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Renowned Family's Sword Prodigy RAW novel - Chapter 147
147화. 보는 게 달라 (3)
“저희와 중국 협회의 능력자분들도 던전에 들어가게 될 겁니다.”
박철민이 자신의 뒤에 있는 능력자들을 가리켰다.
한국의 능력자와 중국의 능력자 십여 명이 손을 들어 올렸다.
“물론 승부를 방해하려는 게 아니라, 새로운 던전의 조사를 위해서 가는 겁니다. 아시다시피 6등급 던전은 큰 위험성을 가지고 있으므로 확실한 조사가 필요합니다.”
“그야 그렇죠.”
“그래서 들어가는 건 같이 들어가되 저희는 네 분이 출발하신 뒤에 움직이겠습니다.”
“알겠습니다. 전 상관없습니다.
백우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딱히 승부에 방해가 될 것 같지도 않고, 혹시 천무맹의 끄나풀이라고 해도 전부 부숴버리면 그만이었다.
“나도 상관없다.”
왕전은 이미 들었던 내용인지 바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백우진을 한 번 노려보고서 장각과 함께 뒤쪽으로 이동했다.
-오늘만큼 육체가 아쉬웠던 적이 없었습니다. 잠시라도 좋습니다. 제발 육체를 내려주십시오!
흑암은 시스템이 아니라, 어딘가 있을지도 모르는 검의 신에게 몸을 달라고 빌고 있었다.
나름 진지한지 검날을 접어서 절을 하는 기염을 토해내고 있었다.
‘절실하네. 날 그렇게 때리고 싶냐?’
-유리병에 든 걸 왕전 놈에게 먹여서 푸카리 스??이라는 걸 밝히고, 네놈의 뒤통수를 후려 칠 거다!
‘아쉽네. 재밌겠지만 그런 일은 절대로 일어나지 않을 테니.’
-끄으윽! 어떻게 저 많은 인간 중에 단 한 명도 의심하지 않는 거냐? 다들 머리에 구멍이 뚫린 거야?
‘이게 이미지의 힘이지.’
백우진이 어깨를 으쓱였다.
‘내가 아무 짓도 하지 않고, 영약을 보지 않겠다고 했다면 모두가 미친놈이라고 생각했겠지. 하지만 난 밑밥을 많이 깔아놨잖아.’
-밑밥?
‘그래. 여러 사건을 해결하며 난 예의를 알고, 매너가 있는 능력자라는 인식이 박혀있지. 오늘 저 녀석들이 습격해준 덕분에 그 이미지가 더욱 굳어졌고.’
백우진이 왕전을 돌아보며 피식 웃었다.
저들은 자신을 방해하기 위해서 암살자를 보냈겠지만, 그게 역으로 자신에게 도움이 되어버렸다.
‘역시 상황이라는 건 자기가 생각하기 나름이란 말이야.’
불리한 상황은 이용하기에 따라 얼마든지 자신에게 유리한 상황으로 만들 수 있는 걸 다시 한 번 느꼈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어.’
-아쉬운 점?
‘대결에서 승리해도 대환단만 얻는 게 아쉽잖아. 저 푸카리 스?? 누가 공청석유로 안 바꿔주나?’
-너 진짜 사람 맞아? 악마가 인간의 탈을 쓴 거 아니냐? 진짜 얄미워서 깨물어 죽이고 싶네.
백우진은 기분이 좋았기에 흑암의 분노를 웃으며 받아들였다.
“어떤 몬스터와 환경이 나올지. 긴장되네요.”
문주영은 던전의 입구가 열리기 직전인 느티나무를 바라보며 침을 꼴깍 삼켰다.
“이제 와서 긴장하고 고민해봐야 소용없어. 네가 했던 수련을 믿어.”
“휴, 정말 도련님은 이길 수가 없네요.”
문주영의 이 사이로 바람이 빠졌다.
아직 성인도 되지 못한 백우진이 침착하게 조언을 하는 것에 감탄이 나왔다.
백우진은 무력만이 아니라, 정신적인 면에서도 이미 자신을 뛰어넘어버렸다.
촤아아앙!
느티나무 앞에서 검은 원이 그려지며 시꺼먼 던전의 입구가 개방되었다.
“던전이 개방되었습니다. 입장할 능력자들은 모두 입구로 모여 주십시오!”
박철민의 외침에 던전에 들어가야 할 능력자들이 모두 입구에 모였다.
“그럼 먼저 들어가겠습니다.”
박철민과 한국 협회의 능력자들이 입구로 들어갔고, 그 뒤로 중국의 능력자들이 들어갔다.
“네놈의 그 건방진 표정도 오늘로 마지막이겠구나.”
“남 얼굴 신경 쓰지 말고, 다음엔 좀 더 쓸만한 암살자를 보내.”
“무, 무슨 개소리를 하는 거냐!”
백우진을 도발하려던 왕전은 역으로 도발을 당해 얼굴이 붉어졌다.
“아님 말고.”
백우진이 어깨를 으쓱이자, 왕전은 목까지 새빨갛게 변해버렸다.
“주둥아리 관리를 잘 못 하다가 찢어질 거다.”
“그런 말 한 사람은 많았는데, 그걸 이룬 사람은 아무도 없어. 너론 안 돼.”
“이, 이놈이 진짜!”
“사형!”
폭발하려던 왕전을 장각이 말렸다.
“사형. 이놈에게 말리면 안 됩니다. 들어가요.”
“크으….”
왕전은 백우진을 매섭게 노려보다가 던전으로 들어갔다.
“공청석유는 도로 받아가겠다. 각오하는 게 좋을 거야.”
“그러든가.”
“흥!”
장각은 입술을 비틀고서 던전으로 들어갔다.
“음료수야 얼마든지 줄 수 있지. 1.5리터도 가능해.”
-미친….
백우진은 조용히 중얼거리고서 던전으로 들어갔다.
탁.
던전의 바닥엔 고운 모래가 깔려 있었고, 하얀 돌로 지어진 여러 종류의 건축물이 설치되어 있었다.
모래의 색은 허옇고, 건물들은 반쯤 무너져 있었다.
‘역시.’
아래로 떨어진 백우진은 주변을 돌아보고 작게 미소를 지었다.
-그 표정을 보니, 네가 예상한 던전이 맞나보군.
‘그래.’
이 장소는 전생에서 읽었던 카룬 던전의 형태와 완전히 같았다.
“백우진 님, 왕전 님. 준비되셨으면 먼저 출발하셔도 됩니다.”
“오고 있네요.”
“네?”
“몬스터들이 오고 있습니다.”
“어?”
백우진의 말에 박철민이 황급히 뒤를 돌아보았다.
건물의 뒤편에서 회색 옷을 입고, 하얀 날개를 단 아름다운 인간들이 걸어 나오고 있었다.
“뭐, 뭐야!”
“인간? 아니, 날개가 달렸잖아!”
“처, 천사라고? 말도 안 돼!”
능력자들은 카룬의 모습을 보고 벌린 입을 다물지 못했다.
인간형 몬스터는 봤어도, 저렇게 인간과 비슷한 존재는 처음 봤기 때문이다.
-카룬 놈들은 오랜만에 봐도 짜증나네.
‘확실히 외형은 천사 그 자체로군.’
-저 외모에 속아서 죽는 놈들이 수없이 많았지.
흑암의 말대로 카룬은 천사처럼 따스한 미소를 지으며 다가오고 있었다.
“이, 일단 말부터 걸어봅시다. 정말 천사나 인간일지도 모르잖아요.”
박철민과 중국의 능력자가 동시에 앞으로 나섰다.
두 사람은 긴장을 늦추지 않으며 카룬에게 대화를 시도했다.
“당신들은 누구입니까! 우리말을 알아들을 수 있습니까?”
“….”
박철민과 중국의 능력자들이 계속 말을 걸었지만, 카룬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환한 미소를 지으며 박철민과 중국의 능력자에게 다가갔다.
“더 이상 다가오지….”
그만 다가오라고 말하려던 박철민은 카룬의 진한 미소에 정신이 탁 풀리는 감각을 느꼈다.
아름다운 미소를 짓는 천사들에게 안기고 싶다는 욕망이 뭉클 솟아났다.
찌지직!
박철민이 앞으로 다가갈 때 다정하게 웃고 있던 카룬의 입이 쫙 찢어졌다. 인간을 통째로 입에 넣을 수 있을 정도였다.
“아….”
카룬에게 홀린 박철민의 눈동자가 어두워졌다.
박철민이 자신의 죽음을 느낄 때 백우진이 그의 목덜미를 잡고 뒤로 끌어당겼다.
퍼억!
박철민과 달리 중국의 능력자는 누구의 구함도 받지 못하고, 카룬의 거대한 입에 상반신이 으스러졌다.
“가, 감사합니다.”
“놈들에겐 인간을 홀리는 능력이 있나 봅니다. 주의하세요.”
“알겠습니다.”
정신을 차린 박철민은 백우진을 향해서 몇 번이나 고개를 숙였다.
“캬아아악!”
“끼아아악!”
카룬들은 자신들의 진정한 정체를 드러내고 귀신같은 비명을 지르며 날개를 펼쳤다.
카룬의 몸에서 흰색 핏줄이 튀어나오며 그들의 몸을 하얀 막이 감쌌고, 손톱이 흰색 검날처럼 길게 솟아났다.
“몬스터다! 놈들을 죽여!”
왕전의 지시에 중국 능력자들이 마법과 오러를 쓰고 달려들었지만, 카룬은 중력을 받지 않는 것처럼 가볍게 움직이며 역으로 능력자들을 공격했다.
“무슨 몬스터의 몸놀림이 이렇게 유연한 거야!”
“놈들이 몸에 두른 하얀 막 때문에 오러도 마법에도 피해를 입지 않습니다!”
“손톱의 강도가 오러를 두른 검 이상입니다. 너무 단단해요!”
카룬의 움직임은 뛰어난 무인을 보는 것 같았고, 흰색 막은 오러를 두른 검만큼이나 단단했다.
공격력도 강해서 상대하기 굉장히 어려웠다.
“비켜!”
왕전과 장각이 능력자들을 밀어내고 앞으로 나섰다.
그들의 주먹에서 거력이 담긴 오러가 솟구쳤다.
퍼억! 퍼어억!
왕전과 장각은 천무맹주의 제자답게 확실히 격이 다른 무력을 뽐냈다.
그들의 묵직한 권격에 카룬의 하얀색 막이 깨지기 시작했다.
콰앙!
성 속성 막을 부숴버린 왕전은 카룬의 머리를 거침없이 깨부쉈다.
“흥!”
왕전은 백우진을 돌아보고, 차가운 미소를 지었다.
너도 해보라는 도발이었다.
“계속 당하면서도 도발은 참 좋아하네.”
-그러니 바보지.
“그럴지도.”
백우진은 피식 웃으며 앞으로 나갔다.
“키아아악!”
손톱에 성 속성 기운을 두른 채로 빛살처럼 다가오는 카룬을 향해 검을 뽑았다.
촤아악!
쾌와 뇌, 예가 들어 있는 발검술에 카룬의 성 속성 막이 갈라졌다. 카룬의 목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키아악!”
입을 찢은 채 달려드는 두 번째 카룬에게 예검과 중검을 담아 세로 베기를 사용했다.
퍼어억!
카룬은 백우진의 검에 담긴 압력을 이겨내지 못하고 그대로 짓눌려 몸의 절반이 터져버렸다.
왕전도 열 대 이상을 쳐서야 깨부쉈던 카룬의 성 속성 막을 백우진은 단 일검으로 베어버렸다.
“아….”
“저, 저 괴물을 저렇게 죽인다고?”
“무슨 저런 검술이 다 있어!”
“수, 수준이 달라….”
중국과 한국의 능력자들은 넋을 잃은 얼굴로 백우진의 검에서 시선을 떼지 못했다.
강하다는 말은 들었지만, 저 정도 수준일 줄은 전혀 몰랐다.
“으으!”
백우진을 노려보는 왕전의 눈동자에 핏발이 섰다.
장각은 자신이 입을 벌리고 있다는 것도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
‘저, 저놈이 어떻게 저런 무력을!’
못 본 사이에 백우진의 능력은 이전과 차원이 다를 정도로 성장해 있었다.
아무리 천재라고 해도 이 짧은 기간에 저런 성장이라니, 말이 되질 않았다.
‘얘네 왜 이렇게 약하냐?’
모두가 놀라고 있을 때 백우진은 허무한 표정으로 고개를 갸웃 거렸다.
가져온 비밀 무기도 쓰지 않았건만 카룬은 너무도 쉽게 죽어버렸다.
-카룬이 약한 게 아니라, 네놈이 강해졌다. 흑전호포에 적응이 끝난 거지.
백우진이 흑전호포의 사기적인 옵션에 익숙해지면서 이런 무력을 발휘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키아아아!”
“카아악!”
건물과 바닥에서 카룬들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능력자들이 제대로 된 전투준비를 갖추기 전에 습격하려는 것이다.
“여, 여기선 모두 함께 싸워야 합니다! 모두 전투를 준비해주십시오!”
백우진은 앞으로 나서며 검은빛으로 일렁거리는 마력구를 꺼내 들었다.
‘이거까지 쓰면 가볍게 학살할 수 있겠는데.’
* * *
사자의 성 최상층, 리치 두 명이 바닥에 널브러져 있었다.
“아이고, 삭신이야!”
“주, 죽겠습니다. 정말….”
카르덴은 벽에 기댄 채로 고개를 떨어뜨리고 있었고, 페스는 아예 바닥에 드러누운 상태였다.
두 리치는 백우진에게 패배했을 때보다 더욱 피곤해 보였다.
“근데 그 인간은 대체 뭘 하려고 저희 마력을 빨아갔을까요?”
“내가 아리?”
카르덴이 전혀 모르겠다며 고개를 저었다.
“갑자기 쳐들어와 어둠의 마력을 뱉으라고 해서 난 그 인간이 정말 미쳤다고 생각했다.”
백우진은 사자의 성에 들어오자마자 마력구에 어둠의 마력을 주입하라고 지시했다.
무서워서 따르긴 했지만, 그 인간이 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건지 알 수가 없었다.
“마력을 남겨두고 싶었지만, 그 인간 감각이 너무 좋아서 속일 수가 없었습니다.”
“나도 마찬가지다.”
“전 제가 젖소가 된 줄 알았습니다. 크흑!”
페스는 자존심이 상했는지 뼈마디를 바르르 떨었다.
“그런 귀신같은 놈이 있다니….”
백우진은 감각이 너무 좋아서 어둠의 마력을 남겨 둘 수가 없었다.
정말 있는 마력, 없는 마력 전부 뽑아서 마력구에 넣었다.
마력구가 가득 차자마자, 백우진은 두 리치에게 인간세계의 물건들을 주고 나가버렸다.
정말 인간에게 사육되는 느낌이었다.
“으음, 짜증 나는 생각은 그만두고, 그놈이 뭘 가져 왔나 확인해봐라.”
“알겠습니다.”
페스는 기어서 벽에 세워둔 가방을 열었다.
“책이랑 작은 기계로 보입니다.”
“오! 가져와 봐라.”
백우진이 가져온 책들 덕분에 리치들은 이미 한국어와 약간의 현대 문화를 배운 상태였다.
“이거 게임이랑 게임기라는데요?”
“게임기? 그게 뭐냐?”
“여기 설명서가 있네요. 미소녀 연애 시뮬레이션이라는데요?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일단 작동시켜봐.”
“알겠습니다!”
카르덴과 페스는 기대감이 가득 담긴 눈으로 켜지는 게임기를 바라보았다.
* * *
-암 속성의 상극은 성 속성이 맞지. 하지만 그 반대도 통용된다. 암 속성으로도 성 속성을 조질 수도 있다. 두 속성은 서로 먹고 먹히는 관계니까.
‘그래서 리치들의 어둠의 마력을 뽑아 온 거잖아.’
암 속성이 성 속성에 약하듯 성 속성 역시 암 속성에 약하다.
백우진은 카룬의 성 속성 막을 쉽게 베어버리기 위해서 리치들의 마력을 뽑아 온 것이다.
‘시험 좀 해볼까.’
백우진은 마력구에 있는 어둠의 마력을 뽑아 암인검에 둘렀다.
그의 오러 자체가 검었기에 겉보기엔 아무런 차이도 없었다.
“소, 손톱이 왜 저렇게 두꺼운 거야!”
“손톱이 문제가 아니야. 저 하얀 막이 너무 단단해. 뚫기 너무 힘들어!”
“여, 여기 정말 6등급 맞아?”
능력자들은 카룬과 전투를 벌이며 놈들의 강함에 혀를 내둘렀다.
공격 수단인 손톱과 흰색 막을 두른 피부가 너무 단단했다.
거기다 몸놀림도 빠르고 짧은 거리는 날수도 있었다.
이놈들이 6등급 수준이라는 게 믿기지 않았다.
“뒤로 물러나세요.”
백우진은 한국 능력자들의 앞으로 나서며 가볍게 검을 그었다.
능력자들이 너무 약하게 휘두른 게 아닐지 걱정을 했지만, 그들의 걱정은 기우에 불과했다.
백우진의 그 가벼운 검에 카룬의 하얀색 막과 피부가 종잇장처럼 찢어졌다.
퍼어억!
백우진의 두 번째 검격에 카룬 3마리의 몸이 반으로 갈라졌다.
“끄으….”
“카악!”
카룬들은 자신의 신체를 태우는 어둠의 마력에 고통스러운 비명을 터트리며 죽어갔다.
백우진이 뒤로 고개를 돌렸다.
얼이 빠진 능력자들에게
“여긴 제가 처리해 드리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