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Renowned Family's Sword Prodigy RAW novel - Chapter 220
220화. 싹쓰리 (3)
“저자는….”
백우진이 새롭게 나타난 중년인을 보며 인상을 찌푸렸다.
-아는 놈이냐?
‘몰라.’
중년인은 2m에 가까운 큰 키, 전신을 덮은 강철 같은 근육, 백발에 대추빛 얼굴색에 전신은 크고 작은 상처로 가득했다.
하나 같이 특징이 뚜렷해서 한 번 봤다면 모를 수가 없는 인물이었다. 확실히 처음 보는 남자였다.
‘저 눈은 대체…’
외적인 특징도 특이했지만, 중년인의 눈에서는 몬스터와 비슷한 광기가 느껴지고 있었다.
터엉!
철귀가 양손을 들어 올려 착용하고 있는 은색 건틀릿을 박수치듯이 부딪쳤다. 격한 쇳소리와 함께 주변을 덮은 먼지가 일순간 사라졌다.
“크으윽….”
철귀의 충격파에서 살아남은 차황이 부르르 떨면서 몸을 일으켰다.
“너, 넌 누구냐!”
갑작스럽게 하늘에서 떨어진 저 괴물 때문에 혈귀대 절반이 피떡이 되어버렸다. 정체도, 능력도 알 수 없는 놈이었지만, 절대 그냥 넘어갈 수 없었다.
“으으….”
“제, 젠장!”
철귀에게 당한 건 혈귀대만이 아니었다. 루카스와 다크문의 척살조 역시 이를 갈며 철귀를 노려보고 있었다.
“흐음….”
철귀는 세 집단에게 둘러싸인 상태에서도 백우진만 바라보고 있었다.
“늙은 괴물아!”
이성을 잃은 차황이 검을 세워 철귀의 팔을 찔렀다.
챠아앙!
오러가 두껍게 씌인 검으로 맨살을 찔렀건만 쇠끼리 부딪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크헉!”
더욱 놀라운 건 칼에 찔린 철귀는 미동도 없고, 검을 찌른 차황만 튕겨나갔다는 점이었다.
“일단 이 놈들부터 정리하라는 것이냐? 좋다.”
철귀가 고개를 끄덕이고서, 파리를 쫓듯이 차황에게 주먹을 뻗었다.
후우웅!
차황은 검을 내리쳐서 철귀의 주먹을 막으려 했다. 하지만 철귀는 주먹을 그의 예상과는 전혀 다른 기운을 품고 있었다.
뿌득!
철귀의 주먹은 진한 오러에 둘러싸인 차황의 검을 부숴버리고, 그의 왼쪽 가슴에 축구공만한 구멍을 내버렸다.
“끄헉!”
차황은 믿지 못하겠다는 듯 반 토막 난 검을 바라보다가 뒤로 넘어가 숨이 끊어졌다.
“대주!”
“으아아아!”
한 순간에 대주를 잃은 혈귀대 10명이 모조리 차황에게 달려들었다.
“벌레 같은 것들.”
철귀는 한심하다는 듯 혀를 차며 솥뚜껑같은 주먹을 들어올렸다.
치이잉!
혈귀대가 다양한 방식으로 검을 날렸지만, 철귀는 수비를 하지 않았다.
퍼억! 퍼엉!
오러에 휘감긴 검을 맨몸으로 막으며 주먹을 날려 혈귀대의 머리를 터트려버렸다. 그야말로 압도적인 무력이었다.
“크으윽!”
“쳐라!”
다크문의 범죄자들은 지금이 유일한 기회라는 것을 깨달았다. 함께 저 괴물을 치지 않는다면 기회가 없으리란 생각이었다.
“공격해라!”
그건 루카스에서 온 척살조 시피르 역시 마찬가지였다. 방금까지 서로의 목을 노리고 싸웠다고 해도 지금은 힘을 합칠 때였다.
콰아아아앙!
마법이 난사되고, 오러의 기둥이 솟구치는 일대다수의 전투가 벌어졌다. 하지만 그 전투는 순살이라고 해도 좋을 만큼 빠르게 종료되었다.
후우욱.
마나의 폭풍이 찌그러지고 그 안엔 오직 한 사람만이 서 있었다.
무복은 찢어졌지만, 철귀의 몸엔 작은 생채기 하나 없었다. 그 마법과 오러를 맞고서도 조금의 피해도 입지 않은 것이다.
“괴물이군.”
백우진의 꽉 닫힌 입술을 뚫고 진심어린 말이 튀어나왔다.
루카스와 천무맹에서 온 습격조들이 제 역량과 준비해온 특성들을 발휘하지 못했다고 해도 무시할 자들은 아니었다.
그런 그들을 말 그대로 압살해버렸으니, 저 노인은 절대 평범한 인물이 아니었다.
제논이나, 대연문 혹은 다른 길드라고 해도 상위 간부급일 것이다.
‘저 기운은 뭐지?’
-몬스터와 비슷한 느낌인데…
‘나도 그렇게 느꼈어.’
노인은 맨몸으로 싸우는 것 같았지만, 실제로는 뭔지 알 수 없는 특별한 기운을 운용하고 있었다.
-어쨌든 공방일체의 능력이다. 조심히 움직여라.
‘알아. 탐색부터 시작할게.’
노인은 단순한 주먹질만으로 척살조를 처리했기 때문에 실제 무력이 어느 정도인지 파악되지 않았다. 탐색을 하여 그의 제대로 된 능력을 파악해야했다.
터억.
백우진은 나무에서 내려오며 잠룡혼을 풀었다.
“이제 싸울 생각이 들었느냐?”
철귀는 피에 젖은 주먹을 털며 웃었다. 잔혹 그 자체라고해도 과언이 아닌 미소였다.
“넌 누구지?”
백우진은 철귀 앞에 섰다. 얼굴을 마주쳐보니 더욱 확실했다. 전생, 현생을 통틀어 본 적 없는 남자였다.
“그런 것이 뭐가 중요하겠나. 누가 죽고, 누가 죽이느냐가 중요하지!”
철귀는 끼고 있는 건틀릿을 서로 부딪쳤다. 쨍하는 소리와 함께 거친 기세가 솟구쳤다.
“그럼 널 쓰러뜨리고 물어보면 되겠네.”
백우진이 피식 웃으며 암인검의 손잡이에 오른손을 얹었다. 모든 전투 특성을 발동시키면서 자세를 낮췄다. 상대는 확연한 강자이기에 방심 따윈 없었다.
“크하하하! 해봐라! 할 수 있다면 말이지!”
“걱정하지 않아도 할 거야.”
“어린놈이 시원해서 좋군!”
“검은 시원하지 않을 걸.”
백우진과 철귀의 말이 동시에 멈췄다. 둘은 서로를 향해 미친 듯이 돌진했다.
콰아아아앙!
백우진은 피로 점철된 공터의 중앙에서 흑왕탄을 쳐올렸다.
-음?
‘어?’
흑왕탄을 사용하던 백우진이 눈을 부릅떴다.
‘이 자식 뭐야!’
저 괴물은 흑왕탄을 맨몸으로 견디려는 것처럼 수비를 하지 않았다. 맞더라도 죽이려는 것처럼 자신의 머리를 향해 주먹을 내리 꽂고 있었다.
으득!
백우진은 검을 멈추지 않았다. 어금니를 꽉 깨물고 더욱 빠르게 검을 휘둘렀다.
먼저 닿는 건 자신이었다. 주먹에 맞기 전에 놈을 베어버리면 그만이다.
퍼어억!
하지만 백우진의 생각과는 전혀 다른 결과가 벌어졌다. 흑왕탄의 흑색 파도가 철귀의 몸을 뚫어내지 못했다.
후욱!
그 사이에 철귀의 주먹이 눈앞까지 다가와 있었다.
“크으윽!”
백우진은 철귀의 몸에서 튕겨 나오는 반탄력을 이용해서 몸을 좌측으로 틀었다.
퍼어어엉!
그 순간적인 재치 덕분에 철귀의 주먹은 빈 허공을 강타했고, 백우진은 몸을 뒤로 뺄 수 있었다.
“너 뭐야….”
백우진이 입술을 깨물었다. 강기를 사용하지 않았다고 해도 전력의 흑왕탄이다. 그걸 맨몸으로 견디다니, 인간으론 불가능한 일이다.
“반동을 이용해서 도망칠 줄이야. 꽤나 센스가 있군.”
철귀는 질문에 대한 대답 없이 흑왕탄으로 얻어맞은 옆구리를 쓱 털었다. 그것만으로 검에 얻어맞은 흔적이 사라졌다.
“오랜만에 재미 좀 있겠는데.”
철귀가 손을 풀며 백우진에게 천천히 다가갔다.
-강기를 써라.
‘안 그래도 그럴 거야.’
백우진이 고개를 끄덕이며 암인검을 비틀어 잡았다. 암인검의 칼날을 타고, 유형화된 흑색 광채가 솟구쳤다.
“강기인가? 네 놈은 오러의 색마저 특이하구나.”
철귀는 백우진의 강기를 보고도 별반 표정이 변하지 않았다. 좀 전과 똑같이 여유롭게 주먹을 돌렸다.
“준비가 끝났다면 다시 시작해 보자고!”
철귀가 대지를 폭발시키며 쇄도했다. 백우진은 그 자리에 멈춰서 검을 내리쳤다. 강기에 휩싸인 무령참이었다.
쿠구구구!
지진이 일어난 것처럼 대지와 나무가 뒤틀렸다. 하지만 철귀는 이번에도 수비를 하지 않았다.
후우웅!
같이 죽자는 것처럼 오른 주먹을 백우진을 향해 쏘아냈다.
-강기도 안 막는다고?
“미친!”
백우진은 공격방향을 틀어서 철귀의 팔을 향해 무령참을 내리쳤다.
쩌어어엉!
백우진의 눈동자가 쏟아질 것처럼 커졌다. 강기에 덮인 암인검도 철귀의 팔을 자르지 못했기 때문이다.
후우욱!
철귀는 밀려난 오른손 대신 왼손으로 백우진의 머리를 노렸다.
백우진은 하체에 힘을 주고 허리를 뒤로 펴는 철판교를 사용해서 철귀의 주먹을 피해냈다.
하지만 철귀의 공격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예상했다는 듯 주먹을 틀어 다시 백우진의 가슴을 노렸다.
쩌어엉!
백우진은 검자루로 철귀의 주먹을 막으며 뒤로 몸을 굴렀다.
“후욱….”
백우진의 눈동자는 철귀의 주먹을 막은 암인검만큼이나 흔들리고 있었다. 강기도 쓰지 않고, 강기를 막아내다니 상상도 해보지 못한 일이다.
‘그런데 저 기운 분명히 느꼈던 건데…’
철귀가 사용하는 투명한 기운은 분명 오러였다. 하지만 그냥 오러는 아니고, 그 안에 무언가가 섞여 있었다.
-이제 알았다.
‘뭐?’
-투기다. 저 놈 투기를 사용하고 있어!
“투기?”
투기는 상위 몬스터가 사용하는 능력이다. 그걸 인간이 가지고 있다니, 이해를 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흑암의 말대로 그의 몸에선 투기의 냄새가 흐르고 있었다.
“그걸 알아차린 거냐? 눈썰미도 좋군.”
다시 달려들 것 같았던 철귀가 발을 멈췄다. 그의 어깨선을 타고 붉은 기운과 푸른 기운이 동시에 솟아올랐다.
“네 말대로 난 투기를 사용할 수 있다. 투기와 오러를 합쳐 강기조차 막을 최강의 방패이자, 최강의 창인 파혼력을 만들어 냈지.”
철귀의 말과 동시에 붉은 기운과 푸른 기운이 조화롭게 섞이며 투명한 기운을 만들어냈다. 바로 저 파혼력이 백우진의 강기를 막아낸 특별한 기운이었다.
“투기가 어떻게 작용하는 힘인지 알고 있나?”
“그게 무슨 말이지?”
“투기는 몬스터가 가진 의지에 따라 힘을 준다. 적을 죽이겠다는 의지, 나를 지키겠다는 의지에 따라 힘을 준단 말이다. 그리고 그건….”
철귀가 붉게 물든 양손을 들어 올리며 말을 이었다.
“나도 마찬가지다. 내 의지가 강할수록 투기와 오러가 내게 강력한 힘을 준다. 내 정신력에 따라 검강도, 강력한 마법도 얼마든지 버틸 수 있다.”
“정신력….”
“네 모든 능력을 보여라. 그렇지 않는다면 바로 죽게 될 테니.”
철귀가 큭큭 웃으며 손가락을 까딱였다. 정령도 소환해서 마음대로 덤벼보라고 도발하는 모습이었다.
촤아아앙!
백우진은 더 짙은 오러를 끌어올렸다. 암인검의 칼날에서 거대한 강기가 솟아올랐다.
파앙!
이번엔 백우진이 먼저 움직였다. 바닥을 쓸 것처럼 움직이며 아래에서 위로 검을 그었다.
콰아아앙!
철귀는 파혼력을 하박에 집중시켜서 강기의 칼날을 튕겨냈다.
“크윽!”
백우진이 뒤로 밀리며 눈을 부라렸다. 이번에도 자신의 강기는 철귀의 파혼력을 뚫어내지 못했다.
“너 같은 놈들을 많이 봐왔다. 강기를 각성한 뒤 그 능력만을 키우는데 주력하는 놈들을 말이다. 무에 의지도 담지 못하는 주제에 겉멋에만 빠진 놈들.”
“의지? 검의를 말하는 것인가?”
“알고 있나? 그런 주제에 그런 검이라니 한심하군.”
철귀는 같잖다는 듯 백우진을 비웃었다.
“무얼하든 지금의 네겐 무리다. 정령을 소환해서 한 번에 덤벼라. 그렇지 않다면 아무 것도 하지 못한 채 죽게 될 거다.”
-나를 잡아라. 천의라면 저 건방진 놈을 베어버릴 수 있다.
천의는 신검합일의 경지, 저 녀석이 말했던 검의에 도달한 경지다. 저런 방어쯤은 충분히 베어버릴 수 있다.
‘싫어.’
-정령을 쓰려는 거냐?
‘그것도 싫어.’
-너 미쳤냐?
‘아니, 완벽하게 제 정신이야.’
백우진은 암인검을 꽉 잡으며 웃었다.
-우서?
‘웃어야지. 대박 경험치가 알아서 와줬잖아.’
백우진은 저 짙은 미소를 피우며 자세를 잡았다.
‘언제까지 흑암에게만 의지 할 수는 없지.’
천의는 분명 강력한 공격 수단이다. 흑암의 말대로 저 괴물을 일검에 베어버릴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래서는 성장할 수가 없다.
‘혼자서도 강해져야 해.’
전방에서 마주쳤던 아버지의 검의가 생각났다. 그를 따라잡기 위해서는 흑암만이 아니라, 자신의 힘으로도 성장해야 한다.
저 괴물을 홀로 베어버린다면 아버지에게 조금이나마 가까워질 것이 분명했다.
“강기지경에 오른 검사의 자존심인가? 너도 다른 놈들과 똑같은 놈들이었군.”
“글쎄.”
백우진은 검을 휘돌리며 철귀의 공간으로 파고들었다.
“더 이상 봐주는 것은 없다.”
철귀의 움직임이 빨라졌다. 정말 봐주었던 건지 이전보다 훨씬 빠르고, 정확했으며, 폭력적인 움직임이었다.
쩌어엉!
백우진은 강기에 덮인 검으로 철귀의 허벅지를 내리쳤지만 이번에도 그의 몸을 뚫지 못했다. 철귀는 한심하다는 표정으로 주먹을 내리쳤다.
후웅!
백우진은 만상보를 연속으로 밟으며 철귀의 우측에서 좌측으로 이동했다.
콰아아앙!
백우진이 있던 공간에 포탄이 떨어진 것처럼 거대한 충격파가 폭발했다. 철귀의 파혼력이 대지를 아예 가루로 만들어버린 것이다.
펑! 퍼벙! 퍼버벙!
철귀는 밟을 땅마저 터트리며 백우진을 몰아쳤다. 광폭한 보법과 주먹질이었지만 속도와 위력이 미친 듯이 강했다.
콰아아아!
백우진이 검운을 발동시켰다. 구름처럼 솟구치는 오러를 모조리 검에 쏟아 부었다. 암인검에 담긴 강기가 2배로 커졌음에도 철귀의 방어를 깨지 못했다.
“대단하군. 단순히 위력만 따지자만 강기의 중급을 넘어섰다. 하지만 그것으론 파혼력을 벨 수 없다.”
철귀는 암인검의 강기를 주먹으로 비집으며 백우진을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강기를 가르고 들어오는 모습은 공포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크윽….”
-하여튼 하나도 안 변했어.
이런 상황에서도 자신을 잡지 않다니, 백우진의 고집은 처음 만났을 때부터 하나도 변하지 않았다. 정말이지 징한 놈이었다.
-한 번만 말해주마. 넌 강기와 오러에만 집착하고 있다.
‘뭐?’
-검의란 기예나 위력이 아닌 의지다. 검을 휘두르며 네가 무엇을 관철시키고 이룰지에 대한 의지란 말이다. 기본으로 돌아가서 지금까지 네가 휘둘러온 검을 생각해라.
흑암은 백우진에게 강기지경의 중급에 오를 수 있는 단초를 주었다. 줄 것은 주었으니, 받아들이는 건 그의 몫이었다.
“아….”
백우진이 손을 멈췄다. 머릿속에 벼락이 떨어진 것 같았다. 흑암과 신검합일을 이룰 때의 희열이 기억나며 이제야 무엇을 해야 할 지 알 것 같았다.
‘이게 신검합일의…’
백우진은 강렬하게 솟구치는 강기의 기세를 낮췄다. 검을 양손으로 잡고, 두 눈을 퍼렇게 빛냈다.
우우웅!
강기는 약해졌지만, 검에 흐르는 기운과 눈빛의 정광은 비할 수 없이 짙어졌다.
**
김남길과 한혜지는 회의실의 화면을 통해 백우진과 철귀의 전투를 실시간으로 보고 있었다.
“저게 20살이라니, 괴물이란 말로도 부족하군.”
백우진의 무력은 자신의 예상마저 벗어난 수준이었다. 지금까지 그 누구도 저 나이에 저런 무력을 가진 사람은 없었다.
“다만 여기까지인가.”
김남길은 백우진의 검에서 솟구치는 거대한 강기를 보며 비릿한 미소를 지었다.
“네? 강기가 더 강해졌는데요?”
“그건 상관없어. 철귀의 파혼력을 벨 수 있는 건 그 보다 강한 의지를 가진 강기뿐이니까.”
강기에 의지를 담아내는 것이 바로 강기지경의 중급을 넘어서는 단계다. 백우진은 초급을 벗어났지만 아직 중급에는 닿지 못한 상태였다.
‘저 정도로는 철귀를 벨 수 없지.’
파혼력은 강기를 흩트리는 기운을 가지고 있다. 중급 이상의 강기가 아닌 이상 아무리 많은 오러를 부어도 철귀를 벨 수 없다.
‘철귀를 선택해서 다행이군.’
다른 녀석을 보냈다간 이미 백우진의 검에 한줄기 고혼이 되었을 것이다. 철귀를 선택한 건 다시 생각해봐도 잘한 일이었다.
“저러다 힘이 빠져서 죽게 될 거다.”
백우진은 철귀에게 강기가 통하지 않는다는 충격에 계속해서 더 강한 강기를 만들어내려 하고 있었다.
하지만 저건 아무 의미가 없다. 오러만 낭비하다가 철귀에게 죽게 될 것이다.
“천재를 벗어난 젊은 괴물도 늙은 괴물에겐 어쩔 수 없지.”
김남길은 의자를 돌렸다. 더 이상 볼 필요도 없었다. 전투는 이대로 끝날 게 뻔했다.
“이제 그만 보고….”
“응? 어어?”
김남길이 한혜지에게 다른 지시를 내리려 할 때였다.
계속 백우진과 철귀의 전투를 보고 있던 한혜지의 입에서 당황이 가득 담긴 신음이 터져 나왔다.
“무슨 일…어?”
김남길이 뒤를 돌았다. 화면을 본 그의 안색이 창백하게 변했다.
“이, 이게 무슨!”
화면에선 그가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광경이 펼쳐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