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Renowned Family's Sword Prodigy RAW novel - Chapter 2
2화. 흑암
처음 듣는 목소리에 얼이 빠진 백우진의 눈앞으로 검은색 단검이 날아왔다.
“다, 단검?”
-단검이 아니다.
단검에게서 방금 들었던 굵직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저 단검이 자신에게 말을 건 게 맞았다.
-내 이름은 흑암(黑暗)이다.
“아….”
공중에 떠서 말을 하는 검을 봤기 때문에 정신이 멍했다.
이게 무슨 일인지 알 수가 없었다.
-그리고 네가 내 새로운 주인이다.
“갑자기 주인?”
-그래.
백우진의 눈동자가 탁 풀렸다.
과거로 돌아와서 정신이 없는데, 처음 보는 단검이 자신을 주인이라 부르고 있다.
누구라도 이해를 할 수 없을 것이다.
“후우….”
백우진은 정신을 차리기 위해 천천히 호흡하고 자신을 흑암이라 주장하는 단검을 바라보았다.
“내가 왜 네 주인이라는 거지?”
-너와 내가 계약되었기 때문이다.
“계약? 그런 거 한적 없는데.”
죽은 기억은 있어도 계약을 했던 기억은 없었다.
-상태창이라고 말해봐라. 그럼 알게 될 거다.
“뭔 개풀 뜯어먹는 소리를 하고 있는 거야.”
-끄응, 속는 셈치고 한 번만 말해 봐라. 그러면 알게 될 거다.
백우진은 민망한 표정으로 허공에 손을 올렸다.
“사, 상태창.”
상태창이라고 속삭이자마자, 눈앞에 홀로그램 같은 창이 튀어나왔다.
[상태창]이름 : 백우진.
나이 : 15세.
타이틀 : 마검의 주인.
특성 : 없음.
등급 : 등급 외.
기술 : 없음.
신체 : 11/100 (최하급)
검술 : 11/100 (최하급)
마나 : 10/100 (최하급)
오성 : 10/100 (최하급)
체력 : 12/100 (최하급)
정신력 : 54/100 (중급)
포인트 : 없음.
백우진은 자신 앞에 나타난 홀로그램 창을 멍하니 쳐다보았다.
아래에 있는 능력 쪽은 몰라도 이름과 나이는 정확히 맞았다.
-이제 믿겠나? 너와 나는 마검의 계약으로 묶여있다.
짜악!
백우진은 다시 한 번 자신의 뺨을 후렸다.
“으윽….”
-확인 해볼 때마다 뺨을 칠거냐?
역시나 아팠고, 꿈에서 깨지도 않았다.
믿기 힘들지만 마검과 계약한 것도, 과거로 회귀한 것도 모두 현실이었다.
-네 능력치가 참으로 처참하다. 정신력을 제외한 모든 부분이 최하급이라니.
“음….”
백우진이 15살이었다면 저 능력치들을 보고 화를 냈을 거다.
하지만 전생을 통해 자신에게 재능이 없다는 것을 확실하게 인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할 말이 없었다.
“봤으면 알겠네. 내겐 아무런 재능도 없으니, 다른 주인을 알아보는 게 좋을 거다.”
-그래서 더 마음에 든다.
“뭐?”
-이미 강한 주인을 만나봐야 전혀 재미없지. 너처럼 아무 것도 없는 백지여야 키우는 재미가 있다.
“백지라….”
흑암은 자신에게 한 방울의 재능도 없다는 것을 모른다. 아마 후회하게 될 거다.
“미안하지만, 난 키우는 재미도 없어. 내겐 재능이라 게 아예 없다.”
-알고 있다.
흑암은 검은 아우라를 일렁거리며 백우진의 얼굴로 다가왔다.
-네게 코딱지만큼의 재능도 없다는 건 알고 있다. 하지만 걱정마라. 내겐 네 재능을 키우는 힘이 있다.
“재능을 키우는 힘?”
-말로 하는 것보다 보여주는 게 편하겠지.
띵!
[새로운 퀘스트가 도착했습니다.]당신같이 준비되지 않은 검사에겐 아직 검을 잡을 자격이 없습니다. 단련을 통해 검을 잡을 체력과 신체를 만들어보세요.
조건 : 검을 잡지 않고 체력과 신체 능력치를 15까지 올리기.
퀘스트 수락 혜택 : 퀘스트 진행 기간 동안 체력 능력치와 신체 능력치의 경험치 상승량이 크게 높아집니다.
보상 : 300포인트, 타이틀.
백우진의 눈앞에 홀로그램이 나타났다. 이번에는 상태창이 아니라, 퀘스트창이었다.
게임이라도 하는 기분이다.
-대충은 이해할 수 있겠지? 난 널 강하게 만들 수 있는 힘이 있다. 주인의 재능을 성장시키는 최고의 능력이지.
“재능을 성장시킨다니….”
-네가 제대로 된 방향의 노력만 한다면, 너 같은 둔재도 천재라 불리게 해줄 수 있다.
백우진이 퀘스트 창을 보며 마른 침을 삼켰다.
만일 이게 정말이라면 자신도 노력에 대한 보답을 받을 수 있다.
25살에 1등급 검사가 되는 게 아니라, 훨씬 더 높은 곳을 바라 볼 수 있을 것이다.
다만 걸리는 게 있었다.
“넌 상관없는 거야?”
-무슨 말이지?
“누군지도 모르는 존재가 너와 나를 계약시켜 버렸는데 상관없냐는 거다.
-홀로 방구석에 쳐 박혀있는 것보단 훨씬 낫지.
“박혀있다고?
-난 200년 이상을 홀로 존재해왔다. 그건 혼도 정신도 희미하게 만들어버리지…
흑암의 목소리가 축 가라앉았다.
200년을 홀로 보내다니, 그에게도 무슨 사정이 있는 것 같지만 아직은 물어볼만 한 사이가 아니라, 말을 돌렸다.
“한 가지 궁금한 점이 있다.”
-뭐지?
“내가 아는 마검은 주인의 손에서 힘을 발휘하는데, 넌 그런 기능은 없는 건가?”
-당연히 있다. 난 그 어떤 마검보다도 위대한 능력을 가지고 있지. 다만… 지금의 네겐 허락되지 않는 능력이다.
흑암은 칼날을 번쩍이며 백우진에게 다가왔다. 자신을 무시하지 말라는 뜻 같았다.
-지금 내 모습은 네가 약하기 때문이다.
“그게 무슨 말이지?”
-주인인 네가 비실거리니, 나까지 이렇게 짜리몽땅한 모습을 하고 있는 거다.
“아….”
흑암의 말을 들어보니, 자신의 능력이 약하기 때문에 계약된 흑암까지 작은 단검의 모습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이 퀘스트에 체력과 신체 능력치를 15까지 올리라고 되어 있는데, 포인트 없이도 능력을 올릴 수 있는 건가?”
-능력치는 포인트가 아니라, 수련으로도 상승 시킬 수 있다. 너는 모든 능력치가 최하급이기 때문에 더 쉽게 상승 시킬 수 있지. 거기다 퀘스트 혜택도 있지 않느냐.
흑암의 말대로 퀘스트엔 특별 혜택이 있었다. 퀘스트를 받은 기간 동안 체력과 신체의 경험치가 더 빨리 쌓이는 아주 좋은 혜택이.
“일단 해봐야 알겠지.”
백우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 퀘스트나 상태창이 정말인지 알아보기 위해선 한 번은 겪어 봐야한다. 그것을 알아보기에 딱 좋은 퀘스트다.
-할 테냐?
“당연히 해야지.”
-좋다.
[퀘스트 ‘체력은 국력’을 수락하셨습니다.]**
소연무장을 관리하는 조우현은 새벽부터 연무장을 달리는 백우진을 보고 고개를 갸웃 거렸다.
“대체 무슨 바람이 분거지?”
백우진은 수련할 때 절대로 검을 놓지 않는다.
항상 검을 든 채로 수련을 해왔는데, 오늘은 쳇바퀴 돌리는 햄스터처럼 연무장을 뛰기만 하고 있었다.
가볍게 몸이라도 푸는 줄 알았는데 누군가에게 쫓기는 것처럼 전력질주를 하고 있었다.
“근데 자세가 저리 좋았던가?”
백우진이 달리는 자세는 완벽에 가까웠다. 목의 위치, 팔의 흔들림, 다리의 각도와 보폭 모든 것이 달리기의 교본 그 자체였다.
“역시 저분에게도 백가의 피가 흐르는 건가?”
조우현은 백우진의 자세에 감탄을 하고서 연무장 정리를 시작했다.
“허억….”
-아직 멀었다.
“알아! 허억….”
-엉덩이에 힘주고, 대답할 시간에 달려.
“끄으윽….”
흑암이 연무장에서 달리기를 하라고 했을 때 백우진은 속으로 박수를 쳤다.
말도 안 되는 훈련을 시킬까봐 걱정했는데 달리기라면 누워서 떡먹기라 생각했다.
하지만 그 생각은 30분이되기도 전에 바뀌었다.
-거기 무릎 더 굽혀. 팔각도가 틀렸어.
“이익….”
흑암은 백우진 옆에 달라붙어서 끊임없이 잔소리를 때려 박았다.
그가 말해주는 자세대로 달려야 능력치가 오른다고 하니, 그 잔소리를 듣지 않을 수가 없었다.
-속도가 늦다!
“흐읍!”
달리기는 항상 전력질주였다. 조금이라도 속도를 늦추면 흑암의 호통이 들려왔다.
“숨이 막히기 시작하는데….”
-아직 아니다. 더 달려.
“으아아아!”
연무장이 떠나가라 소리를 지르며 달렸다.
어느새 수련복이 땀으로 범벅이 되었다.
“후욱!”
25살의 백우진이라면 모를까 15살의 백우진에게는 버거운 훈련이었지만, 흑암은 멈추라는 소리를 하지 않았다.
-한 바퀴 더!
“젠장!”
오기가 생겨났다. 다른 건 몰라도 끈기와 인내만큼은 자신 있다. 누가 이기나 한 번 해보기로 했다.
“으아아아아!”
흑암의 잔소리가 죽나, 자신이 죽나 해볼 생각으로 백우진은 계속해서 속도를 높였다.
-오른 발목 신경 쓰고! 목 굽히지 말고!
백우진이 30분을 더 달리고 나서야 흑암의 입에서 멈추라는 소리가 나왔다.
-좋아. 그만!
“흐어억….”
백우진은 다리에 힘이 빠져서 앞으로 굴러버렸다. 땅바닥과 머리를 맞댄 채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방금 그게 네 체력의 한계다. 이보다 적게 하면 효율이 떨어지고, 더 많이 뛰면 부상을 당할 위험이 있지.
“넌… 내 몸의 상태를 알 수 있는 건가?”
-물론이다. 너보다도 더 잘 알고 있다.
흑암은 백우진과 혼이 연결된 덕분에 그의 몸 상태에 대해서 완전히 파악 할 수 있었다.
‘이 녀석…’
흑암은 아무렇지 않은 척했으나 속으로 상당히 놀란 상태였다. 사실 방금 달리기 훈련은 한참 전에 백우진의 한계를 넘은 상태였다.
처음이라 기강을 잡기위해 강도를 최고로 높였는데 백우진은 끝까지 따라왔다.
‘나쁘지 않군.’
백우진은 스스로 재능이 없다고 말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새로운 주인에겐 끈기와 오기라는 좋은 재능이 있었다.
“흑암. 내 체력과 신체 경험치가 얼마나 쌓였지?”
-어디 보자…
띵!
흑암의 말해주기 전에 맑은 알림음이 백우진의 귀를 울렸다. 그의 눈앞으로 새로운 홀로그램 창이 나타났다.
[한계를 넘어서는 훈련으로 체력 능력치가 1 상승합니다.] [한계를 넘어서는 훈련으로 신체 능력치가 1 상승합니다.]처음으로 백우진의 노력에 대한 보상이 주어지는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