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Renowned Family's Sword Prodigy RAW novel - Chapter 150
150화. 대환단
“나온다!”
던전 앞에 모인 능력자들은 던전의 입구가 개방되는 것을 보고 침을 꼴깍 삼켰다.
치이잉!
던전의 문이 열리며 살아남은 협회의 능력자들이 먼저 모습을 드러냈고, 그 뒤로 백우진과 문주영이 던전을 나왔다.
차아앙!
문주영이 던전을 벗어나자마자 입구가 닫히며 던전이 소멸됐다.
“어? 뭐, 뭐야!”
“이게 어떻게 된….”
“왜 던전이 닫힌 거야!”
던전을 둘러싼 능력자들이 기겁하며 벌떡 일어났다.
던전이 소멸했다는 건 던전에서 살아남은 사람이 저들뿐이라는 소리였다. 모두의 얼굴에 강렬한 의문이 드러났다.
“무슨 일이 일어난 거야!”
“도련님들은 어디 있어!”
“무슨 짓을 한 거냐!”
왕전, 장각과 함께 왔던 천무맹의 무인들이 사람들을 밀어젖히며 마구잡이로 앞으로 나왔다.
“던전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거냐!”
“죽고 싶지 않으면 빨리 말을…. 허억!”
“크으윽!”
금방이라도 달려들려 하던 천무맹의 무인들은 백우진의 호안을 보고 얼굴이 노랗게 질린 채 황급히 뒤로 물러났다.
“너희들이 나설 자리가 아니다.”
“윽!”
“이, 이 자식….”
천무맹의 무인들은 백우진의 말을 알아듣진 못했지만, 그의 눈빛을 보고 어떤 의미인지는 단번에 알아들었다.
“제가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박철민의 진중한 목소리에 모두의 시선이 그에게 몰렸다.
“저희는 던전에 들어가자마자 몬스터의 습격을 받았습니다. 던전의 몬스터는 인간과 비슷한….”
박철민은 동료가 찍은 사진과 동영상을 보여주며 내부의 일의 설명을 시작했다.
백우진이 처음에 모두를 구한 것, 왕전과 장각이 패배를 인정해놓고 협회의 능력자들을 뒤에서 기습한 것.
그리고 백우진이 왕전과 장각을 홀로 죽인 것까지.
“지랄하지 마! 그럴 리가 없다!”
“그분들은 천무맹의 무인이다! 기습이라니, 절대 그런 일을 하실 분이 아니야!”
“너희가 짜고 그분들을 함정에 빠뜨렸겠지! 쓰레기 같은 놈들!”
천무맹과 중국의 능력자들은 들고일어날 것처럼 험악한 분위기를 풍겼다.
‘예상대로 나오네.’
-저 표정들이 변하는 걸 지켜보는 것도 재밌겠는데?
‘그걸 보는 게 역관광의 묘미지.’
백우진과 흑암은 잠시 뒤 저들이 지을 표정을 기대하며 박철민을 바라보았다.
“증거를 내놔라. 도련님들은….”
“있습니다. 이게 마지막 동영상입니다. 이걸 보시면 모두 알게 될 겁니다.”
박철민의 지시에 중국 능력자가 마지막 동영상을 재생했다.
동영상에선 백우진이 왕전과 장각에게 습격당하는 능력자들을 구해주는 장면이 나왔다.
그 뒤로 백우진이 둘과 한창 싸우는 장면에서 끊겼다.
다행히 백우진이 흑암과 암인검을 동시에 다루는 장면은 나오지 않았다.
“어….”
“도, 도련님들이 왜….”
“뒤에서 기습하다니! 치졸한 새끼들!”
“무인의 긍지도 모르는 놈들이야!”
천무맹의 능력자들은 충격을 받아 말을 잇지 못했고, 한국의 능력자들을 천무맹과 왕전, 장각에게 욕을 퍼부었다.
“천무맹? 이름이 아깝다!”
“저 새끼들은 무인의 수치야!”
“인간쓰레기 새끼들!”
대결과 전혀 상관없는 협회의 능력자들을 기습했기 때문에 중국의 능력자들도 왕전과 장각을 비난하기 시작했다.
“빨리 쳐! 일단 속보만 올려!”
“아, 왜 전화를 안 받아!”
“기사 올라갔습니다!”
“바로 다음 기사 써. 저거 영상 찍었지?”
기자들은 신이 내린듯한 속도로 타자를 치고, 영상을 편집하며 기사와 영상을 올리기 시작했다.
챠앙!
수많은 사람이 소리를 지르고 자기 일을 하는 와중에도 금고가 열리는 소리는 선명하게 들려왔다.
인파가 갈라지며 백우진에게 검신전의 우천이 다가왔다.
그는 푸카리 스??과 대환단을 백우진에게 넘겨주었다.
우천이 중국어로 뭐라고 했지만, 백우진은 알아듣지 못했다.
“중국에 그런 쓰레기들만 있는 건 아니니, 훗날 다시 봤으면 좋겠다고 대신 미안하다고 하셨습니다.”
박철민이 옆으로 다가와서 우천의 말을 해석해 주었다.
우천은 전혀 상관없는 일임에도 백우진에게 사과의 포권을 취했다.
“당신이 미안해하실 일이 아닙니다.”
백우진은 우천의 예를 받아 조그마하게 고개를 숙였다.
-남자다운 놈이로군.
‘진짜 무인의 냄새가 나네.’
우천에게선 혼원과 비슷한 냄새가 나고 있었다.
왕전과 비교할 수 없는 진정한 무인이었다.
‘이 자 하고는 언젠가 싸울 느낌인데.’
-방금 뒤질 만큼 싸워놓고 또 싸워?
‘싸우면 강해지잖아.’
-그렇긴 하지만 넌 뭐랄까….
‘오, 또 무슨 말을 해서 날 도와주려고?’
-흐읍!
흑암은 숨을 참듯이 입을 꼭 다물었다.
우천은 살짝 고개를 숙인 뒤 떠나갔다.
백우진은 그의 뒷모습을 보다가 천무맹 무인들에게 고개를 돌렸다.
“가서 전해라.”
“으윽….”
백우진의 서슬 퍼런 눈빛에 천무맹의 무인들은 그의 눈을 제대로 쳐다보지 못하고 고개를 숙였다.
“이번 일은 이대로 넘어가지 않을 거라고.”
* * *
[백우진. 공청석유와 대환단을 모두 챙기다.] [신검백가의 막내가 천무맹의 자존심을 뭉개버리다.]처음에 올라온 기사들을 보고, 한국인들은 모두 환호를 보냈다.
-역시 해낼 줄 알았다.
-진짜 불도저야. 눈앞에 있는 건 다 밀어버려.
-신뢰도가 하늘을 뚫었네. 뭘 해도 지는 일이 없어.
-아, 백우진 주식 없냐? 넣고 존버만 타면 인생역전인데.
백우진이 타국의 고등급 능력자를 꺾었다고 하니, 기쁠 수밖에 없었다.
두 번째로 왕전과 장각이 능력자들을 습격하고, 백우진이 그들을 구했다는 기사와 동영상이 뜨자, 처음보다 더 난리가 났다.
-천무맹 ㅅㅂ놈들 정신줄 놨네?
-협회 능력자들을 공격해서 살인멸구를 하려던 거잖아! 지독한 새끼들!
-예전부터 천무맹은 구린 소문이 많았지. 수작을 부릴 줄 알았다.
-천무가 아니라, 천치새끼들이네.
한국인들은 전부 한 마음이 되어 천무맹에게 욕을 퍼부었다.
동영상이 올라온 너튜브에선 수많은 언어로 천무맹의 욕이 도배되기 시작했다.
반대로 협회의 능력자들을 구하고, 왕전과 장각을 처리한 백우진에 대한 명성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올라갔다.
콰차창!
팽지후의 손아귀에서 둥근 술병이 산산이 조각났다.
그의 손아귀에서 흘러내리는 술이 하얗게 피어오르며 증발했다.
“흐읍!”
“끄윽….”
천무맹의 무인들은 팽지후의 몸에서 흘러나오는 기세에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하고 전신을 부르르 떨고만 있었다.
“머저리 같은 놈들!”
이렇게까지 분노가 솟구친 건 정말 오랜만이었다.
왕전과 장각을 되살려 다시 죽이고 싶을 정도였다.
“사부님.”
팽지후의 오른쪽에 서 있던 젊은 남자가 정면으로 나오며 무릎을 꿇었다. 팽지후의 대제자 공위였다.
“지금은 최대한 빠르게 상황을 정리해야 합니다. 시간이 늦어질수록 맹에 대한 신뢰와 명성이 빠르게 하락할 겁니다.”
“후우….”
팽지후가 거칠게 한숨을 내쉬었다.
당연히 알고 있었지만, 분노가 너무 커서 뭐부터 해야 할지 생각이 나질 않았다.
“백우진에 대한 복수는 제가 책임지고 해내겠습니다.”
공위의 목소리는 여유로웠다.
자만도, 과신도 아니었다.
그 정도는 얼마든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엿보이고 있었다.
“놈을 죽이는 건 얼마든지 할 수 있다. 죽이는 게 문제가 아니야.”
“알고 있습니다. 저희가 당한 망신 그 이상으로 백가의 이름을 시궁창에 처박겠습니다.”
“…좋다.”
팽지후는 공위의 잔잔한 눈빛을 보자, 마음이 가라앉기 시작했다.
공위는 자신과 가장 닮았으며, 단 한 번도 자신을 실망시킨 적이 없었다.
“백천화에게 연락을 보내라.”
* * *
가문으로 돌아온 백우진은 바로 가주전으로 불려갔다.
“왔군.”
백우진이 가주전의 문을 열자, 백천화는 석상처럼 앉아 있던 의자에서 내려왔다.
“수고했다.”
백천화는 미소를 지으며 백우진의 어깨를 두드렸다.
“천무맹의 머저리들을 꺾는 거로 모자라, 그런 연출까지 해내다니, 최고의 결과를 만들어왔구나.”
백천화는 감정을 숨기지 못하고 더 큼지막한 미소를 피워냈다.
“전부 네가 계획했던 것이냐?”
“….”
백우진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훌륭하다.”
백천화의 눈빛엔 만족스러움이 가득 담겨 있었다.
머저리들을 유인해, 천무맹의 명성에 큰 피해를 입힌 막내의 심계와 독기에 감탄이 나왔다.
“팽지후에게 직접 연락이 왔다.”
“뭐라고 했습니까?”
“이번 일을 눈감아주면 중국의 여러 사업장과 던전의 권리를 넘겨준다고 하더군.”
백천화가 자신의 의자로 돌아가며 말을 이었다.
그의 목소리엔 즐거움이 묻어나오고 있었다.
“그 자존심 강한 놈이 먼저 숙이고 들어오더구나. 웃음을 참을 수가 없었지.”
“그렇군요.”
예상했던 결과다.
천무맹의 입장에서 시간을 끌수록 피해가 커질 게 뻔하니, 빨리 백가와 합의를 보려 들었을 거다.
“그럼 합의를 받아들이신 겁니까?”
“팽지후가 제시했던 합의안을 더 높여서 받아들였다. 이제 중국의 중심에 신검백가의 지부가 생길 거다.”
생각만 해도 기분이 좋은지 백천화의 미소를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올라갔다.
“다른 후계자들을 압도할 정도의 실적을 냈구나. 대단하다.”
“감사합니다.”
“혹시 내게 바라는 게 있느냐?”
“백검서고에 들어갈 수 있는 권한을 주십시오.”
백우진은 고개를 숙이며 당차게 외쳤다.
-백검서고?
‘백가와 백가가 얻은 최상급 이상의 검술서, 체술서들을 모아놓은 곳이야. 아버지의 허락이 있어야만 갈 수 있는 곳이지.’
-거긴 왜?
‘볼 게 있거든.’
백가엔 여러 서고가 있지만, 그중 최고는 백검서고다.
그러므로 백검서고에 들어가기 위해선 가주의 허가가 필요하다.
“백검서고라….”
백천화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이었다.
“네 활약이라면 그 정도는 해줘야겠지. 네가 원하는 때에 들어갈 수 있는 권한을 주겠다.”
“감사합니다.”
백천화와 백우진이 동시에 미소를 지었다.
다만 서로의 미소에 담긴 뜻은 극명하게 달랐다.
* * *
“여전하네.”
백우진은 백위전이 아니라, 검각에 있는 자신의 개인 연공실로 들어왔다.
-뭐가?
“아버지라면 내가 아직 내상이 낫지 않았다는 걸 분명 알고 있을 텐데, 몸 걱정은 전혀 안 하잖아.”
백천화는 칭찬은 해주었지만, 몸 상태에 대한 걱정은 전혀 하지 않았다.
아버지가 아니라, 냉정한 직장 상사 같은 느낌이었다.
-사람이 갑자기 변하면 죽는 법이다.
“그렇기는 하지.”
백우진은 피식 웃으며 대환단과 청명환을 꺼냈다.
몸을 보호해주고, 깨끗하게 만들어주는 청명환이 있어서 지금 바로 두 영약을 먹어도 상관없었다.
탁.
백우진이 목갑을 열자, 알싸하면서도 진한 약초 향이 연공실을 가득 채웠다.
-아, 짜증 나네.
“또 왜?”
-네가 그거 처먹고 또 무언가를 얻을 거 같아서 이제 겁이 난다.
흑암이 자신의 검날을 바르르 떨었다.
“능력치는 크게 올라가겠지만, 뭐 별거 있겠어?”
최근에 얻은 게 워낙 많았기 때문에 딱히 특별한 것을 기대하지 않았다. 약효만큼의 능력치만 올라가면 충분하다.
“이거 먹기 전에 그것부터 먹을까?”
-그거?
“이거 말이야.”
백우진은 공청석유병을 꺼내서 그 안에 담긴 푸카리 스??을 단숨에 삼켰다.
-미친놈!
“어?”
백우진이 부릅뜬 눈으로 유리병을 떨어뜨렸다.
-무슨 일이냐!
“공청석유가 조금 남아있었어….”
유리병에 아주 적은 양의 공청석유가 남아 있던 모양이다. 미세한 양의 공청석유가 몸속에서 퍼지는 게 느껴지고 있었다.
-이, 이게 무슨!
“지금 바로 먹어야겠는데.”
백우진은 대환단을 꺼내 입에 넣었다.
대환단은 혀에서 스르르 녹아 목구멍으로 넘어갔다.
연이어 청명환을 씹어 삼킨 뒤 바로 오러 연공법을 시도했다.
‘엄청난 양이야.’
대환단의 마나가 노도와 같이 솟구치며 전신으로 퍼지기 시작했다.
쿠구구구.
전신이 터질 듯이 뜨거워졌지만, 공청석유의 시원한 기운과 청명환의 깨끗한 기운이 대환단의 기운을 제어해주었다.
백우진은 카인의 오러 연공법을 끊임없이 운용하며 거대한 마나 덩어리들을 단전에 차곡차곡 쌓았다.
원래라면 훨씬 힘들게 오러 연공을 진행했어야 했지만, 공청석유와 청명환 덕분에 예상보다 쉽게 연공을 할 수 있었다.
백우진은 극상의 희열을 느끼며 무아지경 속으로 빠져들었다.
-와, 진짜 될 놈은 썩은 음료수를 처마셔도 되네.
흑암은 백우진의 몸에서 피어오르는 오러를 보며 검날을 절레절레 저었다.
-좆같은 인생 아니, 검생….
* * *
백우진은 단전을 가득 채운 질 높은 오러를 느끼며 눈을 떴다. 그의 앞엔 여러 개의 정보창이 떠올라 있었다.
[체력 능력치가 상승합니다.] [신체 능력치가 상승합니다.] [마나 능력치가 상승합니다.] [검선지체의 단계가 상승합니다.]능력치가 올랐다는 내용과 검선지체의 단계가 올랐다는 내용의 정보창이었다.
-으음, 내 예상보다 마나 능력치가 더 올라갔군.
“그래?”
-그래도 이 정도면 받아 들일만 해.
“검선지체 등급도 올랐는데?”
-조금 짜증 나긴 하지만, 거기까진 오케이! 눈감아주마.
흑암은 자신이 감독관이라도 된 것처럼 검날을 끄덕거리고 있었다.
“하여튼.”
띵!
백우진이 피식 웃으며 상태창을 켜려 할 때 청명한 알림음이 들려왔다.
-아, 안 돼! 악마의 소리다!
흑암의 비명과 함께 새로운 정보창이 나타났다.
[라사둠의 오러 특성 3단계가 개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