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Renowned Family's Sword Prodigy RAW novel - Chapter 118
118화. 대결
[정화된 브리즈의 마기가 흡수되었습니다.] [특수 기술 명경지수가 생성됩니다.] [마나 능력치가 상승합니다.] [정신력 능력치가 상승합니다.]정보창이 나타남과 동시에 정제된 마기와 브리즈의 잔재가 백우진의 단전으로 흡수되었다.
“명경지수?”
명경지수라는 글자를 보자, 그의 앞에 새로운 정보창이 나타났다.
[명경지수] 한밤중의 호수처럼 고요한 정신을 유지할 수 있게 된다. 안정된 마음을 가져 능력이나 기술을 사용할 때 정신력의 소모가 줄어든다.설명을 모두 읽은 백우진의 입가에 미소가 피어났다.
“이거 미쳤는데….”
오러를 사용할 때도 그렇지만 정령을 사용할 때 특히 많은 정신력을 소모하게 된다.
명경지수엔 정신을 안정시켜 전투 능력을 올리는 효과 외에도 정신력 소모를 줄이는 능력이 있으므로 앞으로의 싸움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어때 보여?”
백우진이 흑암을 돌아보았다.
-….
흑암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멍하니 허공만 쳐다보고 있었다.
“야.”
백우진이 툭 건들자, 흑암은 날개 잃은 새처럼 땅으로 추락했다.
“설마 기절?”
-날 필터로 쓰다니….
흑암은 바닥에 드러누운 채로 읊조렸다. 그의 목소리엔 어이없음과 분노가 끓어오르고 있었다.
브리즈의 마기와 잔재를 흡수한 대부분의 힘이 백우진에게 갔고, 자신에게 남은 건 거의 없었다.
과자로 치면 과자 봉지에 남은 작은 부스러기만 남은 상태였다. 너무 어이가 없어서 화보다 무기력함이 밀려올 정도였다.
자신은 부스러기, 백우진은 특수 능력에 능력치가 올랐다. 이런 상황에선 성인군자도 쌍욕을 박을 것이다.
“필터라….”
백우진은 거의 정신을 놓아버린 흑암을 보고 헛웃음을 지었다.
그도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알고 있기에 흑암의 저 반응이 이해가 되었다.
-웃어? 웃겨? 이 자식아!
“미안한데 헛웃음이야. 널 놀리는 게 아니라고.”
-끄으윽….
“내가 강해지는 게 네 기억을 찾기 쉽잖아. 너무 화내지 말고 일단….”
-닥쳐!
흑암은 벌떡 일어나서 어두운 하늘을 올려보았다.
-이건 전쟁 선포다. 나를 향한 시스템의 전쟁 선포라고! 절대 용서할 수….
“어휴, 또 30분은 난리 치겠네.”
백우진은 소리를 지르는 흑암을 뒤로하고 무너진 벽 밖을 내려다보았다.
“많이 와있었군.”
빌딩 아래에선 협회의 능력자들과 추가로 지원 나온 능력자들 수십 명이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환호하는 자도 있었고, 눈물을 흘리는 자도 있었으며 넋을 놓고 경악을 하는 자도 있었다.
“해내실 줄 알았습니다!”
“백우진! 백우진!”
“우와아아아아!”
공통점은 모두가 자신의 이름을 외치며 환호성을 지르고 있었다는 점이었다.
“장관이네.”
백우진이 미소를 지으며 가볍게 손을 흔들어주었다.
* * *
“제가 서 있는 곳은 서초구에 있는 한 빌딩 앞입니다.”
마이크를 들고 있는 이연우가 반파된 건물을 가리켰다.
“깔끔한 디자인의 건물이라 서초구에 살고 계신 분들은 많이 보셨을 겁니다. 다만 이 건물이 세계적으로 악행을 벌이고 다니는 제논의 지부였다는 사실. 알고 계셨습니까?”
이연우는 말의 속도를 조율해가며 흥미를 끌어 올렸다.
“어젯밤 제논은 건물 4층에서 중급 마족을 소환해 그와 거래를 하려 했습니다. 실제로 제물로 바칠 젊은 남성의 존재도 확인되었습니다.”
협회는 마족이 건물 안에 있던 것을 보고 제논과 마족이 거래를 하거나, 마족을 소환하려 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들은 4층에서 기절해 있던 박승수를 마족에게 바칠 제물이라고 착각해버렸다.
“제논과 마족의 거래에 문제가 생겼는지 마족이 폭주를 시작했고, 엄청난 마기가 서초구 전체를 뒤덮었습니다. 출동한 능력자들 모두가 마기에 막혀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있을 때 한 능력자가 거리낌 없이 빌딩으로 향했습니다.”
생각만 해도 흥분이 되는지 이연우의 목소리 톤이 올라갔고, 볼이 붉게 물들었다.
“바로 협검 백우진! 백우진 검사가 마기의 폭풍을 뚫어버리고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는 빌딩 안에 있는 제논의 범죄자들을 순식간에 처리하고 한걸음에 4층으로 올라갔습니다.”
이연우는 주먹을 꽉 쥐었다.
“4층에 있는 건 제논의 지부장인 7등급 범죄자 오성환이었습니다. 백우진 검사는 단 일검으로 전력으로 덤비는 오성환을 베어버렸습니다!”
“백우진 검사는 무엇인지 알 수 없는 은빛 서광을 검에 두른 채 홀로 마기의 폭풍 갈라버리고, 폭주하는 중급 마족마저 처치했습니다.”
“지난 일주일간 백우진 검사가 범죄자와 범죄 길드를 노렸던 이유가 바로 어제 제논의 지부를 치기 위한 준비였다고 합니다. 범죄 전문가들은 백우진 검사의 활약을 지난 10년간 이뤘던 실적 중 최고의 결과라 칭송하고 있습니다.”
DBS 메인에 나온 영상이 끝난 뒤 그 밑으로 무수히 많은 댓글이 달리기 시작했다.
제논이 범죄를 저지르는 대상은 한국만이 아니라 전 세계였기 때문에 댓글의 언어는 다양했지만, 모든 내용이 백우진의 활약을 찬양하는 내용이었다.
-정신을 못 차리겠네. 저거 실화임? 혼자서 7등급 능력자를 베고, 중급 마족을 죽였다고?
-정령이 최상급인데 저 정도는 해야지.
-대가리 놓고 사냐? 정령 말고 검을 썼다잖아!
-그럼 백우진 검술만으로 7등급 넘는 거네? 오지고, 지렸다….
-제논의 지부가 털린 거 역사상 처음 아님?
-처음 맞아요. 미국이랑 중국에서도 실패했었음.
-신검백가는 막내가 진짜배기였네.
-일주일간 범죄자 200명 잡고, 마지막엔 제논? 진짜 미쳤네.
-ㅋㅋㅋ. 나이가 17살인데 검술 7등급에 최상급 정령 소환사? 한강은 따뜻하냐? 부러워서 살맛 안 난다.
-근데 요즘 하루만좌가 안 보이네.
-그러게 어디 갔음? 기사마다 보였는데.
* * *
태평양 한가운데 존재하는 제논의 본 회의장.
20대로 보이는 곱상한 청년이 홀로 회장의 상석에 앉아 있었다.
바닷속이 그대로 보이는 유리 위로 백우진의 얼굴이 떠 있었다.
“백우진이라….”
남자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신창훈을 죽였다는 놈이로군?”
“그렇습니다.”
어느새 남자의 곁에 나타난 비서가 고개를 숙였다. 그녀는 순간이동처럼 눈 깜짝할 사이에 남자의 앞에 서 있었다.
“저게 17살이라, 백천화가 괴물을 키웠어.”
남자의 미소가 짙어졌다. 그 미소엔 여유가 흐르고 있었다.
지부장급인 대주가 2명이 당했고, 제논의 악명이 떨어졌는데도 불구하고 여유로운 이 남자가 바로 제논의 마스터 청수라 김남길이었다.
“마족을 소환했다? 신창훈은 몰라도 오성환이 그럴 놈이 아니지.”
신창훈의 능력과 오성환의 능력인 축안은 자신이 그들에게 넘겨준 것이기에 둘의 성격을 모를 수가 없었다.
자기 과신이 강한 신창훈이라면 정말 마족을 소환할 수도 있지만, 오성환은 그런 일을 할 자가 아니었다.
“저놈. 연기하고 있어.”
“예?”
“아주 얍실한 놈이라는 말이야.”
김남길이 화면 속 백우진을 보며 웃었다.
“신검백가에서 가장 위험한 놈은 백천화나 백성현이 아니라, 저놈일지도 모르겠어.”
김남길은 생각을 정리한 뒤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한국에 너무 관심이 없었나 보군. 한국으로 그레이를 보내고, 그에게 새 지부를 꾸리라고 하도록.”
“그레이를요? 너무 과한 게 아닐지.”
“내 고향인데 이제 관심 좀 줘야지.”
“알겠습니다.”
그의 비서는 고개를 끄덕이고 처음처럼 순식간에 사라졌다.
“흐음….”
남자는 턱을 괸 채로 백우진을 얼굴을 올려보았다.
“저 녀석을 끌어들여 볼까?”
* * *
한국만이 아니라, 세계가 백우진의 활약에 난리가 났을 때 그 주인공은 연무장의 중앙에서 검 하나와 실랑이를 벌이고 있었다.
“아직도 삐졌냐?”
-삐지기는 개뿔!
백우진의 말에 흑암은 미친 듯이 몸을 흔들었다.
-너라면 안 빡치냐?
“화나겠지. 그런데 내가 한 것도 아니잖아. 왜 나한테 성질이냐고.”
-끙….
그건 백우진의 말이 맞았다. 저놈에게 힘이 간 건 맞지만 일부러 한 게 아니었으니까.
다만 때리는 시어머니보다 말리는 시누이가 더 밉다고 백우진이 좋게 보이지 않는 건 사실이었다.
“언제까지 그렇게 꿍해 있을 거냐고. 이제 다음 검술을 시작해야 하는데.”
백우진이 암인검을 휘두르며 흑암을 내려다보았다.
계속된 수련과 실전으로 예검에 많은 경험치를 쌓았다. 이제 다른 검의 속성을 익혀야 할 때였다.
“내가 강해져야 네 기억을 찾을 거 아니냐. 전에 봤던 기억에서 네가 왜 그런 일을 했는지 궁금하지 않나 봐?”
-으윽….
흑암이 검날을 부르르 떨었다. 백우진의 말대로 그가 강해져야 기억의 봉인이 풀린다. 어쩔 수 없는 외통수였다.
-아픈 곳을 찌르다니!
“사실이잖아. 어차피 할 거 빨리하자고.”
-어휴….
흑암이 한숨을 내쉬었다. 이제 말이나 상황으론 백우진을 이길 수가 없었다. 갑자기 백우진의 정신세계가 그리워졌다.
-새로운 검은 뭘 익힐 생각인데?
“절검(絶劍).”
-흐음!
흑암에게서 만족스러움이 담긴 탄성이 흘러나왔다.
예검에 이어서 절검을 선택한 것을 보니, 녀석은 자신이 뭘 해야 하는지 완전히 깨닫고 있었다.
절검은 적의 공격을 끊어버리고, 역습하는 검의 속성이다.
절검을 완전히 익히게 되면 그가 지금까지 배웠던 검술들의 힘을 더 끌어 올릴 수 있다.
기분만 좋았다면 최고의 선택이라고 말했을 거다.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그래?”
백우진은 흑암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 알고 있었기 때문에 작게 웃었다.
-절검의 수련에 가장 중요한 건 적의 공격을 끊는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너와 싸웠던 놈들의 공격을 끊어버리고 역습을 한다는 상상을 해봐라.
“싸웠던 놈 중 하나를 정해서 그놈의 공격을 막는다고 생각하라는 거지?”
-정확하다.
“흐음….”
백우진이 눈을 감고 손가락을 까딱이다가 눈을 떴다.
-정했나?
“그래.”
-누구지?
“보면 알 거야.”
백우진이 암인검을 뽑아 들었다. 그는 이마에 식은땀이 흐를 정도로 아주 조심스럽게 움직였다.
-상상한 적이 나였냐?
“그래.”
-허….
흑암은 백우진이 누구의 공격을 상상했는지 단숨에 알 수 있었다. 그가 선택한 적은 바로 자신이었다.
“내가 싸워서 못 이긴 건 너밖에 없거든.”
-그건 그렇지.
백우진의 정신에는 감탄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아무리 정신세계라고 해도 트라우마가 생길 정도로 뒤통수를 후려쳤는데, 자신을 적으로 상상하며 싸우려 하다니 멘탈 하나는 최고였다.
-좋다. 상상 속에서나마 날 이겨봐라!
흑암의 목소리에 조금씩 활기가 흐르기 시작했다.
* * *
캬아앙!
백우진이 자신에게 달려든 홍아라의 검을 쳐냈다. 그녀의 검은 궤도를 잃고 땅을 내려쳤다.
“허억!”
“흐윽….”
그 뒤를 이어 홍남기와 박혜리의 찌르기가 동시에 들어왔지만, 백우진은 검을 한 번 휘두르는 것으로 둘의 흐름을 꺾어버렸다.
그들만이 아니었다.
의검대 검사 18명이 검진을 일으켜서 백우진을 공격했지만, 단 한 번의 공격도 성공시키지 못하고 공격이 끊어졌다.
백우진은 제자리에서 절검을 사용하는 것만으로 의검대 모두를 지쳐 눕게 했다.
“으헉!”
“마, 말도 안 되게 강하잖아….”
“오러도 안 쓰는데! 어떻게 저런 움직임이!”
의검대 검사들은 넋이 나간 얼굴로 땀 한 방울 흘리지 않는 백우진을 바라보았다.
-괜찮은 절검이었다.
백우진이 의검대를 이기는 건 당연한 일이었지만, 흑암은 그를 칭찬하고 있었다.
이유는 하나였다.
전부 4등급에 오른 의검대가 전력의 오러를 사용하는 검진을 썼지만, 백우진은 한 줌의 오러도 사용하지 않고 검술만으로 모두를 이겨냈기 때문이다.
‘당연하지. 내 상상 속에선 너를 후려 팼으니까.’
-웃기고 있네.
‘나중에 정신세계에서 만나면, 네 뒤통수를 날려주마.’
-넌 더 맞아야 했어. 어휴….
백우진은 흑암의 말에 그저 웃었다.
“모두 수고했다. 지금부터 10분간 휴식.”
“감사합니다!”
의검대 검사들이 고개를 숙이고 흙바닥에 드러누웠다. 지쳐서 앉아 있을 힘도 없는 것이다.
-절검의 성취도 물이 올랐으니, 이제 검로를 만들 준비를 해라.
‘어떤 방식이 좋으려나.’
백우진이 검로에 대해 생각을 하고 있을 때 문주영이 다가왔다.
“도련님.”
문주영은 백우진에게 흰 봉투를 내밀었다.
“임무가 내려왔습니다.”
“쯧, 내년이 어쩌고 하더니만, 무지하게 시켜 먹네.”
백우진이 혀를 차고서 봉투를 뜯어보았다.
“리자드맨 던전?”
임무서엔 6등급 리자드맨 던전을 공략하라고 되어 있었다.
리자드맨은 6등급 몬스터 중에서도 난이도가 높아서 7등급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는 강력한 몬스터였다.
“나쁘지 않겠는데.”
-그래. 수련하기 괜찮겠어.
리자드맨은 여러 가지 무기를 쓰는 몬스터였기 때문에 절검의 수련에 제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오랜만에 도움이…. 어?”
임무서 밑에 적힌 내용을 확인한 백우진의 눈이 부릅떠졌다.
“왜 이 이름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