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Renowned Family's Sword Prodigy RAW novel - Chapter 172
172화. 적호성 (2)
[당신의 성향에 맞는 능력이 지급됩니다.] [타이틀 를 얻었습니다.]‘타이틀?’
백우진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무언가를 받을 거라 생각했지만, 그게 타이틀일 줄은 생각도 하지 못했다.
-휴….
흑암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또 레전더리면 어쩌나 했는데, 타이틀이 황금색인 것을 보니, 다행히 유니크 타이틀이었다.
‘옵션을 좀 봐야겠네.’
백우진이 타이틀의 옵션을 불러왔다.
등급 : 유니크.
화호 300마리와 화호왕을 죽였을 때만 받을 수 있는 타이틀이다. 화 속성 감응력과 화 속성 저항력이 상승하고, 짐승형 몬스터를 상대할 때 모든 능력치가 15% 상승한다.
‘괜찮은데.’
타이틀 옵션을 보자 만족스러운 미소가 지어졌다.
화 속성 감응력과 저항력이 오르는 것도 좋았고, 짐승형 몬스터를 상대할 때 능력치가 강해지는 것도 마음에 들었다.
-크흠, 뭐, 이 정도면 합격.
흑암은 감정사라도 된 것처럼 고개를 끄덕였다.
그간 백우진이 얻었던 것들이 너무 사기였기에 이 정도라면 받아들일 수 있었다.
“이제 가자.”
백우진은 험험 거리는 흑암을 보다가 무영객에게 다가갔다.
“문 열어 놨습니다!”
무영객은 아무것도 없는 벽을 두드려서 나가는 문을 열었다.
“조금 이상한데?”
백우진은 나가다 말고 뒤를 돌아보았다. 화호의 방은 처음 들어왔을 때에 비해 어두워진 느낌이었다.
“예? 뭐가요?”
“조금 어두워진 거 같지 않아?”
“몬스터를 다 잡았으니, 가라고 불을 끈 거 아닐까요?”
“그래?”
백우진은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하며 문을 나갔다.
“흐흐.”
무영객은 히죽거리며 화호의 방 천장을 올려다본 후 백우진을 따라갔다.
* * *
적호성 최하층.
거대한 홀로그램 창에서 백우진이 화호를 잡는 장면이 재생되고 있었다.
“흐음….”
붉은 피부를 가진 거친 인상의 중년인이 백우진의 전투를 보며 손가락을 까딱였다.
“지금까지 온 놈 중 제일 낫군.”
화면의 젊은 인간은 여태까지 적호성에 들어왔던 인간 중 가장 손쉽게 화호들을 처리하고 있었다.
“어찌 보면 당연한 건가?”
중년인은 백우진이 손가락에 끼고 있는 적호성의 열쇠를 보고 피식 웃었다.
“적호성의 열쇠가 있으니까.”
적호성의 열쇠는 성을 안내해 줄 뿐만 아니라, 성안의 비밀도 알려준다. 성의 관리자인 자신도 모르는 비밀들을.
저 열쇠를 가지고 온 놈이 평범한 실력이었다면 오히려 실망했을 거다.
“다만 그 열쇠가 있어도 이곳을 돌파하는 건 쉽지 않을 거야.”
적호성의 관리자는 화면 속 백우진의 얼굴을 보며 서늘한 눈빛을 발했다.
“이 성이 네 약점을 찾을 테니까.”
* * *
“두 번째는 얼음이냐?”
백우진과 무영객은 거의 반나절을 걷고 나서야 두 번째 방에 도착했다.
투명한 구슬 밖에는 또 100마리의 호랑이가 있었는데, 그들의 색은 화호와 달리 바다 같은 푸른빛을 띠고 있었다.
‘쟤네는 청호라는데.’
두 번째 시험은 화호 대신 청호를 피해서 탈출해야 한다는 것만 다르고 나머지는 똑같았다.
청호 301마리를 잡으면 특수 능력을 얻는다는 숨겨진 조건도 그대로였다.
‘크기가 좀 작아졌어.’
-흐음, 더 커질 거라 생각했는데.
화호는 중형차만 한 크기였지만, 청호의 크기는 소형차 정도였다. 큰 차이까지는 아니라도 작아진 티가 났다.
‘가보면 알겠지.’
백우진인 뒤를 돌아보았다. 무영객은 이미 주저앉아서 구경할 준비를 마친 상태였다.
“진짜 대단하네.”
“검사님. 고생하세요!”
“허….”
백우진은 헛웃음을 흘리며 구슬 밖으로 나왔다.
“크르르!”
“크하아!”
청호들은 화호와 달리 바로 달려들지 않고, 백우진의 주변을 돌며 입에서 냉기를 내뿜었다.
쩌저적.
청호들이 퍼뜨리는 냉기의 입김 때문에 바닥과 벽이 얼어붙기 시작했다.
“크허헝!”
백우진의 주변 공간이 전부 얼어붙자, 청호들이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촤아악!
청호들은 빙판 위에서 화호보다 더 빠른 속도로 움직였다.
단순히 빠른 게 다가 아니라, 스케이트를 신은 듯 빠르면서도 부드러운 곡선을 그렸다.
“크르륵!”
백우진의 주변을 교차하며 돌던 청호들이 백우진을 향해 도약했다.
“미안한데 소용없어.”
백우진은 덤덤한 표정으로 검을 뽑았다.
바닥의 얼음과 기온을 낮춰서 움직임을 방해하려는 생각이었겠지만 이 정도 냉기로는 간의 기별도 가지 않는다.
촤아악!
백우진은 자신에게 달려든 청호를 향해 검을 내질렀다.
화호의 허릿심을 알고 있었기에 더 빠르고 길게 오러를 뿌렸다.
“어?”
하지만 청호는 작아진 몸체와 더 강해진 허릿심을 이용해서 백우진의 공격을 피해냈다.
“이놈들 봐라?”
백우진은 당황한 와중에도 왼쪽으로 돌아서 자신을 공격하는 청호들의 공격을 회피했다.
촤아악!
그는 처음보다 더 빠르고 유연하게 검을 휘둘러 청호 두 마리의 목을 동시에 베었다.
-이놈들 강해졌다. 그것도 단순히 강해진 게 아니라, 너에게 특화된 방식으로.
‘그런 거 같아.’
백우진이 뒤로 한 걸음 물러나며 고개를 끄덕였다.
청호는 화호보다 빨라졌고, 속성의 힘도 강해졌으며, 자신의 움직임을 계산하고 있었다.
‘적호를 상대할 때 내 움직임을 파악했던 모양이네.’
-이런 식으로 몬스터가 강해지면 생각보다 돌파하기 어렵겠는데? 괜히 위험한 곳이 아니었군.
‘글쎄.’
청호들은 움직임을 느리게 만들기 위해서 끊임없이 냉기를 뿜어내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고 확신했다.
‘이 녀석들은 내가 보여준 것으로만 날 파악하고 있어.’
-뭐?
‘내가 화호를 잡아서 타이틀을 얻었다는 걸 모른다는 말이야.’
백우진은 씩 웃으며 자신을 둘러싼 청호를 바라보았다.
콰아아아!
뒤에서 냉기를 모으던 청호들이 백우진에게 냉기의 숨결을 토해냈다.
쩌저저적!
백우진이 보법을 밟아서 피하자, 그가 있던 공간에 거대한 얼음 기둥이 만들어졌다.
“너희가 강해지는 것 이상으로 내가 강해졌거든.”
백우진은 회령을 사용해서 후방에 빠져있던 청호의 뒤로 이동했다.
촤아악!
암인검을 가볍게 휘둘러 청호 2마리의 몸통을 베어버렸다.
“크헝!”
청호들이 더 빨라진 속도로 달려들고, 냉기 입김을 뿜어냈지만, 백우진의 솜털 하나 건들지 못했다.
퍼억!
백우진은 번개처럼 지그재그로 움직이며 자신을 둘러싼 청호들을 학살하기 시작했다.
청호가 자신의 움직임에 맞게 진화했다는 것을 알고 나니, 놈들을 잡는 게 훨씬 쉬워졌다.
‘타이틀 효과가 장난 아니야.’
물론 그 이유는 화호를 잡으며 얻은 칭호 덕분이었다.
능력치가 15% 강화 된 덕분에 청호의 움직임만 계산하면 죽이는 건 누워서 떡먹기나 다름없었다.
‘화호보다 더 빨리 끝나겠는데.’
-이 멍청한 놈들아! 호랑이 말고 다른 놈을 보내라고!
* * *
“크허어엉!”
청호 300마리를 잡자, 화호 때와 똑같이 청호왕이 나타났다. 화호왕 보다 작아졌지만, 가진 기운은 더 컸다.
콰아아아!
청호왕은 화호왕처럼 무식하게 돌진하지 않고, 백우진의 주변을 돌며 입에서 지독한 냉기의 숨결을 내뿜었다.
청호보다 훨씬 강력한 냉기가 쏟아졌지만, 극한의 수속성 저항력을 가진 백우진에겐 거의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찌지직!
백우진은 청호왕의 숨결을 피하며 열두 줄기의 비뢰섬을 날렸다.
“크헝!”
청호왕은 천장에 닿을 정도로 도약을 해서 비뢰섬을 피했다. 백우진에게 뛰어내리며 거대한 발톱을 휘둘렀다.
“너도 알아서 와주는구나.”
스치기만 해도 몸이 갈라질 위력의 발톱 앞에서 백우진은 웃었다.
화르륵!
암인검에서 뱀의 혓바닥처럼 새빨간 불꽃이 낼름거리며 솟구쳤다.
빠드드득!
백우진은 겁화를 담은 관일극으로 포크레인 같은 발톱을 찢어발기며 청호왕의 머리에 칼을 박아 넣었다.
“캬아아아!”
청호왕은 꺼지지 않는 불꽃에 휩싸인 채 봄을 맞은 눈사람처럼 녹아내렸다.
[당신의 성향에 맞는 능력이 제공됩니다.] [타이틀 를 얻었습니다.]-엉? 또, 또 준다고?
‘당연히 또 줘야지.’
백우진은 미소를 지으며 청호 학살자의 옵션을 보았다.
‘역시 똑같네.’
화 속성 저항력과 감응력이 수 속성으로 바뀐 것을 제외하면 화호 학살자와 완전히 같은 옵션이었다.
-여길 만든 놈도 시스템처럼 머리통에 빵꾸났냐?
‘응?’
-무슨 유니크 타이틀을 이렇게 퍼주는 건데! 벌써 짐승형 몬스터에 능력치가 30%잖아!’
흑암은 어둠 속을 노려보며 이를 갈았다.
-짐승형 말고 센 놈 보내라고!
* * *
“망할!”
백우진과 청호의 전투를 보던 적호성의 관리자가 주먹으로 의자 손잡이를 내리찍었다.
“왜 하나도 안 통하는 건데!”
홀로그램에 보이는 인간은 청호의 냉기를 산들바람이라도 된 것처럼 가볍게 견뎌내며 청호들을 학살했다.
청호보다 훨씬 강력한 청호왕의 냉기의 숨결도 저 망할 인간에게 어떠한 효과도 발휘하지 못했다.
“두 가지 속성에 모두 저항력이 있다니….”
어처구니가 없었지만, 말이 안 되는 것도 아니다. 흔하진 않아도 두 속성에 강한 저항력이 있는 인간들도 있었으니까.
하지만 관리자가 짜증이 난 이유는 속성 저항력만이 아니었다.
‘왜 더 빨라진 거지?’
남자는 특별한 힘을 사용하지 않았다.
화호를 잡을 때와 비슷한 오러를 사용했는데 강해진 청호를 더 쉽게 잡아냈다. 이해가 가지 않는 현상이었다.
‘수준을 더 많이 올려야겠어. 더 빠르고, 강하게. 움직임은 시계 바퀴처럼 세밀하게.’
관리자는 백우진이 도달할 세 번째 방의 녹호들을 원래 시험보다 더 높은 난이도로 만들었다.
통과를 하더라도 많은 시간과 힘을 소모하길 바랐지만 그 바람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어어….”
관리자는 백우진이 녹호를 상대하는 것을 보고 자신도 모르게 침을 질질 흘렸다.
청호가 당했을 때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학살을 당했기 때문이다.
“어, 어떻게….”
턱이 빠졌는지 말이 제대로 나오질 않았다.
기준보다 훨씬 강화시킨 녹호를 보냈는데 더 쉽게 죽어 나가다니 이게 꿈인가 싶었다.
“이게 말이 되냐고!”
더 짜증 나는 건 저 인간은 여전히 큰 힘이나 특별한 능력을 사용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맨 처음 화호를 잡을 때처럼 오러를 두른 검을 그을 뿐인데, 녹호들이 속수무책으로 죽어 나갔다.
“으으….”
관리자가 분통을 터트리며 벌떡 일어났다. 그 반동으로 그가 앉아 있던 의자가 파삭 부서졌다.
백우진은 두 개의 타이틀을 얻어서 30% 강화된 능력치로 녹호를 가볍게 처리 할 수 있었다.
하지만 관리자도 백우진이 얻는 보상이 무엇인지 알 수 없었기 때문에 지금의 상황을 이해할 수가 없는 상태였다.
“버, 벌써 끝났어.”
백우진은 녹호의 방을 순식간에 정리해버리고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시험을 이렇게 통과한다고?”
관리자는 이를 갈며 네 번째 방에 있는 황호들의 난이도를 최상급으로 올렸다.
힘, 속도, 속성 능력에 판단력까지 모든 것을 최대로 하면서 자신이 분석한 백우진의 움직임까지 집어넣었다.
“이래도 네가 여길 넘을 수 있나 보자. 허억!”
하지만 관리자는 네 번째 방에서 전투를 시작했됐을 때 너무 놀라서 부서진 의자가 있는 바닥에 그대로 주저앉았다.
백우진이 최고 난이도로 높인 황호를 녹호보다도 빠르고 편안하게 제거했기 때문이다.
“끄헉!”
중년인이 빽 하고 소리를 질렀다.
사대 속성 모두에 저항력을 가지고 있으면서 싸울수록 강해지는 인간이라니, 무슨 전신(戰神)을 보는 것 같았다.
“이대로라면 만날지도….”
저 인간이 너무 빨리 시험을 돌파해서 이대로라면 먼저 간 인간들과 만날 것 같았다.
먼저 들어간 인간들도 느리지 않았다.
그들은 소수의 호랑이를 남기고 나갈 문을 찾는 정공법을 써서 나름 빠르게 시험을 돌파했다.
하지만 저 젊은 인간은 몬스터를 잡는 속도가 미친 듯이 빨랐고, 옆에 있는 얄밉게 생긴 놈은 숨겨진 문을 찾는 속도가 빨랐다.
솔직히 말해서 둘 다 미친놈 같았다.
“이렇게 되면….”
중년인이 서슬 퍼런 눈빛으로 백우진과 무영객을 노려보았다.
* * *
적호성의 관리자는 마지막 시험의 층에서 손톱을 물어뜯고 있었다.
‘이게 맞아. 맞을 거야.’
확신에 가까운 예상으로 젊은 남자는 시험을 치르면서 강해지고 있었다.
그래서 그들을 이곳 마지막 시험의 층으로 이동시켰다. 더 강해지기 전에 처리해버리기 위해서.
저벅.
문으로 들어오는 걸음 소리가 들리자마자 관리자가 땅에 손을 짚었다.
치이잉!
바닥 전체에 그려진 마법진이 빛나며 거대한 산이 솟구쳤다.
아니, 산이 아니었다.
붉은빛 털이 번쩍이는, 머리가 4개 달린 무지막지한 크기의 호랑이였다.
“크르르르!”
호랑이는 네 개의 머리에서 각각 불, 얼음, 바람, 대지의 숨결을 뿜어내고 있었다.
“크허헝!”
그저 으르렁거리는 울음소리였건만 축구 운동장만한 시험의 방 전체가 흔들거렸다.
“귀호. 오랜만에 힘 좀 써줘야겠다.”
마지막 시험이자, 이곳 적호성의 최강의 존재가 바로 이 귀호였다.
네 속성을 다루며, 털 한 가닥 한 가닥이 강철보다 단단해 강력한 검사의 오러로도 상처조차 입힐 수 없었다.
귀호는 단 한 번도 뚫린 적 없는 철벽의 수문장이었다.
“놈들을 죽여라.”
관리자가 문으로 들어온 백우진과 무영객을 가리켰다.
“크르르르!”
“좋네.”
귀호가 숨 조차 제대로 쉬지 못할 살기를 뿌렸지만, 남자는 씩 웃었다.
“이런 싸움을 한번 해보고 싶었지.”
남자가 손을 들어 올렸다. 그 손에서 정령의 계약진이 번쩍였다.
콰아아아아!
남자의 등 뒤의 차원이 길게 갈라졌다.
차원이 갈가리 찢어지며 홍염으로 타오르는 붉은 용, 하얀 얼음으로 빛나는 거대한 푸른 새가 나타났다.
그걸로 끝이 아니었다.
사자 같은 갈기를 가진 녹색 호랑이가 폭풍을 가르며 나타났고, 뿔이 천장에 닿을 것 같은 어스 리노가 땅을 뒤엎었다.
“아….”
관리자의 윗니와 아랫니가 딱딱거리며 미친 듯이 부딪쳤다.
네 정령, 그것도 저런 고등 수준의 정령을 동시에 소환하는 건 단 한 번도 본적이 없었다.
“저 새끼 진짜 뭔데!”
관리자의 입에서 끝까지 참고 있던 욕설이 튀어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