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Renowned Family's Sword Prodigy RAW novel - Chapter 29
29화. 던전 쓸러 왔습니다.
-운이 좋은 놈은 정말 뭘 해도 되는 구나.
흑암은 멍하니 있다가 1분 만에 정신을 차렸다.
“운이 아니라, 내가 지극 정성을 들여서 물을 끓인 덕분이지.”
-지극정성은 개뿔! 얻어 걸린 거잖아!
“흑암. 네가 잘 모르나 본데….”
흑암에게 능글맞은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
“결과가 좋으면 다 좋은 거야. 무슨 말을 해도 통하지. 앞으로 나만 믿고 따라와.”
-끄으으…
흑암은 이를 갈았다. 하고 싶은 말이 많았지만 할 수가 없었다. 어떤 대꾸도 소용없을 정도로 결과가 좋았으니까.
“어쨌든 이런 추가 능력치를 받다니, 주양화를 하나 더 먹은 것과 다를 바 없는데.”
-그 이상의 기연이다. 주양화를 따뜻한 물에 타먹어서 능력치를 얻다니, 어이가 없어.
흑암은 아직도 당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검날을 절래절래 흔들었다.
“속성 저항력이랑 오러 저항력은 맞아봐야 아는 거니까 놔두고, 마나 감응력이 오른 건 시험해 봐야지.”
-오러 연공을 해봐라. 차이를 느낄 수 있을 거다.
“알겠어.”
가부좌를 하고 카인의 오러 연공법을 운용했다. 연공을 시작하자마자, 외부의 마나가 노도처럼 밀려오는 것이 느껴졌다.
쿠구구구.
훨씬 많은 양의 마나를 흡수하고 운용하는데도 오러를 통제하는데 전혀 어려움이 없었다. 단전에 쌓이는 오러의 양도 늘어나 있었다.
“후우….”
백우진이 오러 연공을 끝내고 눈을 떴다. 그의 얼굴엔 만족감으로 가득 찬 미소가 걸려있었다.
-어땠나?
“완전 달라졌어. 흡수하는 마나의 양이 많아졌고, 오러를 통제하는 것도 훨씬 쉬워졌어.”
-네가 예전에 먹은 감응력 단환의 효과도 적용되니까 당연한 일이다.
흑암의 말에 첫 돌발보상에서 얻은 감응력 단환이 생각났다.
-단순히 많은 마나만 다룰 수 있게 된 게 아니다. 오러의 발동속도도 빨라질 테고, 순수하고 질 높은 오러를 생성할 수 있을 거다. 간단히 말해서 넌 더 높게 날 수 있는 발판을 만든 것이다.
“듣기만 해도 설레는데.”
미래에 대한 기대감으로 얼굴이 뜨거워진 것을 느꼈다. 주먹을 쥐었다가 펴며 흥분을 가라앉혔다.
“속성 감응력도 올라갔는데 이건 어따 쓰는 거야?”
-네 오러에 4대 속성을 담을 수 있다.
“그, 그거 특별한 오러만 가지는 능력이잖아!”
-그 특별한 오러들이 속성 감응력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것들이다.
“그럼 나도 쓸 수 있다는 거야?”
-물론이다. 다만 다른 방식의 수련이 필요할 거다. 그것도 굉장히 빡쎈 수련이.
백우진은 흑암의 말을 듣고도 전혀 겁먹지 않았다. 강해지기 위해 수련하고 노력하는 건 그에게 즐거움 그 자체였다.
-속성 감응력을 바탕으로 정령도 소환할 수 있을 거다.
“정령? 그건 어떻게 하는 건데?”
깜짝 놀라서 벌떡 일어났다. 정령이라니, 잘못 들은 줄 알았다.
-난 검인데 그런 걸 알 리가 없지. 내 주인 중에 정령을 다뤘던 녀석은 없었다.
“그럼 정령사를 찾아봐야겠네?”
-그렇게 해라. 정령도 네 힘이 되는 건 마찬가지니까.
“검이나 수련 하라고 할 줄 알았는데.”
-난 융통성이 있는 검이다. 정령은 단순무식한 검사들에게 꽤나 도움이 되는 능력이니, 있어서 나쁠 것은 없지.
백우진은 흑암의 대답에 미소를 지었다. 자기보고 융통성 있는 검이라고 하는 모습이 웃겼다.
“정령은 차근차근 하고, 오늘부터는 무슨 수련을 할까? 보법이랑 찌르기?”
-찌르기와 보법을 숙달시키면서 실전을 경험하는 게 좋겠군.
“실전?”
-실전이야 말로 최고의 수련이다. 많은 몬스터와 다양한 상황을 경험해라.
흑암은 백우진의 눈앞으로 날아와서 다시 말을 이었다.
-넌 무아지경으로 인해 수련의 계단을 단숨에 뛰어넘어버렸다. 아직 네 힘을 제대로 통제할 수 없을 테니, 개인 수련과 실전을 병행하며 네 검술을 완전히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라.
“옳은 말이네.”
고개를 끄덕일 때 새로운 창이 눈앞에 나타났다.
[새로운 퀘스트가 도착했습니다.]다양한 실전은 성장에 큰 도움이 됩니다. 강해진 능력을 바탕으로 실전을 경험해보세요.
조건 : 보스가 있는 2등급 던전 20개 클리어. (던전 클리어 기여도가 가장 높아야 인정.)
퀘스트 수락 혜택 : 퀘스트 진행 기간 동안 던전 내부의 정보를 획득할 수 있습니다.
보상 : 700포인트, 타이틀.
현재 진행 : 0/20
피식 웃고서 흑암을 쳐다봤다.
“이번엔 너하고 시스템하고 마음이 통했네.”
-무, 무슨 소리냐. 지난번에도 말했지만 난 기초 검술을 시키려고…
“네. 네.”
-말 좀 들어!
흑암에게 손을 흔들며 다시 퀘스트 창을 보았다.
“보스가 있는 2등급 던전이면 3등급 던전과 같은 수준이니까. 3등급 던전을 깨도 되는 건가?”
-난이도를 높여서 클리어하는 건 상관없다.
그럼 던전을 찾을 때 2등급만이 아니라, 3등급 던전도 함께 찾아야 할 것 같다.
“기여도가 높아야 한다는 건 솔플을 하라는 뜻이겠네.”
-너 혼자 다 쓸어버려야 인정하겠다는 것 같군.
“마음에 들어.”
파티나 길드 단위로 움직이라는 것보다 혼자 쓸어버리라는 게 훨씬 편하다. 역시 시스템하고는 마음이 통하는 것 같다. 백우진은 바로 퀘스트를 수락했다.
“일단 새로운 신분을 구해야겠어.”
-신분?
“그래.”
백우진은 핸드폰을 꺼내서, 문주영을 호출했다.
“부르셨습니까.”
문주영은 3분도 되지 않아, 백우진의 방 앞에 나타났다.
“본 지 얼마나 됐다고, 또 인사야. 그냥 들어와.”
백우진은 손을 저으면서 문주영을 방으로 들여보냈다. 그에게 자리를 안내해주고, 그 맞은편에 앉았다.
“음….”
백우진은 문주영의 눈을 쳐다보았다. 그의 눈빛은 예전과는 확연히 달라져 있었다.
처음의 그가 백천화의 명령으로 자신을 호위를 했다면, 지금은 우러나오는 마음으로 호위를 하고 있었다. 문주영이 자신을 진정한 주인을 여기기 시작했다는 뜻이다.
“부탁이 있다.”
“말씀하십시오.”
“아버지께도 비밀로 한다면 말해줄게.”
백우진의 말에 문주영이 움찔 거렸다. 그런 말이 나올 줄은 생각지도 못한 표정이다.
-뭔가 상황이 신기하군. 부탁하는 놈이 조건을 붙이다니.
‘예전이라면 말도 안 되는 일이지. 하지만 문주영은 나를 바로 옆에서 지켜봤어. 내 가치를 보았고, 내가 어떤 사람인지 느꼈지. 그가 나를 따를 가능성은 높아.’
-너 혹시 독심술 같은 거 쓰냐?
‘독심술은 무슨.’
흑암의 말에 코웃음을 치고, 고뇌하는 문주영의 대답을 기다렸다.
“전 도련님의 호위지만, 신검백가의 검사입니다. 백가에 해가 되는 일은….”
문주영은 한참 후에 입을 열었다.
“그런 건 아니야.”
“그럼 비밀을 지키겠습니다. 가주님을 포함한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겠습니다.”
백우진이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꾸준하게 능력을 보여주고, 호위가 아닌 동료로 대한 결과가 나타났다. 문주영은 이제 아버지가 아니라, 자신에게 마음이 기울었다.
“어떤 부탁인지 말씀해 주십시오.”
“3등급 이상 검사의 신분이 필요해. 나이는 20대로.”
“이유를 알 수 있겠습니까?”
“던전에서 실전 수련을 하려고.”
“그런 거라면 가문의 영향력을 이용하는 것이 낫지 않겠습니까?”
“너도 들었잖아. 백선아의 뒤엔 다른 사람이 있어. 밖에서 암살자를 만나긴 싫거든.”
“아….”
문주영은 무슨 말인지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누가 백우진을 노리는지 알지 못하는 이상 가문 밖에선 정체를 숨기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알겠습니다.”
문주영은 2주정도만 시간을 달라고 한 뒤 밖으로 나갔다.
-견제의 이유만은 아니지?
“습격을 피하기 위한 것도 있지만, 백우진이라는 이름값을 위해서지.
-이름 값?
“그래. 가문 밖에서도 내 소문이 조금씩 돌고 있을 거야. 아마 천재나 괴물 같은 수식어가 붙어있겠지.”
-그럴 거다. 약관도 되지 못한 검사가 4등급 범죄자들을 처리했으니.
백우진은 이미 자신에 대한 소문이 퍼지고 있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것도 굉장히 신비롭고 호의적인 소문이.
“그런 백우진이 2등급 던전을 돌기 시작하면 그 소문은 애매하게 변해버려. 백우진이 정말 천재인지 의심하는 사람들이 생긴다는 뜻이지.”
-간단히 말해서 네 이름값을 올리려고 한다는 거 아니냐.
“맞아. 수련 말고, 큰일에만 등장해서 내 이름의 가치를 높여야해. 백가와 부딪쳐도 맞먹을 수 있을 정도로.”
-정말 잔머리는 재빠르게 돌아간단 말이야.
흑암은 손이 있었다면 백우진에게 박수를 쳐주고 싶을 정도로 감탄했다. 그는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확실하게 알고 상황을 주도하고 있었다. 마음에 드는 성격이었다.
“그럼 가볼까.”
백우진은 휘연검을 들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어디 가냐?
“알면서 뭘 물어. 찌르기랑 무령참, 보법 수련해야지.”
-너한텐 피로라는 게 없냐? 휴식이라는 단어 몰라?
**
백우진은 2주 동안 기본 검술과 무명보법, 무령참과 흑왕탄의 숙련도를 올렸다. 저녁 수련을 끝내고 돌아가자, 방문 앞에서 문주영이 기다리고 있었다.
“늦어서 죄송합니다. 누구에게도 들키지 않게 움직이느라.”
“괜찮아.”
문주영을 데리고 방으로 들어갔다. 그는 신분증과 종이 한 장을 내밀었다.
“3등급 검사 김지훈입니다. 나이는 28살이고, 가족은 없습니다.”
신분증을 들어서 사진을 보았다. 잘생기지도 못생기지도 않은 평범한 인상이었다.
“직접 죽인 건 아니지?”
“믿을 만한 곳에서 신분을 샀습니다.”
“얼마나 들었어? 돈은 줘야지.”
“신경 쓰지 않으셔도 됩니다.”
“아니야. 이런 건 상하 관계일수록 확실하게 해야 해.”
백우진은 거부하는 문주영에게 신분 가격보다 더 비싼 마석을 억지로 건네주었다.
“도련님.”
김지운에 대한 정보를 읽고 있을 때 문주영이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외모는 어떻게 하더라도 도련님의 검은색 오러는 너무 티가 납니다. 대책은 있으십니까?”
“네가 나를 믿었으니, 나도 보여줘야겠지.”
백우진은 흑암을 바라보았다. 흑암은 인벤토리를 열어서 만변귀의 가면을 꺼내주었다.
“헉!”
문주영은 허공에서 나타난 가면을 보고 깜짝 놀라서 뒤로 물러났다. 또 새로운 능력이라니, 이 어린 주인의 능력은 정말 끝이 없다.
“잘 보고 있어.”
만변귀의 가면을 착용하자, 홀로그램 창이 나타났다. 외모는 조금 전에 봤던 김지훈으로, 오러의 색은 흰색으로 바꿨다. 백우진은 3초도 지나기 전에 완벽한 김지훈의 모습으로 변했다.
“이, 이게 대체….”
순식간에 변한 백우진을 보고 문주영의 눈이 튀어나올 것처럼 커졌다. 변신을 한다는 건 예상했지만, 이렇게 빨리 변할 줄은 생각도 못했다.
“중요한 건 이거지.”
백우진의 손에서 흰색 오러가 새어나왔다. 아무 능력도 없는 가장 흔한 오러의 색이다.
“허억!”
문주영은 오러의 색을 보고 넋이 나갔다. 외모를 바꾸는 아이템이나, 기술은 정말 많다. 하지만 오러의 색을 바꾸다니, 듣도 보도 못했다.
“대, 대단하십니다!”
문주영이 감탄한 눈으로 백우진을 쳐다보았다. 자신의 어린 주인은 매번 새로운 것들로 자신을 놀래 키고 있다. 저런 아이템까지 가지고 있다니, 정말 어디까지가 그의 한계인지 모르겠다.
“완벽하지?”
“그렇습니다. 누구도 알아차리지 못할 겁니다.”
백우진이 피식 웃으며 가면을 해제했다.
“이걸 보여준 건 네가 처음이야.”
“제게 왜 그런 비밀을….”
“네가 내게 믿음을 보여줬기 때문에 나도 보여준 거지. 넌 내 호위잖아.”
“아….”
문주영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백우진을 쳐다보다가 깊게 고개를 숙였다. 그의 눈빛에는 숨길 수 없는 감동이 담겨 있었다.
“감사합니다.”
“그런 말할 필요 없어.”
“내일부터 던전을 수배해놓겠습니다.”
문주영은 지시할 필요도 없이 무엇을 해야 할지 알고 있었다.
“들키지 않게 할 수 있어?”
“물론입니다.”
“그럼 보스가 있는 2등급 던전을 구해줘.”
“알겠습니다.”
문주영은 정중하게 고개를 숙이고 나갔다. 그의 인사에서 진심이 담긴 충성을 느낄 수 있었다.
-저 녀석은 널 절대 배신하지 못하겠군.
“그걸 어떻게 알아?”
-네가 전부 생각해놓고 무슨 소리를 하는 거냐. 이미 마음이 기울은 녀석에게 너한테만 보여주는 거라고 하면서 비밀을 알려줬는데, 당연히 넘어가지! 이 영악한 녀석아!
“이제 눈치 좀 생겼네.”
계속 함께 있다 보니, 흑암의 눈치도 보통이 아니게 되었다.
-문주영의 성격상 죽어도 네 비밀을 이야기하지 않을 거다. 완전 네 사람이 된 것과 다를 바 없지.
“그래. 드디어 첫 동료를 얻었어.”
**
문주영은 3일 만에 던전을 구해주었다. 보스가 있는 2등급 던전으로 첫 개시를 하기 에는 안성맞춤인 곳이었다.
백우진을 제외한 29명의 능력자들은 3개 길드에서 나온 사람들이었기 때문에 자신들끼리 모여 있었다. 홍인수처럼 백우진에게 말을 거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이래야 편하지.”
보스가 있는 2등급 던전부터는 길드 단위로 움직이며 던전 내부에서 경쟁이 심해진다. 백우진은 경쟁자들과 말을 나눠봤자 피곤할 뿐이라고 생각하며 던전이 열리자마자, 안으로 들어갔다.
띵!
던전으로 들어가자마자, 백우진의 귀에 맑은 알림음과 함께 홀로그램 창이 나타났다.
[퀘스트 수락 혜택으로 던전의 정보가 나타납니다.]던전의 정보가 나타난다는 창이 사라지자, 백우진의 시야에 5가지 색의 점들이 나타났다.
-헉!
“설마 이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