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Renowned Family's Sword Prodigy RAW novel - Chapter 190
190화. 전방으로 (4)
“그레이존의 몬스터들은 외부와 다른 몇 가지 특징이 있습니다.”
적발의 백인이 유창한 한국말로 스크린을 가리켰다. 그의 이름은 케일 올리버로 황병훈이 보내준 교육 담당이었다.
케일을 통해서 백우진과 의검대는 그레이존에서 필수적으로 들어야 하는 교육을 받고 있었다.
“모두 알고 계시겠지만, 보스가 있는 몬스터들은 발밑에 아우라가 생겨납니다. 그 아우라에 의해서 몬스터들의 능력이 강화되죠.”
케일이 리모콘을 누르자, 스크린의 몬스터가 오크로 바뀌었다. 오크의 발밑에는 붉은색 아우라가 일렁거리고 있었다.
“다만 그레이존의 몬스터들의 발밑에는 3개의 아우라가 있습니다.”
“예?”
“허억!”
의검대와 문주영이 눈을 부릅떴다. 몬스터의 아우라가 3개라니, 무슨 소리인지 이해가 가질 않았다.
“여길 봐주십시오.”
케일이 리모콘은 한 번 더 누르자, 스크린에 다른 오크가 나타났다.
좀 전의 오크보다 덩치가 훨씬 컸지만 문제는 그게 아니었다. 오크의 발밑에는 3개의 아우라가 둘려 있었다. 각각 검은색, 회색, 빨간색이었다.
“붉은색 아우라는 몬스터들의 보스가 존재하면 생겨나는 아우라입니다. 아시다시피 몬스터들의 모든 능력을 상승시켜주죠. 회색은 이곳 그레이존의 기운을 받는 아우라입니다.”
“그레이존의 기운이 대체 뭐죠?”
홍남기가 손을 들어 올리며 질문을 했다. 케일은 지시봉으로 오크 발밑의 회색 아우라를 가리켰다.
“그레이존의 기운을 받은 몬스터는 오러와 사대속성에 강한 저항력을 가지게 됩니다. 간단히 말씀드리자면 내구력이 굉장히 강해집니다.”
“허….”
“오, 오러와 사대속성 전부요?”
의검대 검사들의 안색이 창백해졌다. 하급 몬스터들에게도 오러 저항력과 속성저항력이 생긴다는 것을 믿을 수가 없었다.
“그렇습니다. 어설픈 공격을 하게 되면 오히려 역공을 당하게 될 겁니다. 그래서 지금부터 적응 훈련을 하는 겁니다.”
그레이존에 온 능력자들은 처음부터 전투에 참여하지 않고, 이론과 실전 교육을 충분히 받은 뒤에서야 전장에 들어갈 수 있다.
“그럼 세 번째 검은색 아우라는 뭐지?”
백우진은 오크의 발밑에서 검게 타오르는 아우라를 보고 인상을 찌푸렸다. 뭔지 모를 불길함이 느껴졌다.
“검은 아우라도 붉은색처럼 몬스터의 모든 능력치를 강화해줍니다. 다만 한 가지 특징이 더 있습니다.”
“특징?”
“예. 검은 아우라는 몬스터들이 가진 특성도 강화해줍니다. 예를 들면….”
케일의 손짓에 스크린에서 동영상이 재생되었다. 목과 팔이 잘린 트롤이 자신의 팔을 재생시키고 있는 장면이었다.
“트롤의 가장 큰 특성은 재생력입니다. 검은 아우라에 씐 놈들은 목이 잘려도 몸을 재생시킬 수 있습니다. 오우거 같은 경우는 괴력이 더더욱 강해지죠.”
“모, 목이 잘리고도 재생을….”
“와….”
의검대는 화면을 보며 마른침을 꼴깍 삼켰다. 이제 자신들이 어디에 온 건지를 확실하게 깨닫게 된 것이다.
“그 외에도 몬스터들의 지능이 높아서 외부처럼 쉽게 함정에 빠지지 않습니다. 거기다….”
“그 전에 저 검은 아우라는 어떻게 생기는 거지?”
“예?”
“붉은색은 보스, 회색은 그레이존 때문이라면 검은색 아우라가 생긴 이유도 있을 거 아니야.”
백우진의 질문에 케일은 벽에 등을 기대고 서있는 백연휘를 바라보았다. 말해도 되냐는 듯한 눈빛이었다.
“형이 직접 말해주는 게 어때? 그 다크존이라는 것과 관계있는 거지?”
백우진이 백연휘를 보며 두 눈을 빛냈다.
이틀 전 백연휘는 아버지와의 내기 내용을 듣고, 그게 불가능한 일이라고 했었다. 그 이유를 물었지만 조만간 알게 될 거라고 말하고 사라졌다.
“여기부턴 내가 말하마.”
“아, 네.”
케일은 고개를 끄덕이고 옆으로 물러났다. 다만 조금 마음에 들지 않는 듯한 표정으로 백우진을 곁눈질했다.
“검은 아우라를 만들어 내는 건 나무다.”
“나무?”
“나, 나무요?”
“외부에서 그레이존을 볼 때 가장 뒤에 있는 첨탑 같은 실루엣을 본 적이 있나?”
“봤어.”
백우진이 홀린 것처럼 고개를 끄덕였다. 하늘까지 솟아올랐던 첨탑의 형태가 기억났다.
“그건 첨탑이 아니라 흑목이라는 나무다. 흑목은 몬스터들에게 힘을 주고, 뿌리를 펼쳐 대지를 다크존으로 만들어버린다.”
“그 다크존이 대체 뭔데.”
백연휘는 다크존 때문에 불가능한 내기라고 했었다. 대체 무엇이기에 불가능하다는 건지 궁금했다.
“다크존은 흑목의 뿌리가 내린 땅을 가리킨다. 검은 안개로 둘러싸여 그레이존보다 몇 배나 높은 어둠의 마나가 섞여 있지. 하급 능력자들은 진입조차 할 수 없고, 상급 능력자라고 해도 오래 버티기가 힘들다.”
-어쩐지 지랄 맞은 냄새가 난다 했어. 다크존이라는 곳에 들어가면 아마 능력과 체력도 내려갈 거다.
“다크존에 들어가면 능력도 내려가는 거야?”
“결계나 진 같은 효과를 내서 무인이나 마법사의 능력도 떨어뜨린다. 오러와 체력의 소모도 극심해지지. 그레이존과는 완전히 다른 지옥이다.”
백연휘는 무겁게 고개를 끄덕였다. 다크존은 인간이 적응을 할 수 없는 곳이다. 그곳에선 고통과 무기력함을 참으면서 싸울 수밖에 없다.
“잠깐! 그런 위험한 나무라면 세계의 고등급 능력자들을 모두 불러서 한 번에 제거하면 되잖아. 그 정도는 할 수 있을 텐데?”
“예전에 한 번 했던 적이 있었다. 하지만 실패했지.”
백우진이 눈을 부릅떴다. 이해가 가질 않았다. 그들이 모인다면 아무리 많은 몬스터와 결계가 있더라도 뚫지 못했을 리가 없다.
“흑목에겐 어떤 공격도 통하지 않는다. 9등급 마법과 강기도 소용없었다.”
“그, 그 정도로 단단하다고?”
“아니, 단단한 게 아니다. 마법과 오러가 모두 흑목을 통과한다.”
“뭐?”
백우진이 입을 크게 벌렸다. 도통 무슨 말인지 알 수가 없었다.
“세계 최고의 마법사 중 한 명인 루엔 님이 그런 말을 하더군. 흑목은 차원을 전환한다고.”
“차원의 전환?”
“흑목은 뿌리를 확장할 때 말고는 항상 다른 차원에 존재한다고 한다.”
“다른 차원….”
백우진은 차원이라는 말을 중얼거리면서 멍하니 떠 있는 흑암을 보았다.
“거기다 흑목을 보호하는 놈들도 존재한다.”
버튼 소리와 함께 스크린의 화면이 바뀌고 한 여성이 나타났다.
긴 머리카락에 검은 피부, 선이 고운 작은 얼굴에 이목구비가 뚜렷했다. 가장 큰 특징은 귀가 뾰족하게 솟아올라 있었다.
-저 놈은….
“서, 설마….”
“다크엘프다.”
백연휘가 백우진과 눈을 마주치며 입을 뗐다.
“던전의 몬스터들은 침입자를 죽인다는 본능밖에 가지고 있지 않지만 다크엘프는 달라.”
“다르다는 게 무슨 의미지?”
“다크엘프에겐 이성이 있다. 놈들은 여러 가질 생각하고, 전략적으로 움직이지. 원하는 목표를 위해서라면 자신의 동료들을 미끼로 던질 정도다.”
“허어….”
“저, 전략?”
의검대는 비명을 지르며 입을 떡 벌렸다. 몬스터가 전략적으로 움직인다고 상상하니, 소름이 돋아올랐다.
‘음?’
백우진은 다크엘프의 사진을 보다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저 검은 피부와 동공과 안구가 반쯤 풀린 눈동자를 어디선가 본 듯한 느낌이 들었다.
‘저거 어디서 본 거 같지 않아?’
-나야 몇 번 봤지만, 넌 처음 아니냐?
‘나도 그런 줄 알았는데, 왠지 모르게 낯이 익어.’
사진엔 여러 다크엘프가 찍혀 있었지만, 전부 동공이 풀려 있었다. 그 모습에 무언가가 기억이 날까 말까 했다.
“그리고 이들 위에 엘리트 다크엘프들이 있다.”
“엘리트?”
“우리가 임의로 정한 이름이지.”
백연휘의 말에 다시 스크린이 바뀌었다. 새로운 다크엘프가 나타났는데 좀 전에 본 다크엘프와 비슷하면서도 달랐다.
눈동자엔 힘과 투기가 깃들었고, 검은 피부였지만 훨씬 탄력이 있었으며 생기로 타오르는 아우라가 퍼져 나오고 있었다.
“엘리트는 일반 다크엘프와는 비교 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한 무력을 가지고 있고, 흑목과 같은 능력도 쓸 수 있다.”
“흑목? 설마….”
“놈들은 흑목처럼 다른 차원으로 도망칠 수 있다. 그래서 기습이 아니라면 죽이기 어렵지.”
백연휘의 말이 사실이라면 능력자들은 엘리트 다크엘프를 잡는 게 거의 불가능할 정도였다.
“다크엘프의 숫자는 어느 정도지?”
“우리가 파악한 숫자만 500이 넘는다. 엘리트는 15마리 정도지만.”
-다크엘프가 500? 거기다 엘리트? 이게 무슨 개소리냐?
흑암은 이해할 수 없다는 듯 검날을 갸웃거렸다.
‘왜?’
-숫자가 적은 엘프보다도 적은 게 다크엘프다. 거기다 엘리트라는 건 없어. 엘프 중에 하이엘프가 있을 뿐이다.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거지?
대륙에 있는 다크엘프가 전부 이곳에 왔을 리는 없었기에 500이란 숫자는 많아도 너무 많았다. 거기다 엘리트라는 게 뭔지 알 수가 없었다.
“다크엘프와 몬스터들이 우리를 밀어내고, 엘리트 다크엘프가 땅을 오염시키면 흑목의 뿌리가 그 땅까지 퍼져나가지. 우리는 그걸 막기 위해서 계속 싸우고 있다.”
“그 와중에 몬스터들은 하늘과 땅에서 끊임없이 튀어나오고?”
“그래.”
“땅따먹기나 다를 바 없군.”
백우진이 헛웃음을 터트렸다. 아주 지독한 땅따먹기를 보는 느낌이었다.
“맞다. 땅따먹기와 비슷하지. 하지만 적은 우리의 땅을 먹을 수 있지만, 우린 적의 땅을 먹을 수 없는 기울어진 게임이다. 지금도 막는 게 고작이야.”
백연휘는 가면을 씌운 듯 무표정으로 대답했지만, 그의 눈동자는 수심으로 얼룩져 있었다.
“예전 흑목이 땅속에서 잠들어 있었을 때는 땅을 되찾는 게 얼마든지 가능했다. 하지만 흑목이 깨어나서 뿌리를 내린 지금은 불가능하다.”
“음….”
“그래서 너와 아버지의 내기가 불가능하다는 거다. 이미 먹혀버린 다크존은 되찾을 수 없어. 넌 하지 말아야 할 내기를 받아들였다.”
“글쎄. 그럴까?”
백우진은 옆에서 생각에 잠겨 있는 흑암을 보고 아주 작은 미소를 지었다.
“잘하면 나 말고 아버지가 후회할지도 모르겠는데.”
* * *
“흐음….”
케일은 적응 훈련을 하는 의검대와 문주영을 보며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저들은 처음부터 그레이존에 거의 적응을 했음에도 적응 훈련에 성실히 임했다.
알려주는 모든 것을 열심히 하니, 마음에 들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딱 한 명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이 있었다.
‘다 좋은데 그 사람이 문제야.’
백연휘 부사령관의 동생이라는 백우진이 영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는 신체와 체력 적응 훈련 때 말도 없이 사라진다. 땡땡이를 친 주제에 이론 교육 때는 또 칼 같이 나타났다.
사실 땡땡이는 상관없었다.
가장 마음에 들지 않는 건 자신이 가장 존경하는 백연휘 부사령관에게 반말하고 막 대한다는 점이었다.
아무리 동생이라지만, 많은 나이 차이가 나고, 지위가 있음에도 반말을 하는 게 마음에 들지 않았다.
거기다 모두가 실패하고, 불가능하다고 외치는 다크존을 되찾겠다고, 허무맹랑한 소리를 하는 것도 너무 답답했다.
“어이, 케일.”
“아, 안녕하십니까.”
백우진이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쪽쪽 빨면서 다가왔다.
먹는 것조차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을 보니, 자신이 백우진을 정말 싫어하긴 하는 것 같았다.
“애들 적응은 어떻게 되어가는 거야?”
백우진은 의검대를 살피던 백연휘에게 다가갔다. 오전에 전투를 치르고 왔는지, 그의 의복은 피로 범벅이었다.
“처음부터 적응했었기 때문에 90% 이상 끝났다. 다음 주엔 전투에 참여시켜도 될 거 같군.”
“그럼 저 녀석은?”
백우진이 얼굴이 노랗게 변한 채로 헉헉거리는 무영객을 가리켰다.
“나름 빠르게 적응하고 있다. 조만간 끝날 거다. 2주 정도면 충분하겠지.”
“다행이네.”
백우진은 고개를 끄덕이고서 무영객에게 다가갔다.
“살만하냐?”
“진짜 뒤지겠습니다. 여긴 대체 뭐 하는 곳이래요?”
무영객은 이마의 땀을 쓸어 올리며 뒤로 넘어갔다.
“장점도 있잖아.”
“뭐, 마나가 짙어서 오러가 잘 쌓이긴 하죠. 체력도 늘은 거 같고.”
“그래서 널 데려온 거야. 너도 실력 좀 키워야지.”
“정말이십니까?”
“그래. 이 고통을 겪으면 너도 한 차원 높은 도둑이 될 거다.”
-허, 이제 약도 파네….
흑암은 백우진의 상큼한 표정을 보고 혀를 내둘렀다.
도움이 될 거 같아서 데려와 놓고 성장을 시켜주려 했다니, 녀석은 조금의 표정 변화 없이 거짓말을 술술 뱉고 있었다.
“전 손 씻었는데요?”
“…어쨌든.”
-손을 씻어? 지랄한다! 아주 둘이 쇼를 해!
무영객 놈도 얼굴색 하나 변하지 않고 뻥을 치는 걸 보니, 둘이 잘 만났다는 생각이 들었다.
위이이잉!
백연휘가 가진 핸드폰이 기묘한 소리를 내며 울렸다. 그가 인상을 찌푸리며 바로 전화를 받았다.
[부사령관님! 4블록 북서쪽에서 2번 정찰대가 다크엘프와 몬스터들에게 쫓기고 있습니다!]“북서쪽?”
[예! 얼마 버티지 못할 것 같습니다!]“지금 바로 가겠다. 진혜리! 현검대를….”
“부사령관님!”
백연휘가 바로 움직이려 할 때였다. 녹의를 입은 중년 능력자 한 명이 발에 불이 붙은 듯 뛰어왔다.
“부사령관님! 북동쪽 현왕의 벽에 크라인 피쉬가 나타났습니다! 몬스터들을 뿌리면서 밀고 들어오고 있습니다!”
“다크엘프는?”
“일단은 보이지 않습니다.”
“음….”
백연휘가 인상을 찌푸렸다. 한동안 조용하더니만, 또다시 양방향 공격이 시작된 거 같았다.
“북동쪽은 내가 갈게.”
백우진은 다 마신 커피잔을 내려놓으며 백연휘의 옆으로 갔다.
“바빠 보이는데 그 정도는 도와줄수 있지.”
“안 됩니다!”
케일이 벌떡 일어나서 손을 저었다.
“백우진 님은 아직 적응 훈련이 끝나지 않았습니다. 상황이 급하다고 해도….”
“괜찮아. 난 이미 적응 끝냈거든. 형은 알잖아.”
“…할 수 있나?”
백우진은 케일이 아니라 백연휘를 바라보았다. 백연휘는 백우진의 눈을 보다가 작게 입을 뗐다.
“물론이지.”
“엘리트 다크엘프와 조우하면 뒤로 물러나라.”
“명심합죠.”
백우진은 말 잘 듣는 아이처럼 고개를 끄덕였다.
“케일.”
“예?”
“우진이를 현왕의 벽으로 데려가라.”
“하, 하지만….”
“급한 상황이다. 부탁하마.”
백연휘는 그 말을 끝으로 북서쪽으로 사라졌다. 그의 뒤를 현검대 검사들이 따랐다.
“그럼 우리도 가자고.”
“자, 잠깐만요! 길을 모르시지 않습니까!”
백우진은 케일의 설명도 듣지 않고 북동쪽으로 내달렸다. 케일은 깜짝 놀라면서도 재빨리 백우진의 뒤에 따라붙었다.
“현왕의 벽은 길이 어렵습니다! 제가 앞장을….”
“괜찮아. 길은 알고 있어.”
백우진은 가볍게 대답을 하며 정확한 방향으로 움직였다.
“어, 어떻게….”
케일은 믿을 수 없는 눈으로 백우진의 등을 보았다. 그는 지름길을 이용해서 현왕의 벽으로 향하고 있었다.
“요즘 낮동안 이곳 지리를 전부 파악해뒀거든. 원래 생소한 곳에 오면 지리부터 알아야지.”
“그, 그럼 낮에 땡땡이를 친 게 지리 파악 때문이었습니까?”
“지리를 2주 차에 알려준다고 해서 너무 늦다 싶었거든. 그리고 땡땡이까진 아니야. 형의 허락을 받았으니까.”
“어….”
케일의 얼굴이 넋이 나간 것처럼 변했다. 놀러 다닌다고 생각했건만 이곳의 지형을 파악하러 다녔다니 뭐라 할 말이 없었다.
“몸은 풀렸지?”
“예?”
“좀 더 속도를 높일게.”
백우진의 전신에서 흑색의 뇌기가 번쩍였다. 그의 보법에서 쾌와 뇌의 묘리가 실타래처럼 풀려나왔다.
“못 따라오면 혼자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