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Renowned Family's Sword Prodigy RAW novel - Chapter 249
249화. 신검백가의 후계자
-오, 오러 특성에, 초집중, 천무지체의 단계까지 올려 준다고?
흑암은 백우진의 눈앞에 나타난 메시지를 보고 놀란 사슴처럼 펄쩍 뛰었다.
-뭘 이렇게 많이 챙겨 주는 거야!
카인의 오러 연공법 단계가 상승했다는 건 이미 알고 있었지만, 오러 특성과 천무지체의 단계마저 올라갈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이건 너무 심하잖아!
백우진과 시스템의 조합은 세계의 밸런스를 붕괴시키는 수준이다. 욕이 절로 나왔다.
“네가 도와주고서 왜 그렇게 열을 내는 거야. 좀 전에는 축하까지 해 줬잖아.”
백우진은 헛웃음을 터트렸다. 축하해 놓고 이제 와서 열을 내는 이유를 모르겠다.
-대가리를 텅텅 비우고 다니는 시스템이 이런 보상까지 줄 거라는 생각은 못 했으니까!
“너도 정상은 아니야.”
-너만 하겠냐?
흑암은 툴툴거리면서 백우진의 기운을 살폈다. 그의 기세는 처음 연공실에 들어왔을 때와 전혀 다른 사람이 되어 있었다.
더 강한 기세를 피워 내는 게 아니라, 오러나 무예를 익히지 않은 듯 흐릿하고 공허한 기운을 풍겨냈다.
-반박귀진에 올랐군.
“반박귀진?”
-지금 네놈의 상태를 말함이다.
“그게 뭔데?”
-강대한 무예를 익히고, 거대한 오러를 가지고 있음에도 평범한 사람처럼 보이는 상승의 경지다.
“확실히….”
백우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내기와 외기가 완벽한 합일을 이루면서 전신으로 퍼지는 기운을 갈무리할 수 있게 되었다. 이전과 달리 낭비되는 기운이 조금도 없었다.
-네가 스스로 드러내지 않거나, 너보다 높은 경지의 무인이 아니라면 그 누구도 네 무력을 알아볼 수 없을 거다.
“그거 편하겠는데.”
백우진이 씩 웃었다. 반박귀진의 특성을 잘 이용하면 적들을 농락하거나, 놀려 먹는 데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난 얼마 만에 일어난 거야?”
-칠 주야다.
“일주일? 엄청 길었네.”
운용하던 마나도 컸고 전신에 퍼진 오러 통로를 한 번에 뚫어 내다 보니, 평소보다 더 많은 시간이 걸렸던 것 같다.
-길다고? 그 일주일 만에 넌 몇 년 동안 수련해야 할 것들을 앞당겼는데?
흑암은 못마땅한 뜻 백우진을 툭툭 건드렸다.
“아 예. 짧습니다. 짧아요.”
백우진은 흑암을 밀어내고서 확인하지 못했던 레전더리 타이틀의 정보를 불러왔다.
등급: 레전더리.
죽음의 기운을 사용하는 존재와 싸우거나, 죽음의 기운 위에서 전투할 시 능력치 20% 증가.
죽음의 기운에 의한 피해 20% 감소.
죽음의 기운에 피해를 입은 사람을 후유증 없이 치유 가능.
-끄응, 이럴 거면 아예 무적을 만들지….
피해를 입은 사람을 치유하는 능력과 피해 감소는 그렇다고 쳐도 죽음의 기운 위에서 더 강해지는 옵션이라니, 사이코 같은 능력이었다.
“치료도 된다고? 다친 애들 좀 봐줘야겠는데.”
죽음의 기운에 노출된 사람들은 치료를 받아도 약간의 후유증이 남는다. 후유증 없이 치료를 해 줄 수 있다는 게 가장 마음에 들었다.
“다른 건 나중에 확인하고 일단 나가 보자고.”
백우진은 기지개를 켜고서 연공실을 나섰다.
“도련님!”
문 앞에서 호법을 서던 문주영이 고개를 숙였다. 일주일간 쉬지 못했던지 눈 밑이 시꺼멓게 그을린 상태였다.
“안 잤어? 교대하면서 지키지.”
“그 중간에 너무 큰 소리가 들리고, 마나가 마구 빨려 들어가서….”
“아!”
백우진이 귀밑머리를 긁적였다. 문주영은 자신이 대자연의 마나를 흡수했던 상황을 걱정해서, 이 자리를 뜨지 못했던 것 같다.
“미안해. 별일은 아니었는데.”
“아닙니다. 건강하게 나오셨으면 됐습니다.”
문주영은 웃으며 고개를 숙이다가 백우진의 기운이 변했다는 것을 느꼈다.
‘뭐지?’
항상 어마어마한 기세와 존재감을 뿌리던 백우진의 존재감이 일반인과 다를 바가 없을 정도로 미약해졌다. 무예나 오러를 익히지 않은 것 같을 정도였다.
“도, 도련님의 기운이 더 이상….”
“걱정하지 마. 새로운 경지에 올라간 것뿐이니까.”
“허억! 대공을 축하드립니다!”
문주영이 경탄을 표하며 무릎을 꿇었다. 고작 일주일 만에 그런 대공을 이루다니, 자신의 주인은 역시 차원이 다른 사람이었다.
“그렇게 대단한 건 아니야. 그런데 네 몸에도 사기가 남아 있었네.”
백우진은 문주영의 안색을 살피며 인상을 찌푸렸다. 문주영의 몸 상태는 정상이 아니었다.
미약하다고는 해도 죽음의 기운이 몸 내부에 박혀 있었다.
“벼, 별거 아닙니다. 조금만 쉬면 괜찮아질 겁니다.”
문주영이 고개를 저었다. 몸 상태가 나쁘다고 말하면 호법을 시키지 않을 거라 생각해서 거짓말을 했는데, 이제 와서 들킬 줄은 몰랐다.
“그건 쉰다고 해서 낫는 게 아니야.”
백우진은 레전더리 타이틀 를 발동시킨 뒤 문주영의 어깨를 잡았다.
우우웅!
타이틀의 기운과 라사둠의 오러를 이용해서 문주영의 몸에 남은 죽음의 기운을 탐지했다.
‘췌장 쪽인가.’
-이걸 일주일 동안 참은 건가? 하여튼 이 녀석은….
사해의 왕이 남긴 죽음의 기운은 문주영의 췌장 쪽에 남아 그를 괴롭히고 있었다. 고통스러울 텐데, 지금까지 참은 인내심에 감탄이 나왔다.
화르륵!
백우진은 타이틀의 기운과 조화된 라사둠의 오러를 이용해서 문주영의 몸에 있는 죽음의 기운을 깔끔하게 태워 버렸다.
“으헉!”
문주영의 눈이 화등잔만 하게 커졌다. 백우진의 손에서 화끈한 기운이 들어오자마자, 조금 전까지 느껴지던 통증과 피로가 순식간에 사라져 버렸다.
“이게 어떻게 된….”
“네 몸에 있던 죽음의 기운을 태웠어.”
“그, 그게 됩니까?”
“되더라고.”
“가, 감사합니다!”
문주영이 깊게 고개를 숙였다. 무력만이 아니라 이런 치유 능력까지 있다니, 정말이지 끝을 모를 사람이었다.
“다른 애들은?”
“검사들 모두 죽음의 기운에 노출되어서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여기서?”
“예. 심각한 수준은 아니라, 가문 내 회복실에 있습니다.”
“난 걔들한테 가 볼 테니, 넌 가서 쉬어. 치료가 됐어도 체력 회복은 필요하니까.”
백우진은 뒤로 손을 흔들고서 의검대가 있는 회복실로 향했다.
“감사합니다.”
백우진의 등을 보는 문주영의 눈빛은 존경으로 가득 차 있었다.
한눈에 자신의 상태를 파악해서 치유를 해 주는 모습은 그야말로 만능자나 다름없었다.
“이제 이곳의 주인이 바뀔 날도 얼마 남지 않았어.”
**
“도련님을 뵙습니다!”
백우진을 본 가문의 검사들이 정중하게 고개를 숙였다. 그들은 백우진이 지나갈 때까지 고개를 들어 올리지 않았다.
“흐음….”
백우진은 검사들의 인사를 받으며 저들이 변했음을 느꼈다.
‘쟤들 달라졌지?’
-확실하게 변했다.
저 검사들만이 아니라, 회복실로 가면서 만난 검사들 중 절반 정도가 정중한 인사를 해 왔다.
‘갑자기 왜 저러는 거지?’
아버지와 다른 길을 간다는 게 알려지고 나서 대부분의 검사들이 인사를 하지 않거나, 대충 했던 것과 완전히 다른 상황이었다.
-이제야 네놈에게 감화된 놈들이 나타난 거지.
‘뭐?’
-네놈은 그 추잡한 속과 달리 겉으로는 의협 그 자체라고 해도 될 언행을 보여 줬다. 오죽하면 네 칭호가 협제겠냐.
‘그야 그렇지.’
백우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속이야 어쨌든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을 의협이라 생각하고 있었다.
-넌 그런 협의를 하루가 아니라 5년간 행해 왔다. 그걸 계속해서 봐 왔으니, 이제 널 따르기로 결정한 사람들이 나타나기 시작한 거다.
“음….”
-네 아버지는 가문의 검사를 장기 말로 이용했지만, 넌 오히려 그들을 구하기 위해서 목숨을 걸었다. 그게 한두 번이 아니었으니, 이제 네 아버지 대신 널 따르기로 마음먹은 녀석들이 나오는 건 이상한 일이 아니야.
‘그렇긴 하네.’
백우진이 여러 감정이 어우러진 눈빛으로 자신에게 인사를 해 온 검사들을 바라보았다.
‘눈빛도 달라졌어.’
태도만이 아니다. 검사들의 눈빛 역시 달라졌다. 문주영처럼 존경까진 아니라도 큰 호감이 어린 눈빛들이었다.
“이제야….”
백우진이 주먹을 꽉 말아 쥐었다. 이제야 자신의 의지를 관철해 왔던 효과가 나타나고 있었다.
아버지의 공포에 실 달린 인형처럼 살아가던 검사들이 스스로 실을 끊어 내고, 자신을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축하한다. 네가 내게 말했던 것들이 이제야 이루어지는구나.
5년 전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이 가문을 바꾸겠다고 선언했던 백우진이 생각났다.
백지였던 녀석은 이제 누구도 넘보기 힘든 무력을 가졌고, 거대한 명성을 쌓았으며, 가문을 바꾸어 놓았다.
-그리고 고생했다.
바로 옆에서 백우진을 지켜봐 온 스승이자, 친구로서 대견함이 느껴지지 않는다면 거짓말이었다.
‘고생은 무슨. 이제 시작이지.’
백우진이 조금 전과는 다른 서늘한 미소를 지었다.
‘앞으로 아버지의 모든 것을 빼앗아야 하니까.’
백가의 검사들은 모두 아버지의 무인들이다. 점점 더 많은 무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아 이 가문을 먹어치워야 한다.
-그전에 할 일이 있다.
‘할 일?’
-그래. 무엇보다도 중요한 일이다.
중요한 일이라기에 백우진은 귀를 기울인 채로 흑암의 말을 기다렸다.
-빨리 가서 드라마를 틀어라. 네 녀석 때문에 일주일을 기다렸어!
‘…….’
백우진은 어처구니가 없는 눈빛으로 흑암을 보며 인상을 구겼다.
-뭘 봐?
**
-이번에 볼 드라마는 힐링물인데, 연애 요소는 없고 직장에서….
‘잠깐만.’
백우진은 흑암의 말을 멈추고 정문 쪽을 노려보았다. 오랜만에 그 망할 놈의 기운이 느껴지고 있었다.
“우, 우진아.”
정문에서 다가오던 남자가 백우진을 보고 걸음을 멈췄다. 그는 어색한 웃음을 지으며 뒷머리를 긁적였다.
“백성현….”
백우진은 이전과 같은 부드러운 웃음을 짓는 백성현을 보며 서늘한 기세를 피워 냈다.
“정말 미안하다.”
백성현은 큰 결심을 한 사람처럼 입을 꾹 다물고 고개를 숙였다. 장난이 아닌 듯 깊게 머리를 내렸다.
“내게 실망하고, 배신감을 느꼈다는 거 잘 알고 있다. 그때는 빠르게 성장하는 네게 질투를 느껴서 그랬어. 정말이지 부끄럽고 한심한 형이 아닐 수 없다.”
백성현은 진심을 말하는 것처럼 몸을 부르르 떨었다.
“이젠 무엇을 잘못했는지 확실하게 깨달았다. 예전처럼 좋은 형이 될 테니, 한 번만 용서해 다오! 부탁이다. 우진아!”
백성현의 목소리엔 진중함이 담겨 있었고, 그를 좋은 형이라고 생각할 때와 같은 따스함이 흘러나왔다.
-지랄한다.
“지랄하네.”
하지만 백우진은 넘어가지 않았다. 흑암과 함께 차가운 비웃음을 흘렸다.
백성현의 말은 진중하고 진지했지만, 그 뒤로 흐르는 기운에는 흉흉함이 피어났다. 그는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
“넌 내게 좋은 형이었던 적이 없었어. 처음에 카멜의 돌을 준 것도 날 위해서가 아니라, 내 능력을 빨리 시험해 보고 싶어서였잖아. 백명훈과 백선아를 도발시킨 것도 너였고.”
“오, 그것까지 알고 있었어? 그럼 안 통하겠네.”
백성현이 히죽 웃으며 고개를 들어 올렸다. 조금 전까지 잘못을 말하던 분위기가 차갑게 가라앉았다.
모르는 사람이 봤으면 소름이 돋아 오를 모습이었지만, 백우진은 다 알고 있었기에 조금의 흔들림도 없었다.
‘그냥 미치기만 한 건 아니군.’
백우진은 백성현의 기세를 살피며 두 눈을 빛냈다.
아버지에게 직접 수련을 받은 건지 특별한 보물을 얻은 건지는 모르겠지만, 백성현의 무력은 눈에 띄게 강해진 상태였다.
‘티가 날 정도로 강해졌어.’
-그것도 봉인 반지 여섯 개를 끼고 말이다.
백성현의 손에 시선을 보냈다. 그는 힘을 봉인하는 반지를 여섯 개 끼고 있는 상태였다.
“오랜만에 잘난 동생 얼굴을 보니 기분 좋네. 참지 못하고 죽이고 싶을 정도로.”
백성현은 굶주린 맹수와 같은 기백을 뿜어냈다. 더 진해진 광기가 그의 눈동자에서 뒤룩거렸다.
“아버지는 어디 있지?”
“글쎄? 나도 모르겠는데.”
백성현은 능글거리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또 거짓말을….”
“네가 찾지 않아도 조만간 오실 거다. 이제 확실하게 후계자를 결정해야 하니까.”
“후계자?”
“재밌지 않겠어? 실제 경쟁자는 너와 나, 백은경 정도뿐이니까.”
백성현은 백우진의 눈을 잡아먹을 것처럼 노려보며 입맛을 다셨다.
“이전에 끝내지 못했던 결투는 그때 다시 하자고.”
그는 둥글게 손을 흔들고서 백위전으로 걸어갔다.
“후….”
백우진은 백성현의 등을 바라보다가 한숨을 내쉬며 몸을 돌렸다.
-너도 순발력 하나는 정말 기똥찬 놈이야.
‘그렇지?’
-그사이에 기운을 조절하다니….
흑암이 혀를 내둘렀다. 백우진은 백성현을 만나는 순간 기세를 풀어 지금의 무력을 감추었다.
백성현은 백우진이 반박귀진의 경지에 오른 건 꿈에도 모르고 강기지경의 중급이라고만 생각하고 있을 거다.
“저놈에게 속았으니까.”
백우진은 씩 웃고서 의검대가 있는 숙소로 향했다.
“이번엔 내가 속이는 거지.”
**
-드라마는 인간 최고의 발견이야.
“한국의 드라마를 그렇게 좋아해 주시니 참으로 고맙네요.”
백우진은 확실히 약속을 지켜서 일주일간 흑암이 보고 싶다는 드라마를 전부 틀어 주었다.
그것만이 아니라, 정령들에게도 매일매일 좋아하는 음식들을 뿌려 주었다.
이그니스는 순살 치킨 열 마리를 씹어 삼켰고, 설빙은 패밀리 사이즈 민트초코 다섯 통을 먹어치웠으며, 레오는 산더미처럼 쌓인 젤리를 흡입했다.
마지막으로 크롬은 양동이에 담긴 국밥을 후루룩 마시고 ‘크으’ 하고 트림을 내뱉었다. 눈이 게슴츠레 풀린 걸 보면 국밥에 소주 한 잔 말아 먹은 아재 같았다.
-명상은 할 만하냐?
“나름 재밌어.”
처음 흑암이 명상을 하라고 할 때는 드라마를 볼 시간을 만들고 싶어서 그런 거라 생각했지만 그게 아니었다.
지금의 경지에서 명상은 육체나 오러 수련만큼이나 중요한 심상의 수련이었다.
“음?”
다시 명상에 빠지기 위해서 자세를 가다듬고 있을 때 누군가의 다급한 걸음 소리가 들려왔다.
-문주영이로군.
‘그러네.’
하도 많이 들었기에 백우진과 흑암은 다가오는 사람이 문주영임을 알고 있었다.
“도련님!”
“들어와.”
“돌아오셨습니다!”
문을 벌컥 열고 들어온 문주영이 마른 침을 꼴깍 삼키고 말을 이었다.
“가주님께서 돌아오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