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Renowned Family's Sword Prodigy RAW novel - Chapter 143
143화. 백우진의 흑전호포 (5)
-아, 안 돼!
“이렇게 빨리 만들어지다니, 내가 교육을 잘하긴 했나 봐.”
-오, 오늘은 그냥 가자! 흑전호포도 마음의 준비를 할 시간이 필요할 테고….
“비켜. 인마!”
백우진은 앞을 가로막는 흑암을 무시하고 서인아의 공방으로 내달렸다.
“정말 완성된 겁니까?”
“제가 왜 거짓말을 하겠어요.”
기쁨을 감출 수 없는지 서인아가 활짝 웃었다.
“검사님 말씀대로 흑전호포가 절 도와줬어요!”
“네?”
“바늘이 쉽게 들어갈 수 있게 길을 열어주고, 검은 가시풀을 녹인 물에 스스로 들어갔다 나온 뒤 건조까지 하더라고요!”
서인아의 눈빛은 감탄으로 물들어 있었다.
흑전호포가 작업을 돕는 것을 보고, 백우진이 정말 대단한 사람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느꼈다.
-크윽! 신화급 아이템이 인간의 협박과 폭력에 굴복하다니! 자존심도 없는 놈!
‘매에는 장사가 없지. 신화가 아니라, 신이 와도 별수 없어.’
백우진이 씩 웃었다.
정근호 덕분에 확실히 배웠다.
팰 때 어설프게 패면 안 된다.
확실한 실력 차이를 보여주며 제대로 패야 다시는 까불지 않는다.
“빨리 들어가요!”
“알겠습니다.”
백우진은 공방으로 들어가자마자 분위기가 달라졌음을 알아차렸다.
-허억!
“허억!”
백우진과 흑암이 동시에 감탄사를 내뱉었다.
허공에 떠 있는 흑전호포에게서 검붉은 아우라가 흘러넘치고 있었기 때문이다.
‘너랑 비슷한데? 너도 신화급 아이템이었냐?’
-내게 정해진 등급 따위는 없다. 난 흑암이라는 유일무이한 존재다.
‘너 마검이 된 거 싫어하는 거 아니었냐? 은근히 자부심이 있네.’
-시, 시끄러!
백우진은 피식 웃으며 흑전호포 앞으로 한 걸음 다가갔다.
자세히 보니, 아우라만이 아니라, 흑전호포 자체가 검붉은 빛을 띠고 있었다.
“멋지네요.”
백우진의 입에서 나온 것은 순수한 감탄이었다.
흑전호포의 형태 자체는 클래식한 코트였지만, 팔과 신체 라인이 깔끔하고 슬림했다.
특히 흑전호포 전체에서 흐르는 검붉은 빛은 밤에 떠오른 태양처럼 신비로웠다.
“지, 진짜요? 정말이에요?”
“진심입니다.”
“이제 좀 속이 풀리네요. 어휴!”
서인아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바닥에 주저앉았다.
혹시라도 백우진의 마음에 들지 않으면 어쩌나 겁이 났는데, 멋지다고 해주니 너무 기뻐서 다리에 힘이 풀렸다.
“한 번 입어보세요. 잘 맞나 봐야죠!”
“알겠습니다.”
백우진이 손을 뻗자, 흑전호포가 알아서 그의 손에 내려왔다.
“완전 다르군.”
흑전호포의 겉은 바위나 나무껍질처럼 딱딱했지만, 내부는 망고를 만진 것처럼 부드러웠다.
‘미친!’
백우진은 흑전호포를 입자마자, 자신의 능력치가 크게 상승했음을 알아차렸다.
머리가 맑아졌고, 손아귀엔 힘이 넘쳤으며, 단전의 오러는 용암처럼 끓어올랐다.
“딱 맞네요! 착용감은 어때요?”
“부드럽고, 무게가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가볍습니다.”
흑전호포는 백우진의 무릎에 살짝 닿을 정도로 딱 적당한 길이를 가지고 있었다.
내부는 솜처럼 보드랍고, 무게는 가벼워서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것 같았다.
“수선은 필요 없겠네요.”
서인아가 방실방실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백우진이 흑전호포를 착용한 모습은 그녀가 봐왔던 그 누구보다도 멋있었다. 실실 웃음이 나왔다.
-뭐, 썩 나쁘진 않은데….
‘야.’
-왜?
‘언제까지 뜸 들일 건데?’
-무,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네?
‘네가 감정을 하지 않는다고, 흑전호포의 옵션이 사라지는 게 아니야.’
-끄윽!
흑암은 체한 사람이 낼법한 비명을 지르며 부르르 떨었다.
‘어차피 겪을 일이야. 빨리 감정이나 해.’
-망할!
흑암은 꽥 소리를 지르고서 흑전호포를 아우라로 감쌌다.
백우진의 눈앞에 별처럼 반짝이는 검은색 아이템 창이 나타났다.
[백우진의 흑전호포] 검사 백우진의 능력에 의해서 태어나, 장인 서인아의 손에서 만들어졌다. 오직 백우진만이 착용할 수 있으며, 그의 모든 능력을 상승시켜준다.등급 : 신화.
착용 가능 조건 : 백우진.
모든 능력치 +40
물리 데미지 감소 + 30%
라사둠의 오러 강화 +20%
흑암의 검기 공격력 +20%
사대속성 감응력 +30
사대속성 저항력 +40
특수능력 : 흑찬석, 암운향, 자가 수복.
-사, 사십….
흑암은 생을 다한 매미처럼 단말마의 비명을 내지르고 팔랑이며 바닥으로 떨어졌다.
‘백우진의 흑전호포라, 마음에 드는군.’
백우진은 흑전호포의 이름과 착용 조건을 보고, 큼지막한 미소를 지었다.
아이템의 이름과 착용 조건에 자신의 이름이 박혔다는 게 정말 마음에 들었다.
‘모든 능력치 40이면 예상보다 더 높아.’
흑전호포를 입자마자 느꼈던 대로 능력치 상승량이 무지막지했다.
‘오러에 속성 감응력, 흑암의 기운까지 상승시켜주는 건 내가 봐도 사기긴 하네.’
흑전호포는 라사둠의 오러, 정령 감응력, 흑암의 기운 세 능력 모두를 큰 수치로 상승시켜주었다.
그야말로 자신만을 위한 아이템이었다.
“감정해보셨죠? 어때요?”
“외형도, 능력도 꿈만 같을 정도로 마음에 듭니다. 어떻게 보답을 드려야 할지 감도 안 잡히네요.”
“보답은 필요 없어요. 검사님이 아니라면 흑전호포를 만들겠다는 제 꿈은 시작조차 해보지 못하고 리젠 구역에서 죽었을 테니까요.”
“그건 다른 문제잖아요.”
“어쨌든 보답은 안 받아요! 절대!”
서인아는 떼를 쓰는 아이처럼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그럼 보답은 나중에 생각하기로 하죠.”
“나중이고 뭐고 안 받아요.”
“그럼 인사는 받아주시겠죠?”
“무슨 인사요?”
“최고의 흑전호포를 만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서인아 장인.”
백우진이 서인아를 향해 정중하게 고개를 숙였다.
김장훈을 대하는 것처럼 존중의 예가 담긴 인사였다.
“장인….”
서인아는 장인이라는 단어를 중얼거리며 눈물을 글썽거렸다. 먼지 가득한 바닥으로 그녀의 눈물이 떨어졌다.
“세, 세수 좀 하고 올게요!”
서인아는 민망한 듯 손으로 얼굴을 감추고 화장실로 뛰어갔다.
백우진은 그녀의 마음을 알 것 같아서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었다.
-으윽!
‘이제 정신이 들어?’
-내, 내가 잘못 본거지? 시작부터 모든 능력치 40은 말이 안 되잖아. 하하!
‘그거 보고 기절했으면 앞으로 두 번은 더 기절해야 할 거 같은데.’
모든 능력치 40은 대단한 옵션이지만, 그 밑의 옵션들도 전혀 밀리지 않았다.
-라사둠 오러? 사대정령에다가 나까지? 내 힘도 강화한다고?
‘우리 힘이 모두 들어갔으니, 당연한 거지.’
-그건 네가 강탈한 거잖아!
‘힘 좀 빌려 쓸 수도 있지.’
-으으! 뭔 놈의 인생이 이따위야! 있는 거 없는 거 다 퍼주네! 뜨벌! 없는 사람 서러워서 살겠냐!
‘넌 사람이 아니라 검인데?’
-닥쳐!
흑암이 짜증을 터트리며 흑전호포를 베어버리려 했다.
-누구는 평생을 가도 신화 그림자도 못 보는데, 누구는 20살이 되기도 전에 만들어서 처먹네! 아이고 배야!
흑암은 친척이 땅이라도 산 것처럼 바닥에 드러누워 버둥거렸다.
-넌 전생에 대체 뭘 한 거야? 나라라도 구했냐?
‘나라는 아니지만, 아이들은 구했지.’
-크윽, 말이나 못 하면….
‘특수능력이나 확인해줘.’
-그래. 봐라. 너 다 해! 그냥 이 세상을 처먹어라!
흑암이 소리를 지르며 특수능력의 옵션창을 띄워주었다.
[흑찬석] 검은 막을 생성해 모든 공격의 95%를 무시한다.지속시간 : 10초.
재사용시간 : 24시간. [암운영] 그림자에 녹아들어 자신의 모든 감각을 2배로 확장하고, 자신의 기척은 2배로 감소시킨다.
지속시간 : 1시간.
재사용시간 : 24시간.
-구, 구십오? 미친!
‘이상한데?’
-엉?
‘난 흑전호포가 만든 세계에서 흑찬벽을 1시간 넘게 두들겼잖아. 근데 지금은 왜 지속시간이 10초야? 여기서 장난질이냐?’
백우진이 싸늘한 눈으로 흑전호포를 노려봤다.
부르르.
흑전호포는 겁을 먹은 것처럼 밑단을 꼼지락거렸다.
-거긴 흑전호포가 만든 세계니까. 제 맘대로 할 수 있었겠지.
‘그런가?’
흑전호포는 그게 맞다는 듯 소매를 미친 듯이 까딱였다.
-너 같은 놈에게 하는 말이 있다.
‘뭐?’
-줘도 지랄! 내가 인간일 때 흑전호포를 받았으면 동서남북으로 울부짖으며 108배를 했을 거다!
“하하하!”
흑암의 말에 백우진이 너털웃음을 터트렸다.
“그렇게 좋으세요?”
백우진의 웃음소리에 서인아가 수건으로 얼굴을 닦으며 미소 지었다.
“당연하죠. 이렇게 마음에 드는 옷은 처음입니다.”
“그 말 계속해주면 안 될까요? 너무 기분 좋은데요?”
서인아가 자신의 어깨를 두들기며 웃었다.
“천무맹과의 대결이 흑전호포의 첫 개시겠네요. 꼭 이기세요.”
“아뇨.”
백우진이 고개를 저었다.
“그 전에 써야 할 곳이 있습니다.”
“써야 할 곳이요?”
“네.”
백우진은 핸드폰을 꺼내서 문주영에게 전화를 걸었다.
“모두 준비는 끝났지?”
[물론입니다!]* * *
“역시 나타나질 않네? 이건 날 무시하는 거지?”
박민우는 아파트 단지를 올려보며 보며 히죽였다.
그의 뒤엔 얼굴이 뭉개져 신원을 알 수 없는 4구의 시체가 구석에 처박혀 있었다.
“이제 어쩔 수 없어. 모두 그놈이 자초한 거야.”
박민우의 오른손이 부르르 떨렸다.
두려움이나 공포 같은 것이 아니다.
지금부터 저지를 학살의 희열에 대한 기대감이었다.
“빨리 오라고! 백우진이 직접 왔다니까!”
“구라면 진짜 뒤진다.”
“어휴! 평생 속기만 했냐?”
박민우가 골목에서 나오려는 순간 학생 두 명이 오른쪽으로 뛰어가며 백우진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근데 왜 온 거래?”
“그 살인마 때문에 순찰 나온 거 아닐까? 협회나 경찰이…. 헉!”
“으억!”
학생들은 무언가에 뒷덜미를 잡혀서 멈춰 설 수밖에 없었다.
“으….”
“방금 뭐라고 했지?”
욕을 뱉으려던 학생들은 자신의 뒷덜미를 잡은 박민우의 붉은 눈동자를 보고 겁에 질려 입을 다물었다.
“뭐라고 했냐고 묻잖아.”
“배, 백우진이 순찰을 돌고 있다고….”
“어디서?”
“지금은 고, 공미 상가 쪽에 있다고 들었어요.”
“크흐!”
박민우의 붉은 눈빛이 파도처럼 출렁였다.
“흐읍!”
“윽!”
그 눈빛을 본 학생들은 숨조차 제대로 쉬지 못하고 목각인형처럼 굳어버렸다.
툭툭.
박민우는 학생들의 어깨를 두드려 주고, 백우진이 있다는 공미 상가 쪽으로 걸어갔다.
“허억!”
“으어!”
박민우가 떠나자마자, 학생들은 땅바닥에 주저앉아 숨을 몰아쉬었다.
* * *
“검사님 갑자기 여긴 왜 오셨죠?”
“살인마를 잡으러 오신 건가요?”
“순찰입니다. 제 쪽으로 오시지 마시고 물러나 주세요.”
백우진은 자신에게 몰려드는 사람들에게 손을 저었다.
“검사님. 그 살인마 좀 꼭 잡아주세요!”
“그 미친놈 때문에 요즘 돌아다닐 수가 없어요!”
“약속드리겠습니다. 그놈은 제가 어떻게든 처리하겠습니다!”
백우진은 자신만 믿으라는 듯 낭랑한 목소리를 내며 주먹을 움켜쥐었다.
“그러니 지금은 집으로 돌아가세요. 그놈을 잡을 때까지는 위험합니다.”
“검사님이 계시는데 위험할 게 뭐가 있어요.”
“살인마가 아무리 강해도 검사님을 이기진 못하지!”
“말해서 뭐해. 한방이면 충분할걸?”
시민들은 백우진을 따라다니며 그를 칭찬하느라 바빴다.
살인마가 강해봤자, 백우진을 이길 수는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천무맹하고는 어떻게 되고 있는 겁니까?”
“그들에게 연락이 오지는 않았습니까?”
“대결 준비는 잘 되고 있나요?”
어떻게 알았는지 기자들까지 붙어서 백우진의 주변은 인산인해가 되었다. 거의 덩어리가 움직이는 느낌이었다.
“하, 여러분 제발!”
백우진은 답답하다는 듯 한숨을 내쉬었지만, 점점 더 많은 사람이 모여들고 있었다.
“이제야 처와 놓고, 저 꼬락서니는 뭐야?”
박민우는 상가의 골목 사이에서 백우진과 그를 둘러싼 시민들을 보고 입술을 이죽거렸다.
은신 능력을 발동시켰는지 그는 반투명한 상태로 주변에 녹아들어 있었다.
“아니지! 저 버러지들을 전부 죽이는 게 낫겠어. 그게 메시지를 전하기 편하잖아?”
박민우가 왼손으로 노란색 독탄을 꺼내 들었다.
신경독이 들어있는 독탄으로 백우진을 죽일 수는 없겠지만, 그의 주변에 있는 인간들을 죽이기엔 충분했다.
“저 인간들이 죽는 이유는 네놈 때문이다. 백우진!”
박민우가 입을 쫙 찢으며 웃었다.
독탄이 터진 뒤 저 인간들이 지을 고통스러운 표정이 기대되어 참을 수가 없었다.
툭.
박민우가 독탄에 자신의 오러를 집어넣으려는 순간 독탄을 들고 있는 그의 왼팔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끄아아아악!”
떨어진 자신의 왼팔을 보자마자, 박민우는 지독한 고통을 느꼈다. 참지 못하고 찢어지는 비명을 터트렸다.
푸아악!
박민우의 왼쪽 어깨에서 붉은 피가 분수처럼 솟구쳤다.
“미친놈이라고 해서 고통도 못 느낄 줄 알았건만….”
골목의 어둠 속에서 그보다 깊은 어둠을 휘감은 백우진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저 가짜 광기에 불과했구나.”
“배, 백우진!”
박민우가 뒤로 물러나며 고개를 돌렸다.
백우진은 여전히 시민들과 함께 있었다.
지금 자신의 앞에 있는 존재가 무엇인지 알 수가 없었다.
‘어, 어떻게 알아차린 거지?’
골목에 숨은 건 둘째 치고, 지금 자신은 은신 상태였다.
어떻게 자신을 베었는지, 누가 진짜 백우진인지 모든 것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네가 왜 여기 있냐고!”
“그걸 알려줄 이유는 없지.”
백우진이 박민우를 향해 암인검을 겨눴다.
방금 팔을 베었건만 암인검엔 미세한 혈흔조차 보이지 않았다.
“죽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