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Renowned Family's Sword Prodigy RAW novel - Chapter 234
234화. 시험의 탑 (6)
[당신의 무력과 소환수의 능력을 극한으로 끌어올릴 수 있도록 특성 검선지체가 천무지체(天武肢體)와 신령의 옥으로 각성합니다.]“검선지체의 각성?”
백우진은 시스템의 메시지를 읽으며 현재의 상황을 간략하게나마 이해할 수 있었다.
“검선지체를 나누겠다는 건가?”
검선지체는 검술과 소환수를 동시에 강화할 수 있는 특별한 신체다.
다만 무력과 정령을 모두 다루고 있어서, 그 두 가지 능력들을 극한까지 끌어올릴 수 없다는 단점이 있었다.
지금 시스템은 각성의 알과 탑의 보상을 이용해서 그 한계를 부숴주려 하는 것 같았다.
-처, 천무지체라고?
흑암의 목소리가 다 타버린 장작처럼 바르르 무너졌다.
-그걸 얘한테 왜 줘!
“그렇게 좋은 거야?”
-좋냐고? 그런 말이 나올 수준이 아니다!
천무지체는 무에 관해서는 그 어떤 무골보다 위에 있는 최고이자 최강의 신체다. 오죽하면 하늘이 내려주는 신체라고 하겠는가.
마루툰 대륙에서 신화를 쓴 무인들은 모두 저 체질을 타고 났었다.
-지, 진짜 정신 줄을 놨어. 미쳤다고! 미친놈이야!
무에 관해서는 하늘이 선사하는 최고의 신체를 보상으로 내어주다니, 욕지거리가 절로 나왔다. 시스템은 정말이지 정도를 모르는 놈이었다.
“오호….”
백우진이 히죽 웃으며 자신의 몸을 어루만졌다. 흑암의 반응을 보니, 아무리 못해도 레전더리 상급 이상이라는 소리였다.
검성지체보다 더 강한 무력을 낼 수 있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아졌다.
“그럼 신령의 옥은 뭔데?”
-나도 몰라! 인마!
흑암이 신경질적으로 검날을 흔들었다. 신령의 옥이라는 것에 대해서는 들어본 적이 없었지만, 천무지체와 함께 나타난 것을 보면 절대 평범한 능력일 리가 없었다.
-젠장….
백우진에게 과한 보상을 뿌리며 자신을 비웃을 시스템의 얼굴을 상상하자, 벌써부터 머리가 아파지기 시작했다.
“일단 확인부터 해볼… 아!”
백우진은 메시지를 읽다 말고 가부좌를 틀고 앉았다. 이 거대한 공간 전체에서 어마어마한 양의 마나가 해일처럼 밀려들어 왔다.
‘시작인가?’
메시지에 나타난 대로 검선지체를 천무지체와 신령의 옥으로 각성시키기 위해서 이런 엄청난 양의 마나를 주입하는 것 같았다.
콰아아아아!
공간을 뒤덮은 마나가 전신의 모공을 통해서 흡수되었다. 단전의 오러를 모조리 끌어올려서 밀려드는 마나를 통제했다.
‘이제야 되는군.’
금강불괴의 효과로 단전과 오러 통로가 강화되었기에 이 거대한 마나들을 한 번에 받아들일 수 있었다.
고오오오!
백우진은 특성도 보상도 잊고, 그저 오러 연공에 모든 정신을 쏟아부었다.
탑과 시스템이 주는 보상은 단순한 특성이 아니었다. 탑을 오르며 얻은 깨달음이 거대한 마나와 뒤섞이며 새로운 성장을 이뤄냈다.
후우욱-
백우진은 천천히 호흡하며 무아지경에 빠져들었다. 그의 들숨과 날숨에서 거대한 마나와 정대한 무의 묘리가 휘몰아쳤다.
뚜둑-
백우진의 전신에서 뼈와 근육이 이동하고 강화되는 소리가 들려왔다. 더 강하고, 더 빠르면서, 더 효율적으로 움직일 수 있게 신체가 변화하는 것이다.
-허!
흑암은 백우진의 몸에서 뼈와 근육이 움직이는 소리를 들으며 헛웃음을 터트렸다.
시스템의 메시지대로 백우진의 신체는 하늘이 내린 절대 무의 신체인 천무지체로 변하고 있었다.
-천무지체가 다가 아니야.
혜택은 천무지체만이 아니었다. 녀석의 존재감과 영혼의 격이 올라갔다. 정령을 강화하는 신령의 옥의 효과인 게 뻔했다.
-아주 바닥까지 긁어가며 퍼주는구나….
그간 많은 것들을 얻었지만 이번에는 더 특별했다. 천무지체는 무인이라면 누구나 꿈꾸는 최고의 특성이고, 신령의 옥도 그에 못지않을 것이다.
-적당히 좀 해라! 얘 아직 스무 살이라고! 서른이 되기도 전에 지존을 만들 생각이냐!
흑암은 발작하듯 펄떡거리며 허공을 째려보았다.
**
“후우….”
백우진이 들뜬 숨을 뱉어내며 눈꺼풀을 들어 올렸다. 신체가 변했다는 건 바로 알 수 있었지만, 그게 전부가 아니었다.
‘결이 느껴져.’
강기지경의 중급에 오른 뒤 느껴지기 시작한 결의 흐름을 더욱더 선명하게 읽을 수 있었다.
“보상은 천무지체만이 아니었어.”
확실히 알 수 있었다. 천무지체만 얻은 게 아니라, 검술, 오성, 정신력을 비롯한 능력치가 상승했다. 이 탑에서 쌓아 올린 경험치가 몸에 녹아든 것이다.
-아귀처럼 보상을 먹어 치우니. 이제 눈만 떠도 아는구나.
“그래. 네가 툴툴거릴 것도 예상했지.”
백우진은 흑암을 툭 건드리면서 무아지경에 빠져 있는 동안 읽지 못했던 메시지들을 불러왔다.
[특성 검선지체가 사라집니다.] [특성 천무지체가 생성되었습니다.] [특성 신령의 옥이 생성되었습니다.] [새로 생성된 특성이 당신의 능력에 맞는 단계로 상승합니다.] [모든 능력치가 상승했습니다.]예상대로 특성 2개가 생긴 것만이 아니라, 모든 능력치가 올라가 있었다. 하지만 메시지는 아직도 남아 있었다.
[무령참의 단계가 상승했습니다] [낙성위화의 단계가 상승했습니다.] [풍벽검흔의 단계가 상승했습니다.] [광호섬의 단계가 상승했습니다.]두 번째 메시지는 탑에서 사용했던 검로들의 단계가 상승했다는 내용이었다.
-네, 네 개….
“미쳤는데?”
천무지체 때문인지, 경험치가 많이 쌓였던 건지.
검로 네 개의 단계가 전부 상승했다고 되어 있었다.
“드디어 터졌구만.”
백우진이 활짝 미소를 지었다. 탑에서 여러 가지 시험을 통과하고, 전투를 치렀음에도 아무것도 얻은 것이 없어서 아쉬웠는데, 그것들이 지금에서야 터졌다.
“상태창.”
백우진은 손을 올려 상태창을 불러왔다.
이름 : 백우진.
나이 : 20세.
타이틀 : 마검의 주인 외 15개.
등급 : 8등급.
기술 : 카인의 오러연공법(7단계), 라사둠의 오러(암영), 초집중(4단계), 흑왕탄(5단계), 무령참(5단계), 비뢰섬(4단계), 투현지체의 전투 특성(4단계), 관일극(3단계), 낙성위화(3단계), 잠룡혼(3단계), 천독불침, 겁화검형(3단계), 명경지수, 흐름을 보는 눈, 광호섬(3단계), 초회복(회복의 호흡), 완벽한 검의 지휘자, 풍벽검흔(3단계), 검희(3단계), 사성류, 낙일참 (2단계), 결계역장, 신성 적응, 암흑 적응, 신살 (1단계), 금강불괴(4단계), 천무지체(4단계), 신령의 옥(4단계)
신체 : 83/100 (상급) (+82)
검술 : 83/100 (상급) (+139)
마나 : 82/100 (상급) (+117)
오성 : 74/100 (상급) (+47)
체력 : 82/100 (상급) (+108)
정신력 : 82/100 (상급) (+103)
포인트 : 4500 포인트.
“대박….”
백우진이 자신도 모르게 박수를 쳤다. 능력치도 전부 올라갔고, 특성에 천무지체와 신령의 옥이 생겨 나타났다. 그것도 1단계가 아니라, 전부 4단계였다.
-시작부터 4단계….
“이래야지. 이게 맞지!”
백우진은 당연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천무지체 같은 수준 높은 특성은 성장 속도도 느릴 텐데, 그걸 어느새 올리고 있겠는가, 이 정도는 올려줬어야 하는 게 맞다.
“그럼 확인 좀 해보자고.”
백우진은 새로 얻은 특성들의 설명을 불러왔다.
[천무지체]등급 : 신화.
하늘이 내린다는 무의 신체로 세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근골 중 무예에서는 최강을 논한다. 무예의 습득만이 아니라, 상대의 무예를 파악하는 능력에도 뛰어난 효과를 가지고 있으며, 어떤 무예를 펼쳐내든 힘과 속도에 가산이 붙는다.
특수 능력 : 천폭, 결류, ???
“신화….”
-크어억! 시, 신화라고?
백우진과 흑암 모두 말을 잇지 못했다. 천무지체의 등급은 신화였다. 그 때문인지 단순히 강한 무예를 펼치는 게 다가 아니라, 특수 능력까지 존재하고 있었다.
“3… 3배라고?”
백우진이 비명을 질렀다. 천폭을 발동하면 일순간 3배에 달하는 오러를 운용할 수 있었다. 2배였던 검운보다 훨씬 강한 힘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이다.
-저, 정신 나갔어….
흑암이 땅으로 가라앉았다. 천무지체의 무인을 본 적 있지만, 그에게도 저런 능력은 없었다. 천폭이라는 능력은 백우진에게만 존재하는 것이다. 괜히 등급이 신화가 아니었다.
“다, 다음은….”
백우진은 마른침을 꼴깍 삼키고, 다음 특성인 신령의 옥의 설명을 불러왔다.
[신령의 옥]등급 : 레전더리.
소환수의 능력을 강화시킬 수 있는 특성이다. 기운과 속성만이 아니라, 소환수가 가진 특별한 능력까지 강화시킬 수 있다.
특수 능력 : 영환.
-하아….
다행히 레전더리였다. 다만 레전더리 등급을 보고 안심하게 될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여기도 있네.”
천무지체와 마찬가지로 신령의 옥에도 특수 능력이 존재했다.
-2.5배?
“이것도 영성보다 좋아졌네.”
특수 능력 영환은 영성처럼 소환수의 능력을 강화시키는 특성이었다. 영성과 달리, 소환수의 기운과 속성 그리고 특수 능력까지 2.5배로 강화시키는 효과를 가지고 있었다.
“크하하하! 대박 터졌다!”
새로 얻은 능력들을 확인한 백우진이 미친 듯이 웃음을 터트렸다. 생각보다 훨씬 좋은 것들을 얻었기에 웃음이 절로 나왔다.
-으어어어….
그리고 흑암은 절규를 내질렀다.
**
스르릉-
백우진은 암인검을 집어넣으며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이전과는 차원이 달라졌어.”
빈 공간에서 전력으로 검을 휘두르고 나니, 능력들이 올라갔다는 게 확연히 체감되었다 천무지체는 무에 있어서 검선지체보다 훨씬 뛰어난 특성이었다. 더 빠르고 강맹하게 움직일 수 있으며 특성 결류 덕분에 결의 흐름을 세세하게 읽어낼 수 있었다.
신령의 옥을 사용한 정령의 소환 역시 마찬가지였다. 이그니스, 설빙, 레오, 크롬 모두의 능력이 1.2배 이상 강해졌다.
지금이라면 마지막 시험에 나왔던 기억 속의 아버지와 싸워도 100합은 맞설 수 있을 것 같았다.
“이제 할 거 다 했는데 안 내보내 주나?”
보상을 전부 받고, 확인까지 끝났음에도 탑에서는 아무런 메시지도 나오지 않았다.
-또 시험인가?
“그건 아닌 거 같은데.”
백우진이 아직 가보지 않은 쪽으로 움직여보자, 바닥의 연기가 걷히고 메시지가 올라왔다.
모든 것이 끝났으니 밖으로 내보내 준다는 메시지였다.
-수동이냐?
“말을 해야 내보내 주네.”
백우진은 오래된 형광등처럼 깜빡거리는 자신의 몸을 바라보며 피식 웃었다.
“음…?”
옷매무새를 정리하고 밖으로 전송될 준비를 하고 있을 때 등 뒤에서 누군가의 시선이 느껴졌다.
〔찾았다.〕
뒤를 돌아보려 할 때 귀속, 아니, 뇌에 직접 때려 박히는 기괴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
그 목소리를 듣는 것만으로 무저갱이 들어 온 것처럼 몸이 떨렸다. 무력을 벗어나 혼의 격에서 느껴지는 공포가 전신을 휩쓸었다.
“뭐, 뭐야!”
백우진은 기겁하며 몸을 돌렸다. 하지만 보이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끈적끈적한 시선도, 괴이한 목소리도 더 이상 존재하지 않았다.
-또 무슨 쇼냐?
“못 들었어?”
-응? 뭘 들었냐는 거냐?
흑암은 아무것도 모르는 듯 검날을 갸웃거렸다.
“방금 누군가가….”
백우진은 방금 있었던 일을 흑암에게 말해주었다.
-으음….
흑암은 말을 잇지 못했다. 개꿈이냐고 물어보고 싶었지만, 백우진 정도의 무인이 그런 걸 잘못 느낄 리가 없었다.
-이 탑을 만든 놈이 널 본 건가?
“그럴 수도 있겠지만… 아니야, 아닌 것 같아.”
이 탑의 기운은 처음부터 일정했다. 악도 선도 아닌 중립의 기운이다. 그랬기에 탑의 대부분의 공간은 회색이었다.
하지만 목소리와 시선에서 느껴진 기운은 어둠 그 자체였다. 지옥에서 기어 올라온 듯한 음습한 기운이었다.
“그러고 보니까. 내가 본 걸 네가 보지 못한 적이 있었잖아.”
-아, 그때는….
“그래. 시스템과 만났을 때.”
시스템과 만나는 그 백색의 공간에선 흑암을 데려올 수가 없었다. 오직 자신만이 갈 수 있었다.
“내 생각일 뿐이지만 시스템이 숨기려 했던 내 정체가 빠져나갔을지도 모르겠어.”
-확실히 그 가능성이 크군.
흑암이 검날을 끄덕였다. 시스템은 대륙에 있던 어떤 존재에게 백우진의 정체를 숨기려 했다. 아무래도 그 일이 실패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스템.”
백우진이 시스템을 불러봤지만 아무런 대답도 없었다.
-음, 너무 심각하게….
“에라, 모르겠다.”
백우진은 혀를 쯧 차고서는 옷의 먼지들을 털어냈다.
-응?
“어차피 지금 고민해봐야 알 수 있는 게 없잖아. 신경 쓰지 말자고.”
정말 알아야 할 일이라면 시스템이 퀘스트라도 내어줬을 것이다. 알 수 없는 일에는 신경 끄고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는 게 옳았다.
-하여튼 속 편한 놈이라니까.
흑암은 여유를 되찾은 백우진의 얼굴을 보며 피식 웃었다. 걱정을 덜어 내주려 했는데 저 녀석에게 그런 건 필요 없었다.
마지막 메시지가 나타난 이후 새하얀 빛이 백우진을 이불처럼 휘감았다.
“나왔군.”
백우진이 눈을 뜨며 미소를 지었다. 거대한 시험의 탑이 보였다. 처음 들어갈 때와 조금도 달라지지 않은 모습이었다.
우우웅!
탑이 신기루처럼 반짝거리며 희미해지기 시작했다. 일을 마치고, 이 세계에서 사라지는 것이다.
“끝났네.”
백우진은 탑이 완전히 사라진 것을 확인하고 고개를 돌렸다. 탑 주변에 있는 수많은 사람들이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응?”
하지만 그들의 표정과 반응은 자신의 기대와 달랐다. 안도와 기쁨이 아니라, 어딘가 불안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걱정하지 마세요. 탑은 더 이상….”
백우진이 모두를 안심시키기 위해서 손을 저었지만, 사람들의 표정은 더욱 어두워졌다.
-아무래도 무슨 일이 생긴 모양이다.
“도, 도련님.”
사람들의 사이에서 문주영이 걸어 나왔다. 그의 전신은 회복 붕대에 감겨 있었고, 목 위로 올라온 붉은 상처는 나뭇가지처럼 퍼져 있었다.
“그 상처는 뭐야!”
백우진은 빠르게 다가가서 몸을 떠는 문주영을 부축했다.
“저, 전 괜찮습니다. 죄송합니다.”
“어떤 놈이야. 어떤 새끼가….”
“뇌검에게 스, 습격을 받았습니다.”
“뇌검?”
백우진의 얼굴이 얼음장처럼 굳어졌다. 일순간 머리가 돌아가지 않았다.
“다른 사람들은, 다른 애들은 다 어디 있어!”
“백, 백선의 회복실에 있습니다.”
백우진은 문주영을 챙겨서 백선 길드가 있는 곳으로 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