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Renowned Family's Sword Prodigy RAW novel - Chapter 308
308화. 결전 (5)
백천화는 천류검과 백귀검으로 비룡운을 날리면서도 마음을 놓지 않았다.
‘두 번 당할 순 없어.’
백우진의 술수에 당하는 건 한 번으로 족하다. 놈이 무슨 짓을 하든 대비할 수 있도록 끝까지 정신을 집중했다.
콰아아아!
비룡운의 파멸적인 검격이 허공을 가르며 용의 울음처럼 괴기스러운 파공음을 터트렸다.
쿠구구구!
천지를 노니는 비룡이 된 듯한 천류검과 백귀검이 백우진의 모든 것을 깨부수려는 순간.
빠지지직!
검은 뇌전들이 백우진의 단전으로 응축되었다가 백과 흑으로 이루어진 강렬한 기운의 오러를 피워 냈다.
우우웅!
백우진의 단전에서 피어난 흑과 백의 오러들은 물감처럼 뒤섞이며 진한 회색빛을 뿜어냈다.
콰아아아아!
백우진이 내리감았던 눈을 떴다. 그의 눈동자는 그의 전신에서 타오르는 회색처럼 신비로운 빛으로 물들어 있었다.
“아….”
백천화가 기겁을 하며 입술을 깨물었다.
‘어, 어떻게 이런 오러가….’
오러가 맞는지도 모르겠다. 너무도 거대하여 감지조차 할 수 없는 막대한 힘이다. 인세의 그 무엇을 가져와도 비교조차 할 수 없었다.
‘이 감각은 또 뭐고!’
백우진의 몸에서 회색 불길이 타오른 순간부터 시간이 느리게 흐르기 시작했다.
감각상으로는 비룡운이 이미 백우진을 뚫고 지나가야 했지만, 아직도 허공에 떠 있었다.
이 느려진 시간 속에서 제대로 움직이는 건 딱 한 명, 백우진뿐이다.
치이잉!
백우진이 백색의 검을 들어 올리고, 흑색의 검을 띄웠다. 놈은 비룡운을 향해 달리며 두 검을 동시에 내리그었다.
“어억!”
백천화가 입을 쩍 벌렸다. 흑백의 오러가 십(十)자로 교차하며 하늘과 땅이 갈라졌다.
쩌저저적!
비룡운의 오러가 종잇장처럼 찢어지고, 그 기운을 담아냈던 천류검과 백귀검이 유리처럼 바스러졌다.
콰아아아아!
회색의 오러가 만들어 내는 마신과도 같은 검격이 대지를 무너뜨리고 하늘을 갈랐다.
저벅.
백우진이 걸었다. 스스로 펼친 무신의 신위를 뒤로한 채 백천화를 향해 다가왔다.
“크으윽!”
백천화가 새파래진 얼굴로 뒷걸음질 쳤다.
‘저건 대체 뭐야!’
백우진이 뿜어내는 회색 기운에 심장이 꽉 오그라들었다. 기도에 무언가 걸린 듯 제대로 호흡을 할 수 없었다.
쿠구구구!
놈이 걸어올 때마다 대지가 찌그러지고, 허공에 흑백의 아지랑이가 피어났다.
천계의 신 혹은 마계의 마신이 세계에 강림한 듯 이질적인 광경이었다.
“크으으! 아직 안 끝났다!”
백천화가 고성을 터트리며 양손을 모았다. 흡성대법의 마기를 꼬아 흡령검을 만들어 백우진을 겨누었다.
‘저 기운을 받아들인다면….’
흡령검은 흡성대법의 절기 중 하나로 상대의 공격을 막아서며 그 기운을 흡수하는 능력이 있다.
그 흡수 능력을 이용해서 백우진의 회색 기운을 받아들인다면 놈을 이길 수 있을지도 모른다.
“흐아아!”
백천화가 흡령검을 연검처럼 길고 부드럽게 만들어 백우진을 향해 내리쳤다.
촤아악!
백우진은 머리를 향해 떨어지는 흡령검을 보면서도 걸음을 멈추지 않았다. 그렇다고 설영검을 들어 올리지도 않았다.
치이이잉!
그의 뒤에 떠 있던 흑암이 광폭한 검격을 펼치며 흡령검을 베어 냈다. 채찍처럼 길게 펼쳐진 흡령검의 검날이 태양 앞의 안개처럼 지워졌다.
이전에 신살을 막을 때와 달리 흡령검은 재생되지 않았다. 꺾인 꽃봉오리처럼 사라진 상태 그대로였다.
“어, 어떻게!”
백천화가 입을 쩍 벌렸다. 기운을 흡수하기도 전에 흡령검의 마기가 끊어졌다. 흡성대법을 전력으로 운용하고 있음에도 마기가 절단되다니, 불가능한 일이다.
“다 보여.”
백우진이 차가운 표정으로 고개를 저었다. 신마의 단계에 오르자, 천하 만물 모든 흐름이 눈에 들어왔다.
신살로도 베지 못했던 마기의 흐름과 결도 눈에 선하게 보였다. 그 흐름을 끊는 건 식은 죽 먹기보다 간단했다.
-정말이지 정신 나간 성장이야….
흑암은 백우진을 보고 헛웃음을 흘렸다.
-이젠 질리는군.
녀석에게 흐름과 결을 수련시킨 건 자신이지만, 저런 경지에 오르는 건 한참 뒤라고 생각했다. 21살에 흐름을 꿰뚫는 능력이라니, 고금 최초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마, 말 같지도 않은 소리!”
백천화가 악을 지르며 새로운 흡령검을 만들어 냈다. 이전처럼 긴 형태가 아니라, 고대의 검처럼 두껍고 큰 형태의 검이다.
“소용없다고.”
백우진이 손짓을 하자, 흑암이 순간이동을 한 듯 백천화의 앞에 나타났다.
촤아악!
흑색의 칼날을 사선으로 올려쳐 거대한 크기의 흡령검을 쪼개 버렸다.
“크으! 이 정도는 얼마든지 다시 만들 수….”
“설마 도망치려고?”
백천화가 물러나려 할 때 등 뒤에서 백우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오싹한 소름이 돋아 올랐다.
“허억!”
다급하게 몸을 돌리려는 순간 뒤통수에서 어마어마한 충격이 느껴졌다.
뻐어어억!
뒤로 이동한 백우진이 설영검의 널찍한 검면으로 백천화의 뒤통수를 후려친 것이다.
콰아앙!
백천화는 그 막대한 힘을 견디지 못하고 걸레짝이 된 땅에 머리를 처박았다.
“이 손맛을 위해 몇 년을 참은 건지.”
백우진이 설영검을 쥔 손을 떨었다. 백천화의 뒤통수를 후리기 위해 참고 참았던 인고의 세월이 생각났다.
기나긴 기간 때문인지 그 어떤 인간과 몬스터, 마족을 팰 때보다 시원했다.
“끄으윽!”
백천화가 땅에 처박힌 머리를 떼며 벌떡 일어났다. 그의 뒤통수와 이마에선 모두 피가 흐르고 있었다.
“벌레보다 못한 쓰레기가 감히!”
괴성을 지르며 적천신기와 마기를 뽑아냈다. 두 기운이 꽈배기처럼 꼬이며 칠지도 형태의 괴검을 만들어 냈다.
“죽어!”
백천화가 백우진의 심장에 괴검을 찔러 넣었다.
치이잉!
괴검의 일곱 개 날이 삭풍처럼 꼬이며 수백 개의 변화와 환상을 펼쳐 냈다. 변과 환의 조화로는 제일이라는 진패검결의 대환휘다.
챠아앙!
백우진은 대환휘를 보면서 물러서지 않았다. 오히려 앞으로 걸으며 설영검을 내리쳤다.
쩌어엉!
수백 개의 철사가 꼬인 듯한 대환휘가 꺾이고, 눈을 치켜뜬 백천화의 얼굴이 드러났다.
“아, 아직이다!”
백천화가 흩어지는 적천신기와 마기를 구체 형태로 압축하여 폭발시켰다.
무시무시한 오러의 폭풍이 사위를 휩쓸려는 찰나.
촤아악!
백우진이 설영검을 들어 올렸다. 백색의 검신에 선명한 광휘가 타오르며 마기의 폭발을 갈라 버렸다.
콰아아아아!
설영검에서 퍼져 나간 백광은 마기의 폭발을 지우고도 멈추지 않았다. 백천화의 심장을 노리고 탄환처럼 쏘아졌다.
“이까짓 거!”
백천화는 퍼져나간 백색의 빛을 피해 좌측으로 태영보를 밟았지만, 그곳에는 이미 흑색의 검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뻐어억!
백우진은 흑암으로 백천화의 뒤통수를 내리쳤다. 설영검으로 후려친 것보다 더한 충격에 백천화가 주르륵 굴러 구덩이 속으로 빠졌다.
-크하하하하! 어우, 소름이 돋을 정도로 시원하네!
옆으로 다가온 흑암이 광소를 터트렸다. 녀석도 백천화에게 쌓인 게 많았으니, 당연한 일이었다.
-이게 기다림의 미학인가. 술이 익을 때까지 기다렸다 마시는 이유가 있었군.
‘나도 마찬가지야.’
백우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항상 속을 꽉 막고 있던 지독한 체증이 내려간 느낌이었다. 너무 시원해서 절로 웃음이 나왔다.
“흐음….”
백우진이 웃음을 지우고 백천화가 떨어진 구덩이를 보았다.
쿠구구구!
구덩이 주변이 뒤흔들리며 새빨간 폭발이 일어났다. 구멍 위로 솟구치는 붉은 오러와 함께 백천화가 떠올랐다.
“크아아아아!”
백천화는 짐승 같은 포효를 내지르며 적천신기와 흡성대법으로 흡수한 마기를 모조리 끌어 올렸다.
콰아아아!
적천신기의 붉은 기운과 마기의 회색 기운이 폭주하듯 타오르며 그의 전신을 휘감았다.
“죽어! 제발 좀 죽으란 말이다!”
백천화가 손날에 두 기운을 가득 모아 휘둘렀다. 어마어마한 강기의 폭풍이 연무장 전체를 몰아쳤다.
콰아아아아!
백우진은 사막의 용권풍처럼 피할 공간 없이 날아오는 적회색 폭풍을 보며 두 눈을 빛냈다.
“연습하기 딱 좋아.”
피할 수도 없이 완벽해 보이는 공격이지만, 뒤섞이지 못한 흐름과 어긋한 결이 보인다.
촤아악!
땅을 박차고, 어긋한 힘의 균형을 향해 설영검을 내리그었다.
쩌어억!
휘몰아치던 강기의 폭풍이 멎고, 적천신기와 마기가 사그라진다.
으드득!
백천화가 이를 갈며 끌어 올린 기운을 압축시켰다. 자신의 몸을 두른 적천신기와 마기를 검처럼 얇게 갈았다.
“가루로 만들어 주마!”
허공을 내디디며 모아 놓은 기운을 폭발시켰다. 마기를 흡수한 적천신기의 오러가 대지를 뻘겋게 녹였다.
“소용없어.”
백우진은 설영검을 든 손을 내리고 어검의 묘리로 흑암을 불러왔다.
우우우웅!
흑암의 검신을 타고 신마의 회색 기운이 피어났다.
[흑암의 다섯 번째 검 암극이 발동됩니다.]흑암을 활시위에 걸린 화살처럼 뒤로 젖혔다가 쏘아 냈다. 어검으로 발현한 암극이다.
치이이잉!
한 줄기 흑선이 된 흑암이 백천화가 만들어낸 붉은 칼날과 교차 되며 스쳐 지나갔다.
쿠구구구!
백우진의 앞에 이른 백천화가 귀신에 홀린 듯 걸음을 멈췄다. 한 발만 더 가면 백우진을 찌를 수 있건만 귀신에 홀린 듯 굳어 버렸다.
후우욱!
그의 몸을 덮었던 적천신기의 기운이 서리처럼 흩날렸다. 암극이 백천화가 쌓은 오러와 마기의 흐름을 끊어 버린 것이다.
“당신의 능력은 모두 파악했어.”
백우진이 되돌아온 흑암을 잡았다. 의지를 꺾기 위한 말이 아니다. 지금이라면 그가 무슨 짓을 해도 막을 수 있었다.
“크아아아아!”
백천화가 다시 기운을 끌어 올리려 할 때 백우진이 그의 뒤로 이동했다.
“흐윽!”
위기를 느낀 백천화가 앞으로 달려 나가려 했지만, 이미 늦었다.
빠아아악!
백우진이 반쯤 깨진 백천화의 뒤통수를 힘차게 내리쳤다. 수박이 깨지는 듯한 소리와 함께 그가 세 번째로 땅에 머리를 박았다.
푸어억!
봉합됐던 가슴의 상처에서 피가 흐르고, 피에 젖은 가주의 백포가 흙먼지로 뒤덮였다.
백우진이 머리를 박은 백천화의 앞에 섰다.
“당신이 날 죽이려 했던 게 다섯 번이 넘으니, 죽어도 할 말은 없겠지?”
북극의 바람처럼 차가운 목소리에 백천화가 몸을 부르르 떨었다.
“하지만 난 당신을 죽이지 않을 거야. 죽음보다 더한 고통이 무엇인지 알고 있거든.”
“큭! 크하하하하!”
백천화가 머리를 들어 올리며 광소를 터트렸다. 그의 깨진 이마에서 뿜어진 피가 바닥으로 뿌려졌다.
-이 자식 왜 이래?
“…….”
백우진은 움직이지 않았다. 백천화가 어떻게 움직여도 대비할 수 있도록 침착하게 마음을 가라앉혔다.
“넌 날 단숨에 죽이지 않을 걸 후회하게 될 거다.”
그 말과 함께 백천화가 스스로 자신의 명치를 찔렀다. 그의 몸이 북의 표면처럼 두웅 하고 울렸다.
우우우웅!
백천화의 전신이 부풀어 가는 풍선처럼 붉은색으로 팽창하기 시작했다.
“내 몸에 남은 마기와 오러를 폭주시켰다. 이젠 네놈이 뭘 해도 멈출 수 없어!”
백천화가 큭큭 웃으며 백우진을 비웃었다.
“백가의 땅! 백가의 검사! 백가의 보물은 모두 나의 것이다! 누구에게도 못 준다! 네놈 따위에게 주느니 아예 모두 지워 버리겠어!”
적천신기와 마기가 어우러진 기운이 폭발한다면 이 연무장이 아니라, 백가 전체가 날아간다. 이 땅에 있는 누구도 살 수 없다.
스으윽.
백우진이 굳은 표정으로 설영검을 세웠다.
“이미 늦었다. 날 죽여도 폭발은 멈추지 않아. 아니, 더 빨리 찾아오겠지. 죽고 싶다면 찔러라.”
“끝까지 추잡하군.”
“추잡?”
백우진이 서늘한 눈동자로 백천화를 보았다. 백천화는 그 모습마저 비웃었다.
“상관없다! 최후의 승자는 나다! 넌 아무것도 갖지 못해!”
백천화의 비명 같은 웃음에 검사들의 표정이 얼음장처럼 굳어졌다.
“저, 저런 인간이었다니….”
“백천화….”
“지독한 놈!”
“저걸 가주라고!”
자신들이 지금까지 모시고 따른 남자가 쓰레기보다도 못한 인간이었으니, 실망을 넘어 허탈할 지경이었다.
“소가주님이라면 분명….”
“협제….”
“제발!”
반면에 백우진을 보는 사람들의 눈동자는 선명하게 빛나고 있었다. 수많은 업적을 이루고, 결국 백천화마저 꺾은 저 남자가 새로운 기적을 보여 주기를 바랐다.
“기대해도 소용없어. 다 끝났다. 모두 함께 죽는….”
“내가 한 말을 잊었군.”
“뭐?”
“난 분명히 당신의 모든 것을 파악했다고 했어.”
백우진이 그 말과 함께 설영검으로 백천화의 심장 부근을 찔렀다.
퍼억!
피는 그리 많은 양이 나오지 않았다.
“끄허억!”
하지만 백천화는 그 어떤 상처를 입었을 때보다 고통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자신의 가슴을 부여잡았다.
“끄아아악!”
부풀던 백천화의 몸이 원상태로 돌아오고, 팽창하던 마기와 적천신기의 기운이 허공으로 흩어졌다.
“아, 안 돼. 안 된다고!”
백천화가 사라지는 오러와 마기를 잡기 위해 허공을 허우적거렸다. 하지만 한번 흩어진 기운들은 돌아오지 않았다.
“으아아아아악!”
그가 자신의 이마를 미친 듯이 문지르며 비명을 질렀다.
흑단 같았던 머리 색이 백발로 바뀌고, 탱탱했던 피부가 쪼그라들며 검버섯이 피어났다. 40대 초반 같았던 백천화의 외모가 순식간에 아흔에 가까운 노인으로 변했다.
“끄흐으으으….”
-마공의 여파다. 정공만을 익혔다면 저런 꼴은 아니었겠지.
백우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흑암의 말대로 적천신기의 기운만 잃었다면 백천웅처럼 천천히 늙어갔을 거다.
하지만 백천화는 그 위로 마기라는 최악의 힘을 깔았다. 신체와 혼의 균형이 무너지는 건 당연한 일이다.
‘부가주님.’
백우진은 멀리서 이곳을 지켜보는 백천웅과 눈을 마주쳤다. 그에게 눈인사하고 다시 백천화를 보았다.
“당신이 마지막에 이 땅 전체를 날려 버릴 생각만 하지 않았다면 나도 이렇게까지 하진 않았을 거야.”
“끄으윽….”
“당신은 정의가 아니고, 당신은 백가의 왕이 아니며, 당신이 걸었던 길은 어긋난 길이었다는 걸 평생 반성하며 사십시오. 아버지.”
“끄르륵!”
백천화가 눈을 까뒤집은 채 거품을 물고 쓰러졌다. 백우진은 설영검을 검집에 집어넣고, 흑암과의 공명을 풀었다.
군데군데 껴 있던 먹구름이 물러가고 쨍한 태양 빛이 백가 전체를 들어섰다.
단상 위에 세워진 신검백가의 깃발이 펄럭인다.
새하얗던 신검의 문양이 검은빛으로 물들었지만, 이전보다 훨씬 아름답고 인간답게 보였다.
백우진은 검게 탄 신검의 문양을 하염없이 바라보다가 등을 돌렸다.
-이제 끝인가.
“아니.”
그는 자신에게 달려오는 의검대와 문주영을 보며 활짝 웃었다.
“이제 시작이야.”
**
“아….”
백천웅의 주름진 노안에서 맑은 눈물이 흘러내렸다.
신검백가를 자신만의 성으로 삼았던 거짓된 왕이 무릎을 꿇고, 새로운 왕이 선 모습에 자신도 모르게 눈물이 흘러내렸다.
백우진의 머리 위에 뜬 흑검이 새로운 왕관처럼 보였고, 펄럭이는 검은 코트가 왕의 망토처럼 보였다.
먹구름으로 가득했던 하늘이 열리고 태양의 휘광이 쏟아진다.
그 장대하면서도 아름다운 모습은 구름이 드리웠던 백가가 새롭게 일어서는 미래처럼 보였다.
“우진아. 축하한다. 그리고….”
의검대가 백우진을 향해 달려가는 모습을 보며 백천웅은 조용히 미소를 지었다.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