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Renowned Family's Sword Prodigy RAW novel - Chapter 3
3화. 흑암 (2)
백우진은 전기가 오른 것 같은 강렬한 자극을 느꼈다.
고통은 전혀 없고 하늘을 나는 것 같은 희열만이 가득했다.
일어나서 몸을 점검해 보았다. 주먹을 휘둘러보고, 제자리에서 방방 뛰기도 해보았다.
“달라졌어….”
방금까지 몸을 썼기 때문에 알 수 있다. 자신의 신체는 확실하게 변화했다.
“상태창.”
이름 : 백우진.
나이 : 15세.
타이틀 : 마검의 주인.
특성 : 없음.
등급 : 등급 외.
기술 : 없음.
신체 : 12/100 (최하급)
검술 : 11/100 (최하급)
마나 : 10/100 (최하급)
오성 : 10/100 (최하급)
체력 : 13/100 (최하급)
정신력 : 54/100 (중급)
포인트 : 없음.
“정말 올랐어.”
11이었던 신체가 12가 되었고, 12였던 체력이 13이 되어 있었다. 그저 감각만이 아니라, 실제 능력치의 수치가 올라가 있었다.
이 퀘스트와 시스템은 진짜였다.
자신이 노력한 만큼 강해질 수 있는 능력이라니, 지난 25년간 매일 같이 바라던 일이었다.
-이, 이게 어떻게 된 일이지…?
기뻐하는 백우진과 달리, 흑암은 굉장히 당황한 상태였다. 내일 밤까지 훈련을 시켜야 능력치가 오를 거라 예상했지만, 백우진은 한나절 달린 것만으로 능력치를 올려버렸다.
-무슨…
흑암이 백우진의 기강을 잡으려고 시도한 과한 훈련이 행운이 되어버린 것이다.
“내 능력치가 오른 이유를 모르는 거야?”
-그, 그게…
“이 퀘스트라는 거 네가 조절하는 게 아니지?”
흑암의 상태를 보자 무슨 상황인지 대충 이해가 갔다. 이 퀘스트와 흑암은 별개의 존재인 것 같다.
“솔직하게 말해봐.”
-음, 네가 퀘스트라는 시스템을 받을 수 있게 연결해주는 것이 내 역할 중 하나다.
“네가 안테나 역할을 해서 나와 퀘스트를 주는 사람을 연결해준다는 건가?”
-비슷하다.
“그럼 내게 퀘스트를 주는 사람은 누구지?”
-나도 모른다.
흑암의 입에서 씁쓸함이 가득 담긴 한숨이 흘러나왔다. 어둠 속에 갇힌 것처럼 기운이 빠지게 만드는 소리였다.
-내 첫 기억은 내가 만들어졌을 때부터 시작되었다. 난 그때부터 많은 검술과 수련방법을 알고 있었지만, 내 자신에 대한 기억은 딱 하나 빼고는 없었다.
“그 하나는 뭐지?”
-내가 원래 인간이었던 기억이다. 너와 같은 차원인지는 모르겠지만, 나도 너처럼 검은 머리카락을 가지고 있던 인간이었다.
“그렇군….”
백우진이 무겁게 고개를 끄덕였다. 대체 무슨 일이 발생해서 인간의 혼이 검에 들어가는지 상상조차 할 수가 없었다.
-너도 이상한 점이 있다.
“뭐가?”
-너에게선 이상할 정도의 한이 느껴진다. 아무리 재능이 없다고 해도 네게서 느껴지는 건 15살짜리의 감정이 아니야.
“음….”
-난 꽤 많은 주인을 만났지만, 처음부터 한계를 넘어 능력치를 올린 건 네가 처음이었다.
백우진은 흑암에게서 비슷하지만 다른 동질감을 느꼈다. 누구보다 노력했지만 보답을 받지 못한 자신이나, 제대로 된 기억도 없이 검에 갇힌 흑암이나 크게 다르지 않아보였다.
“비밀은 지킬 수 있겠지?”
백우진은 흑암에게 자신이 회귀를 했다는 것을 말하기로 결심했다.
-멍청한 소리를 하는군. 난 너한테만 보이고, 너하고만 대화를 하는데 누구에게 비밀을 지키란 말이냐.
“그렇긴 하네. 네가 비밀을 얘기해줬으니, 나도 내 비밀을 말해주는 게 맞겠지. 사실 나도 오늘 알게 된 거지만….”
백우진은 주저앉은 상태로 흑암에게 자신의 삶을 이야기했다.
가문의 수치로 살아서 아버지를 제대로 만나지도 못한 일.
형제들에게 동생 취급도 못 받은 채로 얻어맞은 일.
가문의 기사들에게 무시당한 일.
힘줄과 오러를 잃은 채 집에서 쫓겨난 일.
1년 동안 일을 하며 왼손으로 수련을 한 일.
마지막으로 아이들을 구하다가 오우거에게 죽고 회귀한 것까지. 모든 것을 이야기 해주었다.
-…
흑암은 한 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백우진을 진의를 파악하듯 그의 눈앞에 멈춰서 있었다.
-사실이로군.
“그래. 바로 오늘 회귀했고, 깨어나자마자, 너를 만난 거야.”
-회귀라니, 난생처음 듣는 소리다. 내 주인들 중에서도 너 같은 놈은 없었어.
“그들이 거짓말 한 건 아닐까?”
-불가능하다. 너와 나처럼 혼이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상대가 거짓말하는 것을 알 수 있다.
백우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 역시 흑암이 말을 할 때 진실을 말하는지, 거짓말을 하는 건지 알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런 악과 깡이 있던 거군. 어찌됐건 너도 대단한 놈이다. 오른손 힘줄이 끊어졌다고 왼손으로 검을 잡다니…
“다른 사람들이 나처럼 재능이 없었으면 진즉에 포기하고 평범하게 살았을 테니까. 어떻게 보면 끈기가 좋은 거지만, 어떻게 보면 모자라기도 하지.”
-그럼 네 목표는 뭐지?
“목표?”
-새로운 생명에 전생에 없던 나까지 얻지 않았나. 목표로 생각할 거 없나?
흑암의 말에 머릿속으로 많은 것들이 스쳐지나갔다.
아버지를 꺾고 신검백가의 가주가 되어 이 좆같은 가문을 뒤집어엎는 일, 몬스터에게 잠식당하는 세계를 구하는 일, 10등급 검사를 넘어 마스터에 오르는 일.
백우진이 생각한 일들은 결국 하나로 귀결 된다.
강해지는 것.
전부 자신이 강해져야 할 수 있는 일이었다.
“있다.”
-뭐지?
“세상 그 누구보다 강한 검사가 되는 것.”
-흐음!
흑암이 흡족한 웃음소리를 냈다. 백우진의 대답이 그의 마음에 쏙 든 것이다.
-마음에 드는 대답이다. 이 몸의 주인이라면 그 정도는 되어야지.
“할 수 있을까?”
-네가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있다. 다만 그런 목표는 미치지 않는 이상 불가능하다.
“미칠 준비는 되어있다. 아니, 이미 미쳐있는 상태다. ”
-큭큭.
흑암의 목소리가 처음보다 조금 부드러워졌다. 서로의 비밀을 공유하며 약간의 친밀감이 생겨난 것이다.
-그럼 일어나라.
흑암이 검은 아우라를 터트리며 자신의 몸을 흔들었다.
-쉴 만큼 쉬었으니, 다시 달려라!
**
백우진은 벌써 한 달째 흑암과의 기묘한 공생을 유지하고 있었다.
능력이 상승하는 만큼 흑암의 훈련 강도가 강해졌기 때문에 하루하루가 죽을 정도로 힘들었다.
-발바닥에 껌 붙여놨냐? 더 빨리 뛰어!
“달리고 있잖아!”
스마트폰과 티비를 통해 현대의 문물을 접한 흑암은 새로 배운 단어들까지 사용하면서 백우진에게 잔소리를 퍼부었다.
-더 빨리! 아직 전속력이 아니다!
“끄으응….”
흑암의 말대로 첫날 능력치가 상승한 것은 굉장히 운이 좋았다. 그날 이후로 능력치는 생각이상으로 더디게 올랐다.
그래도 꾸준한 노력을 통해 체력은 15, 신체는 14까지 올렸다. 별일이 없다면 며칠 안에 신체가 15까지 올라서 첫 번째 퀘스트를 클리어 할 수 있을 것이다.
-오늘 안에 신체 능력치를 15로 올린다는 생각으로 달려라! 한 바퀴 더!
말은 그렇게 했지만 흑암은 오늘 능력치가 오를리 없다고 생각했다. 그의 계산대로라면 3일정도 후에 백우진이 퀘스트를 깰 수 있을 거다.
그것도 자신의 전 주인들과 비교해보면 굉장히 빠른 속도다.
-좋아. 오늘은 여기까지.
2시간 뒤 흑암이 훈련을 그만하라 했지만, 백우진은 다리를 멈추지 않았다. 오늘 한 번 끝을 보자는 생각이었다.
“으아아아!”
기합을 내지르며, 젖 먹던 힘을 다해 더욱 속도를 올렸다. 백우진의 속도는 처음 달리기를 시작했을 때보다 더 빨라져 있었다.
-이 정신 나간 놈아! 멈춰!
흑암의 부름에도 백우진은 대답 없이 계속 달렸다.
-미친놈의 뚜껑이 또 열렸군…“
그동안은 지시대로 잘 움직여줘서 성질이 죽었나 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속에 묵히고 있었나보다.
모든 체력을 소모한 상태에서 처음보다 빨리 전력질주를 하는 것은 사람이 할 짓이 아니다.
하지만 백우진은 벌써 20분 째 달리고 있었다.
돌아도 굳세게 돌은 놈이다.
“크허헉!”
백우진은 흑암이 멈추라고 했던 순간부터 30분이 지나고 나서야 다리를 멈췄다.
바닥에 드러눕자 하늘이 노랗게 보이고 있었다.
-이 대가리에 똥 박은 놈아! 너 진짜 죽을 뻔했다! 천천히 숨 쉬어!
“오, 오늘 신체 능력치 15까지 올리라며….”
-말이 그렇다는 거지. 이 멍청아! 15를 찍으려면 아직 멀었다! 너 그렇게 무리하다간…
띵!
흑암이 백우진에게 다시 잔소리를 부으려는 순간 맑은 알림음 둘의 귀를 울렸다.
[극한에 이른 훈련으로 신체 능력치가 1상승합니다.] [극한에 이른 훈련으로 체력 능력치가 1상승합니다.] [체력 회복 속도가 5배 빨라집니다.]띵!
[타이틀‘트레이너를 무시하는 훈련생이 있다?’를 획득합니다.] [타이틀‘ 트레이너를 무시하는 훈련생이 있다?’의 효과로 체력, 신체 능력치가 1씩 상승합니다.] [타이틀의 효과는 중복 적용 됩니다.]-…너 뭐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