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Renowned Family's Sword Prodigy RAW novel - Chapter 119
119화. 대결 (2)
“백선아….”
백우진은 임무서 아래에 적혀 있는 백선아의 이름을 보고 인상을 찌푸렸다.
이번 임무는 자신만이 아니라, 다섯째 누나인 백선아와 함께 받는 임무였다.
“헉!”
문주영도 전혀 몰랐던 내용이었는지 임무서를 보고 안색이 창백해졌다.
“여기에 왜 다섯째 아가씨의 이름이 있는 거죠?”
“왜긴 왜야. 싸우라는 거지.”
백우진이 임무서를 구겨버렸다.
“나와 백선아를 동시에 임무에 넣을 수 있는 사람이 누굴 거 같아?”
“가, 가주님이시죠.”
“그럼 그 의도가 뭐겠어.”
백우진이 구겨버린 임무서를 오러로 태워버렸다.
“불사르라는 거지. 서로의 전력을.”
“아….”
이제 이해가 갔는지 문주영의 눈동자가 빠르게 흔들렸다.
-여기서 한 명을 낙오를 시키겠다는 거군.
‘모든 직계를 불러놓고 후계자 후보를 반으로 줄인다고 했잖아. 백호중과 백명훈은 끝난 것과 다름이 없으니, 나와 백선아 중의 하나를 더 줄인다는 거겠지.’
아버지는 이번 임무에서 백선아와 자신 둘 중의 하나를 떨어뜨릴 생각인 모양이다.
-네 아버지는 여전히 방심 못 할 인간이로구나. 겉으로 그렇게 칭찬해놓고, 속으로는 또 너를 시험하다니, 그것도 혈육을 이용해서 말이야.
‘나만이 아니라, 백선아도 시험받는 거야. 난 당연히 이런 일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후, 난 평생이 지나도 네 녀석의 집안에 적응할 수 없을 거 같다.
‘적응할 필요 없어. 내가 백가를 바꿀 거니까.’
-쯧, 하여튼 자신감 하나는….
흑암이 혀를 차며 고개를 돌렸지만, 그의 목소리엔 백우진의 당찬 자신감에 만족하고 있었다.
“백선아는 요즘 뭘 했지?”
“도련님 정도는 아니지만, 많은 활약을 하셨습니다. 6등급 던전의 보스도 공략했고, 균열의 방어도 완벽하게 해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6등급이라….”
백선아를 못 본 지 오래됐지만, 마지막으로 봤을 때 6등급 초중반의 무력을 가지고 있었다.
그녀 역시 뛰어난 재능을 가진 천재였기 때문에 그동안 많은 성장을 이뤄낸 모양이다.
“아검대는 어때?”
“검사들의 실력이 상당히 올라갔고, 새로운 검사들이 들어왔다고 합니다.”
“새로운 검사?”
“가문 내의 인물이 아니라, 외부에서 온 검사들입니다.”
“또 시작인가?”
백우진의 입가에 싸늘한 미소가 지어졌다. 백선아의 뒤에 그녀를 도와주는 누군가 있다는 게 생각났다.
“이제 그 쥐새끼가 누군지도 알아야 하겠는데.”
“쥐새끼요?”
“그래. 백선아의 뒤엔 누군가가….”
백우진이 말을 멈추고, 검각의 정문을 바라보았다. 강한 기운을 가진 누군가가 다가오고 있었다.
“호랑이도 제 말하면 온다더니.”
백우진은 검각의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백선아.”
검각으로 다가오는 사람은 백선아였다. 백우진은 기감을 뿌려 그녀의 무력 수위를 파악했다.
‘6등급에서도 상급 정도인가?’
-그 정도 되겠군. 무력으론 넌 이미 그녀를 넘어섰다.
백선아의 성장 속도도 미친 듯이 빨랐지만, 백우진의 성장은 백천화의 예상조차 벗어날 정도였으니 상대가 되질 않았다.
거기다 백우진에겐 정령의 힘도 있으므로 이번 임무는 해보나 마나였다.
“백우진.”
백선아는 백우진이 자신을 넘어섰다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별다른 표정 변화가 없었다.
“뭐지?”
“제안을 하러 왔다.”
백선아는 인형처럼 표정의 변화 없이 입을 열었다.
“제안?”
“임무서는 봤겠지?”
“그래.”
“이번 임무는 둘 중 하나를 걸러내겠다는 의미다. 너와 나 둘 중의 하나를 낙오시키겠다는 아버지의 뜻이지.”
“알고 있다.”
“그럼 이야기가 빠르겠군.”
백선아가 고개를 끄덕이고 말을 이었다.
“이번 임무. 검술만으로 싸우는 게 어때?”
“뭐?”
“이게 너와 나의 마지막 대결이 될 테니, 백가답게 검술로 겨루자는 뜻이다.”
“정령을 쓰지 말라는 말인가?”
“그 대신 나도 내 검대를 데려가지 않겠다.”
백선아는 백우진의 뒤로 보이는 의검대를 보았다.
“네 검대는 아직 그 던전에 갈 수준이 되지 않지만 아검대는 네가 봤던 것보다 강해진 상태다. 불리한 조건은 아니라고 보는데?”
백우진은 백선아의 눈을 뚫어버릴 것처럼 바라보았다.
‘무슨 생각이지?’
정령을 쓰지 않아도 지금 백선아의 수준으론 자신을 이길 수 없다. 그녀에게 어떤 꿍꿍이가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싫은데?”
“뭐?”
“개소리하지 말라고.”
백우진이 백선아를 비웃으며 손을 저었다.
“네 검대 따위는 정령 하나로 무력화시킬 수 있어. 잠꼬대는 네 침대에서나 하도록.”
“이 망할 놈이….”
백선아는 이를 바드득 갈며 주먹을 쥐었다.
“후회하게 될 거다.”
그녀는 죽일 듯이 백우진을 노려보다가 검각을 떠났다.
“흐음….”
백우진은 백선아의 뒷모습을 보며 턱을 긁적였다.
‘이상한데.’
-뭐가 말이냐?
‘방금 억지로 화낸 느낌 아니었어?’
백우진의 눈이 차갑게 빛났다.
화난 척을 하고 있지만, 그녀의 반응은 이전에 분노할 때와 확연히 달랐다.
“꿍꿍이가 있다는 거네.”
백우진이 피식 웃으며 핸드폰을 꺼냈다.
“나도 가볍게 준비 좀 해볼까.”
* * *
자신의 방으로 돌아온 백선아가 핸드폰을 꺼내 전화를 걸었다.
[어땠지?]핸드폰에서 젊은 남자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제안을 받지 않았다.”
[그렇군.]남자의 웃음소리가 작게 들려왔다.
[그럼 그 팔찌들이 쓸모가 있겠어. 잘 전해주도록.]“정령 소환은 막을 수 있겠지. 다만….”
백선아가 입술을 깨물었다.
“그놈 강해졌어. 어느 정도 인지 예측을 할 수도 없을 정도로.”
눈앞에서 봤음에도 백우진의 수준을 전혀 파악할 수가 없었다.
끝없이 수련하고 특별한 자의 도움을 받았음에도 그 정도의 무력 차이가 벌어졌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
[책상을 봐라.]남자의 말에 백선아가 자신의 책상을 보았다. 책상 위엔 보지 못했던 목갑이 있었다.
“이건 또 언제….”
[열어봐.]“음….”
목갑 안엔 크고 작은 두 개의 단환이 있었다. 큰 단환의 색은 황금색이었고, 작은 단환은 검은색이었다.
[금색의 단환은 네 오러와 신체를 강화해 줄 거다. 지금 먹어서 소화 시키도록. 검은색 단환은 순간적으로 네 모든 능력을 2배에 가깝게 상승시켜 줄 거다. 하지만….]“부작용이 있겠지?”
[딱 15분이다. 그 시간이 지나도록 싸운다면 다시는 오러를 쓸 수 없게 될 거다.]“그 정도면 충분해.”
백선아가 단환을 만지작거렸다.
현재 가지고 있는 능력의 2배를 발휘할 수 있다면 15분 이내에 리자드맨 보스와 백우진을 처리할 수 있을 거다.
[그럼 행운을 빌지.]남자는 할 말을 다 했다는 듯 전화를 끊었다. 전화가 끊기자마자, 백선아는 표정이 차가워졌다.
“네게도 이용만 당하진 않아.”
* * *
백우진은 문주영과 함께 분당에 있는 리자드맨 던전에 도착했다.
아직 던전 입구는 열리지 않았지만, 함께 들어갈 능력자들과 기자, 수많은 구경꾼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배, 백우진이다!”
“포스 미쳤네. 예전하고는 완전히 달라….”
“7등급을 넘었다는 게 진짜인가 본데?”
능력자와 기자, 구경꾼들의 시선들이 백우진에게 집중되었다.
“도련님 인기가 날로 늘고 있군요!”
문주영이 구경꾼과 기자들을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이 유명해지는 것보다 더 좋은 듯 그의 입가엔 만족스러운 미소가 매달려 있었다.
“별로 다르지 않은 거 같은데.”
“전혀 아닙니다! 가고일 던전에 갈 때 비하면 인원이 거의 2배는 늘었어요. 거기다 저기 플랜카드 보세요. 협문이라고 적은 사람들이 엄청 많잖아요.”
“어휴!”
백우진이 협검, 협문이라는 플랜카드나 현수막을 보고 고개를 저었다.
“왜 저런 팬클럽 이름이 붙었는지 모르겠어. 난 그렇게 착한 인간이 아닌데.”
“좋지 않나요? 고민 정말 많이 했는데.”
“좋기는 무슨…. 어?”
고민을 많이 했다니. 문주영의 말이 이상했다.
“서, 설마….”
백우진이 어처구니가 없는 얼굴로 문주영을 돌아보았다.
“저 이름 네가 정한 거야?”
“물론이죠. 제가 팬클럽 회장이잖아요.”
“너였냐! 인마!”
백우진이 문주영의 멱살을 잡고 흔들었다.
“왜, 왜 이러시는지….”
“왜 협문이라고 정한 거야!”
“협검을 따르는 사람들이니, 다, 당연히 협문이죠. 저희는 모두 도련님의 협을 따를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미친놈일세.
흑암도 어이가 없었는지 헛바람을 내뱉었다.
“참고로 의검대 전원이 협문의 간부입니다.”
-미친놈들일세.
흑암의 검날이 술 취한 주정뱅이처럼 흔들렸다.
“나한테는 왜 말을 안 한 거야?”
“알고 계신 줄 알았습니다. 팬카페에 들어가면 제 이름이 대문에 걸려 있어서….”
“패, 팬카페….”
백우진의 목소리가 떨렸다. 카페에 들어가 본 적이 없었기에 전혀 알지 못했다.
“너랑 검대 애들 나중에 다 모여.”
백우진은 깊은 한숨을 내쉬고 던전 입구로 다가갔다.
“흐음….”
문주영은 자신이 무슨 실수를 했는지 전혀 모르고 그 뒤를 따라갔다.
‘날이 갈수록 심해지네.’
평소 냉정하지만, 자기 일만 관련 되면 문주영은 바보가 되어버린다.
특히 자신을 무슨 신처럼 떠받드는 게 점점 심해지고 있었다.
-이미 벌어진 일이잖아. 신경 꺼라. 그나저나 사람이 많군.
‘6등급 던전은 흔하지 않은 던전이니까.’
-확실히 거의 나타나지 않았지.
‘6등급 던전은 2개의 층으로 이루어져 있어. 1층에 존재하는 중간 보스를 잡아야 진짜 보스가 있는 2층으로 갈 수 있지.’
6등급 던전부터 난이도가 확연히 올라가기 때문에 상급 던전이라는 이름이 붙어 있다.
“백선아다!”
백우진이 도착하고 10분도 지나지 않아 백선아와 아검대가 나타났다.
이번 던전 공략에 들어가는 사람은 백선아와 호위 정연운 그리고 아검대 18명이었다.
그녀는 검대에서도 뛰어난 능력을 가진 검대원들만 뽑아서 데려온 모양이다.
“백선아가 왔다!”
“백가의 직계 2명이 한 던전에 들어가다니, 난리 나겠군. 누가 이길까?”
“난리 날 게 있나? 백선아는 6등급 중반이고. 초입이라고 해도 백우진은 7등급이잖아.”
“대신 그녀에겐 검대가 있잖아.”
“백우진에게는 정령이 있는데? 그것도 3가지나?”
능력자와 구경꾼, 기자들은 이번 던전에서 누가 보스를 잡을지에 대해 격렬한 토론을 나눴다.
던전에 들어갈 다른 길드도 많았지만, 모두의 관심은 백우진과 백선아에게 집중되어 있었다.
“흠….”
사람들이 자신을 쳐다보건 말건 백우진은 백선아와 아검대에 집중하고 있었다.
‘이 짧은 순간에 저렇게 강해졌다고?’
백우진은 백선아의 심장에 흐르는 오러를 느끼고 인상을 찌푸렸다.
-아무래도 좋은 영약을 먹은 모양인데?
‘그 쥐새끼한테 받은 건가?’
-검대의 검사들의 수준도 높다.
‘그래. 내 예상보다 강해.’
18명 중 10명은 5등급에서 최상급 수준이었지만, 나머지 8명은 6등급을 넘어있었다. 못 보던 얼굴인 걸 보니, 외부에서 영입했다는 검사들인 모양이다.
“떨어질 준비는 됐나?”
백선아는 백우진 앞으로 다가와서 시선을 맞췄다. 그녀의 눈빛은 백우진에 대한 경멸로 가득 차 있었다.
“그건 너겠지. 아, 떨어질 곳도 없나?”
“그 주둥아리도 오늘부로 열지도 못하게 될 거다. 그 잘난 정령 얼마든지 써봐. 모조리 베어줄 테니.”
백선아는 서늘한 목소리를 남기고 백우진을 지나서 던전 입구로 걸어갔다.
‘역시 뭔가 믿는 게 있어.’
백우진은 백선아와 그녀의 호위 그리고 아검대를 자세히 살펴보았다.
‘어?’
그러다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걸어가는 아검대의 검사들의 팔목에 똑같은 팔찌가 걸려 있었다.
팔찌가 보이는 사람은 9명이었지만, 모두의 팔찌 모양이 같았다. 이전엔 못 봤던 아이템이다.
더 자세히 관찰하자 팔찌에 박힌 보석이 3종류라는 것도 알 수 있었다. 각각 루비와 토파즈, 에메랄드였다.
‘저 팔찌 아무래도 정령을 방해하는 물건 같은데.’
-뭐?
‘예전에도, 전생에서도 저런 팔찌는 본 적이 없었어. 거기다 저 보석들은 각각 불과 대지, 바람의 힘을 가지고 있잖아.’
-그렇다면 널 도발했던 건….
‘정령 소환을 막는 것만이 아니라, 정령을 소환했을 때 술자에게 피해를 줄 가능성이 있어. 그래서 도발을 했을 거 같은데.’
정령술을 막아놓고, 문주영은 그녀의 호위대장인 정연운에게 맡긴 뒤 나머지 검대와 백선아가 한꺼번에 자신을 칠 생각이었던 모양이다.
‘다만 그게 끝이 아니라, 뭔가가 더 있을 거야.’
백선아와 아검대가 한꺼번에 덤벼도 이길 자신은 있다.
하지만 그건 백선아도 알고 있을 거다. 그녀에겐 또 다른 속셈이 있을 거다.
‘그래 봐야 소용없지만.’
저들이 생각하는 자신의 정령의 강함은 플레임 드래곤이지만 이그니스는 플레임 드래곤을 넘어선 불의 그릇이다. 무얼 해도 소용이 없을 거다.
거기다 저들은 모르는 설빙까지 있으니, 어떻게 싸워도 승리는 예정되어 있었다.
‘대비 정도는 해둘까?’
백선아와 아검대만이 아니라, 리자드맨 보스도 상대해야 하니, 약간의 대비 정도는 해두기로 했다.
이름 : 백우진.
나이 : 17세.
타이틀 : 마검의 주인 외 13개.
등급 : 5등급.
기술 : 카인의 오러 연공법(5단계), 라사둠의 오러(염익), 초집중(3단계), 흑왕탄(3단계), 무령참(2단계), 비뢰섬(3단계), 투현지체의 전투 특성(1단계), 관일극(2단계), 낙성위화(2단계), 천독불침. 검선지체(성장형), 명경지수.
신체 : 59/100 (중급) (+22)
검술 : 60/100 (중급) (+59)
마나 : 60/100 (중급) (+37)
오성 : 57/100 (중급) (+7)
체력 : 58/100 (중급) (+28)
정신력 : 72/100 (상급) (+43)
포인트 : 4,600포인트.
‘쌓아둔 걸 쓸 때야.’
백우진은 3,300포인트를 사용해서 정신력을 제외한 능력치들을 61까지 상승시켰다.
모든 능력치의 등급이 상급으로 올라갔다.
콰아아아아!
백우진은 자신의 몸에서 폭포가 쏟아지는 소리를 들었다. 단전에서 뜨끈한 기운이 솟아나 온몸으로 퍼져나갔다. 전신의 혈관과 근육에 활력이 샘솟았다.
띵!
[모든 능력치가 상급이 되었습니다.] [타이틀 ‘상급 검사 달성!’을 획득합니다.] [타이틀 ‘상급 검사 달성!’의 효과로 모든 능력치가 1씩 상승합니다.] [타이틀의 효과는 중복 적용됩니다.]띵!
[상급 검사 달성의 효과로 당신에게 적합한 특성이 생성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