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Renowned Family's Sword Prodigy RAW novel - Chapter 27
27화. 함정은 깨부숴야 제맛 (4)
백우진의 눈앞에 홀로그램 창이 줄지어서 나타났다.
[퀘스트 의 보상을 계산합니다.] [보상 700포인트가 지급되었습니다.] [흑암이 경악한 효과로 100포인트가 추가 지급 됩니다.] [흑암과의 친밀도가 상승했습니다.] [만검의 첫 번째 문 쾌검(快劍)의 문이 개방되었습니다.] [만검의 세 번째 문 중검(重劍)의 문이 개방되었습니다.] [쾌와 중의 격(格)을 담은 검로 무령참(霧領斬)이 생성되었습니다.]“이게 뭐여….”
-정말 미쳐버리겠군. 이런 상황에서 의지를 담은 검로를 깨우쳤다고? 너 인간이 맞긴 하냐?
흑암의 목소리가 부르르 떨려나왔다. 무아지경에 들어갔으니, 상당한 성장을 이룰 줄은 예상했다. 하지만 퀘스트를 깨고, 새로운 검로를 만들어 낼 줄은 정말 상상도 하지 못했다.
“뭐가 어떻게 된 건지 모르겠어. 집중해서 수련을 하다 보니, 피하고, 휘두르고, 찌르기만 반복해야 한다는 생각만 들었어. 다른 잡생각은 전혀 없었지.”
-그게 무아지경이라는 거다. 온 정신을 하나에 쏟을 때만 나타나는 현상이지. 이런 곳에서 골렘을 치다가 보게 될 줄은 몰랐다만.
“무아지경!”
당연히 알고 있는 단어다. 최상급 검사들의 결투 혹은 혼신을 다한 수련에서만 나타나는 무아지경이 자신에게 일어났다니 믿을 수가 없었다. 꿈을 꾸는 것 같았다.
-백우진. 일단 주양화부터 확보해라. 지금 따지 못하면 일몰이 올 때까지 또 기다려야 해!
“아!”
하늘을 올려보았다. 일출이 끝나기 직전이었다. 아직 재생을 하지 못한 진흙 골렘을 넘어 언덕으로 올라갔다.
“주황색이 맞으니까. 따도 되는 거지?”
-그래. 지금이 최고의 상태다.
백우진은 주양화의 색이 빨간색에서 주황색으로 변한 것을 확인하고 조심스럽게 꽃을 뽑아서 내려왔다.
“흑암.”
-왜?
“입 벌려. 주양화 들어간다.”
-입이 아니라, 인벤토리라고! 이 또라이 자식아!
흑암은 성질을 내면서도 아우라를 펼쳐서 인벤토리를 열어주었다. 백우진은 그 안에 방금 딴 주양화를 넣었다.
흑암의 인벤토리에는 보존 효과도 있어서 지금의 상태를 계속 유지할 수 있다.
“이제 돌아가면 되겠군.”
백우진이 돌아가려 할 때 재생이 끝난 진흙 골렘이 몸을 일으켰다.
-일단 쟤부터 보내줘라. 진짜 불쌍해서 볼 수가 없다.
“아, 그렇지.”
-죽여 달라고 빌고 있잖아.
흑암의 말에 진흙 골렘을 쳐다보았다. 눈에서 흘러내리는 진흙 덩어리가 방울 진 눈물처럼 보였다.
“주어어어억!”
-봐. 제발 죽여 달라잖아.
“음….”
흑암의 말을 들어서일까. 정말 죽여달라는 것처럼 들렸다.
“고맙다. 덕분에 깨달음을 얻을 수 있었어.”
백우진은 진흙 골렘에게 정중하게 인사를 한 뒤 핵을 꿰뚫었다. 핵이 파괴된 진흙 골렘이 녹아서 늪으로 되돌아갔다.
챠앙!
내부에 있는 몬스터가 모두 죽으면서 균열 변화 구역을 유지하던 마나의 막이 깨졌다. 이제 외부에서도 상황이 끝났음을 알게 될 거다.
“진짜 끝났군.”
-다사다난한 임무였다. 수고했어.
“고생하긴 했어도 얻은 게 많잖아.”
한참 후에나 완료 할 줄 알았던 ‘기본은 끝까지’ 퀘스트를 클리어 했고, 주양화라는 영약을 얻었다. 거기다 여기서 나온 마석들도 전부 자신의 것이다. 손해는 하나도 없고 전부 이득뿐이다.
백우진과 흑암은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놀의 시체가 있는 곳으로 이동했다.
**
균열 관리 책임자인 홍명환은 내부의 몬스터가 모두 제거 된 것을 확인 하고, 변화 구역을 막고 있던 보호막을 개방했다.
“이틀이 넘게 걸리다니, 신검백가의 검사들 치고는 생각보다 늦게 끝났군.”
“전 어제 정오 쯤 끝날 줄 알고 아내한테 칼퇴 할 것 같다고 문자 보냈어요.”
“그건 김칫국이고 자식아.”
“하하!”
홍명환과 그의 부하들은 가벼운 농담을 하며 앞으로 향했다.
“놀이 산처럼 쌓여 있네요.”
“그래. 코볼트랑 고블린만 있다 했더니, 전부 여기 있었군.”
홍명환과 협회 직원들이 놀의 시체에서 마석을 빼내려고 할 때 나무에 걸터앉아 있던 백우진이 내려왔다.
“이제 오셨군요.”
“검사님! 수고하셨습니다!”
“어, 다른 분들은….”
홍명환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분명 들어갔을 때는 3명이 갔건만 지금 보이는 건 가장 어리면서도 높아보였던 검사 한 명뿐이었다.
“이 놈이 누군지 알 수 있겠습니까?”
백우진은 대답은 하지 않고, 박철현의 시체를 가리켰다.
“이자는 누굽니까?”
“이 장소에 침입해서 절 공격해온 놈입니다.”
“헉! 죄, 죄송합니다!”
홍명환은 당장 무릎을 꿇고 머리를 땅에 박았다. 외부 인물을 이 공간에 침입하게 만들다니, 목이 달아나도 할 말이 없는 짓을 저질렀다.
“괜찮으니까. 이놈이 누군지나 알아봐주세요.”
백우진은 괜찮다며 손을 흔들었다. 암살자의 실력을 봤을 때 홍명환이 그의 존재를 알아차리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탓 할 생각은 전혀 없었다.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홍명환은 손을 떨면서 스마트폰을 켰다. 박철현의 사진을 찍고 검색을 시작하자, 잠시 뒤 그의 정보가 나타났다.
“이, 이놈은 4등급 범죄자 박철현입니다. 특기가 암살과 은신이라, 잡는 난이도는 5등급 이상이었는데, 어떻게 여기에….”
“역시 범죄자였나.”
“한동안 보이지 않았는데, 갑자기 여기 나타날 줄은 몰랐습니다. 이런 놈이 나타나는데도 몰랐다니, 정말 죽을 죄를 지었습니다!”
홍명환이 머리를 땅에 박았다. 백우진은 괜찮다고 말하며 그를 일으켜 세웠다.
‘쓰고 버리기 좋은 범죄자를 부르다니, 역시 백선아 답군.’
-언제라도 선을 끊어버리기 위해선가?
‘그것밖에 없지. 저 박철현이라는 놈도 조만간 죽일 생각이었을 거야.’
-네 누나는 정말 재수 없는 여자야.
‘그래. 뒤통수를 깨부숴야 정신을 차리지.’
-그 놈의 뒤통수…
흑암이 검날을 꼬았다. 대체 뭐에 꽂혀서 맨날 뒤통수 노래를 부르는 건지 모르겠다.
-어제도 말했듯이 백선아가 다시 너를 노리면 어떻게 할 거냐?
‘가문 내부에선 이딴 짓 못해. 그리고 걔는 한 동안 갇혀있을 거야.’
-갇혀 있는 다고?
‘그래. 못해도 6개월에서 1년은 움직이지 못할 거야. 내가 그렇게 만들 거니까.’
속으로 흑암과 대화를 하고 있을 때 홍명환이 울상이 된 채로 다시 고개를 숙였다.
“이 범죄자를 상대하느라 이틀이 넘게 걸리신 거였군요. 정말 무슨 말씀을 드려야 할지….”
“이틀이요?”
“네. 검사님이 들어가시고 이틀하고도 반이 지났습니다.”
“허….”
백우진이 흑암을 돌아보았다. 흑암도 몰랐다는 듯 몸을 흔들었다.
‘내가 무아지경에 하루 동안 빠져있었던 거야?’
-나도 너와 함께 무아에 빠져 있어서 전혀 몰랐다. 하룻밤인줄 알았는데 하루하고도 반이 지났던 모양이군.
‘대단하네. 난 찰나의 시간이라고 느꼈는데.’
-그게 무아지경의 대단한 점이지.
‘이틀이고 뭐고, 퀘스트를 깼으면 됐지. 뭐.’
-너한테 놀아난 진흙 골렘이 더욱 불쌍해지는 군. 부디 극락왕생하길…
정말 기도라도 하는 듯 흑암의 아우라가 조금 커졌다.
“검사님. 이런 위험한 놈을 어떻게 잡으신 겁니까?”
홍명환 옆에 있던 협회의 직원이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물었다.
“그냥 때려잡았죠.”
“헉!”
“와….”
홍명환만이 아니라, 시체를 정리하던 다른 직원들도 백우진을 멍하니 돌아보았다. 믿을 수 없는 말을 들은 눈빛이다.
“이놈 현상금 나오죠?”
“물론입니다! 이곳에서 얻으신 마석의 가격이랑 함께 입금시켜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사망하신 검사 분들의 시체는 신검백가로 보내드리면 되겠습니까?”
홍명환이 그의 부하가 찾아 온 유재우와 김범석의 시체를 가리켰다.
“아뇨.”
“예?”
“신검백가로 돌아갈 자격도 없는 놈들입니다. 그냥 처리해주세요.”
“저, 정말이십니까?”
“네.”
백우진은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단호하게 대답했다.
‘대체 여기서 무슨 일이 일어난 거지?’
홍명환이 인상을 찌푸렸다. 처음엔 검사들이 암살자에게 당했다고 생각했지만, 검사들의 상처와 백우진의 반응을 보니, 그런 게 아닌 것 같다.
백우진은 고민을 하는 홍명환을 보고 미소를 지었다. 그가 노리던 대로 홍명환은 여러 가지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았다.
-대단하군.
‘뭐가?’
-저 사람에게 호기심을 만들어서 너에 대한 소문을 퍼뜨리려는 거 아니냐.
‘오, 똑똑하네.’
-저렇게 되면 백가 보단, 백우진이라는 너 개인의 인지도가 올라가게 되겠지.
흑암은 잔머리를 굴리는 백우진에게 혀를 내둘렀다. 정말 순발력은 따라갈 수가 없었다.
“그럼 부탁합니다.”
“아, 예! 맡겨주십시오!”
백우진은 홍명환과 악수를 하고 변화 구역을 떠났다.
홍명환은 백우진이 떠나자마자 핸드폰을 꺼내서 전화를 걸었다. 그의 핸드폰엔‘범죄 능력자 대책 이영현 과장’이라 적혀 있었다.
“과장님!”
-너 업무 중이잖아. 이 시간에 웬일이냐?
“박철현이 죽었어요!”
-박 뭐시기?
“박철현이요! 4등급 범죄자!”
-박철현? 그 암살자?
“네!”
-걔가 갑자기 왜 죽어? 어디에서?
홍명환은 이영현에게 이곳에서 있었던 일들을 모두 말해주었다.
-허, 또 그 도련님인가?
“아는 사람이에요?”
-그 검사가 얼마 전에 말했던 신검백가의 막내다.”
“헉!”
홍명환이 깜짝 놀라서 전화기를 떨어뜨렸다. 그는 떨리는 손으로 다시 전화기를 주웠다.
“4등급 범죄자 사인우를 베었다는 백가의 천재가…
-맞아. 그 친구야.
“어억!”
-박철현까지 잡다니, 그 사이에 또 성장한 건가? 정말 괴물이군.
“그, 그럼 검사들이 죽은 이유는 뭘까요? 그들은 클로가 아니라 검에 당했어요.”
이영현은 잠시 침묵하다가 대답했다.
-신검백가의 다른 직계가 백우진을 견제하려고 한 것 같은데.
“네 견제요?”
-유한검 백성현 때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고 들었어. 아마 백우진은 자신을 기습하려고 했던 검사를 죽이고, 몰래 숨어든 암살자도 죽인 모양이야.
“그, 그게 가능해요? 15살이?”
-그러니까 괴물이지. 그것도 성장하는 괴물…
**
백우진은 집에 돌아오자마자, 행검부를 찾아갔다.
“임무를 끝내고 왔다.”
“알겠습니다. 보고는….”
백우진의 옆을 쳐다 본 행검부의 검사가 고개를 갸웃 거렸다. 옆에 있어야 할 검사들이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메일을 보냈으니, 그것을 확인하도록.”
백가로 돌아오는 동안 작성했던 보고서를 행검부의 전자 주소로 보냈다.
“아, 알겠습니다.”
백우진은 당황하는 검사를 놔두고 자신의 방으로 들어갔다.
-이제 어떻게 할 거냐?
“연락이 올 때까지 기다려야지.”
-연락?
“소집이 있을 거라고 했잖아. 오래 걸리지 않을 거야.”
백우진은 자신감 넘치는 웃음을 지으면서 상태창을 불러왔다.
이름 : 백우진.
나이 : 15세.
타이틀 : 마검의 주인 외 5개.
등급 : 3등급.
기술 : 카인의 오러연공법(2단계), 라사둠의 오러(흑풍), 초집중(1단계), 흑왕탄(1단계), 무령참(1단계)
신체 : 31/100 (하급) (+5)
검술 : 32/100 (하급) (+10)
마나 : 31/100 (하급) (+10)
오성 : 31/100 (하급)
체력 : 31/100 (하급) (+7)
정신력 : 61/100 (상급) (+2)
포인트 : 800 포인트.
“무령참이라….”
이번 임무에서 얻은 능력은 쾌와 중의 격을 담고 있는 세로 베기 무령참이다. 빠르면서도 무겁기 때문에 흑왕탄과 연계해서 사용하기 좋은 기술이었다.
-솔직히 말해서 네가 그 퀘스트를 깨려면 내년은 될 줄 알았다.
“나도 마찬가지야.”
-골렘을 잡으며 무아지경에 빠져서 검로를 만들다니, 검사 역사상 너 같은 놈은 없을 거다.
“나 같은 놈도 있어야 세상이 재밌지.”
-에휴, 말이나 못하면…
흑암은 한숨을 내쉬고 상태창 앞으로 날아갔다.
-흑왕탄과 무령참 둘 다 네게 아까울 정도로 좋은 검로다. 꾸준히 수련해서 만검에 이르도록 노력해라.
“그놈의 만검이 뭔지 설명이나 좀 하고 그런 말을 하시지.”
-산 초입에 있는 놈에게 산 정상이 어떻다고 말을 해도 소용이 없지. 스스로 산에 올라, 만검의 지배자가 되어봐라.
백우진은 또 시작이라고 중얼거리며 능력치를 보았다.
“능력치는 지금 올리지 말고 아껴두는 게 낫겠지?”
-네가 지금 당장 백선아와 싸울게 아니라면 마음대로 해라.“
“안 싸워. 지금은.”
손을 저으며 상태창을 끄고, 흑암에게 손을 내밀었다.
“흑암. 입 벌려봐.”
-인벤토리라니까!
흑암은 성질을 내면서도 인벤토리를 열어주었다.
“주양화를 꺼내줘.”
-에휴…
흑암의 아우라 속에서 여덟 개의 주황색 잎을 가지고 있는 주양화가 밀려나왔다.
“이걸 먹으면 4대 속성에 대한 저항력이 영구적으로 상승해. 맨몸으로도 마법방어 갑옷을 걸친 것과 비슷한 효과를 낼 수 있어.”
-그게 다냐?
“그게 전부 아니야?”
-너도 주양화의 모든 능력을 흡수하는 방법은 모르는군.
“뭐?”
-그 꽃의 제대로 된 사용법은…
똑똑.
흑암이 설명을 하려고 할 때 누가 문을 두드렸다.
“도련님.”
노크를 한 사람은 문주영이었다. 그는 무거운 목소리로 아버지의 말을 전했다.
“가주님께서 직계 분들을 전부 소환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