 외쳤다. 직원 한 명이 허둥지둥 외부에 있는 직원을 부르러 나갔다. 연락원을 보내려는 모양이다.
아직 하겠다고 말한 것도 아닌데, 수다쟁이의 얼굴까지 활짝 폈다. 수다쟁이가 사람들을 향해 큰 소리로 외쳤다.
“드디어 댁들도 나갈 수 있게 됐어요. 이번 토벌대에서 이 사람 조가 가장 살아남을 확률이 많으니 괜히 말썽 부려 제외되지 않도록 조심하기 바랍니다.”
“….”
아직 한다고 말하지 않았다.
문득 수다쟁이가 묘한 표정을 하고 주환을 바라보았다.
“그러고 보니, 주환 씨는 정말 대단하군요. 치유 마법사에, 도끼로 마수를 죽이는 괴력. 그건 그냥 전사 타입에 가까운데…. 거기에 마수 사냥꾼이고, 불 마법에 바람 마법까지 쓰는 마법사라니. 뭐, 이건 인간입니까?”
“….”
주변 사람들이 그 말을 듣고 웅성웅성, 주환을 힐끔힐끔 본다.
수다쟁이가 하하 웃으며 머리를 흔들었다.
“내가 말해놓고도 내가 믿을 수 없네.”
그 뒤에는 사무실 안쪽으로 들어가, 이번 사태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토벌대를 구성하기 전에, 변경백작이 먼저 행동했었던 모양이다. 병사를 여러 명 잃고 결국 길드에 도움을 요청했다고 한다.
“일단 변경백작이 정보원을 풀어놓았습니다. 대강의 상황은 매일 그 정보원을 통해 들어오고 있죠. 게다가 주환 씨가 아는지 모르겠는데, 길드에서도 정기적으로 각지의 정보를 모으고 있어요. 마수에 대한 건 특히 주의를 기울이죠.”
그런 정보들을 모아서, 이번에 나타난 마수는 최소한 세 마리 이상이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한다. 정확한 수는 모른다. 하지만 여기저기서 동시에 나타나거나 거리를 고려해보면, 세 마리 이하는 아니다.
“더 큰 문제는 그 마수가 일반적인 것과는 조금 다른 움직임을 보이는 겁니다. 사람도, 짐승도, 막무가내로 죽여요. 그런데 먹지 않고 그냥 가버리죠. 그건 드문 일이라고 합니다. 마수든 짐승이든, 어쨌든 먹기 위해서 뭔가를 죽이는 거니까요. 단지 놀이를 위해서 민가로 내려와 난동을 부리는 마수는 없다고 합니다.”
아무거나 마구 죽인 뒤에는 이동하는데, 그 행동에도 일관성이 없다. 어떤 때는 사람 많은 곳을 쫓는 것 같고, 또 어떤 경우에는 아무것도 없는 숲이나 강으로 간다. 종잡을 수 없다.
마수의 행동이 그러다 보니, 국경 부근에 있는 마을 주민들이 하나 둘 도망치기 시작했다.
마수가 그냥 사람 한둘 잡아먹는 거라면, 이번에 죽었으니 다음 차례가 될 때까지 얼마 정도 걸린다고 예상할 수 있다.
그런 경우에는 한 번에 죽는 사람도 적다. 기껏해야 한 사람, 많으면 두 명 정도일 것이다. 도망치는 위험보다는 그 자리에 있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하게 된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면서, 마을은 점점 쇠퇴해가는 것이다. 서서히 뜨거워지는 냄비 속 개구리처럼 오랜 시간에 걸쳐 죽어간다.
하지만 지금은 한 시간 뒤를 예상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번에는 이 마을에서 사람을 죽였는데, 내일은 저 마을에서, 그다음 날은 다시 처음 마을에 와서 사람을 죽인다. 마수의 종잡을 수 없는 행동에 사람들이 모두 당황했다.
“게다가 옆 사람이 도망치면, 나도 도망가고 싶은 게 인간이니까요. 시작이 어렵지 일단 너도나도 다 떠나면 남는 게 바보처럼 느껴지는 겁니다. 뭐, 실제로도 아마 그런 사람은 바보일 테지만요.”
수다쟁이는 그렇게 말하면서 넙죽 고개를 숙였다.
“먼저 토벌대에는 나름대로 능숙한 사람들이 많이 포함되어 있어요. 사냥꾼도, 마수 사냥꾼도 여러 명 들어가 있죠. 하지만 이번 토벌대에는 적당한 사람이 없습니다. 주환 씨, 제발 부탁이에요. 치유 마법사도, 사냥꾼도 필요합니다. 저 사람들 중에도 사냥꾼은 있지만 정말 허접해요. 토끼 사냥이나 제대로 해봤을지 모를 만큼 허접한 놈들 밖에 없습니다. 주환 씨가 꼭 필요해요.”
주환은 한숨을 쉬었다.
“나도 이번 마수에는 관심이 있습니다. 갈 생각은 있어요. 하지만 가족이 있으니 다른 사람을 책임지거나 너무 위험한 행동은 할 수 없습니다. 마차를 끌고 갈 거라서 다른 사람과 보조를 맞추기도 어렵구요. 게다가 우리 파티는 우리끼리 움직이는 게 가장 안전해요.”
수다쟁이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겠죠. 그럴 겁니다. 하지만 걱정할 것 없습니다. 주환 씨는 주환 씨가 원하는 대로 행동하세요. 각자의 생명은 각자 책임지는 게 모험가죠. 말 안 듣는 놈은 그냥 죽어도 할 말이 없어요. 그냥 저 사람들과 함께만 가주세요. 말 잘 듣는 놈만 데리고 가면 됩니다. 저 모험가들에게는 우리가 설명을 잘 해둘게요. 주환 씨의 방해가 되지 않도록요. 부탁입니다.”
그렇게까지 말하면야 어쩔 수 없다. 주환이 고개를 끄덕이자 수다쟁이는 겨우 마음을 놓고 웃음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