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Renowned Family's Sword Prodigy RAW novel - Chapter 17
17화. 첫 의뢰를 받다.
-의뢰라고?
‘그래. 내 이름으로 의뢰서가 왔어.’
가문에서 내려온 임무일 줄 알았는데, 외부에서 보내온 의뢰서였다.
“이게 왜 행검부에서 내려왔지?”
신검백가가 아니라, 백우진이란 개인에게 보내온 의뢰였기 때문에 행검부를 거칠 이유가 전혀 없었다.
“도련님이 요즘 핸드폰을 쓰시질 않으셔서 그런 거 아닐까요?”
“아!”
전준혁의 말에 백우진이 손뼉을 쳤다. 그의 말이 맞았다. 수련 때문에 핸드폰을 가지고 다니지도 않았고, 한 달 동안 켜지도 않았다.
어차피 연락 올 사람도 없어서 신경 쓰지 않았는데, 메시지를 받지 않아서 가문 쪽으로 의뢰서를 보냈나보다.
“일단 돌아가자.”
“알겠습니다.”
백우진은 수련을 멈추고 백위전에 있는 자신의 방으로 돌아갔다.
“배터리도 나갔네.”
핸드폰은 배터리가 나간 채로 쇼파에 방치되어 있었다.
-크크, 현대인이 한 달 동안 핸드폰 없이 살다니, 넌 정말 또라이야.
“그렇게 수련을 했기 때문에 지금 수준이 된 거잖아.”
-그건 인정한다만, 그래도 네가 미친놈인건 변하지 않는다.
“맘대로 생각하쇼.”
핸드폰을 충전시키면서 의뢰서를 자세히 살펴보았다.
“제 1 리젠구역 호위임무군.”
-리젠 구역?
“몬스터를 잡으면 사라지는 던전과 다르게 몬스터가 계속 나타나는 장소가 있어. 거길 리젠 구역이라 부르지.”
-몬스터가 계속 나타난다면 수련하기 딱 좋은 곳이군. 인기가 굉장히 많겠는데.
“그렇게 생각 할 만한데, 실제론 별로 인기 없어.”
백우진이 피식 웃으며 손에 든 서류를 툭툭 쳤다.
“거기서 나오는 몬스터들은 마석이나 아이템을 거의 주지 않아. 차라리 로또를 사는 게 낫다고 생각될 정도로 아무 것도 얻을 게 없지.”
-나오는 게 없어서 인기가 없다는 건가?
“그래. 아주 가끔 보스가 나타난다고 하는데, 걔도 아이템이나 마석을 줄 확률이 너무 낮다보니, 딱히 갈 필요가 없는 거지.”
-하긴 네 세상은 몬스터를 잡아 돈을 벌 수 있으니, 던전을 가는 게 낫겠군.
“맞아. 던전이나 균열을 가는 게 보상적인 면에서 훨씬 낫지.”
띠리링.
백우진은 충전 중인 핸드폰의 전원을 켜서 능력자 어플을 열었다.
“아, 이 아저씨였군.”
어플의 의뢰 신청 내용을 보니, 추천인이 홍인수로 되어 있었다. 홍인수는 덩굴 두더지 던전에서 친절하게 대해준 2등급 능력자다.
-널 좋게 본 것 같군.
“그 아저씨가 여러 가지로 배려해줘서 나도 싹싹하게 군건데, 내가 마음에 들었나보네.”
-할 거냐?
“이 의뢰서가 내게 전해진 걸 보면 마음대로 하라는 건데….”
-기분 전환삼아 가는 것도 나쁘지 않을 거다.
“그렇긴 하지. 어?”
백우진이 의뢰 내용을 다시 살피다가 벌떡 일어났다.
“의뢰자가 서인아야!”
-서인아? 그게 누군데.
“아케인 길드마스터의 외동딸. 리젠 구역에 들어갔다가 죽어서 아주 난리가 났었지.”
-네 전생에서 말이냐?
“그래.”
15살 때 서인아가 몇몇 능력자들을 고용해 리젠 구역에 갔다가 죽임을 당했다고 뉴스에 나왔다.
아케인 길드에서 서인아를 죽인 범인을 찾겠다고 천문학적인 현상금을 건 것도 기억이 난다.
-그 여자만 죽은 거냐?
“아니, 같이 간 능력자들도 모두 죽었어. 아케인 길드가 눈에 불을 켜고 범인을 찾았지만 밝혀지지 않았지.”
-그러면 가지 않는 게 좋겠군. 위험할지도 모르겠어.
“그렇긴 한데, 아케인과 인연을 맺을 좋은 기회라.”
아케인은 굉장히 유용한 길드다. 그들과 선을 만들어 놓으면 분명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아케인이 뭐지?
“업계 1, 2위를 다투는 제작 길드야. 질 좋은 물건들을 만들지.”
-음, 그들이 네게 도움이 된다고 해도,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니 위험하다.
“홍인수. 이 아저씨도 좀 걸리고.”
홍인수는 처음 만났을 때부터 친절하게 대해주고, 던전에 대한 조언을 해준 사람이다. 던전을 클리어 한 후 두더지들의 마석을 추가로 챙겨주면서, 밥까지 사주었다.
자신을 생각해서 이번 의뢰도 불러주지 않았는가. 도와주고 싶었다.
띵!
백우진이 어떻게 의뢰를 취소시킬지 고민하고 있을 때 그의 귀에 알림음이 들려왔다.
[새로운 퀘스트가 도착했습니다.]당신에게 죄 없는 사람들을 구할 기회가 주어졌습니다. 사람들을 죽음의 늪에서 구해주세요.
조건 : 제 1 리젠 구역에서 발생할 학살 막아내기.
퀘스트 수락 혜택 : 퀘스트 진행 기간 동안 보이지 않는 능력치 오감이 상승합니다.
보상 : 400포인트, 사람들의 추가적인 호감도.
“봤냐?”
-봤다…
백우진이 피식 웃으며 어플에 있던 의뢰 수락버튼을 눌렀다.
“어쩔 수 없네. 치트키를 써야겠어.”
**
리젠 지역으로 떠나는 당일 백우진이 자신의 방문을 열고 밖으로 나왔다.
“따라오고 있지?”
[예. 곁에 있습니다.]곧바로 백우진의 귀에 전음이 들려왔다.
-치트키는 치트키군.
‘그렇지.’
백우진은 이번 일에 문주영을 데리고 가기로 결정했다. 웬만한 일은 스스로 해결 할 생각이지만, 적이 감당 못할 수준이라면 문주영에게 맡길 생각이다.
“음?”
백우진이 백위전의 현관을 나갈 때 사납게 생긴 남자와 마주쳤다. 백가의 여섯째 백호중이다.
탁.
백호중이 백우진의 길을 막아섰다. 백우진이 옆으로 지나가려 했지만, 따라와서 다시 길을 막았다.
“정신 놨네? 형님이 지나가시는데 인사 안 해?”
“언제부터 형 노릇을 했다고.”
백호중은 전생과 현생을 가리지 않고, 마주치기만 하면 시비를 걸고, 주먹을 날리고, 욕설을 퍼 붙는 금수 같은 놈이다. 상대해줄 필요가 전혀 없었다.
“했다고? 우리 쓰레기가 말이 많이 짧아졌네? 같은 쓰레기인 백명훈을 몇 번 잡으니까 보이는 게 없는 거야?”
백호중이 노골적으로 비아냥대도 백우진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무표정을 유지했다.
“네 주제가 밑바닥인 걸 다시 알게 해줄까?”
백호중이 비웃음을 짓고서 자신의 기세를 퍼뜨리기 시작했다. 기세로 백우진을 깔아뭉개려는 생각이다.
으득.
백우진은 어금니를 지그시 깨물며 백호중의 기세를 버텨냈다.
‘무슨…’
백호중이 인상을 찌푸렸다. 지금 백우진에게 가하는 압박은 2등급 검사라고 해도 버티기 힘들 정도다. 얼마 전에 1등급에 오른 백우진이 어떻게 서있는지 이해가 가질 않았다.
‘숨도 못 쉬게 해주마.’
백호중의 기세가 한층 더 강해졌다. 백우진은 주먹을 꽉 쥔 채로 한 걸음도 물러나지 않았다.
뚜득.
예상과는 전혀 다른 결과에 백호중의 이마에 힘줄이 돋아났다.
“이 망할 놈이!”
“뭣들 하는 거냐?”
백호중이 주먹을 들어 올리려 할 때 백우진의 뒤에서 백성현이 걸어 나왔다.
“백호중. 백위전에서 싸움이 금지 된 거 모르나?”
“…알아.”
“알면서 뭘 하는 거지? 징계라도 내려줄까?”
“흥….”
백호중은 백우진의 어깨를 거칠게 밀고서 백위전 안으로 들어갔다.
“귀여운 막내야. 그렇게 까불다가 언제 뒤질지 모른다.”
백호중이 가다말고 뒤를 돌아서 백우진을 자극했다.
“누가 뒤질지는 끝가지 가봐야 알겠지. 형.님.”
“너 이 새끼!”
백우진의 빈정거리는 대답에 백호중의 인상이 깡통처럼 찌그러졌다. 가득이나 사나운 얼굴이 더욱 무섭게 변했다.
“후욱….”
백호중은 백성현의 눈치를 보다가 거친 숨을 내뱉고 자신의 방으로 올라갔다. 그가 올라간 곳에서 물건이 부서지는 소리가 들렸다.
“우진아. 호중이는 명훈이와 능력도, 성격도 달라. 웬만하면 시비를 걸어와도 무시해라. 자극했다간 네게 좋을 게 없어.”
“알겠어.”
백호중은 강하기도 강하지만 굉장히 독한 놈이다. 시비를 받지 않는 게 좋다는 건 백우진도 알고 있다.
“첫 의뢰 조심하고.”
“제 1 리젠 지역이라 괜찮아.”
“거기라면 걱정할 필요는 없겠네. 잘 다녀와.”
“다녀올게.”
백성현이 빙긋 웃으며 백우진의 어깨를 두드려주었다. 백우진은 백성현에게 인사를 한 뒤 밖으로 향했다.
-아까 그놈하고 붙었으면 넌 졌을 거다.
‘알아. 백호중은 4등급 검사야. 지금은 못 이기지.
-그런데 왜 자극한 거냐?
‘새로 얻은 삶에서도 쭈구리로 살긴 싫거든. 붙어보면 지더라도 얻는 게 있겠지.
이번 삶을 편하게 살 생각은 전혀 없다. 끝없이 도전하고 벽을 두드릴 것이다
**
[정말 위험한 순간 아니면 나오지 말도록.] [알겠습니다.]백우진은 문주영에게 은신을 지시한 뒤 지정 장소로 향했다.
“자네 왔군!”
백우진을 발견한 홍인수가 손을 흔들며 다가왔다.
“오랜만입니다.”
“자네한테 연락이 닿지 않아서 협회에 요청을 했다네. 무슨 섬이라도 갔다 온 건가?”
홍인수는 협회를 통해서 내게 연락을 했기 때문에 내가 백가의 직계인 것을 모르고 있었다.
“뭐, 비슷합니다.”
“하하! 수련이라도 했나보군. 이번 꽤나 괜찮은 의뢰가 들어와서 자네를 추천했지. 늦지 않게 와서 다행이야.”
“챙겨주셔서 감사합니다.”
백우진이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말대로 제 1 리젠 지역 보호 의뢰치고는 받는 액수가 많다. 홍인수는 정말 호의를 가지고 백우진을 부른 것이다.
“신기한 거 알려줄까? 두더지 던전에 있던 저 아가씨도 왔어. 자네처럼 부르지도 않았는데 말이지.”
홍인수의 손가락을 따라 시선을 돌리니, 한 번 봤던 여자가 보였다. 패력적가의 막내딸 적연화다.
-저 여자 왜 여기 있냐?
‘아무래도 나 따라왔나 본데?’
-널 따라왔다고?
‘그래. 내 전생에서 적연화는 여기 오지 않았어. 내가 죽을 때까지 살아있었으니까.’
적연화는 전생에 이 의뢰에 참여하지 않았다. 자신을 따라 의뢰를 신청한 것이 분명했다. 아마, 적가의 정보를 이용해서 웃돈을 주고 자리를 얻었을 거다.
“오랜만이군요.”
적연화에게서 무미건조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자신의 감정을 필사적으로 숨기려는 것 같았다.
“안녕하세요.”
백우진이 방긋 웃으며 인사하자, 적연화는 무표정으로 인사를 받고 고개를 돌렸다. 역시 아무 관심 없는 척을 하고 있다.
“음, 아까까진 괜찮았는데, 지금은 기분이 좋지 않아 보이는군.”
“신경 쓰지 말죠. 이제 의뢰주나 소개해주시겠어요?”
“아, 그래. 그게 먼저였지.”
홍인수는 손바닥으로 자신의 이마를 치고서 백우진을 서인아에게 데려갔다.
“안녕하세요. 서인아라고 합니다.”
직접 본 서인아는 귀여운 분위기의 단발미녀였다. 눈 밑에 있는 눈물점에 시선이 갔다.
“백우진입니다.”
“홍인수님이 실력도 좋고, 매너도 좋다고 하셨는데, 굉장히 젊으시군요.”
“이 친구가 젊지만, 능력이 정말 좋습니다. 걱정 붙들어 매셔도 될 겁니다. 하하!”
“그렇게 보이네요. 잘 부탁드려요.”
“잘 부탁드립니다.”
서인아와 가벼운 통성명을 한 후 이곳에 온 목적을 물었다.
“서인아님. 목적이 탐사인데, 뭘 찾으시려고 하시는 거죠?”
“리젠 지역에서 아주 가끔 검은 가시풀이라는 게 나와요. 그걸 구하고 싶어서 왔어요.”
검은 가시풀은 리젠 지역에서 구할 수 있는 굉장히 희귀한 풀이다. 연구자들도 그 풀을 찾기 위해 가끔 리젠지역에 오는 일이 있다.
이상한 일을 벌이나 했는데 죽임을 당할만한 특별한 이유는 아니었다.
잠시 기다리니, 오늘 함께 움직일 7명이 모두 모였다. 한 명씩 살펴봤지만, 특별히 이상한 사람은 보이지 않았다.
“그럼 출발합시다!”
홍인수의 활기찬 신호와 함께 리젠 지역으로 들어갔다. 백우진은 서인아의 바로 뒤에 섰고, 적연화는 백우진의 뒤에서 그의 일거수일투족을 훔쳐보고 있었다.
-뭔가 시선이 따끔한데?
‘무시해. 저 여자 호승심이 엄청 강해서, 내 앞에서 보스 때려잡지 않는 이상 계속 따라다닐 걸.’
-얼굴은 예쁜데, 너처럼 미친 여자로군.
‘하하!’
백우진은 흑암과 잡담을 하고 있을 때 그의 귀에 풀이 밟히는 소리가 들려왔다.
“고블린이다!”
첫 번째로 등장한 몬스터는 고블린이었다. 제 1 리젠 지역에서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몬스터다.
“끼익….”
홍인수는 고블린의 하체를 베어 도망치지 못하게 만든 뒤 바로 심장에 검을 박아 넣었다.
고블린의 시체는 죽은 지 30초도 지나지 않아 먼지처럼 사라져버렸다.
“여기부터는 몬스터가 나오니까. 주의하며 움직입시다. 두 사람은 인아씨를 보호해주고.”
“알겠습니다.”
“네.”
홍인수는 백우진과 적연화에게 서인아의 보호를 지시한 뒤 다른 능력자와 함께 길을 열었다.
능력자들은 코볼트, 고블린, 덩굴 두더지들을 잡으며 서인아가 수색을 할 수 있도록 천천히 움직였다.
-백우진.
몬스터가 나타난 이후 한동안 조용하던 흑암이 오랜만에 말을 걸어왔다.
‘너 지금까지 뭐했냐?’
-혹시 이거 보이냐?
흑암의 말이 끝나자, 백우진의 눈앞에 여태까지 보지 못했던 홀로그램 창이 나타났다.
[보스 등장까지 남은 시간 00:0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