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Married Man in Another World RAW novel - Chapter (224)
이세계서 유부남된 썰-224화(224/235)
#224 우리 아들 팍삭 삭았네
#224 우리 아들 팍삭 삭았네
조용한 가운데, 갑자기 풀벌레 소리가 요란하게 울렸다.
잠들어 있던 세상이 깨어난 것 같다.
꿈같은 시간은 어느새 멀리 지나갔다.
“….”
무심코 작은 숨이 샜다.
연화가 내는 빛은 여전히 반짝반짝 밤을 밝히고 있었다.
부모님 몸에 새겨진 문양이, 박자를 맞추는 것처럼 빛으로 떠올랐다 다시 가라앉았다.
이쪽에서 빛난 빛이 사그라들면 저쪽에서 새로운 붉음이 떠오른다.
하지만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부모님은 깨어나지 않았다.
굳게 감긴 눈은 움찔도 하지 않는다.
잘 만든 예술품처럼 굳어 있었다.
이미 한 시간, 어쩌면 두어 시간은 훌쩍 넘긴 듯하다.
싸락눈 내리듯 실망이 차곡차곡 쌓였다.
머리가 조금씩 무거워졌다.
고개가 내려간다.
‘역시.’
안 되는 거였어.
사람에게는 운명이라는 게 있다.
돈 복 없는 놈은 계속 가난하고, 여자 운 없는 녀석은 평생 가도 혼자다.
부모 연 얇은 자식도 마찬가지일 거다.
알고 있었다.
어릴 때 부모님을 잃고 계속 혼자였던 건, 그럴 운명이었기 때문이었던 거다.
주환은 가만히 손을 뻗었다.
어머니 뺨에 손가락이 닿자, 차갑지도 뜨겁지도 않은 온도에 몸서리가 처졌다.
‘엄마.’
안 됐어요, 엄마.
오래 기다리셨는데 죄송합니다, 아버지.
될지도 모른다고 한동안 희망을 품었었다.
어쩌면 계속 산타 마을을 찾아다니는 편이 행복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면 여전히 희망이 남아있었을 텐데.
연화는 여전히 붉은빛을 내고 있었다.
고개 숙인 시야 너머로 깜박깜박 빛이 퍼졌다 사라졌다.
아무 반응도 없는데 계속한다.
그대로 놔두면 아침이 돼도, 하루가 지나도 계속하고 있을 것 같다.
차마 부모님의 얼굴을 보지 못한 채, 주환은 입을 열었다.
“그만해도 돼, 연화.”
목소리가 잘 나오지 않는다.
목이 잠겨 있었다.
“이제 그만… 뚜껑을 닫는다. 먼 미래에 어쩌면 다시 방법을 발견할지도 모르니까… 그러니까 이제 그만해.”
그렇게 말하고, 주환은 눈을 감았다.
눈이 뜨겁다.
습기가 속눈썹 사이로 조금 번졌다.
그때, 관 쪽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남자 녀석이 뭘 그렇게 허약한 생각만 하고 있어.”
“!”
이 목소리… 설마, 엄마?
깜짝 놀라 고개를 들자, 눈물 번진 시야에 어머니의 모습이 보였다.
관에 앉아있다.
그 뒤에는 아버지의 모습도 있었다.
맙소사.
멍하니 바라보자, 어머니가 얼굴을 일그러뜨렸다.
“뭐야, 팍삭 삭았네, 우리 아들. 덩치가 열 배는 넘게 커졌잖아. 요만하게 작았는데.”
웃는 건지, 우는 건지 모를 얼굴로 어머니가 말한다.
어머니가 두 손으로 작은 공 모양을 만들었다.
“애 머리통도 그것보다는 컸어, 여보. 저 애는 초등학교 졸업할 때 이미 나만 했다구.”
“느낌이잖아요, 느낌.”
어머니가 어색한 동작으로 아버지를 살짝 쳤다.
아직 몸이 제대로 움직여지지 않는 모양이다.
“뭐, 기억하고 있는 것보다 많이 컸구나… 정말 많이 컸다. 어느새 어른이 됐네.”
아버지가 부드럽게 웃는다.
피부에 가득하던 붉은 무늬는 어느새 모두 없어졌다.
눈가와 입에 그려진 주름이 움직이고 있었다.
진짜 살아있다.
부모님이 그의 눈앞에서 말하고 웃고 있었다.
“… 엄마… 아빠….”
주환이 중얼거리자, 어머니가 팔을 활짝 벌렸다.
“이리 와, 아들. 좀 안아보자.”
가까이 다가가 부모님을 한꺼번에 안는다.
아버지가 그 위에서 다시 주환과 어머니의 몸을 감쌌다.
“미안하다.”
“미안해, 아들. 혼자 외로웠지.”
아버지와 어머니가 동시에 말했다.
주환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지금 이 순간까지는 자신의 외로움이 얼마나 깊은지 알지 못했다.
이렇게 다시 부모님을 만난 뒤에야 진실로 알겠다.
그동안, 정말로 외롭고 보고 싶었구나.
정말 죽을 만큼 외로웠다.
“히이잉.”
연화가 긴 뿔을 밑으로 내려 살짝 어머니를 밀었다.
탁탁 말발굽으로 바닥을 긁는다.
자신도 있다고, 보고 싶었다 말하는 것 같다.
어머니가 고개를 돌리더니 눈을 크게 떴다.
“뭐! 너 연화니? 맙소사. 언제 그렇게 커졌어?”
어머니는 아주 조금 서운한 표정이 되었다.
이제 여자애 모습은 하지 않는 거냐며, 머리를 묶어줄 수 없겠다고 아쉬워한다.
어머니의 시선이 문득 연화를 넘어, 그 옆에 있는 산타를 향했다.
그 순간이었다.
어머니가 주환의 어깨를 꽉 잡고 벌떡 몸을 일으켰다.
“여보! 나 좀 세워요.”
어릴 때 기억하던 그 목소리로 아버지에게 소리친다.
아버지가 허리를 잡아 주자, 삐걱거리는 몸으로 일어난 어머니가 관에서 나왔다.
주환이 내민 손을 잡고 두어 발자국 앞으로 나선 어머니가 산타 앞에 섰다.
어머니가 오른 팔꿈치를 뒤로 당기더나 냅다 앞으로 내질렀다.
“이 개새X! 몇 백 년을 기다리게 하는 거야!”
말과 거의 동시에 어머니의 주먹이 산타의 턱을 향했다.
키가 작은 어머니로서는 그것이 한껏이었을 거다.
턱을 맞은 산타가 뒤로 벌렁 자빠졌다.
“엄마! 이 산타가 아니에요.”
어머니가 그를 보았다.
“이 녀석이 아니라도 마찬가지지. 어차피 같은 산타 동료잖아? 연대책임이라는 거 모르니?”
아, 그랬다.
어머니는 이런 성격이었지.
다소곳해 보이지만 성격은 난폭 그 자체였다.
욕도 잘했고.
아버지가 어머니를 말리느라 항상 고생이었다.
외모로 보면 이상한 일이지만, 먼저 좋아해 고백한 것도 어머니였다고 들었다.
아버지 위장부터 잡기 위해 요리를 공부하고, 매일 집에 쳐들어갔다던가.
한밤에 덮친 것도 어머니였다고, 초등학교 고학년 아들을 앞에 둔 채 자랑스럽게 이야기하는 사람이다.
산타가 벌떡 일어나더니 손으로 턱을 문질렀다.
“그, 참으로 씩씩하십니다. 턱이 얼얼하네요. 역시 주인님의 부모님! 마력이 상당해서… 굉장히 아픕니다.”
“주인님은 또 뭐야.”
어머니가 이상한 듯 산타를 보았다.
“아, 그건 말입니다, 주인님의 부모님… 사실은….”
간단하게 설명을 듣고, 어머니가 바보 보듯이 주환에게 시선을 향했다.
“어릴 때부터 그렇게 말했는데, 빚보증하고 미친놈은 조심해야 한다고. 애가 덩치만 컸지 완전 허당이야, 허당. 하아.”
하하.
너무 기쁘면 사람은 힘이 빠지는 건지도 모른다.
주환은 웃으며 쪼그려 앉았다.
조금은 어색할 줄 알았다.
하지만 십 년을 훌쩍 넘어 이십 년 가까이 되는 세월이 순식간에 좁혀졌다.
마치 어제오늘 계속 함께 있었던 것 같다.
어머니, 아버지도 그렇게 생각했는지 모른다.
두 분 모두 동시에 미소 지었다.
“히이잉….”
왠지 불만스러워하는 건 연화뿐이다.
“그런데, 너 정말 커졌구나. 게다가 근육질…. 이러니 전혀 여자애 같지 않네.”
어머니가 눈길을 좁히며 연화를 올려다보더니 길게 한숨을 쉬었다.
문득 시선이 느껴져 마차를 보자, 토비가 눈을 꿈벅거리고 있었다.
“삐이?”
오즈는 살짝 뿔과 눈동자만 창문으로 내민 채였다.
어머니가 탁 손뼉을 치더니 중얼거렸다.
“네 아버지가 토끼탕을 좋아하는데 잘 됐다.”
삐이이….
오즈가 창문 너머에서 작게 소리를 냈다.
아니, 어머니. 저건 토끼가 아니거든요.
주환의 난처한 얼굴을 보고 어머니가 빙글 웃었다.
“농담이야, 농담. 환이 너는 여전히 농담력이 모자라는구나. 정말 아버지를 닮았어.”
어머니가 말하면 농담 같지가 않다.
아침이 되기 전에 산타는 슬그머니 마을로 돌아갔다.
멀어지는 산타의 뒷모습이 쓸쓸하게 보였다.
언젠가, 어머니의 화가 좀 누그러지면 산타마을에 가자.
어머니도 분명 그들을 좋아….
아니, 그렇지는 않겠지.
하지만 적어도 함께 감시해 줄 거다.
산타들이 이상한 짓을 하지 않도록.
‘그래, 그게 좋겠다.’
아, 그런데 아까는 반론하지 못했지만, 물론 어머니에게 반대하는 건 엄두도 못 낼 일이기는 하지만.
산타에게 소원을 빌었다고 잔소리 듣는 건 조금 억울하지 않을까.
어머니도 이곳에 온 건 산타 덕분이니까.
소원을 빌기는 마찬가지였겠죠, 엄마.
“….”
물론, 말하지는 못했다.
우리 어머니, 화나면 무서운 거야.
* * * * * * * * * *
눈은 감고 있지만, 어느새 눈꺼풀 너머가 밝다.
너무 늦었다.
이제 정말로 깨어나야 할 시간이다.
조금씩 의식이 떠올랐다.
하지만 여전히 잠에 푹 빠진 채다.
리지는 일어나야 해, 일어냐아만, 그렇게 머릿속으로 중얼거리며 몸에 힘을 넣었다.
하지만 손가락 하나 까딱할 수 없다.
졸립다.
아이를 갖은 이후 잠자는 시간이 늘었다.
전에는 아무리 늦어도 해뜨기 전에 일어났는데, 지금은 주환이 먼저 깨는 날이 훨씬 더 많다.
심지어 낮에도 꾸벅꾸벅 조는 경우가 많았다.
안 된다고 생각하지만 쏟아지는 잠을 물리칠 수 없다.
그래도 졸다 깨는 걸 반복하는 동안, 어느새 반쯤은 일어났다.
이제 조금만 더,라고 생각하며 눈꺼풀에 힘을 준다.
살짝 열린 눈꺼풀 사이로 누군가의 얼굴이 들어왔다.
너무 가까워서 형체를 알아보기 어렵다.
하지만 이곳에 있을 사람은 한 명뿐이다.
“주환…?”
리지는 느리게 눈을 감았다 뜨면서 중얼거렸다.
바로 얼굴 앞에서 여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어머, 정말 인형 같네. 목소리도 예뻐. 이렇게 예쁜 부인을 두다니, 정말 재주도 좋구나. 그 얼굴로는 결혼 못 할 거라고 걱정이 태산이었는데.”
“!”
단박에 졸음이 달아났다.
벌떡 일어나려는데, 꽉 안긴다.
“귀여워라. 엄마가 딸 갖고 싶어 했던 거 알지? 그래서 이렇게 예쁜 아내를 얻은 거야? 어머어머, 무서워하는 얼굴도 너무 예쁘다.”
“누, 누구….”
혼란스러운데 주환의 목소리가 들렸다.
“괜찮아, 리지. 내 어머니야.”
“어….”
리지를 안은 여성의 팔에 힘이 들어갔다.
꽉 안으며 여자가 말한다.
“그래, 그래. 그리고 이제부터는 당신 어머니야.”
조금 몸을 떼자, 주름이 예쁘게 자리 잡은 여성이 보였다.
회색빛 머리에 진한 갈색 눈.
주환과 똑같은 인종이다.
그리고 자세히 보면, 젠탱글이 없을 뿐 예전에 본 얼굴이었다.
관에 누워 있던 주환의 부모님이다.
리지가 눈을 동그랗게 뜨자, 주환의 어머니가 빙그레 웃었다.
“우리 환이랑 함께해 줘서 고마워요. 앞으로도 잘 부탁해. 물론 나도. 이제부터는 내가 두 사람 모두의 어머니니까.”
“…어… 어머니…?”
“그래, 그래. 귀여워라. 정말 깨물어 먹고 싶네.”
어머니… 이상한 느낌이다.
마차에서 나가자 주환의 아버지도 계셨다.
많이 닮았다.
아버지의 모습과 먼 미래의 주환이 겹쳐 보였다.
주환도 나이가 들면 저런 모습이 되는 걸까.
아버지에게도 따뜻한 말을 받았다.
두 분 모두 리지를 친딸 대하듯 기꺼워한다.
부드럽고 상냥해.
주환에게 받는 건 익숙하지만, 부모라면 또 사정이 다르다.
왠지 가만있을 수 없는 기분이었다.
붉게 달아오른 얼굴로 고개를 숙이면, 어머니가 또 귀엽다며 리지를 꼭꼭 안아왔다.
왠지 그 사이를 연화가 끼어든다.
질투하는 걸까.
그렇게 생각하다, 문득 하나가 모자라다는 생각이 들었다.
“…?”
사방을 둘러보자, 주환이 그녀의 곁으로 다가왔다.
주환의 얼굴과 몸 전체에서 기쁨이 묻어난다.
왠지 리지의 마음도 포근포근, 기뻐졌다.
“왜, 리지?”
“오즈가 안 보여서요. 항상 도로시 근처에서 자는데 오늘은 어디로 갔는지 보이지 않아요.”
“아.”
주환이 어깨를 움츠렸다.
토끼탕 이야기를 듣고 도망갔다고 말하면서, 주환이 작게 웃었다.
“토끼탕….”
“어머니가 말하면 농담 같지 않으니까.”
“….”
리지는 가만히 주환을 올려다보고 그의 손을 잡았다.
주환이 부모님을 다시 만나 정말 기쁘다.
그가 행복하면, 리지 자신도 복을 받은 느낌이었다.
소곤소곤 그렇게 말하자, 주환의 눈이 부드럽게 누웠다.
“고마워, 리지.”
두 사람의 모습을 멀리서 보고, 주환의 부모님이 웃고 계셨다.
어딘지 모르게 조금은 놀리는 듯하다.
왠지 부끄러워 고개를 돌리면, 주환의 얼굴도 벌게져 있었다.
어머, 귀여워라.
왠지 어머니의 기분을 알 것 같았다.
*
잠시 뒤, 도로시가 깨어나면서 영주관이 떠들썩해졌다.
처음에는 약간 주춤했던 것 같다.
도로시는 선뜻 할머니 할아버지 앞에 나서지 못하고 리지의 뒤에 숨어버렸다.
살짝 두 분을 올려다보는 도로시의 얼굴에는 불안이 스며 있었다.
그 마음을 리지는 안다.
주환과 그 부모님은 엄연히 다른 사람이다.
아무리 주환이 리지와 도로시에게 다정해도, 그 부모님이 자신을 만나 기뻐해 줄지, 또 좋아해 줄지는 모르는 거다.
리지 자신도 불안했었다.
하지만 주환의 부모님은, 리지와 만났을 때보다도 훨씬 기뻐했다.
“사내 녀석은 무뚝뚝하니까. 자식은 어릴 때가 가장 귀여운 건데, 뭐, 환이 녀석은 하루 종일 밖에서 놀다 뻑하면 다쳐서 들어왔거든.”
어머니가 한숨을 쉬었다.
리지는 가만히 어머니 곁에 앉아 그녀의 말을 들었다.
조금씩 주환에 대해, 몰랐던 것을 알게 된다.
그게 굉장히 기뻤다.
“팔이 부러지거나 다리가 부러지거나, 그게 아니면 발가락이 이상한 모양으로 구부러져 있는 거야. 다쳐서 깁스하고, 다친 데 또 다쳐 들어오고…. 예뻐할 틈이 없어요.”
주환에게 그런 시절도 있었다니, 정말 이상하다.
처음 태어날 때부터 저렇게 의젓하고 강한 사람이었을 것 같은데.
도로시는 순식간에 조부모와 친해졌다.
이쪽에서 저쪽으로, 졸졸졸 두 분의 뒤를 따라다닌다.
마치 엄마 닭 쫓아다니는 병아리 같았다.
“도로시는 알고 있었어! 할머니 할아버지가 살아있는 거, 정말로 알고 있었거든. 오늘쯤 만날 거라고 생각했어요.”
도로시의 허세 가득한 말을 듣고 모두가 웃는다.
도로시는 가끔 쪼르르 구석으로 달려가서, 덩굴이나 풀에게 자랑을 했다.
“보여? 저 사람이 도로시 할머니야. 도로시도 할머니 할아버지 생겼거든.”
그날 저녁은 주환의 어머니가 요리를 맡았다.
주환과 아버지가 숲으로 들어가 산새 알을 몇 개 찾아왔다.
산새 알과 밀가루, 육포로 밥상이 차려졌다.
리지가 처음 보는 음식이었다.
그중에서 도로시가 가장 좋아한 건 고기찜이었다.
커다란 쇠솥에 고기와 양념을 넣어 푹푹 삶은 것이다.
진득한 국물을 보면 스튜와 비슷할 것 같은데, 전혀 다른 맛이었다.
리지 마음에 든 것은 부침개였다.
먹을 게 없는 시기에나 겨우 뽑아먹는 풀을, 밀가루에 넣어 얇게 부친 것이다.
분명 가난한 음식인데 왜 맛있는지 모르겠다.
토비도 두 분에게 받아들여졌다.
올해 14살.
반년이면 성인이 되는데, 두 분에게는 아이의 범주에 들어가는 것 같다.
수고 하나 없이 손녀, 손자가 생겼다며 기뻐하셨다.
리지가 알고 있는 가족과, 주환 부모님이 생각하는 가족의 범주는 조금 다를지도 모르겠다.
주환이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기뻐하는 걸 보고 있으니, 리지의 마음도 행복에 겨워졌다.
이 행복 그대로 죽는 순간까지.
그렇게 생각하면 왠지 눈물이 가득 차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