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necromancer in a fantasy game RAW novel - Chapter 88
088
죽은 자들의 세계.
우습게도 사령술사인 주제에 발을 들여놓은 건 처음이다. 막연히 존재를 느끼곤 있었으나 실체를 이리 직접 맞닥뜨린 것도.
“집 같다고? 씨알도 먹히지 않을 소릴.”
이곳은 쓸쓸하고 삭막함으로 가득한 땅이었다.
그럼에도 토드는 친숙함을 느꼈다.
손아귀에 잡힌 모래알이 바스러진다.
“그러는 당신도 일개 필멸자치곤 여기서 잘 버티고 있지 않나요.”
볼에 따가운 느낌이 스친다.
츠캇.
핏물이 일고, 속살을 살라 먹는 작열통이 치밀었다. 토드 일행에게 주문조차 날리지 못하고 허둥대다가 죽은 떨거지들에 비하면 명백히 우위.
“노부는 평생토록 유물과 내세를 연구해왔다. 네깟 필부와 내가 같은 처지라 생각하나?”
흑마법사의 말투엔 비틀린 자부심이 묻어난다.
뺨을 훔친 토드가 되물었다.
“그 거울을 연구했다면 본래 누구에게 귀속되었는지도 잘 알고 있었을 텐데요.”
루카스는 토드를 가리켰다.
“너는 사라진 일파의 잔재에 불과해. 넋의 거울과 거기 담긴 권능, 지식, 전부! 내가 관리하고 탐구해온 정당한 소유물이다!”
“부정한 방법으로 취득한 장물의 소유권을 누가 인정해주던가요?”
토드가 어깨를 으쓱였다.
“게다가 1분은 진작에 지났습니다.”
흑마법사가 낮게 웃으며 손을 휘저었다. 그의 등 뒤에 세운 거울이 일렁인다.
“과연. 아직도 주둥이 나불댈 여유가 있다니. 보통 놈은 아니구나. 기록에 따르면 너희 사령술사 놈들도 명계의 기운은 견뎌내지 못했다고 기술하거늘.”
입술을 훑은 루카스가 속삭였다.
“죽이진 않으마. 죽이진 않을 거야. 귀한 표본이니까. 몸뚱이가 썩어 문드러지고, 영혼의 불꽃 한 줌마저 꺼지기 전까지!”
토드를 향한 흑마법사의 눈동자에 탐욕이 깃들었다.
“뽑아낼 수 있는 자료는 모조리 수집해야겠어. 네놈에게 얽힌 비밀을 풀어내면, 내세에 대한 실마리도 얻을 수 있을 테니.”
상대는 낭송 없이 주문을 구가할 수 있는 실력자다. 더욱이 흑마법사들은 살상력이 강한 주문들 위주로 익힌다.
‘한 번이라도 맞으면 끝장이야.’
여분의 목숨이 있긴 하지만, 상대는 마력을 감지할 수 있는 마법사다. 회생하려는 징조가 보이는 즉시, 살아나기도 전에 죽고 말 거다.
‘최선은 죽지 않는 것.’
가능할까? 잘은 모르겠다.
곁에 파멸의 기사라도 있었다면 적어도 주문을 3번 정도는 받아줄 수 있었을 텐데, 수하의 가장 강력한 전력과 동떨어진 공간에 격리될 줄이야.
‘게다가 시전 속도도 꽤 빠르다는 건데.’
사자소생을 행하려면 낭송은 필수다. 토드도 무언으로 주문을 시전하는 건 할 수 있지만, 육성으로 외는 것보다 느리고, 마력도 많이 소모된다.
분명 루카스 정도의 경지라면 체내의 마력이 움직이는 것만 보고도 알아차릴 거다.
“꽤 고령이실 텐데, 그럼에도 사후 세계에 대한 학구열이 대단하시군요.”
“평생을 여기 바쳐왔지.”
“그만한 열의를 품게 된 계기라도 있으신지요.”
퍽!
왼팔이 꺾여나갔다. 격통 속에도 루카스를 바라보는 토드의 얼굴엔 여전히 미소가 어려 있었다.
“쓸데없는 잡담으로 시간이라도 벌 생각인가? 어림도 없다.”
루카스의 비웃음에 토드는 어긋난 팔을 끼워 맞췄다.
“하하. 보통 이런 분들은 꼭 이렇게 물어보면 시시콜콜 답해주길 좋아하시길래. 혹시나 싶었습니다.”
흑마법사는 주변을 돌아보며 속삭였다.
“이곳은 물질계와 단절된 곳. 여기선 시간조차 무의미하다. 네놈이 일말의 여유를 번다한들, 외부로부터 구원은 없다.”
적어도 상대는 자신을 죽일 의향이 없다. 아직은.
정황상 명계에서 이성을 유지하는 건 희귀한 사례로 보였다. 단지 사령술사라고 해서 명계의 환경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고 하니, 그의 눈에는 자신이 탐스러운 표본으로 비치는 듯했다.
“흠. 전 외부의 구원은 기대해본 적 없었습니다?”
고개를 비튼 채 토드를 살피던 루카스가 읊조렸다.
“여긴 너 혼자다. 헤아려보니 네 경지는 조악하기 그지없던데, 그깟 힘으로 내게서 벗어날 수 있을 거라 생각하나. 하물며 아무도 없는 이 공허한 땅에서.”
사령술사는 시체가 없으면 한없이 무력해진다.
하지만 여긴 명계.
어느 곳보다도 죽음의 기운으로 충만한 세상.
토드가 휘파람을 불었다.
이번에도 여지없이 루카스의 주문이 날아들었지만, 지면에서 유골의 장벽이 솟구쳤다.
촤악!
와르르···!
아슬아슬했다. 간발의 차이로 주문을 겨우 상쇄시켰다. 목에 삐질삐질 땀이 흘렀지만, 내색해서는 안 된다. 항상 이런 상태에서도 여유를 유지해야지.
‘그게 존댓말 캐릭터니까.’
끄덕.
무너져내린 벽 너머로 사령술사가 흑마법사를 향해 조소를 지었다.
“혼자라고요?”
반대로 되묻는다.
“정말 여기서 혼자 남은 쪽이 어느 쪽인 것 같습니까.”
모랫바닥을 해치고, 하나둘씩 뼈만 남은 손들이 올라온다. 여기 묻혀있던 자들에겐 업조차 없었다.
진정 껍데기만 남은 잔해들일 뿐.
토드조차 이들에 대해 알지 못했다.
게임에서 명계는 구현된 세계가 아니었으니까.
왜 저들이 여기 남아있는지는 둘째치고, 적어도 자신의 부름에 응하는 망자들이라면 그것만으로 족하다.
이런 환경이라면 해볼 만하다. 오히려 바깥세상에서보다 더.
수십 구의 해골이 들고 일어섰다. 그들은 시대와 양식을 초월하여 각기 다른 무장을 하고 있었다.
토드의 앞을 굳건하게 채운 해골 병사들의 모습에 루카스가 중얼거렸다.
“인상적이군. 명계의 바람이 이는 곳에서 주문조차 사용하다니. 나는 이 한기를 이겨내기 위해 수십 년을 할애하였거늘.”
토드가 빙긋 웃었다.
“그게 적성의 차이 아닐까요?”
“입 닥쳐라. 내가 놓친 부분이 있다면, 또 연구해서 알아내면 그만.”
즈즈즈···!
루카스의 손아귀에서 반투명한 구체가 격렬하게 공명했다.
‘저건 못 막겠다.’
방패벽을 내세운 토드는 황급히 뒤로 물러섰다.
쩌정! 쩌엉! 쩡!!
사정없이 내리꽂힌 구체가 섬광을 튀기며 폭발했다. 구체가 삼킨 반경은 통째로 뜯기기라도 하듯 사라졌다.
가까스로 반경에서 비껴간 망자들이 루카스를 향해 전진한다.
그가 손을 휘두르자 마력으로 만들어진 쐐기가 쏟아져 내렸다.
“이깟 조무래기들을 보내봤자···”
바스락!
루카스의 발치에서 손아귀가 솟구친다. 그가 발을 구르자, 루카스를 중심으로 보랏빛 원이 일면서 기습을 위해 일어섰던 망자들이 붕괴됐다.
‘나름 잘 숨겨서 시전했다고 생각했는데.’
입맛을 다신 토드가 향로를 흔들며 읊조렸다.
“내가 그대를 부르노라.”
모래 아래, 죽은 자들이 가득하다.
단순히 자신을 지키는 것만으론 부족하다.
상대는 손짓만으로 하수인을 박살 내고, 몇 가지 동작만으로 수십을 쓸어 담는 강자다.
최대한 망자들을 향해 주문을 사용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허공에서 무수한 이빨이 달린 주둥이가 나타나더니 일거에 망자들을 집어삼킨다.
“일어나라, 사령술사 토드의 부름에 귀 기울이라.”
쉬지 않고, 계속 일으킨다.
명계의 망자들은 어떠한 염원도, 불평도 없이 토드의 목소리에 응했다.
오히려 내심 기다려왔다는 듯이 반색하는 느낌이라 토드도 조금 당황스러웠다.
‘이 밑에 단순히 죽은 전사들만 있는 건 아니야.’
분명 해골 병사 같은 저급 망자들 말고도, 더한 것들도 불러낼 수 있다.
지금이라면 분명 스킬도 없더라도 토드의 부름에 응답할 거다.
쩌저저적-!!
하늘에서 자수정 결정으로 된 비가 쏟아졌다. 날카로운 파편에 뼈가 짓이겨지고, 녹슨 갑옷이 깨진다.
토드는 입술을 깨물었다.
‘내 마력으론 감당못해. 지금은 최대한 가성비 물량으로 승부를 봐야 한다.’
대인 주문보단 광역 주문이 더 많은 정신력과 마력을 요구한다. 일단 하급 망자들로 틀어막고, 한 방을 먹여야 한다.
“안개 속에서 꿈꾸는 망혼.”
뼈로 만들어진 말뚝을 세우고, 그 뒤에 사격수들이 각기 쇠뇌, 활, 새총을 쏴댔다. 두개골만 한 무더기 담은 투석기가 루카스를 향해 팔을 휘두른다.
연신 하수인들을 휩쓴 루카스가 광소를 터뜨렸다.
“크하핫! 제법이군! 제법이야! 이토록 많은 숫자라니! 이치도 모르고 날뛰는 애송이인 줄 알았는데! 명성이 허명은 아니었구나!”
발치에 굴러온 두개골을 짓이긴 루카스가 중얼거렸다.
“이김에 또 육체를 갈아타야겠어. 이 정도로 충만한 재능이라면 십수 년은 연구가 빠르게 진전되겠군. 이 마지스터의 몸뚱이도 나름 쓸만했거늘.”
“타인의 육신을 갈취하면서 그렇게 연명해온 겁니까?”
흑마법사가 히죽 웃으며 손을 그러모았다.
“그래. 인간의 유구한 생애만으론 죽음과 사후에 대한 연구를 하기엔 시간이 턱없이 모자랐다. 내 지식을 채우기 위해서라면!”
펑!!
사방으로 뚫고 나간 광선이 망자들을 녹여버렸다. 제법 먼 거리에 있었음에도 토드의 옆을 아슬아슬하게 스쳐 지나갈 정도였다.
기겁한 사령술사는 연기가 피어오르는 망토 끝자락을 부여잡고 바람을 불었다.
“육신쯤이야 얼마든지 갈아탈 수 있지.”
망토 자락을 털어낸 토드는 인상을 찌푸렸다.
“죽음은 마땅히 피조물에게 안배된 섭리입니다. 누구도 거스를 수 없지요. 당신은 부정한 수로 죽음을 회피한 겁니다.”
“우습군! 그 소리를 다름 아닌 사령술사에게서 들을 줄이야!”
그는 칼날로 만들어진 바람을 일으키며 으스러진 유골 조각들을 들어 올렸다.
“네가 일으켜 세운 존재들을 봐라. 너야말로 죽음을 거스르고, 멋대로 조작하고 있지 않은가! 네게 그럴 자격이 있다 생각하나?”
“적어도 저는 언젠가 예정된 수순의 죽음이 닥쳐온다면 거부하거나, 피할 생각은 없습니다.”
“하! 웃기는 소리. 정 그렇다면 지금 목이나 여기 내미는 게 어떤고.”
토드는 어깨를 으쓱였다.
“당신 같은 작자한테 죽을 운명은 아니라고 생각해서요.”
낄낄거린 루카스가 손을 맞잡은 채 마력을 응축시켰다. 돌연 귀가 먹먹해질 정도로 주변의 공기가 요동친다.
“그래. 여기가 온통 죽은 자들로 가득한 땅이라곤 하나, 그들을 일으키려면 결국 네 마력이 필요하지. 대단치 않은 것들만 골라 되살리는 것으로 보아, 네 저열한 수준으론 그게 한계겠지.”
루카스의 말에 토드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네놈의 마력이 영원할 것 같더냐?”
그의 주변에서 6개의 창이 떠올랐다. 추가로 하수인들을 일으킨 토드는 사방에서 루카스를 향해 몰아세웠다.
콰앙!!
가루가 된 하수인들이 허공에 휘날린다. 사방에 흩어진 마력은 잔류를 남기며 뒤따르던 망자들까지 토드와의 연결을 끊어버렸다.
‘유효타가 부족해.’
시체 폭발은 파괴력이 보장되어 있지만, 명계에는 신선한 시체가 없기에 사용할 수 없다.
여기서 토드가 일으켜 세울 수 있는 하수인들은 죄다 백골만 남은 망자들뿐.
까닭은 잘 모르겠지만, 비교적 최근에 명계로 유입된 망자들은 토드가 개입하기 어려웠다. 어떤 여파가 뒤따를지 모르기에 섣불리 행동해서는 안 된다.
콰앙!! 쾅!!
비산한 뼛조각들이 지면에 흩어졌다. 남은 창은 세 자루.
분진 속에서 토드가 루카스를 향해 읊조렸다.
“기억하라, 그대는 죽어야만 하는 존재임을. 자신의 필멸성을 깨닫고, 한없이 절망하여라.”
빠르게 읊조린 「노화」의 낭송이 마무리되고, 마력이 빗발친다. 창을 날리던 와중에 루카스의 눈이 번뜩였다.
마력이 뒤틀리고, 오히려 토드에게로 반향이 찾아왔다.
“우욱!”
입에서 왈칵 피를 쏟아낸 토드는 황급히 뼈 장벽을 일으켜 몸을 숨겼다.
‘주문을 파훼당했다. 뭔 디버프 해제 속도가···.’
사이한 마력이 이곳으로 향하는 게 느껴진다. 덜컥거리는 왼팔을 억지로 부여잡은 토드는 앞으로 힘껏 몸을 내던졌다.
콰앙!!
창날이 뼈 장벽을 부수고 들어왔다. 박살 난 장벽 위로 연이어 창이 꽂혔다.
콰직!
“끄윽!!”
사령술사의 몸이 크게 휘청였다.
옆구리를 가르고 날아든 창에 어두운 보랏빛의 마력이 아른거린다.
토드가 일으킨 하수인들을 모조리 정리한 루카스가 유유히 걸어왔다.
“인상적이군. 네놈은 진정 흑색 학파 놈이었어.”
그는 바닥에 굴러다니는 해골을 걷어찼다.
“여태껏 흑색 학파의 유물을 탈취해 그 권능을 흉내 내려는 얼간이들은 넘치도록 봐왔지. 그 누구도 이만한 권능을 보인 적 없었다.”
루카스가 손을 까딱이자, 거울의 일면이 물결치고, 어느덧 루카스의 등 뒤에 세워졌다.
“하지만 난 메아리의 추종자들을 세운 장본인이다. 장장 3세기를 살아왔으며, 살아있는 성자, 안토니오조차 속여넘긴 흑마법의 대가, 루키우스 다헤라트만이란 말이다.”
거울 너머, 바닥에 쓰러진 자신의 모습이 비친다. 흑마법사가 나직이 속삭였다.
“이제 네놈의 모든 것이 마땅히 내 소유가 될 것이다. 사령술사. 그 육신에 남긴 기억, 지식, 추억조차도.”
토드는 옆구리에 대고 있던 손을 떼었다. 손에 흥건한 핏방울이 땅바닥에 떨어지지 않고, 위로 솟구친다.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니 무수한 시선들이 자신을 응시하고 있었다.
루카스가 떠들어대건 말건, 토드가 희미하게 중얼거렸다.
“···반성하겠습니다. 역시 같은 마법사 계열 상대론 빌드를 더 고심해서 깎아야겠군요.”
여전히 한 자루의 창이 루카스의 주변을 겉돌고 있었다. 힐끔거리던 토드는 나직이 휘파람을 불기 시작했다.
소리를 들은 루카스가 어깨를 들썩였다.
“흐. 흐. 의미 없는 발버둥을. 아직도 불러낼 것이 남았나? 그 쥐꼬리만 한 마력으로 일으켜봤자, 벌레 한 마리도 못 살려낼 것을.”
토드는 연신 거꾸로 흐르는 핏방울을 응시했다.
‘피로 하여금 부르나이다. 여기에 씻을 수 없는 죄를 저지른 죄인이 있나니.’
루카스는 몇 번이고 생체 실험을 비롯해, 긴 생애 동안 여러 죄업을 축적했다.
더욱이 육체를 갈아타면서 필멸자에게 안배된 운명을 회피해온 죄인.
어찌 보면 중범죄자가 대법원 정문에서 난리를 피우고 있는 꼴인데, 정작 그 장본인은 여전히 사태를 파악하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창이 파고들면서 살이 밀려 나오고, 창자가 흘러내린다. 뱃속이 뒤틀리는 감각을 고스란히 느끼며 토드가 희미하게 되뇌었다.
“오소서. 낫으로 거두는 이여.”
속삭임이 멎는 순간, 동시에 토드와 루카스의 망토 자락이 작게 펄럭였다.
짧은 찰나.
루카스는 돌연 전신에 소름이 돋았다.
여태껏 느껴본 적 없는 한기가 턱밑까지 와닿는다.
“······!”
계획을 변경해야만 했다.
대체 이놈이 무슨 조화를 부렸는지 몰라도, 폐기다. 연구 자료고, 나발이고, 이놈을 당장 이 자리에서 쳐 죽여야 한다.
그렇게 생각하고 번개처럼 창을 내질렀다.
카앙!!
루카스는 소리 없이 탄식했다.
칠흑 같은 망토 자락이 펄럭이고, 어느새인가 서슬 퍼런 대낫이 주문을 막아 세우고 있었다.
텅 빈 어둠 너머 아무것도 없는 얼굴.
그걸 본 루카스는 기묘한 표정으로 웃었다.
무심하게 고개를 돌린 그림 리퍼는 바닥에 엎어진 토드를 내려다봤다.
【아직도··· 약함.】
토드가 헛웃음을 흘리자 유유히 고개를 치켜든다.
【부역··· 회피자.】
손잡이를 휘두른 그림 리퍼가 루카스를 향해 대낫을 겨눴다.
철컥.
【처벌 요망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