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Renowned Family's Sword Prodigy RAW novel - Chapter 12
12화. 첫 실전 (3)
-정말 할 수 있나? 지금 네 수준이면 한 번만 실수해도 크게 다칠 거다.
‘괜찮아. 바위 두더지의 행동방식은 전부 외우고 있어.’
백우진은 발을 천천히 끌면서 바위 두더지에게 접근했다.
틱.
뒤에서 적연화가 스톱워치를 누르는 소리가 들렸다. 힐끔 쳐다보니, 언제라도 전투에 참여 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럴 일은 없을 거야.’
백우진이 검을 아래로 내린 채로 달려 나갔다.
후우웅!
바위 두더지가 오른손에 들고 있던 덩굴로 백우진의 하체를 노렸다.
-피해라!
흑암의 목소리를 리듬삼아, 제자리 도약을 해서 두더지의 덩굴을 피했다.
바위 두더지의 덩굴엔 가시가 붙어 있고, 유연하기 때문에 앞으로 점프를 했다간 큰 상처를 입을 수 있다. 제자리 점프가 놈의 공격을 안전하게 피하는 정답이다.
“키르륵!”
검을 들고 돌진하는 백우진을 본 바위 두더지의 눈빛에 붉은 빛이 돌았다. 두 번째 공격 손톱 베기를 준비하는 것이다.
챠아앙!
백우진이 사정거리에 들어온 순간 바위 두더지의 손톱이 2배로 길어졌다.
샤아악!
바위 두더지는 대기를 찢을 것처럼 양 손톱을 X자로 휘둘렀다.
하지만 백우진은 이미 그 자리에 없었다. 그는 알고 있었다는 듯 뒤로 물러서서 바위 두더지의 공격을 무효로 돌려버린 것이다.
“키익?”
“이제 내 차례다.”
백우진은 당황하는 바위 두더지의 머리를 향해 검을 세웠다.
“키악!”
바위 두더지는 자신의 머리와 목을 감싸고 있는 덩굴과 바위를 믿는 듯 방어할 생각을 하지 않고 다시 손톱을 휘둘렀다.
“멍청한 놈.”
조용히 중얼거리며 라사둠의 오러를 발동했다.
[라사둠의 오러 특성 ‘흑풍’이 발동 됩니다.]후우웅!
백우진의 전신에 검은 바람이 내려앉았다. 얕게 휘몰아치는 검은 기운이 그의 검을 뒤덮었다.
“키이….”
흑풍이 발동되자, 바위 두더지의 움직임이 느려보이기 시작했다.
‘저기다!’
백우진이 노리는 곳은 딱 한 곳 바위의 틈새를 매우고 있는 갈색자갈이었다.
뿌드드득.
백우진이 갈색자갈을 향해 검을 찌르자, 바람이 갈리는 소리와 함께 바위 두더지의 급소를 보호하는 바위와 덩굴들이 무너져 내렸다.
“키악!”
한 순간에 급소를 노출한 바위 두더지는 넋이 나가버렸다. 백우진은 무방비 상태가 된 놈의 머리를 향해 거침없이 검을 뿌렸다.
푸욱.
바위 두더지는 눈을 까뒤집으면서 뒤로 넘어갔다. 급소에 검을 맞고 절명한 것이다.
띵!
[돌발 퀘스트를 완료 하셨습니다.] [보상 200포인트가 지급됩니다.]백우진이 바위 두더지를 쓰러뜨리는 과정은 물 흐르듯이 자연스러워 전부 한 장면이라고 해도 믿을 정도였다.
“후욱….”
일을 끝낸 백우진은 호흡으로 탁기를 뱉어버리며, 뒤를 돌아보았다.
“아….”
혼이 빠져 나간사람처럼 눈이 풀려버린 적연화가 보였다. 뇌운권 적연화의 저런 표정을 보게 되다니, 다른 사람들에게 말해도 믿지 않을 거다.
“끝이네요. 내기는 제가 이겼습니다.”
“어, 어떻게….”
적연화는 백우진 뒤에 쓰러진 바위 두더지를 손가락질 하며 몸을 떨었다.
“말했잖아요. 할 수 있다고.”
“아니, 다, 당신 1등급이잖아요! 그것도 오늘 1등급이 된!”
“맞아요.”
“근데 어떻게 바위 두더지를 잡을 수 있는 거죠? 그리고 그 바람은 뭐죠? 아니, 이 모든 건 대체….”
쿨 한 성격조차 무너뜨릴 정도로 놀랐는지, 적연화의 표정은 당황 그 자체였다.
“그런 걸 알려 드릴 수는 없죠. 연화씨는 자신의 비기를 다 말하고 다니시나요?”
“윽….”
“어쨌든 이 보스도 제 꺼고, 당신에게 소원도 빌 수 있는 거죠?”
“이익!”
적연화가 주먹을 꼭 쥔 채로 어깨를 움찔거렸다. 이제 와서 생각해보니, 백우진을 무시했던 자신의 발언들이 부끄러운 것이다.
“패력적가의 적연화씨. 일단 소원은 킵 해둘게요.”
“헉!”
패력적가라는 이름이 나오자마자, 적연화의 눈이 튀어나올 것처럼 커졌다.
“그, 그건 또 어떻게….”
“적가의 막내딸이 혼자 던전을 다닌다는 소문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끼고 계신 권갑이 보통 아이템이 아니고, 오러에서도 특별한 힘이 느껴져서 한 번 찔러 본건데 진짜인가 보네요?”
“그, 그게….”
적연화가 이를 악물었다. 자신은 정체를 들켰는데, 상대에 대해선 아무 것도 알 수가 없는 것이 분했다.
‘대체 이 자식 뭐야!’
이 남자에겐 처음부터 지금까지 농락당하기만 하는 것 같다. 이렇게 일방적으로 당하기만 하는 건 그녀에게 처음있는 일이었다.
“적가의 직계, 그것도 제일 예쁨 받는 다는 막내딸에게 소원권을 가지게 되다니, 이거 어떻게 써야 할지 고민 좀 되는데요.”
“다, 당신은 백가의 직계 아닌가요? 그런 검기라면 백가 혹은….”
“아까도 말했듯이 전 신검백가 싫어합니다. 백가의 검사라면 학을 떼죠. 백가 욕이라도 박아드려야 믿으시려나요?”
“으….”
적연화가 인상을 찡그렸다. 신검백가의 검사는 자신의 가문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다. 욕을 해준다니, 앞의 남자는 절대 백가의 검사가 아니다.
-진짜 너어는…
‘왜?’
-전부 알고 있으면서 놀리는 모습이 아주 수준급이구나. 쟤 이 악무는 거 봐라.
‘귀엽네.’
-널 씹어 먹고 싶어 하는 거 같은데 귀엽냐?
흑암의 말에 적연화를 쳐다보았다. 분해서 어쩔 줄을 모르는 얼굴이다.
백우진은 피식 웃고서 바위 두더지에게 다가갔다. 녀석의 발밑엔 아무 무늬도 없는 은색 반지가 떨어져 있었다.
‘있다!’
-저 반지로군.
‘그래. 보스가 죽으면 저렇게 아이템을 떨어뜨려.’
흑암에게 대답을 해주면서 반지를 들어올렸다. 겉으로 보기엔 100원주고 뽑는 싸구려 반지처럼 생겼지만, 좋은 아이템일 수도 있다.
‘감정사에게 가봐야겠어.’
-감정? 그건 내가 해줄 수 있다.
‘정말?’
-그래. 기다려 봐라.
흑암은 잠시 말을 멈추고선 내 앞에 홀로그램 창을 띄워주었다.
[덩굴 바위 두더지의 반지] 덩굴 바위 두더지의 속성이 깃든 반지로 체력과 정신력, 대지 저항력을 상승시켜준다.등급 : 레어.
착용가능 조건 : 없음.
체력 +5
정신력 +5
대지 저항력 +5%
‘어? 이거 착용하면 체력이랑 정신력 5씩 오르는 거야? 대박인데!’
-그렇게 되면 좋겠다만, 저 능력치는 추가다.
‘추가?’
-그래. 반지를 끼고 상태창을 불러봐라.
백우진은 반지를 검지손가락에 끼운 다음 상태창을 불러왔다.
[상태창]이름 : 백우진.
나이 : 15세.
타이틀 : 마검의 주인 외 3개.
등급 : 등급 외.
기술 : 없음.
신체 : 22/100 (하급)
검술 : 21/100 (하급)
마나 : 26/100 (하급)
오성 : 17/100 (최하급)
체력 : 22/100 (하급) (+5)
정신력 : 59/100 (중급) (+5)
포인트 : 200
능력치의 뒤에 +5라는 수치가 늘어있었다.
-네 고유 능력치에 영향을 주는 건 타이틀 뿐이다. 아이템들은 추가로 능력치를 올려주지. 어쨌든 네 능력이 오르는 건 사실이니, 걱정은 할 필요는 없다.
‘걱정을 뭐 하러 해.’
이렇든 저렇든 자신이 강해지는데 걱정할 게 뭐가 있겠는가. 다 좋은 일일 뿐이다.
툭.
백우진은 바위 두더지의 마석을 빼낸 뒤 돌아섰다. 적연화는 여전히 혼란스러운 눈빛을 보내고 있었다.
“아직까지 째려보고 있었어요? 적가의 힘으로 보스 있는 던전 구하기 어려운 거 아니잖아요. 이제 인상 좀 펴요. 주름 생기겠네.”
“하! 당신 정말….”
백우진의 말에 적연화의 인상이 더 찌그러졌다. 이까지 가는 것 같았다. 첫인상이 아주 제대로 박혀버렸다.
-넌 정말 사람 열 받게 하는 말만 골라서 하는구나.
‘미래에선 닿을 수 없을 만큼 멀리 있던 사람이 눈앞에 있다 보니, 자꾸 놀리고 싶어지네. 이제 그만해야지.’
백우진과 적연화가 있는 굴 밖에서 사람들의 걸음소리가 들려왔다.
“우와! 정말 잡았잖아!”
“젊은 능력자들끼리 아주 일을 냈군!”
“시간도 얼마 걸리지도 않고 바위 두더지를 잡다니, 미쳤어!”
홍인수를 비롯한 능력자들은 죽은 바위 두더지를 보고 혀를 내둘렀다. 아직 잡고 있을 거나 실패했을 거라 생각했지만, 두더지는 아주 깔끔하게 죽어있었다.
“수고했네.”
“그래. 고생했어. 덕분에 편하게 덩굴 두더지들을 잡았네.”
“고생하셨습니다!”
“….”
홍인수와 능력자들은 적연화가 두더지를 잡았을 거라 생각하고 그녀에게 칭찬을 퍼부었다.
“…제가 안했어요.”
“응?”
“제가 잡지 않았다고요! 저 사람 혼자 잡았어요!”
적연화는 붉어진 얼굴로 백우진을 가리키고는 그대로 던전을 나가버렸다.
“자, 자네가 혼자 잡았다고?”
“1등급 신입이 보스를 잡아?”
“마, 말도 안 돼!”
적연화에게 몰려들었던 능력자들이 순식간에 백우진을 둘러쌌다.
‘이런 식으로 복수를 하는 건가? 하지만 상관없는데.’
백우진은 딱히 관심을 받는 것을 싫어하지 않았다. 전생에 끊임없이 받았던 무시나 비난보단 이런 관심이 훨씬 낫다.
사람들에게 간단히 설명해주고 던전 밖으로 나가자, 적연화는 사라져 있었다. 아마 패력적가로 돌아가서 자신에 대해 알아보려 할 것이다.
‘뭐 상관은 없지. 거짓말 한 적 없으니까.’
-거짓말 한 적 없다니! 너 백가 아니라고 했잖아!
‘뭔 소리야. 난 백가가 싫다고 했지. 백가가 아니라곤 한 적은 없어.’
-…
흑암이 말을 잃었다. 그러고 보니 백우진은 단 한 번도 백가가 아니라는 말은 한 적이 없었다. 그렇게 착각하도록 유도했을 뿐이다. 비상하게 머리가 돌아가는 놈이다.
‘그치?’
-너 잘났다…
**
백우진은 보스를 잡으러 가는 길에 자신이 잡았던 두더지들의 마석까지 챙기고 백가로 돌아왔다.
“응?”
숙소로 돌아왔을 때 문 앞에 남자 둘이 서있었다. 귀엽게 생긴 청년과 잘생겼지만 무거운 분위기를 가진 검사였다.
“도련님을 뵙습니다.”
둘은 백우진에게 정중하게 고개를 숙였다.
“뭐지?”
“오늘부터 백우진 도련님을 모시게 된 전준혁이라고 합니다.”
“문주영이라고 합니다. 백우진 도련님의 호위를 맡게 되었습니다.”
1등급이 된 백우진이 백위전으로 가면서 그 밑으로 인원이 붙은 것이다. 전준혁은 생활과 행정을 돕는 집사의 역할이고, 문주영은 호위로 배정 된 것이다.
-오, 부하가 둘이나? 출세했는데.
‘출세는 무슨…’
말은 그렇게 했지만, 전생엔 겪어 본 적 없는 대우라 좀 들뜬 느낌이었다.
“잘 부탁한다.”
“영광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백우진은 두 사람과 악수를 한 뒤 숙소로 들어가려 할 때 전준혁이 백우진을 불렀다.
“오늘부터 도련님의 방은 백위전 8층입니다. 짐은 이미 옮겨놓았습니다.”
“8층?”
“네. 가주님께서 그곳으로 옮기라고 지시를 내리셨습니다.”
“알겠어. 잠시만 들어갔다 올 테니, 기다리도록.”
백우진은 자신의 숙소였던 곳으로 들어갔다. 텅 빈 모습을 보자, 여러 가지 기억이 머리를 스쳐지나갔다.
“전생보다 10년 빠르게 나가는군. 그것도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왜 울게?
“아니, 네가 매번 말하듯이 이제 시작이니까. 다시 마음을 다잡으려고.”
-그래. 지금은 앞만 보고 달릴 때지 뒤를 돌아볼 때가 아니다.
“그래.”
백우진은 자신의 방을 천천히 둘러본 뒤 밖으로 나갔다.
“가자.”
“알겠습니다.”
전준혁의 안내를 받아서 백위전으로 향했다. 문주영은 뒤에서 거리를 유지한 채 따라왔다.
-야.
‘왜?’
-네 뒤에 있는 검사. 그 때 그놈이다.
‘나를 감시했던?’
-그래. 마나의 흐름이 똑같아. 확실해.
‘흑검대를 내게 붙이다니, 아버지가 내게 관심이 많나보군.’
백우진은 누군가 자신을 관찰하고 있음을 이미 알고 있었다. 능력이 모자라서 누군지 몰랐지만, 흑암의 말 덕분에 뒤에 있는 문주영이 자신을 감시하던 사람임을 알 수 있었다.
“여기가 도련님의 방입니다.”
어느새 도착한 백위전 앞에서 전준혁이 고개를 숙였다.
“수고했어. 오늘은 피곤하니, 둘 다 돌아가 보도록.”
“내일 아침에 다시 오겠습니다.”
“그래. 아, 문주영 검사. 잠시만.”
둘이 돌아가려 할 때 문주영만 따로 불렀다.
“네.”
“다 좋은데 말이지. 감시할 때 좀 떨어져서 해줘. 나도 프라이버시가 있잖아?”
“아….”
만났을 때부터 지금까지 무표정을 고수했던 문주영의 표정이 깨졌다. 믿을 수 없는 것을 본 것처럼 그의 눈이 부르르 떨렸다.
“흑검대의 감시자를 호위로 보내다니, 아버지도 참 대단하시군.”
그 말을 남기고 백우진은 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어, 어떻게…’
문주영은 한동안 백우진의 방 앞을 떠나지 못했다. 검을 잡은 이후 가장 놀랐던 것 같다. 백가의 막내는 자신이 예상한 것 이상의 괴물이었다.
“아, 표정 재밌네.”
백우진이 킥킥 거리며 소파에 몸을 던졌다.
-흥, 나 때문에 알게 되었으면서.
“아냐. 예상은 하고 있었지.”
실제로 백우진은 백천화의 반응을 보며 누군가 자신을 감시하고 있다는 것을 예상하고 있었다. 그게 문주영인지는 몰랐지만.
“그럼 그거나 까볼까.”
-그래. 빨리 풀어봐라. 네가 워낙 운이 좋다보니, 뭐가 나올지 궁금하군.
백우진이 피식 웃으며 손을 들어올렸다.
“보상을 받겠다.”
[돌발보상이 지급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