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Renowned Family's Sword Prodigy RAW novel - Chapter 160
160화. 풍신의 섬 (2)
백우진과 문주영, 무영객은 삼척에 도착해서 윤우민과 장경하가 마중 나오길 기다리고 있었다.
“도련님.”
문주영이 무영객의 눈치를 보면서 백우진 옆으로 슬금슬금 다가왔다.
“저 사람 대체 누굽니까? 팔찌를 빼가는 걸 나중에서야 알아차렸습니다. 혹시 초고수입니까?”
“아니, 도둑이야.”
-도둑놈 중에서도 아주 상도둑놈이지.
“도, 도둑이요? 설마 그래서 직업병이라고 한 겁니까?”
“맞아. 저 녀석 무영객이거든.”
“무영객!”
문주영은 자신도 모르게 꽥하고 비명을 질렀다.
무영객은 얼굴과 나이, 능력 모든 게 베일에 싸인 도둑이다.
그런 도둑이 바로 옆에서, 그것도 백우진을 따른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
“대체 무슨 일이 있던 겁니까?”
“별일은 아니고. 이전에 정근호랑….”
백우진은 문주영에게 그간 있었던 일들을 간단하게 설명해주었다.
“어억….”
문주영은 넋이 나간 눈빛으로 백우진을 바라보았다.
박대영을 잡아넣고 무영객을 교정시키다니, 놀랍다 못해 경악할 정도였다.
자신이 없는 곳에서도 백우진은 입을 다물 수 없는 활약을 하고 있었다.
“저와 의검대에 준 영약이 블랙마켓에서 나온 게 아니라, 무영객의 물건이었군요. 이런 사정이 있었을 줄은 몰랐습니다. 도련님은 어딜 가시든 폭풍을 만드시는군요.”
“폭풍은 무슨.”
백우진은 피식 웃고서 바다를 보고 있는 무영객에게 다가갔다.
“너 아까 팔찌를 어떻게 뺀 거냐?”
“예?”
“저 녀석의 무력 수준은 6등급이 한참 넘는데, 어떻게 그 감각을 속이고 물건을 훔친 거냐고.”
“아, 그거요.”
무영객이 씩 웃으며 자신의 손을 들어 올렸다.
“이 장갑과 제 손기술 때문이죠.”
“장갑?”
“제가 박대영 방에서 도망칠 때 염동력을 사용해서 문을 열었던 거 기억하십니까?”
백우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무영객은 염동력으로 문을 열고, 창문으로 도망쳤었다.
“그 일을 할 수 있는 게 이 장갑의 능력입니다. 사용제한이 있는 대신 오러나 마나를 사용하지 않아서 고수들도 눈치를 채지 못하죠.”
“그럼 그 능력으로 팔찌를 건드린 다음 네 손기술로 빼냈다는 건가?”
“맞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 더 중요한 요소가 있죠.”
“중요한 요소?”
“방심입니다.”
무영객은 문주영에게 고개를 돌리며 눈을 깜빡였다.
“강자일수록 물건을 훔치기 어렵다고 생각하겠지만, 실제론 조금 달라요. 강자들은 자신이 강하다는 걸 알기 때문에 대게 방심하기 마련이거든요. 특히 도둑 따위는 안중에도 없죠.”
“확실히 그렇지.”
“특히 자만심이 강하고, 자신이 강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일수록 쉬워요. 예전에는 7등급 능력자의 물건을 대놓고 훔친 적도 있었습니다. 하하!”
무영객은 자신의 영웅담을 이야기하며 웃음을 터트렸다.
“으윽….”
문주영은 부끄러운지 얼굴을 붉혔다.
-역시 전문가는 전문가네. 그 전문적인 일이 도둑질이라는 게 문제지만.
‘그 도둑질이 도움이 될지도 모르지.’
문주영의 코앞에서 그의 팔찌를 훔치는 건 누구도 할 수 없는 일이다.
무영객을 얻은 건 역시나 나쁘지 않은 선택 같았다.
우우웅!
텅 빈 바다에서 갑자기 배 한 척이 나타났다.
배 위에서 장경하가 힘차게 손을 흔들고 있었다.
“사제!”
* * *
백우진은 장경하의 안내를 받아 유니타스와 윤우민이 머무는 한선도에 도착했다.
“바다 위에 어떻게 진법을 설치한 겁니까?”
백우진이 놀랍다는 듯 눈을 빛냈다.
진법은 섬이 아니라, 섬을 둘러싼 바다에도 설치되어 있었다. 그래서 갑자기 배가 나타난 것처럼 보인 것이었다.
“소환수들의 힘을 빌렸지.”
장경하가 손가락을 들어 올리자, 작은 붕어가 떠올랐다.
“이 녀석은 입에 주인의 마나을 머금어서 공중에 놓아둘 수 있거든. 그걸 이용해서 진을 설치했어.”
장경하는 푸른색 붕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방긋 웃었다.
“오랜만에 TV 좀 봤더니, 사제는 완전 거물이 됐던데? 이름값이 장난 아니더라고.”
“그 정도는 아닙니다.”
“아니긴. 그동안 터트린 일이 한두 개가 아니던데? 앞으로 사제 덕을 볼 일이 더 많아지겠어. 앞으로 잘 부탁….”
“왔으면 빨리들 들어오지 뭣들하고 앉았느냐?”
작은 항구의 언덕 위에서 윤우민이 미소를 짓고 있었다.
그의 미소에는 오랜만에 보는 백우진에 대한 반가움으로 옅게 빛나고 있었다.
“어르신!”
“경하는 손님들에게 섬을 안내해주어라.”
“저도 사제랑 얘기 좀 하고 싶은데….”
“빤히 수다나 떨겠지. 그건 나중에 해라.”
“에이….”
장경하는 어깨를 푹 내리고, 문주영과 무영객을 데리고 섬으로 들어갔다.
“그간 강녕하셨습니까.”
백우진은 윤우민이 있는 곳으로 올라가서 고개를 숙였다.
“인사 한번 아주 거창하구나.”
윤우민은 허허롭게 웃으며 가까이 오라고 손짓을 했다.
“또 실력이 늘었구나. 아니, 그런 말로 표현이 되지 않을 정도로 성장했어.”
윤우민의 눈이 놀람으로 물들었다.
백우진을 본 지 조금 시간이 지났다고 해도 이 정도 성장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성장력에 로켓을 달고 있는 것 같았다.
“너 정도로 빨리 강해지는 녀석은 정말 처음 보는구나. 지금 신검백가의 가주인 네 아버지도 그 나이 때 너 정도 수준은 아니었어.”
“그리 띄워주실 필요 없습니다.”
“내가 널 띄워줘서 뭐하겠느냐? 진심이다. 너처럼 빨리 강해지는 녀석은 본 적이 없어.”
윤우민은 확신하며 말했다.
많은 능력자를 봐왔지만, 백우진 정도의 성장력을 가진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
백우진의 성장력은 여태까지 봤던 모든 능력자보다 위였다.
“너무 빨리 큰 나무는 밑이 부실하다는 단점이 있지만, 네게는 통용되지 않겠구나. 정말 잘 컸어.”
“오랜만에 만나서 칭찬만 해주시니 부끄럽네요.”
“부끄러워 할 필요 없다. 객관적으로 말했을 뿐이야.”
윤우민은 뿌듯하면서도 감탄이 담긴 눈빛으로 백우진을 바라보았다.
“근호를 챙겨줘서 고맙다.”
한동안 바다를 보던 윤우민이 다시 백우진에게 고개를 돌렸다.
“혹시 정근호가 그렇게 말을 한 겁니까? 그럴 녀석이 아닌데.”
“자기 혼자 활약을 했다던데, 가끔 네 이름을 말하기에 네가 도움을 줬다는 걸 알았다.”
“역시 그렇군요.”
-그럼 그렇지. 그 녀석이 먼저 네 도움을 받았다고 말할 리 없지.
백우진은 그럴 줄 알았다는 듯 웃었다.
-그래도 그렇게 맞고서도 그런 자존감을 유지하는 게 대단해. 오뚜기 같은 놈이다.
흑암은 재미있다고 중얼거리며 낄낄 웃었다.
“날 봐서 도와줬겠지만 앞으로는 그럴 필요 없다. 그 녀석은 한 번 크게 당해봐야 정신을 차릴 놈이야.
“알겠습니다.”
‘죄송하지만, 그놈은 당해도 정신을 차리지 못해요.’
백우진은 속마음을 감춘 채 고개를 끄덕였다.
“바람의 기운이 있다는 섬은 어디에 있습니까?”
“동남쪽으로 10km 정도 떨어진 곳에 있다. 여기서 내일 오전에 출발할 거다.”
“내일이요?”
“녹색탑과 그렇게 이야기가 됐다. 조사는 따로 하지만, 들어가는 건 함께 가자더군.”
“그렇군요.”
특별한 일은 아니었기에 백우진은 고개를 끄덕였다.
“녹색탑에선 누가 온다고 합니까?”
“녹색탑주의 제자인 녹성풍 엄우성과 그의 밑에 있는 마법사단 찬풍이 온다더구나.”
“녹성풍 엄우성….”
“알고 있느냐?”
“대충은 알고 있습니다.”
“현 녹색탑주는 선한 사람이다. 그의 제자인 녹성풍도 많은 선행을 베풀고 다녔다고 하더군.”
녹성풍 엄우성은 여러 종류의 봉사도 하고, 범죄자들을 잡아넣는 데 앞장서서 신뢰도가 높은 능력자 중 한 명이었다.
“그래도 조심을 해서 나쁠 건 없습니다. 소문이 좋다고 해도 실제 그 사람이 어떤지는 모르니까요.”
-너처럼 말이지?
‘그래.’
“그야 그렇지. 확실히 조금 걸리는 점도 있었고.”
“걸리는 점이요?”
“녹색탑이 섬의 탐사를 신청하는 속도가 굉장히 빨랐다. 꼭 섬이 나타나길 기다리고 있었던 것처럼 말이야.”
“음….”
백우진이 인상을 찌푸렸다.
-엄우성이라는 놈 아는 놈이지?
‘3년 정도 잠적한 후에 갑자기 녹색탑의 탑주가 되는 사람이야. 다만….’
-다만?
‘탑주가 된 이후 갑자기 성격이 바뀌어서 쓰레기 짓을 하고 다녔지.’
엄우성은 탑주가 되자마자, 녹색탑의 정책을 완전히 바꿨다.
다른 사람들이 피해를 보든 말든 오로지 자신들의 세력을 성장시키는 것만 집중했다.
‘전대 녹색탑주가 실종됐었는데, 그 일에 관여했다는 소문까지 있을 정도였어.’
-소문이 아니라, 사실 아니냐?
‘그럴지도 모르지.’
전생에서 뒤바뀐 엄우성의 성격을 보면 충분히 가능성 있는 일이었다.
‘그러고 보니, 딱 이맘때쯤 실종된 것 같은데.’
엄우성이 어디에 갔는지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그가 실종됐다는 기사를 본 기억이 났다.
‘내일 갈 섬에 특별한 무언가가 있을지도 모르겠어.’
-그 섬에서 얻은 힘으로 엄우성이라는 놈이 탑주가 되었다고 생각하는 거냐?
‘가능성이 있으니까.’
백우진이 먼바다를 보며 눈매를 좁혔다.
‘뭐가 됐든 내일이 와봐야 알겠지.’
* * *
다음날 오전 8시.
백우진은 바람의 기운이 거센 섬에 도착했다.
긴장했던 것과는 달리 섬에 도착할 때까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확실히 정령의 기운이 느껴지네요.”
섬 전체에서 바람의 기운이 흘러넘치고 있었다.
놀라운 점은 겉으로 드러난 것보다 내부에 잠겨 있는 바람의 기운이 더욱 컸다. 빙산의 일각처럼.
“정령의 기운과 마법의 기운이 동시에 느껴지고 있다. 두 힘 모두 작용하고 있어.”
“환경도 여러모로 특이하네요.”
나무는 부러질 것처럼 얇으면서 길었고, 풀은 너무 넓적해서 부채로 써도 될 것 같았다.
섬에서 보이는 나무들과 풀은 한국에서 본 적이 없던 종류의 식물들이었다.
이 섬 역시 다른 세계에서 건너온 섬인 것 같았다.
-내 세계에서 건너온 섬인 모양이다. 대륙 남쪽에서 볼 법한 환경이야.
‘뭐 하는 섬인지는 몰라?’
-내가 그걸 알면 자리 깔고 앉아서 점을 봤겠지.
흑암과 백우진이 섬에 대해서 말을 할 때 거친 바람이 갈라지며 녹색탑의 마법사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유니타스분들이시군요. 루카스의 엄우성이라고 합니다.”
가장 앞에 있던 중년 마법사가 다가와서 고개를 꾸벅였다.
그를 따라 뒤에 있는 마법사들도 고개를 숙였다.
“유니타스의 장경하에요.”
장경하는 마주 인사를 하며 활짝 웃었다.
“유니타스의 마스터께서 이리 미인이신 줄은 몰랐습니다.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저도 녹성풍의 소문은 많이 들었습니다. 저는 따라 할 수도 없는 훌륭한 일들을 하고 계시잖아요.”
“전혀 아닙니다. 스승님이 시켜서 할 뿐이죠. 하하!”
두 대표자는 서로를 띄워주는 간단한 잡담을 나누었다.
“따로 움직이자고 하셨죠?”
“예. 각자 움직이되 서로에게 피해를 주지 않도록…. 헉?”
엄우성은 말을 하다 말고 깜짝 놀라서 뒤로 물러났다.
장경하의 뒤에 상상도 해보지 못한 인물이 있었기 때문이다.
“배, 백우진?”
예상치 못한 백우진의 모습에 전신의 피가 싸늘하게 식는 느낌이었다.
“아, 저희를 도와주시러 오신 분이에요.”
장경하는 혹여나 백우진에게 피해가 갈까 봐 그를 사제라 부르지 않고, 남처럼 대하고 있었다.
“백우진입니다. 녹성풍의 명성은 많이 들었습니다.”
“혀, 협검께서 그리 말씀을 해주시니, 몸들 바를 모르겠습니다.”
엄우성은 하얀 이를 드러내며 웃었지만, 속으로는 복잡한 심경을 감추려 애쓰고 있었다.
‘저 새끼가 여길 왜 온 거야!’
참지 못할 정도로 짜증이 올라왔다.
이렇게 된다면 백우진 하나 때문에 계획을 전부 바꿔야 할 판이다. 백우진은 그 정도의 실력과 명성을 가지고 있었다.
“음, 그럼 다시 말씀드리겠습니다. 따로 움직이지만, 서로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혹시라도 문제가 생기면 도움을 주는 건 어떨까요?”
“좋네요.”
장경하가 힘차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하기로 하고 올라가요.”
장경하는 유니타스와 백우진, 문주영, 무영객을 이끌고 섬으로 올라갔고, 엄우성은 찬풍을 데리고 섬으로 들어갔다.
쿠구구구.
두 집단이 숲에 발을 들여놓은 순간 바닥에서 바람이 불어오기 시작했다.
콰아아아!
미약했던 바람은 순식간에 솟구쳐 거대한 용오름을 만들어냈다.
“무슨 폭풍이!”
“크헉!”
“뭐, 뭐야!”
유니타스와 녹색탑의 마법사들은 급작스럽게 생성된 용오름에 경악하여 비명을 내질렀다.
쿠우우우우!
용오름의 바람이 미친 듯이 거칠었고, 갑자기 생성됐기 때문에 사람들은 몸을 가누지 못하고 당구공처럼 서로 부딪쳤다.
“뭣들 하는 거냐! 바람을 잡아내!”
“예!”
엄우성의 지시에 녹색탑의 마법사들이 마나의 호흡을 운용하며 바람을 조절하기 시작했다.
“바람의 정령들을 소환해라!”
윤우민은 바람의 상급 정령 그레혼을 소환해서 사람들을 지켰다.
“진!”
장경하도 진을 소환해서 바람의 흐름을 조절했다.
쿠구구구.
엄우성과 마법사들은 왼쪽으로, 백우진과 유니타스는 오른쪽으로 뭉치며 용오름으로부터 각자를 지켰다.
콰아아아!
용오름은 더욱 거세지다가 두 개로 나뉘어 유니타스와 녹색탑을 갈라놓았다.
두 집단은 자신들을 이끄는 바람을 따라 서로 다른 곳으로 이동되었다.
“음….”
엄우성은 작아진 용오름을 따라 서쪽으로 이동했다.
숲으로 들어갈 수 있는 오솔길이 보이기 시작하자, 바람이 완전히 사라졌다.
“예상대로군.”
엄우성이 자신의 앞에 있는 오솔길을 보며 미소를 지었다.
풍신의 구슬이 나침반이 되어 풍신의 유산에 도달할 수 있는 정확한 길로 자신들을 이끈 것이다.
“멍청한 놈들.”
아무것도 없는 백우진은 수많은 함정을 지나쳐야 풍신의 유산에 도달하게 될 거다.
물론 그땐 자신이 모든 것을 챙기고 떠난 뒤일 테고.
“역시 구슬이…. 헉!”
엄우성은 진득한 웃음을 지으며 품에서 구슬을 꺼내다가 비명을 내질렀다.
“어, 없어! 없다고!”
품에 있어야 할 풍신의 구슬이 사라져 있었다.
“뭐, 뭐야!”
다급하게 옷을 벗으며 전신을 뒤졌지만, 구슬은 어디에서도 보이지 않았다.
완벽하게 사라져 있었다.
* * *
백우진과 유니타스는 숨이 막힐 정도로 녹음이 짙은 숲 앞에 도착했다.
사람이 들어갈 수도 없게 수풀과 나무가 꽉꽉 들어차 있었다.
“여기로 들어가라는 거 같은데요.”
“바람이 거센 것치고는 살기가 전혀 없었어. 네 말대로 우릴 안내한 것 같구나.”
윤우민이 고개를 끄덕였다.
“혹시 모르니, 바람의 정령이나 소환수를 전방과 후방에 세우고 출발하는 게 좋을 거 같습니다.”
“오랜만에 두근두근하네. 사제! 빨리 가자.”
장경하가 주먹을 움켜쥐며 손을 흔들었다.
그녀를 따라 진이 전방으로 나섰다.
“저도 진을 소환하겠습니다.”
백우진이 진을 소환하기 위해서 손을 올릴 때였다.
콰아아아!
갑자기 뒤에서 강렬한 바람이 불어왔다.
바람은 백우진의 앞에 있는 답답한 숲을 갈라서 사람이 지나갈 수 있는 길을 만들어냈다.
“어?”
백우진은 뒤를 돌아보고 입을 쩍 벌렸다.
무영객의 오른쪽 바지 주머니에서 초록색 빛이 번쩍이고 있었고, 그 빛에서 숲을 가르는 바람이 쏟아지고 있었다.
“이, 이런!”
무영객이 당황하여 주머니를 손으로 가리려 했지만, 그럴수록 더 강렬한 빛과 바람이 뿜어져 나왔다.
“하하….”
무영객은 뒷머리를 긁적이며 민망한 미소를 지었다.
“이게 뭔데 여기 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