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Renowned Family's Sword Prodigy RAW novel - Chapter 309
309화. 취임식
백우진은 달려오는 문주영과 의검대를 보며 신마의 오러를 해제했다.
“윽….”
많은 힘을 사용했기 때문인지 순간 머리가 어지러웠다.
“소가주님!”
“괜찮으십니까!”
문주영과 홍남기가 비틀거리는 백우진의 팔을 붙잡았다.
“괜찮아.”
백우진이 피식 웃으며 손을 저었다. 단전의 오러는 바닥이고, 정신력은 한계이며, 육체도 녹초지만 그 어느 때보다 상쾌한 기분이다.
“후우….”
응어리졌던 오래된 감정들을 뱉어 내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모두가 널 보고 있다.
흑암의 말대로 연무장에 모인 사람들이 전부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먼저 검사들의 반응은 딱 반반으로 갈렸다.
자신을 지지하던 검사들은 열렬한 환호를 내지르며 손을 흔들었고, 백천화를 따르던 검사들은 절망하며 주저앉았다.
그 절망이 가장 심한 사람들은 백천화의 직속 단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흑검대와 행검부, 백연단이었다.
세 집단은 초상을 치른 듯 넋이 나간 얼굴이 되어 있었다.
특히 그 수장들은 금방이라도 질식할 것 같이 가슴을 쥐어뜯고 있었다.
-저 면상들을 보니, 체한 게 내려가는 기분이다. 크하하하!
흑암이 시원하게 웃음을 터트렸다. 매번 방해해 온 놈들이 절망하는 얼굴을 보자, 계곡물에 발을 담근 것처럼 시원했다.
‘마찬가지야.’
백우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백천화의 무력과 권력에 기생하던 놈들이 겁에 질린 꼴을 보니, 진한 희열이 몰려왔다.
백우진은 고개를 돌려 중앙 단상을 보았다.
백연휘가 엄지손가락을 높게 치켜세웠고, 백은경은 신마의 무력에 놀라 벙찐 얼굴을 하고 있었다. 백천웅은 손을 흔들며 부드러운 미소를 피워 냈다.
다른 곳과 달리 저곳을 보니, 마음이 따듯해지는 기분이다.
사람들의 반응을 눈에 담고, 뒤를 돌았다.
“문주영.”
“예!”
백우진의 부름에 문주영이 차려 자세로 목청을 높였다.
“전 가주의 상처를 치료해 준 뒤 면벽동에 넣도록.”
“기한은 어떻게 할까요?”
“내가 그만이라고 말할 때까지.”
-평생이구만.
“알겠습니다.”
문주영은 되묻지 않았다. 바로 고개를 끄덕이고서 백천화를 업었다.
“자, 잠깐! 멈추십시오!”
문주영이 백천화를 업자, 흑검대주 강원진과 흑검대가 달려왔다.
“가주님께 무슨 짓을 하려는 겁니까!”
“마침 잘 왔어.”
백우진이 흑검대의 앞을 막아섰다. 서슬 퍼런 눈빛으로 입을 뗐다.
“현 시간부로 흑검대에 주어진 모든 권한을 박탈한다.”
“예에?”
“소, 소가주님! 그게 무슨!”
김재환이 항상 보이던 무표정을 깨고 눈을 부릅떴다.
“뭘 착각하시는군요.”
강원진이 인상을 찌푸리며 고개를 저었다.
“당신은 아직 소가주입니다. 가주 호위를 담당하는 저희의 권한을 박탈할 수 있는 건 오직 가주님뿐입니다. 당신은 소가주이니….”
“착각하는 건 당신이야.”
백우진이 입꼬리를 말아 올렸다. 그의 검은 눈동자에 제왕의 패기가 어렸다.
“으음….”
“끄윽!”
그 압도적인 존재감과 격의 차이에 강원진과 흑검대가 마른침을 삼키며 뒤로 물러났다.
“전 가주와 나는 승자가 신검백가의 가주가 되는 내기를 했다. 즉, 취임식을 하든 말든 난 이미 가주라는 뜻이지.”
백우진은 강원진이 물러난 만큼 앞으로 다가갔다.
“말도 안 되는….”
“그, 그런 억지가….”
“무엇이 억지인지 잘못된 부분이 있다면 말해 보도록.”
“으윽….”
강원진과 흑검대는 피 나도록 입술만 깨물 뿐 어떠한 대꾸도 할 수 없었다.
백우진의 논리에 틈도 없었고, 그의 눈동자에서 타오르는 절대적인 기파에 꽉 눌렸기 때문이다.
“그럼 전 가 보겠습니다.”
문주영은 자부심으로 가득 찬 얼굴로 백천화를 들쳐 메고 의무실로 향했다.
“흑검대 전원은 무장을 해제한 채 숙소에서 대기하도록. 지금까지 너희가 해 왔던 범죄들을 모두 밝혀야 하니까. 척검대주.”
백우진의 부름에 좌측에서 대기하던 척검대주 김형운이 달려왔다.
“부르셨습니까. 가주!”
“척검대주! 당신!”
김형운이 백우진을 가주라고 부르자, 강원진이 살기 가득한 눈으로 그를 노려보았다.
“가주님의 말에 틀린 부분은 없었소.”
김형운은 흔들림 없는 눈으로 강원진을 보았다.
“척검대주는 흑검대 전원을 가문의 뇌옥에 가두고 감시하도록.”
“첫 번째 명을 받듭니다.”
김형운은 백우진에게 가주의 예를 취한 뒤 몸을 돌렸다.
“가시죠. 흑검대주. 손님들 앞에서 억지로 끌려가시지 말고.”
“이번 일은 후회하게 될 거다. 너희 전부….”
“그건 나중 일이니, 일단 갑시다.”
“으윽!”
흑검대는 백우진의 무력을 눈앞에서 봤기에 반항조차 하지 못하고 뇌옥으로 끌려갔다.
“의검대주.”
“예! 가주님!”
홍남기는 연무장이 떠나갈 듯 우렁찬 목소리로 가주라고 외쳤다.
“혹시 모르니, 척검대를 지원해 줘.”
“명을 받듭니다!”
홍남기는 의검대를 데리고 척검대의 뒤를 따랐다.
“가주.”
백연휘의 목소리에 백우진이 뒤를 돌았다.
백연휘와 백은경이 다가오고 있었다. 두 사람의 옆에는 행검부장 강철민과 백연단주 오지훈이 억지로 끌려오고 있었다.
“축하드립니다.”
“축하드립니다.”
백연휘와 백은경이 동시에 가주에 대한 예를 취했다.
“감사합니다.”
백우진은 마주 인사한 뒤 강철민을 보았다.
“으으, 가, 가주를 뵙습….”
“됐어. 곧 잘릴 사람에게 인사를 받아도 필요 없으니까.”
강철민의 인사에 손을 저었다.
“예? 저, 저기!”
“형. 부탁할게.”
“이미 시작했다.”
백연휘가 고개를 끄덕였다.
“무, 무얼 시작했다는 겁니까! 서, 설마!”
“그래. 현검대가 행검부를 신나게 뒤지고 있지.”
“허억!”
강철민이 황급하게 고개를 돌렸다. 백연휘와 함께 왔던 현검대가 보이지 않았다.
“가, 가주님! 이건….”
“현 시간부로 행검부를 폐쇄한다. 행검부장 강철민과 그 이하 직원들의 직위를 해제한다.”
“가, 갑자기 왜 저희를!”
“정말 몰라서 묻는 건 아니겠지.”
백우진이 서늘한 눈동자로 강철민을 내려보았다.
“히이익!”
강철민이 기겁을 하며 뒤로 자빠졌다.
‘무, 무슨 저런 눈이!’
백우진의 눈동자를 본 것만으로 심혼이 뒤틀린 듯한 느낌이다.
이제 이 남자는 자신이 건드릴 수도 없는 하늘 위의 존재가 되었다. 손에 닿을 수 없이 천공을 노니는 신룡이었다.
“갑시다. 행검부장. 나도 당신에게 궁금한 게 많았소.”
백연휘는 묵직한 목소리를 흘리며 강철민의 멱살을 쥐고 행검부로 데리고 갔다.
“당신도 마찬가지야.”
백우진이 마지막 남은 백연단주 오지훈을 보았다.
“백연단을 폐쇄하고 백연단주와 백연단 전체의 직위를 해제한다.”
“으으….”
오지훈은 다른 사람들을 보고, 자신의 미래를 예측했기에 고개를 푹 숙이고 신음만 흘렸다.
“누나가 백연단을 맡아 줘.”
백우진이 백은경에게 고개를 돌렸다. 정보단체인 백연단 역시 백천화의 개인 세력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저들에게서도 수많은 비리가 감춰져 있을 거다.
“가주가 되자마자 일을 시켜 먹다니.”
“부탁할게.”
“부탁이 아니지. 명령이면 돼. 가주님.”
백은경이 훗 웃고서 등을 돌렸다. 오지훈을 데리고 멸검대와 함께 백연단 건물로 향했다.
-가주가 되니까 일이 일사천리로 진행되는군. 시원시원해!
‘벽이 부서졌으니까.’
백우진이 고개를 들어 올려 먹구름이 지워진 하늘을 보았다.
지금까진 저 먹구름처럼 백천화가 범죄들을 묵인해 줬겠지만, 이젠 아니다.
저들 모두와 백천화는 백가를 이 지경으로 만든 죗값을 치러야 한다.
-이제 쉬자. 너도 피곤하고 나도 밀린 드라….
‘아직 할 일이 남았어.’
백우진은 고개를 젓고서 단상 위로 올라갔다. 어쩔 줄 모르는 참관인들과 당황한 검사들을 보며 단상의 끝에 섰다.
“당신들이 이 장소에서 보았던 것들이 신검백가입니다. 가문의 검사들을 버리는 데 조금의 주저도 없었고, 약자가 도태되는 건 당연한 일이며, 더러운 일도 서슴지 않고 저지르는 냉정하고 지독한 가문이었습니다.”
모두가 들을 수 있도록 목소리에 오러를 실었다.
“하지만 그건 지금까지의 신검백가입니다. 신검백가는 오늘부터 달라질 겁니다. 가문의 일원을 가족으로 여기고, 홀로 빨리 가는 것이 아닌, 함께 멀리 갈 수 있는 진정한 가문으로 만들겠습니다.”
백우진이 고개를 숙였다. 이 인사와 연설에 힘을 더하기 위해서 모두가 보고 있을 때 흑검대, 행검부, 백연단을 폐쇄한 거다.
“신검백가의 새로운 가주이자, 협제 백우진의 이름으로 약속드리겠습니다.”
백우진의 선언에 넋이 나간 얼굴로 서 있던 사람들이 박수를 치며 환호를 보냈다.
-허, 이젠 취임식도 지 혼자 하네?
**
백우진과 백천화의 결투 결과가 알려지며 전 세계가 파랑에 맞은 듯 출렁였다.
-떴다! 백우진!
-ㅅㅅㅅㅅㅅㅅㅅㅅㅅㅅ
-킹갓대백우진!
-레알 미친놈이다. 우와….
-어이 어이! 믿고 있었다고!
-이제 협제가 아니라, 무신이라고 불러야 할 듯.
-신검백가주. 어서 오고.
-백우진 까들 침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정신 나갈 거 같애! 정신 나갈 거 같애! 정신 나갈 거 같애!
-진짜 천하제일인 등장이요!
-엄마 난 커서 백우진이 될래요!! 엄마 난 커서 백우진이 될래요!! 엄마 난 커서 백우진이 될래요!!
-백우진이 될 사람은 나야! 하, 하루만 백우진이 되고 싶다….
백우진의 승리 소식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기뻐했지만, 백천화의 승리를 바라거나 백우진을 싫어하는 사람들은 쥐 죽은 듯 사라졌다.
승리 속보에 이어 백우진이 지금까지 백가가 했던 범죄를 밝힌다는 연설이 기사를 타며 더 큰 파장이 일어났다.
-백가가 뭘 했다는 거임?
-백천화가 백가의 검사들을 일부러 버렸다던데?
-쉬쉬했지만 그런 소문 많았지. 부상 입은 검사들 푼돈 주면서 내쫓았고, 위험한 상황일 때 모른 척한 것도 있었잖아. 얼마 전 말벌 사건 때 백우진이 안 갔으면 척검대도 몰살당했을 듯.
-그것만이 아님. 검사들 데리고 와서 기준에 못 미치면 억지로 쫓아내는 경우도 흔함. 나갈 때도 그냥 못 나가고 배운 것 이상으로 뱉어내야 함.
-너희들 그런 정보 있었으면서 왜 이제야 푸냐?
-이런 글 올렸다가 흑검대에 잡혀가면 뒤지니까.
-어찌 됐든 백우진이 백가의 가주가 됐으니, 변하겠지.
-ㅋㅋㅋㅋㅋ. ㅈㄹ하네. 윗놈들은 어차피 다 똑같음.
-그건 네 인생이고. 백우진이 괜히 협제라고 불렸겠냐.
-쟤 그냥 백까임. 똑같은 놈이 사람들 앞에서 잘못을 밝히고 바뀌겠다고 하겠냐고. ㅋㅋ-보면 알겠지. 정말 달라질지 아닐지는.
**
백우진은 무영객과 홍아라를 데리고 가주전으로 향했다. 흑검대가 모두 갇혀 있으니, 앞을 막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콰아아앙!
권위로 덕지덕지 칠해진 가주전의 거대한 문을 발로 부숴 버렸다.
쿠구구구!
항상 사람을 내려다보는 것 같았던 철문이 와르르 무너져 내렸다.
“가, 가주님?”
“어욱! 호, 혹시 화나신 일이라도….”
홍아라가 흠칫 놀라서 귀를 쫑긋 세웠고, 무영객은 겁먹은 얼굴로 쪼르르 다가왔다.
“옛날부터 마음에 안 들었거든.”
백우진이 피식 웃었다. 사람을 억지로 짓누르는 듯한 이 문을 항상 부수고 싶었다.
“들어가자.”
무너진 문을 지르밟으며 안으로 들어갔다. 올려다볼 수밖에 없는 단상과 그 위에 세워진 왕좌가 눈에 들어왔다.
‘항상 생각했었지.’
저 높은 단상과 왕좌를 때려 부수고 싶다고.
-권위라는 건 스스로 세우는 거지, 의자의 높이로 만드는 게 아니니까.
흑암이 동감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휘우, 여기가 가주전이군요. 별거 없어 보이는데 다 비싼 거네요. 이 벽 좀 봐!”
무영객은 벽면을 둘러보며 가격이 어쩌고저쩌고 중얼거렸다.
“무영객.”
“옙!”
벽면을 보고 있던 무영객이 달려왔다.
“저 의자부터 단상 전부 치워 버려.”
“예? 저, 전부요?”
“그래. 모조리. 너 땅굴 파면서 철거 일도 많이 해봤잖아.”
“에이! 전 도굴꾼이 아니라, 도둑이에요! 물론 할 수는 있지만….”
“같은 거 아니야?”
“전혀 다르죠! 거기다 전 의적이라….”
“네. 의적님, 알겠으니, 최대한 빨리 철거해 주세요. 건물을 무너뜨리지는 말고.”
의적 이야기만 나오면 무영객의 말이 길어지니, 미리 차단해 버렸다.
“혼자 하기는 힘들 테니, 사람을 불러도 상관없어.”
“으, 알겠습니다. 그럼 확인 좀 하겠슴다.”
무영객은 전혀 다르다고 꿍얼거리면서 단상을 살폈다.
“아라야. 저 녀석 딴짓 못 하게 잘 감시해.”
“네.”
홍아라가 양손으로 주먹을 쥐며 고개를 끄덕였다. 아라도 무영객은 편하게 대하기에 믿고 맡길 수 있었다.
-야, 나머지는 무영객이랑 아라에게 맡기고 돌아가자. 약속대로 드라마 보여 줄 시간이잖아. 드라마가 자그마치 2분기가 쌓여 있다고!
‘알겠어.’
백우진이 빙긋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흑암이 양보해 준 덕분에 지금의 경지에 오를 수 있었고, 급한 일도 끝났으니, 드라마를 보여주는 건 어려운 일도 아니다.
“엉? 요거는….”
돌아가려고 몸을 돌릴 때 무영객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뒤를 돌자, 무영객이 맹한 표정으로 단상의 아래쪽에 있는 신검의 문양을 누르고 있었다.
쿠구구구구!
녀석이 누른 부분이 깊게 들어가며 단상의 한 부분이 회전문처럼 열렸다. 그 안에서 지하로 향하는 계단이 나타났다.
“허억!”
무영객은 자신이 저지른 일에 깜짝 놀라 백우진과 홍아라에게 시선을 돌렸다.
“어떻게 알았어?”
“아니, 이상하길래 눌렀더니….”
“허….”
백우진이 헛웃음이 터트렸다. 진짜 저놈의 능력은 어디까지인지 모르겠다.
-아니, 저 새끼 보물 고블린이야? 뭘 맨날 가져오고, 발견하는 거냐고! 시스템의 축복은 저놈이 받은 거 아니냐?
불안에 휩싸인 흑암의 목소리를 흘려들으며 계단으로 향했다. 위험한 기운은 느껴지지 않았다.
“내려가 보자.”
백우진이 앞장서서 계단을 내려갔다. 농구장 크기의 사각형 공간이 나왔다. 천장에는 야명주가 박혔고, 바닥과 벽은 검은 물질로 만들어져 있었다.
우측에는 형형색색의 아름다운 보석들이 자신만의 빛을 뿌렸고, 오른쪽엔 한눈에 이름을 알 법한 장비들이 완벽한 형태로 보존되어 있었으며, 가운데에는 영약과 무예서들이 검은 나무로 만든 수납장에 박혀 있었다.
“아버지의 창고였군.”
백가 최고의 보물들이 있다는 천검서고는 이곳이 아니다. 백천화가 천검서고의 보물들을 홀로 독차지하기 위해서 이곳에 모아 둔 게 분명했다.
-이럴 줄 알았다니까.
흑암이 혀를 찼다. 백천화가 욕심이 많은 건 처음부터 알고 있었다.
그는 백우진이 위험한 임무를 완수해도 말로만 칭찬해 줄 뿐 제대로 된 보상을 주거나, 수련을 도와준 적이 없었다. 지금 생각해도 지독한 인간이다.
“우아아아!”
“허억….”
무영객은 환호를 지르며 보석으로 달려갔고, 홍아라는 무기 쪽으로 다가갔다.
“흐음….”
백우진은 중앙에 있는 수납장을 뒤졌다. 영약을 간식처럼 먹었는지 빈 병으로 가득했다.
“이건….”
서적이 쌓인 책장으로 몸을 돌렸다. 책장의 끝에 표지가 이상한 책이 눈에 들어왔다.
-이 표지….
“왜?”
-인간의 피부로 만든 표지다….
“뭐?”
백우진이 눈을 부릅뜨고 표지를 살폈다. 거칠긴 했지만, 흑암의 말대로 촉감이 인간의 피부 같았다.
“흡성대법(吸星大法)?”
표지에는 흡성대법이라는 이름이 적혀 있었다. 책을 펼쳐서 대충 훑어보았다. 마족을 이용해서 마기를 얻는 방법, 인간을 이용해서 마기를 얻는 방법이 서술되어 있었다.
“이거였군. 이게 그 마기의 정체였어.”
백우진이 인상을 찌푸렸다. 백천화는 마공 중에서도 지독한 흡성대법을 이용해서 그 마기를 얻었던 거였다.
“이딴 건 세상에 필요 없지.”
손에 오러를 끌어모아 흡성대법을 불태웠다.
화르르륵!
붉은 불길이 일어나며 표지를 제외한 책 내부가 모조리 불타 사라졌다.
후우욱!
표지마저 태워 버리기 위해서 화력을 올리려고 할 때였다. 빨간 불길이 파란색으로 변하면서 표지가 녹아내리고 그 안에 있던 숨겨진 페이지들이 땅으로 떨어졌다.
-어엉?
“뭐야 이게….”
떨어진 페이지를 주웠다. 페이지 밑에는 숫자가 적혀 있었다.
첫 번째 장을 보자 흡성대법과는 전혀 다른 이름이 적혀 있었다.
“북명신공?”
-아, 좆 됐다. 내 드라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