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Renowned Family's Sword Prodigy RAW novel - Chapter 275
275화. 둥지 (7)
“눈여겨본 보람이 있다니까.”
에르윈은 설빙의 붉은 깃털을 뿌듯하게 바라보았다.
흑수를 얼리는 붉은 얼음이라니 아름다우면서도 강력했고, 설빙과 너무도 잘 어울리는 능력이었다.
“이제 가렴.”
에르윈은 백우진과 힘을 합쳐서 케레스의 브레스를 막아 내라고 설빙을 보내 주었다.
[캬오오!]하지만 설빙은 흑수와 케레스의 마법들을 얼려 방해 요소만 없애 줬을 뿐 백우진에게 다가가지 않았다.
“뭐 해. 빨리 가! 네 주인이….”
[캬릉!]설빙은 허공에 뜬 채로 고개를 저었다. 그 눈빛에 담긴 건 자신의 주인을 완벽하게 믿는 신뢰의 빛이었다.
[카우우!]“저 인간이 변했다고?”
에르윈이 토끼 눈을 떴다. 설빙은 무언가 확신을 가진 듯 백우진이 변했다고 말했다.
‘어? 저 녀석….’
백우진을 보자마자 깨달았다. 그의 수 속성 저항력과 감응력이 최고치로 올라가 있었다.
자신이 사용하는 흑수나, 9등급 수 속성 마법이라 해도 통하지 않을 정도였다.
치이이잉!
백우진은 자만했는지 브레스를 끌어 올리는 케레스 앞에서도 물러나지 않았다.
“그건 아니야!”
에르윈이 비명을 질렀다. 드래곤의 브레스에 들어 있는 건 냉기만이 아니다. 드래곤 하트에 담긴 거대한 마나의 폭풍이 함께 쏟아진다.
수 속성 저항력이 절대치를 찍었다고 해도 저 브레스에 맨몸으로 부딪치는 건 미친 짓이었다.
“이대로 있다가는 죽을… 으음.”
에르윈은 백우진을 부르려다 손을 내렸다. 그의 얼굴에 새겨진 감정은 자만도, 공포도 아니다.
당연히 할 수 있다는 담담한 얼굴로 쏟아지는 냉기의 숨결을 바라보고 있었다.
백우진의 눈빛을 보자, 그가 아이스 브레스를 쪼갤 수 있으리라는 예감이 스며들기 시작했다.
콰아아아!
백우진의 검에서 짙고도 짙은 칠흑의 빛이 치솟았다.
광대한 냉기와 마나가 폭발하는 냉기의 숨결이 홍해처럼 쩍 갈라졌다.
브레스를 쏟아 낸 케레스의 눈동자가 꺼지기 직전의 촛불처럼 흔들리는 게 보였다.
그는 할 수 있는 모든 방어 용언을 사용했지만, 백우진이 뿜어낸 빛은 그 방어마저 찢었다.
마루툰 대륙을 오시하던 마룡의 비늘이 갈라지고, 그 목이 얼어붙은 바다로 추락했다.
쿠웅!
드래곤 하트가 갈라진 케레스의 목이 얼어붙은 바다로 떨어졌다.
“아….”
그 거대한 소리에 멍했던 에르윈의 눈동자에 빛이 돌아왔다.
“저 인간이라면….”
그녀는 어떤 희망을 담은 눈으로 백우진을 바라보았다.
**
쿠우웅!
백우진은 케레스의 목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며 입술을 깨물었다.
여덟 개의 묘리가 섞인 새로운 신살을 쏟아 내자, 말할 수 없을 만큼의 희열이 몸을 감쌌다.
이래서 검술을 수련한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꽤, 꽤 괜찮구만. 쓸 만하겠… 어.
흑암의 목소리에 섞인 흔들림이 느껴졌다. 녀석도 성장한 신살에 놀란 모양이었다.
“솔직하게 칭찬하면 어디가 덧나냐?”
-웃기지 마! 넌 멀었어! 아직도 애송이라고!
“이렇게 큰 애송이가 어디 있냐.”
-실력이 애송이라는 말이다! 한 방 감 주제에!
“누구랑 이야기하는 거지?”
백우진이 흑암과 작은 말다툼을 벌이고 있을 때 바다에서 에르윈이 솟아올랐다.
우우웅!
에르윈이 손가락을 튕기자, 케레스의 목과 몸 사이에서 쪼개진 드래곤 하트가 하나로 합쳐졌다.
“어차피 얻을 건데 손해 없이 챙겨야지. 이 녀석은 블루드래곤이라 드래곤 하트의 기운에 수 속성이 짙지만, 너라면 잘 흡수할 수 있겠지.”
그녀는 합쳐진 드래곤 하트를 흑수로 얼려 버린 뒤 백우진에게 넘겨주었다.
“화 속성이 짙은 영약이 있으면 함께 흡수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거야.”
“감사합니다만 정말 괜찮습니까?”
“내가 몇 년을 살아왔다고 생각하는 거야? 계약자의 죽음은 수도 없이 봐 왔어. 이런 식은 처음이지만.”
에르윈은 씁쓸함 반, 시원함 반이 섞인 듯한 미소를 지었다.
“저 아이도 성장했으니, 내 목적도 이뤄졌고.”
“아….”
백우진이 에르윈의 손짓을 따라 뒤를 돌았다. 더 크고 화려한 깃털을 뽐내는 설빙이 내려서 있었다. 전설 속 봉황이 강림한 듯한 모습이었다.
“도와줘서 고맙다. 수고했어.”
[캬우웅!]백우진이 쓰다듬자, 설빙은 기분이 좋은지 머리를 비볐다.
-덩치는 큰데 여전히 애구만.
“후후, 질투 날 정도로 보기 좋네. 어쨌든 난 이만 가 봐야겠어.”
“그럼 설빙의 시험은….”
“당연히 통과. 차기 물의 왕이라는 걸 인정할게.”
에르윈은 나뭇잎에 고인 이슬 같은 미소를 지었다.
“축하해. 너희 모두.”
그녀는 백우진과 설빙 모두의 머리를 쓰다듬고 뒤로 물러났다.
“감사합니다.”
“힘의 전승은 차차 이루어질 거야. 나중에 또 보자.”
에르윈의 몸이 희미해지며 바다로 가라앉기 시작했다.
“네. 또 보죠.”
백우진은 싱긋 미소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에르윈은 마지막으로 손을 흔들고 거품이 되어 사라졌다.
“설빙, 레오. 저놈 들어.”
백우진은 두 정령에게 케레스의 시체를 들어 올리라고 지시하며 웃었다.
“전리품은 확실하게 챙겨야지.”
**
여러 대의 전투선이 얼어붙었기 때문에 카즈마와 발렌, 서문진은 중앙에 있는 도깨비 길드의 전투선에 모여 있었다.
“와….”
“으허헉!”
“으아….”
세 사람은 백우진이 수룡을 잡은 것을 보고 기절하듯 뒤로 넘어갔다.
“이, 이거 현실 맞아?”
카즈마가 턱을 달달 떨었다. 드래곤은 자신들로는 잡을 수 없는 재앙이었다.
하지만 백우진은 그 재앙을 홀로 잡아 냈다. 어떤 게 현실이고, 어떤 게 꿈인지 알 수가 없을 지경이었다.
“허억!”
“온다! 온다고!”
“저, 저걸 통째로 가져와?”
백우진은 자신이 죽인 블루드래곤의 시체를 통째로 들어서 가져오고 있었다.
백우진은 블루드래곤의 시체를 얼어붙은 배 옆에 두고, 중앙의 배 위로 올라왔다.
“모, 목숨을 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구명의 은에 감사드립니다!”
“호, 혼자 드래곤을 잡다니, 정말 미치셨어요! 무신 그 자체셨습니다!”
백우진이 올라오자마자, 전투선에 타고 있던 능력자들이 무릎을 꿇고 머리를 땅에 박았다.
“헉!”
“가, 감사합니다!”
“구해 주셔서 고, 고맙습니다!”
카즈마와 발렌, 서문진도 누가 뭐라고 하기도 전에 무릎을 꿇었다.
그들의 머릿속에 도발이나, 반항은 남아 있지 않았다.
백우진이 자신들과 격이 다르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상황은 끝났으니, 계산을 해야지?”
백우진이 반말을 사용했음에도 누구도 그게 이상하다 생각하지 않았다. 당연한 듯 받아들였다.
“아, 예! 다, 당연하죠. 드래곤의 모든 것을 가져가셔도 됩니다!”
“너 무슨 헛소리를 하냐.”
백우진은 슬쩍 고개를 들어 올린 카즈마를 보며 인상을 구겼다.
“예? 제, 제가 무슨 잘못이라도….”
백우진의 서늘한 시선을 받은 카즈마는 이빨을 딱딱 부딪치며 몸을 떨었다.
“드래곤은 내가 혼자 잡았잖아. 당연히 내 거지.”
“아, 예! 그, 그렇죠!”
“내기 기억 안 나? 드래곤을 잡는 동안 나오는 모든 물건들을 승자가 가지는 거? 즉, 너희가 잡은 몬스터들이 가지고 있던 마석과 아이템도 내 거라는 거지.”
“아….”
카즈마가 입을 쩍 벌렸다. 백우진과 내기를 했던 것이 이제야 기억났다.
“아, 알겠습니다. 저희가 얻은 마석과 아이템을 모두 드리겠습니다.”
“아, 그리고….”
백우진은 고개를 끄덕이며 배 이곳저곳에 널린 해양 몬스터용 도구와 장비들을 보았다.
“저것도 이번 전투에서 얻은 거 같은데.”
“예? 저, 저건 아닙니다. 저것들은 저희 도깨비에서 지원을….”
“닥쳐!”
도깨비 길드의 마스터 히로시가 나서려 할 때 카즈마가 그의 입을 쳐 버렸다.
“무, 물론입니다. 전부 검사님의 것이죠.”
카즈마는 백우진의 미소에서 피어나는 살기를 느꼈다. 지금은 다른 걸 가릴 때가 아니다.
도구든 마석이든 장비든 원하는 건 모두 줘야 했다.
“생각해 보면 전투선들도 이번 전투에서 얻은 거 아닐까?”
“예에?”
“그, 그건….”
카즈마와 발렌이 마른침을 삼켰다. 전투선의 가격은 이런 장비들에 비교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나 아니었다면 전부 침몰했을 건 뻔한 일이잖아. 아.닐.까?”
“마, 맞죠! 암요!”
“여기 있는 거 전부 검사님 겁니다!”
“하하! 다 가지십시오! 백, 백가로 운송해 드릴까요?”
백우진의 뚝뚝 끊어지는 마지막 말에 카즈마와 발렌, 서문진이 미친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고마워. 그럼 항구까지 운반 좀 부탁할게. 하나라도 빠지면 너희 길드로 찾아갈 테니까. 뺄 생각 마시구요.”
“예엡!”
“무, 물론입니다!”
백우진은 마지막 존댓말로 협박을 하고, 반대편 배에 있는 서공명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다 끝났습니다! 가시죠!”
-와, 이 자식 진짜 양아치야! 아주 쌩 양아치라고!
**
드래곤은 하나의 로망이었다.
드래곤이 얼마나 강할지, 얼마나 클지, 어떤 능력을 사용할지에 대해 많은 궁금증을 가지고 있었다.
이번에 드래곤이 등장했을 때 세계의 모든 관심이 제주도로 모이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사람들은 드래곤의 사진과 그가 브레스를 사용했다는 목격담을 듣고, 제주도와 한국에 막대한 피해가 생길 거라 예상했다.
아무리 백우진이나, 해상전 전문 길드가 있다고 해도 이길 수 없다고 생각했다.
모두가 드래곤에 대한 걱정과 흥미를 동시에 피워 낼 때 긴급 속보가 올라왔다.
백우진이 홀로 블루드래곤을 잡았다는 믿기 힘든 속보였다.
그 속보가 올라간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블루드래곤과 백우진의 전투 영상이 인터넷에 업로드되었다.
배에 고정된 카메라였기에 흔들림이 많았지만, 덕분에 현실감이 장난 아니었다.
영상은 백우진이 드래곤과 힘을 겨루다가 설빙이 적빙을 각성하고, 결국 드래곤의 목을 베는 장면까지 찍혀 있었다.
영상은 하루 만에 3억 뷰가 넘었고, 수천만의 댓글이 달렸다.
-와, 시발! 진짜 드래곤을 볼 줄이야!
-그걸 잡은 백우진은 대체….
-아주 주르륵 쌌다. 팬티 갈아입고 옴.
-ㄹㅇ 혼자 잡았네. 이거 뭐냐? 드래곤이 약한 거야, 백우진이 강한 거야?
-백우진 까는 새끼들 이런 영상엔 또 안 나타나지?
-나올 수가 없지. 다른 길드 다 짜져 있을 때 혼자 잡았는데. 여기서 ㅂㄷㅂㄷ만 하다가 가겠지. ㅋㅋㅋ-이제 백우진 > 천무맹주 인정?
-브레스를 막는 검은 벽에, 브레스를 가르는 검격이라니, 미치고, 지렸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웃음밖에 안 나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거 현실 맞냐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일 년 기약에서 백천화가 이길 거라고 생각했는데 다시 생각해 봐야겠는데….
-나도 토토 취소하고 옴. 백우진에게 전 재산 건다! 가즈아!
-하악! 하악! 하루만 백우진이 되고 싶다. 제발! 제발!
드래곤이라는 상징성과 그를 홀로 잡고 사람들을 구한 영웅적인 면모 때문에 백우진은 백천화와 맞먹을 위상을 가지게 되었다.
백우진과 백천화의 결투 승자를 예측하는 도박 사이트에서도 백우진을 고르는 사람들의 숫자가 급속도로 늘어날 정도였다.
**
“어….”
신검백가의 정문에 선 문주영은 입을 쭉 벌린 채로 정문을 뽀개고 들어오는 드래곤의 시체를 보았다.
의검대 검사들이나, 구경 나온 검사들도 역시 드래곤의 시체를 보며 기겁했다.
“이, 이게 드래곤….”
“으와….”
“으히히히!”
홍남기는 놀라서 뒤로 자빠졌고, 홍아라는 토끼처럼 눈을 동그랗게 떴으며, 김우혁은 씹덕답게 드래곤의 사진을 찍느라 바빴다.
“정말 이걸 잡으신….”
“잡았으니 가져왔지. 뭘 그리 놀라.”
백우진이 피식 웃으며 부서진 정문을 넘어왔다.
“아니, 골렘을 잡으러 가신다던 분이 용을 잡고 왔으니까 놀랄 수밖에요!”
문주영이 끝을 알 수 없는 드래곤의 시체를 보며 혀를 내둘렀다.
골렘을 잡겠다고 제주도에 가 놓고, 정문으로 들어오기도 힘든 크기의 용을 잡아 왔으니, 놀랄 수밖에 없었다.
“원래는 더 컸어. 아케인하고 몇몇 길드에 나눠 줘서 작아진 거지.”
“으어, 이것보다 더 컸다니….”
“보존 마법은 확실하게 걸어 놓았으니, 잘 보관해 놔.”
“이걸 어디다 보관… 이, 일단 알겠습니다.”
문주영은 어색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주인이 시키면 어떻게든 해야 했다.
“아버지는?”
“아직 나오지 않으셨습니다.”
“그래?”
백우진은 살짝 눈매를 찡그리며 높게 솟은 가주전을 보았다.
아무래도 자신을 죽일 만한 임무를 내리기 전까지는 저 안에서 나오지 않을 생각인 것 같았다.
“무영객에게 연락은 없었어?”
“그 새끼… 아니, 없었습니다.”
“왜 또 화난 건데.”
“이번에도 제 지갑을 훔쳐 가서….”
-또? 훔침을 당하는 놈이나, 훔치는 놈이나 아주 대단해.
“너도 조심 좀 해라.”
백우진은 피식 웃으며 문주영의 어깨를 두드렸다.
“난 한동안 연공을 해야 할 거 같으니, 저거 잘 부탁할게.”
“연공을 하신다구요? 바로?”
“그래.”
백우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희대의 영약과 그걸 증폭시킬 기구를 얻었으니까. 써먹어 봐야지.”
**
백우진은 드래곤의 사체를 의검대에게 맡긴 뒤 연공실에 들어왔다.
연공을 하기 전에 검은 판자를 꺼내 바닥에 깔고, 그 위에 검은 기둥을 세웠다.
-이게 흑목으로 만든 거라고?
“그렇다잖아.”
백우진이 고개를 끄덕이며 검은 기둥을 판자에 고정시켰다.
이 판자와 기둥은 서공명이 넘겨준 아이템으로 오러 연공을 도와주는 도구였다.
흑목의 가장 큰 특징인 마나 응집을 이용해서 오러 연공의 효과를 극대화시켜 주는 능력이 있다고 한다.
-잘 되려나?
“이 도구는 영약의 기운을 천천히 대신 모두 흡수할 수 있게 해 준대. 장기적으로 좋다는 거지.”
-에휴, 진짜 인복에 운빨에 아주 인생이 팡팡 터지는구나.
“그럼 바로 시작을….”
띵!
백우진이 연공을 시작하려 할 때 청아한 종소리가 들려왔다.
-허억! 이건 지옥의 종소리….
[돌발 퀘스트를 완료하셨습니다.] [보상 5,000포인트가 지급됩니다.] [돌발 보상이 지급됩니다.] [수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구하셨습니다.] [셀 수 없이 많은 사람들이 당신의 활약에 경악하고 감동했습니다.] [최초로 드래곤을 처치했습니다.] [최초로 드래곤을 홀로 처치했습니다.]띵!
[5,000포인트가 추가 지급됩니다.] [특성 가 추가 지급됩니다.] [타이틀 가 추가 지급됩니다.] [돌발 보상이 만검의 보상으로 전환됩니다.]-뭐, 뭐가 이리 많아! 끝이 없잖아!
“우와….”
짜증 내는 흑암과 달리 백우진의 얼굴은 활짝 피어났다.
사람들을 살리고, 최초로 드래곤을 잡았기 때문인지 5,000포인트에 타이틀, 특성, 만검의 보상까지 받았다.
자신이 생각해도 좀 많이 과하다고 느낄 정도의 보상이었다.
“그놈들을 살린 게 잘한 거였나?”
백우진이 피식 웃었다. 해신 길드 놈들을 살려서 해상 전투용 장비들과 전투선 6대를 얻었는데 이런 보상까지 추가로 얻으니, 구해 주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허허허허허!
흑암은 어처구니가 없었던지 아주 긴 헛웃음을 터트렸다.
-미쳤냐고! 시스템! 이 꼴뚜기 같은 새끼! 대가리에 뇌 대신 쫄면 사리를 넣어 둔 게 분명해!
그는 웃다 말고 부르르 떨며 소리를 내질렀다.
-평소라면 말을 안 해! 드래곤 하트가 눈앞에 있는데 이런 걸 왜 주는 거냐고!
세상 최고의 영약이라고 할 법한 드래곤 하트를 앞에 두고 저런 보상들을 주니, 배알이 꼴리다 못해 뒤틀어질 정도였다.
“확인이나 해 볼까.”
백우진은 이젠 익숙해진 흑암의 불평을 무시하고 얻은 보상을 확인했다.
등급: 레전더리.
모두가 무릎을 꿇었을 때 홀로 절대적인 몬스터와 싸워 이긴 자에게 주어지는 특성이다.
홀로 9등급 이상의 몬스터와 전투 시에 모든 능력치 20% 증가.
등급: 레전더리.
드래곤과 싸워 이긴 자만이 얻을 수 있는 타이틀이다. 드래곤을 포함한 용족과 전투 시에 특별한 혜택을 얻는다.
용족과 전투 시 공격력 20% 상승.
용족과 전투 시 방어력 20% 상승.
사대 속성 저항력 20% 상승.
-제기랄! 옵션 한번 더럽게 좋네!
제한이 있긴 하지만, 백우진에게 잘 맞고 효과가 좋은 타이틀과 특성이었다.
“둘 다 대박이네. 또 드래곤하고 싸우면 더 편하게 잡겠는데.”
백우진은 빙긋 웃으면서 세 번째 보상을 열었다.
스르르륵.
백우진과 흑암의 눈앞에 10장의 카드가 주르륵 나타났다. 오랜만에 보는 만검의 보상이었다.
“흑암아, 뭘 뽑을까?”
-닥쳐!
“다악쳐어. 자음, 모음 합쳐서 다섯 개네. 그럼 다섯 번째.”
-아오! 저 얄미운 놈!
백우진은 킥킥 웃으며 다섯 번째 카드를 골랐다.
용광로의 불길처럼 뜨거운 열기와 함께 새빨간 빛이 연공실 전체를 뒤덮었다.
-또야? 또전더리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