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Renowned Family's Sword Prodigy RAW novel - Chapter 151
151화. 도둑의 간 빼먹기
[라사둠의 오러 특성 3단계 ‘암영(暗影)’이 개방되었습니다.]-이, 이제 시간차 공격까지 하냐?
흑암은 눈앞에 뜬 정보창을 보고 몸을 떨었다.
-거기다 뭐? 암영? 암여여어엉?
흑암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듯 암영의 이름을 길게 늘어뜨리며 이죽거렸다.
-능력치를 미친 듯이 올려주고, 검선지체의 등급도 상승시켜줬는데, 여기서 라사둠의 오러까지 개방을 시켜줘?
짜증이 팍 솟구쳤다.
눈 감아 준다고 하자마자, 특성의 등급을 올려준 걸 보면 시스템이 자신을 놀리는 것 같았다.
아니, 놀리는 게 확실했다.
그렇지 않고서야 이 타이밍에 저 암영이라는 걸 줄 리가 없었다.
-시스템 이 귀신같은 놈이 또 선 넘네?
“딱히 이상한 일도 아니잖아?”
2단계인 염익이 개방된 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났다.
3단계가 개방된 건 특별한 일이 아니었다.
-넌 좋겠지. 가만히 있다가 시스템이 알아서 눈덩이를 굴려 주면 개꿀하고 받으면 끝이니까. 아주 좋으시겠어!
자신의 이전 주인들도 나름 여러 가지 혜택을 받았지만, 백우진만큼은 절대 아니었다.
요, 망할 녀석은 있는 거 없는 거 상관없이 모조리 쪽쪽 빨아먹고 있었다.
“상태창.”
-내 말 좀 들어!
“미안한데, 네 하소연은 끝이 없어.”
백우진은 심드렁한 표정으로 상태창을 불러왔다.
이름 : 백우진.
나이 : 18세.
타이틀 : 마검의 주인 외 13개.
등급 : 6등급.
기술 : 카인의 오러 연공법(6단계), 라사둠의 오러(암영), 초집중(3단계), 흑왕탄(4단계), 무령참(3단계), 비뢰섬(4단계), 투현지체의 전투 특성(3단계), 관일극(2단계), 낙성위화(2단계), 잠룡혼(1단계), 천독불침, 겁화검형(2단계), 검선지체(2단계), 명경지수, 흐름을 보는 눈, 광호섬(2단계), 초회복(회복의 호흡).
신체 : 69/100 (상급) (+62)
검술 : 65/100 (상급) (+139)
마나 : 73/100 (상급) (+97)
오성 : 63/100 (상급) (+47)
체력 : 69/100 (상급) (+88)
정신력 : 76/100 (상급) (+83)
포인트 : 3500포인트.
“이제 상태창이 한눈에 다 들어오지도 않네.”
심드렁했던 백우진의 표정이 태양을 본 꽃처럼 활짝 피었다.
“마나가 확실히 많이 올라갔어.”
흑암의 말대로 마나 능력치는 다른 능력치와 차별이 될 정도로 올라간 상태였다.
큰 차이가 났던 정신력과도 고작 3포인트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다.
“오러의 질도 달라졌고.”
백우진은 자신의 단전에 손을 가져다 대보았다.
이전보다 더 수준 높은 오러가 휴화산처럼 잠들어 있는 것이 느껴졌다.
-상급의 능력치를 저렇게 올려주다니, 대환단과 공청석유라는 영약이 대단하긴 하네.
“말했잖아. 이 세계에선 최고 등급의 영약이라고. 연속으로 먹었는데 이 정도는 올려줘야지.”
-단순히 수치를 올려준 게 다가 아니다. 마나의 질도 한층 올라갔고, 대환단의 기운은 아직도 네 몸에 남아 있다. 그것까지 전부 흡수하면 마나 능력치가 70대 중후반은 갈 거다.
“진짜?”
-그래서 내가 열 받는다는 거야! 그게 남았는데도 라사둠의 오러가 개방됐으니까! 이번 던전에 가서 얻은 게 정말 너무 많아서 짜증이….
“아!”
백우진은 생각이 났다는 듯 손뼉을 치고서 회색 장갑을 꺼내 들었다. 카룬 로드가 떨어뜨렸던 장갑이었다.
-그, 그게 남아 있었지!
“감정 좀 해줘.”
-으, 제발!
흑암은 검의 신에게 기도를 올리며 장갑을 감정했다.
장갑의 이름을 비추는 색은 짙은 황금빛이었다.
-황금색! 유니크다!
흑암은 많이 지쳤었는지 유니크가 뜬 것만으로 웃음을 터트리며 즐거워하고 있었다.
“그렇게 좋아할 일은 아닐 텐데.”
백우진은 흑암을 안쓰럽게 쳐다보다가 고개를 저었다.
-엉? 무슨 소리냐? 레전더리 귀신에게 유니크가 나왔으니, 난 만족한다.
“이거 잘 봐. 내가 어디서 본 거 같다고 했잖아.”
백우진은 흑암에게 아이템의 이름을 가리켰다.
[라포르의 가죽장갑] 검은 구름이라 불렸던 도둑 라포르가 애용하던 장갑이다. 착용자의 공격 속도를 올려주고, 감각을 확장시켜준다.등급 : 유니크.
착용 가능 조건 : 없음.
공격 속도 7% 증가
감각 7% 확장
신체 +7
오성 +7
정신력 +7
착용자의 이동속도를 21% 증가시켜준다.
착용자의 기척을 14% 감소시켜준다.
착용자의 감각을 7% 확장시켜준다.
“세트 효과를 생각하면 오히려 레전더리가 싸게 먹혔을 거 같은데?”
-세, 세트 효과?
황금색만 보고 좋아했던 흑암의 목소리가 삽시간에 절망으로 물들었다.
저 은빛 장갑은 라포르의 가죽 부츠, 망토에 이은 세 번째 라포르 아이템이었다.
-너 진짜 뭐 하는 놈이야! 끄으윽
남들은 평생 하나 얻을까말까 한 세트 아이템을 벌써 3개나 구한 백우진의 운빨에 헛구역질이 나올 지경이었다.
“옵션 보면 이 아이템 가지고 도둑질 안 하면 손해네.”
라포르 아이템들은 도둑의 물건답게 전투보단 속도, 은신, 감각에 관계된 물건들이었다.
도둑질은 할 일이 없을 테니, 암살에 최고의 효율을 낼 거 같았다.
-능력치에, 암영에, 장갑까지….
“맞네. 암영이 뭔지도 좀 봐야지.”
라사둠의 오러 특성 암영의 정보창을 열어보았다.
[암영] 라사둠의 오러 3단계.라사둠의 그림자와 사용자의 육체를 동조시킨다.
“라사둠의 그림자?”
-뭔 소리래?
“너도 몰라?”
-몰라. 인마.
흑암이 짜증이 묻어나는 목소리를 내며 다가왔다.
“그럼 해보면 되지.”
백우진은 흑풍, 염익을 거쳐 삼 단계 암영을 발동시켰다.
우우웅.
백우진의 그림자에서 그의 것이 아닌 다른 자의 그림자가 솟구쳤다.
그림자는 백우진의 전신으로 흘러들어와 그의 몸에 검은 아지랑이를 피워냈다.
* * *
백우진은 방긋 웃으며 의검대가 수련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망할!
그와 반대로 흑암은 타오르는 화를 참지 못하고 욕설을 중얼거리고 있었다.
-어떻게 주는 것마다 사기가 아닌 게 없냐? 와, 진짜!
시스템은 이해가 되지 않을 정도로 백우진에게 사기 능력만 골라 퍼주고 있었다.
-장갑은 그렇다고 치고 암영 그 개사기 기술은…. 어휴, 말을 말자!
흑암은 암영을 보고 받은 충격이 아직도 사라지지 않았는지 한숨을 내쉬었다.
자신도 백우진의 성장을 바라긴 하지만 지금은 너무 빠르다. 이렇게 성장하다간 정말 신이라도 잡을 기세다.
“하하!”
백우진은 흑암이 분노를 터트리는 모습을 흘낏 보고서 입 꼬리를 말아 올렸다.
-우서?
“하하하!”
백우진은 흑암을 노리듯 더욱 큰 웃음을 터트렸다.
흑암은 그 모습이 꼴 보기 싫은지 검날을 부르르 떨었다.
-시스템을 만나는 순간 섬야를 후려 버리겠어. 그럼 네놈의 운도 끝장나겠지.
“그러든가.”
-끄윽….
그럴 일은 없었기 때문에 백우진은 마음대로 하라는 듯 어깨를 으쓱였다. 그 모습에 흑암의 분노가 한층 더 쌓였다.
“몸 상태는 좀 어떠냐?”
백우진이 흑암을 놀려먹을 때 백천웅이 그가 앉아 있는 의자로 다가왔다.
“다 나았습니다. 어느 때보다 좋은 상태에요.”
“다행이구나.”
백천웅은 백우진의 옆에 앉으며 부드럽게 웃었다.
“의검대의 아이들은 어떠냐? 이제 좀 마음에 차느냐?”
“제 예상보다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모두가 부가주님 덕분입니다.”
백우진이 백천웅에게 고개를 숙였다.
백천웅은 자신이 없는 동안에도 의검대를 계속 수련시켜 주었다. 검사들이 성장의 1등 공신은 백천웅이었다.
“나야 소일거리 삼아 한 거지.”
백천웅이 허허롭게 웃으며 손을 저었다.
“저 아이들은 목숨을 건 실전경험을 했고, 너와 나에게 검술을 배우며 많은 성장을 했다. 다만 아직 부족한 점이 있어.”
“오러 말씀이시군요.”
“그래.”
백천웅이 고개를 끄덕였다.
아무리 재능이 있다고 해도 오러를 쌓으려면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의검대는 검술 실력에 비해서 오러의 양이 부족한 상태였다.
“내가 영약을 좀 구해보려 했는데, 저 아이들에게 적당한 영약은 씨가 말랐더구나.”
“영약을 구하기 힘든 때니까요. 영약은 제가 구해보겠습니다.”
“그래. 네 말이라면 믿을 수 있지.”
백천웅은 백우진의 어깨를 두드리고서 의검대가 수련하는 곳으로 돌아갔다.
-영약 구하기 힘들다며 어떻게 구하려고?
“그거야…. 음?”
흑암에게 대답을 해주려던 백우진은 진동을 느끼고 핸드폰을 꺼냈다.
“알아서 연락이 왔네.”
백우진은 문자를 확인하고 피식 웃었다.
-누겨?
“내 정보원.”
* * *
“출세하셨네요.”
백우진은 유진아의 방을 둘러보며 휘파람을 불었다.
괜히 부본부장이 아닌지, 방은 넓고 세련됐으며 뒤의 통유리에선 강남의 전경이 한눈에 보이고 있었다.
“검사님 덕분이죠.”
유진아는 직접 탄 커피를 내주며 방긋 웃었다.
지하에서 봤을 때보다 화사한 미소였다.
“절 선택하신 지점장 아니, 부본부장님의 눈이 좋았던 거죠.”
“편하신 대로 부르셔도 돼요. 검사님이 아니셨다면 지금도 지점장이었을 테니까요. 그나저나 한국의 명예를 드높인 영웅을 직접 뵙다니, 모두가 부러워하겠어요.”
유진아는 양손을 모은 채로 감격한 표정을 지었다.
“또 연기 시작하시네. 얼굴에 금칠은 그만하고, 무슨 일로 부르신 거죠?”
백우진은 한숨을 내쉬며 커피를 마셨다.
커피 맛은 그 지저분한 카페에 있을 때와 똑같이 부드러웠다.
“이게 무엇이고, 어디서 만들었는지 알아냈어요.”
유진아는 테이블 위에 팔찌를 올려놓았다.
백우진의 정령 소환을 막았던 아검대가 가지고 있었던 팔찌였다.
“일단 이 팔찌의 구슬은 핵이에요.”
“핵이요?”
“네. 골렘의 핵이에요.”
유진아는 팔찌에 달린 구슬을 뽑아서 손가락으로 굴렸다.
“전방엔 상시로 엘리멘탈 골렘들이 나와요. 이 구슬은 녀석들의 핵이에요. 물론 조금 조정을 했지만.”
“조정이요?”
“이 구슬을 만지는 순간 마나나 오러가 빨려 들어가는 방식이에요. 그 마나를 이용해서 검사님의 정령 소환을 막은 거죠.”
“제가 만졌을 땐 아무 반응도 없었는데요.”
“검사님이 다 때려 부쉈다고 하셨잖아요. 그것 때문에 구슬이 고장이 난 거예요. 직접 만져보시겠어요?”
유진아는 구슬을 다시 팔찌에 넣고 백우진에게 내밀었다.
“알겠습니다.”
백우진이 고개를 끄덕이고 팔찌의 구슬 부분에 손을 올렸다.
“진짜군요….”
팔찌의 구슬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오러를 빨아들여 갔다. 그것도 상당한 양의 오러를.
“이 팔찌를 만든 곳은 일본에 있는 오미라는 길드에요.”
“오미?”
“일본에서 꽤 유명한 생산 길드에요. 소수지만 좋은 장인이 많죠.”
“혹시 이런 아이템이 원래 있던 건가요?”
“아뇨. 이런 물건은 단 한 번도 세상에 나온 적 없어요.”
-네 형, 지금 일본 가 있다고 하지 않았냐?
‘맞아.’
백우진이 팔찌를 만지작거리며 인상을 찌푸렸다.
‘중국 천무맹에서 단을 얻고, 팔찌는 일본 오미에서 만들고 아주 바쁘게 돌아다녔네. 쯧.’
-두 국가를 옮겨 다니며 일을 벌이다니, 용의주도한 놈이다.
‘그래.’
백성현은 자신이 여태까지 알고 있던 그 착한 형이 아니었다.
중국의 길드, 일본의 길드를 다니며 자신과 백선아를 동시에 죽일 계획을 짜고 있었다.
미리 알고 있지 않았다면 여기서 정말 큰 충격을 받았을 거다.
“검사님. 괜찮으신가요?”
“네. 괜찮아요.”
유진아는 백우진의 어두운 안색을 보고 안타까운 표정을 지었다.
“힘드셨을 텐데 자세히 조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니에요. 도움이 된 거로 기뻐요.”
유진아는 부드럽게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더 조사해드릴 건 없나요?”
“혹시 마켓에 중급이나 상급 영약이 있나요?”
백우진은 유진아를 찾아온 두 번째 이유를 꺼냈다.
“영약이요? 어?”
유진아가 입을 쩍 벌린 채 백우진을 바라보았다.
최상급 중에서도 최상급인 공청석유와 대환단 2개를 챙기고도 영약을 원하는 거냐는 표정이었다.
“저 말고 제 검사들에게 줄 겁니다.”
“아하!”
돼지를 보는 듯했던 유진아의 표정이 싹 바뀌었다.
“있긴 한데 몇 개 없을 거예요. 최근 영약만 나왔다 하면 여기저기서 챙겨가서요.”
“경매도요?”
“경매에서 파는 것 이상으로 웃돈을 주니까. 매물이 거의 없어요.”
“그럼 영약이 들어오면 좀 챙겨놔 주시겠어요? 그 이상의 가격으로 사겠습니다.”
“알겠습니다.”
“그리고….”
백우진은 흑암의 인벤토리에서 사자의 성에서 얻었던 마나석 절반을 꺼냈다.
“이, 이게 뭐죠?”
“마나석이라는 물건입니다. 마석보다 질과 양이 높은 마나가 담겨 있어요. 경매에 내놔주세요.”
“와….”
유진아는 자신의 얼굴이 비치는 투명한 마나석을 보고 멍한 표정을 지었다.
블랙마켓에 들어온 뒤 수많은 물건을 봐왔지만 처음 보는 물건이었다.
“대충 봐도 보통 물건이 아니네요.”
누구도 얻지 못했던 새로운 아이템을 구해온 백우진에게 다시 한 번 감탄이 나왔다.
“확인 좀 해볼게요.”
유진아가 마나 측정기로 마나석을 측정해보았다.
“치, 칠 등급에서 팔 등급!”
마나석에 들어 있는 마나의 양은 7등급에서 8등급 사이의 마석과 동일했다.
가장 놀라운 건 마나의 순도가 8등급도 넘어서고 있다는 점이었다.
거기다 희소성을 생각하면 가격은 천장을 뚫고 올라갈 것이다.
“진짜 갑부 되시겠는데요?”
유진아가 넋을 놓은 눈빛으로 중얼거렸다.
* * *
백우진은 가문으로 돌아온 뒤 곧바로 검각으로 향했다.
“내가 형을 이길 수 있을까?”
-마지막에 본 백성현의 무력 수준은 7등급 중후반이었다. 꽤 멀긴 하지만 네 능력이라면 충분히 따라잡을 수 있는 수준이지. 다만….
“힘을 숨기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거지?”
-그래. 백성현의 용의주도함을 보면 그놈은 나도 알 수 없는 무언가로 자신의 무력을 숨길 가능성이 있다. 아니, 확실해. 그런 얍삽한 놈들은 항상 자신을 숨기고 있지.
“내 생각도 마찬가지야.”
백우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까지의 행동을 보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었다.
백성현의 실제 무력은 백은경보다 위일 지도 모른다.
“강해져야겠네. 나도, 의검대도.”
백성현과의 싸움은 자신만이 아니라, 검대끼리 부딪치게 될 지도 모른다. 검대원들의 실력도 최대한 높여놔야 한다.
우우웅.
백우진이 검각의 문을 열고 들어가려 할 때 그의 핸드폰에 진동이 왔다.
“어?”
핸드폰을 꺼내서 액정을 확인한 백우진이 고개를 갸웃 거렸다.
“이 녀석이 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