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Renowned Family's Sword Prodigy RAW novel - Chapter 132
132화. 사자의 성 (3)
“보스는 리치 둘인가?”
백우진은 벽에 쳐 박힌 작은 리치와 눈에 띄게 당황하는 큰 리치를 보며 어깨를 풀었다.
-리치도 등급이 있다는 거 알고 있냐?
‘지금 보니까 알거 같아. 데스 나이트와 똑같지?’
작은 리치의 안구에선 붉은 불꽃이, 큰 리치의 안구에선 푸른 불꽃이 타오르고 있었다.
-역시 눈치는 빠르군. 맞다. 벽에 처박힌 놈이 룬, 앞에 있는 놈이 쿤 급이다.
‘쿤급이면 재미 좀 있겠네.’
-네 놈이 사용하는 전력의 검로 한 방이면 아주 가루가 될 텐데 재미가 있겠냐? 으휴…
백우진의 강대한 무력에 학살자 칭호가 합쳐지면 리치의 뼈다귀는 수수깡처럼 분질러 질 거다.
“네 놈은 뭐냔 말이다!”
“얼씨구 언데드가 말도 잘하네.”
“가, 감히! 버러지 인간 주제에!”
카르덴은 분노로 속이 타올랐지만, 섣불리 움직일 수가 없었다. 앞의 인간에 대한 정보가 너무도 부족했다.
“버러지 인간한테 겁먹어서 아무 것도 못하는 넌 뭔데.”
“누가 겁을 먹었다는 거냐! 난….”
“그리고 방금 네가 말했네. 인간이라고. 나 인간 맞아. 알면서 왜 묻는 거냐?”
백우진이 카르덴의 말을 끊으며 짝 다리를 짚었다. 영락없는 뒷골목 양아치의 자세다.
“이, 이 놈….”
백우진의 비딱한 자세를 본 카르덴의 속에서 열불이 터졌다. 참지 못하고 양손에 죽음의 기운을 생성시켰다.
-멍청한 해골바가지. 이놈하고 말싸움을 할 수 있는 건 나밖에 없다.
‘…’
백우진은 ‘너도 안 되잖아.’라는 말을 접어두고, 리치를 보았다.
“정신 좀 차린 거 같으니 시작하자.”
“서, 설마 내게 시간을 줬다는 거냐?”
“보스가 너무 쉽게 쓰러지면 허무하잖아.”
이곳에 온 이유 중 하나가 강자와의 전투였다.
단숨에 처리하면 수련에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에 일부러 준비 할 시간을 준 것이다.
“건방진!”
카르덴의 이를 악물었다.
양손에 모였던 죽음의 기운에서 끓어오르는 용암이 솟구쳤다.
콰아아앙!
카르덴은 9층 전체를 불과 용암지대로 바꿔 백우진이 움직이기 힘들게 만들었다.
‘저 놈에게 저주가 통하지 않는 건 아닐 거야. 3개 정도를 한 번에 쓴다면 먹힐 거다.’
저 건방진 인간이 사신의 초대를 이겨낸 건 확실하다.
하지만 놈의 저주 방어 능력에는 제한이 있을 터, 강한 저주를 연속으로 사용한다면 분명 이길 수 있을 거다.
‘시간이 필요한데…음!’
카르덴의 입이 작게 흔들렸다.
쓰러져 있는 페스가 몰래 마법을 준비하고 있는 게 보였다.
“네놈은 사자의 성이 어떤 곳인지 알고 있느냐.”
카르덴은 시간을 벌기 위해서 백우진에게 말을 걸었다.
“너를 때려잡고 알아봐야지.”
“불가능한 일이다. 왜냐하면….”
카르덴이 말을 끊은 순간 쓰러져 있던 페스의 양손에서 거대한 화염이 뿜어졌다.
7클래스 화염 마법 플레임 스피릿이었다.
콰아아아앙!
플레임 스피릿이 터지며 화염의 폭풍이 백우진이 있던 공간을 휘어잡았다.
“잘했다! 바로 다음 마법을 준비해!”
“아….”
페스는 카르덴의 말에 대답하지 못했다.
등 뒤에서 그 인간의 존재감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런 큰 마법에 맞을 거라 생각하다니, 날 너무 무시하네.”
백우진은 페스가 기절한 척하며 마법을 준비하고 있다는 걸 처음부터 알고 있었다.
검사들만이 아니라, 마법사들도 강한 마법을 사용한 뒤 몸과 마나를 움직이지 못하는 아주 짧은 순간이 있다.
백우진은 그 순간을 잡는 연습을 위해서 리치가 마나를 모으는 것을 모른 척하고 있었다.
“리치는 어떻게 해야 죽으려나.”
백우진은 페스의 두개골 향해 암인검을 내리쳤다.
“아….”
페스는 마법을 사용한 반동으로 자신에게 검이 떨어지는 걸 보면서도 움직이지 못했다.
콰드드득!
페스는 비명도 지르지 못하고, 전신의 뼈가 완전히 분질러져 허연 가루로 변했다.
“타죽어라!”
카르덴은 손아귀에서 수십 개의 화염구를 쏟아내 백우진에게 날렸다.
화아아악!
화염 마법이 비처럼 쏟아졌지만, 백우진은 변화의 보법을 밟으며 카르덴을 향해 전진하고 있었다.
‘지금이다!’
카르덴이 손가락을 벌리자, 그의 검지와 중지, 약지에서 검은 기운들이 줄줄이 흘러나왔다.
‘이번엔 무조건이다.’
페스가 벌어준 시간동안 준비한 마법은 화염의 비가 아니라, 세 개의 저주 마법이었다.
사신의 초대 급은 아니지만, 단 하나만 통해도 이 전투를 승리로 이끌 수 있는 저주다.
“됐어!”
투명해진 저주의 기운들이 백우진에게 스며드는 것을 보고, 카르덴이 주먹을 움켜쥐었다.
“어?”
하지만 카르덴의 기쁨은 순식간에 끝나버렸다.
‘이, 이게 어떻게 된 거야!’
저주에 그대로 노출됐음에도 저 괴물 같은 인간은 아무렇지도 않게 걸어오고 있었다.
“어, 어떻게….”
“너도 멍청하네. 한 번 안 되면 포기했어야지.”
백우진이 차갑게 웃었다.
지금 그의 눈앞엔 세 개의 홀로그램 창이 나타나 있었다.
[타이틀‘언데드 학살자’가 저주마법 ‘개악의 문’을 무효화했습니다.] [타이틀‘언데드 학살자’가 저주마법 ‘암흑 커튼’을 무효화했습니다.] [타이틀‘언데드 학살자’가 저주마법 ‘인형의 춤’을 무효화했습니다.]리치가 사용한 저주 마법들은 자신의 발끝도 침범하지 못하고 사라졌다.
-멍청한 게 아니라, 당연한 거다.
‘뭐?’
-언데드가 거는 상태이상에 완전 면역이라는 능력이 있다고 누가 생각하겠냐. 저 반응이 당연한 거지.
“저주에 완전 면역이라니! 이건 말이 안 돼! 이치에 맞지 않다고!”
카르덴이 백우진을 보며 절규했다.
-맞아. 난 이해한다. 이치에 맞지 않지. 하지만 그게 저 망할 백우진의 운이다. 어휴…
흑암이 동감한다는 듯 검날을 위아래로 끄덕였다.
“저주가 주 종목이었나 보군. 그럼 이만 끝내자.”
백우진이 검을 세워 카르덴을 겨누었다.
저주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것을 보니, 쿤급 리치의 주무기는 저주였던 모양이다.
“닥쳐라! 네놈 따윈! 어?”
공격 마법을 준비하던 카르덴의 움직임이 멈췄다.
그의 시선이 백우진의 발에 집중되었다.
‘뭐야…’
생각해 보니, 이상했다.
7클래스 마법이 바닥을 태우고 있음에도 저 인간은 너무도 침착했다.
아무런 고통도 느끼지 않는 것 같았다.
“너 설마 마법에도 저항을….”
“이제 알아 차렸나?”
백우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당연히 마법에도 저항력이 있지.”
“어, 어디서 이런 놈이….”
카르덴은 넋이 나간 눈으로 백우진을 바라보았다.
저주에 완전 면역, 그리고 마법에도 저항이 있단다.
그것도 7클래스 마법을 버틸 정도의 면역이.
대체 뭐하는 인간인지, 어디서 온 인간인지 모르겠다.
“네 놈은 그냥 못 보내겠다.”
속이 뒤집어 질 정도로 짜증이 일었다.
큰 손해를 보더라도 저 인간이 고통 받는 꼴을 보고 싶었다.
빠직!
카르덴이 목걸이의 보석을 깼다.
목걸이에서 빠져나온 강대한 기운이 카르덴의 전신을 뒤덮었다.
화아아악!
카르덴의 손아귀에서 푸른 불꽃이 타올랐다.
마지막 대비로 준비해 놓은 8클래스 화염 마법 블루 헬의 수준을 9클래스 급으로 상승 시켰다.
9클래스급이 된 블루 헬의 위력과 유도 능력이라면 충분히 저 인간을 죽일 수 있다.
“뒤져라!”
카르덴이 손에서 블루 헬을 날아가는 순간 백우진이 자세를 낮췄다.
‘저건 안 되겠군.’
푸른 불꽃이 넘실거리는 저 마법은 아무리 자신이라고 해도 버틸 수준이 아니었다.
그렇다고 함부로 피할 수도 없다.
혹시라도 따라온다면 즉사를 당하게 될 지도 모른다.
‘그럼 세 번째 선택지로.’
백우진의 전신이 뇌기로 번쩍였다.
뇌와 쾌를 담은 보법을 밟아, 초고속으로 돌진했다.
빠지지직!
블루 헬과 맞닿기 직전 백우진이 암인검을 뽑았다.
그의 검에서 우레를 담은 뇌기가 줄기줄기 솟구쳤다.
촤아악!
적의 비기를 베어내는 광호섬의 이빨에 블루헬이 절반으로 찢겨졌다.
파지직!
광호섬을 사용했음에도 백우진의 걸음은 늦춰지지 않았다.
뇌신의 족적을 남기며, 카르덴의 앞에 이르렀다.
“아악!”
카르덴의 신체와 마나 반응이 돌아오기 전에 백우진의 검이 떨어져 내렸다.
콰아아앙!
용골조차 깨부순 무령참에 카르덴은 단발마의 비명도 제대로 지르지 못하고 뼛조각이 되어 내려앉았다.
쿠구구구.
무령참은 카르덴을 가루로 만들고도 모자라, 바닥을 주저앉혀버렸다.
“후우….”
백우진이 거친 숨을 뱉으며 암인검을 집어넣었다.
“아슬아슬했네.”
-블루 헬을 베어 내다니…
리치가 사용한 마법은 블루 헬이라는 8클래스 마법이다.
등급을 상승시켰기에 위험한 상황이었지만 저 녀석은 9클래스 급 마법을 베어버리고 리치를 때려죽였다.
아무리 리치의 전투 센스가 떨어진다고 해도 엄청난 활약이었다.
“역시 광호섬은 마법에도 통하네. 리치가 화염 비를 내릴 때 관찰한 게 도움이 됐어.”
-처음부터 마법을 베고 카운터를 치려 한 거냐?
“마법이든 검이든 강한 기술을 쓸 때 시간이 걸리는 건 같잖아. 연습 삼아 해봤어.”
백우진이 어깨를 으쓱였다.
혹시나 해서 광호섬을 써봤는데 생각 이상의 효과였다.
오늘의 경험을 통해 앞으로 마법사와 붙어도 얼마든지 상대 할 수 있을 거 같았다.
-괴물 같은 놈.
“칭찬 고맙슴다. 근데 리치들 죽은 거 아니지?”
-그래. 리치들은 이렇게 가루가 되어도, 죽지 않는다. 인간으로 따지자면 큰 충격을 받고 기절한 상태지.
“그럼 어떻게 해야 죽는데?”
-놈들은 혼의 비늘이라는 물건에 자신의 영혼을 집어넣어 놓는다. 그걸 찾지 못하는 이상 죽일 수 없다.
“혼의 비늘이라….”
-자신만이 아는 장소에 숨겨두니, 그걸 찾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그럼 이놈들 조금 있다가 부활하는 거 아니야?”
백우진이 리치가 남긴 로브를 보며 물었다.
-신체를 잃은 리치는 자신의 비늘이 있는 곳에서 되살아난다. 여기가 아니라 다른 곳에서 나타나겠지.
“그럼 끝났네.”
백우진이 리치의 로브를 들어올렸다.
옅은 황금빛이 나는 장갑과 작은 나무 상자가 떨어져 있었다.
“장갑하고, 이 상자는 구슬? 영약인가?”
상자 안에는 황색으로 빛나는 구슬이 들어있었다.
“흑암님. 부탁드림다!”
-이럴 때만 겸손하다니까. 쯧.
흑암은 아우라를 뿜어내 장갑과 영약을 감쌌다.
잠시 뒤 백우진의 눈앞으로 두 아이템의 정보가 나타났다.
[전능자 빅터의 단환] 검과 마법, 정령술, 연금술에 능통했던 전능자 빅터가 만든 단환이다. 복용 할 시 가지고 있는 재능이나 특성, 능력이 성장한다.등급 : 유니크.
사용 가능 조건 : 특별한 재능이나 특성의 보유.
“재능이나 특성의 성장이라고? 대박인데!”
-만검의 보상에서 나온 것들과 비슷한 모양이군. 뭐가 성장할지는 랜덤인 거 같고.
“웬일이냐? 이걸 보고도 난리를 안치네.”
-유니크로는 안 놀란다니까.
하지만 흑암의 여유는 3초가 가지 못했다.
-끄어억!
장갑의 옵션을 본 흑암의 여유가 종잇장처럼 찢겨지며 비명을 내질렀다.
[전능자 빅터의 장갑] 검과 마법, 정령술, 연금술에 능통했던 전능자 빅터의 장갑이다. 누구보다도 특별했던 그의 재능이 스며들어 있다.등급 : 레전더리.
착용 가능 조건 : 없음.
모든 능력치 +15
검기 공격력 +10%
마법 공격력 +10%
정령 마법 공격력 +10%
연금술 성공확률 +10%
-뜨벌! 너 어디다가 레전더리를 맡겨 놓은 거냐? 왜 죄다 레전더리야! 거기다 모든 능력치라고? 이런 미친 시스템이!
“옵션이 정신 줄 놓은 수준인데.”
모든 능력치에 검과 마법, 정령의 능력까지 올려주다니, 뭐 이런 아이템이 있나 싶었다.
-으으, 어떻게 저런 장비만 쳐 먹는 건지. 미치겠군. 가만 전능자 빅터?
아이템 정보를 노려보던 흑암이 검날을 갸웃거렸다.
“알아?”
-들어본 거 같은데…
“그럼 정말 네 세계와 관련이 있는 건가?”
-잘 모르겠다. 생각이 날듯 말 듯한데.
“음?”
흑암은 조용히 생각에 잠길 때 백우진의 손목에 감긴 성령팔찌에서 은빛이 흘러나왔다.
-갑자기 뭐냐?
“팔찌가 끌어당기고 있어.”
백우진은 팔찌가 끌어당기는 왼쪽 복도 끝으로 향했다.
“여기로 가라는 건가?”
백우진이 벽에 손을 대어보았다. 단단한 벽처럼 느껴졌지만, 뒤가 비어있다는 게 느껴졌다.
-벽 뒤가 비어있다. 마법과 기관 모두를 사용했군.
“그럼 부숴야지.”
백우진이 암인검을 뽑았다.
**
벽도 창문도 없는 작은 방의 중앙에 물고기의 비늘 같은 물건이 유리병 안에 들어 있었다.
스으윽.
비늘에서 구름 같은 연기가 흘러나와 해골의 형태를 만들었다.
[크아아아!]연기 속에서 분노가 가득 담긴 비명 터져 나왔다.
[씹어 죽일 인간 놈!]안개의 정체는 백우진에게 육체를 잃은 카르덴이었다. 숨겨둔 방에 놓아둔 혼의 비늘을 통해 부활한 것이다.
[으으…]육체의 고통을 느끼진 못하지만, 숨이 끊어질 때의 공포와 꼼짝도 하지 못하는 절망이 아직도 생생했다.
[제기랄!]그 망할 인간 때문에 피해를 입은 게 한 두 개가 아니다.
자신의 육체도 복구해야하고, 하급 리치인 페스는 부활 시간이 오래 걸려 직접 부활도 시켜줘야 한다.
거기다 자신의 주인이 주었던 목걸이까지 깨버렸다. 인간 하나에게 너무도 극심한 손해를 입었다.
쿠구구구.
카르덴이 자신의 육체 부활을 준비하려 할 때 건물에 진동이 이는 것을 느꼈다.
[아이템이나 먹고 꺼지지 뭘 하는 거지?]영혼 상태에선 감각이 둔해지기 때문에 카르덴은 백우진이 아직도 자신의 방에 있다고 생각했다.
촤아악!
[어? 서, 설마!]카르덴은 방에 얇은 빛이 번쩍이는 것을 보고, 완전히 얼어버렸다.
[말도 안 돼!]이 장소는 왼쪽의 벽을 넘고도 많은 환상과 함정을 뚫어야 올 수 있다. 그 인간이 이곳에 닿는 건 불가능한 일이다.
[아아…]마법으로 강화된 철벽이 갈기갈기 찢겨지며, 증오하는 인간의 얼굴이 나타났다.
[네가 어떻게!]“우리 구면이지?”
백우진이 암인검을 어깨에 걸치며 방으로 들어갔다. 그는 곧바로 혼의 비늘이 담긴 유리병을 주워들었다.
[아, 안 돼!]“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