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Renowned Family's Sword Prodigy RAW novel - Chapter 158
158화. 완벽한 승리
“어떻게 이런 일이….”
백소희의 얼음장 같았던 표정이 무너져 내렸다.
‘이건 말이 안 돼!’
연속으로 이루어지는 대련에서 선봉의 중요성은 말할 필요도 없다.
완벽한 승리를 위해 3위였던 박찬욱을 내보냈건만, 고작 두 수만에 패해버렸다.
더 속이 뒤집히는 건 승리한 검사도 자신이 어떻게 이겼는지 잘 모르는 눈치였다.
“대체 무슨 짓을 한 거냐.”
백소희는 여유롭게 웃고 있는 백우진을 노려보았다.
저 녀석이 어떤 술수를 부린 게 분명했다.
“김지오!”
“예!”
백소희의 부름에 적검대의 두 번째 검사가 앞으로 나왔다.
“절대 방심하지 마. 처음부터 최선을 다해라.”
“알겠습니다.”
김지오는 무겁게 고개를 끄덕이고서 대련장으로 올라갔다.
“아!”
박혜리는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대련장 아래로 내려갔다.
“어떻게 이긴 거야?”
의검대의 두 번째 검사인 김민환이 대련장에서 내려오는 박혜리를 불렀다.
“그냥 믿어.”
“엉?”
“네가 2달간 했던 수련과 도련님과의 대련을 믿고, 몸을 맡기면 될 거야.”
박혜리는 간단한 조언을 해준 뒤 백우진의 곁으로 돌아갔다.
“그냥 믿으면 된다는 거지.”
김민환은 고개를 끄덕이고서 대련장으로 올라갔다.
잠시 후 대련장에선 김지오의 짤막한 비명이 울려퍼졌다.
* * *
콰앙!
백소희가 참지 못하고 앉아 있던 의자를 산산조각 내버렸다.
“너희 뭣들 하는 거야!”
백소희는 평소 냉정하고 침착한 모습과 반대로 검사들에게 강렬한 분노를 터트리고 있었다.
“죄, 죄송합니다.”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
적검대 검사들은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고개만 숙였다.
그들은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할 수 없었고, 할 수 있는 말도 없었다.
그 이유는 아주 간단했다.
적검대는 지금까지 진행된 17번의 대결 중 단 한 번도 승리를 가져가지 못했기 때문이다.
18번의 대련을 모두 진행한다는 규칙 때문에 대련이 계속 진행되고 있었지만, 승부는 이미 한참 전에 난 상태였다.
“젠장!”
백소희가 입술을 깨물며 화를 억눌렀다.
적검대에게 성질을 내긴했지만, 자신도 알고 있었다.
적검대가 잘못 한 게 아니라, 의검대가 너무 강해졌다는 것을.
‘저것들 오러 수준이 생각이상으로 높아. 거기다 성우분검의 확실한 파훼법을 알고 있어.’
의검대는 갓 5등급에 올랐다고 믿기 힘든 오러의 질과 양을 가지고 있었으며, 성우분검을 잘 파악하고 있었다.
‘대체 어떻게 그 짧은 기간에….’
오러의 질을 높이고, 성우분검의 파훼법을 익히는 게 불가능한 일은 아니지만 의검대는 고작 2달 만에 그 일을 해내버렸다.
대체 무슨 짓을 해야 2달 만에 저런 실력 상승을 이뤄낼 수 있는지 이해를 할 수가 없었다.
“전우혁. 마지막은 네가 나가라.”
백소희는 자신의 뒤에 있던 적검대주 전우혁을 불렀다.
“정말이십니까?”
전우혁이 눈을 부릅뜨고 반문했다.
원래 대련에 나가기로 되어 있지도 않았고, 패배가 확정된 상태에서 백소희가 자신을 부른 것이 이상했기 때문이다.
“마지막이 저년이니까.”
“음….”
백소희가 마지막으로 나온 홍아라를 보고 매서운 시선을 보냈다.
전우혁도 홍아라와 백소희의 사건을 알고 있기에 고개를 끄덕였다.
“마지막에 나온 걸 보면 알겠지만, 저년이 의검대에서 가장 기대를 받고 있을 거야. 무조건 이겨. 그리고 한 군데 불구로 만들어.”
“예?”
“책임은 내가 지겠다. 팔을 자르든, 다리를 자르든. 실수인 척하면서 하나 잘라버려.”
백소희는 서늘한 목소리로 살벌한 지시를 내렸다.
“…알겠습니다.”
전우혁은 무겁게 고개를 끄덕이며 대련장으로 올라갔다.
홍아라에겐 아무 감정도 없었지만, 지시를 받은 이상 완수해야 하는 것이 적검대주인 자신의 의무였다.
거기다 이런 일이 처음도 아니었기에 딱히 별 감정은 들지 않았다.
“의검대의 홍아라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적검대주 전우혁이다.”
홍아라와 전우혁은 대련의 예를 취한 뒤 한 발씩 물러났다.
지이잉!
대련 시작을 알리는 징이 울리자마자, 홍아라가 돌진했다.
쩌엉!
홍아라가 발검술을 날렸지만, 전우혁은 검을 세워 막아냈다.
챠앙!
홍아라의 연계 가로 베기가 날아왔지만, 전우혁은 검으로 원을 그리며 완벽한 수비를 해냈다.
쩌엉! 쩌저정!
두 검사는 전력의 오러를 발휘하며 수십 합을 부딪쳤다.
홍아라는 밀리는 오러의 양과 질을 투현지체의 전투 감각으로 상쇄시켜서 대련을 이어갔다.
겉으로 보기엔 거의 막상막하의 대결이었다.
‘대단하군.’
전우혁은 홍아라와 검을 나눌수록 백소희가 왜 그녀를 원했는지 알 수 있었다.
홍아라가 가진 최고의 능력은 적응과 파악이었다.
‘성우분검을 쓰지 않았음에도 따라오고 있어.’
성우분검이 아니라, 전혀 다른 검술을 사용하고 있었는데도 홍아라는 자신의 검술을 파악하고 반격을 해오고 있었다.
솔직히 말해서 질릴 정도였다.
‘미안하지만, 감정은 없다.’
전우혁은 더 이상 홍아라에게 시간을 주지 않아야겠다고 생각하며 검술을 바꿨다.
‘이건 모를 테지.’
전우혁이 사용하는 검술은 적검대에서 홀로 익히고 있는 성우분검의 상위 검술 성운분검이었다.
성우분검과 비슷하지만, 훨씬 빠르고 다채로운 검술이라 홍아라의 당황을 끌어낼 수 있을 것 같았다.
샤아악!
전우혁은 처음부터 성운분검의 후반 삼초식인 운성칠폭을 사용했다.
더 이상 홍아라에게 시간을 주지 않으려는 계산이었다.
후우웅!
전우혁의 검이 일곱 개의 구름이 되어 떨어져 내렸다.
그가 노리는 건 홍아라의 왼팔이었다.
전우혁의 검격이 최고조에 이르려는 순간 홍아라의 검이 번갯불처럼 튀어 나갔다.
샤아악!
홍아라는 유연하면서도 힘이 넘치게 검을 쳐올려 운성칠폭의 발동을 끊어버렸다.
“허억!”
초식이 깨진 전우혁이 당황하여 뒤로 물러났다.
홍아라는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앞으로 쇄도하며 후속 공격을 이어냈다.
“이익!”
전우혁은 오러를 폭발시켜 홍아라를 밀어낸 뒤 성운분검의 청람운봉을 사용했다.
그의 검에 지금까지와 달리 강렬한 살기가 흘러내렸다.
진심으로 홍아라의 오른팔을 베어버리려는 것이다.
“흡!”
하지만 홍아라는 당황하지 않았다.
청람운봉은 이미 백우진과의 대련에서 격파한 적이 있는 초식이었다.
캬앙!
홍아라는 전우혁의 검이 위로 솟구칠 때 사선으로 보법을 밟으며 아래로 검을 내려 그었다.
“아….”
홍아라의 검과 부딪친 전우혁의 검이 궤도를 잃고 뒤로 튕겨 나갔다.
홍아라는 한 발 앞으로 다가가며 전우혁의 목에 검을 데었다.
“제가 이겼습니다.”
홍아라는 이마에 송골송골 땀이 맺힌 채로 미소를 지었다.
“시, 실화냐?”
“적검대주가 저 꼬마한테 졌다고?”
“세상에….”
“도련님은 대체 무슨 마법을 부린 거야!”
구경하던 검사들은 얼이 빠진 얼굴로 홍아라와 백우진을 번갈아 바라보았다.
홍아라의 재능이 엄청나다는 건 알지만, 수련한 시간이 너무 짧았다.
백우진이 어떤 마법을 부려서 저 아이가 저리 강해진 건지 궁금해 미칠 지경이었다.
“어, 어떻게 내 초식을 한 번에 깬 거지?”
전우혁은 새파랗게 질린 채로 입을 열었다.
성우분검에 익숙하다고 해도, 성운분검의 초식은 그와 차원이 다르다.
아무리 재능이 있다고 해도 이건 말이 되질 않는다.
“봤던 거예요.”
“뭐?”
“그 검술 도련님이 보여주셨어요. 그것도 파훼할 수 있을 정도로 많이.”
홍아라는 가볍게 대답했지만, 그 대답을 들은 전우혁은 넋이 나가서 바닥에 주저앉았다.
“아….”
전우혁은 홍아라의 뒤에 있는 백우진을 보았다.
그는 모든 것을 알고 있다는 듯 여유롭게 미소를 짓고 있었다. 그저 가만히 앉아 있는 그가 무서워지기 시작했다.
“기회를 잘 잡았어. 수고했다.”
백우진은 대련장으로 올라오며 홍아라를 칭찬했다.
“감사합니다!”
홍아라가 눈을 반짝이며 활짝 웃었다.
백우진의 칭찬에 그간의 고생이 물거품처럼 사라진 느낌이었다.
“네 목표에 한발 다가갔구나.”
“목표? 그렇죠!”
홍아라가 고개를 끄덕였다.
백우진이 말한 목표라는 건 의검대를 지킬 수 있는 최강의 검이 되는 것이었다.
그가 저런 말을 해주니, 더욱 큰 자신감이 샘솟기 시작했다.
“감사합니다!”
홍아라는 백우진과 전우혁에게 고개를 꾸벅이고 아래로 내려갔다.
“야.”
홍아라가 내려가자마자, 백우진의 목소리가 차갑게 가라앉았다.
“한 번만 더 그딴 짓하면 내 손으로 네 목을 베어주마.”
“그, 그게 무슨….”
“대련에서 진심으로 살기를 품다니, 만약 아라의 몸에 조금이라도 상처가 났다면 넌 곱게 죽지도 못했을 거다.”
“으윽!”
백우진의 지독한 살기에 전우혁은 작은 목소리도 내지 못하고 전신을 부르르 떨었다.
‘그, 그걸 안 거지?’
살기는 오로지 홍아라에게만 집중했다.
어떻게 그 살기를 백우진이 알아차렸는지 이해를 할 수가 없었다.
‘끄윽, 숨이….’
백우진이 내뿜는 기세는 일찍이 겪어 본 적 없는 수준이었다. 손가락 하나 까딱 할 수 없을 정도였다.
“그만!”
전우혁의 숨이 넘어가기 직전 백소희가 대련장으로 올라왔다.
“네가 이겼다.”
그녀는 격양된 목소리로 백우진의 승리를 인정했다.
“원하는 것을 말해라.”
“오른손에 낀 초록색 반지가 마음에 드네.”
백우진은 기다렸다는 듯 백소희의 반지를 가리켰다.
-저게 뭐냐?
‘좋은 거.’
-그건 나도 알지!
‘나중에 직접 확인해봐.’
백우지은 능글맞게 미소 지었다.
“큭….”
백소희는 인상을 팍 찌그러뜨렸다.
몇 번이나 망설이다가 결국 반지를 빼서 백우진에게 넘겨주었다.
“전승 선물 고마워.”
“…가자.”
“잠깐.”
백소희가 벌겋게 달아오른 얼굴로 돌아가려 할 때 백우진이 그녀를 불렀다.
“경고하지.”
“뭐?”
“한 번 만 더 내 부하들에게 더러운 수작을 부렸다간, 너 만이 아니라 네 검대와 검각까지 모조리 부숴주지.”
백우진의 말엔 강력한 의지와 기세가 실려 있었다.
백소희는 대답을 하지 못하고, 모멸감에 이를 앙다물고 고개를 돌렸다.
“잘 기억해 둬.”
백우진은 마지막 말까지 백소희의 귀에 때려 박은 뒤 대련장을 내려왔다.
“오늘 모두 훌륭했다. 2달간 고생 많았어.”
“아닙니다!”
“도련님이 더 고생 많으셨습니다!”
“전부 도련님 덕분입니다!”
“감사합니다!”
검대원들은 뿌듯한 표정으로 백우진을 바라보았다.
백우진이 자신들을 수련시키느라 누구보다 고생했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었다.
“오늘은 같은 날은 회식을 해야지.”
“도련님이 쏘시는 겁니까?”
김우혁이 손을 흔들었다.
“물론.”
“우와와아아!”
“비싼 고기로 기름칠 좀 하겠네요!”
“부가주님이랑 문 호위님도 같이 가야죠!”
“문 호위는 이미 자리를 잡고 있어. 부가주님도 곧 오실 거다.”
“하하하!”
“가자.”
백우진과 검사들은 웃음꽃을 피우며 연무장을 떠났다.
“이, 이거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 거냐?”
“어떻게 받아들이긴 뭘 어떻게 받아들여. 백우진 도련님이 또 한 번 미쳐 날뛴 거지.”
“7등급 검사에, 삼대 정령 소환사에, 외모랑 배경도 좋고, 이젠 검사도 잘 키워? 뭐 저런 인간이 다 있냐?”
“젠장! 의검대를 들어갔어야 했어! 그랬으면 나도 저기 있었을 텐데!”
“그러니까! 지금 의검대 갔으면 적검대를 뛰어넘었다는 거잖아. 아, 내 인생!”
구경하던 검사들은 백우진의 육성능력에 경악했고, 그의 밑에 있는 의검대를 진심으로 부러워하고 있었다.
패배해서 어깨가 축 처진 적검대와 백소희에겐 그 누구도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
* * *
“저렇게 끝날 줄은 몰랐군.”
연무장을 보고 있던 백천화가 싸늘한 미소를 지으며 몸을 돌렸다.
“네가 도와준 것이냐?”
“아닙니다.”
뒤에 있던 백천웅이 고개를 저었다.
“그럼 전부 우진이가 했다는 건가?”
“물론 훈련에 도움을 주긴 했지만, 파훼법을 몸에 익히는 계획과 실행 그리고 아이들에게 줄 영약을 구한 건 모두 우진이가 한 일입니다.”
“저런 재능도 있었나.”
백천화가 다시 고개를 돌려 연무장 중앙에 있는 백우진을 바라보았다.
자신이 강해지는 것과 아랫사람을 키우는 건 전혀 다른 영역이지만, 백우진은 훌륭하게 해냈다.
그것도 감탄이 나올 정도로.
“우진이에겐 여러 재능이 있습니다. 거기다 그 재능에 도취하여 나태해지지도 않죠. 뛰어난 아이입니다.”
“전에 말했지 않나. 아이들을 고독처럼 키우는 게 도움이 될 거라고.”
백천화가 백우진을 가리키며 입꼬리를 말아 올렸다.
백우진이 백소희를 압박하는 모습은 미소를 자아내가 만들었다. 자신이 가장 원했던 장면이었다.
“저 모습을 봐라. 저 녀석은 훌륭한 고독이 되어가고 있어.”
“….”
백천웅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전혀 다른 눈으로 백우진을 바라보았다.
‘그 고독의 이빨이 어디로 향할는지는 당신도 모를 겁니다.’
* * *
백우진은 회식을 마치고 자신의 방으로 돌아왔다.
“이렇게 잘 될 줄이야.”
적검대를 이길 거라는 확신을 하긴 했지만, 전승을 이뤄낼 줄은 상상하지 못했다.
포기하지 않고 따라오고, 끝까지 싸워준 의검대에게 고마웠다.
-네 육성 방법들이 잘 통한 거지. 좀 많이 미쳐있긴 했지만.
“나 나중에 교관 해도 잘하겠지?”
-흥.
흑암은 콧방귀를 뀌었지만 속으로 백우진의 육성법이 대단했음을 인정하고 있었다.
자신이 직접 키웠어도 2달 동안 저런 성장을 이뤄내서 전승을 했을 지는 확신할 수가 없었다.
“그럼 퀘스트 보상을 확인해보자고.”
백우진은 기대감이 듬뿍 담긴 미소를 지으며 퀘스트창을 켰다.
[돌발 퀘스트를 완료하셨습니다.] [퀘스트 보상을 계산합니다.] [퀘스트 보상 1000포인트가 지급됩니다.] [수많은 검사가 당신의 육성능력에 경악하셨습니다.] [수많은 검사가 당신의 검사들을 선망하였습니다.] [600포인트가 추가 지급됩니다.] [돌발 보상이 만검의 보상으로 전환됩니다.]“역시!”
-이 정도는 예상하고 있었지.
대련이 끝났을 때 검사들은 의검대를 부러운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반응의 효과로 특별한 보상이 지급될 거라는 건 예상하고 있었다.
-근데 만검의 보상만이 아니라, 포인트까지 줄지는 몰랐….
흑암이 짜증 난 목소리로 중얼거릴 때 새로운 알림음이 들려왔다. 지금까지 들어 본 적 없는 울림이었다.
[숨겨진 조건 ‘전승 – 완벽한 승리’를 완료하셨습니다.] [특별보상이 주어집니다.]“특별보상?”
-여기서 또 준다고? 시스템 진짜 머리통에 마요네즈 채워 넣었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