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Renowned Family's Sword Prodigy RAW novel - Chapter 271
271화. 둥지 (3)
드래곤.
절대적인 존재감을 펼치는 최강의 생명체가 수평선 위로 떠올랐다.
상어를 보는 듯한 삼각형 얼굴에 머리 위로 코끼리의 상아 같은 두 개의 뿔이 솟아나 있었다.
가시처럼 뾰족하게 돋아난 푸른 비늘은 드래곤의 신비로움과 화려함을 극대화했다.
[쿠오오오오!]드래곤이 고개를 들어 올리며 하늘과 바다를 향해 포효를 내질렀다.
무시무시한 존재감을 담아 내지르는 드래곤 피어에 미르 길드의 배가 그대로 멈춰 버렸다.
탐사선 내부에 있던 사람들이 겁에 질려 굳어 버린 것이다.
“크윽!”
백우진이 손을 떨었다. 한참을 떨어져 있음에도 드래곤이 펼치는 살벌한 기운이 그대로 느껴졌다.
‘달라….’
저건 몬스터라고 표현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니다. 여태까지 본 그 어떤 몬스터와도 달랐다. 선을 넘어 하늘에 닿으려 하고 있었다.
쿠구구구!
드래곤이 천천히 머리를 내려 자신의 영역을 침범한 인간의 배를 노려보았다. 검은 안구를 불태우며 그 거대한 턱을 쩍 벌렸다.
고오오오오!
수백 개의 톱니 같은 이빨들 사이로 바다 전체를 얼려 버릴 듯한 어마어마한 냉기가 일렁였다.
-아이스 브레스….
흑암의 말이 주문이 된 것처럼 드래곤이 입에 가득 모은 냉기의 숨결을 내뿜었다.
콰아아아아!
드래곤이 쏟아 낸 새하얀 냉기가 미르 길드의 탐사선을 덮쳤다.
빠드드득!
아이스 브레스는 결계와 보호 장벽을 찢어발기고 미르 길드의 배를 통째로 얼려 버렸다.
너무도 강대한 냉기에 배를 움켜쥐던 파도까지 얼어 흡사 빙하 같은 모습이 되었다.
쩌저저저적!
브레스가 수면 위로 퍼지며 수평선을 따라 바다 전체를 얼리기 시작했다.
허연 숨결에 닿는 모든 것이 얼어붙었다. 흡사 극지방이라도 된 듯 바다 전체가 냉기로 가득 찼다.
해안에 선 백우진에게도 그 냉기가 느껴질 정도였다.
퍼어어엉!
드래곤은 하늘을 찌를 듯한 긴 꼬리를 들어 올려 얼어붙은 미르 길드의 탐사선을 내리쳤다.
콰아아아앙!
탐사선이 조각 나서 가라앉고, 얼어붙은 바다가 반으로 갈라졌다.
드래곤이 천천히 고개를 들어 올려 해안가에 선 백우진을 보았다.
백우진도 두 발로 땅을 내리누른 채로 드래곤과 시선을 마주쳤다.
쿠구구구!
격을 벗어난 인간과 드래곤은 바다를 사이에 두고 서로의 능력을 가늠했다.
백우진의 전신을 훑은 드래곤은 인간이라도 된 듯 비틀어진 웃음을 짓고서 바닷속으로 내려갔다.
“음….”
백우진은 가라앉는 드래곤을 보며 마른침을 삼켰다. 강대하면서도 날것처럼 순수한 마나였다.
저 마나로 어떤 능력을 사용할지 예측되지 않을 정도였다.
-저, 저 도마뱀이 왜 여기 있는 거야!
흑암이 비명을 질렀다. 모든 종족 중에서도 최강이라 불리는 존재가 왜 이곳에 나타난 건지 알 수가 없었다.
-너도 모르는 일이냐?
“전생에서도 이런 일은 없었어.”
백우진이 고개를 저었다. 드래곤의 등장처럼 초대형 사건을 기억하지 못하는 건 말이 되질 않는다. 드래곤은 단 한 번도 나타난 적이 없었다.
“저거 블루드래곤이지?”
-그래. 해룡이라 불리는 블루 종족이다.
“저놈 눈 봤어?
-눈? 갑자기 눈을 왜?
“검었어.”
백우진은 빙하처럼 바다 위에 떠 있는 얼음들을 보며 두 눈을 빛냈다.
-검었다고? 드래곤의 안구는 인간처럼 허옇고, 눈동자는 파충류처럼 길게 갈라져 있다.
“아냐. 확실히 봤어. 저놈의 눈은 검었어.”
-으음, 그러면….
“사해의 왕을 보낸 놈이 드래곤을 보낸 거 같아.”
전생에 존재하지도 않았던 드래곤이 제주도에 등장했고, 안구는 검게 물들어 있었다.
그 검은 눈을 보자 하이엘프를 보내고 사해의 왕을 강림시킨 놈이 자신을 노리고 드래곤을 보냈다는 생각이 들었다.
“문제는 왜 날 노리지 않냐는 거야.”
드래곤은 자신의 기운을 느꼈음에도 다시 바다로 가라앉았다.
노리는 대상이 바로 눈앞에 있음에도 움직이지 않는 게 이해되질 않았다.
-내 예상이지만 이곳의 마나에 적응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적응?”
-그래. 드래곤은 마나에 굉장히 민감한 종족이다. 마투룬 대륙에서 넘어오며 이곳의 마나에 적응을 할 시간이 필요했을 거다.
“그럼 아직 적응이 끝나지 않았고, 적응을 마친 후에 움직인다는 건가?”
-그럴 가능성이 높다. 그때는 몬스터들을 직접 조종하며 움직일 테니, 지금보다 훨씬 위험해질 거다.
“그럼 빨리 처리해야 한다는 거잖아.”
백우진이 손가락을 매만졌다. 지금도 강한데, 적응이 끝나면 얼마나 강해질지 상상이 가질 않았다.
-일단 크기를 보면 웜급 정도 되겠군.
“웜급?”
-드래곤은 살아온 세월에 따라 등급을 나눈다. 방금 나온 놈은 대략 3,000년 정도 산 놈 같다.
“3,000년이라….”
-다만 지금 문제는 놈의 나이가 아니라 종족이다.
흑암은 쯧 하고 혀를 찼다.
-드래곤 중 가장 강한 드래곤은 레드드래곤이지만 가장 잡기 힘든 드래곤은 블루드래곤이라는 말이 있다.
“바닷속에 있어서인가?”
-그래. 바다는 인간에게 정복되지 않은 곳이다. 그곳에 터전을 가지고 있는 놈이니 잡기 불가능에 가깝지.
백우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바다를 제집 안방처럼 드나드는 놈이니, 잡는 난이도는 상상을 초월할 것이다.
-위험하면 바다로 잠수하고, 그 안에서 나오지 않는다. 까다롭기 그지없어. 하필 블루가 나타나다니.
바다에 있는 블루드래곤이 잡혔다는 소리는 들어 본 적이 없었다. 블루드래곤이 잡힌 건 육지에 올라왔을 때뿐이었다.
“혼자서 잡기는 힘들려나? 정령들이랑 함께 싸우면….”
-블루드래곤은 물의 정령왕을 소환할 수 있다. 주변에 퍼진 해양 몬스터도 달려들 테니, 널 도와줄 사람이 좀 필요할 거다.
“빡시네.”
백우진이 인상을 찌푸렸다. 다른 건 몰라도 자신이 드래곤과 싸울 때 주변의 몬스터들을 막아 줄 사람들은 필요할 것 같았다.
“일단은 움직여 봐야지.”
백우진이 굳은 표정으로 해안가를 벗어나 능력자 협회로 향했다.
**
목격자가 많았기에 제주도에서 블루드래곤이 나타났다는 정보는 전 세계로 퍼져 나갔다.
그 소식을 들은 상급 길드들은 협회가 지원 요청을 보내기도 전에 앞다투어 제주도로 달려왔다.
이유는 간단했다. 드래곤이라는 존재의 상징성과 드래곤을 잡음으로써 얻을 수 있는 막대한 보상 때문이었다.
드래곤 스케일, 드래곤 본에 그 어떤 영약보다 뛰어나다고 할 수 있는 드래곤 하트까지. 버릴 것이 없었다.
초대형 길드들은 제주도와 한국을 걱정하는 척을 하며 드래곤의 모든 것을 가지기 위해서 제주도로 모여들었다.
백우진은 능력자들이 모인 협회의 강당으로 들어서며 주변을 살폈다.
좌측엔 미국의 타이푼, 일본의 해신, 중국의 괴령 길드까지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초대형 길드들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반대편에는 수운 길드와 미르 길드, 루카스, 아케인과 그에 맞먹는다는 일본의 제작 길드 도깨비가 앉아 있었다.
백우진이 길드들을 살피는 것처럼 대형 길드 능력자들의 시선도 백우진을 향해 있었다.
‘사실 이곳의 보상은 드래곤만이 아니지.’
백우진은 자신을 향한 관심을 느끼며 피식 웃었다.
-뭐?
‘이들은 단순히 드래곤을 잡는 게 아니라, 나보다 먼저 혹은 나를 꺾고 드래곤을 잡으려 하고 있어.’
현재 백우진이라는 이름은 하늘에 닿아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곳의 길드들은 자신보다 먼저 드래곤을 잡아서 실속과 명예 모두를 챙기기 위해 경쟁심을 활활 태우고 있었다.
“마스터께서 직접 오셨군요.”
백우진은 아케인 길드가 있는 곳으로 다가가 서공명에게 인사를 건넸다.
“보통 일이 아니니까요. 직접 나가지는 못해도 이곳에는 와야죠.”
서공명이 옅게 웃으며 앉으라는 듯 옆의 의자를 가리켰다. 백우진은 고개를 끄덕이고 그의 옆 의자에 앉았다.
“검사님도 직접 나가시는 겁니까?”
“드래곤과 싸울 일이 또 언제 있겠어요. 수련하기에 좋은 기회죠.”
“드래곤과 싸우는 게 수련이라니, 역시 스케일이 다르시군요.”
서공명은 감탄의 눈빛을 보내며 허허 웃었다.
“거기다 여기서 드래곤을 잡을 수 있는 사람이 보이지 않아요.”
백우진이 주변을 살피며 중얼거렸다. 자신감도, 농담도 아니다. 이들 중에 드래곤을 잡을 수 있는 사람은 보이지 않았다.
놈을 상대할 수 있는 사람은 자신뿐이었다.
“저 그러면….”
“능력자 협회 긴급 대책과 한성윤이라고 합니다.”
서공명이 입을 떼려 할 때 단상 위로 30대 남성이 올라와 고개를 숙였다.
‘저 사람 오랜만이네.’
-본 적 있냐?
‘전에 제주도 와서 마족 잡을 때도 저 사람이 브리핑했잖아.’
마족 키르아를 잡을 때 나온 사람도 한성윤이었다. 계속 긴급 대책과에 있기 때문인지 그동안 좀 늙어 있었다.
“지금부터 드래곤에 관한 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제주도 앞바다에서 나타난 드래곤은 블루드래곤으로 그 크기는 60m가 넘고 바다에서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다고 여겨집니다. 목격자인 백우진 검사님의 말씀에 의하면 블루드래곤의 브레스는 9등급 냉기 마법의 몇 배를 넘어서는 위력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한석윤은 바다가 얼어 버린 사진과 블루드래곤의 사진을 보여 주면서 설명을 이어 나갔다.
“브레스만 사용했기에 실제로 마법을 사용하는지, 지능이 어떤지는 알 수가 없습니다. 다만 계속해서 몬스터가 나타나는 것을 보면 드래곤이 무언가를 노리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최대한 빠르게 처리해야 합니다.”
“목격자는 백우진 검사 한 명이오?”
해신 길드의 마스터 카즈마가 손을 들어 올렸다.
“그건 아닙니다. 조금씩 다르긴 해도 목격자 대부분은 백우진 검사님과 같은 의견을 내놓았습니다.”
“흐음, 확실히 거대하고 위험해 보이긴 하지만 처음부터 너무 겁을 먹을 필요는 없소. 목격자들은 항상 자신이 본 것보다 더 크고 위험하게 느끼기에 그들의 말에 빠질 필요는 없다는 말이지.”
카즈마는 자리에서 일어서서 단상 아래로 나왔다. 백우진을 보며 말을 이었다.
“백우진 검사님은 시 서펜트를 잡아보셨습니까?”
“시 서펜트 킹은 잡아 봤습니다.”
“크기가 어느 정도였죠?”
“대략 30m쯤 되었습니다.”
“전 50m가 넘는 시 서펜트를 잡아 보았습니다. 엠페러 시 서펜트라고 불리는 특별한 괴물들이죠. 놈들은 저 드래곤과 비슷한 냉기나, 바람, 화염을 뿜어 냅니다.”
카즈마가 손가락을 튕기자 허공에 거대한 시 서펜트의 사진이 띄워졌다. 방금 말한 엠페러 시 서펜트의 모습인 것 같았다.
블루드래곤과 다르면서도 꽤 비슷한 외형을 가지고 있었다.
“즉, 저놈을 바다에서 끌어 올리면 드래곤이 아니라, 좀 더 큰 엠페러 시 서펜트일 수도 있다는 말이오.”
-지랄한다.
‘놔 둬. 못 봤으니, 저딴 소리를 하지.’
드래곤을 보지 못했기에 저런 개소리를 하지, 눈앞에서 봤다면 오줌을 지렸을 거다.
“알다시피 우리나라는 4면이 모두 바다요. 저 정도 크기의 몬스터들과는 자주 싸워 봤지. 실제로 자이언트 웨일이나, 크라켄은 저 드래곤이라는 것과 비슷한 크기였소.”
카즈마가 뒤에 보이는 드래곤의 사진 위로 자신이 잡은 괴물들의 사진을 보여 주었다.
그는 계속해서 자신들이 많은 보스급 해양 몬스터를 잡았다고 강조했다.
“우리는 해상 전투에 있어서는 스페셜리스트요. 약속하지. 우리의 지시만 듣는다면 피해를 최소화해서 드래곤이라고 허풍 떠는 저 뱀을 잡아 주겠소. 지휘권을 주시오.”
“흐음….”
한성윤이 눈매를 좁혔다. 실제로 해신 길드는 바다 위의 전투에 가장 많은 경험이 있었으며 여러 보스급 몬스터를 잡았다.
하지만 한국에서 일어난 일에 저들이 주도권을 가지고, 백우진을 무시하는 것 같아서 마음에 들지 않았다.
한상윤이 백우진을 바라보았다. 그가 어떻게 움직이느냐에 따라 상황이 바뀌기 때문이었다.
-말하는 싹퉁바가지 봐라. 저 정도면 대가리 깨 달라고 고사를 지내는 거잖아.
“한 가지만 말하죠.”
백우진이 팔짱을 풀고 일어섰다. 그 순간 작은 점 같았던 백우진의 존재감이 무섭게 확장됐다.
“크음….”
카즈마는 백우진의 시선을 받는 순간 심장이 조여드는 감각을 느꼈다. 무저갱이 자신을 바라보는 것처럼 소름이 돋아 올랐다.
“저건 드래곤입니다. 당신들이 잡은 시 서펜트나, 자이언트 웨일과는 다른 몬스터입니다. 아니, 몬스터라는 말도 어울리지 않습니다. 재앙이라 불려도 모자란 존재죠. 이곳에 계신 분들의 수준이 높은 건 알지만, 쉽게 봤다간 아무도 살아서 못 돌아올 겁니다.”
“조, 조금 착각하셨군요. 쉽게 본다는 게 아닙니다. 처음부터 겁을 먹을 필요 없다는 거죠. 준비는 철저히 할 테니, 걱정하실 필요 없습니다. 그리고 바다 위에서는 제가 검사님보다 더 많은 것을 알고 있습니다.”
카즈마는 위축된 상태에서도 끝까지 자신이 바다 위에서만큼은 백우진보다 낫다고 선언했다. 방금 백우진의 기운에 밀린 것을 믿기 싫은 오기였다.
“…….”
백우진은 더 이상 말을 하지 않기로 마음먹었다. 드래곤을 직접 마주치지 않는 이상 저들의 아집은 고쳐지지 않는다.
거기다 카즈마와 그를 따라온 능력자들의 눈빛에 담긴 건 자신에 대한 질투와 이름을 알리겠다는 열망이었다.
지금의 저들에게 자신의 말은 소 귀에 경 읽기일 뿐이었다.
-야, 그만 말해. 저런 놈들은 말을 들어 먹질 않아. 입만 아프다.
‘그래. 불필요한 말이었어.’
목숨이 달린 일이니 웬만해서는 모두 살 수 있게 해 주고 싶었지만, 저런 식으로 나오면 답이 없다.
“그럼 이건 어떻겠습니까? 저희와 백우진 검사님이 따로 움직이는 거죠. 그러면 누구 말이 맞는지 확실히 알 수 있지 않습니까?”
카즈마는 자신의 비틀어진 열망을 숨기지 못하고 결국 내기라는 수까지 제안했다.
“지금 이 상황은 장난이 아닙니다. 여기는 한국이고, 힘을 합쳐도 모자랄 판에….”
“맞는 말씀이십니다. 하지만….”
한성윤이 나서려 할 때 카즈마가 말을 막았다.
“저희는 지금까지 따로 움직여 왔습니다. 이제 와서 손을 맞추기보다는 각자 마음이 맞는 사람들끼리 따로 움직이는 게 좋을 거 같은데요? 혹시 제 말에 동의하시는 분들 계십니까?”
카즈마가 거수하라는 듯 손을 들자, 타이푼과 도깨비, 괴령 길드가 손을 들어 올렸다.
가만히 있는 길드와 능력자들은 아케인과 한국 길드뿐이었다.
‘미리 준비해 왔군.’
저 모습을 보니, 길드들이 동맹을 먹고 미리 준비했다는 게 확실해졌다.
“잠시만요! 이렇게 막무가내로 움직이면 안 됩니다! 여긴 한국입니다!”
“좋네요.”
백우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경고는 충분히 해 주었다. 알아서 미끼가 되어주겠다 하니, 고마울 뿐이다.
“대신 내기의 승자가 드래곤과 이번 전투에서 얻는 모든 것을 가지는 게 어떨까요?”
“좋습니다! 역시 시원하십니다.”
“그럼 나중에 보죠.”
백우진은 히죽 웃는 카즈마를 보며 눈빛을 서늘하게 가라앉혔다.
-다 뒤지겠구만….
**
강화 빙결 결계를 포함한 여러 준비가 필요했기에 협회에서는 3일 후 함께 출발하기로 결정을 내렸다.
백우진은 아케인 길드에서 준비한 배로 다른 한국의 능력자들과 함께 움직이기로 결정을 내리고 해변으로 나왔다.
-블루드래곤과 전투를 하기 위해서는 바다에서 뜨거나, 하늘을 나는 건 기본이다. 최소한 물 위에 떠 있을 수는 있어야지.
“수상비를 말하는 거야?”
-그것보다 높다. 뛰거나, 걷지 않아도 바다에 떠 있을 수 있어야 한다.
“한번 해 봐야겠는데.”
수상비는 지금도 할 수 있겠지만, 가만히 떠 있는 건 어떻게 될지 알 수가 없었다.
투웅.
천천히 바다 위로 발을 올렸다. 발을 올린 바다의 표면에 동심원이 퍼지며 몸이 물 위로 가볍게 떠올랐다.
“오, 되네!”
아주 천천히 물을 밟고 있음에도 가라앉지 않았다.
-뭐, 뭐냐? 왜 한 번에 되는 거야!
흑암이 자신도 모르게 소리를 질렀다. 처음부터 저렇게 잘하는 건 말이 되질 않았다.
수상비는 몰라도 저렇게 느리게 걷기 위해서는 오러와 무예의 묘리가 적절한 조화를 이뤄야 한다.
아무리 천재라도 처음부터 저리 잘하는 건 불가능한 일이다.
“그냥 되는데.”
-이 세상에 그냥이 어디 있어!
“천무지체랑 흐름을 보는 눈이 오러와 흐름, 무예 묘리의 조화를 알아서 느끼게 해 줘.”
백우진이 빙긋 웃으며 산보를 하듯 바다 위를 여유롭게 걸었다.
천무지체와 흐름을 보는 눈을 운용하니, 물 위에 뜨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감이 잡혔다.
정, 흡, 와, 유의 묘리를 적절히 조화하니, 물 위에 뜨는 게 어렵지 않았다.
“이 상태에서 검술 수련을 하면 효과가 두 배로 나오겠는데.”
-미친….
흑암이 어처구니가 없다는 듯 탄식을 흘렸다. 3일간 바다에 뜨는 걸 가르치려 했는데 그걸 한순간에 해 버렸다. 말이 나오질 않았다.
“너무 당황하지 말고, 다음 기술이나 알려… 응?”
백우진이 바다 위에서 검술 수련을 하려 할 때 해안가를 지키라고 소환한 설빙이가 펄럭이며 날아왔다.
“짹!”
“너 왜 여기에… 어?”
설빙을 안으려 했지만, 녀석은 자신이 아니라 바다를 향해 뛰어들었다.
퍼어엉!
설빙이 바다에 들어선 순간 파도가 깃발처럼 펄럭이며 퍼런 물로 이루어진 여성이 몸을 일으켰다.
[으휴, 너 때문에 들켰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