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Renowned Family's Sword Prodigy RAW novel - Chapter 316
316화. 위대한 검사 (2)
-지금 발록이라고 했냐?
“그래. 저 던전의 보스는 발록이야.”
백우진이 TV에서 시선을 떼지 않은 채로 고개를 끄덕였다.
-발록이라니…. 아무리 적가주가 절대의 무인이라고 해도 마계의 투귀는 못 이긴다!
“나도 알아.”
TV에서 보여 주는 투기장 던전의 이름은 ‘크란리움’이다.
크란리움은 몬스터가 우르르 퍼져 있는 일반적인 던전과 달리, 던전의 중심에 세워진 투기장에서 보스급 몬스터가 한 마리씩 나오는 특이한 던전이다.
순차적으로 하나씩 나오는 보스 열 마리를 잡으면 던전이 공략되는 간단한 방식이지만, 던전을 공략하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마지막 보스가 발록이니까.’
첫 번째 보스부터 아홉 번째 보스까지는 8등급 무인이라면 충분히 상대할 수 있는 수준의 몬스터들이 나온다.
하지만 마지막 열 번째에 나오는 보스는 격이 다르다.
크란리움의 주인이자, 마계의 투귀라 불리는 발록이 그 주인공이었다.
발록은 마족 주제에 투기를 사용하고, 무력은 절대자를 넘어서며, 특별한 전투 능력도 가지고 있었다.
-네 전생에도 저 던전이 나왔었던 거냐?
“맞아.”
너무도 큰 사건이었기에 저 투기장의 형태도 확실하게 기억난다.
-그때는 어떻게 했지?
“절대자 두 명이 합공했는데도 잡지 못해서 이계로 보냈어.”
전생에서는 적가주와 대연문주가 합공을 했음에도 발록을 꺾지 못했다.
결국 그 두 사람이 시간을 끄는 동안 루카스 탑주 네 명이 모여 발록을 이계로 날려 보냈다.
‘다만 전생이랑 상황이 좀 변했는데….’
백우진이 인상을 찌푸렸다. 크란리움이 나왔던 건 지금이 아니라 자신이 23살이 되는 2년 후였고, 위치도 광화문이 아니라 부산이었다.
-그럼 저곳에 발록이 아니라 다른 놈이 나오는 건가?
“그건 아닐 거야. 발록이 아니라 다른 놈이었다면 적가주님이 진즉에 공략하고 나오셨을 테니까.”
-쩝.
흑암이 입맛을 다셨다.
-그럼 이미 죽었겠군. 남자다워서 마음에 드는 놈이었는데….
적위진은 적의 아들이라고 할 만한 백우진에게도 가르침을 베풀고 성장할 기회를 주었다. 절대자 중에 유일하게 마음에 들었던 사내였기에 아쉬움이 들었다.
“아닐지도 몰라.”
백우진이 벌떡 일어서서 설영검을 착용했다.
-응?
“전생에서도 적가주님은 발록을 상대로 오랜 시간을 버텼어. 그리고 아직 브레이크가 되지 않았잖아.”
던전이 브레이크 되는 경우는 던전에 들어간 능력자가 전멸하거나, 일주일이 지나도 공략이 되지 않았을 때다.
즉, 아직 생존자가 있다는 뜻이다.
백우진이 핸드폰을 꺼내서 협회의 이영현에게 전화를 걸었다.
[백가주님?]“늦은 시간에 죄송합니다. 지금 뉴스를 보고 있는데….”
이영현에게 현재 상황에 대해 질문했다.
[저희도 정확한 상황을 알 수 없어서 일단 협회 능력자 대부분을 광화문에 모아 놓았습니다. 적가주께서 후계자를 수련시키느라 일부러 늦게 나올 가능성도 있기에 백가주님께는 연락드리지 않았습니다.]“그랬군요.”
백우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경우다. 저게 발록의 투기장만 아니었다면 말이다.
“저도 그쪽으로 가겠습니다.”
[저, 정말이십니까? 감사합니다!]“금방 가겠습니다.”
백우진은 이영현의 들뜬 목소리를 들으며 전화를 끊었다. 흑전호포를 걸치고 바로 문을 열고 나갔다.
-…….
흑암은 켜진 TV를 보며 검날을 절레절레 저었다.
-이번 생에 드라마는 아닌가 보다….
**
백우진은 광화문에 도착하자마자 바늘처럼 예리한 긴장감을 느꼈다.
-살벌하군.
‘그럴 수밖에.’
내부가 어떤 상황인지 알 수가 없으니, 딱딱할 정도의 긴장감이 흐를 수밖에 없었다.
“백가주님!”
던전 앞으로 다가갈 때 주름이 늘어난 이영현이 달려왔다.
“바로 와 주셨군요!”
“당연히 와야죠.”
“정말 감사합니다….”
이영현이 진심을 담아 고개를 숙였다.
‘이분은 여전하시군. 하나도 변하지 않으셨어.’
사실 진즉에 백우진에게 연락했어야 했지만, 너무 거물이 되어 전화에 손이 가지 않았다. 이렇게 먼저 와 주니 고마워서 뭐라 말이 나오질 않았다.
“일단 던전 앞으로 가죠.”
“알겠습니다. 가면서 설명드리겠습니다. 저 던전의 처음 등급은 낮았지만, 지금은 재해급으로 변했습니다. 이유를 알 수….”
백우진은 이영현의 설명을 들으면서 던전의 입구로 향했다. 적가주가 적경훈을 수련시키기 위해서 데리고 들어갔다는 것만 빼면 전생의 크란리움과 완전히 같았다.
“배, 백우진!”
“백가주다!”
“신검백가주가 오셨어!”
백우진이 왔다는 외침에 던전의 앞에 모인 능력자들의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이제 던전에서 뭐가 나와도 자신이 있다는 듯 경직된 분위기가 풀어지기 시작했다.
“저건….”
백우진은 던전 가장 앞에 선 여자를 보고 눈매를 좁혔다.
-적연화? 왜 단발이지?
흑암의 말대로 적연화는 머리를 단발로 자른 채 석상처럼 던전의 입구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적연화 권사께서는 저 앞에서 하루 종일 움직이지 않으셨습니다….”
자신의 시선을 따라간 이영현이 어두운 얼굴로 입을 열었다.
당연한 일이다.
나흘이면 돌아왔어야 할 적위진과 적경훈의 소식이 끊어졌으니, 걱정되어 잠도 못 잤을 거다.
“적연화.”
백우진이 옆으로 다가가 이름을 부르자, 적연화가 느릿하게 고개를 돌렸다. 붉어진 눈동자는 투지로 꽉 차 있었고, 기세는 한 치의 빈틈도 없었다.
-이런….
‘좋지 않군.’
적연화를 많이 봐 왔기에 알 수 있었다. 단단해 보이는 모습이지만, 실제로는 쓰러지기 직전이다. 정신적으로 굉장히 힘들어 보였다.
“괜찮아?”
백우진의 짧은 한마디에 적연화의 얼음장 같은 얼굴이 무너졌다. 투지와 기세가 사라지며 걱정과 슬픔이 차올랐다.
“아, 아빠가 장난을 많이 치시지만, 아무 말도 없이 이렇게 늦게 나올 리가 없어요….”
꽉 닫힌 적연화의 입이 열렸다. 가뭄 난 논처럼 메마른 목소리다.
“분명 무슨 문제가 있을 거예요. 제발, 제발 도와주세요.”
적연화가 백우진의 소매를 붙잡고 몸을 떨었다.
“허….”
그 모습을 본 이영현이 헛바람을 뱉었다.
‘적연화가 가장 믿는 사람이 백가주였다고?’
가족 같은 호위, 동거동락한 권사들에게도 괜찮다고 위로하며 입을 다물었던 적연화가 백우진에게는 유일하게 도움을 요청했다. 상상도 못 했던 일이다.
“음….”
백우진이 입술을 깨물었다. 도와달라는 말이 북채로 가슴을 친 듯 크게 울렸다.
어제부터 도와달라고 하고 싶었을 텐데, 연락 없이 홀로 버틴 그녀의 정신력에도 감탄이 나왔다.
“할 수 있다면.”
백우진이 무겁게 고개를 끄덕이고 던전의 입구로 향했다.
적위진, 적경훈, 적연화.
저 세 사람은 이전부터 여러 도움을 주었던 사람들이다. 빚이라는 매개체가 있긴 했지만, 그건 아무 의미도 없었다.
-근데 어떻게 하게? 브레이크 되면 이미 늦은 거 아니냐?
‘방법이 있을지도 몰라.’
예전부터 던전의 입구를 막는 검은 막이 결계나 진이 아닐까 생각했다. 만약 진법이나 결계라면, 그것을 베고 그 안으로 들어갈 수도 있을지도 모른다.
우우웅!
백우진이 흐름을 보는 눈을 운용하며 던전의 입구를 살폈지만, 결계나 진법의 흐름이 느껴지진 않았다.
‘이게 안 되면….’
다른 방법을 사용하려 할 때였다.
[타이틀 가 발동됩니다.]눈에 새하얀 광채가 어리며 던전의 입구를 가둔 어둠이 열리고, 그 안에 세워진 새하얀 결계가 모습을 드러냈다. 성스러우면서도 구린내가 나는 결계였다.
-이, 이건!
‘현혹을 지운 거야.’
대오가 결계를 보호하는 환상과 현혹을 지워 버린 것 같았다.
띵!
백우진이 움직이려 할 때 청명한 알림음이 들려왔다.
[돌발 퀘스트가 도착했습니다.]발록 카탈론을 제거하고 당신과 인연의 끈이 닿은 사람들을 구해 내세요.
조건: 발록 제거. 적위진, 적경훈 생환.
보상: 5,000포인트. 돌발 보상.
-이걸 갑자기 준다고?
흑암이 짜증이 솟구친 듯 붕 떠올랐다.
-퍼 줄 구석이 생기면 놓치질 않네! 이 지독한….
‘수락한다.’
백우진은 퀘스트를 수락하고 자세를 낮췄다. 지금은 흑암의 투정을 받아줄 때가 아니다.
우우웅!
오러를 끌어 올리며 오른손을 설영검의 검병에 놓았다.
촤아아악!
결계역장의 기운을 운용하며 흑왕탄을 내질렀다. 검은 짐승의 이빨이 입구를 가둔 결계를 사정없이 찢어발겼다.
쩌어어억!
던전을 막은 어둠이 갈라지며 꽉 닫힌 입구가 커튼을 걷듯 활짝 열렸다.
-이, 이게 돼?
“아….”
흑암이 기겁을 하고, 이영현은 넋을 놓은 듯 입을 떡 벌렸다.
‘이, 이게 가능했다고?’
이미 닫힌 던전의 입구를 여는 건 그 누구도 하지 못한 일이다.
유럽 최강의 대마법사 크람도, 브라질의 최고위 주술사 위르단도, 무인으로 절대에 오른 백천화나 적위진도 불가능하다고 했었다.
그걸 홀로, 그것도 검 한 자루로 이뤘다는 것에 넋이 나갈 지경이었다.
‘전무후무.’
백우진을 설명하기에 이보다 좋은 단어가 없었다.
“역시 백가주님!”
“함께 들어가죠!”
“가자!”
사람들이 기뻐하며 던전의 입구로 움직일 때였다. 던전의 입구에서 무시무시한 투기가 뿜어져 나왔다.
“아….”
“으허헉!”
“이, 이게 무슨….”
노출된 것만으로 살을 아리게 만드는 어마어마한 투기에 능력자들의 얼굴이 창백하게 질렸다.
‘이, 이건 안 돼….’
‘싸움조차 불가능해.’
능력자들이 무릎을 꿇고, 몸을 떨었다. 던전에서 피어나온 투기가 너무 강해서 싸움은커녕 호흡조차 제대로 할 수 없었다.
“아….”
적연화가 간신히 고개를 들어 백우진을 올려보았다. 그도 저 던전에서 나온 투기에 긴장했는지 손을 떨고 있었다.
‘마, 말해야 해.’
가지 말라고. 도와달라는 말을 취소하겠다고 말해야 했지만, 던전에서 터져 나온 막대한 투기에 입이 열리지 않았다.
“하아….”
백우진이 옅은 숨을 뱉으며 신마를 발동했다.
화아아악!
단전에서 피어난 회색 불길이 전신을 휘감으며 거칠게 타오른다. 신마의 기운이 투기를 압도하며 이 공간을 완벽하게 장악했다.
“아….”
“수, 숨이….”
“떨림이 멈췄어.”
능력자들이 귀신에 홀린 듯한 눈으로 백우진을 바라보았다. 그의 전신에 어린 회색 휘광이 던전에서 솟구친 투기를 집어삼켜 버렸다.
우우웅!
백우진이 던전 내부로 기감을 펼쳤다.
‘아직 살아 있어.’
적위진, 적경훈만이 아니라 다른 권사들의 기운도 느껴졌다. 다만 적위진의 기운은 곧 꺼질 촛불처럼 희미했다.
“적연화.”
그 나지막한 부름에 적연화가 턱을 떨며 고개를 들어 올렸다.
“빚 하나 또 늘었다.”
백우진이 씩 웃으며 던전의 문을 넘었다.
“걱정 말고 기다리고 있어.”
**
“크으….”
적위진이 바람 빠진 신음을 흘렸다.
‘여기가 끝인가….’
눈앞으로 네 개의 뿔과 두 쌍의 날개를 단 괴물이 다가온다. 스스로를 발록이라 칭한 마계의 투귀가.
‘저런 놈이 나올 줄이야.’
사실 이 던전의 등급은 그리 높지 않았다. 특이한 구조와 형태에 경험 삼아 적경훈을 데리고 왔고, 던전에서 나온 보스의 수준도 평범했다.
하지만 열 번째에 나온 저 발록은 여태까지 상대한 그 어떤 몬스터와도 격이 달랐다.
난이도가 2에서 갑자기 100으로 올라갔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문제는 강한 것만이 아니었어.’
발록은 무력만으로도 자신보다 위였지만, 그보다 더 큰 문제가 있었다.
강대한 염력.
발록이 사용하는 염력은 일반적인 염력을 초월했다. 전투 중에 내상을 입히고, 오러를 꺾어 버릴 정도의 위력을 가졌다.
놈의 염력과 끝 모를 전투력에 몸과 정신은 이미 만신창이가 되었다.
[크르르….]발록이 짐승처럼 으르렁거리며 적위진의 앞에 섰다. 적위진도 큰 키였지만, 발록과는 비교조차 할 수 없었다.
[최근 100년간의 전투 중 가장 재밌었다. 인간치고는 제법이야.]발록의 입에서 톱날이 돌아가는 듯한 괴이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다만 네게도 한계가 찾아온 것 같군.]“더럽게도 잘 아는구나.”
적위진이 느릿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중상을 입은 적경훈과 다른 능력자들을 지키느라 홀로 이틀간 싸워 왔다.
바다 같았던 오러도 바닥을 드러냈고, 팔다리도 삐걱거린다. 싸우기는커녕 한 수도 버틸 수 없을 것 같았다.
“후우….”
한숨을 내쉬며 슬쩍 뒤를 돌아보았다. 간신히 눈만 뜬 아들과 그의 권대 적룡대가 보인다.
‘지금까지 버틴 것도 저 녀석들 때문이지….’
저들이 아니었다면 진즉에 쓰러졌을 거다.
던전이 브레이크 될 때까지 최대한 버텨서 저 녀석들이라도 살리고 싶었는데 결국 불가능한 일이었다.
[네놈 덕분에 이 세계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다. 밖에는 더 재밌는 놈들이 있겠군.]“크하하하하!”
적경훈이 참지 못하고 광소를 터트렸다.
“재미? 너 따위는 찜쪄먹을 수 있는 녀석이 있다.”
[그거 마음에 드는군.]발록이 히죽 웃었다. 두려움이 아닌 흥미와 기대감이 담긴 미소였다.
“미안하지만 너는 그 아이를 못 이겨.”
백우진이라면 자신을 가지고 노는 이 악마를 이길 수 있다. 분명 그럴 거라 믿었다.
다만 백우진을 생각하니, 떠올리지 않으려 했던 막내딸이 생각났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그 아이가 잘 살기를 바라며 주먹을 들어 올렸다.
“가주님!”
“아, 아버지! 안 됩니다!”
뒤에 있는 적룡대와 적경훈이 앞으로 달려 나오려 할 때 적위진이 기파를 뿌려 벽을 만들었다.
“나는 권황이다. 내 사람이 내 앞에서 죽는 꼴은 못 본다.”
적위진이 마지막 남은 패왕신무의 기운을 오른 주먹에 담아 내질렀다.
콰아아아!
극한의 오러를 응집시킨 패왕신무의 수적천석이 발록 머리를 향해 쏘아졌다.
쩌어억!
발록이 어깨에 걸친 대검을 내리친다. 마계의 불길에 휩싸인 대검이 수적천석의 기운을 가른다.
“크헉….”
적위진이 피를 토하며 무릎을 꿇었다. 한계까지 모은 권강이 찢어지며 심각한 내상이 돋아났다. 이제 손을 들어 올릴 힘도 없었다.
후우우웅!
머리를 가르기 위해 떨어지는 대검의 살기에 솜털이 곤두섰다.
‘아….’
아들과 권사들이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게 멀게 들린다. 몸과 정신이 갈라지는 느낌이다.
후우웅!
죽음을 각오하고 눈을 감았을 때, 거센 바람이 불어와 대검에 서린 피비린내를 지워 버렸다.
무언지 모를 따스한 기운에 눈을 뜨자, 아름다운 자태의 흑검이 나타나 있었다. 처음부터 이 자리에 있었던 것처럼.
“헉!”
적위진이 비명을 질렀다. 모를 수가 없었다. 녀석의 검이었다.
[이게 무슨!]발록이 고성을 터트리며 대검에 힘을 주는 게 보였다. 오싹한 소름이 등줄기를 스칠 때 흑검이 아래에서 위로 솟구쳤다.
쩌어어엉!
흑검이 발록의 대검을 힘으로 밀어내며 장대한 광휘를 피워 올렸다.
그 선명한 빛이 어둠과 투기로 가득 찬 천지를 꿰뚫었다.
지축이 뒤틀리고, 하늘이 무너져 내린다. 환경이 변하지 않는다는 던전의 규칙조차 벗어난 이례적인 힘이다.
던전을 붕괴시킨 검이 허공을 선회하여 한 남자의 손에 잡혔다.
무너지는 세계.
그 파랑의 중심에 그가 섰다.
[크르륵!]그 압도적인 등장에 발록이 신음을 흘리며 물러섰고, 적위진의 가슴이 뜨겁게 격동했다.
“도와달라 부탁받았습니다.”
백우진. 신마의 서광을 한 몸에 두른 초월적인 존재가 인간의 미소를 그렸다.
“이제 맡기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