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Renowned Family's Sword Prodigy RAW novel - Chapter 105
105화. 동해의 섬 (4)
백우진은 자신의 등을 향해 무시무시한 무언가가 날아온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콰아아아!
노란색으로 번쩍이고 미친 듯이 빨랐지만, 번개가 아니었다. 뇌견이 날린 투창이었다.
우우우웅!
백우진은 창에 담긴 뇌 속성의 오러를 순식간에 읽어내고 관일극을 준비했다.
관일극에 어스 리노가 가지고 있는 무거운 대지의 기운을 가득 담아냈다.
뿌드드득!
백우진의 관일극과 뇌견의 투형뢰가 정면으로 부딪쳤다.
투창에 담긴 강렬한 뇌기들은 관일극에 스며든 대지의 기운을 뚫어내지 못하고 허공으로 흩어져버렸다.
거대한 폭발이 일어났지만, 대지의 기운을 사용하는 백우진에겐 어떠한 피해도 없었다.
-뭔 놈의 순발력이….
흑암의 목소리가 떨렸다.
백우진은 그 짧은 순간에 뇌 속성의 상극인 대지의 기운을 이용해서 뇌창의 힘을 무로 돌려버렸다.
빠르면서도 가장 효율적인 방어였다.
“어, 어떻게 저런 놈이….”
뇌견의 눈알에 경악이 번들거렸다.
뇌성창은 대연문주인 자신의 사부가 직접 전수해준 기술이다.
제대로 막았어도 1분 정도는 마비가 일어야 하건만 백우진은 검을 휘돌리는 것으로 충격을 풀어냈다. 소름이 끼쳤다.
“제기랄!”
뇌견은 뇌성보를 밟아 튕겨 나간 창을 회수했다. 그는 두 창의 끝을 합쳐서 하나의 장창을 만들어냈다.
“죽여 달라고 찾아온 건가?”
백우진은 뇌견이 장창을 만들든 말든 상관하지 않고, 암인검을 검집에 넣었다.
“주제도 모르는 버러지 놈이!”
뇌견의 장창에서 뇌기의 줄기들이 용솟음쳤다. 그는 창을 말아쥐고 백우진에게 돌진했다.
“주제를 모르는 건 너잖아. 여긴 몬스터를 잡기 위해 온 곳이다. ”
암인검에 다시 한 번 검은 아우라가 솟구쳤다.
두 번째로 터져 나오는 흑왕탄이다.
콰아아앙!
흑왕탄의 패악적인 힘과 뇌성창의 광뢰가 맞붙었다.
“이런 개 같은!”
뇌견이 이를 악물었다.
백우진의 흑색 검날이 뇌성창의 오러를 뚫고 자신에게 밀려오고 있었다.
백우진의 무력은 독돈에게 들었던 수준이나 자신이 예상했던 수준을 한참이나 벗어나 있었다.
“이 더러운 새끼! 힘을 숨기고 있었나!”
“미친 소리를 하는군.”
백우진은 헛웃음을 지으며 뇌견을 몰아쳤다.
그의 검은 빨라졌다가 느려졌다가를 반복하며 뇌견의 기술을 끊어내고 있었다.
후욱!
백우진은 회령을 사용해서 뇌견의 등 뒤로 이동해서 가로 베기를 사용했다.
“이익!”
뇌견이 장을 세워 가로 베기를 막았지만, 백우진의 공격은 끝나지 않았다.
빠각!
그는 왼쪽 주먹으로 뇌견의 옆 통수를 후려쳤다.
“끄억!”
“아, 미안. 뒤통수는 치기 힘드네.”
백우진의 웃음에 뇌견의 눈에 핏발이 돌았다.
“팔을 뜯어주마!”
뇌견이 창에 오러를 줄기줄기 흘리며 돌진했지만, 백우진의 검은 오러는 철벽처럼 건재했다.
“망할!”
독돈이 주먹을 꽉 쥐었다.
상황을 보니, 백우진이 뇌견을 밀어내고 있었다. 이렇게 시간이 지나게 되면 흥분한 뇌견이 지게 되는 건 뻔했다.
“너희들은 놈의 호위를 막아라.”
“예?”
“당장 가서 저놈을 막으라고! 백우진을 공격하는 척하면 될 거다.”
“아, 네!”
독돈의 지시에 대연문의 무인 10명이 백우진 쪽으로 달려갔다.
“이런!”
문주영이 급히 움직여서 대연문의 무인들의 앞을 막았다.
그 순간 독돈이 보법을 밟으며 백우진의 뒤로 돌아가서 그의 망토를 찢어버렸다.
망토에 피독 능력이 있다고 했으니, 독을 쓰기 전에 망토부터 노린 것이다.
“멍청한 놈! 넌 그 독초를 넘겼어야 했다!”
독돈은 찢긴 망토를 던져버리고 백우진에게 독탄과 독장을 날렸다.
독장의 위력은 강하지 않지만, 지속해서 상대의 몸에 독을 쌓아서 지독한 고통을 느끼게 만드는 악독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
“독돈 잘했다!”
뇌견이 입이 찢어지는 미소를 지으며 백우진에게 창을 찔러 넣었다.
저 독무와 독장을 피하면서 자신의 창을 막는 건 아무리 저 괴물이라도 불가능하다. 전투의 승기가 보이고 있었다.
“지랄들 하네.”
하지만 백우진은 둘이 생각했던 것과 전혀 다른 움직임을 취했다.
그는 여러 개의 독탄이 터진 독무를 피하지 않고, 뇌견에게 비뢰섬을 사용했다.
“크윽! 이놈!”
뇌견은 목과 허리, 팔 세 곳으로 날아오는 비뢰섬을 막아내느라 몸의 균형이 무너졌다.
촤아악!
백우진은 그 틈을 놓치지 않고 다시 회령을 펼쳐 뇌견의 뒤로 이동했다.
우우웅!
그의 검이 하나의 유성을 그렸다.
캬아앙!
뇌견은 떨어지는 검을 간신이 막아냈지만, 그 이후에 피어나는 꽃을 견뎌내지 못했다.
촤아악!
낙성위화의 두 번째 검이 뇌견의 오른팔을 통째로 베어버린 것이다.
“끄아아아악!”
뇌견이 비명을 지르며 미친 듯이 뒤로 물러났다. 내상까지 입어 그의 입에서는 피거품이 일고 있었다.
“너, 너도 죽을 거다! 그 독에선…. 어?”
독돈이 겁에 질린 것처럼 윗니와 아랫니를 딱딱 부딪쳤다.
백우진은 수십 번의 독장을 막았고, 여러 개의 독이 섞인 독무 속에 있었음에도 쓰러지긴커녕 흔들리지도 않았다.
“부, 분명 망토를 다 찢었는데!”
독돈은 반도 남지 않은 백우진의 망토를 보며 비명을 질렀다.
“특별품이거든.”
백우진은 빙긋 웃으며 독돈에게 다가갔다.
“이 정도로 시끄러웠으니, 이제 나올 때가 됐지.”
“뭐? 무슨 소리를….”
“왔다.”
백우진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호수의 물이 터져 올랐다.
콰아아아아!
폭포가 거꾸로 올라가듯 해일 같은 물보라가 솟구치며 거대하고 길쭉한 무언가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건 뱀이자, 용이었다.
드래곤과 달리 동양의 용처럼 길쭉하고 날렵한 외형을 가지고 있었고, 등에는 칼날처럼 날카로운 등지느러미가 달려있었다.
머리 위엔 전봇대만 한 두 개의 푸른 뿔이 솟아 있었고, 두 개로 갈라진 혓바닥은 붉은 카펫처럼 길쭉했다.
“씨, 씨 서펜트!”
“저건 씨 서펜트가 아니야….”
바다 호수에서 올라온 뱀은 씨 서펜트보다 2배는 거대했고, 코브라처럼 목의 양옆에 넓고 납작한 볏이 있었다.
씨 서펜트와 비슷하지만, 일반적인 존재가 아니었다.
“씨 서펜트 킹….”
누군가의 중얼거림처럼 저 웅장한 크기의 뱀은 바다뱀의 왕 씨 서펜트 킹이었다.
“카아아악!”
씨 서펜트 킹이 그 큼지막한 아가리를 벌려 푸른빛의 독을 쏘아냈다.
여태까지 독돈이 뿌렸던 독이 장난으로 느껴질 정도로 어마어마한 독기가 일렁거렸다.
“진!”
백우진이 다시 진을 소환했다.
독을 막기 위해서가 아니었다.
“도, 도련님!”
진은 백우진의 지시를 받고, 문주영을 태워서 뒤로 날려 보냈다.
아무리 문주영에게 피독 목걸이가 있더라도 저놈의 독은 견디지 못하기에 한 조치였다.
“도련님!”
“오지 마!”
문주영이 진의 등에서 내려서 백우진에게 달려가려 했지만 씨 서펜트 킹의 독은 백우진과 독돈, 뇌견, 대연문의 모두를 집어삼켰다.
“끄아아아악!”
“으어어억!”
오러가 가장 약한 대연문의 무인들부터 전신이 녹아내리기 시작했다.
“으, 으윽….”
팔이 잘려 힘이 빠진 뇌견 역시 주저앉아서 전신을 덜덜 떨었다. 강한 오러 덕분에 견디고 있었지만, 얼마 버티지 못할 것 같았다.
“이, 이 정도 독이라니….”
독에 강한 저항력을 가진 독돈은 독기에서 버티고 있었지만, 그 역시 힘겨워하고 있었다.
“제기랄!”
독돈은 품에서 작은 유리병을 꺼내, 입에서 쏟아부었다.
유리병에 든 것 역시 독이었지만, 이독제독의 효과를 이용해서 이 장소에서 도망칠 때까지 버티려 한 것이다.
‘어차피 놈의 먹이는 많아. 살수…. 허억!’
독에 중독된 시체가 많았으니, 도망칠 수 있다고 생각하며 뒤로 돌았을 때 독돈은 숨이 멎을 뻔했다.
“어딜 가려고?”
독을 중앙에서 뒤집어쓴 백우진이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로 웃고 있었다.
“아….”
독돈은 빙굴에 들어온 것처럼 전신에서 소름이 돋아오르는 것을 느꼈다.
“네, 네가 어떻게….”
“말했잖아. 특별 품이라고.”
백우진은 거침없이 검을 찔러 독돈의 심장에 칼을 박아 넣었다.
“끄어어억….”
“선빵 쳤으면 네가 죽는다는 생각도 했어야지.”
“끄으….”
백우진은 눈을 까뒤집은 독돈의 시체를 뒤로하고 호수로 다가갔다.
“크르륵!”
씨 서펜트 킹은 자신의 독을 버틴 인간을 이해하지 못하는 눈으로 노려보았다.
지금까지 수많은 인간과 몬스터를 죽여 왔지만, 자신의 독에서 멀쩡한 존재는 처음이었다.
“카아아악!”
씨 서펜트 킹은 자신을 왕이라 생각하고 있었다.
인간 따위가 자신의 독을 견딘 것에 자존심이 상했기에 다시 한 번 독을 내뿜었다.
그것도 오로지 백우진 한 명에게 집중해서.
콰아아아아!
독이 미친 듯이 쏟아져 내렸지만, 백우진은 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돌진했다.
“왕이라고 해도 파충류일 뿐이군.”
백우진은 싸늘하게 웃으며 검을 호수에 찔러넣었다.
쩍!
바다 호수 표면이 하얗게 물들며 얼어붙기 시작했다.
쩌저저적!
호수로 보이지만, 이 물은 바닷물이었다. 언다고 쳐도 이렇게 빠르게 얼어붙는 건 말이 되질 않았다.
“키아아악!”
씨 서펜트 킹이 공격을 멈추고 잠수를 하려 했지만, 이미 늦었다. 바다 호수 전체가 새하얗게 얼어붙어 있었다.
“카아악!”
씨 서펜트 킹이 발광을 하며 몸을 버둥거렸지만, 얼음은 깨지지도 않았고 녹지도 않았다.
얼음에 닿아 있는 씨 서펜트 킹의 피부마저 하얗게 얼기 시작했다.
“백빙의 효과가 좋군.”
백우진은 얼어붙은 호수를 밟으며 씨 서펜트 킹에게 다가갔다.
“카아악!”
씨 서펜트 킹이 다시 독을 뿌려대고 이빨로 물어뜯으려 했지만 가볍게 피해냈다.
촤아악!
백우진은 흑왕탄을 사용해서 씨 서펜트 킹의 머리를 양분해버렸다.
“네 멍청함을 탓해라.”
* * *
꿀꺽.
박성우가 마른침을 삼켰다.
그의 전신은 식은땀에 푹 절어있었다.
“이, 이건 말이 안 돼.”
박성우와 루카스의 마법사들은 백우진과 뇌견이 싸움을 시작했을 때 이곳에 도착했다.
둘 사이에 보스로 보이는 만타룬이 죽어있어서 말릴 필요 없다고 생각하고 복귀를 준비하려 했다.
하지만 생각하지도 않았던 일이 벌어졌다.
백우진은 독돈의 기습을 당했음에도 역으로 뇌견의 팔을 베어버린 것이다.
정말 대단한 검사라고 감탄하고 있을 때 씨 서펜트 킹이 나타났다.
박성우는 독돈을 제외한 모두가 씨 서펜트 킹에게 죽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아니었다.
독돈은 죽었고, 백우진은 모든 것을 견뎌내고 씨 서펜트 킹의 멱을 따버렸다.
어처구니가 없었다.
씨 서펜트를 잡으려 해도 수십 명의 인원이 동원되건만 백우진은 홀로 그것도 일 검에 씨 서펜트 킹을 죽였다.
알 수 없는 힘을 사용했다고 하지만 그게 중요한 게 아니었다. 혼자서 뱀의 왕을 죽인 게 중요한 것이었다.
솔직히 말해서 지금 꿈을 꾸고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허억….”
모든 것을 끝내고 새하얀 얼음 위를 걸어 나오는 백우진의 모습은 말이 나오지 않을 정도로 신비롭기 그지없었다.
* * *
-무슨 얼음이 그따위야!
‘우리 귀여운 설빙이의 힘이니까.’
백우진이 하얗게 물든 암인검을 보며 웃었다.
호수를 단번에 얼리고 씨 서펜트 킹조차 꼼짝 못 하게 만든 능력은 설빙의 특수 능력 백빙이었다.
그는 설빙의 힘인 백빙을 관일극에 담아 씨 서펜트 킹과 바닷물 호수를 얼려버린 것이다.
‘이름을 지어주길 정말 잘했다니까. 네 덕분이야. 네가 이름 이야기 안 했으면 오늘 고생 좀 했을 거야.’
백빙은 말 그대로 새하얀 눈처럼 모든 것을 하얗게 얼려버리는 힘이 있었다.
새하얀 얼음의 강도는 보기와 다르게 강철과도 비슷할 정도라, 씨 서펜트 킹이 제대로 움직이지 못한 것이다.
-끄응….
흑암이 분노로 몸을 버둥거렸다.
웃기게도 딱히 도와주려 하지 않지만, 얄밉게도 백우진은 어떻게든 이득을 본다.
“도련님!”
문주영이 기겁한 눈으로 다가왔다.
그는 씨 서펜트 킹이 죽은 것보다 백우진의 상태를 걱정하고 있었다.
“괘, 괜찮으십니까? 죄송합니다! 제가….”
“아무렇지도 않아.”
백우진은 걱정하지 말라는 듯 문주영의 어깨를 두드렸다.
“하지만….”
“이 망토가 네 것보다 훨씬 좋은 거니까. 정말 걱정하지 마.”
“음….”
문주영은 걱정스러운 눈으로 백우진을 살폈지만, 확실히 그의 얼굴이나 피부는 멀쩡하기 그지없었다.
“됐지?”
백우진은 미소 짓고서 바위에 걸터앉아 호수 앞을 보았다.
뇌견과 독돈, 대연문 무인들은 씨 서펜트 킹의 독에 녹아버려서 시체조차 찾을 수 없게 되었다.
-이게 네 계획이었나?
‘그래. 저놈들이 덤비지 않았다면 없었을 계획.’
혹시라도 뇌견이나 독돈이 싸움을 걸면 이곳에 유인해서 씨 서펜트 킹의 독으로 죽일 계획이었다.
만약 그들이 먼저 덤비지 않았다면 씨 서펜트 킹을 죽이는 거로 이번 임무는 끝났을 거다. 모두 자업자득이었다.
‘이게 뭔지나 보여줘.’
백우진이 오색으로 반짝이는 구슬을 들어 올렸다. 씨 서펜트 킹을 죽였을 때 놈의 몸에서 튀어나온 구슬이었다.
-딱 봐도 비싸 보이는데….
흑암이 아우라를 펼쳐 구슬을 덮자, 붉은색 아이템 창이 튀어나왔다.
‘레전더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