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Married Man in Another World RAW novel - Chapter (188)
이세계서 유부남된 썰-188화(188/235)
#188 신의 뜻은 우리에게 있다
#188 신의 뜻은 우리에게 있다
하나둘 영주군이 몰려들면서, 왕도가 전쟁터가 된다는 소문이 파다하게 퍼진 것 같다.
왕도로 가까이 갈수록 피난 가는 사람들의 모습이 더 자주 보였다.
저마다 낡은 수레에 가재도구와 식량을 쌓아 올리고 도망친다.
몇몇 가구는 도적을 피하기 위해서인지 여럿이 한데 뭉쳐 무리를 만들어 이동하고 있었다.
그래 봐야 도적을 만나면 무사할지는 의문이다. 오히려 약탈할 대상만 한 곳에 모아놓은 꼴이 되는 게 아닐까.
“….”
전쟁이 나면 가장 괴로운 것은 그 땅에 사는 백성들이다.
주환은 작게 한숨을 쉬었다.
피난민들은 군대 행렬을 보자 사색이 되었다.
다른 지역의 영민들은 신의 용사가 있는 군대라며 반겼지만, 이 사람들의 눈에는 병사들 밖에 들어오지 않는 것 같다.
딸이나 젊은 아내를 가진 남자들은 허둥지둥 수레 뒤에 여자들을 숨기고, 닭이나 염소 같은 걸 가지고 있는 가족은 가축을 숨겼다.
‘어쩌면 다른 영주군들에게 괴롭힘 당한 끝에 도망치는 걸지도 모르겠구나.’
변경백령군은 군율이 엄격하다.
아마 일 년 내내 전쟁의 긴장감 속에서 살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그런 분위기 속에서도 나름대로의 횡령과 영민을 향한 다소의 약탈은 존재했다.
실제로 주환이 처음 이 세계에 떨어져 노예 마차를 타고 이동할 때도, 병사들은 돈을 많이 주는 마을에 튼튼하고 좋은 노예를 더 많이 주었다.
뇌물을 주지 않는 마을에는 다 죽어가는 노예나 주환처럼 서류상으로 확인되지 않는 수상한 사람을 내민다.
그런 게 발각되면 엄한 벌을 받는다고 들었지만, 이 세계 전체가 어느 정도의 부정은 어쩔 수 없는 생활로 받아들이는 면이 있었다.
엄격하다는 변경백령의 병사들이 그 정도이니, 다른 영주군은 현재 평민들에게 적군이나 다름없는 약탈자일지도 모르겠다.
피난민들이 병사들에게서 조금이라도 멀어지기 위해 길을 바꾸며 서두른다.
작은 꼬마까지 두려워하며 수레를 미는 모습에, 주환의 입에서 또다시 우울한 한숨이 흘렀다.
이쪽을 향해 맹렬하게 달려오는 사람들을 깨달은 것은 그때였다.
왕도에 가까워지면서 주환은 일정한 거리마다 마력탐지를 펼쳐 주변을 살피고 있다.
거기에 걸린 것이다.
인원은 십여 명 정도, 모두 무기를 가지고 있었다.
주환은 근처 병사를 한 명 불러 변경백에게 이 사실을 전하게 했다.
그리고 그는 행렬에서 벗어나 약간 앞으로 나갔다.
손에는 약간의 마력을 둘렀다.
고작 열 명의 낯선 이로 위험할 상황이야 없겠지만, 혹시 이정화의 능력에 당한 사람일 수도 있다.
자살 특공대 같은 걸지 또 누가 알까.
이쪽에는 왕 후보인 다니엘이 있다.
조심해서 나쁠 일은 없을 것이다.
돌다리도 두드려보고 건너란 말도 있으니.
‘뭐, 만일의 일이라고는 있을 것 같은 기미도 안 보이지만.’
이쪽에는 연화에 오즈는 물론이요, 방어력을 갖춘 산타벼룩까지 있다.
만에 하나 부상을 당하는 일이 있어도 죽지만 않으면 되살릴 수 있는 회복마법사까지 있으니, 잘못되고 싶어도 잘못될 수가 없다.
행군을 계속하면서, 변경백과 다니엘이 행렬에서 빠져나와 주환 쪽으로 다가왔다.
“정말로 누가 오고 있습니까?”
다니엘이 신기한 듯이 물었다.
마력 탐지는 마법사 중에서도 사용하는 사람이 적다 보니 눈으로 볼 기회도 없었을 것이다.
다니엘의 눈이 햇빛을 받아 반짝거렸다.
“예, 다니엘 님. 열 명 정도 됩니다. 모두 말을 탄 채 무기를 지니고 있어요. 대부분 검이지만 한 명은 긴 창인 것 같습니다.”
왕으로 추대된 날부터, 다니엘은 일체 나이다운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전에는 까불거리는 언동도 제법 했지만, 지금은 전혀 없다.
완벽하게 한 명의 성인 남성으로 행동했다.
워낙 받은 교육이 철저했기 때문인지 위화감은 없다.
무리하는 것 같지도 않고 자연스러워 보였다.
하지만 안젤리카와 둘이 있을 때를 알고 있는 주환의 눈에는 역시 무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항상 함께이던 쌍둥이와 헤어져 일족의 운명을 걸머지고 있다는 사실도 부담이 되고 있는 게 아닐까.
그것을 약간 불쌍하게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주환은 다가오는 사람들의 모습을 더듬어 살피면서 더욱 상세히 설명했다.
이런 것으로나마 다니엘의 마음이 조금이라도 기뻐진다면 좋은 일이다.
“갑옷을 입은 사람도 있는 것 같습니다. 다니엘 님의 것처럼 몸 전체를 덮은 건 아닌 것 같지만, 드무네요.”
“그런 것까지 알 수 있습니까?”
약간 흥분한 모양이다.
다니엘의 몸이 약간 들썩거리며 말 등에서 위아래로 움직였다.
목을 약간 빼고, 아직 보이지 않는 저 너머의 공간을 살핀다.
“어떻게 생겼는지까지는 알 수 없지만, 지니고 있는 무기의 종류나 대강의 모습은 알 수 있어요.”
“저도… 나도 마력 탐지에 대해 들어본 적은 있습니다. 마법은 사용할 수 없지만 그런 걸 알아두는 것도 귀족 사회에서는 필수니까요. 하지만 그렇게 세밀하게 알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은 처음 듣는군요.”
앞으로 왕이 될 사람이 저도, 라는 말을 사용해서는 안 된다.
다니엘은 자신의 실수를 모른 척하며 멀리에 시선을 주었다.
‘시종 때 버릇이 튀어나온 거겠지.’
다니엘 옆에 붙어 있던 변경백이 빙그레 웃었다.
왕도에 도착하기 전의 이 짧은 기간은 말과 행동을 교정하는 시기다.
귀족이 아닌 왕족으로의 몸가짐을 붙이기 위해, 변경백은 하루 24시간 옆에 붙어 서서 매처럼 날카로운 눈을 다니엘에게 보내고 있었다.
‘저래서야 숨이나 제대로 쉴 수 있는 건지.’
불쌍한 일이다.
몇 가지 더 다가오는 사람들의 특징을 설명해 주는 사이, 드디어 일단의 무리가 모습을 보였다.
갑옷 차림의 사람을 중심으로, 시국에 맞지 않을 만큼 고급스럽고 화려한 옷차림을 하고 있었다.
변경백이 중얼거렸다.
“저건 꼭 사절단처럼 보이는군.”
“그런 것치고는 상당히 살벌합니다. 무기만 보면 결투 신청을 하려는 것 같은데요.”
주환이 대답하는데, 가만히 눈길을 좁히고 사람들을 바라보던 다니엘이 고개를 갸우뚱했다.
“저 사람은 3왕자의 외가 쪽 사촌입니다. 갑옷 입은 사람이요. 망토에 새겨진 문장과 언뜻 보이는 외모를 보면 확실할 겁니다. 물론 직접 만난 적은 없습니다만.”
과연, 혼인 시장에 뛰어들어 온갖 사람들의 신분과 가문의 연결은 다 알고 있다더니 정말인 모양이다.
“그렇다면 무슨 용건인지 알겠습니다.”
변경백이 다니엘에게 살짝 고개를 숙였다.
“3왕자는 여러 번 서신을 보내 자신과 힘을 합하자고 말해온 적이 있습니다. 그때마다 부드럽게 거절하는 취지의 서신을 보냈습니다만, 우리가 왕도에 가까이 온 것을 알고 이번에는 아예 측근을 보낸 거겠지요.”
변경백이 히죽 웃었다.
“잘 됐습니다. 우리가 다니엘 님을 왕으로 옹립하고 일어섰다는 사실은 아직 아무도 모르니, 어떻게 할까 고민하고 있던 차였습니다만. 이걸로 모두에게 알릴 기회가 생겼군요.”
3왕자의 부하들이 먼지를 일으키며 가까이 다가와 섰다.
갑옷 입은 사람의 시선이 제일 먼저 연화의 모습에 닿는다.
유니콘을 보고 탐욕스럽게 침을 꿀꺽 넘기는 모습이 딱딱한 갑옷을 통해 보이는 것 같았다.
“변경백 님, 그리고 신탁의 용사님. 처음 뵙겠습니다.”
갑옷 입은 남자가 정중하게 인사를 하며 자신을 소개했다.
다니엘의 말대로 3왕자 측근이었다.
이미 그쪽에 붙은 귀족들이 상당한 모양이다.
갑옷 남자가 자신들의 편이라며 죽 읊어 내려가는 귀족의 이름이 상당히 많았다.
아마 다른 왕자들과 달리 3왕자가 왕도 밖에서 머물고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제대로 생사조차 확인할 수 없는 왕자들보다는 눈앞에 보이는 3왕자를 선택하는 것이 나았을 테니.
하지만 3왕자는 성격이 매우 잔인하고 오만방자하다고 들었다.
왕의 재목으로는 어울리지 않아, 애초에 변경백이 염두에도 두지 않았던 사람이다.
주환은 힐끔 갑옷 남자의 일행을 살폈다.
옷차림도 그렇지만 지니고 있는 검과 창도 상당히 좋은 물건들이다.
무기를 잘 모르는 주환의 눈에조차, 그들 신분에 어울리지 않을 만큼 훌륭하고 값나가는 것처럼 보였다.
일부러 이런 차림을 하고 온 건 자신들이 얼마나 요즘 위세를 떨치고 있는지를 보이려는 의도였을 것이다.
‘이런 자들이 왕위를 차지하게 되면 그 앞은 뻔하겠구나.’
진심으로 변경백과 다니엘의 편에 서게 된 것이 다행스러워졌다.
자신들의 자랑을 늘어놓을 뿐이었던 인사를 마친 뒤, 갑옷 입은 남자가 품에서 두루마리 형태로 된 서류를 꺼냈다.
일반적으로 오고 가는 서신이 아니다.
어쩐지 위에 선 사람의 시선으로, 갑옷 남자가 말위에 앉은 채 두루마리를 펼쳤다.
도로록 풀리며 내려간 서류를 잡은 채 갑옷 남자가 커다란 목소리로 서신을 읽어 내려갔다.
“… 나 3왕자 질베르는 이 나라에 닥친 큰 위기를 차마 보아 넘기지 못하고 드디어 일어나니, 베른 변경백작은 들으라. 그대는 이 나라의 왕가에 충성을 맹세한 바, 즉시 병사를 모아 나의 아래에 모이도록 하라. 그대의 깊은 충성은 훗날….”
그 뒤는 자신에게 충성했을 때 무엇을 받을 수 있는지 약속하는 말이었다.
지금까지 보낸 서신은 은근하게 권하는 느낌이었는데 사뭇 말이 다르다.
갑옷 남자도 그렇게 생각했던 모양이다.
서신을 다 읽은 뒤, 공손히 고개를 숙였다.
“이것은 대외적인 면을 의식한 것이라 다소 말이 과격합니다. 하지만 우리 질베르 폐하께서는 변경백 님을 상당히 높게 생각하고 계십니다. 결코 홀대할 일은 없으니 그 점은 안심해도 좋습니다.”
마음도 빠르지.
3왕자 진영에서는 이미 3왕자를 폐하라 부르고 있는 모양이다.
변경백은 화내지도 않은 채 묵묵히 이야기를 다 들은 뒤,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작금의 사태는 그냥 넘기기 어렵지. 왕가에서는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신의 말씀을 속이고, 타국에서 용사라 칭하며 내밀었던 요물을 국내로 들여와, 이토록 정세를 혼란하게 만들었으니, 그래, 당연히 책임져야지.”
“그, 그게 무슨 말입니까.”
갑옷 남자가 경악하며 눈을 크게 떴다.
변경백이 히죽 웃는다.
하지만 어째서인지 웃고 있는데 그의 얼굴이 험악한 도깨비처럼 보였다.
“우리는 신이 내린 용사의 축복을 받으며, 이미 정통 왕족의 후계를 왕으로 옹립했다. 다니엘 리붸. 앞으로 너희들의 왕이 될 분이시다.”
변경백은 갑옷 남자가 서류의 내용을 읊는 동안 앞으로 조금 나가 있었다.
갑옷 남자와의 거리는 겨우 검 하나 정도.
아무런 예고도 없이 변경백의 검이 허공을 갈랐다.
바람 마법을 담은 검이 갑옷 남자의 목을 가른다.
머리가 바닥으로 떨어지면서 선홍색 피가 갑옷을 물들이기 시작했다.
“히이이익!”
“으악!”
“무슨 짓을.”
3왕자의 부하들이 비명을 지르는 것을 보면서 변경백이 입을 열었다.
“그 몸뚱이를 가지고 가 3왕자에게 고하라. 신의 뜻은 여기에 있다고.”
변경백의 시선이 주환을 향한다.
덩달아 3왕자 부하들의 겁먹은 시선도 주환에게 쏟아졌다.
변경백은 신탁의 용사가 행하는 것이 곧 신의 뜻이라고 세상에 우길 생각일 모양이다.
‘어쩔 수 없지. 어울려 주는 수밖에.’
주환이 살짝 고삐를 당기자 연화가 그의 뜻을 알아차리고 몸을 허공으로 띄웠다.
히이잉, 소리를 내며 앞발을 구르자 하얀 갈기가 아름답게 흩어졌다.
곧이어 하얀 뿔이 반짝반짝 붉은빛으로 빛나기 시작했다.
“히에엑!”
“맙소사!”
아마 이들은 연화의 뿔이 빛난다는 사실을 몰랐던 것 같다.
3왕자의 부하들은 목구멍 안쪽이 보일 만큼 입을 크게 벌린 채 놀라고 있었다.
부릅뜬 눈에서 눈알이 굴러 떨어질 것 같았다.
3왕자의 부하들은, 갑옷 남자의 몸이 떨어지지 않도록 붙잡으며 허둥지둥 도망쳐버렸다.
하지만 바닥에 떨어진 머리는 남겨둔 채다.
너무 놀라 잊어버린 모양이다.
기가 막힌 듯 변경백이 근처에 있는 병사를 불렀다.
“이 머리를 저들에게 가져다줘. 아무리 급해도 동료의 머리를 버리고 가다니, 정말 써먹지 못할 놈들이군. 괜히 우리가 시체를 모욕했다는 말이 돌면 그것도 또 기막힌 일이니, 서둘러 가져다주고 오너라.”
“알겠습니다!”
병사가 웃음을 참지 못하며 동그란 머리통의 머리카락을 잡았다.
3왕자의 부하들은 아직 멀리 가지 못했다.
달려서도 충분히 따라잡을 수 있는 거리였다.
병사가 머리를 잡고 달리자, 몇 명의 병사가 그 뒤를 따랐다.
흔들리는 시체를 말 등에 올린 채 가는 것은 쉽지 않다. 갑옷을 입은 시체라면 더욱 어려울 것이다.
3왕자의 부하들이 얼마 못 가, 시체는 결국 바닥으로 보기 흉하게 굴러 떨어졌다.
우왕좌왕, 어쩔 줄 몰라한다.
그들은 갑옷 때문에 무게가 더해진 시체를 몇 번이나 다시 떨어뜨리며 말에 올리려고 애쓰고 있었다.
제대로 시체를 올리지도 못하고 허둥대는 3왕자 부하들의 모습이 불쌍했는지, 아니면 계속 여기에서 머뭇거려도 곤란하다고 생각한 건지, 변경백령의 병사들이 돕기 시작했다.
능숙한 솜씨로 밧줄을 이용해 시체를 말에 묶는다.
병사가 3왕자 부하에게 말 등에 놓인 헝겊 자루를 달라고 요청하는 모습이 보였다.
자루 안에 들어있는 물건을 모두 쏟아버린 뒤 머리를 그 안에 담는다.
거기까지 다 해준 뒤, 병사들이 다시 본대로 돌아왔다.
“전쟁은커녕 제대로 된 전투조차 치러본 적이 없는 놈들인 것 같군.”
변경백이 혀를 차며 중얼거렸다.
“그런 것 같습니다만, 변경백 님. 다음부터는 사람을 벨 거면 미리 말씀을 좀 해주세요. 놀랐습니다.”
주환이 투덜대자, 변경백이 작게 웃었다.
“전혀 그렇게는 보이지 않았는데.”
“아니요. 실제로는 많이 놀랐어요.”
문득 다니엘이 너무 조용한 것 같아 뒤돌아보자, 그는 호수처럼 잔잔한 눈으로 멀어지는 3왕자 부하들을 보고 있었다.
하지만 뭔가 좀 이상하다.
“다니엘 님. 괜찮으십니까?”
“….”
주환의 질문에 다니엘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저 가만히 3왕자 부하들에게 시선을 주고 있을 뿐이다.
“이런.”
변경백이 아차 싶었는지 다니엘에게 가까이 말을 몰았다.
“죄송합니다. 다니엘 님이 아직 이런 장면을 본 적이 없다는 사실을 잊었습니다. 용서하십시오.”
다니엘이 잠시 뒤에 천천히, 정말로 아주 천천히 고개를 조금 옆으로 돌렸다.
변경백을 바라보면서 억지로 미소 짓는다.
입술 끝이 경련하듯 가늘게 떨리고 있었다.
“괜찮습니다. 얼굴에 가면 두르는 것만큼은 할아버님께 엄청나게 훈련을 당했으니까요. 지금도… 아무도 몰랐지요? 내가… 겁먹은 거….”
뒤쪽의 목소리는 아주 작았다.
주환과 변경백 외에는 아무에게도 들리지 않았을 거다.
변경백이 장하다는 듯이 눈을 가늘게 뜨며 고개를 조금 내렸다.
“물론입니다. 잘하셨습니다.”
“….”
열네 살.
아무리 교육과 훈련으로 무장해도 역시 나이는 속일 수 없다.
다니엘의 눈꼬리에 물기가 조금 스며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주환의 마음이 안타까워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