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Married Man in Another World RAW novel - Chapter (90)
이세계서 유부남된 썰-90화(90/235)
#090 산적들의 얼굴에 기괴한 무늬들이 떠오르고 있었다
부관이 헐떡이며 말을 이었다.
“남자가 혼자 몰고 있는데…하아…하아…마차 안에는 여자와 아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마부석 틈으로 가끔 여자와 아이가 보여요. 다른 남자는 없는 것 같습니다.”
마차를 약탈하자는 말이다. 고작 마차 한 대. 남작은 한숨을 쉬었다. 자신의 처지가 어쩌다 이렇게 됐는지. 생각하면 할수록 기가 막힌다. 남작의 입에서, 자기도 모르게 헛웃음이 나왔다.
“크크크.”
“남작님?”
부관이 이상한 표정으로 그를 보았다. 드디어 미친 게 아닐까 의심하는 모양이다.
“괜찮아. 아직 미치지 않았다.”
“…죄송합니다.”
“그래, 어떤 마차길래 그렇게 허둥지둥 달려온 건가? 먹을 거라도 잔뜩 실었더냐?”
“그건 잘 모르겠고요, 유니콘이 있습니다.”
“뭐?”
부관이 돌아버린 것 같다. 허긴 이 상황에서 제정신인 게 이상한 거지. 남작의 시선이 어떤 의미인지 알아차린 듯 부관이 머리를 저었다.
“아니요, 진짜로 유니콘이 마차를 몰고 있어요. 저도 제 눈을 의심했습니다만, 틀림없는 유니콘이었습니다.”
부관이 자신에게 거짓말을 할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오랫동안 자신을 섬겨온 사람이다. 자기 자신은 못 믿어도, 부관 말은 믿을 만큼 신용하고 있었다.
하지만 유니콘이 마차를 몰고 있다고 하니 영 믿어지지 않는다. 이 세상에 유니콘을 마차 모는 말 따위로 사용하는 인간이 어디 있을까.
“…정말이냐?”
남작이 의심스럽게 묻자, 부관이 씨익 웃었다.
“예, 틀림없는 유니콘이었습니다. 저도 믿을 수 없어서 두 번, 세 번 확인했어요. 사람의 마차를 끌고 있는 걸 보면, 그 마차를 모는 사람이 마수 조련사겠지요.”
“사람의 손에 길들여진 유니콘이라….”
남작이 멍하니 중얼거리자, 부관이 히죽 웃었다.
“그놈 하나면 지금까지의 손해를 모두 회복하고도 남습니다.”
마수 조련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하지만 누군가의 명령에 따른다면 다른 사람의 말에도 따를 것이다. 일단 생포만 할 수 있다면, 나중에 얼마든지 활용할 수 있다.
남작은 잠시 생각에 빠졌다가 부관을 보았다.
“모두 준비해. 마차를 덮친다. 가급적 생포하면 좋지만, 만일 남자가 유니콘을 이용하려고 하면 그냥 죽여버려라.”
남작은 말을 잠시 멈추었다 다시 이었다.
“아니, 처음부터 유니콘이 난동 부리지 못하게 그냥 죽여버리는 게 낫겠다. 궁수를 준비해.”
“독화살을 사용합니까?”
“그래. 유니콘을 다룰 정도라면 상당한 실력을 가진 조련사겠지. 처음부터 조심하는 게 좋겠군.”
남작은 무겁게 고개를 끄덕였다.
약탈을 하러 시모니 국경을 넘어올 당시, 남작은 독화살을 조금 준비해두었다.
마수를 만났을 때를 위한 거였지만, 오르토스에게는 소용없었다. 놈의 질긴 가죽은 독화살을 모조리 튕겨냈다. 박히지 않았다.
하지만 이렇게 엉뚱한 데서 유용하게 되다니, 사람의 일이란 모르는 거다.
“예! 알겠습니다.”
부관이 힘차게 대답한 뒤 몸을 돌렸다.
“이봐.”
남작은 막 뛰어가려는 부관을 불렀다. 부관이 의아한 얼굴로 뒤돌아본다.
“이게 마지막 기회다. 이번을 놓치면 다음은 없을 거야.”
본국에 있는 영지는 이제 한계다. 돌아가도 미래가 없었다. 지금까지는 나라에서, 또 고리대금업자에게서 대출을 받아 어떻게든 유지해왔지만 더 이상은 아무도 돈을 빌려주려고 하지 않았다.
“알고 있어요, 남작님. 우리 모두 알고 있습니다.”
부관이 히죽 웃었다. 다른 부하들을 향해 뛰어가는 부관의 뒷모습을 보고, 남작은 입을 굳게 다물었다.
유니콘은 드문 마수 중에서도 거의 볼 수 없는, 전설 속의 동물이다. 유니콘을 활용할 수 있고 없고를 떠나, 그 존재 자체로 가치가 있었다. 반드시 비싸게 팔린다. 한 마리만 있으면 남작령을 일으킬 수 있을 것이다. 굶주려 죽어가는 영민들을 살릴 수 있다.
‘반드시.’
반드시 잡아야 한다.
* * * * * * * * * *
어느새 나뭇가지에는 작은 싹이 돋아나기 시작했다. 회색이 묻어있는 나무껍질은 여전히 겨울을 살아가고 있는 것 같은데, 언제 이렇게 봄맞이 준비를 하고 있었을까. 왠지 그걸 보니 힘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나무에 져서는 안 되지.
그렇게 말하자, 마부석 뒤 틈새로 얼굴을 내밀고 있던 리지가 킥킥 웃었다.
“주환은 가끔 이상해요.”
“….”
시적인 표현이라고 생각했다. 여자들은 그런 걸 좋아하는 줄 알았는데, 리지는 좀 다른 모양이다. 기대했던 반응이 아니었다.
“….”
어쩌면 시적이라고 생각한 건 자신뿐이었을까. 약간 의기소침해졌다.
리지가 그 모습을 보고 또 웃는다. 자신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그녀는 뻔히 아는가 보다.
도로시가 리지의 가슴 쪽으로 파고든 것 같다. 아이의 머리카락이 불쑥 튀어나왔다.
“아빠, 도로시도 나무보다 힘낼 거야!”
“그래, 함께 힘내자.”
“오르토! 오르토도 힘내!”
도로시의 목소리를 듣고, 유니콘이 싫은 듯 갈기를 흔든다. 여전히 이름이 마음에 들지 않는 것 같다. 주환은 피식 웃었다.
약탈병이 남아있을지 모른다는 그웬의 조언을 전해 들었기 때문에, 평지에서는 리지가 몰더라도 이렇게 산길에 들어서면 주환이 마차를 운전한다.
‘그렇다고는 해도, 사실 내가 하는 건 별거 없는데.’
유니콘은 마치 이 길을 아는 것처럼, 주환이 유도하지 않더라도 알아서 스스로 앞으로 나아갔다. 사람이 말 흉내를 내고 있다 해도 믿을 것 같다. 정말 똑똑한 녀석이다.
주환은 주변을 둘러보았다.
약간 비탈진 산길은 마차 한 대 지나갈 정도의 넓이였다. 구불구불하기 때문에 지금 지나가는 길목만 보였다. 지금 지나가는 길 외에, 앞과 뒷길은 보이지 않는다.
길 양옆으로는 잎 떨어진 마른 나무들이 겹겹이 서 있다. 그 뒤로는 사철 푸른 잎의 나무들이 하늘 높이 뻗어 있었다. 나무들이 빽빽하게 겹쳐 있는 데다 평지가 아니어서 그 너머에 뭐가 있는지 잘 보이지 않았다.
주환의 손에서 저절로 마력이 새나갔다. 자기도 모르게 힘이 들어간다. 주환은 마부석과 마차 옆면에 있는 화살을 확인했다. 급할 때 뽑을 수 있도록, 화살통 외에 마차의 몇 군데에 화살을 꽂아두었다.
‘산적이 있다면 이런 데서 나타나겠지.’
그렇게 생각하는 순간이었다.
얌전히 걸어가던 유니콘이 갑자기 울음소리를 내며 걸음을 멈췄다.
거의 동시에 오즈가 삐이, 소리를 내며 마부석 틈으로 빠져나왔다. 재빨리 마차 지붕으로 올라간다.
아무래도 말이 씨가 된다는 상황인 것 같다.
“마차 안에서 나오면 안 돼. 문을 잠그고 있어, 리지.”
주환이 말하자마자 곧바로 쇠막대 끄는 소리가 마차 안에서 들렸다. 긴 쇠막대 걸쇠가 잠기는 소리를 듣고, 주환은 마부석 옆에 두었던 활을 들었다.
“조심하세요.”
마부석 틈으로 리지의 목소리가 들렸다.
“걱정하지 마, 리지. 싸우는 동안에는 절대로 창문과 마부석 틈으로 얼굴을 내밀어선 안 돼.”
이미 여러 번 당부한 말이지만, 한 번 더 말해둔다.
리지의 대답을 들으면서, 주환은 마부석 위로 올라섰다. 마차가 무겁기 때문에 잘 흔들리지 않는다.
균형을 잡은 뒤, 주환은 숨을 깊이 쉬었다. 산이라 불은 사용할 수 없다. 기껏해야 팔에 두른 채 두들겨 패는 정도가 최대일 거다.
지금 당장 쓸 수 있는 건 바람 마법뿐이었다. 활로 최대한 많은 놈을 죽여야 한다.
하지만, 그냥 마력만 뿜으면 되는 불과 달리 바람은 다루기가 까다롭다. 특히 활을 사용하려면 미세한 힘의 조종이 필요했다. 아무래도 주환에게는 서투른 분야다.
‘괜찮아. 이런 날이 올지 모른다 생각하고 계속 연습해왔으니까.’
주환은 우거진 나무를 노려보았다. 아직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오즈뿐 아니다. 유니콘도 누군가 공격하려는 기미를 느꼈는지, 아름다운 갈기를 사방으로 흐트러뜨리며 바닥을 긁었다. 마치 주환에게 조심하라고 경고해 주는 것 같다.
“삐이!”
오즈가 날카로운 울음소리를 냈다. 주환에게는 보이지 않는 적이, 오즈에게는 느껴지는 모양이다.
주환은 고르게 숨을 쉬면서 조용히 기다렸다. 바람이 나무를 흔들고 지나가는 소리가 들린다. 유니콘의 갈기가 약하게 흔들리는 것이 곁눈질로 보였다.
“….”
얼마 지나지 않았을 텐데 억만 년이 흐른 것 같다.
드디어, 조용한 숲속 너머에서 적이 나타났다. 나무 사이로 사람들이 달려오는 그림자가 어렴풋이 보이기 시작했다.
산적이 틀림없었다.
햇빛을 받은 무기가 가끔 빛을 번쩍였다.
산적들은 고함도 지르지 않은 채 조용히 마차를 향해 달려오고 있었다.
주환은 심호흡을 하고 나무 너머를 향해 활시위를 당겼다. 활이 팽팽하게 늘어났다.
‘침착해. 아직 멀었다. 지금 화살을 쏴도 맞지 않아.’
주환은 조바심을 누르며, 화살을 겨누고 잠시 기다렸다.
적의 모습이 조금씩 가까워진다. 수가 많다. 최소한 스물 넘어, 대략 서른 명 정도 되는 것 같았다. 놈들은 이쪽과 저쪽으로 나누어, 여러 방향에서 달려왔다.
주환은 쭉 한 번 놈들을 훑어보았지만, 대장이 어느 놈인지 분간할 수 없었다. 나무에 가려진 데다, 한눈에 볼 수 있는 옷차림을 한 사람이 없었다. 모두가 찢어지고 남루해진 옷을 입고 있는 것 같다.
‘가까워지면 무기를 보고 판단할 수 있으려나.’
어쨌든 지금은 아니다. 주환은 가장 가까운 놈을 향해 화살을 겨누었다. 속도를 가늠해, 놈이 달리는 방향의 조금 앞을 노린다.
“….”
지금이다. 주환은 조용히 손을 놓았다.
핑, 줄 튕기는 소리와 함께 화살이 쏘아졌다. 마력을 담은 화살이 공기를 가르며 빠르게 앞으로 날았다.
마력을 담은 화살은 주환의 의도대로 날아간다. 바람으로 된 손이 화살을 꽉 잡은 채, 주환이 바라는 곳으로 달려가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화살이 나뭇가지에 스치자, 둔탁한 소리가 숲을 울렸다. 나뭇가지가 화살에 맞아 부러졌다. 하지만 화살은 방향을 바꾸지 않은 채 곧바로 날아갔다.
화살이 꽂히자, 산적의 그림자가 비명을 지르며 바닥으로 꺼졌다.
비명 소리가 나무 사이로 흩어지는 것을 들으며, 다시 화살을 손에 든다. 바람의 마력을 담아, 주환은 다시 화살을 날렸다.
한 대, 두 대, 열 대, 순식간에 화살이 날아 산적의 몸에 꽂혔다. 모두 죽이지는 못했지만 대략 반 정도는 화살에 맞은 것 같다. 죽지 않았더라도 최소한 움직이지는 못할 거다.
그 정도면 된다. 이번에는 적을 죽이는 게 아니라, 동작하지 못하게 만들면 이기는 싸움이다.
“놈이 바람 마법을 쓴다. 바람 마법사다!”
“죽여! 덤벼라!”
“틈을 줘서는 안 돼.”
“궁수는 뭐하고 있는 거야. 빨리 쏴!”
나무 너머에서 누군가가 소리치고, 몇 명이 마차가 있는 길 쪽으로 뛰쳐나왔다.
이제 화살로는 무리다. 주환은 도끼를 들고 훌쩍 마차에서 뛰어내렸다.
‘궁수가 있었나.’
궁수라고 말할 정도면 전문적으로 활을 쏜 병사일 거다. 쳇, 주환은 자기도 모르게 혀를 찼다.
주환은 마차 앞으로 뛰쳐나가면서 도끼를 크게 휘둘렀다. 퍽, 소리와 함께 산적 한 놈의 머리가 부서졌다. 머리에 도끼가 깊숙이 박혀 있다. 발로 놈의 몸을 차 도끼를 빼낸 뒤, 다시 휘두른다.
그대로 앞을 주시하면서, 주환은 눈동자만 옆으로 굴려 사방을 확인했다. 오른쪽 구석, 활을 든 사람이 있었다.
‘저놈이군.’
궁수는 이미 활을 준비한 상태였다. 곧바로 주환을 노리고 있다. 적당한 순간이 되면 쏠 모양이다. 지금 쏘지 않는 건, 주환이 자꾸 움직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잘못하면 아군을 쏘아 맞추게 된다.
하지만 궁수를 의식해서인지, 산적 몇 명이 옆으로 빠졌다. 화살을 쏠 수 있게 궁수의 시야를 확보해 주려는 것이다.
주환은 몸에 바람을 둘렀다. 적이 화살을 날려도 바람 마력을 이용하면 튕겨낼 수 있다. 바람 마법사는 대부분 그런 식으로 자신을 지킨다고 들었다. 자신도 해보니, 그것이 가장 쉬운 방법이었다.
하지만 인생이라는 게 그리 쉽게만 흘러가지 않는다. 바람마법을 쓰려면 나름대로 조금은 집중해야 하는데, 산적 중에서 몸집 큰 놈이 주환 앞으로 달려왔다. 주환이 바람마법을 두른 걸 알아차린 건지도 모른다.
커다란 칼을 들고 있다. 옷은 다른 놈들처럼 넝마 조각이 되어 있었지만 신발은 비싼 것이었다. 도시의 시장에서 본 것들보다 훨씬 좋아 보였다. 아마 옷도 원래는 상당한 고급품이었을 거다.
‘이놈이 대장인가.’
그렇게 생각하는 순간, 놈이 칼을 비스듬히 휘두르며 내리쳤다. 바람 가르는 소리가 코앞에서 울렸다.
곧바로 도끼로 막는다.
두 개의 무기가 요란한 소리를 내며 부딪쳤다.
확실히, 이놈이 산적 대장인 것 같다.
‘이놈도 마력 소유인가.’
주환은 중얼거리고 도끼를 바닥에 버렸다. 도끼날을 물고 있던 나무 부분에 금이 가 있었다. 도끼의 나무 부분이 놈의 힘을 견뎌내지 못했다. 마력을 가진 사람은 드물다고 하더니, 개나 소나 다 마력을 쓰는 것 같다.
주환은 곧바로 손에 불을 일으켰다. 도끼도, 활도 쓸 수 없다면 다음은 불밖에 없다.
그때, 시야에 가려져 있던 뒤쪽에서 산적 한 놈이 마차로 다가가는 것이 보였다.
“!”
주환은 곧바로 몸을 돌렸다.
뒤에서 산적 대장이 칼을 내리친다.
주환은 놈의 배를 향해 팔을 휘둘렀다.
화려한 불꽃이 터지면서, 산적 대장의 옷에 불이 붙었다.
“남작님!”
누군가가 소리쳤다. 산적 대장이 바닥을 데굴데굴 구르고, 몇 사람이 달라붙어 자신의 옷을 덮어 대장의 불을 껐다.
약간 떨어진 곳에서 궁수가 활시위를 당기는 모습이 보였다.
하지만 그것조차 신경 쓰이지 않았다. 주환의 눈에는 마차로 다가가는 남자의 모습만 들어왔다.
마차에는 리지와 도로시가 있다. 머릿속에서 경고음이 울렸다.
만일을 위해 준비하고 있었던 허리춤의 주머니에 손이 갔다. 상황이 어려워지면 숲이든 뭐든 모두 태워버릴 각오를 하고 송진 가루를 준비해 두었다.
저놈을, 마차에 접근하는 놈을 죽여버려야 한다.
주환이 주머니를 움켜쥐고 마차를 향해 훌쩍 뛰려는 순간이었다.
마차 위에서 삐이, 소리가 들리더니 오즈가 뛰어내렸다.
작은 토끼의 몸이 남자의 얼굴에 달라붙는다. 그리고 곧바로 화려한 발차기가 이어졌다.
산적이 넘어지면서 데굴데굴 굴렀지만 오즈를 떼어놓지 못했다.
그때, 산적 중 누군가가 소리쳤다.
“맙소사, 유니콘이! 유니콘의 뿔이 빛나고 있어!”
“저게 뭐야.”
산적들이 비명 같은 소리를 지른다.
주환은 자기도 모르게 동작을 멈췄다. 멍하니 산적들의 얼굴을 쳐다본다. 산적들의 얼굴에 기괴한 무늬들이 떠오르고 있었다.
“어! 너, 너 얼굴에.”
“남작님! 얼굴에 무늬가.”
“뭐, 뭐야, 이거!”
산적들이 서로의 얼굴과 몸을 보며 비명을 질렀다. 처음에는 이마, 뺨 등 얼굴에 떠오르던 무늬가 점차 목과 손 등의 온몸으로 번져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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