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Renowned Family's Sword Prodigy RAW novel - Chapter 236
236화. 백우진 대 제논 (2)
-저 선의 끝은…
‘뇌검과 연결되어 있겠지.’
백우진이 벽을 통과해서 뻗어나가는 붉은색 선을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무영객은 자신의 능력을 누구보다 잘 아는 놈이야. 제대로 싸우지도 못하는 놈이 괜히 뇌검 앞에 섰을 리가 없어.’
처음부터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무영객은 자신의 능력을 잘 알고 있는 녀석이다. 그런 놈이 분노했다고 무작정 뇌검에게 덤볐을 리가 없었다.
무영객은 뇌검과 싸우기 위해서가 아니라, 귀건이 가진 추적의 빛을 쏘아내기 위해서 뇌검의 앞에 간 게 분명했다.
-어떻게 할 거냐? 갈 거지?
‘당연히 가야지. 다만 준비를 좀 하고.’
뇌검이 백천웅을 쓰러뜨렸다는 것만 봐도 놈의 무력은 소문으로 들었던 내용보다 훨씬 강할 것이다.
거기다 제논의 범죄자들과 함께 있을 가능성이 굉장히 높았기 때문에 무작정 움직일 수는 없었다.
-어떤 준비를 한다는 거냐?
‘뇌검이 어디에 있고, 거기가 뭐하는 곳인지 알아야 하니까.’
뇌검이 있는 장소를 조사하면 뇌검만이 아니라, 제논의 한 축을 무너뜨릴 수 있을지도 모른다. 준비를 단단히 해서 움직여야 한다.
“도, 도련님. 괜찮으십니까?”
문주영이 동그란 열쇠를 멍하니 보고 있는 백우진을 불렀다.
“당연히 괜찮지. 아주 괜찮아.”
“아….”
문주영은 백우진의 입가에 피어난 미소를 보고 눈을 동그랗게 떴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죽은 사람처럼 축 쳐졌던 백우진의 표정에서 생기가 되살아나고 있었다.
그리고 저런 표정이 되었을 때의 백우진은 꼭 큰일을 벌였다.
“준비해.”
“예? 무슨 준비를 하라는 말씀이신지….”
백우진이 거침없는 걸음으로 특수 회복실의 문을 나섰다.
“그 망할 번갯불 놈에게 복수해야지.”
**
백우진은 유진아에게 문자를 보낸 뒤 문주영을 데리고 블랙마켓의 한국 본사를 찾아갔다.
유진아는 입구 앞까지 나와서 백우진과 문주영을 맞이해주었다.
“죄송해요. 아직 찾지 못했어요.”
유진아가 면목 없다는 듯 고개를 숙였다. 최고의 정보 길드라는 이름을 달고서 뇌검의 위치를 추적하지 못하는 것이 부끄러웠다.
“뇌검이 사용했던 이동 마법은 지금까지 존재하던 마법과 궤를 달리하는 방식이라서….”
“그것 때문에 온 게 아닙니다.”
“예?”
“이게 뭔지 아십니까?”
백우진이 유진아에게 귀건을 보여주었다.
“열쇠인가요? 음, 근데 이 부분이 닿지를 않았…어?”
유진아는 귀건을 살펴보다가 비명을 질렀다.
“이, 이거 설마 귀건인가요?”
“알고 계셨습니까.”
“예전에 이것과 조금 다른 형태의 귀건의 거래를 성사시킨 적이 있었어요.”
유진아는 귀건을 위아래로 살피며 고개를 끄덕였다. 거래를 중계했던 그 귀건과 형태는 조금 다르지만, 비슷한 부분이 있었다.
“근데 이걸 갑자기 왜 보여주신 거죠?”
“사실은….”
백우진은 무영객이 귀건을 가지고 어떤 일을 했는지에 대해 유진아와 문주영에게 말해주었다.
“무영객….”
문주영이 입술을 깨물었다. 무영객이 그저 용기를 냈다고 생각했지만 그게 아니었다. 뇌검을 추적할 단서를 만들어내다니, 그는 상상이상으로 대단한 일을 해냈다.
‘젠장!’
매일 같이 무영객을 무시하고, 잔소리 했던 것이 생각났다. 말만하고 아무 것도 하지 못한 자신이 부끄러웠고, 능글맞게 웃던 무영객의 얼굴이 오늘 따라 너무 그리웠다.
“협제의 사람답네요.”
유진아가 감탄사를 터트렸다. 무영객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파악하고 있었지만 그런 용기를 가지고 있었는지는 전혀 알지 못했다. 역시 백우진 밑에는 평범한 사람이 없었다.
우웅.
유진아가 귀건의 버튼을 눌렀다. 붉은빛이 벽을 뚫고 어느 장소를 가리켰다.
“음….”
유진아는 귀건의 선을 보고 인상을 찌푸렸다. 조금 전만해도 밝았던 그녀의 표정이 급격하게 어두워졌다.
“왜 그러시는 겁니까.”
“귀건에서 나오는 선의 색이 붉은색이잖아요.”
“네.”
“이건 추적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뜻이에요.”
“예?”
백우진이 눈을 부릅떴다. 귀건의 추적 시간에 제한이 존재한다는 단점에 대해서는 들어보지 못했다.
“귀건은 상대가 어디에 있든 추적 할 수 있지만 시간의 제약이 존재해요. 처음엔 금색이지만 시간이 지나며 파란색으로 변하고, 남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을 때는 빨간색으로 바뀌어요.”
“그러고 보니….”
백우진이 입술을 깨물었다. 무영객이 새에게 귀건을 사용했을 때는 빨간색이 아니라 금색의 선이 튀어나왔었고 선의 두께도 훨씬 두꺼웠었다.
“젠장!”
유진아에게 귀건을 맡겨서 뇌검의 위치를 파악하고, 협회의 능력자와 지인들을 모아서 제논의 기지를 한 번에 치려했지만 그게 힘들게 되었다.
“이 색으로 볼 때 아무리 길어도 이틀도 안 남았을 거예요.”
“그럼 이 선이 향하는 위치를 알 수 있습니까?”
“음, 잘하면 알 수도 있을 거예요.”
“정말입니까?”
“이전에 거래를 할 때 혹시 몰라서 귀건의 사용에 대한 정보를 모아놨거든요.”
유진아는 노트북을 꺼내서 어떤 문서를 읽은 뒤 귀건의 버튼을 눌렀다.
“음….”
지도와 설명서 그리고 귀건의 버튼을 몇 번이고 눌러보던 유진아가 지도의 한 지점에 원을 그렸다.
“하와이?”
“정확하진 않지만 가능성은 높아요.”
화와이에 몇 번이고 점을 찍은 유진아가 고개를 들어올렸다.
“제논의 본부가 태평양 아래에 있다는 이야기는 들어보셨죠?”
“들어봤습니다.”
이영현이 제논의 기지가 태평양에 있다는 말을 해줬던 것이 기억났다.
“알고 계시겠지만 하와이는 북태평양에 있어요. 그걸 생각해보면 뇌검이 하와이에 있을 가능성은 더욱 높아요.”
“태평양에 있는 기지에 많은 범죄자들을 데리고 있을 수 없으니, 그 근처인 하와이에 부하들을 모아놓을 기지를 만들어 놨다는 거군요.”
“맞아요. 태평양 본부는 아마 간부들만이 모이고, 뇌검이 있는 하와이 어딘가에는 부하들을 모아놓았을 가능성이 높아요.”
“확실히….”
백우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유진아의 말은 충분한 설득력을 가지고 있었다.
“그럼 바로 움직여야겠네요.”
백우진이 귀건을 잡고 일어섰다. 이제 방법은 자신이 직접 찾아가는 것밖에 남지 않았다.
“도, 도련님! 설마 혼자 가시려는 건 아니죠?”
“맞는데.”
“위험합니다! 뇌검도 뇌검이지만, 놈들의 아지트에 뭐가 있을지 모릅니다! 절대 못 갑니다!”
“맞아. 위험하지. 그렇지만 이 기회를 놓칠 수도 없어.”
백우진은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 뇌검이 하와이에서 사라진다면 태평양 안에 있다는 기지로 들어갈 확률이 높다. 그렇게 되면 놈을 잡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저도 반대에요. 너무 위험해요!”
“그래서 두 사람이 해줄 게 있어요.”
백우진은 문주영과 유진아 사이에 자신의 핸드폰과 백협문에서 받은 구슬 하나를 올려놓았다.
“내 목숨을 구해줄 수 도 있는 중요한 일입니다.”
**
백우진은 유진아가 만들어준 가짜 신분을 사용해서 차원문을 타고 하와이에 도착했다.
-날씨 한 번 더럽게 좋군.
‘그러게 말이야.’
백우진이 하늘을 올려다보며 씁쓸하게 웃었다. 앞으로 일어날 일을 모르는 듯 햇볕이 쨍쨍했다.
-이제 눌러봐라.
‘조금 떨리네.’
백우진이 손을 살짝 떨면서 귀건을 꺼냈다. 혹시라도 이곳이 아니라면 문제가 커지기 때문에 가슴이 울렁거렸다.
“하아….”
백우진은 한숨을 내쉬며 귀건을 버튼을 눌렀다. 치잉 소리와 붉은 선이 귀건의 끝에 튀어나왔다.
‘근처에 있어!’
귀선의 끝에서 나온 붉은 선은 한국에서 사용했을 때보다 훨씬 두꺼워져 있었다. 선의 방향도 바다 쪽이 아니라 섬 쪽을 가리키고 있었다.
태평양이 아니라 섬 내부 그것도 가까운 곳에 뇌검이 있다는 뜻이었다.
-그 여자의 계산이 맞았군!
‘그래. 하와이였어.’
-빨리 좀 가자. 우리 아라를 건드린 그 새끼 면상 좀 보자고!
‘면상이 아니라, 목을 따야지.’
백우진이 주먹을 꽉 쥐며 다시 귀건의 버튼을 눌렀다.
-근데 이쪽엔 사람들이 좀 많은데?
귀건의 선은 사람들이 적은 쪽이 아니라, 꽤 많은 사람들이 있는 곳을 향하고 있었다.
‘일단 가보자.’
백우진은 귀건의 선을 따라 움직였다. 가면을 썼고 귀건의 선은 사용자만 볼 수 있기 때문에 아무런 방해도 없이 움직일 수 있었다.
‘여긴…’
-딱 보니까 부자동네인데?
‘카투라 마을이라는군.’
귀건의 위치는 카투라 마을이라는 곳을 가리키고 있었다. 정말 부자들이 사는 곳인지 저택 하나하나가 굉장히 컸고, 마당은 웬만한 연무장 이상으로 넓었다.
다만 이곳엔 관광객이 거의 없었고, 주변을 감시하는 눈길로 가득했다.
-여기가 맞나보다. 감시의 시선이 많아.
‘그래. 전부 일반인이야.’
카투라 마을에 있는 사람들 중 많은 숫자는 일상생활을 하는 척 하면서 주변을 끊임없이 감시하고 있었다.
능력자도 아닌, 일반인들이 주변을 감시하는 것을 보자, 더더욱 의심스러웠다.
‘아무래도 이 마을 전체가 제논의 영향 아래에 있을 지도 모르겠는데.’
백우진은 잠룡혼을 사용해서 자신의 기척과 모습을 감췄다. 주변을 관찰하며 귀건이 가리키는 거대한 저택 앞에 도착했다. 예상대로 저택은 평범한 곳이 아니었다.
-진법이다.
‘그것도 다섯 곳이 합쳐져 있어.’
귀건이 가리키는 저택은 좌우에 있는 다른 저택 4개와 합쳐서 거대한 진법을 형성하고 있었다.
-누군지 몰라도 신경좀 썼겠는데.
결계의 흐름이 너무 깔끔해서 흐름을 보는 눈과 결계역장이 없었다면 자신도 놓치고 지나갔을 정도였다.
-바로 갈 거냐?
‘아니, 좀 살펴보고.’
백우진은 잠룡혼을 사용한 채로 저택을 관찰했다. 다섯 개저택 안으로 사람들이 끝없이 들어갔다.
-사람들이 계속 들어가는데?
‘평범한 놈들이 아니야.’
관광객이나, 주변 주민처럼 보이지만 저택으로 들어가는 사람들의 몸속에는 사이한 기운이 흐르고 있었다.
저택의 앞을 지키는 가드와 저택에 들어가는 사람들 모두 범죄자가 분명했다.
‘근데 좀 문제가 있네.’
-문제?
‘제논이 아니라, 다른 길드의 범죄자들도 저택으로 들어갔어.’
제논이 아닌 다크문 길드의 간부인 카이준이 가면을 벗고 정문으로 들어간 것이 보였다.
그 외에도 꽤나 강한 기운을 가진 범죄자들도 저택으로 들어갔다. 아무래도 그 두 길드가 무언가를 저지르려는 것 같았다.
우우웅!
백우진은 귀건을 버튼을 다시 한 번 눌렀다. 저택 안을 가리키던 붉은 빛이 점점 희미해지기 시작했다.
-시간이 다 됐나보군.
‘이제 움직여야겠어.’
빛이 완전히 사라지기 전에 저곳에 있을 뇌검을 찾아야했다.
“가자.”
백우진이 핸드폰을 들며 일어섰다.
**
“약효가 그렇게 좋다고?”
“진짜야. 딱 한 알만 먹으면 한 등급은 높은 수준의 오러를 만들어낼 수 있….”
제논의 지혼 본부를 지키는 범죄자들은 정문 앞으로 다가오는 한 젊은 남자를 보고 말을 멈췄다.
“이곳으론 들어오실 수 없습니다.”
“길을 잘못 든 모양인데 이곳은 사유집니다. 돌아가십시오.”
정문을 지키는 제논의 범죄자들은 정말 부잣집을 지키는 가드라도 되는 것처럼 정중한 말투로 손을 저었다.
“아니, 제대로 찾아왔어.”
“뭐?”
“여기가 제논의 기지라면 말이야.”
남자가 빙긋 웃으며 다가왔다.
“무, 무슨!”
“네놈은 누구냐!”
정체가 밝혀진 제논의 범죄자들은 허리춤에 차고 있던 무기에 손을 올렸다.
“내가 막을 테니, 내부에 연락…어?”
내부에 소식을 알리려던 가드들은 남자의 손에 들린 검은색 검을 보고 입을 다물었다.
‘대, 대체 언제 검을 뽑은 거지?’
검을 뽑은걸 보지도 못했건만, 남자의 손엔 이미 검은 들려 있었다.
하지만 남자는 단순히 검을 뽑은 게 다가 아니었다.
푸칵!
남자가 검을 살짝 내린 순간 범죄자들의 가슴에서 붉은 피가 솟구쳤다. 그는 검을 뽑은 순간에 이미 두 범죄자를 베어버린 것이다.
“끄으윽….”
“허어억!”
가드들은 어떠한 반항도 하지 못하고 뒤로 넘어갔다.
스르릉.
남자는 쓰러진 범죄자들을 넘어 정문 앞에 섰다. 검을 검집에 넣고 자세를 낮췄다.
콰아아아아!
남자가 다시 뽑아낸 검에서 검은 폭풍이 치솟았다. 용의 발톱처럼 내리긋는 강기의 바람이 정문과 벽, 결계마저 찢어발겼다.
쿠구구구!
허상이 지워지고 좌우로 크게 펼쳐진 어마어마하게 넓은 공간이 드러났다.
“뭐, 뭐야!”
“결계가 풀렸어!”
“이, 이게 갑자기 뭔데!”
정문을 지키는 가드들이 당한 것을 보고 달려오던 제논의 범죄자들이 하늘을 올려보며 몸을 떨었다.
갑자기 결계가 사라지다니,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건지 알 수가 없었다.
콰아앙!
남자는 무너진 제논의 정문을 넘어 안으로 들어갔다.
“저, 저놈이다! 저 놈이 결계를 깼어!”
“막아!”
“절대 들여보내지 마라!”
제논의 범죄자들이 화려한 빛을 뿜어내며 남자에게 달려들었다.
“올 필요 없다. 내가 들어갈 테니.”
남자는 거침없는 걸음으로 백여 명이 넘는 범죄자들의 중앙으로 뛰어들었다.
콰아앙!
남자는 그저 발을 구르는 것만으로 땅을 무너뜨렸고, 일검을 휘두르는 것으로 접근해오던 범죄자들의 몸이 터트려버렸다.
“끄으윽!”
“아….”
“뭐, 뭐야! 저 기운은!”
범죄자들은 눈동자를 떨며 뒤로 물러섰다.
수백이 넘는 범죄자들이 남자를 둘러싸고 있었지만, 정작 갇힌 사람은 제논의 범죄자들 같았다.
쿠구구구!
범죄자들을 향해 검을 겨누는 남자의 등에서 천하를 짓누를 패기가 솟구쳤다.
“아악….”
“허어억!”
범죄자들은 남자의 몸에서 피어오르는 장대한 기파에 얼굴이 퍼렇게 질려갔다.
저벅.
이 넓은 공간에서 들리는 소리는 오직 남자의 걸음 소리뿐이었다.
“뇌검을 데려와라.”
남자가 가면을 벗고 자신의 얼굴을 드러냈다. 청명한 눈빛에 분노의 기광이 어렸다.
“내가 신검백가의 백우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