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Renowned Family's Sword Prodigy RAW novel - Chapter 227
227화. 금강불괴
“허억….”
류헤이의 입에서 절망 어린 탄식이 흘러나왔다.
‘저건 막을 수 없어.’
스사노오의 검에서 퍼져나간 마기가 하늘과 땅을 뒤덮었다.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이 푸른 마기에 휩쓸리고 있었다.
저 마기의 해일은 인간이 막을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 다 끝났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그래도….’
류헤이는 마지막에 백우진을 선택한 것은 후회하지 않았다. 그가 아니었다면 아무것도 깨닫지 못한 채 마족에게 죽임을 당했을 것이다.
이렇게 죽더라도 미망에서 깨어나게 해준 백우진에게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음?”
마기의 해일 앞에 선 백우진이 보였다. 처음엔 그가 자신처럼 포기한 줄 알았다.
하지만 백우진은 검을 놓지 않았다. 자세를 낮추고 검을 들어 올렸다.
“설마….”
류헤이가 눈을 부릅떴다. 백우진은 저 마기에 대항하려 하고 있었다. 불가능한 일이다. 저건 인간이 어떻게 해볼 법한 수준이 아니었다.
황급히 뒤를 돌아서 백우진의 검사들을 보았다.
문주영과 의검대의 눈동자는 조금도 흔들리지 않았다. 주먹을 굳게 말아 쥐고 백우진에게 시선을 고정하고 있었다. 그를 믿고 있다는 뜻이었다.
“으음….”
류헤이가 다시 백우진의 등을 바라보았다. 그가 든 검에서 단 한 번도 본 적 없는 장대한 빛이 솟구쳤다.
그는 마기의 파도가 눈앞에 올 때까지 기다렸다가 검을 내리쳤다.
촤아아악!
흑색의 검이 온 세상을 뒤덮은 푸른 마기를 갈랐다.
**
백우진은 마기를 가르는 시원한 감각을 느끼며 웃었다.
갈라진 마기의 틈새로 스사노오의 눈이 보였다. 파랑을 맞은 것처럼 격하게 흔들리고 있었다.
“마, 막아! 막으라고!”
스사노오의 머리 쪽에서 당황한 마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쿠구구구!
스사노오가 백우진의 검격을 막기 위해서 푸른 마기로 빛나는 거검을 들어 올렸다.
치이이잉!
백우진은 다시 검을 세웠다. 검운을 발동시킨 단전의 오러를 모조리 끌어올려서 암인검에 쏟아부었다.
시르콘의 성령과 테라의 축복까지 흡수한 라사둠의 오러가 하늘까지 치솟았다.
콰아아아!
암인검이 이름 모를 신화 속 거검을 부수고, 스사노오의 전신을 반으로 갈랐다.
“아….”
스사노오가 뒤로 넘어갔다. 푸른 마기가 안개처럼 흩어지고, 거짓된 신의 몸이 녹아내렸다.
스사노오가 쓰러지고, 새로운 메시지가 나왔음에도 백우진의 눈빛은 아직도 서늘하게 빛나고 있었다.
스사노오가 쓰러진 그 뒤를 넘어 오른쪽 해안으로 고개를 돌렸다.
“절대 안 놓치지.”
**
“크으윽!”
프레이는 스사노오의 몸이 암인검에 베이기 직전에 간신히 빠져나왔다.
‘허억!’
등에서 식은땀이 흘러내렸다. 정말 1초만 늦었어도 스사노오와 함께 자신도 죽었을 것이다.
우우웅!
프레이는 자신의 몸을 감추는 은신 능력을 사용한 뒤 파동이 없는 블링크를 사용해서 인간들이 없는 반대쪽 해안으로 이동했다.
‘지금밖에 없어!’
백우진이 스사노오에 집중하는 이 순간 도망쳐야 했다. 지금이 아니라면 저 인간에게서 벗어나지 못한다.
“젠장!”
프레이가 이를 갈았다. 그 인간 하나 때문에 1년 가까이 준비했던 계획이 물거품이 되었다. 속에서 울화가 솟구쳤다.
“이렇게는 안 끝낸다.”
백우진만이 아니라 그놈과 관계있는 모든 것들을 지워버리겠다고 다짐했다. 절대로 용서할 수가 없었다.
“그놈의 나라로 가야겠어.”
백우진의 국가에 존재하는 신으로 놈을 밟아 죽여야 속이 시원할 것 같았다.
‘여기가 좋겠군.’
프레이는 우거진 숲에서 장거리 공간 이동을 준비했다. 충분히 떨어졌기에 백우진이 마기를 느껴도 도망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어디 가려고?”
등 뒤에서 들린 낮은 목소리에 심장이 덜컥 내려앉는 것 같았다.
“너, 너….”
뒤를 돌아보았다. 백우진이다. 스사노오를 보고 있어야 할 백우진이 바로 뒤에 붙어 있었다. 전신에 소름이 돋아 올랐다.
“이이익!”
프레이가 백우진에게 마기의 구체들을 쏘아내며 뒤로 물러났다.
하지만 방금 전에 보였던 백우진은 이미 시야에서 사라져 있었다.
“헉! 어, 어디!”
프레이가 기겁을 하며 뒤로 물러날 때 무언가가 등에 부딪혔다.
“어디 가냐고 물었잖아.”
“너… 크헉!”
백우진의 침착한 목소리가 들리며 뒤통수에 강렬한 충격이 느껴졌다.
퍼어억!
프레이는 지독한 고통을 느끼며 땅에 머리를 처박았다.
“끄으으….”
백우진이 성령의 기운이 담긴 암인검으로 프레이의 뒤통수를 깨부순 것이다.
푸욱!
백우진은 땅에 머리를 처박은 프레이를 뒤집은 뒤 복부에 암인검을 찔러 넣었다.
“끄아아아악!”
프레이가 목이 찢어지는 비명을 터트렸다. 암인검에 담긴 성령의 기운에 극심한 고통을 느끼는 것이다.
“지금부터 내가 하는 질문에 3초 안에 대답해라.”
“끄으윽….”
“3, 2….”
“아, 알겠다.”
프레이가 황급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일단은 이곳에서 살아남는 게 우선이었다.
“네 이름은?”
“프, 프레이다.”
“왜 일본에 와서 스사노오를 만든 거지?”
백우진은 의문이 담긴 눈으로 프레이를 보았다. 전생에 스사노오 같은 건 나타나지 않았다. 분명 어떤 원인이 있을 것이다.
“그, 그게….”
“3, 2.”
“크, 크레온 님이 지시를 내리셨다.”
“또 크레온인가….”
백은경의 원수이자, 마족들에게 지시를 내리는 특별한 존재인 크레온의 이름이 두 번째로 나왔다.
“크레온은 어디에 있지?”
“음….”
“이제부턴 바로 대답 안 하면 바로 다른 곳을 찔러주마.”
“나, 나도 모른다! 항상 크레온 님이 연락을 해온다!”
“그 녀석은 마족에게 어떤 존재지?”
“그분은 우, 우리를 조종할 수 있다.”
“조종?”
백우진이 인상을 찌푸렸다. 마족을 조종한다니, 대체 어떤 능력을 갖춘 건지 상상이 되질 않았다.
“어떻게?”
“그건 나도 모른다. 그분의 앞에서 서면 어떤 행동도 할 수가 없다. 그저 굴복할 수밖에….”
“음….”
-뭐 그렇게 고생하냐. 나한테 맡겨라.
“그래야겠네.”
백우진이 피식 웃으며 흑암을 들어 올렸다.
“자, 잠깐! 말하면 봐준다고….”
“그런 말 한 적 없는데. 그리고 난 네게 기회를 주는 거야.”
“기, 기회라고?”
“그래. 살아나올 수도 있을 거야.”
백우진은 흑암으로 프레이의 심장을 찌르며 말을 이었다.
“그 안에 있는 괴물을 이길 수 있다면.”
“끄아아아악!”
프레이가 공포에 질려 비명을 터트렸다. 하지만 고통은 없었다. 머리가 빙빙 돌더니, 처음 보는 하얀 공간에서 눈이 떠졌다.
“여긴….”
인간의 정신세계 같은 공간이었지만 무언가 달랐다. 오래된 것처럼 황폐화되어 있었다.
“힘이 돌아온 건가?”
그나마 다행인 점은 스사노오에게 사용했던 마기가 회복되었다는 점이었다. 이 힘이 있다면 백우진에게도 쉬이 지지는 않는다.
“잘 왔다.”
등 뒤에서 굵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백우진의 목소리가 아니었다.
“무슨 짓을 한지는 모르지만… 허억!”
뒤를 돌아본 프레이가 몸을 떨며 입을 벌렸다.
인간의 모습을 하되 인간을 벗어난 괴물이었다.
자신이 만들었던 스사노오가 완벽한 힘을 갖춰도 앞의 괴물에겐 이길 수 없을 것 같았다.
“어차피 뒤질 거 아는 거 다 불고 죽자.”
흑암이 주먹을 말아 쥐며 웃었다.
“아….”
백우진의 말이 생각났다. 이기면 돌아올 수 있을 거라고 했었다. 하지만 자신의 눈앞에 있는 인간은 신이라 해도 이길 수 없을 것이다.
“망할….”
**
후우욱.
1분도 지나지 않아서 흑암의 칼날에 검은 기운이 흡수되기 시작했다. 흑암이 프레이의 힘을 먹어치웠다는 뜻이었다.
“끝났어?”
-쯧, 운동 거리도 못 됐다.
흑암이 아쉽다는 듯 혀를 찼다.
“얻은 정보는?”
-크레온이라는 놈. 어떤 섬에 있다고 하더구나.
“섬?”
-그래. 어떤 섬인지, 어디에 있는지는 모르지만 섬에 있다는 것만 알고 있었다.
“대체 그놈은 뭐지?”
백우진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백은경과의 관계도 신경 쓰였지만, 다른 마족을 조종한다는 것이 더 신기했다. 아무래도 특별한 마족인 것 같았다.
“뭔가 불안한데.”
-벌써부터 다음 생각을 하고 있는 거냐?
흑암이 헛웃음을 지었다. 방금 신이라고 까부는 놈을 베어놓고 바로 다음을 생각하다니, 참 대단한 놈이었다.
“알아두면 좋으니까.”
백은경을 떠나서 크레온이라는 마족이 여러 곳의 배후에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전생과의 변화 때문에 꼭 알아두고 싶었다.
-어쨌든 돌아가자. 다들 기다리고….
“그전에 내놔.”
백우진이 흑암에게 손을 내밀었다.
-뭐, 뭘?
“프레이의 기운.”
백우진은 흑암에게 내민 손을 흔들었다.
“이번엔 내가 다했잖아. 빨랑 내놔.”
-으음….
“지금 안 주면 시스템이 보너스 붙여서 나한테 보낼걸?”
-그, 그건 안 된다!
백우진의 말이 맞았다. 지금 안 준다면 시스템이 강제로 뺏어서 백우진에게 넘겨줄 게 뻔했다.
“그래도 네가 조언해준 게 있으니까. 딱 반으로 나누자.”
-넌 그나마 괜찮은 놈… 자, 잠깐!
흑암이 알겠다고 하면서 백우진에게 기운을 주려 할 때였다.
-뭐, 뭐야!
검날 속에 가두어두었던 프레이의 기운이 계곡물처럼 졸졸 흘러 백우진에게 흡수되기 시작했다.
-준다고! 주려고 했다니까!
흑암이 빠져나가려는 기운을 막으려 했지만, 시스템은 끈끈이처럼 달라붙어 백우진에게 프레이의 기운을 넘겨주었다.
우우웅!
흑암의 계획과 달리 프레이가 가졌던 기운 중 3분지 2가 백우진에게 흘러가 버렸다.
띵!
[마족 프레이의 기운을 흡수했습니다.] [검술 능력치가 상승했습니다.] [오성 능력치가 상승했습니다.] [흑왕탄의 단계가 상승했습니다.] [특성 검희의 단계가 상승했습니다.] [투현지체의 전투 특성의 단계가 상승했습니다.]단숨에 3가지 특성의 단계가 올라갔다. 그간 쌓였던 경험치들이 프레이의 기운을 얻어서 단계가 상승한 것이다.
“거봐, 달라고 말할 때 줬어야지.”
백우진이 활짝 웃으며 흑암을 툭툭 쳤다.
-주려고 했다니까!
흑암이 갓 잡은 잠자리처럼 버둥거리며 소리를 질렀다.
-진짜 반땡 하려고 했다고!
**
백우진은 프레이를 완벽하게 처리한 뒤 던전이 있던 해안 절벽으로 돌아갔다.
처음에 본 것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 자신을 기다리고 있었다.
“오셨다!”
“은인이 오셨어!”
“검사님!”
스사노오 길드원들만이 아니라, 근처에 있던 사람들이 모조리 모인 것 같았다.
백우진은 류헤이와 문주영 앞으로 다가갔다.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세 명에게 모여들었다.
“스사노오를 만들었던 마족은 잡았습니다.”
“역시! 해내실 줄 알았습니다!”
“가, 감사합니다.”
문주영은 믿고 있었다는 듯 박수를 쳤고, 류헤이는 몸을 떨면서 백우진의 손을 잡았다.
“정말 감사합니다.”
백우진이 아니었다면 지금 이곳에 있는 인간들은 마족의 주구에게 죽어, 놈의 힘이 되어주었을 것이다.
“정말….”
목숨을 구해준 것도 고마웠지만, 자신들의 나약함을 깨우쳐준 게 특히 고마웠다. 백우진을 위해서라면 그 무엇이라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털썩.
류헤이가 무릎을 꿇었다. 그를 따라 뒤에 있던 스사노오 길드원들도 몸을 숙였다.
“백우진 님. 아니, 은인께 구명의 인사를 드립니다. 후에 저희의 도움이 필요하시다면 꼭 불러주십시오! 언제라도 도와드리겠습니다!”
“은인! 감사합니다!”
류헤이와 스사노오 길드만이 아니라, 해안 절벽에 선 모든 사람들이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였다.
“음….”
백우진은 선 채로 류헤이와 스사노오 길드원들의 의복을 보았다. 스사노오의 마크였던 태풍과 해일의 문양이 찢겨 있었다.
-이 녀석들은 더 강해질 거다. 마음이 굳어졌어.
‘그렇겠지.’
비 온 뒤 땅이 굳듯이 저들의 마음은 더 단단하게 뭉쳐질 것이다.
“알겠습니다. 꼭 부르겠습니다.”
“예! 어디라도 불러주십시오!”
“그럴게요.”
백우진이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류헤이는 공격보다는 공간 이동에 탁월한 재주를 가진 마법사다. 좋은 인연을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도련님!”
“수고하셨습니다!”
“캬아! 이젠 신도 때려잡으시네요!”
“또 난리 나겠는데요.”
의검대는 활짝 웃으며 백우진을 맞이해주었다.
“과장은.”
백우진은 기부 좋게 웃었다. 이들이 끝까지 자신을 믿고 있었다는 뿌듯함에 웃음이 절로 나왔다.
“전 무조건 도련님을 믿고 있었습니다! 신 따위가 감히 어딜 덤빕니까! 그래서 휴가는 내일부터인가요.”
김우혁이 들뜬 표정으로 다가왔다. 그는 백우진이 스사노오를 이겼다는 기쁨과 내일 아키하바라에 갈 수 있다는 즐거움에 얼굴이 활짝 피어 있었다.
“아니, 피곤해서 오늘 집으로 돌아가야겠다.”
“에엑!”
백우진은 빙글거리며 김우혁에게 손을 저었다.
“떠날 준비나 해.”
“안 돼! 내 피규어!”
백우진과 의검대는 김우혁의 절규를 들으며 기분 좋게 웃었다.
**
백우진은 스사노오 길드에서 준비해준 숙소에 들어와서 흑전호포를 벗었다.
“음….”
안쪽에 말라붙은 피딱지들이 후드득 떨어져 내렸다. 스사노오와 격돌하며 살이 터져나갔던 상처들이었다.
-어쩔 수 없지. 인간의 몸으로 견뎌낼 만한 기운들이 아니었으니까.
“그래. 뼈마디가 울릴 정도였어.”
백우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힘 하나는 정말 여태까지 만난 놈들 중 최고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 기운을 견디려면 금강불괴는 되어야지.
“금강불괴?”
-정말 무적이 되는 건 아니지만, 나름 단단해진다. 강기를 직접 견디는 건 불가능해도 그전까지는 버틸 수 있다.
“그거 어떻게 하는 건데?
-수련이지. 당연할 걸 왜 물어보냐. 한 10년에서 15년은 해야 초급에 이를 수 있을 거다.
흑암은 넌 안 돼 라고 중얼거리며 큭큭 웃었다.
“기대도 안 했어. 그냥 물어본 거야.”
백우진은 상처 약을 꺼내서 다친 곳에 발랐다. 높은 회복력 덕분에 상처가 많이 아물었지만, 더 빠른 회복을 위해서였다.
-다 했으면 드라마나 보자. 여기 오기 전에도 너 수련하는 거 봐주느라 밀린 게….
흑암이 드라마를 틀어달라고 말할 때 탄산처럼 시원한 알림음이 들려왔다.
띵!
[긴급 퀘스트를 완료하셨습니다.] [보상 2000포인트가 지급됩니다.] [돌발보상이 지급됩니다.] [셀 수 없이 많은 사람들이 당신에게 경의를 표합니다.] [셀 수 없이 많은 사람들이 당신의 전투에 감동을 받았습니다.] [셀 수 없이 많은 사람들이 당신을 생명의 은인이라 여깁니다.]띵!
[추가 보상이 지급됩니다.] [2000포인트가 추가로 지급됩니다.] [돌발보상이 특별한 만검의 보상으로 전환됩니다.]2000포인트가 추가로 지급됐다는 메시지와 함께 백우진의 눈앞으로 3장의 카드가 치솟았다.
카드의 색은 붉게 반짝이고 있었고, 카드에 그려진 문양은 성장한 흑암와 똑같았다.
“설마….”
-다, 다 레전더리라고?
카드를 덮은 기운은 전부 붉은색이었다. 즉, 3장 전부 레전더리라는 뜻이었다.
-이런 정신 나간….
“미쳤네.”
백우진은 마른침을 삼키며 카드 앞으로 다가갔다. 가운데 카드에 손을 올리려다가 문득 흑암을 돌아보았다.
“뭘 고를까?”
-오, 오른쪽이 어떨까?
흑암은 자신이 고르고 싶었던 오른쪽을 말했다. 이전에 시스템에게 많이 당해봤었기에 이번에는 역발상으로 자신이 고르고 싶은 것을 선택했다.
-제발….
레전더리에도 종류가 있다. 제발 백우진에게 불필요하거나, 수준 낮은 레전더리가 나오기를 기도했다.
“오른쪽이라….”
백우진은 그대로 오른쪽 끝에 있는 카드에 손을 올렸다. 선명한 적빛이 방을 가득 채웠고 그 뒤로 붉은색 메시지가 떠올랐다.
[레전더리 특성 금강불괴(金剛不壞)가 생성됩니다.]메시지를 본 백우진의 숨이 일순간 멈췄고, 흑암은 바닥으로 추락했다.
“그, 금강불괴?”
-…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