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Renowned Family's Sword Prodigy RAW novel - Chapter 260
260화. 지배의 마족 (2)
백우진은 흐름을 보는 눈을 운용해서 신체 내부에 마기를 가진 사람들을 찾아냈고, 채중현과 채소진은 그들을 한곳에 모았다.
-숫자가 좀 되는군.
‘좀 되는 정도가 아니라 많아.’
마기에 노출된 사람들의 숫자는 마흔 명이 넘었다.
신성 능력을 가지고 있지 않은 모든 능력자들의 몸에 마기가 박혀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모두 이쪽으로 오세요. 지금부터 명단을 작성하겠습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마기에 노출됐다고 바로 죽는 건 아니에요!”
채소진을 비롯한 신성 능력자들은 신성이 담긴 기운을 펼쳐 내며 마기에 노출된 사람들을 안정시켰다.
-대체 어떻게 저들에게 마기가 자리 잡은 거지?
‘분명 이유가 있을 텐데….’
백우진이 능력자들의 몸속에 자리 잡은 마기를 느끼며 인상을 구겼다. 아무 이유도 없이 마기가 몸에 들어왔을 리가 없었다. 분명 이유가 있을 것이다.
“지금 바로 마기를 지워 드릴게요.”
채소진은 마기를 처음으로 감지했던 노인의 손을 잡았다. 그 손을 통로로 이용해서 자신이 가진 신성의 기운을 주입했다.
우우우웅!
새하얀 빛이 노인의 전신을 이불처럼 뒤덮었다. 빛이 사이렌처럼 돌며 몸 전체를 훑자 허리춤에서 검은 연기가 스멀스멀 피어올랐다.
“끄으윽….”
마기가 깨어나자, 노인이 전신을 떨며 고통스러운 신음을 뱉었다.
“참으세요! 견뎌야 해요!”
채소진은 노인의 손을 꽉 부여잡고, 더 강한 신성의 기운을 끌어 올렸다. 하지만 마기는 쉽사리 제거되지 않았다.
상급 신성 능력자인 채소진이 10분 이상 씨름을 하고 나서야 노인의 마기를 제거할 수 있었다.
“하아, 이제 괜찮을 거예요.”
“고, 고맙습니다!”
“마기는 제거했지만, 몸이 상해서 한동안 쉬셔야 해요.”
채소진은 노인에게 휴식을 취하라 지시하고, 백우진에게 다가갔다.
“생각보다 심각해요. 은밀한 것도 문제지만, 마기가 굉장히 짙어요.”
그녀는 다른 사람에게 들리지 않게 백우진의 귀에 대고 작은 목소리로 상황을 알렸다.
“알고 있습니다.”
백우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처음 느꼈을 때부터 마기의 수준이 일반 범주를 넘어섰다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도련님!”
정보를 알아보러 갔던 문주영이 돌아왔다.
“저들 전부 브란성에서 돌아온 분들이라고 합니다. 근무표도 확인했습니다.”
“정말입니까?”
“그, 그렇습니다. 저희는 방금 브란성에서 나왔습니다.”
백우진이 시선을 보내자, 마기에 중독된 능력자들이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브란성에서 흘러나오는 마기에 중독된 건가?”
“그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 같습니다.”
백우진은 브란성을 뒤덮은 마기의 구체를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여긴 다른 사람들에게 맡겨 두고 바로 저곳으로 가시죠.”
백우진이 일어섰다. 이 사람들을 구하는 건 다른 능력자들에게 맡기고, 브란성에 가서 원인을 파악하는 게 나을 것 같았다.
“문 호위. 그거 껴.”
“알겠습니다.”
문주영은 백우진에게 받은 마기를 막아내는 신성 목걸이를 착용했다.
“성궁께서도 준비를 단단히 하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알겠네. 바로 마족을 상대할 수 있게 준비하겠네.”
“아, 네. 저도… 어?”
채소진이 몇 가지 아티팩트를 꺼낼 때 갑자기 지진이 일어난 듯 땅이 뒤흔들렸다.
-으음, 이건….
“지진인가?”
“지진이 아니에요! 마기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백우진이 눈을 부릅뜨며 브란성을 휘감은 마기의 구체를 가리켰다. 마기로 이루어진 거대한 구체가 터질 것처럼 부르르 떨고 있었다.
콰아아아앙!
진동이 계속되던 마기의 구체가 폭발하며 하늘 위로 마기의 기둥이 솟구쳤다. 지하에서 힘을 모은 이무기가 흑룡이 되어 승천하는 모습 같았다.
쿠구구구!
지축이 뒤틀리고, 검은 마기가 하늘 위를 가득 메웠다. 대낮이었던 시간이 순식간에 밤이 된 듯 사위가 껌껌해졌다.
“저, 저 마기는!”
채중현은 하늘로 피어오른 마기를 보고 무언가를 느낀 듯이 양손을 떨었다.
-백우진!
‘알아.’
백우진이 두 눈을 빛냈다. 폭발한 마기의 기체가 형태를 갖추며 공간을 뒤덮고 있었다.
저게 밀려온다면 이곳만이 아니라, 도시에 있는 일반인들까지 휩쓸게 될 것이다.
“허억!”
“으윽….”
“크어억!”
무시무시한 마기의 파동에 능력자들이 가슴을 부여잡고 무릎을 꿇었다.
“크으음!”
“이, 이런 지독한 마기가 있다고….”
마기에 버티는 사람들은 상급 능력자들과 신성 능력자들뿐이었다.
후우우웅!
모두가 뒤로 물러설 때 백우진은 앞으로 나왔다. 그의 등 뒤로 왕의 망토처럼 펼쳐진 칠흑의 서광이 타올랐다.
화아아아!
장대한 기운을 발하며 펼쳐진 흑색 광휘가 밀려오는 마기를 막아섰다.
치이이잉!
백우진이 검병에 손을 올리며 몸을 살짝 돌렸다. 오른발을 앞으로 내뻗으며 암인검을 뽑았다.
콰아아아앙!
흑색 광휘와 흑왕탄이 합쳐진 칠흑의 검격이 끈적한 마기를 가르고 장대한 빛을 펼쳐 냈다.
뿌드드득!
천지를 가를 검격의 위력에 마기의 응집체가 폭발조차 없이 그대로 지워졌다.
“아….”
“허억!”
죽음을 느꼈던 능력자들이 기겁하며 뒤로 자빠졌다.
“이, 이게 가능해?”
“어떻게 이런 검격이….”
무지막지한 마기보다, 그 마기를 조금의 피해도 없이 막아 낸 백우진의 무력이 더 경악스러웠다.
브라쇼브 전체에 영향을 미칠 마기가 한 번의 검격에 사라졌다. 눈으로 보고도 믿지 못할 무력이었다.
“혀, 협제라는 칭호가 괜히 붙은 게 아니었군.”
채중현이 자신의 이마에서 흘러내리는 식은땀을 닦았다.
‘이 정도였을 줄이야….’
채소진 때문에 백우진의 영상은 많이 봐 왔지만, 실제로 본 그의 무력은 또 달랐다. 이미 대기에 오른 수준이었다.
“와….”
채소진은 위험했다는 상황도 잊어버리고, 백우진의 등만 보며 눈을 반짝반짝하게 빛냈다.
“브란성에 있는 사람은 몇 명이죠?”
“며, 멸검대 30명과 젠하 길드 40명, 신성 능력자 15명 정도가 있었습니다.”
“많군.”
백우진이 인상을 찌푸렸다. 80명이 넘었다. 많은 숫자지만, 그들이 살아 있다고는 생각되지 않았다.
“그래도 가야 하니, 내가….”
먼저 가겠다고 말을 할 때였다. 브란성 쪽에서 방금의 폭발은 애들 장난으로 느껴질 정도로 상상을 초월한 응집된 마기가 피어났다.
“녀, 녀석이다!
그 숨이 턱 막힐 마기를 느낀 채중현이 피나도록 입술을 깨물었다.
“녀석?”
“은경이가 찾던 마족 말이다!”
채중현이 자신의 팔을 꽉 잡으며 말을 이었다.
“크레온의 마기야!”
**
백우진이 마기의 폭발을 막아 내기 5분 전.
조세형은 문주영이 보낸 문자를 뒤늦게 확인하고, 오랜만에 구겨진 인상을 풀었다.
“막내 도련님이 도착하셨대!”
“정말입니까?”
“지금 브라쇼브에서 오고 계신단다. 아니, 시간을 보니까. 이미 출발하셨겠어.”
“휴우, 다행입니다.”
멸검대의 부대주를 맡고 있는 김광수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도련님이 오시면 저 결계를 깨주시겠죠?”
“당연하지. 그분은 절대자급이잖아.”
조세형이 고개를 끄덕였다. 백우진의 무력은 이미 절대자급이라는게 지배적이었다.
신성 능력자들의 지원을 받는다면 저 마기의 결계도 충분히 깰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여기서 대기하고 있어. 난 도련님을 모시고 올 테니까.”
“다녀오십시오. 여긴 제가 확실하게 지키고 있겠습니다.”
“무슨 일 생기면 바로 튀어.”
“알겠습니다. 걱정하지 마시고… 어? 저, 저기!”
김광수가 말을 멈추고 떨리는 손으로 뒤를 가리켰다.
“응?”
조세형이 불안한 눈으로 뒤를 돌았다. 마기로 가득 찬 구체에서 진동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조, 좆 됐다! 전부 피해!”
조세형의 비명이 울리기 전에 마기의 구체가 깨지며 어마어마한 마기가 천공으로 솟구쳤다.
콰아아앙!
천만다행인 건 마기가 제 형체를 잡기 전 허공에서 퍼지며 성 근처에 있던 능력자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쿠구구구구!
천공에서 떨어지며 형태를 갖춘 마기가 앞을 막는 모든 것을 녹여 버렸다.
“허억! 허억!”
조세현이 가쁜 숨을 몰아쉬며 뒤를 돌아보았다. 마기에 닿는 건 나무건 바위건 지워졌다.
마기에 가까이 있어서 살아남았다니, 운이 좋다는 말로도 부족했다.
“후욱….”
“으으….”
“사, 산 건가?”
다른 능력자들도 얼떨떨한 표정으로 뒤로 자빠졌다.
“허억!”
뒤를 돌아 브란성을 본 조세현의 얼굴이 창백하게 질렸다.
“저, 저게 뭐야!”
브란성의 형태가 완전히 변해 있었다.
성 전체가 나선으로 꼬여 올랐고, 성의 꼭대기는 하늘을 찔러 죽일 것처럼 솟았으며 수만 개의 검은 가시가 성 전체를 휘감고 있었다.
후우욱!
나선의 성의 가장 큰 특징은 성 전체가 마기의 불꽃으로 타오르고 있다는 점이었다.
그 강대한 마기에 웬만한 능력자는 근처에 가는 것만으로 정신을 잃을 지경이었다.
“저, 전부 일어나. 여기서 벗어나야 해! 빨리!”
조세현은 가장 먼저 정신을 차리고 사람들을 일으켜 세웠다. 무슨 일이 터질 게 분명했다. 이곳을 벗어나야 했다.
“막내 도련님과 합류해야 한다. 전부 빠져!”
다행히 이곳에 있던 능력자 중 죽은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이 전력을 유지한 채로 백우진에게 가야 했다.
“자, 잠시만요. 다리에 쥐가 났어요.”
“쥐고 지랄이고, 빨리 일어나라고! 어?”
조세현은 검사들을 일으키다 말고 물맞은 강아지처럼 전신을 부르르 떨었다.
“으으….”
전신에 소름이 돋아올랐다. 등 뒤에서 단 한 번도 느껴 본 적 없는 막대한 마기가 느껴졌다. 너무 광대하여 오히려 작게 느껴질 정도였다.
조세현은 천천히 뒤를 돌았다. 성의 문이 열리고 한 남자가 걸어 나왔다.
검은 장발에 귀가 뾰족한 절대적인 미모의 남자였다.
다만 그의 이마에는 나선으로 꼬여 올라간 다섯 개의 뿔이 솟아올라 있었다.
상급 마족, 그것도 단 한 번도 본 적 없는 수준이었다.
“으윽….”
조세현이 추위를 타는 것처럼 이빨을 딱딱 부딪쳤다. 백은경을 따라 하급부터 상급까지 많은 마족과 싸워 왔지만 저런 건 처음이었다.
괴물? 그 말로도 표현할 수 없는 존재였다. 마족이 아니라, 신이라고 느껴질 정도였다.
“흐윽….”
“아악!”
능력자들은 마족의 기운에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하고 자신의 가슴을 쥐어뜯었다.
“크으!”
“으윽!”
신성 능력자들만이 간신히 그 기운을 버티고 있었다.
“그 폭발에서 살아남다니, 운이 좋았구나.”
마족의 입에서 옥구슬이 빙그르르 도는 듯한 청명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이 땅은 나의 영지이며, 이 성은 나의 집이다. 그리고 이 대륙 전체가 나의 것이 될 것이다.”
“아….”
“이 전언을 전하는 건 한 명이면 되겠지.”
마족이 엉거주춤 선 조세현을 보며 빙긋 웃었다. 그 사이하면서도 아름다운 미소를 본 능력자들은 순간 가슴이 내려앉는 느낌을 받았다.
“죽거라.”
마족의 목소리는 작았지만, 모두의 귀에 똑똑히 들려왔다.
“주, 죽으라니….”
조세형은 그게 무슨 뜻인지 몰라 눈을 부릅떴지만, 다른 사람들의 반응은 달랐다.
“아….”
“어….”
“너, 너희 뭐 하는 거야! 이런 미친!”
능력자들은 해바라기처럼 활짝 웃으며 각자의 무기를 들어 올려 자신의 심장을 겨누었다.
퍼어억!
능력자들은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자신의 심장을 찔렀다. 조세형을 제외한 능력자 모두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아….”
조세형이 무릎을 꿇었다. 이제야 저 악마가 누군지 깨달았다. 백은경이 말했던 최악의 마족 지배의 크레온이 분명했다.
“가서 전해라. 내 땅을 침범하는 자 죽음뿐이라고.”
“아, 아가씨.”
“음?”
“아가씨는 어떻게 됐어!”
조세형은 죽음을 각오하고, 저 성안에 있을 백은경의 생사를 물었다.
“이 와중에 그런 질문을 한다? 역시 인간들은 재미있단 말이야.”
크레온이 사이한 미소를 그렸다. 그 미소만 봐도 심장이 멈출 것만 같았다.
“용기가 가상하여 대답은 해 주마. 네가 말하는 여자는 살아 있다. 다만 얼마 버티지 못하겠지.”
그 말을 남기고, 크레온은 성으로 돌아갔다.
“으….”
조세형이 전신을 떨었다. 가지 말라고, 덤비라고 하고 싶었지만, 마비된 듯 혀가 움직이질 않았다.
빠드득!
부러지도록 이를 깨물며 주변을 돌아보았다. 모두가 죽었다. 부하도, 친구도, 동료도 모두 숨이 끊어졌다.
그것도 기쁘다는 듯 웃으며 스스로 자신의 목숨을 끊었다. 현실이 아니라, 지독한 악몽 같았다.
조세형의 새빨간 눈동자에서 슬픔을 넘어선 검은 눈물이 흘러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