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Renowned Family's Sword Prodigy RAW novel - Chapter 32
32화. 던전 쓸러 왔습니다. (4)
“키아아!”
놀 투사가 백우진에게 달려들었다. 놀 투사의 쌍검이 코앞에 와 있는데도 백우진은 발검술 자세만 유지했다.
파아아아!
백우진의 검집에서 흑색의 칼날이 튀어나왔다. 놀 투사는 쌍검을 세워 흑왕탄을 막으려 했지만 소용없었다.
캬갸걍!
흑왕탄의 칼날은 쌍검을 씹어버리고, 놀 투사의 가슴을 사정없이 베어버렸다.
“크으으….”
데이라 놀 투사는 부들부들 떨다가 뒤로 넘어가서 그대로 절명했다.
[흑왕탄의 숙련도가 2단계로 상승하였습니다.] [흑왕탄의 발동속도가 빨라집니다.] [흑왕탄의 파괴력이 강해집니다.]백우진은 눈앞에 뜬 홀로그램 창을 본 후 주먹을 움켜쥐었다.
“드디어 2단계네.”
-축하는 하겠다만, 놀 투사랑 근접전 벌인다고 하지 않았냐?
“상황이 바뀌었잖아.”
백우진은 실시간 지도에서 다단계 길드의 능력자들이 입구 쪽으로 움직이는 것을 가리켰다.
“저 놈들이 날 기습하려고 입구로 가고 있으니까. 놀들을 빠르게 잡고, 그 기대에 부응해줘야지.”
백우진은 전력으로 움직이며 던전에 퍼져있는 놀들을 잡은 뒤, 입구로 돌아갔다. 다단계 길드 놈들을 방심시키기 위해 옷에 피까지 발랐다.
“양옆에 숨어 있는 건 마법사로군.”
-그럴 거다. 나쁜 전략은 아니다만, 실시간 지도가 있는 네겐 아무 의미도 없지.
“지도가 없어도 저런 건 안 맞아.”
후우우웅!
입구 쪽에 들어오자마자, 화염구 2개가 날아왔다. 백우진은 보법을 밟아서 마법사의 뒤로 이동한 후 놈을 베어버렸다.
“끄아아악 ”
마법사의 비명에 모두의 시선이 백우진에게 모였다.
“쳐, 쳐라! 독침을 날리고 마법을 쓰라고!”
“으아아아!”
“죽어!”
김덕철의 목소리에 정신을 차린 길드원들이 백우진에게 달려들었고, 화염구와 독침이 동시에 날아왔다.
샤아악!
백우진은 화염구의 중앙을 향해 세로 베기를 사용했다.
콰아앙!
화염구가 터지며 만들어낸 폭풍에 날아오던 독침들이 방향을 잃고 백우진에게 달려들던 능력자들에게 박혔다.
“허억!”
“크으윽!”
“아악!”
백우진은 독침을 맞고, 쓰러진 놈들을 가볍게 처리하고, 반대편으로 이동했다.
“히이익!”
“크아악!”
도망치려던 마법사의 심장을 찌르고, 독침을 날린 두 놈을 동시에 베어버렸다.
“음?”
백우진이 김덕철을 처리하려고 뒤를 돌았을 때 그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억지로 끌려온 20명만 덜덜 떨고 있었다.
김덕철은 부하들을 미끼로 던지고 출구로 도망을 친 것이다.
-백우진! 저 쓰레기만큼은 놓치면 안 된다!
흑암의 분노한 목소리에 백우진은 지도를 보며 차분하게 대답했다.
“걱정 마. 놓치지 않으니까.”
**
“저, 저런 괴물이 왜 이런 던전에 오냐고!”
김덕철은 젖 먹던 힘까지 다해서 출구로 달렸다. 밖으로 나간다면 그놈도 함부로 살인을 할 수 없다는 생각이었다.
“뭐, 뭐야!”
김덕철은 갑자기 자신의 몸이 앞으로 기우는 것을 느꼈다. 중심을 잡으려고 용을 써봤지만, 다리가 움직이지 않았다.
“끄아아악!”
다리에서 참을 수 없는 고통이 느껴졌다. 김덕철은 뒤를 돌아보고 나서야 자신의 양 다리가 잘렸다는 것을 깨달았다.
“아아아….”
김덕철은 자신의 다리를 자른 백우진이 천천히 다가오는 것을 보고, 온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그의 이빨이 깨질 것처럼 맞부딪쳤다.
“사, 살려주세요! 제, 제가….”
“이름.”
백우진의 입에서 감정의 고조 없는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기, 김덕철입니다!”
“소속은?”
“흑사마귀 길드입니다.”
“그거 말고. 너희 진짜 길드.”
“아….”
김덕철이 고개를 들어 올려서 백우진을 쳐다보았다. 그의 눈빛은 모든 것을 알고 있다는 듯 고요했다.
“트, 트리본 길드입니다.”
“트리본….”
백우진의 기세가 사나워졌다. 트리본 길드의 이름을 여기서 들을 줄은 몰랐다.
-아는 이름이냐?
‘그래. 10년 후에 대형 길드가 되는 다단계 길드야.’
-너희 가문보다도 더?
‘그건 아니지.’
신검백가와 비교 할 수는 없지만, 10년 후 트리본 길드는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한 길드가 된다.
“오늘 온 길드 3개는 전부 트리본 길드의 소속이겠지?”
“그, 그렇습니다. 던전을 독점하기 위해 여러 길드를 만든 다음 그곳에 인원을 넣었습니다. 혀, 현재 트리본 길드 밑에는 8개 길드가 있고….”
김덕철은 공포에 질려서 묻지도 않은 말까지 뱉고 있었다.
“그럼 저들은 뭐지?”
백우진은 멀리서 여길 지켜보고 있는 20명의 능력자들을 가리켰다.
“어, 억지로 길드에 집어넣은 사람들입니다.”
“억지로?”
“가족으로 협박도 하고, 빚도 지게하고, 지, 지인으로 꼬시기도 하고, 세뇌시키기도 하고….”
정신을 놓아버린 김덕철은 모든 사실을 숨김없이 전하고 있었다.
“너희 길마는 정형운인가?”
“그, 그건 저도 잘 모릅니다.”
“모른다고?”
“전 제 상사에게 지시를 받습니다. 저희 길드는 바로 위에 있는 사람 빼고는 알 수가 없는 구조라….”
“역시 잔챙이였나.”
체계가 잡혀 있는 것을 보니, 트리본 길드는 벌써부터 나름의 세력을 구축하고 있는 것 같았다.
“제가 알고 있는 건 저, 전부 말씀드렸습니다. 살려…커헉!”
백우진은 살려달라고 비는 김덕철을 베어버렸다. 자신을 먼저 습격한데다가 부하들을 버리고 도망치는 쓰레기를 놔두기엔 던전의 산소가 아까웠다.
-잘했다. 동료를 버리는 버러지는 살 자격이 없어.
“이런 놈 잡는다고 트리본 길드엔 아무런 영향도 없겠지만. 후우….”
백우진이 아쉬운 한 숨을 내쉴 때 그의 눈앞에 홀로그램 창이 나타났다.
[돌발 퀘스트가 도착했습니다.]트리본 길드가 더 많은 사람들의 피눈물을 짜내기 전에 무너뜨리세요.
조건 : 트리본 길드의 멸망.
보상 : 700포인트, 돌발보상x2
“갑자기 돌발 퀘스트라고?”
-이번 건 보상이 장난 아니로군.
“뽑기가 2개라….”
퀘스트 때문에라도 트리본 길드를 무너뜨려야 할 것 같다. 보상이 너무 좋았다.
-퀘스트 받을 거지?
“받아야지. 다만….”
-다만?
“트리본 길드의 길마 정형운은 조심성이 많아. 잘못 건드리면 땅속으로 숨어버릴 거야.”
백우진은 정형운을 만나고, 그에게 목줄을 잡혀 있는 사람들을 구할 방법을 생각해보았다.
“대충 될 거 같은데.”
-그걸 지금 생각했다고? 너 정말 뭐냐?
“좀 부족한 건 차근차근 채워나가면 될 것 같아.”
백우진은 계획을 다시 점검하면서, 떨고 있는 20명의 능력자들에게 다가갔다.
“저, 저흰 아무 것도 모릅니다!”
“살려주세요!”
“제발….”
백우진이 사람들을 거침없이 죽였기 때문에 능력자들은 공포에 질려있는 상태였다.
“난 나한테 칼을 들이댄 놈만 죽인다.”
“아….”
백우진은 검을 집어넣으며 공격 의사가 없는 것을 밝혔다.
“너희 길드의 길마에게 전해라. 트리본 길드에 들어가고 싶다고.”
“예?”
“저흰 말단 중에 말단이라….”
“위에 말하면 전해지겠지.”
백우진은 눈에 힘을 주어 위협하듯 말했다.
“던전을 독점하는 방식이 마음에 든다. 그쪽 길마를 만나고 싶다고 전해.”
“아, 알겠습니다. 꼭 전하겠습니다.”
“이제 나가라. 이 던전에 있는 것들은 전부 내꺼니까.”
20명의 능력자들은 고개를 꾸벅이고, 황급하게 던전을 빠져나갔다.
-네 말이 정형운이라는 놈에게 전해질 거 같나?
“전해져.”
-어떻게 확신하는 거냐?
“전생에 다단계 길드의 정체를 밝힌 신문을 읽은 적이 있어. 저 20명 중엔 트리본 길드의 정식 길드원도 있을 거야.”
-정식 길드원이 왜 저기 들어가 있는 거지?
“저 사람들을 통제하기 위해서지. 사람들이 도망치거나, 다른 생각을 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 동료인 척하면서 넣어둔 거야.”
-허, 정말 더러운 집단이군.
백우진은 전생의 기억덕분에 다단계 길드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대략적으로 알고 있었다.
-그래서 욕심 많은 연기를 한 거였나?
“맞아. 실력도 있고, 욕심까지 많은 것을 알게 되면 정형운은 무조건 연락을 해올 거야. 한창 인재를 찾고 있을 때니까.”
-그 짧은 시간에 이런 계획을 짜다니, 너 정말 미친 거 아니냐?
“정형운이 누구인지 알고, 다단계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기 때문에 가능한 거지.”
백우진은 겸손하게 말하며 던전을 클리어 한 뒤 밖으로 나왔다. 아무도 없는 곳에 간 뒤 문주영을 호출했다.
“혹시 트리본 길드라고 알아?”
“들어보지 못했습니다.”
“오늘 던전에서 습격을 당했어. 트리본 길드라는 다단계 길드고, 그 안에….”
문주영에게 던전에서 있었던 일들을 전부 말해주었다.
“그럼 사람들을 돕기 위해서 다단계 길드를 무너뜨리실 생각이십니까?”
“그것도 있고, 마음에 안 들기도 하고….”
‘퀘스트도 있고’ 라는 말은 속으로 삼켰다.
“대단하십니다!”
문주영은 눈물이 나오려는 것을 꾹 참았다. 백가의 직계들은 다른 사람이 죽든 말든 신경 쓰지 않는다.
하지만 자신의 주인은 뛰어난 재능 못지않게 따뜻한 마음까지 가지고 있었다. 역시 신검백가를 바꿀 수 있는 사람은 백우진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맡겨주십시오. 그들의 모든 것을 조사하겠습니다.”
**
도시가 내려다보이는 최상층에 두 남자가 앉아 있었다.
“길드에 들어오고 싶어 하는 놈이 있다고?”
눈이 찢어진 중년인이 흑당 라떼를 한 입 마시고, 입을 열었다. 이 험악한 인상의 중년인이 바로 트리본 길드의 마스터 정형운이었다.
“그렇습니다. 마스터.”
정형운의 오른 팔 손태웅이 고개를 끄덕였다.
“혼자서 보스를 잡고, 저희 길드원 10명을 죽인 것을 보면 실력은 확실하고, 성격도 독합니다. 다른 던전에서도 보스를 놓치지 않았다고 합니다.”
손태웅이 차분하게 입을 열었다.
“뒷조사는 했나?”
“했습니다. 협회나, 해결사 집단, 대형 길드와도 연결되어 있지 않습니다. 29살이고 실제 실력은 4등급 수준이라 장래도 유망합니다.”
“그런 놈이 왜 우리에게 온다는 거지?”
정형운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저희가 던전을 독점하는 방식이 마음에 들었다고 합니다. 마석과 아이템을 독식하는 것을 보면, 돈 욕심이 굉장한 것 같습니다.”
“돈을 위해서는 뭐든 할 수 있는 돈벌레 쪽인가?”
“그런 것 같습니다. 도박에 많이 가져다 바치더군요.”
“큭큭큭!”
정형운은 마음에 든다는 듯 누릿한 이를 드러내고 웃었다.
“놈을 데려와.”
**
[가장 높은 기여도를 가진 채로 던전을 클리어 하셨습니다.] [퀘스트 진행 상황 9/20]“이제야 9개네.”
-지금도 굉장히 빠른 페이스다.
“그렇긴 하지.”
-다만 한 달이 다 되가는데도, 트리본인가 하는 놈들은 나타나지 않는군.
“곧 올 거야. 들어온 정보가 있거든.”
-그럼 더 이상 도박장에 가지 않아도 되는 거냐?
“그래. 더 이상 연기를 하지 않아도 될 거야.”
백우진이 흑암과 대화를 하며 던전을 나갔을 때 덩치 큰 남자가 다가왔다.
“김지훈님. 처음 뵙겠습니다. 트리본 길드의 손태웅이라고 합니다.”
정장을 입고 나타난 손태웅이 공손하게 고개를 숙였다.
“너는….”
“늦어서 죄송합니다. 트리본 길드에 들어가고 싶다는 마음이 변하시지 않았다면 함께 가주실 수 있겠습니까?”
“한 달 만에 와서 무슨 개소리를 하는 거지?”
백우진은 순식간에 김지훈이 되어 연기를 시작했다. 그의 몸에 거친 분위기가 내려앉았다.
“정말 죄송합니다. 다만 가시면 절대 후회하지 않으실 겁니다.”
“그걸 어떻게 믿지?”
“사과의 의미입니다.”
손태웅은 백우진에게 마석을 내밀었다. 3등급 보스에게서 얻을 수 있는 크기의 마석이다.
“음….”
“가서 이야기만 들어주셔도 이것과 같은 크기의 마석을 하나 더 드리겠습니다.”
“예의가 뭔지 아는군.”
백우진은 욕망에 빠진 척을 하며, 손태웅이 내민 마석을 빠르게 챙겼다.
“안내해.”
“감사합니다.”
백우진은 마음을 가라앉히고 김지훈의 연기를 계속했다. 손태웅은 극진한 대접을 하며 백우진을 차에 태우고 운전을 시작했다.
탁.
10분정도 후 도시 중심에 있는 높은 건물 앞에서 차가 멈췄다.
“안으로 드시죠.”
백우진이 고개를 끄덕였을 때 그에게 전음이 날아왔다.
[도련님. 저도 도착했습니다.] [지금 내 앞에 있는 놈 말고, 정형운이 나오면 그놈을 미행해. 사진 봤지?] [물론입니다. 맡겨주십시오.]문주영에게 미행 지시를 내리고, 손태웅을 따라 건물에 들어갔다.
“마스터께선 위에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손태웅은 고개를 숙이고 백우진을 엘리베이터로 안내했다.
띵!
최상층 도착하자, 큼지막한 사무실이 나타났다. 최상층을 통째로 사무실로 사용하고 있는 것 같았다.
“어서 오게.”
엘리베이터에서 내리자, 인상이 더러운 중년인이 다가왔다. 사진에서 확인했던 트리본의 길마 정형웅이다.
“웃으면서 인사하기엔 부르는 게 너무 늦게 부른 거 아니오?”
“미안하군. 이쪽도 조사를 좀 해볼 시간이 필요했네.”
정형운은 험악한 인상과 달리 순박해 보이는 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까딱였다.
-네 말이 맞았군. 정말 뒷조사를 했다니…
‘조심성 많은 놈들이라고 했잖아.’
백우진은 흑암에게 대답을 해주고 정형운을 바라보았다.
“길드에 들어오고 싶다고 했다지? 아직 생각이 변하지 않았다면 돈이든, 장비든 최고의 대우를 해주겠네. 원하는 모든 것을 지원해주지. 대신 자네도 우리에게 해줘야 하는 것이 있네.”
정형운은 백우진이 연기하는 김지훈의 성격과 성향을 이미 파악하고 있었다.
“최고의 대우고 뭐고, 난 기다리는 걸 더럽게 싫어하거든. 그쪽이 내 뒷조사를 하며 시간을 끌었으니, 나도 당신들 실력 좀 봐야겠는데.”
백우진은 거만한 표정으로 다리를 꼬았다. 테이블을 툭툭 치며 말을 이었다.
“보스가 있는 2등급 던전 14개를 2주안에 가져오면 길드에 들어가서 당신을 받들어 모셔주지. 해달라는 것도 전부 해주고.”
백우진의 말에 흑암은 경악했다.
-너 이놈들을 이용해서 메인 퀘스트까지 깨려고 하는 거냐?
‘맞아. 악당은 이용해줘야 제 맛이지.’
-이 계획을 처음부터 짰다고?
‘그래.’
-허…
백우진의 가벼운 대답에 흑암은 혀를 내둘렀다.
백우진은 트리본 길드를 이용해서 메인 퀘스트와 돌발 퀘스트를 동시에 깨려고 하고 있었다. 어떻게 저런 생각을 했는지, 정말 잔머리는 따라갈 수가 없었다.
-이젠 네가 무서워지는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