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Renowned Family's Sword Prodigy RAW novel - Chapter 10
10화. 첫 실전
흑풍이 발동되자, 어디서 나타났는지 알 수 없는 검은 바람이 백우진의 전신에 내려앉았다.
후우욱.
흑풍의 발동 효과로 백명훈의 움직임이 느려지기 시작했고, 반대로 백우진의 속도는 빨라졌다.
“어디 시작해 보자고.”
“무슨!”
백우진을 감싸는 검은 바람을 본 백명훈의 눈이 지진 난 것처럼 흔들렸다.
“커헉!”
백우진은 고개를 숙여 주먹을 피해낸 뒤 앞으로 돌진해 어깨로 백명훈의 명치를 박았다. 흑풍은 백명훈의 오러를 뚫어버리고, 그의 몸에 강렬한 충격을 남겼다.
빠악!
백우진은 뒤로 날아가는 백명훈을 따라가 왼 주먹으로 턱을 후려 버렸다.
“끄어억!”
백명훈이 비명을 지르며 쓰러졌다. 지난 번 보다 더 강하게 때렸기 때문에 아예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후….”
백우진이 호흡을 조절하며 흑풍을 해제했다. 그는 2등급 능력자인 백명훈을 단 두 방으로 기절시켜버렸다.
-역시 흑풍은 굉장하군.
“그러니까.”
라사둠의 오러를 운용하면 흑풍이라는 특성이 발동 된다. 이 검은 바람은 적의 시간을 늦추고, 자신을 빠르게 만드는 엄청난 능력을 가지고 있다.
거기다 흑풍이 전부가 아니다. 이름은 모르지만 흑풍의 다음 단계도 존재하고 있었다.
“웃차!”
백우진은 백명훈에게 다가가 그의 상체를 일으켜 세웠다. 상태를 확인해 보니, 기절은 했지만 크게 다치지는 않았다. 의무실에 데려갈 필요는 없었다.
-그래도 형이라고 챙기는 거냐?
“아니.”
백우진은 백명훈의 뒤통수를 연속으로 후려 버리고 다시 내려놨다.
“이러다 뒤통수치는 거에 중독되겠는데. 칠 때 마다 새롭네. 최고야.”
-미친놈…
**
백우진은 흑암을 만난 이후 처음으로 집을 나갔다.
-건물들이 더럽게 높군. 거의 울림 나무 수준이야.
“예전부터 생각한 건데 넌 판타지 세상에서 온 거야?”
-판타지? 그게 뭐지?
“아니야. 됐어.”
지금 설명하려면 너무 길어질 테니, 나중에 시간을 내서 흑암과 깊은 대화를 해봐야겠다.
-오늘은 어딜 가는 거냐.
“이제 오러 능력자가 됐잖아. 협회에 등록하러 가야해.”
-너희 집 잘 나간다며, 그런 것도 안 해주나?
“망할 신검백가는 그리 친절한 가문이 아니라서.”
백우진은 흑암에게 현대의 이것저것을 설명해주며 능력자 협회의 지부로 향했다.
“고생하셨습니다.”
“네. 수고하셨어요.”
백우진은 검사의 자격을 증명하고 협회 지부에서 증명서를 받았다. 증명서는 종이가 아니라, 스마트폰의 어플로 전송되었다.
“백우진님. 혹시 신검백가의 직계이신….”
“저 백가 별로 안 좋아해요.”
등록 직원이 확인 할 수 있는 건 백우진의 이름과 나이, 능력정도였기 때문에 그의 가문에 대해선 알 수 없었다.
“아, 죄송합니다. 지난달에 백가의 직계가 와서 2등급 검사의 자격을 받고 갔는데, 너무 까다롭고 건방져서 정말 힘들었거든요. 하긴 백우진님처럼 친절하신 분이 그 가문 사람일리 없죠. 얼굴도 훨씬 잘 생기셨고. 하하.”
직원은 백우진에게 다가가 귓속말로 백가와 백명훈을 욕했다. 백명훈이 굉장히 힘들게 했나보다.
백우진은 방실방실 웃으면서 백가의 욕을 들어주고, 같이 욕까지 해주었다.
-너희 가문을 욕하는데 상관없나?
‘저 사람 말대로 정상적인 집안은 아니니까. 나도 재수 없는 가문이라고 생각하거든.’
백우진은 직원과 웃으며 헤어진 후 뒤에 있는 쇼파에 앉았다. 그는 어플의 능력자 증명서만 멍하니 쳐다보았다.
-그렇게 좋냐?
“전생엔 25살이 되어서야 얻은 이 증명서를 15살에 얻으니까, 여러 가지 생각이 드네.
-앞으론 더 많은 것이 달라질 거다. 아직 감상에 빠지긴 일러.
“오랜 만에 맞는 말하네.”
-오랜만이 아니라, 난 항상 맞는 말만…
“네. 네.”
-이 자식 정말…
백우진이 일어나서 지부를 나가려고 할 때 백가의 욕을 했던 직원이 그를 불렀다.
“검사님. 혹시 시간 있으십니까?”
“시간이요?”
“근처에 덩굴 두더지 던전이 발생했다고 하는데 검사 자리가 하나 비거든요. 혹시 가실 생각 있으신가요?”
“흠….”
협회에 대기 중인 능력자가 있었을 텐데, 자리를 주려 한 것은 직원이 백우진을 배려해 준 것이다. 같이 백가의 욕을 해준 게 마음에 들었나 보다.
-능력도 꾸준히 쌓았으니, 실전경험도 나쁘지 않을 것 같군. 가봐라.
‘그래. 괜찮을 것 같아.’
덩굴 두더지는 1등급 던전에 나오는 몬스터다. 감을 익히는 느낌으로 가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았다.
백우진이 직원에게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이 전생과 얼마나 달라졌는지 시험을 해볼 기회가 찾아왔다.
**
백우진이 협회의 직원이 말해준 장소에 도착하자, 시꺼먼 구멍 앞에 남자 6명, 여자 3명이 대기하고 있는 것이 보였다.
“자네가 신입인가?”
“네. 백우진이라고 합니다.”
사람들 중 가장 나이가 많아 보이는 중년인이 웃으며 손을 내밀었다. 백우진의 그의 손을 잡고 흔들며 고개를 끄덕였다.
“난 홍인수라고 하네. 능력을 등록한 첫 날 바로 던전을 개시 하다니, 아주 운이 좋군.”
“그렇긴 하죠.”
능력을 등록하고 한 달 동안 던전에 가지 못하는 경우도 있는데 바로 던전에 갈 기회가 생겼으니, 평범한 능력자에겐 굉장한 행운이었다.
“형님. 저 친구 어린 나이에 백씨잖아요. 신검백가의 직계면 어쩌려고 반말을 하는 거예요!”
검은 피부의 청년이 홍인수에게 다가와 귓속말을 했다.
“백가의 직계는 던전이든, 균열이든, 원하는 어디든 갈 수 있을 텐데, 이런 지저분하고 좁은 던전에 오겠냐?”
“아….”
“영훈아. 생각 좀 하자. 응?”
“아, 알겠어요.”
홍인수는 청년을 뒤로 돌려보내고 백우진을 보며 어색하게 웃었다.
“이렇게 말했는데 자네 신검백가인 건 아니지?”
“저 백가 별로 안 좋아합니다.”
“헉! 그런 말 함부로 하지 말게!”
홍인수가 당황한 표정으로 백우진에게 다가와 손가락을 흔들어서 입을 다물라는 제스처를 취했다.
“백가의 검사들이 들으면 자네에게 검을 날릴 수도 있네! 다른 데 가선 절대 그런 소리 하지 말게!”
“알겠습니다.”
그럴 일은 없겠지만, 홍인기가 너무 당황한 표정을 하고 있어서 그냥 알겠다고 대답했다.
“응?”
아까까지만 해도 멍하니 허공을 보고 있던 권사로 보이는 여자가 자신을 보고 있었다.
‘저 여자…’
권사는 소녀라고 해도 될 나이였다. 눈이 크고, 피부가 투명할 정도로 하얘서 인기가 많을 것 같았다.
-저 여자가 마음에 드는 거냐? 왜 그렇게 쳐다 봐.
‘어디서 본 것 같아서.’
-집에서 수련만한 히키코모리가 보길 뭘 봐.
‘히키코모리라니, 그런 말은 또 어디서…아!’
흑암의 말을 듣다보니, 저 여자를 어디서 봤는지 정확히 기억났다.
‘뇌운권 적연화다.’
-적연화?
‘그래. 우리 가문과 동급으로 치는 패력적가의 막내딸이야.’
미래에 봤던 적연화보다 어려서 헷갈렸지만, 저 눈매와 오똑한 콧대를 보니, 저 여자는 나중에 뇌운권이라고 불리는 적연화가 확실했다.
-그래서 나이에 맞지 않게 강한 거군. 저 여자 네 바보 형보다도 강하다.
‘그렇겠지. 적연화는 나와 동갑이지만, 이미 2등급 자격은 얻었을 걸. 미래에서도 가장 주목받는 능력자 중 하나였지.’
-그런데 그런 좋은 가문의 여자가 왜 이런 곳에 와?
‘인터뷰를 본 적 있어. 가문의 힘을 빌리지 않고 혼자 수련을 쌓았다고 했거든. 지금이 그때인가보네.’
-괜찮은 여자군. 무인의 자세가 되어 있어.
‘그렇지.’
적연화는 외모와 실력이 모두 출중했고 가문의 위세를 빌리지도 않았기 때문에 미래에 굉장한 인기를 가지고 있는 능력자였다.
“앞으로 어디서, 어떻게 만날지 모르니, 통성명 정도는 해야지.”
“그래야죠.”
백우진은 홍인수를 따라 다른 능력자들과 인사를 나눴다. 그는 친철한 웃음을 지으며 모두와 대화를 나눴다.
-이럴 때 보면 참 정상인데…
‘날 친절하게 대해주면 더 친절하게 대해주고, 날 건드리면 아주 걸레가 되도록 밟아주는 게 내 모토야.’
-그런 거 같더라, 난 요즘 네 형이 불쌍해. 걔 뒤통수 조금 찌그러진 것 같더라.
‘에이, 설마…’
8명의 능력자와 인사를 한 후 적연화 앞에 섰다.
“백우진이라고 합니다.”
“박연화에요.”
성을 박으로 바꿨지만 이름이 같은 것을 보니, 역시 적연화가 맞았다. 그녀는 자신에게 무언가 할 말이 있어보였지만 입을 열지는 않았다.
“자, 그럼 늦기 전에 들어가자고.”
통성명을 마치자마자, 홍인수가 먼저 던전으로 들어갔다. 백우진과 박연화도 그의 뒤를 쫓아 던전 속으로 향했다.
화아악.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밖에 있던 숲과는 완전히 다른 환경이 눈앞에 펼쳐졌다.
-좁군.
‘덩굴 두더지 던전은 작고, 좁은 던전이지.’
던전 내부는 좁은 굴의 형태였다. 백우진의 키가 170 후반이었는데 간신히 머리를 부딪치지 않을 정도였다.
-검을 휘두르기에 좋은 환경이 아니야.
‘괜찮아.’
검술 능력치를 올리고 나서 거리 감각이 굉장히 좋아졌다. 감만 좀 익히면 벽에 부딪치지 않게 검을 휘두를 수 있다.
-하여튼 자신감은 최고라니까.
백우진은 흑암과 대화를 하며 다른 사람들의 뒤를 따라갔다.
“정지!”
가장 앞에 있던 홍인수가 손을 올려서 모두를 멈춰 세웠다.
“굴이 두 갈래로군.”
우리 앞에 굴은 두 갈래로 갈라져 있었다.
“알다시피 덩굴 두더지는 그리 강한 몬스터가 아니니까. 나눠서 가도록 하지.”
“그게 좋겠네요.”
홍인수의 말에 모두가 동의했다. 백우진 역시 같은 생각을 했기 때문에 가만히 있었다.
“자, 그럼 나누는 방식은….”
홍인기가 팀을 나눌 때 왼쪽 굴에서 덩굴 두더지 한 마리가 모습을 드러냈다. 누가 왔는지 확인을 하러 온 경계병이다.
“어? 잠깐!”
“저 놈 밑을 봐요!”
능력자들은 덩굴 두더지의 발밑에 있는 붉고 얇은 아우라 보고 인상을 찌푸렸다.
“이런….”
“보스가 있는 던전이라”
“조사를 대체 어떻게 한 거야!”
던전은 보스가 있는 던전과 없는 던전 두 가지로 나뉜다. 보스가 있는 던전은 좋은 보상을 얻을 수 있지만, 몬스터들이 강해져서 클리어 난이도가 높아진다.
던전의 원래 난이도가 1등급이라면 보스가 있는 것이 확인된 순간 2등급 던전과 같은 난이도가 되어버린다.
“음….”
“덩굴 두더지의 보스라, 정보가 많지 않은데….”
“어떻게 해야 하죠? 돌아갈 수도 없고….”
2등급 던전을 클리어하려면 못해도 2등급 능력자 5명은 필요하다. 지금 이곳에 2등급 능력자는 3명뿐이고, 힘을 숨긴 적연화를 포함해도 4명뿐이다.
“보스는 제가 처리하죠. 나머지 두더지들이나 처리해 주세요.”
사람들이 고민을 하고 있을 때 적연화가 왼쪽 굴로 혼자 들어가 버렸다.
“미친!”
“정신 나간 거 아니야?”
“기다려!”
홍인수가 적연화를 말리려고 했지만, 그녀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안으로 달려갔다.
“어떻게 하지? 따라가야 하나?”
“그렇다고 막무가내로 따라가면 위험합니다!”
사람들이 당황하고 있을 때 백우진이 손을 들어올렸다.
“제가 따라가서 박연화씨를 돕겠습니다.”
“무슨 소리를 하는 건가! 자네는 오늘 처음으로 던전에 왔잖아.”
홍인수가 어이없는 눈빛으로 백우진을 쳐다보았다.
“몬스터와 던전에 대한 공부는 철저하게 했습니다. 걱정 마세요.”
“형님. 이 친구에게 맡깁시다. 우리가 두더지를 처리하며 빨리 따라가면 되지 않소.”
“그럼 쫓아가서, 박연화의 보조만 해주게나. 두더지는 땅위에서 느리니까 계속 뛰어가면 될 걸세.”
“알겠습니다.”
고개를 끄덕이고, 바로 왼쪽 굴로 들어갔다.
-웬일로 나서는 거냐? 설마, 그 여자를 좋아하는 거냐?
‘무슨 개풀 뜯어먹는 소리야? 적연화가 선을 넘었잖아.’
-선? 그게 무슨 소리냐?
‘보스는 내가 찜했는데. 어딜 넘봐!’
-에휴, 보스 하나 가지고…
흑암을 흘낏 보면서 코웃음을 쳤다.
“역시 모르는군. 보스에게선 그게 나와.”
-그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