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Renowned Family's Sword Prodigy RAW novel - Chapter 14
14화. 발검과 납검
퀘스트가 도착했다는 알림과 함께 백우진의 눈앞에 홀로그램 창이 나타났다.
두 번째 선택을 해야 할 때가 왔습니다. 남들이 만들어놓은 검로를 따라 갈지, 스스로 검로를 개척할지 선택하세요.
조건 : 발검과 횡 베기만으로 검술 능력치 25만들기.
퀘스트 수락 혜택 : 퀘스트 진행 기간 동안 검술과 신체, 오성의 경험치 상승량이 대폭 상향 됩니다.
보상 : 700포인트, 타이틀, 자신의 검로.
퀘스트 내용을 본 백우진이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 아버지에게 3 대연무장의 훈련에 참여하겠다고 대답하려 할 때 이게 왜 뜬단 말인가.
‘대체 왜 이 타이밍에…’
-네게 선택을 하라는 거다.
‘선택?’
-그래. 저 퀘스트를 받는다면 얻을 수 있는 건 꽤나 많아. 하지만 조건을 보면 알다시피 정상적인 훈련이 아니다. 다른 건 하지 못하고 발검과 횡 베기만 해야 하지. 정신적으로 굉장히 힘들고, 실패할 확률도 높다.
‘다른 검술을 쓰면?’
-바로 퀘스트 실패지. 뭘 물어.
‘미친!’
지금 백우진의 검술 능력치는 21이다. 발검과 횡 베기만으로 검술 능력치를 25까지 올리려면 못해도 3달이상은 걸릴 것이다.
-지금의 넌 가문에서 나름 인정을 받고 있으니, 이 퀘스트를 거절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거다.
‘그렇긴 하지. 방금 아버지도 훈련장에 나오라고 했으니까.’
-선택해라. 가문에서 깔아준 레일을 타고 그들과 비슷한 검사가 될지, 스스로 길을 만들어서 누구와도 다른 검사가 될지.
‘말했잖아. 나 이 가문 싫어해.’
백우진의 선택은 오래 걸리지 않았다.
자신의 형제들과 아버지는 괴물이자, 천재들이다. 이들의 뒤만 쫓아선 절대 따라잡을 수 없다. 다른 방식으로, 다른 길을 걸어야한다.
‘퀘스트 수락.’
[퀘스트를 수락하셨습니다.] [지금부터 발검과 횡 베기 외에 다른 검술을 사용하신다면 퀘스트 실패입니다.] [퀘스트 진행 기간 동안 검술과 신체, 오성의 경험치 상승량이 대폭 상향 됩니다.]백우진이 퀘스트를 수락하고 조심스럽게 아버지를 쳐다보았다. 그는 여전히 작은 미소를 머금은 채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죄송한 말씀을 드려도 되겠습니까?”
“말해 보거라.”
“요즘 홀로 수련을 하며 느낀 점이 꽤 많았습니다. 잠시만 더 혼자 수련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실 수 있겠습니까?”
백천화의 입가에 머물러 있던 미소가 진해졌지만, 백우진의 안색은 어두워졌다. 좋은 징조가 아니었다.
‘저건 웃음이 아니야. 분명 다른 생각이 있을 거야.’
백천화는 자신을 마음에 들어 하고 있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적당한 수준일 뿐이다. 방금 발언으로 선을 넘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지금 넌 가장 발전하기 좋은 상태다. 제대로 된 교관의 도움을 받는다면 훨씬 빠르게 성장 할 수 있지. 그런데 그 기회를 버리고, 혼자 수련을 하겠다는 거냐?”
“그렇습니다. 혼자 수련하고 싶습니다.”
여기서 갑자기 물러나면 더욱 심각해진다. 한 번 당당하게 말한 거 끝까지 당당해야한다.
“좋다.”
백천화가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그의 말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2달.”
“네?”
“2달 후 내가 주는 시험을 통과해라. 만약 통과하지 못한다면 네게 벌을 내리마.”
백우진이 마른 침을 삼켰다. 아버지의 시험은 뼈를 깎아서 수련을 해도 통과하지 못할 정도로 어려울 게 뻔한데, 두 달이라니 너무 짧은 시간이다.
거기가 벌도 절대 평범하지 않을 거다. 일이 심각해졌다.
-이제 와서 바꿀 수는 없다. 해야 한다.
‘그래. 난 편도행 티켓만 끊었어. 이젠 돌아갈 수도, 내릴 수도 없지.’
흑암의 말대로 뒤지는 일이 있어도 해야 한다. 백우진이 마음을 다잡았다.
“받아들이겠습니다.”
“수련은 3연무장에서 하도록.”
“알겠습니다.”
“후후, 2달 후가 기대되는군. 돌아가 보도록.”
백우진은 백천화에게 깊게 고개를 숙인 후 가주전의 밖으로 나갔다.
“스스로의 길을 찾겠다는 건가? 가문의 그 누구와도 다르군.”
백천화는 닫히는 문사이로 백우진의 등을 쳐다보며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
“퀘스트가 너무 갑자기 떠서 핑계가 잘 생각나지 않았어!”
-괜찮아. 당당한 모습이 나쁘지 않았다.
“후우….”
자신의 방으로 돌아온 백우진 짜증을 가득 담아 한숨을 내쉬었다. 잠시 천장을 보다가 퀘스트 창을 불러왔다.
“발검과 횡 베기만 쓰라니, 쉽지 않겠어.”
-잘 아는 군. 가장 기본적인 검술이지만, 절대 쉬운 기술들이 아니다. 한 번 한 번 펼칠 때마다 온 정신을 다 쏟아야 할 거야. 수련할 준비를 해라.
“알겠어. 그전에….”
백우진이 상태창을 불러왔다.
이름 : 백우진.
나이 : 15세.
타이틀 : 마검의 주인 외 3개.
등급 : 등급 외.
기술 : 카인의 오러연공법(1단계), 라사둠의 오러(흑풍).
신체 : 22/100 (하급)
검술 : 21/100 (하급)
마나 : 26/100 (하급)
오성 : 17/100 (최하급)
체력 : 22/100 (하급) (+5)
정신력 : 59/100 (중급) (+5)
포인트 : 200
“일단 전부 중급부터 만들자고.”
-좋은 생각이다. 상태창 관리만큼은 정말 잘하는군.
포인트 200을 사용해서 오성 능력치 4개를 올렸다. 마지막 남은 오성이 하급이 되면서 모든 능력치가 하급이 되었다.
[모든 능력치가 하급이 되었습니다.] [타이틀 ‘하급 검사 달성!’을 획득합니다.] [타이틀 ‘하급 검사 달성!’의 효과로 모든 능력치가 1씩 상승합니다.] [타이틀의 효과는 중복 적용 됩니다.] [기술 ‘초집중’을 획득합니다.]새로 나타난 홀로그램 창을 보고 나오는 소리는 딱 한 단어였다.
“개꿀.”
-개꿀.
**
“하앗!”
적연화는 패력적가에 있는 모의전투 수련장에서 전투인형을 후드려 패고 있었다.
쾅!
그녀의 강맹한 주먹에 얻어맞은 전투인형은 5분도 버티지 못하고 수수깡처럼 사지가 부러져서 무너졌다.
“후욱….”
전투인형을 복구 불가능할 정도로 때려 부순 후에야 적연화의 주먹이 멈췄다.
“똑똑.”
노크소리가 아니라, 입에서 나온 소리다. 문 쪽을 보니, 적연화의 오빠인 적경훈이 미소를 짓고 서있었다.
“그 전투인형 비싼 건데. 너 아버지한테 혼 좀 나겠는데.”
“나가.”
“하늘같은 오라버니에게 요즘 너무 쌀쌀맞은 거 아니야?”
“지금 말할 기분 아니야. 나가.”
적연화는 아예 적경훈에게 등을 돌려버렸다.
“정말 나갈까? 여기에 네가 찾던 그 놈팽이의 정보가 있는데도?”
“어?”
적경훈의 말을 듣자마자, 적연화가 고개를 돌렸다. 그녀는 보법까지 써 가면 적경훈의 앞으로 달려왔다.
“정말이야?”
“하하! 아주 쏙 빠졌나보네. 하긴 너도 이제 사랑을….”
“무슨 귀신 씻나락 까먹는 소리야! 빨리 줘!”
“쯧쯧.”
적경훈이 가지고 온 종이를 머리 위로 들어올렸다.
“워낙에 정보가 없는 친구라 나도 어렵게 구한 거야. 그냥 줄 순 없지. 뭘 해야 하는지는 알고 있잖아?”
“으으, 오, 오라버니. 제발 주세요. 네?”
적연화가 억지로 웃음을 짓고, 비음을 섞는 무서울 정도의 애교를 부렸다.
“하하하!”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막내 동생이기 때문에 적경훈은 적연화가 뭘 해도 그저 귀엽게만 보였다.
“알겠다. 우리 막내가 원하면 줘야지.”
적경훈은 동생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고서 종이를 넘겨주었다. 종이를 받자마자, 적연화의 표정이 변했다.
“이제 나가.”
“야, 너 태세전환이 너무 빠른…어이!”
적연화는 적경훈의 말을 듣지도 않고, 밖으로 내보내 버린 뒤 종이를 펼쳤다.
“백우진. 이름은 본명이고. 나이는 열다섯? 나랑 동갑이잖아. 자, 잠깐만! 신검백가?”
백우진의 이름과 나이를 스쳐지나가던 적연화의 눈빛의 그의 가문에서 멈췄다.
“백가 맞잖아! 이 망할 자식이! 나를 속여?”
적연화가 화를 참지 못하고 백우진의 정보가 담긴 종이를 구겨버렸다.
“그거 어렵게 구한 정보야. 물론 가문까지가 다지만. 그 친구 이번이 초출이라, 정보가 너무 없더라고.”
분명 밖으로 내보낸 적경훈의 적연화의 뒤에서 귀신처럼 나타났다.
“오빠!”
“응?”
“이 자식 던전에 등록되면 거기가 어디든 나도 등록시켜줘.”
“어? 왜?”
적연화가 주먹을 꼭 쥐면서 말했다.
“그 때의 굴욕을 갚아줘야지! 놈의 눈앞에서 보스를 때려잡아 버릴 거야!”
적연화는 종이를 내버리고, 다시 수련을 하러 돌아갔다.
“후후….”
적경훈이 피식 웃으며 떨어진 종이를 주워서 펼쳤다.
“연화가 저렇게 관심을 가지는 건 처음이군. 신검백가의 백우진이라….”
적가의 천재이자, 벽산권이란 이명을 가진 적경훈이 백우진에게 관심을 가졌다.
**
다음날 백우진은 백천화의 지시대로 3연무장으로 향했다.
3연무장은 백우진이 수련하던 곳보다 훨씬 넓었기 때문에 많은 수련생들이 수련을 하고 있음에도 이용할 공간이 남아있었다.
“여기서 하면 되겠네.”
백우진은 한 쪽에 자리를 잡고, 다른 수련생들을 쳐다보았다. 모두가 같은 자세와 검로를 취하며 교관의 지시대로 움직이고 있었다.
“저기 형도 있네.”
수련생들 사이에 백명훈이 보이고 있었다. 백우진이 웃으며 손을 흔들었지만, 그는 인상을 찌그러뜨리고 돌아보지 않았다.
“무시하네.”
-너 같으면 만날 때마다 뒤통수치는 미친놈이랑 인사하고 싶겠냐? 다른 데 신경 쓰지 말고 자세나 잡아.
“알겠어.”
백우진이 다리를 어깨 넓이로 벌리고, 무릎을 살짝 구부렸다.
-먼저 발검과 납검이다. 오늘은 그것만 계속 연습해.
“뽑고 넣고만 반복하라는 거야?”
-그래. 네 발검과 납검 수준을 봐야. 뭘 해야 할지, 답이 나오겠다.
“그건 그렇겠네.”
백우진이 고개를 끄덕이고, 지금 상태에서 쓸 수 있는 최고의 속도와 힘으로 검을 뽑았다.
챠앙!
소리는 그럴 듯 했지만 검끝이 흔들려 실전에선 무엇도 베기 힘든 수준이었다.
-일단 집중이 부족했고, 전신의 힘을 쓰지 않았다. 검집은 좀 더 뒤로 돌려. 발검을 할 때 검과 검집의 마찰이…
“너, 너무 많잖아. 한 번에 다 못 고치니까. 하나씩 하자.”
-아, 그렇군. 원숭이가 검을 휘두르는 것 같아서 말이야.
“워, 원숭이?”
-됐고, 납검한 후 다시 시작해.
“끙….”
흑암은 평소에 백우진에게 놀림을 당하지만, 수련할 때 만큼은 누구보다 엄한 스승이 된다.
-네 말대로 한 번에 여러 개를 고치는 건 힘들겠어. 조금씩 바꾸자. 처음엔 검의 각도만 신경 써라.
“각도라….”
백우진이 검을 검집에 넣은 뒤 흑암이 말해주는 대로 검집의 각도를 조절했다.
-지금! 지금이 가장 좋다. 상대의 키마다 조금씩 바뀌겠지만, 지금의 균형만 가지고 있으면 방향을 바꿔도 발검의 속도와 위력을 유지할 수 있을 거다.
“이 자세만 기억하면 된다는 거지.”
-그래.
신체 능력치와 검술 능력치가 올라간 이후 자세를 잡고 익히는 게 예전보다 훨씬 쉬워졌다. 이것도 며칠 하다보면 몸에 완전히 익을 것이다.
캬앙!
백우진이 다시 발검을 사용했다.
-각도는 좋았는데, 뽑는 힘이 너무 거칠었다. 좀 부드럽게.
“넵!”
백우진은 수련에 관해서는 흑암의 말을 무조건 믿었다. 완벽을 추구하는 스승과 끈기를 가진 제자가 최고의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한 번 더.
“오케이!”
검사 수련생들이 쉴 때도 백우진은 검을 놓지 않았다. 발검과 납검을 끝없이 반복했다.
“야, 너무 어설프지 않냐?”
“그러게 말이야. 검이 흐느적거리는 거 같은데. 큭큭큭.”
“난 저렇게 느린 발검 처음 봐. 하하!”
수련생들은 백우진의 어설픈 발검을 보며 그에게 들리지 않게 비웃었다.
“그건 역시 거짓말이었나 보네.”
“그거?”
“그래. 우진 도련님이 명훈 도련님을 쓰러뜨렸다는 말이 있었잖아. 저런 실력으로 어떻게 명훈 도련님을 이겨.”
“나도 소문은 들었는데, 눈으로 보니까 알겠네. 헛소문이었어.”
“명훈 도련님은 아주 마음이 넓으시네. 그런 헛소문을 듣고도 가만히 계시잖아.”
지금 말을 한 수련생들은 모두 백명훈의 파벌에 속한 수련 생들이다. 이들은 백우진을 깎아내리고, 백명훈을 띄우면서 수련생들의 여론을 조성하고 있었다.
‘큭큭…’
백명훈은 뒤에서 모든 것을 듣고 있음에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백우진을 비웃고 있었다.
후웅!
백우진은 벌써 800번째 발검을 사용했다.
-이제 좀 사람답긴 한데, 아직도 자세가 익지 않았어. 100번 더.
“후우….”
흑암은 백우진이 900번의 발검과 납검을 끝나고 나서야, 휴식 시간을 주었다.
“하아….”
-발전 속도는 나쁘지 않아. 다만 앞으로가 문제군.
“앞으로? 무슨 소리야?”
-자세를 완성시키고 나선 실전이 큰 도움이 된다. 사람이나 몬스터를 상대하면 능력 경험치도 더 많이 오르지. 너 외출 할 수 있냐?
“외출은 필요 없어.”
-응?
백우진은 마시던 물을 내려놓고, 훈련하고 있는 수련생들을 노려보았다.
“저기 있잖아. 내 경험치들.”
흑암이 알려줬기 때문에 백우진은 저들이 자신의 험담을 했다는 걸 이미 알고 있었다.
“할 말 있으면 앞에서 해야지. 뒤땅을 까? 니들은 다 뒤졌다.”
백우진은 자신의 뒷담을 깐 수련생들과 백명훈을 자신의 경험치로 만들기로 결정했다.
-…그럴 줄 알았다.
흑암의 눈에 수련생들의 미래가 보이고 있었다. 백우진에게 신나게 얻어터지는 미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