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Renowned Family's Sword Prodigy RAW novel - Chapter 243
243화. 사해의 왕
-영약이 있는 창고였군….
‘그래서 보존 결계까지 쳐져 있었잖아.’
백우진은 고개를 끄덕이며 벽 전체를 가득 채운 영약들을 둘러보았다. 주목받지 않는 위치와 인식을 흩뜨리는 결계로 봤을 때 이런 창고가 있으리라 예상했다.
“이건….”
바로 옆에 있는 목갑을 열어 보았다. 진한 풀 내음과 함께 누런색 환단 하나가 모습을 드러냈다. 체력과 오러 증진에 탁월한 효과가 있는 중급 영약 충영환이었다.
“범죄자 길드치고는 좋은 영약들을 가지고 있네.”
-여기 있는 영약 대부분이 그 단환과 비슷한 수준의 마나를 품고 있다.
흑암의 말대로 창고에 있는 영약들은 중급, 중상급, 중하급 수준의 영약들이었다.
“에이, 고급 이상은 없네.”
백우진이 아쉽다는 듯 입맛을 다셨다. 고급 영약 한두 개는 있기를 바랐지만 전부 뒤져도 중상급 영약까지밖에 없었다.
-대충 세어봐도 100개가 넘는데 여기서 아쉬움을 느끼는 너란 놈은….
“내가 원래 그릇이 크잖아.”
-또 지랄하네….
백우진은 피식 웃으며 창고 안에 있는 영약들을 허공섭물로 들어 올려 바닥에 쌓았다.
“네 덕분인가? 허공섭물이 잘 되네.”
-네 몸에 강림하면서 내가 쌓은 업이 약간은 깃들었을 테니, 당연히 내 덕분이지.
자신이 쌓은 업은 다른 사람에게 전해질 수 없지만, 강림이라는 수단을 통해 조금은 백우진에게 깃들었을 것이다.
“아낌없이 주는 흑암이구만.”
-커흠! 이제 알았냐? 나는 네 녀석을 한 사람의 검사로 키우기 위해서 뼈 빠지게 힘쓰는 중이다.
“항상 고맙게 생각하고 있어. 그니까 이것 좀 먹어 줘.”
백우진은 박수를 치고 나서 가운데에 쌓여 있는 영약 무더기를 가리켰다.
-…전혀 고맙게 생각하는 것 같지가 않은데.
“진짜라니까.”
-내가 먹는 게 아니라, 인벤토리라고 몇 번을 말했냐! 이 불도저 자식아!
“네가 재밌게 봤다던 ‘슬기로운 변호사 생활 시즌 2’랑 ‘요청하라 1999’가 나왔다고 해서 돌아가자마자 틀어 주려고 했는데….”
-한입에 삼키면 되지?
흑암은 백우진의 대답도 듣기 전에 바닥에 쌓인 영약들을 모조리 인벤토리에 넣어 버렸다.
-역시 우진이가 내 생각을 잘 한다니까!
흑암은 드라마에 대한 기대감으로 벌써 입에 침이 한가득 고인 듯한 목소리를 냈다.
“그럼 다음으로.”
-다, 다음? 또 있다고?
“당연하지.”
백우진은 창고를 나서며 잠룡혼을 사용해서 몸을 감추었다.
“여기처럼 확실하진 않지만 봐 둔 곳이 있어.”
-진짜 신기한 놈이라니까.
“관찰력이 뛰어나다고 해 주시죠.”
백우진은 다른 사람들의 눈에 띄지 않게 움직여서 영약 창고 반대편에 있던 결계를 찾아냈다.
결계를 베니, 영약 창고보다 2배 정도 큰 창고가 나타났다. 이번에는 각지각색의 무기들을 보관해 둔 무기 창고였다. 검, 도, 창, 편, 륜까지 없는 무기가 없었다.
-대부분 상급 레어 무기들이다. 저기 가운데 벽면에 있는 것들은 하급이지만 유니크들이고.
흑암은 순식간에 감정을 끝내고 백우진에게 무기의 수준을 말해 주었다.
“고렇구만.”
백우진은 방긋 웃으며 창고에 있는 무기들을 흑암의 인벤토리에 집어넣었다.
귀찮다고 늦장 부리던 흑암은 구작 드라마 하나를 더 보여 준다는 백우진에게 홀랑 넘어가서 알아서 무기들을 삼키고 내부에서 정리까지 해 주었다.
백우진은 그 뒤로 3개의 결계를 더 찾아서 그 안에 있던 중급 무서와 마법서, 보석과 금괴까지 모조리 챙겼다.
미국 협회나 하와이를 지키던 길드들이 눈에 보이는 큰 건물과 그 주변 땅만 뒤진 덕분에 중요한 보물들은 전부 백우진에게 돌아갔다.
-근데 이렇게 급하게 움직일 필요 있었냐?
“있지. 두 가지 이유로.”
-두 가지?
“첫 번째는 미국 협회 때문이야.”
-미국 협회? 싸운 건 너희인데 그놈들이 여기 있는 물건들을 건드릴 수가 있나?
“충분히 건드리지. 자기네들 땅이라고 하면서 피해받은 것들을 되찾는다고 할 만한 놈들이야.”
하와이 길드는 몰라도 미국 협회는 이 안에 있는 정보와 아이템들을 빼먹으려고 안달이 나 있을 거다.
다만 조금의 힘도 보태지 않은 놈들에게는 쌀 한 톨도 줄 생각이 없었다.
“네 말대로 싸운 건 우리니까 하나도 넘겨 줄 수 없지.”
지금 챙기는 아이템들은 전부 독식하려고 챙기는 게 아니다. 한국으로 돌아가서 오늘 함께 싸워 준 사람들과 나눌 것이다.
-너치고는 좋은 생각을 했군. 그럼 두 번째는 뭐냐?
“제논 때문에.”
-그놈들은 이제 망한 거 아냐?
“그럴 수도 있지만, 아닐 수도 있어.”
백우진이 서늘한 얼굴로 말을 이었다.
“넌 김남길의 말에서 무언가 이상한 점을 찾지 못했어?”
-이상한 점?
“그놈이 자폭 능력을 발동시키면서 아버지와 대연문주를 동시에 죽이기 위해서 자폭을 준비했다고 했잖아.”
-음, 자폭하기 전에 그런 소리를 했지.
“그거 이상하지 않아? 그 정도 범죄자 길드를 만들고 그런 무지막지한 힘을 가진 놈이 아버지, 대연문주와 함께 죽으려고 자폭을 준비했다는 게?”
흑암의 몸에서 전투를 보며 한 가지 의문을 느꼈다. 김남길은 아버지와 대연문주와 싸운 후 두 사람을 동시에 죽이기 위해 자폭을 준비했다고 했다.
그것도 부하만이 아니라, 김남길 스스로도 자폭을 준비했다. 그 정도 되는 놈이 그 두 사람을 죽이기 위해서 자살을 할 리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 네 말은….
“확실하진 않지만, 놈이 살아 있을 수도 있어.”
-놈은 분신 같은 게 아니었다.
“나도 알아. 하지만 이 세상엔 별일이 다 있으니까. 대비를 해 두자는 거야.”
김남길이 살아 있다는 것에 확신을 가지는 건 아니지만, 살아남은 제논 간부가 이 물건들을 챙기려고 움직일 수도 있고, 미국 협회 쪽에 놈의 부하가 남아 있을 수도 있다.
뭐가 어떻게 됐든 다른 사람들보다 먼저 이곳의 아이템들을 챙기는 게 맞는 일이다.
-그럼 네 바람대로 됐겠군. 여기 있던 중요한 물건들은 전부 네가 챙겼으니.
“그렇지.”
백우진이 고개를 끄덕이며 걷다가 문득 걸음을 멈췄다. 그는 멍하니 주저앉아 암녹색 이끼가 낀 바닥을 내려보았다.
-또?
“진법과 기관이 함께 설치되어 있어.”
하마터면 놓칠 뻔했을 정도로 기관과 진법이 교묘하게 설치되어 있었다.
“무영객이 여기서 또 도움이 되네.”
백우진이 주머니에 들어 있는 귀건의 무게감을 느끼며 웃었다. 그 녀석이 수다를 떨며 말해 주었던 기관에 대한 설명 덕분에 이곳의 이상한 점을 찾아낼 수 있었다.
촤아악!
진법의 결을 베어 버리자, 기관을 열 수 있는 발판이 드러났다. 함정 2개를 무시하고 단번에 진짜 발판을 밟았다.
쿠구궁.
조그마한 땅의 진동과 함께 지하로 내려가는 껌껌한 계단이 나타났다.
-이제 지하냐? 이놈들 범죄자 집단이 아니라, 쥐새끼들 아니야?
“그럴지도.”
백우진은 기대감을 가득 가지며 아래로 내려갔다. 계단이 끝나자 돔구장처럼 둥근 형태의 거대하고 어둑한 공간이 나왔다.
이곳의 땅과 벽은 뇌기로 지지고 검으로 벤 상흔들로 가득했다.
“뇌검의 수련장이었나 본데.”
-그런 거 같군.
벽과 바닥의 상흔을 보니, 뇌검이 수련장으로 사용했던 공간 같았다.
“수련장 한번 넓고 좋네.”
백우진은 여유로운 걸음으로 공간의 중심으로 걸어갔다. 중앙에 둥근 무늬가 있는 타일을 밟자, 갑자기 몸에 흡수되었던 뇌검의 뇌기가 일어났다.
빠지지직!
그와 동시에 바닥에서도 붉은 뇌전이 일어났다. 공동 전체를 물들일 것처럼 번쩍이던 뇌전은 다시 가라앉아 바닥으로 흡수되었다.
-이 아래에 뇌기를 담고 있는 무언가가 있다.
“나도 느꼈어.”
백우진은 암인검으로 부드럽게 땅을 베어 냈다. 바닥 아래에는 배구공 크기의 붉은 구슬이 박혀 있었다.
“이 구슬로 수련을 했던 모양이네.”
구슬에 뇌기가 있기는 했지만 그리 많은 양이 남아 있지는 않았다. 대부분을 뇌검이 흡수했기 때문인 것 같았다.
“흐음….”
구슬을 만져봤지만 아무런 반응도 없었다. 안에 강대한 뇌기가 있었지만 전혀 반응이 없었다.
-널 주인으로 안 받나 본데?
흑암은 구슬을 만지작거리는 백우진을 보며 낄낄 웃었다.
“이게 방법이 아니니까 그렇지.”
백우진이 뇌검에게서 흡수한 뇌기를 구슬에 주입하자 강렬한 빛과 함께 붉은 뇌기가 뿜어졌다.
빠지지직!
구슬을 폭발시킬 것처럼 번쩍이던 뇌기는 백우진의 손을 통해 그의 몸으로 흡수되었다.
쿠르르릉!
붉은 뇌기들은 하늘을 노니는 뇌룡처럼 백우진의 몸속을 질주했지만, 단전에서 일어난 라사둠의 오러에 막혀 버렸다.
쿠구구구!
라사둠의 오러는 미약한 양이었음에도 그 강대한 흡입력과 순수한 기운으로 뇌기를 압도했다.
백우진은 선 채로 천천히 뇌기를 휘돌려 단전에 차곡차곡 쌓아 넣었다.
[벽력혼의 뇌기를 흡수하셨습니다.] [오러가 대폭 회복됩니다.] [비뢰섬의 단계가 2단계 상승합니다.] [비뢰섬의 위력이 대폭 강화됩니다.]뇌기를 흡수하자 오러가 회복되는 것으로 모자라, 비뢰섬의 단계가 2단계나 상승했다는 메시지가 올라왔다.
빠삭.
뇌기의 구슬은 힘을 다했는지 손아귀에서 가루가 되어 흩어졌다.
-진짜 독사처럼 모조리 빼먹는구나. 운 좋은 놈이 욕심까지 있으니 무서울 정도야.
“무서워하지 말고, 얼마나 강해졌나 봐 줘.”
백우진은 씩 웃으면서 암인검을 뽑아 들었다. 검에 막대한 뇌기를 둘러 벽을 향해 쏘아 냈다.
파지지직!
무시무시한 뇌기를 두른 서른다섯 줄기의 비뢰섬이 벽으로 쇄도했다.
콰과과광!
뇌검의 공격으로도 흠집만 생겼던 벽면이 폭삭 무너져 내렸다.
-속도와 개수가 거의 1.5배는 늘어났다. 특히 뇌기의 위력은 비교가 불가할 정도야.
“위력이 제일 마음에 들어.”
백우진은 만족스러운 고갯짓을 하며 암인검을 집어넣었다. 흑암의 말대로 비뢰섬의 개수가 많아졌고 속도가 빨라졌으며, 뇌기의 위력은 거의 3배 가까이 상승했다.
비뢰섬을 견제용이 아니라, 마무리용으로 사용해도 충분할 정도의 위력이었다.
“어? 저건….”
백우진이 비뢰섬을 맞아 무너진 벽 쪽으로 다가갔다. 주저앉은 공간 아래로 작은 구멍이 나 있었다.
-제발, 아무것도 없어라. 제발….
흑암의 기도를 무시하며 돌을 치우자 사람 하나가 들어갈 만한 공간이 있었고, 그 안에 작은 병 다섯 개가 놓여 있었다.
“적사화?”
백우진은 붉은색 꽃이 들어 있는 병을 보고 눈을 부릅떴다. 뱀이 똬리를 튼 것처럼 둥글게 말려 있는 붉은 꽃. 상급 영약 적사화였다.
빠르게 그 옆에 있던 영약들도 살폈다. 나머지 4개도 전부 상급 영약들이었다.
-아, 안 돼! 오늘 대체 몇 개를 처먹는 거야! 이거 무슨 드라마야? 왜 이러는 건데!
“최고의 대박은 여기서 터졌네.”
백우진은 히죽이며 영약들을 챙겼다. 시험 삼아 비뢰섬을 쓴 덕분에 상급 영약 다섯 개까지 얻다니, 정말 운이 폭발하고 있었다.
백우진은 콧노래를 부르며 뇌검의 수련장을 나서서 위로 올라갔다.
“백우진!”
“너 이 녀석!”
백연휘와 윤우민, 황병훈이 위에서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쉬지 않고 여긴 왜 온 거냐.”
“몸도 좋지 않은 놈이 왜 돌아다녀!”
백연휘와 황병훈은 걱정스러운 눈으로 백우진을 바라보았다.
“다른 사람들이 빼가기 전에 챙길 것들 챙겨야죠.”
“하여튼 너란 녀석은 말릴 수가 없구나.”
백우진이 오른팔을 흔들며 씩 웃자, 백연휘가 어처구니가 없다는 듯 헛웃음을 터트렸다.
“우진아, 네가 마지막에 보여 준 모습은….”
뒤에서 조용히 있던 윤우민이 처음으로 입을 뗐다.
“윽….”
백우진이 어색한 표정으로 식은땀을 흘렸다. 흑암의 강림에 대해서 어떻게 말을 해야 할지 아직 생각하지 않은 상태였다.
‘너 힘을 너무 썼잖아. 좀 적당히 할 것이지!’
-왜 이제 와서 난리야!
‘뭐라고 해야 하냐….’
백우진이 필사적으로 고민하고 있을 때 윤우민이 다가와 그의 어깨를 두드렸다.
“마족의 주술이나, 저주 같은 건 아니겠지?”
“예? 아니죠! 절대 아니에요!”
“그럼 됐다.”
윤우민이 고개를 저으며 웃었다.
“난 널 믿는다. 나중에 네가 준비되었을 때 말해다오.”
“아….”
백우진이 고개를 들어 윤우민과 백연휘, 황병훈을 보았다. 세 사람 모두 자신을 믿는다는 듯이 신뢰로 가득 찬 얼굴이었다.
“다른 사람들에게는 우리가 적당히 얼버무릴 테니, 걱정하지 말거라.”
백우진은 말을 잇지 못했다. 세 사람이 자신에게 보여 주는 믿음이 고마워서 어떤 말을 해야 할지 생각나지 않았다.
-넌 여러모로 복 받은 놈이야.
‘그래.’
저들은 자신을 위해 목숨을 걸고 싸워 주었고, 의문이 있을 법한 일도 아무 말 없이 믿어 주었다. 정말로 감사한 마음뿐이었다.
“감사합니다.”
백우진은 진심을 담아 고개를 숙였고, 세 사람은 웃음으로 그 인사를 받았다.
**
한국 협회의 능력자들은 꼼꼼한 수색을 통해서 제논의 지부에 대한 자료를 찾아냈다.
세계 협회는 거대 길드들과 함께 100여 개가 넘는 제논의 지부들을 동시에 공격했다.
그 속전속결의 진행 덕분에 50여 개의 제논의 지부를 완벽하게 박살 낼 수 있었다.
아쉽게도 정보가 빠져나갔는지 절반 정도의 제논 지부는 이미 줄행랑을 친 상태였다.
하지만 그 정도로도 엄청난 수확이었기에 수많은 사람들이 환호했다.
다만 그곳에 백우진은 존재하지 않았다.
사람들은 그가 부상을 회복하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그는 홀로 다른 움직임을 취했다.
모두가 제논 지부 파괴에 관심을 기울일 때 백우진은 그간 제논에게 피해를 받은 피해자와 이번 전투의 사상자들에게 집중했다.
제논의 본부에서 얻은 영약의 대부분을 동료들에게 건넸고, 무기와 무서, 마법서, 보석들을 경매로 판 뒤 사망자의 가족과 부상자, 피해자들에게 배분했다.
그런 백우진의 선행이 퍼진 덕분에 그의 이름과 협제라는 칭호의 가치는 전 세계에서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올라갔다.
이제 백우진이라는 이름은 신검백가에 견주어도 밀리지 않을 정도가 되었다.
[협제 백우진 검사의 선행은 다른 능력자들과 궤를 달리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얻은 모든 것을 피해자와 부상자들에게 베푸는 백우진 검사의 마음에 감동받아 사람들의 기부 행렬이 이어지고, 능력자들에 대한 호감도도 크게 올라갔습니다. 이게 바로 선한 영향력….]-지랄한다.
흑암이 드라마를 기다리며 백우진의 특집 방송을 보다가 이죽거렸다.
-전부는 개뿔! 상급 영약은 풀지도 않았고, 남은 금괴가 한가득이다! 이놈이 거기서 얻은 것들이 얼만지 알지도 못하면서!
“뭘 또 화를 내냐.”
-저놈들은 네 본성인 아귀를 몰라보고, 천신으로 생각하고 있잖아! 협제? 똥 싸고 있네!
백우진이 곁눈질로 티비를 보며 피식 웃었다. 저런 걸 바라고 한 게 아니었지만, 결과적으로 굉장히 좋은 결과가 나왔다.
자신의 명성이 높아진 것도 좋지만, 다른 사람들도 피해자와 사상자들을 위해서 도움을 준다는 것이 기뻤다.
-에이! 드럽게 재미없네! 빨리 드라마나 하지!
[긴급 속보입니다.]흑암이 툴툴거릴 때 긴급 속보 자막과 함께 뉴스 아나운서가 화면에 나왔다.
[인천에서 거대한 싱크홀이 발생했습니다. 지금 바로 화면을 보여 드리겠습니다.]-싱크홀?
흑암의 궁금증을 풀어 주듯 화면이 전환되어 헬기에 있는 기자의 모습이 나왔다.
[김대훈 기자입니다. 인천 시청 근처에서 거대한 크기의 싱크홀이 발생했습니다.]기자의 손을 따라 카메라 앵글이 아래에 있는 싱크홀을 잡았다.
-오….
“헉!”
백우진이 눈을 부릅떴다. 어마어마한 크기의 싱크홀이었다. 많은 싱크홀을 보았지만 저런 크기는 처음이었다. 거의 축구장만 했다.
-저게 싱크홀이군. 엄청 크네….
“저런 크기는 처음이야. 피해가 엄청났… 어?”
싱크홀을 보고 있을 때 그 시꺼먼 구멍에서 무언가가 기어 올라왔다. 전신에 피가 덕지덕지 묻은 창백한 피부의 괴물이었다.
“언데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