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Renowned Family's Sword Prodigy RAW novel - Chapter 167
167화. 마화 (4)
적연화는 주민들을 대피시키라는 백우진의 전음을 듣자마자 협회로 달려가서 적경훈과 백은경에게 전음의 내용을 전했다.
그들은 휘하의 능력자들과 협회의 능력자들을 움직여서 백우진이 말해준 주소 근처의 주민들을 대피소로 이동시켰다.
“휴우….”
적연화는 대피소의 플라스틱 의자에 앉아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다행히 무슨 일이 터지기 전에 백우진이 말해준 주소 근처의 주민들을 대피소로 이동시킬 수 있었다.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는 거지?”
백우진은 마족에게 마기의 폭탄이 있으니, 절대로 자신에게 오지 말라는 말을 추가로 전했다.
그는 협회에서 봤던 건방지고, 거만했던 모습이 아니라 평소처럼 여유로운 얼굴을 하고 있었다.
‘폭탄이고 뭐고 그가 직접 움직였다는 건 자신이 있다는 뜻이겠지.’
여태까지 백우진이 직접 나서서 해결되지 않았던 일은 단 하나도 없었다.
라이벌이라고 할 수 있는 신검백가 소속이지만, 백우진의 무력과 냉철한 판단력은 자신을 한창 뛰어넘고 있었다.
“그래도 도움이 필요할지 몰라.”
적연화는 혹시 모를 일이 생길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대피소를 벗어났다.
쿠구구구.
그녀가 백우진이 있는 곳으로 향하려 할 때 대지가 좌우로 흔들리기 시작했다.
땅이 메마른 논처럼 쩍쩍 갈라지며 더욱더 심한 진동이 일어났다.
“뭐, 뭐야!”
백우진이 말했던 마기의 폭탄이 터지기라도 한 건지 대지의 흔들림은 멈출 생각을 하지 않았다.
“연화야.”
“오빠!”
적연화의 뒤에서 적경훈이 나타났다. 그는 인상을 찌푸리며 고개를 들어 올렸다.
“우리도 가자! 진동을 보면 저쪽이야!”
“아니, 움직이면 안 돼.”
“오, 오빠?”
적경훈은 적연화가 움직일 수 없게 어깨를 꽉 잡았다.
“저건 대체….”
주택지의 중심에서 어마어마한 기운이 솟구치고 있었다.
폭발하기 직전의 화약처럼 불안정한 기운과 사악한 마기가 마구잡이로 퍼져 나왔다.
콰과과과!
거대한 나무가 하늘로 솟구쳤다.
나무껍질은 재를 바른 것처럼 회색으로 뒤덮여 있었고, 나무 전체는 마기의 불꽃으로 타오르고 있었다.
“미친!”
적경훈의 눈에 핏발이 섰다.
저 나무가 백우진이 말했던 마기의 폭탄이라는 건 바로 알 수 있었지만 막을 방법이 생각나지 않았다.
‘부수는 것도, 막는 것도 불가능해….’
자신이 저 장소에 있었어도 저 나무를 어떻게 해볼 방법이 생각나지 않았다. 그야말로 속수무책인 상황이었다.
“이, 이걸 어떻게….”
적연화의 충혈된 눈동자가 바르르 떨렸다. 생각했던 것보다 마기가 너무 컸다.
저게 터진다면 대피하지 못한 사람들이 폭발에 휩쓸려 어마어마한 사망자가 나올 거다.
“제발….”
적연화가 양손을 모아 신에게 기도하려 할 때 마기의 나무를 따라 하늘로 솟구치는 한 마리 새가 있었다.
후우웅.
서리 빛 광채를 뿜어내며 아홉 갈래의 꼬리와 대붕의 날개를 펼치는 은색의 봉황이었다.
“아….”
적연화는 은빛의 봉황의 등에 탄 남자를 보고 넋이 나가버렸다.
“배, 백우진!”
백우진은 여유로운 손짓으로 은빛 봉황과 녹색 호랑이에게 명령을 내려 거대한 얼음 폭풍을 소환했다.
얼음 폭풍은 마기의 나무 전체를 이불처럼 뒤덮어 틈 하나 없이 완벽하게 얼려버렸다.
하지만 백우진의 공격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그의 검에서 세상을 반으로 가를 흑색의 검기가 솟구쳤다.
촤아아악!
하늘이 쪼개지는 거대한 파공음과 함께 마기의 나무가 반으로 갈라졌다.
콰아아아아!
베어진 마기의 나무는 다 타버린 장작처럼 검은 재가 되어 사그라졌다.
“허억!”
적연화는 다리에 힘이 빠져 주저앉아버렸다. 지금 자신이 본 게 정말 현실인지 믿기지 않았다.
“오, 오빠.”
적연화는 벌린 입을 다물지 못한 채로 적경훈을 올려봤다.
적경훈 역시 자신과 별반 다르지 않은 표정으로 식은땀을 흘리고 있었다.
“괴물 자식….”
* * *
-괜찮냐?
‘머리가 깨질 거 같아.’
백우진이 두통을 참으며 머리를 흔들었다.
마령수를 파괴하며 긴장이 풀렸기 때문인지 힘을 사용한 후폭풍이 단번에 밀려왔다.
‘너무 무리했나.’
광풍과 백빙을 동시에, 그것도 넓고 높은 범위에 사용했다.
마령수를 베는데 흑살까지 썼기 때문에 정신력이 거의 바닥을 치고 있었다.
-예전이었다면 이미 기절했을 텐데, 잘 버티는군.
‘특성들이 있으니까.’
높은 정신력 수치와 여러 특성의 효과가 아니었다면 진즉에 쓰러졌을 거다.
“할 일도 남았잖아.”
마령수를 베었지만,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이 모든 일의 주범인 칼리번이 살아 있었다.
“내려가!”
백우진은 레오를 돌려보낸 뒤 설빙을 타고 칼리번의 앞에 내려섰다.
“넌 뭐야….”
칼리번의 메마른 입술에서 힘없는 음성이 흘러나왔다.
윤기가 흐르던 검은 머리카락과 황색 피부는 잿빛으로 변해 버렸다.
“넌 뭐냔 말이다!”
칼리번은 자신의 생명을 마기로 불태우며 마지막 발악을 시작했다.
“네놈 때문에 모든 것이 끝났어!”
마령수의 씨앗은 자신이 원한다고 만들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마령수가 완벽하게 터졌을 때만 다시 얻을 수 있다.
마령수는 백우진에게 쪼개졌기 때문에 다시는 세상에 나타날 수 없게 되었다.
“내가 죽더라도 네놈만큼은 죽인다!”
칼리번의 몸을 뚫고 불길한 기운을 퍼뜨리는 마기의 창이 나타났다.
스으으.
마기의 창에서 흘러나오는 검은 기운은 지금까지 보았던 창과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독한 사기를 흘리고 있었다.
“미안한데 그럴 일은 없어.”
“죽어!”
칼리번이 자신의 생명을 담은 마지막 마창을 쏘아냈다.
콰아아아!
백우진은 오른손 암인검으로 풍벽검흔을 만들어냈다.
빠지지직!
마기의 창과 풍벽검흔이 맞부딪치는 순간 대기를 터트리는 격한 스파크가 터져 나왔다.
‘흑암!’
백우진은 마창을 막은 것으로 만족하지 않았다. 그는 왼손으로 흑암을 잡았다.
흑암에게 극성의 오러를 밀어 넣으며 검을 아래에서 위로 쳐올렸다. 흑암의 두 번째 검 암인의 발동이었다.
퍼어억!
그림자에서 솟구친 암흑의 칼날이 칼리번의 몸을 꿰뚫었다.
“끄으윽!”
칼리번이 모래성처럼 무너져 내리며 그가 만든 마지막 마창이 연기처럼 흩어졌다.
퍼억!
백우진은 틈을 놓치지 않고, 흑암으로 칼리번의 왼 가슴을 찍어버렸다.
“끄아아악!”
“너 왜 여기에 온 거냐.”
“크으윽….”
“왜 한국에 온 거냐고!”
백우진이 칼리번의 멱살을 쥐고 흔들었다.
위기 상황은 끝났지만, 일본에 있어야 할 칼리번이 왜 한국에 왔는지는 꼭 필요한 정보였다.
“크, 크레온 님이….”
칼리번은 생명의 불이 꺼져가는 혼미한 상태에서 이름 하나를 말했다.
“크레온?”
전생과 현생의 기억을 훑어보았지만 들어보지 못했던 이름이었다.
“크레온이 누구야!”
“끅!”
칼리번은 백우진의 물음에 대답하지 못했다. 숨이 끊어지는 순간 검은 재가 되어 흑암의 검날로 떨어져 내렸다.
[마족 칼리번의 잔혼이 흑암에게 흡수되었습니다.]백우진은 나타난 정보창을 보지 못하고 왼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놈이 크레온이라고 했나?”
백우진의 활약에 경악하고 있던 백은경의 표정이 싸늘하게 바뀌었다.
그녀는 야차 같은 표정으로 숨쉬기 거북할 정도의 살기를 내뿌리고 있었다.
“크레온이 한국으로 가라고 했다더군.”
“크레온!”
백은경은 크레온이라는 이름을 한 글자씩 씹어 뱉었다.
그녀가 이 정도까지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는 건 처음이었다. 그것도 오직 분노만을.
“찾는다는 마족이 이놈이 말한 크레온이었나?”
“놈이 내가 찾아야 할 마족이며, 내가 찢어 죽여야 할 마족이다.”
백은경의 붉어진 눈빛에서 살을 아리게 만드는 살기가 흘러나왔다.
“대체 그놈이 뭘 한 거지?”
“내 가장 소중한 사람을 타락시켰다.”
“타락?”
백은경은 더 이상 대답을 하지 않았다. 피나도록 주먹을 말아 쥔 채로 등을 돌렸다.
그녀의 등에서 강렬한 분노에 묻힌 슬픔의 감정이 연하게 느껴졌다.
* * *
마족 사건에 대한 속보가 올라왔을 때 기사의 댓글에는 백우진이라는 이름과 동영상 사이트의 주소가 적혀있었다.
호기심으로 주소를 눌러본 사람들은 영상에서 빠져나가질 못하고 끊임없이 리플레이 버튼을 눌렀다.
건물 높이로 솟아오른 마기의 나무를 꽁꽁 얼려 버리는 은빛 봉황과 녹색 호랑이 그리고 건물보다 두꺼운 나무를 일격에 베어버리는 백우진의 모습은 아무리 봐도 질리질 않았다.
-내가 뭘 본 거지? 레알 실화임? CG 아니냐?
-무슨 영화를 보는 것 같네. 영웅이다. 진짜 영웅이야!
-저런 엄청난 스케일로 싸웠는데도 인명피해 제로란다. 진짜 억 소리밖에 안 나옴.
-나무를 얼리는 것도 대박이지만 마지막에 쓴 검기는 대체 뭐죠? 저런 건 본 적도 없어요!
-나 저거 직접 봤음. 솔직히 동영상은 현실감 1도 못 담았음. 직접 보면 진짜 바지에 싼다.
백우진의 압도적인 활약에 그저 감탄만 하던 사람들은 이상한 점을 깨달았다.
세 속성의 정령을 다룬다던 백우진이 새로운 정령을 그것도 얼음을 사용하는 수 속성 정령을 가진 것을 알아차린 것이다.
-잠깐만! 저 정령 수 속성이잖아! 그것도 얼음! 백우진이 수 속성 정령도 소환할 수 있었어?
-그런 거 같은데요. 정령이 태워주는 건 자신의 계약자뿐이잖아요!
-그런 사대 속성 전부 소환할 수 있다는 거잖아! 와, 욕 나오네!
-그것만이 아니에요. 바람 정령도 바뀌었어요. 잘은 모르지만, 진보다 확실히 강해졌어요.
-개사기 아니냐? 저런 무지막지한 검기를 쓰는데 사대 정령을 모두 소환할 수 있는 인간이 세상에 어디 있냐고! 세상 지 혼자 사네.
-아, 살기 좆같다. 한강 물 따뜻하냐?
-딱 하루만 백우진이 되고 싶다. 제발….
사람들은 사대 정령을 모두 다루는 백우진의 능력에 한 번 경악하고, 그의 활약 덕분에 인명피해가 제로라는 것을 듣고 두 번 경악했다.
“조금 아쉽지만 나쁘진 않네.”
숙소로 돌아온 백우진은 자신에 관한 기사와 영상을 확인한 뒤 미소 지었다.
설빙과 레오를 들킨 건 아쉽지만, 아무런 인명피해도 벌어지지 않았다는 것에 마음이 편해졌다.
“근데 마족도 잡았고, 마령수도 쪼갰고, 사람도 안 죽었는데, 왜 보상을 안 주냐?”
백우진은 지끈거리는 머리를 부여잡고, 툴툴거렸다.
-그, 그러고 보니 아직 보상이….
흑암의 목소리는 목젖을 얻어맞은 사람처럼 떨리고 있었다.
백우진이 퀘스트를 완료한 건 한참 전이지만, 아직 퀘스트에 대한 보상이 나타나지 않았다.
알 수 없는 불안감에 있지도 않은 등이 젖어가는 느낌이었다.
-서, 설마 지금까지 사람들의 반응을 수집한 건가?
만약 그랬다면 백우진에게 주어질 보상은 자신의 상상을 뛰어넘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번 보상은….
띵!
알림음은 흑암을 농락하듯 그의 말을 끊어버리며 등장했다.
[퀘스트 를 완료하셨습니다.] [퀘스트 의 보상을 계산합니다.] [보상 2000포인트가 지급되었습니다.]띵!
[수많은 사람이 당신의 활약에 경악했습니다.] [수많은 사람이 당신에게 구명의 은을 입었다고 생각합니다.] [추가 보상으로 2000포인트가 지급됩니다.]-미, 미친!
“이, 이천을 또 줘?”
추가 보상으로 많은 포인트를 받을 거라는 생각은 했지만 2000을 또 줘서 4000포인트를 받을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잘한 건 인정한다만, 한 번에 4000은 심하잖아!
시스템은 머리로 생각이라는 걸 하지 않는 건지 적당히라는 단어를 모르고 있었다.
띵!
[특수 타이틀 이 지급되었습니다. [추가 보상으로 인해 특수 타이틀의 등급이 상승했습니다.] [유니크 타이틀 이 레전더리 타이틀 로 변환되었습니다.]“레전더리 타이틀이라고?”
원래 유니크였던 마족 사냥꾼 타이틀이 추가 보상으로 인해 레전더리 타이틀 마족 척살자로 바뀌었다.
붉은빛으로 빛나는 타이틀을 보자, 아프고 답답했던 머리가 한여름의 계곡물처럼 시원해졌다.
-시, 시스템 진짜 대가리에 빵꾸 뚫린 거 아니냐?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백우진이 오늘 잘한 거 인정한다.
완벽한 계획과 판단으로 마령수를 꺾어 칼리번의 학살을 막은 거? 대단한 일이다.
하지만 추가 보상을 두 개 모두 주고, 그중 하나가 레전더리 타이틀이라는 건 정말 아니었다.
-진짜 선 없이 퍼주는구나! 이제 그냥 네 마음대로 해라!
흑암이 시스템에 이죽거릴 때 네 번째 알림음이 들려왔다.
띵!
[숨겨진 조건 [희생 없는 전투]를 완료하셨습니다.] [특별 보상이 주어집니다.]“진짜 마음대로 하는데? 괜찮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