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Married Man in Another World RAW novel - Chapter (231)
이세계서 유부남된 썰-231화(231/235)
#231 공작의 반란
#231 공작의 반란
어느새 계절은 가을로 접어들었다.
이글이글 찜통 같던 하늘이 저만치 멀어져 보인다.
천고마비라는 말을 누가 처음 생각해낸 건지 몰라도 참으로 잘 만들었다.
‘정말로 하늘이 높네.’
지구에서는 거의 쳐다보지 않았던 하늘을 올려다보며 주환은 히죽 웃었다.
오늘은 손님이 한 명이라도 오려나.
수다쟁이의 축 처진 어깨를 생각하고, 주환은 가볍게 웃음소리를 흘렸다.
“….”
야심차게 시작한 길드 사무소는, 계속해서 파리만 날리는 중이다.
오가는 사람이라고는 길드 직원과 주환, 아버지뿐이었다.
경력 있는 모험가는커녕 모험가 씨앗도 오지 않았다.
뭐, 그것도 당연한가.
애당초 적국이었던 나라의 땅이다.
용사가 그 땅의 영주가 되었다는 사실은 알려졌어도, 그곳에 산타길드가 새로 생겼다거나, 그 지점에서 모험가를 훈련할 생각이라는 사실은 대부분의 사람이 모를 것이다.
처음부터 몇 년은 마수 사냥으로 먹여 살려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주환의 실망은 거의 없었다.
역시 그렇구나, 하는 정도의 감상이었을 뿐이다.
애초에 모험가 지망생이 이쪽으로 몰려온다 해도 몇 년은 훈련해야 한다.
‘그런 것도 수다쟁이는 이미 알고 있었을 텐데.’
처음 자신의 꿈을 이야기할 때부터, 당분간은 길드의 지원을 받아야 한다고 스스로 말하지 않았던가.
말은 그런 식으로 했어도 자신의 길드는 처음부터 뭔가 잘 나갈 거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수다쟁이의 실망은 상당한 모양이다.
“….”
주환은 길드 사무소가 보이는 곳에 서서 작게 웃었다.
수다쟁이가 터덜터덜 성문에서 이쪽으로 걸어오는 중이었다.
머리는 꺼떡꺼떡 흔들리고, 어깨는 뼈가 녹아내린 것처럼 늘어졌다.
‘또 누군가 오지 않을까 하고 확인하러 갔던 건가.’
매일, 수다쟁이는 아침 점심 오후에 성문까지 나간다.
혹시 모험가가 온 게 아닌가 보러 가는 거다.
“너무 실망 말아요. 길드 사무소가 열린 지 이제 겨우 반 달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주환이 말을 걸자, 수다쟁이가 고개를 들었다.
조금 전까지 늘어져 있던 눈꼬리를 확 긴장시킨다.
“실망이라니요, 남작님.
저는 전혀 실망하지 않고 있습니다.
지금쯤 전국의 길드 사무소에서 알림판이 돌고 있을 거예요.
새 지점이 생기면 그걸 홍보하는 알림판이 각 길드 사무소에 붙게 됩니다.
거기에는 새 지점에서 원하는 문구가 들어가는데요, 저는 이미 용사님의 얼굴을 직접 뵙고 지도 받을 수 있다는 홍보문을 적어두었죠.
아마 모험가들은 지금쯤 고민을 끝내고 출발하고 있는 중일 겁니다.
제가 매일 성문에 나가는 건 단순히 그런 사람들을 환영하기 위해서인 겁니다.
실망이라니. 후후. 저는 전혀 실망하지 않았습니다.”
수다쟁이가 허세 가득한 얼굴로 말하며 허리를 쭉 폈다.
흠, 실망해서 울상인 것보다야 나은데, 그 얼굴의 초췌함부터 어떻게 하는 게 낫지 않을까.
처음 이곳에 도착했을 때에는 달덩이처럼 환하던 얼굴이, 점점 반달에서 초승달처럼 되더니 지금은 먹구름 속에 파묻힌 것처럼 되어 있었다.
그 얼굴로는 실망하지 않았다고 말하는 게 무리겠지.
‘아니, 실망이 아니라는 건 사실일지도 모르지.’
얼굴만으로 보면 절망에 가까울 거다.
주환은 낮은 소리로 웃으며 수다쟁이의 어깨를 쳤다.
“괜찮아요. 조금 기다려봅시다. 분명히 모험가들이 몰려올 겁니다. 모험가 훈련소까지 차리는 길드는 여기가 처음일 테니.”
실제로 길드 사무소 옆에는 훈련소 건물이 하나 더 있다.
나름대로 돈을 들여서 훈련용 무기도 마련했다.
목검과 철검을 비롯해 활이며 화살도 준비했고, 사냥할 때 필요한 물건들도 있었다.
모두 훈련을 위한 것이다.
그 자리에 없는 것은 훈련받을 샛별 모험가뿐이었다.
“….”
수다쟁이의 고개가 약간 수그러졌다.
하지만 잠시 뒤에는 다시 번쩍 얼굴을 들었다.
“저는 정말로 실망하지 않았거든요. 오해하신 겁니다.”
그렇게 말한 뒤, 수다쟁이는 빠른 걸음으로 사무소 안에 들어가 버렸다.
하지만 주환은 놓치지 않았다.
‘눈꼬리에 눈물이 약간 묻어 있었어.’
처음부터 모험가가 쏟아져 들어와, 제발 이 길드에서 일하게 해달라고 비는 걸 상상하고 있었던 건지도 모른다.
저렇게 풀이 죽은 수다쟁이는 처음이라 약간 걱정이 된다.
‘하루빨리 모험가가 와야 할 텐데.’
주환이 고개를 돌리자, 마을 사람 몇 명이 가까이 다가와 작은 소리로 말했다.
“길드 마스터님이요, 하루 종일 바깥만 쳐다보고 있습니다. 빨리 모험가분들이 찾아오면 좋겠어요.”
“어제는 성문을 닫으려는 문지기한테 조금 기다리는 게 낫지 않겠느냐고 하시더라구요. 밤에 사람이 올 수도 있지 않냐구.”
정말, 하루빨리 모험가가 찾아오면 좋겠다. 이러다 저 사람 병이 들겠어.
그날 오후, 도시의 성문이 닫히기 직전 한 무리의 모험가가 찾아왔다.
*
주환은 영주관에서 그 소식을 들었다.
모험가가 도착하자마자 수다쟁이가 직원을 보낸 것 같다.
조금 전에 마을에서 돌아왔는데, 마치 그 뒤를 따르는 것처럼 길드 직원이 달려왔다.
덩굴이 열어주는 문을 차례로 통과해 달려온 길드 직원이, 숨이 턱에 닿도록 헐떡이면서 외쳤다.
“드디어 첫 번째 모험가가 왔습니다, 영주님.”
말과 함께 엎어지면서 길드 직원이 가쁘게 숨을 쉬었다.
굉장히 서두른 모양이다.
주환이 등을 쳐주며 천천히 말하라고 하자, 길드 직원의 얼굴이 약간 붉어졌다.
“… 하… 하아… 그게 말입니다… 저는 이렇게까지 서두를 필요는… 하아 하아… 없다고 말했거든요… 정말… 무슨 보물 상자 발견한 것도 아니고… 하아 하아… 고작 모험가 한 팀 왔다고… 애처럼 기뻐하는 것도 우습잖아요… 하아… 힘들어라… 어쨌든… 저는 그렇게 생각했습니다만….”
길드 직원이 숨을 고르면서 말을 이었다.
“수다쟁이… 마스터가… 강요했어요… 가장 먼저 영주님께 알리는 게 좋겠다구요….”
말은 그렇게 하지만 본인도 기뻤던 거겠지. 가만있을 수 없을 정도로.
길드 직원의 얼굴이 활짝 웃고 있었다.
주환도 굉장히 기쁘다.
하지만 다음 말을 듣자 더욱 기분이 올라갔다.
“아, 영주님도 아는 모험가예요. 붉은검이라고, 여성 파티입니다. 기억하시나요?”
“붉은검….”
물론 안다.
처음 길드의 일을 가르쳐준 그녀들을 잊어버릴 리가 없지.
무엇보다도 잊어버릴 만큼 오래되지 않았다.
치매가 아니고서야 당연히 기억할 거야.
뭐라도 먹고 좀 쉰 뒤에 내려가라고 권했지만, 길드 직원은 할 일이 많다며 서둘러 영주관을 떠났다.
주환은 곧바로 리지의 곁으로 향했다.
마을에서 이제 막 돌아온 참이라, 아직 리지와 도로시의 얼굴도 보지 못했다.
“다녀오셨어요.”
어머니와 뭔가 이야기하던 리지의 얼굴에 미소가 떠올랐다.
리지는 배에 손을 대고 있었다.
치마에 가려져, 배의 볼록함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그녀는 배에 손을 올리고 있는 일이 많아졌다.
어디가 불편한지 물어보면, 깜짝 놀라며 오히려 묻는다.
자신이 언제부터 배에 손을 대고 있었느냐고.
무의식적으로 그런 행동이 나온 모양이다.
어쩌면 아기를 보호하려는 본능이 자기도 모르게 나온 건지도 모른다.
몸을 굽혀 아내의 허리에 감고, 어머니에게 시선을 주었다.
“길드에 첫 손님이 왔어요.”
“아이구, 겨우!”
어머니가 웃는다.
“어머! 정말 다행이에요. 마스터 모습이 나날이 초췌해진다고, 부인회에서 말이 많았거든요.”
“이번에 온 모험가가 붉은검이라고 하더군.”
리지의 얼굴이 단박에 환해졌다.
붉은검은 그녀에게는 이 세계에서 처음 생긴 친구들이다.
“지금 만나러 가볼래?”
“그래도 될까요? 시간이 조금 늦었는데.”
“괜찮아. 어머니도 한 번 만나보실래요? 붉은검이라고, 여성 파티예요.”
주환이 어머니를 보자 고개를 젓는다.
“나는 내일 마을에 갔을 때 만나보면 되지. 너희끼리 다녀와라. 도로시는 네 아버지랑 내가 볼 테니까 오랜만에 둘이 데이트도 좀 하고 오렴.”
그것도 괜찮겠다.
데이트라고 해봐야 겨우 마을 외곽을 돌아다니며 꽃이나 보고 오는 거지만, 가끔은 부부만의 시간도 좋을 것이다.
둘이 나간 김에 뽀뽀도 좀 하고, 흠, 그래, 좋겠다.
주환은 약간 음흉한 마음을 숨기며 리지와 영주관을 나섰다.
하지만 막상 붉은검을 만나자, 주환의 은밀한 계획은 박살이 나버렸다.
붉은검은 왜인지 모르지만 사무소로 들어가지 않고 바깥에 서 있었다.
리지가 붉은검의 모습을 확인하자마자 크게 입을 벌렸다.
잠시 동안 금붕어처럼 입만 뻐끔거리던 리지가 외쳤다.
“카린? 그, 그 배!”
붉은검의 리더, 카린의 배가 불룩 올라와 있다.
그냥 살이 찐 건 아니다.
분명 임신이겠지.
아니, 어쩌다 그렇게 된 거야?
붉은검의 옆에는 몇 명의 남자들이 서 있었다.
그중 한 명이 카린 옆에 바짝 붙어서 있는 걸 보면, 그 남자가 남편인 모양이다.
남자들은 주환을 보자 갑자기 얼굴색이 하얗게 질렸다.
“그, 그, 그, 오랜만입니다.”
“아, 안녕하십니까.”
음… 응? 만난 적이 있었나.
하지만 잘 모르는 얼굴이다.
주환이 곤혹스러워하자, 카린의 남편인 듯한 남자가 넙죽 허리를 숙였다.
“그, 저희는 일전에 도적질 하다 두들겨 맞았던 놈들입니다. 그때 길드에 가라는 충고를 받고 모험가가 되었죠.”
아, 그 얼빵한 농민 도적들.
붉은검에서 가장 나이가 어린 마리가 배시시 웃었다.
“저 사람들이 길드에 왔을 때, 저희가 또 지도역을 맡았거든요. 뭐, 짝 없는 남녀가 함께 어울리다 보면… 그런 게… 뭐, 거시기랄까… 그렇게 되는 거죠. 어쩌다 보니 이렇게 됐어요.”
카린뿐 아니라 붉은검의 다른 두 명도 짝을 만난 것 같다.
리지와 붉은검 파티원이 서로 손을 잡고 기뻐하며 그간의 일들을 늘어놓았다.
남자들은 여자들 뒤에 선 채 묵묵히 이야기를 들었다.
마을 사람들이 한둘 씩 모여든다.
시시콜콜한 이야기까지 온 동네에 퍼질 판이다.
하지만 남자들은 일구무언이었다.
아무말도 하지 않는다.
주환도 마찬가지였다.
남자들의 시선이 문득 부딪쳤다.
흠, 이 남자들, 어쩐지 여자들 엉덩이에 깔려 있는 것 같다.
처음 도적질 할 때부터 어설프기도 했고.
그래도 행복한 것 같다.
남자들도, 붉은검들도, 모두 웃고 있었다.
리지가 수줍은 듯 카린에게 말하고 있었다.
“… 나도 늦겨울이나 봄에는 아이가 태어날 거예요. 카린은?”
“잘 모르겠어요. 여자들 얘기를 들어보면 겨울쯤 태어날 것 같은데, 뭐, 움직이는데 큰 불편은 없고.”
“설마, 그 몸으로 길드 의뢰를 받는 건 아니죠?”
“받아요. 먹고살려면 일해야죠.”
“안 돼! 말도 안 돼요. 그러다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어쩌려구.”
리지가 깜짝 놀라서 말하자, 카린이 하하 큰 소리로 웃었다.
“그래 봤자 애밖에 더 나오겠어요?”
“….”
리지의 눈이 더 이상 크게 떠지지 않을 정도로 동그랗다.
카린의 남편 얼굴이 처량하게 바닥으로 떨어졌다.
“내가 못나서.”
다른 남자들이 한숨을 쉰다.
“우리 실력이 더 떨어지거든요.”
“노력은 하고 있는데.”
“그래도 순식간에 실력이 나아지는 건 아니라서.”
그건 당연하겠지.
완력에서는 떨어진다고 해도, 붉은검은 모험가 경력이 꽤 길다.
농민이 몇 달 모험가 생활했다고 금세 따라잡지는 못할 거다.
리지가 굳은 얼굴로 입을 열었다.
“혹시 다른 사람도 임신한 건 아니죠?”
“아! 나 임신했어요.”
마리가 밝은 얼굴로 손을 들었다.
“마리, 당신도 의뢰를 받고 있는 거예요?”
“당연하죠. 파티원이니까.”
리지가 여전히 굳은 얼굴로 붉은검 여성들의 얼굴을 보았다.
“좋아요. 세 명은 당분간 길드 의뢰를 받는 대신 우리 영주관 일을 도와주세요. 보수도 좋고, 여자들만 있으니까 아기에 대한 정보도 충분히 얻을 수 있을 거예요.”
“어.”
“에.”
“음…?”
붉은검 여자들이 서로 얼굴을 마주 본다.
리지가 단호한 얼굴로 말했다.
“아기가 태어날 때까지는 내 말을 들어요.”
예전에는 자신의 의견을 말하는 것도 서툴던 리지가 많이 변했다.
주환은 웃으며 리지의 등 뒤에 섰다.
“그렇게 해요. 집은 이 마을에 있는 것 중에서 고르면 됩니다. 촌장이 알선해 줄 겁니다. 수리는 좀 많이 해야겠지만, 대신 집세가 저렴하죠.”
리지가 카린의 손을 잡았다.
“집이 수리될 때까지는 영주관에서 지내면 돼요. 일이 바쁠 때 머물 수 있도록 방도 여러 개 마련되어 있으니까요.”
카린이 고개를 꾸벅 숙였다.
“감사합니다, 리지. 아니, 남작 부인. 솔직히 조금은 불안했어요. 나야 괜찮지만, 마리까지 임신 중에 모험가 일을 하는 건 아무래도 좀 그렇고 해서….”
수다쟁이가 옆에서 가만히 지켜보다 손뼉을 짝짝 쳤다.
“좋아요. 그렇게 정해졌으면 서두릅시다. 붉은검은 당분간 영주관 일을 하고, 남자들은 우리 길드의 일을 합시다. 매일 훈련과 의뢰를 동행해야 하니 바쁠 거예요.”
카린의 남편이, 휑한 길드 앞과 마을의 길을 한 번 둘러보고 물었다.
“저, 모험가처럼 보이는 사람은 우리뿐인데, 일거리가 있습니까?”
수다쟁이가 씨익 웃었다.
“물론입니다.
의뢰는 많아요.
약초 채취부터 토끼잡이까지, 여러분이 할 만한 일은 아주 아주 아주 많습니다.
이전 길드에서 매일 의뢰 쪽지를 받아오고 있으니까요.
경력과 인맥이라는 게 괜히 중요한 게 아니죠.
이전의 인맥을 총동원해서, 가장 쉽고 보수 좋은 의뢰만 쏙쏙 빼내고 있으니 걱정 말고, 일만 열심히 해주세요.
당장 당신들 눈이 팽팽 돌아갈 정도로 의뢰를 소화해 주지 않으면 안 됩니다.
걱정 말아요.
그렇다고 해서 당신들 실력을 넘어 위험한 의뢰를 맡길 생각은 없으니까요.
나는 안전제일 주읩니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의기소침해있던 수다쟁이가 단박에 부활했다.
좋아, 이제부터 시작인가.
주환도 왠지 모르게 기분이 치솟았다.
그날을 기점으로, 모험가들이 하나둘 윈우드령으로 몰려오기 시작했다.
잘 됐네, 수다쟁이 씨!
*
겨울이 될 무렵, 리지의 배는 누구의 눈에도 임신인 것을 알 수 있을 만큼 동그랗게 되었다.
아직 출산일은 멀었는데, 도로시가 하루 종일 리지 옆에 붙어서 아기가 나오기를 기다린다.
“도로시가 언니라는 걸 아기가 모르면 안 되잖아.”
태어나는 아기 옆에 붙어 있어도, 언니인지 누나인지 아기가 알지는 못하지만.
도로시 행동에 모두가 웃는다.
따뜻한 시간이 흘러갔다.
하지만 평온한 시간은 길지 않았다.
겨울 중순이 되면서, 공작이 반란을 일으켰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리지가 임신했다는 소문이 퍼졌기 때문일 것이다.
주환이 전쟁터고 어디고 간에, 항상 아내를 동반한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다.
아내가 임신한 동안은 영지를 떠나지 않을 거라고 짐작해 일을 벌인 거겠지.
주환은 왕과 변경백에게서 참전을 요구하는 연락이 올 거라고 생각했지만, 그들에게서는 아무런 소식도 오지 않았다.
‘이번에는 나 없이 처리할 생각인가.’
주환은 차갑게 얼어붙은 땅을 바라보며 어깨를 움츠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