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Renowned Family's Sword Prodigy RAW novel - Chapter 30
30화. 던전 쓸러 왔습니다. (2)
5가지 색을 가진 점들은 반투명한 지도 안에서 움직이고 있었다. 던전의 입구로 보이는 곳에 흰색 점이 우르르 몰려 있었고, 빨간색 점은 지도 곳곳에 흩어져 있었다.
‘이건 지도야. 이 던전의 실시간 지도!’
-이런 미친!
‘입구에 몰려있는 흰색 점이 능력자들이군.’
입구에 모여 있는 흰색 점의 개수가 능력자들의 숫자와 똑같이 29개였기 때문에 반투명한 지도가 실시간 지도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럼 가운데 있는 검은색이 너인가?
‘그래. 흩어져 있는 붉은색 점이 몬스터고, 저기 멀리 보이는 보라색에 뿔이 달린 게 보스겠지.’
-그럼 저 파란색은 뭐냐? 유일하게 네모난 모양인데.
‘나도 모르지. 일단 보스를 잡고 가봐야겠어. 어?’
실시간 지도에 너무 집중했기 때문인지, 그 아래에 있는 창이 이제야 눈에 들어왔다.
[카툰 오크 던전] 지형 : 숲과 들.총 몬스터 : 140.
남은 몬스터 : 140.
잡은 몬스터 : 0.
몬스터 특징 : 빠른 이동 속도. 부상을 입어도 물러서지 않음.
보스 : 카툰 오크 전사.
보스 특징 : 방패를 이용한 공방에 능함.
‘퀘스트 수락 혜택에 던전 정보를 준다고 되어 있었잖아. 이게 그 정보라는 거지.’
-던전 설명은 그렇다 치고, 위의 지도가 너무 사기잖아!
‘지도를 보면서 최대한 많은 실전을 쌓으라는 뜻인 것 같은데.’
-내가 매번 얘기하지만 시스템이 널 너무 편애 한다니까! 설마 얼굴을 따지는 건가? 시스템 설마 여자야?
‘지금은 사냥 할 때니까. 헛소리는 나중에 하시죠.’
경쟁자들의 숫자가 많다. 최고의 기여도로 던전을 클리어하려면 빨리 움직여야 했다.
‘일단 길은…’
던전은 숲의 형태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어디로 이동해도 상관없었다. 백우진은 지도를 살펴보면서 보스로 가는 최단 거리를 계산했다.
“흠….”
백우진이 경로를 계산할 때 멀리서 그를 지켜보는 능력자들이 있었다.
“행섭이형. 저 사람은 왜 혼자 온 거죠? 파티를 짜려면 못해도 3명은 있어야 하잖아요.”
“왜긴 왜야. 병신이니까 그렇지.”
대웅길드의 박행섭이 백우진을 비웃으며 대답했다. 그의 시선엔 노골적인 무시가 담겨 있었다.
“네?”
“영현이 너는 처음 보겠지. 앞으론 저런 하이에나를 자주 보게 될 거야.”
“하이에나요?”
같은 대웅길드 소속인 김영현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래. 저런 놈들은 길드에 들어갈 능력도, 혼자 사냥할 능력도 없어. 다른 사람들의 뒤를 쫓아다니며, 한 마리 씩 흘리는 몬스터를 주워 먹지. 추잡하고 더럽게 살기 때문에 하이에나라고 부르는 거야.”
“아, 들어봤어요!”
“능력이 없으면 지 주제를 알고 평범한 2등급 던전이나 갈 것이지. 보스가 있는 곳은 왜 오는 거야? 재수 없게. 쯧.”
혀를 차는 박행섭의 옆으로 건장한 남자가 다가왔다.
“박행섭. 저런 쓰레기에도 관심을 주는 건가?”
“안우현.”
대웅 길드와 라이벌 관계에 있는 보라매 길드의 안우현이었다.
“지난번엔 대웅 길드에게 보스를 뺏겼지만, 오늘은 놓치지 않는다.”
“이번에도 보스는 우리 꺼니까. 집에 가서 발 닦고 잘 준비나 하지?”
“준비 단단히 해왔으니, 결과로 보여주마.”
“흥!”
안우현과 박행섭은 눈에 힘을 주며 서로를 노려봤다. 둘의 머릿속에서 하이에나 한 마리는 이미 잊혀졌다.
**
-너보고 병신에 쓰레기에 하이에나라는데? 큭큭!
“적당히 하고 빠지려했는데 안 되겠어. 저 자식들 오늘 오크 구경도 못하게 할 거야.”
백우진에겐 실시간 지도와 오크를 순식간에 잡을 수 있는 무력이 있다. 두 능력을 이용하면 던전의 상황을 마음대로 조종할 수 있을 것이다.
“저 놈들이 이동하는 방향으로 먼저 움직여서 오크들을 싹 쓸어버릴 거야. 하룻강아지들에게 하이에나가 얼마나 무서운지 제대로 보여줘야지.”
-하긴 넌 아무 것도 하지 않고 그냥 욕만 쳐 먹었으니. 갚아줘야지. 크크.
“이쪽부터 간다.”
백우진은 대웅 길드가 이동하려는 방향에 있는 붉은 점으로 달렸다.
“쿠르륵!”
실시간 지도에서 붉은색 점에 닿기 직전에 오크가 나타났다. 신장은 2m정도, 우락부락한 근육질 체형에 큼지막한 양날도끼를 들고 있었다.
-오크는 자신의 본능과 힘을 믿고 달려드는 놈들이다. 선공을 피한 뒤 역습해라.
“알겠어.”
고개를 끄덕이자마자, 오크가 도끼를 세운채로 달려왔다.
“쿠아악!”
오크의 내려찍기를 가볍게 피해 준 뒤 발검술을 사용했다.
촤악!
오크는 자신이 잡고 있던 도끼자루와 함께 반으로 갈라졌다. 오크가 쓰러지자마자, 남은 몬스터의 숫자가 139가 되었고, 잡은 몬스터가 1이 되었다.
“역시 이 정보창도 실시간으로 적용되는군.”
-말했잖아. 정보창과 지도를 합쳐서 그냥 개사기라고.
“인정.”
백우진은 빙긋 웃으며 마석을 빼내고, 다시 앞으로 달렸다.
-왼쪽에 10마리가 모여 있다.
“그럼 들려야지.”
실시간 지도에 붉은색 점 10개가 몰려있는 곳으로 방향을 틀었다.
“크르륵!”
“크락!”
백우진을 발견한 오크 10마리가 동시에 움직였다. 오크들이 들고 있는 무기는 다양했다. 검이 3마리, 도끼가 3마리, 창이 4마리였다.
“시험하기 딱 좋군.”
허리를 숙여서 녹이 슬어있는 오크의 창을 피한 뒤 발검술로 오크와 창을 동시에 베어버렸다.
“크아악!”
발검술 한 번에 창 두 개와 오크 두 마리의 목이 떨어졌다. 연속으로 가로 베기를 사용해서 뒤에 있던 오크 두 마리까지 베어버렸다.
“크라락!”
오크들은 동족들이 아무 것도 하지 못하고 죽는 것을 봤음에도 겁먹지 않고, 백우진에게 달려들었다.
“설명 그대로 물러서질 않는군.”
백우진은 세로 베기와 찌르기만을 사용해서 남아 있는 오크 6마리를 처리했다. 그의 검이 번쩍일 때마다 오크들이 쓰러졌다.
-나쁘지 않았다. 빗나가는 검이 없었어.
“미친 듯이 연습 했으니까.”
보스가 있는 2등급 던전이 3등급 수준이라고 해도, 백우진에겐 별 차이가 없었다. 그가 가진 무력은 이미 평범함을 넘어섰다.
-반대편 놈들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흑암의 말에 지도의 아래를 보았다. 보라매 길드 놈들이 오른쪽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저 놈들도 그냥 놔둘 수 없지.”
백우진은 대웅 길드의 이동방향에 있는 오크들을 마저 정리하고 보라매 길드의 경로 쪽으로 달렸다.
“실시간 지도 덕분에 몬스터가 어디 있는지 전부 보이니까. 경계를 할 필요 없이 전력으로 달릴 수 있어.”
-계속 말하잖아. 사기 중에 사기라고.
백우진은 보라매 길드의 이동 방향에 존재하는 오크 무리들을 모조리 쓸어버렸다.
-네가 잡은 오크의 숫자가 60을 넘었군.
“몬스터가 없는 걸 이상하게 생각하는 놈들이 정찰을 보내기 전에 보스를 잡으러 가야겠어.”
-그래. 메인 메뉴를 놓칠 수는 없지.
백우진은 마주치는 오크들을 빠르게 처리하며 보스를 향해 직선으로 달렸다. 전력을 다해서 이동하자, 얼마 지나지 않아 뿔이 달린 보라색 점을 만날 수 있었다.
“저게 카툰 오크 전사인가.”
카툰 오크 전사는 오른손에 대형도끼, 왼손에 사각방패를 들고 백우진을 노려보고 있었다.
-저 놈의 주특기는 도끼가 아니라, 방패술이다. 기사 이상으로 방패를 잘 쓰니 주의해라.
“알겠어.”
고개를 끄덕이며 카툰 오크 전사의 앞으로 걸어갔다.
“쿠르륵!”
카툰 오크 전사의 눈이 붉어졌다. 백우진의 검에서 동족의 피 냄새를 맡은 것이다.
“쿠아아아!”
카툰 오크 전사는 사각방패를 세운 채로 돌진해왔다. 방패 돌진이라는 기술이다.
쿠구구구.
카툰 오크 전사가 불도저처럼 쇄도하는데도 백우진은 상단 자세를 취한 채로 가만히 있었다.
-뭐하는 거냐! 피해!
“싫어.”
백우진의 검에 새벽안개 같은 하얀 기운이 모여들었다. 그의 검에 천하를 짓누를 만근의 무게가 실리기 시작했다.
“무령참.”
방패를 세운 채로 달려드는 오크에게 무령참을 내리쳤다.
“쿠르륵!”
카툰 오크 전사는 자신의 두꺼운 방패에 얇은 검을 내리치는 인간의 멍청함을 비웃었다. 잠시 뒤 피를 토하며 날아갈 인간의 모습이 그려졌다.
“크륵?”
하지만 인간의 검에 하얀 기운이 모여들면서 그의 무게감이 달려졌다. 산을 등에 업은 것처럼 어마어마한 존재감이 느껴졌다. 당장 도망치고 싶었지만, 몸이 제대로 움직여지지 않았다.
뿌드드득!
인간의 얇은 검에 두꺼운 사각방패가 나뭇잎처럼 찢겨졌고, 들어 올린 도끼마저 깨져버렸다.
“크아….”
방패와 무기가 깨진 카툰 오크 전사가 할 수 있는 건 자신에게 떨어지는 무령참을 바라보는 것뿐이었다.
콰아아아앙!
백우진의 무령참은 사각방패와 도끼, 카툰 오크 전사를 동시에 부숴버리고도 힘이 남아 대지마저 터트려버렸다.
“이게 진정한 무령참이지.”
가문에서는 항상 약하게 사용했지만, 오러를 가득 담아서 무령참을 사용하니, 그렇게 시원할 수가 없었다.
-쾌와 중이 섞이니, 아주 괴물이 됐군. 태산압정이라는 이름을 붙여도 되겠어.
“그거 삼재검법 초식 이름이잖아. 난 무령참이 좋아.”
백우진은 오크 전사의 마석을 빼고, 옆에 떨어진 허리띠를 주워서 흑암에게 가져다댔다.
“감정사님. 부탁드립니다.”
-에휴, 지가 필요할 때만 예의가 바르다니까.
흑암이 아우라로 허리띠를 감싸자 정보가 나타났다.
[카툰 오크 전사의 허리띠] 카툰 오크 전사의 투지가 담겨 있는 허리띠다. 체력과 정신력을 상승시켜 준다.등급 : 레어.
착용가능 조건 : 없음.
체력 +4
정신력 +4
지난번에 이어 연속으로 레어가 나오니, 자동으로 미소가 지어졌다. 바로 허리띠를 착용했다. 빈티지 같은 모습이라 겉보기도 나쁘지 않았다.
“빈티지 같아서 좋은데.”
-외형은 구린데?
“그건 네가 패션을 몰라서 그렇고.”
-패션? 맨날 수련복이나 입고 다니는 쭈구리가 내 앞에서 감히 패션을 논해? 나는…
“네. 네.”
-말을 하면 좀 들어!
백우진은 흑암에게 손을 흔들어주며 지도를 보았다.
“이제 나머지 정리를 해볼까.”
지도를 살펴보면서 근처에 있는 오크들을 모조리 쓸어버렸다. 카툰 오크 전사가 죽었기 때문에 오크들에게 강화의 아우라가 사라져서 훨씬 쉽게 잡을 수 있었다.
백우진이 잡은 몬스터의 숫자는 어느새 80을 넘어 있었다.
“잡은 오크의 숫자가 80마리면 퀘스트는 깬 것과 다를 바 없네.”
-보스도 잡았으니, 진즉에 그만둬도 됐을 거다. 쉴 테냐?
“말했잖아. 길드 놈들이 오크를 잡지 못하게 하겠다고. 거기다 검을 휘두를수록 내 아쉬운 점이 보여. 좀 더 각도를 올렸으면 한 번에 베었을 걸, 좀 더 힘을 뺐으면 깨끗하게 찔렀을 걸. 같은 아쉬운 점들이. 실전이 최고의 수련이라는 뜻을 알겠어.”
-역시.
흑암은 백우진의 향상심 가득한 눈을 보았다. 그는 누구보다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면서도 자만하지 않고 끊임없이 노력을 한다. 강해질 자격이 있는 녀석이다.
“여기도 가봐야 하고.”
-응?
백우진은 실시간 지도의 파란색 점을 가리켰다.
“이거 뭔지 알 것 같아.”
**
“제기랄! 이게 어떻게 된 거야!”
박행섭은 지금 상황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살아있는 오크는 눈에 보이지 않고, 만나는 건 오로지 시체뿐이었다. 대웅길드가 2시간동안 잡은 오크의 숫자는 10마리도 되지 않았다.
“해, 행섭이형! 오크에요! 그런데….”
“뭔데? 빨리 말해!”
“아우라가 없어요. 누, 누가 보스를 잡았나 봐요!”
“이런 망할!”
박행섭이 바닥을 내리쳤다. 던전에 들어 온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 보스를 잡았단 말인가. 도통 말이 되질 않았다.
“설마 그놈들인가?”
당장 머리에 생각나는 건 보라매 길드의 안우현이었다. 준비를 단단히 했다더니, 이정도로 달라졌을 줄은 생각도 못했다.
“젠장! 일단 그 오크부터 잡아!”
“알겠습니다!”
박행섭의 명령을 들은 대웅 길드원들이 오크에게 달려들 때 다른 능력자들이 나타났다.
“응?”
“너!”
나타난 사람들은 안우현과 보라매 길드의 길드원들이었다.
“안우현! 넌 상도덕도 없냐? 적당히 해야지! 오크무리도 잡고, 보스도 잡아 놓고, 이 한 마리까지 노리는 거냐? 벼룩의 간을 빼먹어라! 이 개새끼들아!”
“뭐? 이 미친놈이 무슨 개소리를 하는 거야! 우린 오크 8마리밖에 못 잡았다고! 너희들이 다 잡았잖아!”
“지랄 쌈 싸먹고 있네! 이 망할 놈들 조져버려!”
“저 곰 새끼들 죽여!”
대웅길드와 보라매 길드는 앞에 있는 오크 한 마리 때문에 때 아닌 길드전을 벌였다.
“으아아아!”
“다 죽여!”
오크 한 마리는 전투를 벌이는 두 길드 사이에서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고 멍하니 있었다.
“쿠, 크르륵?”
**
백우진은 미소를 지으며 두 길드의 싸움을 구경하고 있었다.
“그렇지! 뒤통수 후려 버려!”
-이 멍청한 인간들아! 너희가 싸워야 할 놈은 이놈이라고! 이쪽을 봐! 그리고 저기 오크는 왜 끼어 있는 거야!
“들리지도 않을 텐데, 왜 그렇게 화를 내냐.”
백우진은 두 길드가 싸우는 모습을 즐기다가 뒤를 돌았다.
-이제 만족하냐? 이 괴물 같은 놈아?
“응. 이제야 소화가 되네.”
백우진은 빙긋 웃으면서 숲의 중앙으로 이동했다. 그가 이곳에 온 이유는 싸움 구경만을 위해서가 아니다. 파란색 점이 가리키는 곳이 이 장소였기 때문이다.
“여기로군.”
파란색 점이 있는 곳은 수풀이 우거진 곳이었다. 백우진은 수풀을 치우고 그 아래의 땅을 파기 시작했다.
툭.
조심스럽게 땅을 헤칠 때 손에 딱딱한 무언가가 걸렸다.
“이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