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Renowned Family's Sword Prodigy RAW novel - Chapter 259
259화. 지배의 마족
-그 마족에 미친 년이?
“백은경이 실종됐다고?”
백우진이 인상을 찌푸렸다. 백은경이 마족의 본거지에 들어갔다가 실종됐다니, 문주영의 말을 제대로 들은 건지 귀가 의심스러울 지경이었다.
“그, 그렇다고 합니다. 저도 멸검대주에게 들은 내용이라….”
-무슨 일인지 빨리 물어봐. 궁금하잖아!
“자세히 말 좀 해 봐.”
“지금 멸검대주와 연결해 드리겠습니다.”
문주영은 백은경의 멸검대를 맡고 있는 멸검대주 조세형에게 전화를 걸었다.
[…조세형입니다.]전화를 받은 멸검대주의 목소리는 소나기를 맞은 천막처럼 축 늘어져 있었다.
“옆에 도련님이 계시니, 그곳에서 있었던 일을 설명해 주십시오.”
문주영은 백우진이 들을 수 있게 스피커폰으로 전환했다.
[며, 멸검대주 조세형입니다! 도련님을 뵙습니다!]백우진이 옆에 있다는 소리에 가라앉았던 조세형의 목소리가 힘을 되찾았다.
“인사는 됐으니, 상황이나 설명해 봐.”
[알겠습니다. 지금 저희가 있는 곳은 루마니아입니다.]“루마니아? 아직도 거기 있었어?”
[이곳에 있던 상급 마족 카토일과 3달 동안 접전을 벌인 끝에 놈을 처리할 수 있었습니다.]“처리했다고? 이겼는데 왜 누나가 마족의 본거지에서 실종이 됐다는 거지?”
후계자 선정 기간 때 백은경이 루마니아에서 마족을 수색하고 있었다는 건 알고 있었다.
다만 승리를 했는데 왜 실종이 됐다는 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저희는 상급 마족을 제거하고, 마족이 숨어 있던 성을 한 번 더 수색했습니다.]“그건 누나의 버릇 같은 거니까.”
백우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백은경은 마족을 잡은 이후에 마족이 있던 장소를 수색했다. 제주도에서도, 마화를 꺾었을 때도 같은 일을 했었다.
그건 그곳에 사는 사람들을 위해서였기도 했고, 그녀가 원수로 여기는 마족 크레온의 실마리를 찾기 위해서였기도 했다.
[맞습니다. 수색을 했음에도 특별한 단서는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저희가 수색을 마치고 가문으로 복귀를 준비할 때 대피소에서 긴급 연락이 왔습니다.]“긴급 연락?”
[소규모 대피소에 있던 쉰여 명의 사람들이 학살을 당했다는 연락이었습니다. 다만 그 대피소에 있던 아이들은 보이지 않는다고 했습니다.]“으음….”
[저희는 대피소로 향했지만, 아가씨는 무언가를 느낀 듯 한유라 호위와 함께 마족이 있던 성으로 달려가셨습니다.]조세형의 목소리에는 극심한 후회가 묻어났다. 그때 백은경을 바로 따라가지 못한 것에 자신을 원망하는 것 같았다.
[저희가 뒤늦게 따라갔지만, 성 주변에는 이미 거대한 마기로 둘러싸여 있었고, 아가씨와 아이들의 흔적은 마기로 얼룩진 성으로 향하고 있었습니다.]“쯧….”
백우진이 씁쓸한 입맛을 다셨다. 백은경이나 한유라는 그렇다고 쳐도 대피소의 사람들이 죽고, 아이들이 갇혔다는 것이 안타까웠다.
[성 근처에 설치해 놓은 CCTV를 확인했는데, 아이들은 무언가에 홀린 것처럼 스스로 성으로 향했습니다.]“스스로?”
[예. 저도 믿기 어렵지만 열 명의 아이들이 스스로 성 앞에 섰습니다. 성에서 흘러나온 마기가 아이들을 휩쓸려는 순간 아가씨와 한유라 호위가 막아섰습니다.]“그다음은?”
백우진은 조급한 듯 조세형의 말이 끝나기 전에 다음 내용을 물었다.
[마기가 너무 강대했고 넓었기 때문에 두 사람은 아이들과 함께 휩쓸렸습니다. 거기다 아가씨는 부상까지 입으셔서….]-마족 하나가 더 있었군.
‘그랬겠지.’
[저희가 잡았던 상급 마족 이상의 마족이 하나 더 있었던 게 분명합니다.]
백우진의 예상과 조세형의 입에서 나오는 말은 일치했다.
“시간은 얼마나 지났어?”
[26시간째입니다. 카토일과 오랜 전투를 벌였기 때문에 사상자도 많았고, 신성 능력자들도 지쳐 있어서 아직도 마기로 이루어진 결계를 깨지 못하고 있습니다.]“음….”
백은경의 소식은 거의 2달 만에 들려왔다. 그 시간 동안 여러 가지로 힘을 썼을 테니, 능력자들의 힘이 빠진 건 당연한 일이다.
“지원은?”
[계속해서 오고 있긴 하지만 현재 마족이 나타난 지역이 많아서 인원이 분산되고 있습니다. 결계를 깰 수 있는 신성 능력자들이 오려면 좀 더 시간이 걸릴 것 같습니다.]“사실입니다. 현재 마족이 나타났다고 알려진 장소만 다섯 곳이 넘습니다. 미국과 영국에서도….”
문주영이 다른 국가에서 나타난 마족들을 말해 주었다.
[도련님! 제발 부탁입니다! 아가씨를 구해 주십시오!]“음….”
백우진이 턱을 긁적였다. 백은경과 자신은 플러스 마이너스 제로의 관계라 도와줄 필요는 없었다.
하지만 그곳에 아이들도 있고, 그 아이들을 구하려다 갇혔다는 소리에 마음이 움직였다.
‘가야겠지….’
-구하는 건 당연한 일이고, 마족을 죽이면 그 마기로 너와 내가 성장할 수 있다. 가자.
백우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백은경을 가뒀다고 하는 것을 보니, 최소 상급 이상의 마족임이 분명했다. 흑암의 말대로 성장할 기회이기도 했다.
“흐음….”
백우진은 가자고 말하려다 말고 문주영을 보았다. 그는 하고 싶은 말이 있는 듯 입을 오물거렸다.
“할 말 있어?”
“저기, 주제넘을 수도 있지만….”
“그런 거 신경 쓰지 않으니, 할 말 있으면 해.”
“그리 말씀해 주시니 감사합니다.”
문주영은 백우진에게 고개를 숙인 후 말을 이었다.
“여유가 된다면 구하러 가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왜?”
“둘째 아가씨가 아이들을 구하기 위해서 갇혔다는 것도 있지만, 그 성안에 아이가 있다는 게 마음에 걸립니다. 안 된다면 저라도….”
“그럴 필요 없어.”
백우진이 씩 웃었다. 문주영도 처음 만났을 때부터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 협이라는 칭호는 자신보다 문주영에게 더 어울리는 것 같았다.
“바로 출발할 수 있게 준비해.”
“아, 예!”
스마트폰의 스피커에서 옷이 스치는 소리가 들렸다. 조세형이 보이지도 않는 상태에서 절을 하는 소리였다.
“의검대는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아직 상황을 모르니, 단단히 준비해서 오라고 하고 일단 우리부터 가자.”
“알겠습니다!”
“난 보고를 하고 올게.”
“보고요?”
“그래.”
백우진이 콧등을 구겼다.
“후계자 후보라 함부로 움직이지 못하거든.”
**
“가주님을 뵙습니다.”
백우진은 가주전을 찾아가 백천화 앞에 무릎을 꿇었다.
“신년까진 아직 2달이나 남았는데 무슨 일이지?”
“가주님도 알고 계시겠지만, 둘째 누나가 마족의 결계에 갇혔다고 합니다.”
백우진은 살짝 고개를 들어 올리며 입을 뗐다.
“알고 있다.”
-진짜 징한 인간이야. 그래도 딸인데.
‘이제 와서 그게 뭐 별일이라고.’
백우진이 코웃음을 쳤다. 아버지는 자식을 특별 취급하지 않는다.
다른 인간과 똑같이 자신에게 도움이 되느냐, 되지 않느냐로 구별할 뿐이다.
“둘째 누나와 그곳에 갇힌 아이들을 구하기 위해서 루마니아로 가려 합니다.”
“네가? 왜지?”
“둘째 누나에게는 빚이 있고, 그 안에 아이들이 있다는 것도 마음에 걸립니다.”
백은경에게 빚은 없었지만, 조금이라도 이유를 만들기 위해서 빚이라는 말을 추가했다.
“네게 매번 이야기하지만, 버릴 때는 버릴 줄 아는 자세가 필요하다.”
백천화는 백우진의 말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듯 무거운 기세를 흘렸다.
“단순한 동정으로 구하러 가는 건 아닙니다. 그곳에 있는 마족의 수준은 상급 이상이라기에 놈에게 제 무력을 시험해 보고 싶었습니다.”
“흠, 무력의 시험이라….”
백우진이 무력을 시험해 보고 싶다는 말을 하자, 백천화의 몸에서 피어나는 불편한 기운이 조금 옅어졌다.
“언제 갈 것이냐.”
“마기에 갇힌 지 하루가 넘었으니, 바로 출발하려 합니다.”
“상급 마족의 결계를 깨기 위해서는 많은 힘이 필요하다. 지금 가더라도 신성 능력자들을 기다려야 할 거다.”
“괜찮습니다. 전 결계를 조금 쉽게 깨는 능력이 있습니다.”
백우진은 결계역장의 정보를 조금 풀어놓았다.
-야! 그걸 왜 말해!
‘아버지는 이미 알고 있어.’
공위도 자신에게 결계에 적용되는 특성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는데, 백천화가 그 사실을 모를 리가 없다.
-그러면….
‘일부러 정보를 풀어서 신뢰를 쌓는 거지. 내년 1월 1일에 소원을 말하기 전까지.’
백우진은 흔들림 없는 눈으로 백천화를 올려다보았다.
결계 역장의 정보를 푼 이유는 백천화의 믿음을 얻어 신년에 소원을 말하기 위해서였다.
-와, 너도 진짜….
‘아버지도 마찬가지야.’
-뭐?
‘저 사람도 무언가를 노리고 있어.’
백천화가 자신을 대하는 태도도 조금이지만 변했다. 분명 자신을 이용해서 무언가를 노리고 있었다.
-부자가 서로를 이용하기 위해서 머리싸움을 하는 거냐? 진짜 무서운 집안이야. 나라면 진즉에 가출했다.
‘보통은 그러겠지.’
백우진은 속으로 웃고서 백천화의 대답을 기다렸다.
“그런 능력이 있다면, 네가 가는 것도 나쁘지는 않겠군. 다만….”
“예?”
“위험한 상황이 벌어진다면 아이든, 백은경이든 신경 쓰지 말고 물러나라. 넌 신검백가의 후계자다. 항상 그것을 명심해라.”
-지랄! 아주 상지랄을 하네!
흑암이 헛웃음을 터트렸다. 칼로 찔러도 피 한 방울 나오지 않을 살벌한 표정으로 저딴 말을 하니, 웃음밖에 나오질 않았다.
‘연기지. 아버지도, 나도 서로를 이용하기 위해 하는 연기.’
-신검백가는 적응을 하려야 할 수가 없는 집안이다.
“…알겠습니다.”
백우진은 감사하다 말하며 깊게 고개를 숙였지만, 표정을 관리하기 위해서 이를 꽉 물었다.
“가 보거라. 다시 말하지만 무리하지 말거라.”
“걱정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둘째 누나를 구해서 돌아오겠습니다.”
백우진은 묵례를 취하고 가주전 밖으로 나갔다.
쿵!
가주전의 문이 닫히자마자, 백천화의 얼굴은 보는 것만으로 얼어 버릴 정도로 서늘하게 가라앉았다.
“그놈의 의협심 때문에 항상 쓸데없는 일을 벌이는군.”
백천화는 손가락을 빙빙 돌려 협(俠)이라는 글자를 허공에 그렸다. 잠시 뒤 붉은 기운이 치솟아 글자를 녹여 버렸다.
“역시 저 녀석의 의협심을 이용하는 게 가장 좋겠어.”
백천화의 입꼬리를 타고 살기 짙은 미소가 피어났다.
“백가가 최고가 될 때가… 아니, 내가 최고가 될 날이 다가오는군.”
**
백우진은 가주전을 나오자마자 문주영과 함께 루마니아로 향했다.
루마니아 정부가 고등급 능력자들을 받는 중이었기 때문에 마족이 있다는 도시 브라쇼브까지 편하게 갈 수 있었다.
브라쇼브에는 브란성이라는 유명한 관광지가 있어서 도시 주변은 기념품 가게와 상점들로 가득 차 있었다.
브란성 주변에 살던 사람들 모두가 브라쇼브의 중심까지 대피를 와 있었기에 도시에는 사람들이 넘쳐났다.
다만 그들 모두는 불안에 떨고 있었다. 2달 넘게 싸워서 마족을 잡았는데 그에 못지않은 마족이 또 나타났으니, 당연한 일이었다.
-여기 느낌이 쎄한데? 기분이 좀 찜찜, 아니 찝찝하다고 할까?
흑암은 음울한 기운으로 가득한 브라쇼브를 둘러보며 툴툴거렸다.
‘마족을 떠나서 나름 전설이 있는 곳이거든.’
-전설?
‘드라큘라라고 알아?’
-모르는데?
‘뱀파이어는?’
-흡혈귀 놈들이야 당연히 알지.
‘여긴 흡혈귀로 유명했던 드라큘라가 살았던 곳이야. 뭐, 실제 흡혈귀는 아니었지만….’
백우진은 흑암에게 간략하게 드라큘라에 관한 설명을 해 주었다.
-그럼 스사노오처럼 드라큘라인가 뭔가가 등장하는 거 아니냐?
‘드라큘라라….’
-아니지. 신도 베었는데 흡혈귀쯤은 밥인가?
‘글쎄.’
백우진은 별말 없이 암인검의 검집을 두드렸다. 이런 세상에선 뭐가 나와도 이상하지 않다. 흡혈귀가 신보다 강할 수도 있기에 방심해서는 안 된다.
“자네! 혹시 우진인가?”
백우진은 뒤에서 들린 굵은 남성의 목소리에 뒤를 돌았다.
“어? 아저씨?”
자신을 부른 중년인과 그 옆에 있는 젊은 여성을 보고 입을 살짝 벌렸다.
-저 아재. 어디서 본 거 같은데?
‘제주도에서 봤잖아.’
중년인은 제주도에서 만났던 성궁 채중현이었고, 그 옆의 여성은 채중현의 딸이자, 신성 능력자인 채소진이었다.
“여길 어떻게….”
“어떻게 오기는! 은경이에게 문제가 생겼다는데 다 때려치우고 와야지!”
채중현이 입매를 굳게 다문 채 두 눈을 빛냈다. 채소진도 같은 표정이었다.
“그렇군요.”
백우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당시 제주도에서 봤을 때도 채중현과 백은경은 나름의 인연이 있어 보였다.
“난 오히려 자네가 온 게 의외야. 제주도에서 봤을 때는 사이가 좋지 않아 보였는데? 그렇지 않더냐?”
“네? 아, 네….”
채소진은 얼굴을 빨갛게 물들인 채로 고개를 숙였다.
“이 녀석은 예전보다 더 자네 팬이 되었다네. 일 없을 때는 하루 종일 자네 팬 카페에 상주하고 있지.”
“아, 아빠!”
“크흠, 그런 일은 나중에 말하고 이렇게 된 거 같이 가세나.”
“알겠습니다.”
“자네도 들었겠지만, 마족이 보통 놈은 아니야. 준비 단단히 해야 하네.”
“예. 최소 상급이라고 들었습니다.”
백우진과 채중현은 성에 있는 마족에 관한 대화를 나누며 브란성을 향했다.
“어?”
일반인의 접근을 막는 경계에 다가가기 직전 백우진이 걸음을 멈췄다.
-왜?
“왜 그러는 건가?”
“도련님?”
백우진이 갑자기 멈춰 섰기에 다른 사람들도 걸음을 멈췄다.
“이게 어떻게….”
백우진은 경계 주변에서 분주히 돌아다니는 사람들을 보며 입술을 바르르 떨었다.
-또 뭔데?
“왜 그러시는 겁니까?”
“무슨 일이 있는 건가?”
“저 사람들….”
백우진은 손가락을 들어 올려 경계 주변에서 물자들을 옮기는 사람들을 가리켰다.
“저 사람들의 몸에 마기가 있습니다.”
이 말을 꺼내기 위해서 사람들의 몸에 있는 마기를 몇 번이나 확인했다.
하지만 잘못 보지 않았다. 사람들의 신장에 마기가 새겨져 있었다.
후우웅.
그들의 마기를 느낀 것만으로 흑색 광휘가 절로 일어섰다.
“그, 그게 무슨!”
“정말입니다. 아저씨랑 소진 씨는 저 사람들의 몸에 있는 마기가 느껴지지 않습니까?”
“마, 마기라고? 이들 전부에게?”
채중현이 기겁을 하며 마을 사람들의 기운을 살폈다.
“으음, 난 전혀 모르겠어. 소진아. 네가 해 봐라.”
“네? 아, 네!”
“여러분, 잠시만 이곳으로 모여 주십시오!”
문주영이 눈치 빠르게 사람들을 모았다.
“그, 그럼 시작할게요.”
채소진이 눈을 감고 신성의 기운을 끌어 올렸다. 그녀의 몸을 중심으로 새하얀 기운이 동심원을 그리며 퍼져 나왔다.
“후우….”
백우진의 말이었기에 무조건 신뢰하고 싶었지만, 딱히 마기는 느껴지지 않았다.
‘역시 느껴지지 않는…. 어?’
채소진이 수색을 그만두고 눈을 뜨려 할 때 노인의 몸에서 아주 작은 마기의 흔적이 일어났다.
‘아….’
신성의 기운을 모아 노인에게 집중했다. 그제야 제대로 느낄 수 있었다. 노인의 신장에 마기가 숨어 있었다.
‘서, 설마!’
채소진은 노인을 살핀 뒤 다시 다른 사람들의 몸을 확인했다.
“허억!”
채소진이 눈을 뜨고 뒤로 넘어갔다. 그녀의 눈동자는 파랑을 맞은 듯 격하게 흔들렸다.
“거, 검사님 말이 맞아요! 마기가 있어요!”
채소진이 식은땀을 흘리며 말을 이었다.
“여, 여기 있는 사람들 모두 마기에 중독되어 있어요. 전부!”
백우진의 말이 맞았다. 이곳에 있는 사람들 모두 몸에 마기가 잠자고 있었다.
“그것도 보통 마기가 아니에요….”
사람들의 신장에 들어선 마기는 은밀하면서도 끈끈했다. 찾기 어려우면서도 지독한 기운을 가지고 있었다.
-너 대체 어떻게 안 거냐?
흑암의 목소리가 흔들렸다. 신성 능력자도 깊게 집중해야 찾아내는 은밀한 마기를 백우진이 어떻게 찾은 건지 이해가 가질 않았다.
“세상에….”
다른 사람들 역시 넋이 나간 얼굴로 백우진과 마기를 가진 사람들을 번갈아 쳐다보았다.
“자, 자네는 도대체 이걸 어떻게 알아차린 건가!”
“시, 신성 능력도 없으시잖아요.”
이곳에 있는 수많은 능력자 중 유일하게 백우진만이 마기를 느꼈으니, 흑암만이 아니라 모두가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
“최근 감각에 대한 수련에 집중해서 그런 것 같습니다.”
백우진은 가볍게 입을 뗐다. 그간 명상을 통해 흐름과 결을 보는 수련을 했기 때문인지 숨어 있는 마기가 눈에 선하게 들어왔다.
“다만 지금 그게 중요한 건 그게 아닙니다.”
“아….”
“이들에게 언제, 어떻게 마기가 들어갔는지가 중요한 일입니다.”
백우진이 입술을 깨물며 공포에 질린 사람들을 바라보았다.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