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necromancer in a fantasy game RAW novel - Chapter 103
103
루데신트가 허공을 향해 창을 치켜들었다.
예의 벼락을 끌어올 때마다 취하는 사전 동작.
“막으세요.”
마법사의 그림자에서 반투명한 손아귀들이 튀어나온다. 하나는 그의 손을 부여잡고, 하나는 재빨리 어깨를 타고 올라가 창 위로.
하늘에서 전격이 내리꽂힌다.
쩌정!!
창끝에 올라서 있던 망령은 비명을 흘리며 소멸했다.
‘한 줌짜리 마력이었는데도 한 방에 없어지네.’
영체들이 마법에 취약한 걸 감안하더라도, 나름 판가우에서 엄선해 수집해둔 망령이었다.
원래 토드가 기억하기로 전격 계열은 기동성, 광역기, 감전을 통한 군중 제어, 관통력이 우수한 빌드였다. 파괴력, 소위 깡뎀이 그리 높진 않았다.
“그 창··· 피뢰침처럼 작용하는 건가요? 위험해보이니 일단 압수하겠습니다.”
토드는 망령들을 시켜 루데신트에게서 창을 앗아갔다.
온통 금속으로 만들어진 봉에 가까운 형태였는데 끄트머리는 날카롭고 손잡이 부분엔 토드가 본 적 없는 다채로운 문양이 섬세하게 장식되어 있었다. 사용자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인지, 중간에 일각수의 갈기털로 매듭을 지어놓은 것도 인상적이었다.
창을 훑어본 토드가 작게 감탄했다.
‘신기한데. 이건 원작에 없던 아이템이야.’
비록 전격을 모아서 방출하는데 일련의 과정이 성가시긴 해도, 전격 마법 자체의 위력을 보강하고, 마력의 소모율도 줄여주니 썩 훌륭한 물건이었다.
이런 문물을 보고 있자니 기존의 게임에서 마법사 플레이어들이 쥐고 다니던 지팡이가 원시인들의 도구처럼 느껴진다.
토드가 연신 창에 열중하는 기색을 보이자 마법사는 망령들에게 붙들린 채로 말했다.
“그건 네가 사용할 수 없을 것이다. 사령술사.”
“음? 아. 탐내는 것처럼 보였나요?”
토드가 낄낄거렸다.
“걱정 마세요. 이건 앞으로도 계속 당신이 쓰게 해줄 겁니다.”
원체 무거워서 들고 다닐 엄두조차 나지 않는 물건이었다. 평소에 이런 걸 쥐고 다니니 자연히 힘법사로 2차 전직까지 한 걸지 모르겠다.
어차피 토드는 자신이 쓸 수 없는 것들에 한해선 욕심이 없었다. 원주인이 자기보다 더 잘 다룰 수 있다면, 그자를 하수인으로 부리면 그만이지. 뭐하러 과욕을 부릴 필요가 있겠는가.
토드는 망자들을 시켜 샤이퍼가 걸치고 있던 옷과 망토를 걸쳤다. 비록 피에 젖어 있었지만, 이렇게 계속 나신으로 있는 것보단 나을 테니. 이윽고 마법사를 향해 물었다.
“이미 군영에서 당신의 이름은 들었습니다. 루데신트 씨, 맞으시죠?”
자꾸만 고개를 피하려 하기에 망령이 억지로 그의 턱을 부여잡고 시선을 마주치게 했다.
그토록 오연하게 굴던 마법사의 눈이 떨리고 있었다.
토드가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대답. 하셔야지요.”
휘어진 입가와 달리, 사령술사의 눈동자는 그를 날카롭게 추궁했다.
“···나는, 창공 학파의 마지스터. 루데신트 알레스터 드 페리프다.”
“제국 출신이 아니시군요? 어쩌다가 타국 제후의 종군마법사로 부임까지 하셨는지.”
루데신트는 입을 다물었다.
대답하기 싫을 수도 있지. 하긴, 자신이 마주치는 인간치고 사연 없는 이가 더 드물지도 모른다.
그의 입에선 구구절절한 과거사 대신, 사뭇 다른 내용이 튀어나왔다.
“···살려다오.”
“예?”
“내 정당한 몸값을 지불할 의향이 있다. 나는 제국백의 신하가 아니다. 일시적인 계약 관계였을 뿐.”
마법사의 얼굴은 굴욕에 일그러져 있어도, 눈동자에는 삶을 향한 절박한 의지가 엿보인다.
토드는 폭소했다.
“큽, 흡. 푸하하핫! 하하하하!”
창까지 떨군 채로 배를 잡고 웃는 모습에 덩달아 마법사를 부여잡고 있던 망령들까지 음산하게 웃었다.
영락없는 광인의 기이한 반응에 루데신트의 얼굴은 사색이 되었다.
“아, 흠흠. 죄송합니다. 비웃으려던 건 아닙니다. 이렇게 직접적으로 돈을 주겠다며 목숨을 구걸하시는 분은 저도 처음이었던지라.”
그게 비웃는 거 아닌가? 마법사의 표정이 괴상하게 구겨졌지만, 토드는 잔잔하게 속삭였다.
“죄송하지만, 전 금전으로 회유할 수 없습니다.”
“어째서? 나는 가치가 높은 포로다! 애초에 날 죽이지 않고 생포하려 한 건, 협상을 위함이 아닌가? 내 수중에는 충분한 재산이 있고, 서신을 보낸다면 내가 소속된 마탑에서도 몸값을 지불하기 위한 절차를···”
사령술사가 단호히 선을 그었다.
“아뇨. 전 당신의 목숨을 두고 거래할 생각으로 잡아둔 게 아닙니다.”
무릎을 굽힌 사령술사는 마법사와 눈높이를 맞췄다.
“아무리 일시적 계약 관계라고 하지만, 당신 역시 이 분쟁의 부역자입니다. 당신이 진 책임과 죄를 회피하시면 안 되죠.”
루데신트가 펄쩍 뛰었다.
“책임이라니? 내가 어떤 책임이 있단 말이야!”
고개를 기울인 채 토드가 답했다.
“책임이 없다뇨. 여기 쓰러진 자들이 섭섭해하겠습니다.”
“애초에 여기 있는 병사들은 네가 죽인 것이 아닌가!”
“당신과 제국백은 병력을 이끌고 에베르호펜에 침입하지 않았습니까. 당신들이 탐욕을 부리지만 않았다면, 제가 굳이 이들의 목숨을 거둘 이유도 없었겠지요.”
그는 필사적으로 고개를 내저었다.
“나, 나는. 제국백으로부터 직접 제안을 받았고, 무난한 낙승이 될 것이라 장담했기에 참전했던 것에 불과해.”
“흐음···.”
토드의 눈이 가늘어지자 루데신트는 필사적으로 외쳤다.
“배로 쳐주겠다. 아니, 네가 부르는 대로 지불하겠다!”
어깨를 들썩인 사령술사가 몸을 일으켰다.
“다른 이들이라면 기꺼이 몸값을 받고 당신을 풀어줄 수도 있겠죠. 그럴 수 있습니다. 설령 여기서 몇백, 몇천이 죽더라도 동전이나 봉토의 권리 따위를 주고받으면 그걸로 족하다고 생각하는 무리들.”
토드는 재차 고개를 저으며 속삭였다.
“하지만 제 앞에선 안됩니다. 당신은 당신이 흩뿌린 피의 죄를 치러야만 합니다. 그건 이 세상의 재화나 가치로는 충당할 수 없습니다.”
그의 눈앞에 향로를 들이밀었다. 요사스러운 빛이 겁에 질린 마법사의 동공을 비춘다.
“마지막으로 묻겠노라. 창공 학파의 마법사여. 그대는 죽음이 두려운가?”
“······.”
“5년. 나를 섬겨라. 기간이 만료된 후엔 그대의 넋을 영혼의 대해로 떠나보낼 것을, 사령술사 토드의 이름을 걸고 맹세하겠다.”
향로가 좌우로 천천히 흔들리며 향연을 흩뿌렸다. 연기가 주변을 감쌌음에도, 유독 사령술사의 미소는 선명해진다.
“나의 제안을 듣고 심판을 유예하라.”
몸을 벌벌 떨던 마법사가 낮게 물었다.
“네가, 심판의 대행자 노릇을 자처한단 말이냐?”
“죽음은 마땅한 순리일 뿐. 나는 어떠한 뜻도 대신하지 않노라. 그저 죽은 자들을 위해 눈물 흘려줄 자가 필요할 뿐이니.”
루데신트는 탄식을 흘렸다.
“···내겐 창공 학파의 긍지가 있다. 목숨을 구걸할지언정, 사악한 자를 내 의지로 따르진 않겠도다.”
토드가 손을 까딱였다.
“그렇다면 그리 하라.”
망령들이 달려들어 루데신트의 목을 도려냈다. 그는 백지장처럼 변한 얼굴로 무언가 말하려다가, 그대로 기울어졌다.
토드는 무심히 향로를 거둬들였다.
‘샤이퍼의 경우도 그렇지만, 망자가 된 마법사는 주문을 사용할 때마다 육신이 급속도로 부패해.’
루데신트의 시신은 당장 일으키지 않고, 살점을 발라내 해골로 만들 작정이었다.
토드가 보기에 전격 마법사는 쓸만하다.
비록 눈물의 업이 아닌, 피의 업으로 일으켜 세운 게 아쉽긴 해도, 가능한 한 잘 보존한다면 오래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망자들을 부려 루데신트의 시신을 수습한 토드는 살점 거인에게로 다가갔다.
“대견합니다. 잘해줬습니다.”
【아니다. 생각해보니, 대작. 그리 위대하지 않았다. 마법사. 놓치지 않았나.】
“별수 있습니까. 구름 위에 숨어있던 놈인데요. 그래도 당신이 놈의 시선을 끌어준 덕분에 우리가 잡은 겁니다. 역시 제가 만든 대작입니다!”
의기소침하던 살점 거인은 다시 기세를 되찾았다.
【그런가? 다시 생각해보니 그것도 맞는 것 같다!】
“어서 수복하세요. 다른 이들에게 합류해야 하니.”
거인은 허겁지겁 주변의 망자들을 삼키며 녹아내린 몸집을 불려 나갔다.
아마 제국백은 전격 마법사를 자신 쪽에게 붙여두고, 다른 방면에서 크뤼거 측을 공격하고 있을 것이다.
기껏 병사들까지 미끼로 던져줬는데, 설마 자신이 마법사까지 살해했으리라곤 상상도 못 하겠지만.
토드는 의념 상으로 지시를 내리려던 차였다.
‘이스라, 그쪽 상황은 어떠···’
돌연 세상이 뒤집힌다.
의식이 아득해지고, 토드는 눈을 깜빡한 사이 자신이 지면에 뒹굴고 있음을 깨달았다.
‘뭐지?’
분명 영혼 목걸이로 되살아나면서 마력은 충만한 상태였다. 이번에 정해진 페널티는 현기증인가?
이번엔 정도가 좀 지나친 게 아닌가 싶었다. 도저히 몸을 가눌 수 있는 지경이 아니었다.
저번에 그림 리퍼가 대가로 목걸이의 사용 횟수를 거둬갔을 때만 하더라도 이런 현상은 없었는데.
모르겠다.
마치 발치의 땅이 열리는 듯한 감각이 느껴진다. 까마득한 어둠 속으로 떨어진다.
‘이상한 건, 의식은 계속 또렷하다는 거야.’
기묘한 기분이었다. 분명 몸의 통제권은 잃은 게 분명한데, 생각은 그치질 않고 이어진다.
어느새 토드는 별도의 공간에 있었는데, 어째서인지 낯익은 얼굴이 보였다.
“오드람?”
“자네. 오랜만이군.”
죽은 줄만 알았던 주술사가 태연히 그를 향해 말을 걸어왔다.
“이거, 꿈입니까? 제 무의식의 투영, 그런 건가요?”
오드람이 어깨를 으쓱였다.
“나도 정확히 설명하기엔 난해한 공간이니, 대강 비슷하다고 해두지.”
“당신은··· 죽어서 까마귀 신이 영혼을 거둬간 걸로 알고 있었는데요.”
뜬금없는 재회에 토드의 눈이 가늘어졌다.
“뭐, 나는 죽음을 경험한 적 없네. 이런 겁니까?”
주술사가 잔을 들이키며 픽 웃었다.
“난 죽은 게 맞네. 토드. 후단께선 도시를 지켜주시는 대가로 나를 당신의 전령으로 삼으셨지.”
“전령이라면···.”
“그래, 저기 있는 친구처럼 말일세.”
고개를 돌려보니 구석에서 대낫을 걸친 인영이 오드람을 주시하고 있었다. 그림 리퍼는 명백히 경계하는 눈치였다.
“리퍼가 와 있는 걸 보아하니, 제가 지금 일종의 가사 상태에 빠져있군요?”
“그렇다고 사신이 자네를 데리러 온 건 아니네. 어찌 보면 그는 자네의 수호천사 같은 존재라고 해야 할까.”
그러자 망토 자락 속에서 음산한 음성이 흘러나왔다.
【죽음은··· 불가역적. 사령술사 또한··· 죽으면 이곳으로 와야 함···. 하지만 아직 너무 이름···.】
문득 그림 리퍼는 토드를 돌아보며 속삭였다.
【여전히, 약함.】
왠지 모르게 멸시 반, 안타까움 반절 가량이 느껴지는 어투였다. 묘하게 기분이 나쁜데.
오드람은 토드의 목걸이를 가리켰다.
“전에 말했던 것 같네만, 그 유물. 가급적이면 사용하지 않는 게 좋을 걸세.”
토드가 한숨을 흘렸다.
“저도 압니다. 가급적이면 쓰고 싶지 않았어요. 제가 돌발 변수를 미처 생각지 못하고 놓쳤습니다.”
“원래 죽어가면서 배우는 게임이었지만, 자네도 알다시피 이 땅에서 모두에게 주어진 목숨은 하나라네.”
오드람이 낮게 속삭였다.
“신중하게 처신하게나.”
“···명심하겠습니다.”
그는 뿔 모양의 잔을 들이키며 덧붙였다.
“그건 사령술사만 사용할 수 있는 전용 유물인가?”
“스타팅 아이템으로 주어진 유물입니다. 리스크 없이 사용할 수 있는 물건은 아닙니다. 제가 여태껏 수도 없이 죽어봤지만, 매번 일정 로테이션의 페널티가 돌아가는데···”
여태껏 영혼 목걸이를 사용한 이후의 여파를 설명하자, 오드람은 수염을 쓰다듬었다.
“자네도 알다시피, 이 세상에선 모든 권능이 대가를 요구하네. 비록 권능의 크기에 비례해서 대가가 커지는 건 아니네만.”
“제가 확인한 바론 영구적 수치 손실도 있었습니다. 이 정도면 충분한 대가 아닙니까?”
그러자 오드람은 고개를 저었다.
“···토드. 내가 보기에 그건 단순히 여분의 목숨을 쥐여주는 물건이 아니네. 어떠한 수를 쓰더라도, 이 세상에서 완전한 ‘부활’은 존재하지 않아.”
그 말에 토드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하물며 이 세계관에서 치유의 대가인 교회의 대주교들이나 걸출한 성전기사단장조차 다 죽어가는 자를 회복시킬 순 있어도, 이미 숨이 멎은 자를 되살리진 못하네.”
정작 토드는 이걸 이상하게 생각해본 적 없었다. 사령술사의 초반부 난이도는 극악에 가깝다.
사실상 죽지 않고선 진행이 불가능한 정도.
이를 감안해 막연히 스타팅 아이템으로 주어지니 당연하다 여겼었고, 여태껏 죽은 척하기로 모면했던 위기가 수도 없이 있었으니까.
거리낌 없이 사용해왔다.
오드람이 서슬 퍼런 투로 말했다.
“그건 명백히 신의 권능이네. 토드. 과연 이만한 권능에 어떤 대가가 뒤따를 거라 생각하나?”
토드가 어색하게 웃었다.
“하하, 조금 무서운데요.”
“어쩌면 자네는 이미 대가를 치르고 있을지도 모르지. 분명 잡다한 병이나 감각의 상실만으론 그치진 않을 걸세. 근데 그게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진, 나도 감히 상상하기 어렵네.”
토드는 불이 꺼진 목걸이를 어루만졌다. 오드람은 자리에서 일어서더니, 앞으로 다가왔다.
“어쨌거나, 이미 마음을 놓아버린 늙은이가 던지는 잔소리는 이만하면 충분하겠군.”
“이 말을 전해주러 온 겁니까?”
뒷머리를 긁적인 오드람은 입을 열었다.
“오랜만에 만났거늘, 자꾸 안 좋은 소리만 하는 것 같아 미안하네만. 자네에게 경고할 게 하나 더 남아 있네.”
“어떤···”
“자네를 쫓고 있는 자가 있네. ㄹ···”
철컥―.
돌연 가만히 있던 리퍼가 오드람과 토드 사이에 낫을 들이밀었다.
그는 나직이 읊조렸다.
【규칙 위반임.】
한숨을 흘린 오드람이 양손을 들어 올린 채 물었다.
“알겠네. 조금 꼬아서 말하면 되겠나?”
【단어 선택. 신중할 것.】
혀를 찬 오드람은 낫을 밀어냈다.
“돚거. 돚거를 조심하게.”
그러곤 오드람은 리퍼의 눈치를 살폈다.
“이 정도면 됐나?”
다소 생소한 단어에 리퍼는 연신 고개를 기울이며 중얼거렸다.
【도트거···? 독거?】
오드람이 히죽 웃었다.
“자네라면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들었으리라 믿네.”
곧장 알아듣긴 어려웠다. 다만 토드는 맥락적으로 오드람이 했던 말들을 거슬러 올라갔다.
도적. 자신을 쫓아오는 자. 경고.
“비유적인 표현입니까?”
오드람은 고개를 저었다.
그럼 정말로 도적이 자신을 쫓아오고 있단 말인가?
분명 게임에 떨어지기 이전의 세상에서나 썼던 은어를 사용한 까닭이 있을 것이다.
문득 자신과 오드람을 번갈아보던 토드가 탄식했다.
‘아.’
도적, 도둑, 추격자. 이를 유추해보면 자연히 게임 상에 존재하던 클래스 하나가 연상된다.
더욱이 오드람은 자신이 그림 리퍼와 마찬가지로 전령 역할을 하고 있었다고 했었지.
죽음의 전령인 오드람이 직접적으로 나타나 주의를 줄 만한 상대라면···?
‘암살자가 붙었구나.’
라노가 온다.
오드람과 마찬가지로, 한때 플레이했던 캐릭터.
그가 자신의 목숨을 노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