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Renowned Family's Sword Prodigy RAW novel - Chapter 300
300화. 4 구역
우우웅!
백우진은 설영검에서 솟구치는 막대한 기운에 손을 떨었다.
‘오러가 아니었어.’
한순간에 쭉 빠져나가는 정신력에 인상이 찌푸려졌다.
설화흑영은 오러만을 소모하는 기술이 아니었다. 아주 적은 오러와 많은 정신력을 소모해서 사용하는 특수 기술이었다.
[설영검의 특수기 설화흑영이 발동됩니다.]검극에서 용솟음치는 설화흑영의 기운을 전방으로 흩뿌렸다.
우우우웅!
허옇게 내려앉은 하늘에서 얼음의 꽃이 피어나고, 꺼멓게 솟구친 대지에서 검은 뇌전이 일렁였다.
콰아아아아!
새싹처럼 피어나던 얼음의 꽃이 개화하고, 대지를 수놓던 그림자의 벼락이 거꾸로 치솟았다.
콰과과과광!
냉기와 뇌전이 격돌하며 막대한 폭발을 일으켰다. 그 여파로 연무장 전체에 어마어마한 크기의 구덩이들이 만들어졌다.
9등급 대범위 마법들이 내리꽂은 듯한 모습이었다.
‘미쳤는데….’
백우진이 입을 쩍 벌렸다. 많은 정신력을 사용했다고 해도 그 적은 오러로 이 정도 위력을 만들어내다니, 어처구니가 없어서 말이 나오질 않았다.
-제엔장! 이래서 재료에 내 힘을 주기 싫었다고!
흑암이 폭삭 망가진 연무장을 보며 비명을 터트렸다.
-그 영감 대체 뭘 만들어낸 거야!
검 자체의 성능도 미쳤는데, 저런 광범위 특수기가 있다니, 괴물 그 자체였다.
-아니. 그 영감만의 문제가 아니지. 다 시스템 그 자식 때문이야!
흑암이 어두워진 하늘을 보며 욕을 내뱉었다. 이 모든 원흉은 악마처럼 몰아주는 시스템 때문이었다.
-절대, 절대 용서 못 한다. 내가 네 뒤통수를 깨부술….
‘이래서 신화였군.’
백우진은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검이 가진 예기와 능력도, 안에 담긴 냉기와 뇌전도, 특수 기술 설화흑영도 모두 마음에 들었다.
쿵.
옆에서 들린 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무영객이 무릎을 꿇고 머리를 땅에 박았다.
“저, 저거 맞으면 저도 뒤집니다. 절대 못 피해요! 앞으로 도둑질 끊겠슴다! 문주영 지갑만 빼고.”
백우진인 설영검을 검집에 넣으며 고개를 저었다.
“안 믿어. 자식아.”
**
한국의 마천루라고 불리는 루카스의 적색탑.
그 최상층에 위치한 적색탑주의 집무실은 도서관이라 칭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많은 책장이 들어서 있었다.
[신검백가의 소가주 백우진이 새로운 검을 손에 넣었습니다. 검의 제작자는 아케인의 김장훈 대장인입니다.]천장까지 솟구친 거대한 책장 앞에 두 남자가 앉아 있었고, 그들의 눈앞에선 뉴스가 나오고 있었다.
[검의 재료로는 드래곤의 송곳니와 발톱, 뼈가 사용되었다고 예측됩니다. 현재 그는 백가에서….]적색탑주 김정우가 손가락을 튕기자, 허공에서 재생되던 영상이 뚝 끊겼다.
“이젠 저놈의 검이 바뀐 것도 뉴스가 되는군. 저렇게 크기 전에 죽여놨어야 했는데….”
아직도 아쉽다.
백우진이 자신의 제자인 최재영과 청색탑의 척살대를 죽였을 때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놈을 확실하게 처리했어야 했다.
외부의 시선 때문에 움직이지 못한 게 너무도 후회스러웠다.
“지금에 와서 그런 말을 해봐야 무슨 소용이오.”
옆에 앉아 있던 청색탑주 강백인이 혀를 찼다.
“지금은 건드릴 수도 없는 거물이 되었는데….”
제자를 잃은 김정우만큼은 아니라도, 척살대의 대주로 키우려던 김연성과 척살대원들을 잃었기에 백우진을 볼 때마다 속이 쓰렸다.
“저놈이 백가의 가주가 되면 루카스의 영향력은 더 축소될 텐데, 다른 탑주들은 왜 가만히 있는 건지….”
“그러게 말이오. 지들이 도사도 아니고, 순리대로 흐를 거라니! 미친놈들!”
김정우와 강백인은 오랜 친구처럼 죽이 잘 맞았다. 사이가 좋지 않다는 외부의 소문과는 딴판이었다.
두 사람의 관계가 좋지 않았던 건 사실이었지만, 그 관계가 개선된 계기는 백우진이었다.
적의 적은 아군이라고. 김정우와 강백인은 백우진을 처리할 방법을 논의하다가 친해지게 되었다.
“다른 건 몰라도 내년의 결투에 영향을 줄 정도의 방해는 하고 싶은데….”
“알다시피 저놈은 사대 속성에 저항력이 있소. 특히 화와 수는 9등급 마법이 아닌 이상 먹히지도 않을 거요.”
“크으….”
김정우가 짜증을 참지 못하고 테이블을 내리쳤다.
“왜 저따위 놈에게 그런 능력이 생긴 건지!”
검술만 강한 것도 모자라, 속성 저항에 사대 정령까지. 솔직히 말해서 백천화보다도 상대하기 까다로운 놈이었다.
“저도 동의합니다.”
“응?”
“무슨!”
문밖에서 들린 남자의 목소리에 김정우와 강백인이 벌떡 일어났다.
“누가 오기로 된 거요?”
“그럴 리가 없잖소.”
두 사람이 바로 움직일 수 있도록 마나를 끌어올릴 때 문이 열리고 녹색 로브를 입은 짧은 머리의 남자가 들어왔다.
“엄우성?”
김정우가 눈살을 찌푸렸다. 허락도 없이 문을 열고 들어온 남자는 녹색탑주의 제자 엄우성이었다.
“네가 왜 여기에 온 거지?”
“두 분의 대화에 끼고 싶습니다.”
“뭐?”
강백인이 엄우성의 상태를 살폈다.
‘이 녀석 뭐지?’
예전의 엄우성은 겉으로나마 예의 바른 척을 했지만, 지금은 분위기 자체가 달랐다. 무어라 표현할 수 없는 괴이한 기운을 뿜어내고 있었다.
“저도 백우진에게 원한이 있습니다. 아주 지독한 원한이.”
엄우성이 피나도록 말아쥔 주먹을 앞으로 내밀었다.
“그놈을 죽일 수 있다면 그 어떤 일이라도 할 수 있습니다!”
“음….”
“험….”
김정우와 강백인이 입맛을 다셨다. 엄우성이 가진 원한이 큰 건 알겠지만, 그렇다고 해도 방법은 없었다.
“네가 있다고 해도 소용없다. 너희 탑주는 움직이지도 않는다고 했고, 백우진은 너무 컸어. 우리의 마법도 통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사부님은 제게 탑의 권한을 넘겨주고 물러나셨습니다.”
“뭐?”
“그게 무슨….”
“놈을 죽일 방법은 제가 준비하겠습니다. 두 분은 도움만 주시면 됩니다.”
엄우성의 목소리에는 묘한 흘림이 있었다. 김정우와 강백인은 녹색탑주가 물러났다는 상황이 이상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에 대해 질문할 생각을 하지 못했다.
“어떤 방법을 쓴다는 거지?”
기이하게도 백우진을 죽인다는 방법에만 호기심이 일었다.
“두 분께 고대의 마법서에서 얻은 파괴의 마나에 대해 알려드리겠습니다.”
“파괴의 마나?”
김정우와 강백인이 눈을 부릅떴다. 고대 문자로 적힌 마법사는 희귀한데다가 해석하기도 힘들다.
그런 희귀한 마법을 알려준다니, 저놈이 대체 무슨 생각인지 파악되질 않았다.
“어떤 방식인지 말해줄 수 있나?”
“심장에서 화속성 마나와 수속성 마나를 융합시키는 형태로….”
“그건 이미 연구가 끝난 부분이야! 인간이 사용하면 신체가 무너지는 거 자네도 알 텐데?”
“난 또 뭐라고.”
김정우와 강백인이 심드렁한 표정으로 고개를 저었다.
“사람 말을 끝까지 듣지 않으시는군요. 제가 알려드릴 마법에는 신체 붕괴를 막는 방법이 적용되어 있습니다.”
“그, 그게 정말인가!”
“자네 말이 진짜라고 치세. 그런 귀중한 마법을 왜 우리에게 알려준다는 건가?”
“말씀드렸지 않습니까. 백우진을 죽이기 위해서는 뭐든 할 수 있다고.”
강백인의 의문에 엄우성은 즉답을 내뱉었다.
“으음….”
“마법도 마법이지만, 놈을 죽이기 위해서는 확실한 준비가 필요합니다. 놈을 부르는 건 연말에 있을 리젠 구역 보수를 이용해서….”
엄우성은 다른 의도가 없다는 듯 흔들리지 않는 눈동자로 두 사람에게 백우진을 죽일 계획을 털어놓았다.
“그럴듯하군.”
“나쁘지 않아 보여.”
김정우와 강백인은 엄우성의 눈동자가 금빛으로 물들고, 자신들의 눈동자도 그 색을 따라가는 것을 모른 채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부터 부작용이 없는 파괴의 마나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먼저….”
엄우성이 파괴 마법에 대한 설명을 시작하자, 두 사람은 그의 말에 온 정신을 집중했다.
우우웅!
천장의 조명을 받은 엄우성의 그림자가 길어진다. 날개가 돋아나고, 뿔이 솟구친다.
그림자가 기괴한 웃음을 터트렸지만, 그걸 알아차린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
백우진이 새로운 검과 흑전호포를 얻은 지 2개월이 지났다.
선선했던 날씨가 쌀쌀해진 만큼 설영검과 새로운 흑전호포에 적응을 마쳤다.
다만 설영검에 적응을 하고서도 밤샘 수련을 멈추지 않았다. 기본기와 검로, 오러와 심상 수련을 끝없이 반복했다.
-질리지도 않냐?
흑암은 기본기 수련을 하는 백우진을 보며 혀를 내둘렀다.
절대자에 오르고 나서도 기본기 수련을 빼먹지 않는 건 자신도 하지 못했다.
아니, 세상 그 누구도 저렇게는 못 할 거다. 백우진은 지독하다는 말이 정말 잘 어울리는 녀석이었다.
스르릉.
백우진은 중천에 뜬 태양이 집에 가는 시간이 되어서야 수련을 끝냈다.
-오늘은 일찍 끝냈군.
“약속 지켜야지.”
-잊지 않았구나! 믿고 있었다고!
“네가 난리를 칠 텐데, 잊을 리가 없잖아.”
백우진이 어깨를 으쓱였다. 흑암이 그간 수련에 많은 도움을 주었기에 오늘 저녁부터 내일 밤까지 드라마를 보여주기로 약속했었다.
-넌 그냥 연속재생만 해놓고 오러 연공이나 해라. 내가 알아서 볼 테니까.
“처음부터 그러려고 했어.”
백우진이 고개를 끄덕이고서 수련 장비들을 정리했다.
“가자.”
-크크크. 오늘 드라마 다 뒤졌다!
흑암은 오랜만에 진심을 담은 웃음을 흘렸다.
-일단 종영한 두 번 다녀왔습니다를 시작으로 트럼펫을 좋아하세요로 마무리하면 딱이겠어.
“마음대로 하세요.”
-중간에 드라마 바꿔줘야 하는 건 알지? 아, 진짜 육체가 아깝네. 맥주 마시면서 보면 그게 천국일 텐데!
“그래. 그래.”
백우진은 드라마를 보기 위해 육체를 아쉬워하는 흑암의 헛소리에 대꾸를 해주며 연무장을 나섰다.
우우웅.
백위전으로 들어가려 할 때 핸드폰이 울렸다. 액정에는 문주영의 이름이 떠 있었다.
[소가주님!]전화를 받자마자 문주영의 다급한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가문 밖이냐? 왜 전화야?”
[급한 일이라서 연락드렸습니다!]“무슨 일인데?”
[가주께서….]문주영이 마른침을 삼키고서 입을 열었다.
[가주님께서 돌아오고 계십니다!]**
백우진은 백천화의 귀환을 맞이하기 위해서 정문으로 향했다.
-사이도 거지 같은데 네가 맞이할 필요가 있냐? 가서 드라마나 보자!
‘일단은 소가주잖아.’
가주가 돌아오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음에도 가지 않는다면 책을 잡힐 수도 있다.
특히 지금 같은 때엔 사소한 것도 조심해야 하기에 가는 게 맞다.
정문에 도착하니, 이미 가문의 검사들 대부분이 모여 있었다.
‘숨어 있던 놈들이 많이도 나왔군.’
평소 자신의 눈에 띄지 않던 가주파의 검사들과 백소희, 백호중, 백명훈도 모습을 드러냈다.
“소가주님을 뵙습니다.”
백우진이 소가주의 자리로 움직일 때 왼쪽 서 있던 척검대주 김형운이 고개를 숙였다.
“이제 몸은 괜찮습니까?”
“소가주님 덕분에 척검대 모두가 후유증 없이 복귀할 수 있었습니다.”
김형운은 눈동자에 경의를 채워 백우진을 바라보았다.
‘지금 생각해도 대단해.’
말벌들이 가진 독은 극독이자 사독이었다. 회복 능력자들도 포기한 독을 제거하고 후유증까지 없애다니, 신비로운 사람이었다.
“다행이네요.”
“정말 감사드립니다.”
김형운은 다시 고개를 숙인 뒤 척검대가 있는 자리로 돌아갔다.
“저 사람이 저렇게 아부하는 건 처음 보네.”
백은경이 졸린 고양이처럼 슬렁슬렁 다가왔다.
“뭐?”
“척검대주는 돌격대답게 남을 신경 쓰지 않는 무대포 거든. 저런 얼굴은 처음이야.”
“목숨을 구해줬으니 그렇겠지.”
“그것만은 아닌 거 같은데….”
그녀는 뚱한 눈으로 백우진을 바라보다가 자신의 자리에 가서 섰다.
-네 누나 말이 맞는 것 같은데. 척검대주의 눈빛이 달라졌다.
‘….’
흑암이나 백은경이 말하지 않아도 눈치채고 있었다. 척검대주의 분위기는 단순한 감사를 넘어 충성의 바로 전 단계까지 올라가 있었다.
‘다만 그의 충성을 받는 것도 아버지를 이기고 났을 때의 일이지.’
척검대주가 진심으로 충성을 다한다고 해도 지금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가장 중요한 건 아버지를 꺾는 일이다.
-그렇긴 한데, 너도….
‘온다.’
백우진이 정문을 바라보았다. 기운을 숨기지 않는 패도적인 기파가 다가오고 있었다.
“으윽!”
“으음….”
백천화가 피워내는 무시무시한 기운에 수준 낮은 검사들이 신음을 뱉었다.
고오오오!
검사들이 억지로 버틸 때 정문이 활짝 열리고, 백색 전포를 걸친 백천화가 들어섰다.
“가주님을 뵙습니다!”
수백의 검사들이 우렁찬 함성을 지르며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였다.
저벅.
백천화는 어떠한 말도 없이 검사들의 길을 따라 걸었다. 그 압도적인 기파와 강렬한 분위기에 모두가 숨을 죽였다.
쿠구구구.
백천화는 독보천하는 듯한 무거운 걸음으로 백우진의 앞에 섰다.
-흐음….
‘음….’
백우진과 흑암이 동시에 신음을 흘렸다.
‘강해졌어.’
아버지가 펼치는 기운의 수준이 높아졌다. 그도 이 짧은 기간에 어떠한 성장을 이루고 돌아왔다.
‘분위기도 달라졌고.’
단순히 능력만 강해진 게 아니라, 사람의 기질 자체가 달라진 느낌이다. 금방이라도 터질 듯한 격렬한 분노가 그의 전신에 내려서 있었다.
“수고하셨습니다.”
“….”
백우진이 고개를 숙였다. 백천화는 말없이 백우진을 보았다. 그 무거운 침묵에 검사들은 죽을 맛을 느끼며 입술을 깨물었다.
“강해졌구나.”
언제까지 닫혀 있을 것 같은 백천화의 입술이 열렸다. 아버지가 아들에게 하는 칭찬 같은 말. 하지만 그 음성은 몸서리칠 정도로 서늘했다.
“가주님도 강해지셨군요.”
백우진이 고개를 들어 올려 백천화와 눈을 마주쳤다. 그의 눈동자에선 소름이 돋아 오를 정도로 지독한 증오와 분노가 휘몰아치고 있었다.
“난 12월 말까지 폐관에 들겠다. 가문의 일은 네가 알아서 하도록. 네게 주어진 마지막 지위를 즐기도록 해라.”
백천화는 얼음장처럼 차가운 말을 남기고 백우진을 스쳐 지나갔다.
“….”
백우진은 가주전으로 향하는 백천화의 등을 보며 눈매를 좁혔다.
‘이상해.’
-뭐가?
‘너무 감정을 드러내잖아.’
많은 시간이 지났는데도 저렇게 눈에 띄는 분노를 보이다니, 아버지답지 않았다.
-네가 본 너희 아버지는 항상 저랬는데.
‘그랬지. 하지만 지금은 화가 났다는 감정을 억지로 보여주는 느낌이야.’
백천화는 애처럼 유치한 면모가 있지만, 바보가 아니다. 저런 분노를 대놓고 보이는 건 이상한 일이다.
‘방심해서는 안 되겠어.’
백우진은 입술을 깨물며 백천화가 사라진 방향을 바라보았다.
‘절대로.’
**
백우진은 다음날에도 수련을 위해 연무장에 나왔다.
-이 구라쟁이야!
“어제 너도 봤잖아. 아버지가 무언가 꾸미고 있는데 가만히 있을 수는 없지.”
-으윽….
흑암이 신음을 흘렸다. 백천화가 강해졌고, 그의 성장이 어떤 방향인지 알 수 없으며, 어떤 술수를 부리고 있는지도 모르기에 불안해하는 게 이해되긴 한다.
하지만 약속을 바로 어기는 건 너무했다. 쓴소리 한 마디를 해줘야….
“대신 저녁 심상 수련 시간에 드라마 틀어줄 게 세 시간씩은 볼 수 있을 거야.”
-저, 정말?
“정말.”
백우진이 피식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허험, 그 정도라면 맘씨 넓은 내가 양보해주마. 그래서 수련은 어떻게 할 거냐?
“할 수 있으면 실전을 좀 하고 싶은데….”
2달 넘게 연무장 수련만 해왔기에 오랜만에 실전을 겪고 싶었다.
-새로운 검에도 적응이 끝났으니, 실전도 좋겠지.
“적당한 던전이 있으면 가야겠어.”
-그건 문주영에게 섭외하라고 하고 넌 수련이나 해. 중심을 잘 잡아놓으면 상대가 무얼 해도 대응할 수 있다.
“그래야지.”
백우진이 설영검을 뽑았다. 수련을 시작하려고 할 때 검각의 문이 열리고 문주영이 달려왔다.
“소가주님!”
“이번엔 또 뭐야?”
“도련님께 임무가 내려왔습니다.”
“임무?”
문주영이 건네주는 임무서를 받아 펼쳤다.
“리젠 4구역?”
-아, 쓰벌! 드라마 또 못 보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