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Renowned Family's Sword Prodigy RAW novel - Chapter 177
177화. 곧은 길 (3)
“찾았다.”
백우진의 입에서 서늘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그는 전신에 짙은 오러를 두르며 황호를 향해 돌진했다.
“마, 막아! 놈을 막으라고!”
황호가 뒤로 물러나며 소리를 질렀다.
“진을 펼쳐라!”
“막아!”
대연문의 능력자들이 소규모 진법을 사용해서 백우진을 막아섰다.
“비켜.”
백우진의 검에서 나무 기둥처럼 굵은 오러가 솟아올랐다. 무기와 검진을 일격에 부수기 위한 묵직한 오러였다.
후우웅!
백우진은 장창을 들고 자신의 앞을 막아선 네 명의 무인들에게 일자로 검을 휘둘렀다.
“청산세!”
조장이 창으로 중앙을 겨누자, 남은 세 명의 무인이 장창에 두터운 오러를 둘러 삼각형의 막을 만들었다.
하지만 그들의 방어는 아무 소용도 없었다.
백우진이 휘두른 일검은 무인들의 장창을 수수깡처럼 부러뜨리고, 그들이 세운 방어진을 종이처럼 찢어버렸다.
“크헉!”
“아악!”
무인들은 뻘건 피를 토하며 튕겨 나갔다.
“미, 미친!”
“막아! 보내지 마라!”
다섯 명의 검사들이 물러나지 않고 진법을 열었지만, 그들 역시 중압을 담은 백우진의 세로 베기를 견뎌내지 못했다.
뿌드드득!
천년 묵은 나무의 뿌리가 뽑히는 소리와 함께 검사들의 검과 검진이 동시에 깨졌다.
“으헉!”
“커흑!”
검사들은 중압을 이기지 못하고 무릎을 꿇으며 땅에 꼬꾸라졌다.
콰앙!
백우진은 바닥이 파여 나갈 정도로 보법을 밟으며 황호에게 돌진했다.
“크윽! 덤벼라!”
황호가 이를 악물며 오러를 개방했다. 그의 손을 덮은 붉은 오러가 맹호의 발톱처럼 길쭉하게 솟아올랐다.
콰아앙!
검은 기류가 솟구치는 백우진의 암인검과 대기를 찢어발기는 황호의 호환조법이 다시 한 번 맞부딪쳤다.
“크흑!”
황호는 자신도 모르게 비명이 토해냈다.
‘이, 이게 무슨!’
검에 담긴 무게감에 오러를 두른 손이 덜덜 떨렸다. 이전에 붙었을 때도 강했지만, 지금은 그때와 차원이 달라졌다.
‘그 사이에 이 정도로 강해졌다고?’
검게 불타는 검에서 믿을 수 없는 압력이 밀려왔다. 전력을 다하지 않고서는 얼마 버티지 못할 것 같았다.
“크아아아!”
황호가 기겁하며 심장을 흐르는 모든 오러를 개방하려 할 때 백우진이 검을 연속으로 그어 그의 양손을 쳐냈다.
“시끄러워!”
백우진은 무방비 상태가 된 황호의 얼굴을 향해 주먹을 날렸다.
뻐어억!
공이 터지는 듯한 시원한 소리와 함께 황호의 광대뼈가 와그작 주저앉았다.
“끄어억!”
뒤로 날아가 벽에 처박힌 황호는 자신의 얼굴을 부여잡고 꽥꽥거리는 비명을 질렀다.
슈슈슉.
백우진이 황호에게 다가가려 할 때 검은 무복을 입은 무인들이 나타나 황호의 앞을 막아섰다.
“쯧.”
백우진은 혀를 차고서 바로 방향을 바꿔 황호가 나온 연공실로 향했다.
-더 안 패냐?
‘아라의 오러가 불안정해.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어.’
전투하면서도 아라의 기운을 놓치지 않았다. 지금 그녀의 오러는 심각할 정도로 불안정한 상태였다.
‘거기다 고수들이 몰려오고 있잖아. 먼저 아라와 아저씨를 챙겨야 해.’
이 장소로 몰려드는 강자들의 기운이 느껴졌다. 지금은 일단 아라와 아저씨를 보호해야 한다 콰앙!
백우진은 연공실의 문을 부수고 안으로 들어갔다.
홍아라의 기운이 지하에서 느껴졌기에 바로 아래로 내려갔다.
“대체 무슨 일인데 이렇게 시끄러운…. 헉!”
백계는 인상을 썼다가 계단을 내려오는 백우진을 보고 숨을 멈췄다.
“….”
백우진은 백계의 요사한 눈빛과 피투성이가 된 채로 눈을 부릅뜨고 있는 홍아라를 차례로 응시했다.
“아….”
백계는 백우진의 눈빛을 받은 찰나의 순간 저승의 문턱에 가 있는 기분을 느꼈다.
오한이 들린 것처럼 몸이 덜덜 떨렸다.
“너도 관계가 있었나?”
“화, 황호가 시킨 거야. 난 하고 싶지 않았….”
“풀어. 당장.”
“아, 알겠어.”
백계는 홀린 것처럼 고개를 끄덕였다. 홍아라를 인질로 삼아 이 위기를 벗어난다는 생각 따윈 들지 않았다.
‘완전히 달라졌어….’
백우진의 분위기는 이전과 전혀 달랐다. 혼원이나 광룡을 보는 것처럼 격이 다른 무력과 기세가 느껴졌다.
우우웅.
백계는 홍아라의 정수리에 손을 올려서 자신의 기운을 흡수했다.
“으….”
홍아라의 눈과 얼굴에 돋아 올랐던 핏줄이 원대래도 돌아갔다.
“돼, 됐어. 이제 괜찮을 거야.”
백계는 싸울 의사가 없다는 듯 양손을 들어 올리며 뒷걸음질 쳤다.
퍼억!
백우진은 검을 던져 퇴로를 막은 뒤에 백계의 얼굴 정중앙에 주먹을 꽂아 넣었다.
“꺄악!”
백계는 콧대가 무너진 채로 머리를 벽에 처박아 기절해버렸다.
삑!
백우진은 자신의 가슴 주머니에 달려 있던 네모난 배지를 떼어낸 뒤 가운데 버튼을 눌렀다.
“다 됐습니까?”
[네. 전부 녹화됐어요.]배지에서 유진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영상, 기사, 커뮤니티에 정보가 풀려서 이제 대연문에 있는 사람들도 검사님이 왜 쳐들어왔는지 알 거예요.]백우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 싸움은 단순히 무력의 싸움이 아니다. 명분이 이쪽에 있다는 것을 확실하게 알려야 한다.
“일단 세뇌하는 영상은 풀지 말아 주세요.”
[알겠어요. 저도 외부 상황을 보고 있으니, 조절할게요.]“감사합니다.”
백우진은 배지를 주머니에 달고, 다시 영상 녹화를 시작한 뒤 홍아라를 깨웠다.
“아라야.”
“도, 도련님? 아빠는….”
홍아라는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심각한 고통을 느끼고 있었음에도 홍인수부터 찾았다.
“아저씨는 괜찮아.”
홍아라와 달리 홍인수는 그저 기절했을 뿐이었다.
“다, 다행이에요. 그런데 여긴 어디죠?”
홍아라는 비틀거리며 억지로 몸을 일으켰다. 오른팔이 부러졌는지 왼팔로만 몸을 지탱하고 있었다.
“대연문.”
“예? 그게 무슨!”
“설명할 시간이 없어.”
백우진은 홍아라에게 회복제를 건네주었다.
“그거 먹고, 아저씨를 깨워서 밖으로 나와.”
“아, 알겠어요.”
홍아라가 고개를 끄덕였다. 백우진의 옷이 피로 젖은 것을 보고 현재 상황이 정상이 아님을 깨달은 것이다.
화아아아!
백우진은 홍아라의 옆에 레오를 소환했다.
“레오. 아라와 아저씨를 지켜.”
[캬옹!]레오가 갈기를 뾰족하게 세우며 고개를 끄덕였다.
“부탁한다.”
백우진은 레오를 한 번 쓰다듬어 준 뒤 백계를 들쳐 메고 계단을 올라갔다.
-아주 진을 치고 있군.
“벗어나기 힘들겠어.”
연공실을 둘러싼 많은 기운이 느껴졌다. 당연하겠지만 쉽게 보내줄 생각은 없어 보였다.
이름 : 백우진.
나이 : 19세.
타이틀 : 마검의 주인 외 13개.
등급 : 6등급.
기술 : 카인의 오러 연공법(7단계), 라사둠의 오러(암영), 초집중(3단계), 흑왕탄(4단계), 무령참(4단계), 비뢰섬(4단계), 투현지체의 전투특성(3단계), 관일극(3단계), 낙성위화(2단계), 잠룡혼(2단계), 천독불침, 겁화검형(2단계), 검선지체(2단계), 명경지수, 흐름을 보는 눈, 광호섬(2단계), 초회복(회복의 호흡), 완벽한 검의 지휘자, 풍벽검흔(2단계), 검희(2단계), 사성류
신체 : 70/100 (상급) (+62)
검술 : 66/100 (상급) (+139)
마나 : 74/100 (상급) (+97)
오성 : 68/100 (상급) (+47)
체력 : 70/100 (상급) (+88)
정신력 : 77/100 (상급) (+83)
포인트 : 5900포인트.
-쓰게?
“이럴 때를 위해서 모아놓은 거니까.”
백우진은 5600포인트를 사용해서 검술 3, 신체 2, 마나 1, 체력 1을 상승시켰다.
후우웅.
백우진의 몸에서 하얀 연기가 흘러나왔다. 상당한 오러를 썼음에도 휴식을 취한 것처럼 정신이 맑아진 기분이었다.
-숫자가 장난이 아닌데 괜찮냐?
“그동안 먹은 게 있는데 이 정도는 이겨내야지.”
-웬일로 맞는 말을 하네.
백우진과 흑암은 피식 웃으면서 연공실을 나갔다.
가지각색의 무복과 무기를 든 수많은 능력자가 몇 겹의 원을 그리며 연공실을 둘러싸고 있었다.
-강자들도 꽤 있군.
숫자만 많은 것이 아니다. 황호, 흑우, 중마, 염사를 비롯한 영주들과 무력단체의 수장들도 있었다.
“백우진! 지금이라도 투항해라!”
“감히 여기가 어디라고!”
“네가 무슨 짓을 벌인 건지 알고 있느냐!”
“협검이라 떠받들어주니, 하늘 높은 줄 모르는구나!”
“그게 아니라는 걸 잘 알 텐데.”
백우진은 무인들의 압박 속에서도 당당하게 입을 열었다.
“황호가 내 검사에게 폭력을 휘두르고 납치했다. 난 그 아이를 찾으러 왔을 뿐이다.”
백우진의 목소리엔 한 치의 흔들림도 없었다. 무력으로도, 명분으로도 꿇릴 게 없었다.
“으음!”
“그건….”
블랙마켓을 통해서 정보가 뿌려졌기 때문에 이곳에 있는 무인들도 백우진이 왜 이곳에 왔는지 알고 있었다.
“그게 진짜라는 보장이 없…. 아!”
중마가 창으로 백우진을 겨누다가 입을 다물었다.
황호의 연공실에서 피투성이가 된 여자가 중년인을 데리고 밖으로 나왔기 때문이다.
“지, 진짜였다고?”
“망할!”
대연문의 무인들이 황호에게 고개를 돌렸다. 그들은 눈으로 황호에게 쌍욕을 박고 있었다.
“그, 그런 사정이 있다고 해도 이런 식으로 쳐들어오는 게 어디 있소! 전쟁을 하자는 것도 아니고, 정식으로 절차를 밟았으면….”
“절차? 그건 너희가 말할 게 아니지.”
극창대주 박천수의 헛소리에 백우진은 콧방귀를 뀌었다.
“협회의 중재를 무시하고 주변 사람까지 협박한 건 저놈이다. 자신보다 한참 어린 후배에게 살수를 써서 납치했는데. 절차? 왈왈 개소리를 잘도 떠드는군. 거기다….”
백우진은 기절한 백계를 앞에다가 던졌다.
“황호는 이년을 이용해서 저 아이를 세뇌하려 했다. 너희라면 모두 알고 있을 테지? 백계에게 매혹의 능력이 있다는 걸.”
“으음….”
“내가 조금이라도 늦었다면 저 아이는 백계의 인형이 되었을 거다.”
극창대주는 기절한 백계를 보고 입을 다물었다.
황호의 연공실에서 피투성이의 여자 검사와 백계가 나온 것으로 모든 증거가 나온 것과 마찬가지였기 때문이다.
“뭣들 하는 거야! 저놈을 쳐! 이대로 가면 다 망한다고!”
황호가 빽 소리를 질렀다. 이대로 상황이 종료된다면 모든 것이 끝이다.
백우진이라도 죽여야 조금이라도 상황을 무마시킬 수 있다.
“크윽….”
대연문의 무인들을 이게 잘못됐다는 것을 알면서도 무기를 들고 오러를 운용했다. 어쩔 수가 없었다.
“백지무진! 개진!”
황호의 지시에 120명의 무인이 백우진을 둘러쌌다. 그들의 오러가 한곳에 모여들어 거대한 압력을 만들어냈다.
쿠구구구!
백우진이 손가락을 튕기자, 땅에서 하늘까지 닿을 거대한 뿔이 솟구쳤다. 더욱 거대해진 어스 리노의 등장이었다.
[크어어어!]“다 갈라버려!”
[크릉!]어스 리노가 발을 들어 땅을 내리찍었다.
콰아아앙!
수십 개의 폭탄이 터지는 듯한 소리와 함께 대지에 거미줄 같은 금이 그어지며 땅이 쩍쩍 갈라졌다.
쿠아아앙!
백우진과 홍아라가 있는 공간을 제외한 모든 대지가 폭삭 무너져 내렸다.
“으아악!”
“뭐, 뭐야!”
백지무진은 당연히 깨져버렸고, 120명의 무인은 무너지는 땅에서 벗어나기 위해 발버둥 치느라 바빴다.
“난전을 시작해보자고.”
백우진은 모든 전투특성과 암영을 개방한 후 무너지는 땅으로 뛰어들었다.
콰아앙!
백우진은 가뜩이나 불안정한 대지에 검제군림을 밟았다.
다시 한 번 거대한 폭음과 함께 땅의 거죽이 뒤집혔다.
“으아아아!”
“이런 또라이 새끼!”
“끄허억!”
무인들은 땅이 뒤집히는 것을 피하지 못하고 흙과 돌 사이에 샌드위치처럼 끼어버렸다.
백우진은 수백의 무인들을 단숨에 무력화 시키고 황호에게 흑왕탄을 내질렀다.
“이익!”
흑왕탄에서 쏟아지는 강렬한 오러의 파동에 황호의 안색이 허옇게 질렸다.
콰아아앙!
황호는 호환조법의 절초 십지귀를 사용해서 흑왕탄을 막으려 했다.
캬갸갸강!
하지만 흑왕탄에 실려 있는 막대한 오러에 황호의 호환조법의 오러가 유리처럼 깨져나갔다.
“크헉!”
황호는 백우진의 오러를 완벽하게 막아내지 못하고 피를 토하며 뒷걸음질 쳤다.
“막아라!”
“영주님을 도와!”
대연문의 무인들이 황호를 돕기 위해서 백우진에게 달려들었다.
퍼억! 뻐억!
하지만 그들은 달려든 것보다 더 빠른 속도로 튕겨 나갔다.
단 일검.
백우진의 일검을 막아내는 무인이 단 한 명도 없었다.
검으로 막으면 검이 터지고, 주먹으로 막으면 주먹이 부러졌으며, 몸을 던지는 자는 사지가 부러졌다.
고오오오.
전투특성을 개방하고 검은빛의 암영을 두른 백우진은 마왕이라 해도 손색이 없는 무력과 기세를 뿜어내고 있었다.
“이, 이게 현실인가….”
“으으….”
수백 명이 백우진 한 명을 둘러싸고 있었지만, 실제론 백우진이 홀로 수백 명을 압박하고 있었다.
“막아라! 놈도 인간이다!”
“곧 지칠 거다!”
“모두 한 번에 덤벼!”
황호가 필사적으로 무인들을 격려했다. 하지만 그 격려가 무색하게도 무인들의 쓰러지는 속도는 더욱 빨라졌다.
“한 번에 들어간다!”
황호와 중마, 염사, 흑우가 사방을 점하며 백우진에게 동시에 달려들었다.
“미친….”
극창대주는 백우진과 네 영주의 전투를 보고 헛웃음을 흘렸다. 현실이 아니라, 꿈을 꾸는 기분이었다.
콰아앙!
황호의 호환조법과 중마의 귀현창을 동시에 막아내고, 황호의 강맹한 주먹을 귀신처럼 피해낸다.
그저 회피가 다가 아니다.
활처럼 펼쳐지는 염사의 공격을 피하는 동시에 뇌신의 힘이 쏟아지는 반격을 가한다.
빠지지직!
하늘에서 쏟아지는 열네 줄기의 뇌검에 네 영주 모두가 공격을 멈추고 수비에 집중했다.
“이, 이런 게 가능하다고? 저 나이에?”
무인의 강함은 나이에 비례한다. 하지만 저 괴물에겐 그런 게 통용되지 않았다. 나이 따윈 상관없었다. 그저 강했다.
쿠구구궁!
백우진을 노리던 황호의 붉은 손톱이 갈려 나가고, 창마의 창이 허공을 찔렀으며, 흑우의 주먹이 땅을 쳤다.
네 영주의 공격 중 무엇 하나도 백우진의 방어를 뚫어내지 못했다.
콰아아앙!
백우진의 내려치기에 하늘의 의지가 담겼다. 세 영주가 동시에 수비했음에도 당장에 쓰러질 것처럼 위태롭게 흔들렸다.
“젠장!”
극창대주가 참지 못하고 전투에 끼어들었다. 이대로라면 영주 네 명이 동시에 퍼질 것 같았다.
하지만 극창대주의 참여는 너무 늦었다.
“크악!”
“쿨럭!”
극창대주가 참전하기 전에 염사와 흑우가 뒤통수와 턱을 얻어맞으며 튕겨 나갔고, 황호는 입에서 검은 피를 뿜어냈다.
뻐어억!
백우진은 뒤로 물러나는 황호를 따라가서 그의 입에 주먹을 처박았다. 황호의 입에서 옥수수 같은 이빨들이 튀어나왔다.
“끄어어억!”
황호가 입에서 피를 줄줄 흘리며 비명을 내질렀다.
“넌 이대로 안 끝내.”
아무리 못해도 아라가 얻어맞은 만큼은 후려 패야 속이 풀릴 거 같았다.
빠드득!
백우진은 황호의 오른손을 내리찍어 모든 손뼈를 부숴버렸다.
“끄아아악!”
“그만!”
“이런 미친놈이!”
백우진이 황호를 더 후려치려 할 때 중마와 극창대주가 동시에 백우진의 등을 노렸다.
촤아악!
백우진은 풍벽검흔을 사용해서 두 사람의 공격을 동시에 막아냈다.
빠아악!
회령을 밟아 중마의 뒤로 이동한 뒤 그의 뒤통수를 후려쳤다.
“끄헉!”
중마는 땅에 머리를 처박았다가 오뚝이처럼 일어났다. 하지만 놀란 눈은 숨기지 못했다.
“어, 어떻게 이런 놈이….”
중마는 백우진의 무력에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영상이나, 소문과는 전혀 달랐다. 그야 말로 압도적인 기파를 뿜어냈다.
‘하필이면 지금….’
사부님이 출타하면서 중요 호위들이 따라갔기에 고수의 숫자가 부족했다. 이대로라면 정말 이 한 놈에게 전멸을 당할지도 모른다.
“감천지화!”
극창대주의 창에 새겨진 오러가 꽃처럼 활짝 피우며 백우진의 전면을 휩쓸었다.
“이미 본 초식이다.”
백우진이 검이 유연하게 뻗어 나왔다. 수준이 높아졌지만, 여기로 오며 봤던 초식이었다.
“허억!”
극창대주가 기겁을 하며 비명을 터트렸다.
백우진의 검이 감천지화를 모래성처럼 무너뜨리며 자신의 머리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퍼억!
백우진은 흐름을 보는 눈과 광호섬의 조화를 이용해서 극창대주의 초식을 깨버리고, 그의 팔을 부러뜨렸다.
“끄윽!”
“허억!”
극창대주와 중마는 동시에 뒤로 물러났다.
“후우….”
백우진은 둘을 쫓지 않고, 호흡을 고르며 탁기를 털어냈다.
‘역시 쉽지 않네.’
-그럴 수밖에.
흑우와 염사는 6등급이 넘는 고수에다가 황호와 극창대주, 중마는 7등급에 오른 자들이다.
겉으로 무쌍처럼 보였지만, 속으로 내상이 쌓이고 많은 오러를 소모한 상태였다.
‘그래도 다행이야.’
황호와 염사, 흑우는 행동불능이고 중마와 극창대주도 부상을 입었다.
이대로라면 계획대로 회복의 호흡 쓰지 않고 빠져나갈 수 있을 거 같았다.
“어…?”
주변을 둘러보던 백우진의 눈에서 붉은 기운이 흘러나왔다.
“청묘!”
큰 키에 거대한 장궁을 맨 여자가 보였다. 이곳에 오기 전에 확인한 청묘였다.
“아아….”
백우진과 눈이 마주친 청묘가 전신을 부르르 떨었다.
“거기 있었군.”
백우진이 청묘에게 다가갔다. 이 모든 일의 원흉은 청묘의 세치 혀다. 저렇게 멀쩡하게 놔둘 수 없었다.
퍼어엉!
백우진이 청묘에게 다가가려 할 때 각이진 황금색 봉이 날아와 땅에 박혔다.
부르르.
땅에 박힌 봉의 흔들림이 사라지기도 전에 청묘 앞에 큰 키의 남자가 나타났다.
“혼원….”
백우진은 짜증이 담긴 눈으로 혼원이 봉을 뽑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재밌어서 놔뒀지만, 우리 막내를 건드는 건 볼 수가 없거든.”
혼원이 히죽 웃으며 어깨에 봉을 걸쳤다.
“사정을 모르는 건가?”
“아니, 알아.”
“이 모든 일의 원흉이 그 여자다.”
“알고 있어. 하지만 안 된다니까?”
혼원은 능글거리는 표정으로 어깨를 으쓱였다.
“그럼 막아봐.”
백우진은 회복의 호흡을 발동시켰다. 여름의 소나기를 맞은 듯 시원한 감각이 온몸을 적셨다.
“무슨 일이 있어도 그년의 주둥아리에 주먹을 처넣을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