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Renowned Family's Sword Prodigy RAW novel - Chapter 330
330화. 프레스톤 성 (7)
“너 이리 와.”
백우진이 차가운 눈빛으로 손가락을 까딱였다. 흡사 저승사자가 죽기 직전의 사람을 부르는 듯한 모습이다.
“히익….”
무영객은 고양이 앞의 쥐처럼 어깨를 웅크린 채 무릎을 꿇었다.
“자, 잘못했슴다! 근데 이번에는 진짜 아니에요!”
“눈앞에서 걸려 놓고 변명이 나와?”
“정말 훔친 건 하나도 없슴다!”
무영객이 아무것도 없다는 듯 팔을 쭉 펼치고 옷을 털었다.
“흐음….”
백우진은 미간을 찌푸리며 무영객을 살폈다.
-설마 저 말을 믿는 건 아니겠지? 아공간 주머니에 있을 거다.
“아공간 주머니 꺼내 봐.”
“넵!”
무영객은 조금의 반항도 없이 아공간 주머니 2개를 꺼내 내밀었다.
주머니를 받아 안을 살폈다. 녀석이 평소에 가지고 다니던 것을 제외하면 훔친 물건은 보이지 않았다.
“오늘은 진짜 훔치려고 온 게 아닙니다. 이 아래에서 냄새가 나서….”
-냄새? 무슨 개야?
“무슨 냄새?”
“보물 냄새입니다. 근데 그게 제가 맡은 적 없는 수준의 냄새라….”
“결국 훔치러 온 거잖아!”
“엑, 그게 아니라니까요.”
무영객이 맹렬하게 고개를 저었다.
“제가 보석 좋아하는 거 알고 계시죠? 이 아래에 있는 건 보석이 분명함다. 그것도 제가 본 적도 없는 귀중한 보석! 그걸 눈으로 보고 싶었을 뿐입니다.”
녀석은 벌떡 일어나서 보석들이 놓인 테이블 뒤를 가리켰다. 그곳에는 땅을 파 놓은 흔적이 있었다.
“이 밑에 무언가가 있슴다. 그것도 어마어마한 무언가가!”
“심각한 표정 짓지 마.”
백우진이 혀를 차고서 무영객의 뒤통수를 후려쳤다.
“꺼헉!”
뻐억 소리와 함께 무영객의 머리가 구멍 속에 파묻혔다.
“성주님. 죄송합니다. 제가 부하 관리를 못 해서….”
“아, 아니에요.”
세인이 고개를 저었다.
“제가 좀 살펴봤는데, 저분의 말대로 보물들에 손을 댄 흔적은 없었어요. 그런데….”
세인이 미친 듯이 뒤통수를 문지르는 무영객에게 다가갔다.
“여길 어떻게 찾으신 거죠? 결계와 기관까지 작동하고 있었고, 이 밑은 저도 몰랐던 곳인데….”
“기관과 결계가 힌트죠. 그게 있다는 건 중요한 곳이라는 뜻이니까요.”
-와, 진짜 사고방식이 다르네.
일반인은 결계나 기관이 있으면 피하지만, 무영객은 오히려 그쪽으로 달려간다. 부나방 같은 놈이다.
“전 성 밖에서부터 땅굴을 파서 들어왔습니다.”
무영객은 자랑스럽다는 듯 가슴을 쭉 내밀며 웃었다.
“제가 땅굴 파는 데 일가견이 있어서 빠르면서도 은밀하게 팔 수 있습니다.”
“그럼 방향은….”
“말씀드렸다시피 냄새죠. 이 아래에서 나는 귀중한 보물의 냄새를 찾아왔습니다.”
“하….”
세인은 어처구니가 없는지 헛바람을 내뱉었다. ‘어떻게 이런 인간이 있지?’ 하는 표정이다.
“이곳에 귀중한 보물은 많았지만, 제가 맡은 냄새는 보이지 않더군요. 제가 또 대도이자, 의적으로서 자존심이 있지 않습니까. 어설픈 보물은 건드리지 않고, 가장 귀중한 것을 보기 위해서….”
-대도는 지랄….
“자랑이다. 자랑이야. 그리고 넌 의적 아니야.”
백우진이 무영객을 일으킨 뒤 먼지를 털어 주었다.
“가, 감사합….”
“고마워할 필요 없어. 또 칠 거니까.”
고개를 젓고서 녀석의 뒤통수를 다시 내리쳤다.
빠아악!
수박이 깨지는 듯한 타격음과 함께 무영객의 머리가 수직으로 꽂혔다.
“꾸에에엑!”
무영객은 자신의 머리를 부여잡고 돼지 멱따는 비명을 질렀다.
“그래서 그 귀중한 보물은 찾은 거냐?”
“아, 아닙니다. 도착한 지 얼마 안 됐을 때 검사님이 들어오셔서….”
무영객은 더 맞기 싫은지 다시 무릎을 꿇고 고개를 축 내렸다.
“성주님. 어떻게 할까요? 원하신다면 당장에 이놈을….”
“이 아래에 엄청난 보물이 있다는 건 정말인가요?”
“그, 그건 확실합니다. 냄새가 아주….”
“그러면 뭐가 있는지 한번 보죠.”
“네?”
“뭐가 있는지 알 것 같긴 한데 확실하게 파악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어, 음….”
무영객이 슬쩍 눈을 굴려 자신의 눈치를 보았다.
“후, 빨리 찾아.”
“옙!”
고개를 끄덕이자, 무영객이 벌떡 서서 땅을 파던 곳으로 달려갔다.
“도와드릴까요?”
“아뇨. 전문가가 만져야 손상되지 않거든요. 조금만 기다리고 계십시오!”
무영객은 히죽이면서 손으로 땅을 팠다. 손으로 파는데 삽으로 파는 것 이상으로 단단한 땅이 푹푹 파여 나갔다. 냄새만이 아니라, 저것도 그의 능력인 것 같았다.
-진짜 신기한 놈이야. 어디서 저런 게 나타났지?
‘그러게.’
백우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보면 볼수록 이해를 벗어난 놈이다.
“룰루.”
무영객은 콧노래를 부르며 땅을 팠고, 백우진과 세인은 보고의 보물들을 살폈다.
“찾았다!”
무영객이 환호를 지르며 백우진과 세인을 불렀다.
“벌써?”
백우진이 실소를 흘리며 무영객의 옆으로 다가갔다.
“결계?”
무영객이 파 놓은 땅의 아래엔 은빛 결계가 설치되어 있었다.
“이 결계….”
세인은 결계를 보며 눈매를 좁혔다.
“아시는 겁니까?”
“아이온 오러로 만든 보호 결계예요. 굉장히 단단한 결계라 만들려면 꽤 힘든데….”
-이제 알겠군.
흑암은 보호 결계를 보며 검날을 끄덕였다.
‘응?’
-이 아래에 뭐가 묻혀 있는지 알 것 같다.
‘뭐가 있는데. 위험한 거야?’
-굉장한 물건이지만, 위험한 건 아니다.
‘그게 뭔데?’
-빙정.
빙정이라는 이름을 말하는 흑암의 목소리에서 냉기가 흐르는 것 같았다.
-북해에서 천 년 동안 쌓인 얼음의 결정체다. 무시무시한 수 속성의 자연지기를 가지고 있지.
‘빙정….’
백우진이 마른침을 삼켰다. 흑암의 간단한 설명만 들어도 빙정이 얼마나 대단한 물건인지 알 수 있었다.
‘네가 여기 오면서 말했던 대단하다는 보물이….’
-그게 빙정이다. 프레스톤 녀석이 깊은 곳에 숨겨 둬서 볼 수 없을 거라 생각했는데, 저 사고뭉치 덕분에 다시 보게 될 줄이야.
흑암은 결계를 만지는 무영객을 보며 헛웃음을 터트렸다.
“어때? 열 수 있겠어?”
백우진이 무영객의 옆에 주저앉았다.
“다행히 제가 아는 방식이라, 비틀어서 열 수 있을 것 같네요. 근데 그걸 떠나서 결계가 이상할 정도로 약해진 상태예요.”
무영객은 다시 고개를 돌리며 결계를 이리저리 조작했다. 그의 손놀림에 따라 결계가 요동쳤다.
“됐습니다! 나왔어요!”
무영객은 15분 만에 결계를 열고 그 안에 있는 보물을 보여 주었다.
-어?
“음?”
백우진이 눈을 부릅떴다. 새하얀 돌이 푸른빛으로 번쩍이며 무시무시한 냉기를 뿜어내고 있었다.
저 돌이 빙정인 것 같지만, 놀란 건 그것 때문이 아니다.
‘저건 뭐야….’
빙정 옆에 뻘겋게 타오르는 붉은 돌이 함께 있었다.
-화정이 왜 여기 있어!
‘화정?’
-빙정의 화 속성 판이다. 화산의 불길이 끝없이 타올라 만들어진 불의 결정체!
흑암 역시 경악한 듯 고성을 질렀다.
‘화정은 원래 없었어?’
-없었다! 윗방을 어떻게 만들었나 했더니, 화정의 힘까지 빌린 거였군!
흑암은 이제 알겠다고 중얼거리며 검날을 흔들었다.
화아아아악!
열린 결계 사이로 빙정과 화정의 기운이 폭발하듯 솟구쳤다. 극한의 화기와 냉기가 보고를 가득 채우기 시작했다.
“으헉!”
“으음!”
무영객이 황급히 뒤로 물러섰고, 세인이 인상을 찌푸렸다.
“이게 무슨!”
-아이온의 오러로 결계를 만들었다고 해도 시간이 너무 많이 지났어. 결계가 약해졌을 때 크라켄의 공격을 맞아서 두 기운이 꼬인 것 같다. 북벽의 재생 능력이 약해진 것도 이 때문이었고.
두 기운은 조화가 깨져 서로를 죽이기 위해 경합을 벌이고 있었다. 결계를 더 크게 찢으며 이 공간을 장악해 나갔다.
-이대로 놔두다간 이 성이 무너질 거다.
‘뭐?’
-이 성을 세우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한 게 빙정이다. 프레스톤 녀석은 화정과 빙정을 조화시켜 성과 북벽을 더 강하고 단단하게 만들려고 했겠지만, 수백 년이 지나 그 파탄이 드러난 것 같다.
흑암의 말대로라면 프레스톤 성과 북벽이 무너지는 건 시간문제였다.
“비, 빙정이 여기에 있었군요.”
세인도 빙정을 알아본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이곳에 빙정이 있는 걸 어느 정도 예측했던 것 같다.
“다만 그 옆에 있는 저 돌은….”
“화정입니다. 저 돌들은 이곳에서….”
흑암에게 들은 말을 전하자, 세인의 얼굴이 창백하게 질려 갔다.
“그, 그러면 이대로 놔두다간….”
“북벽과 이 성 전체가 무너질 겁니다.”
“붕괴를 막을 방법은 없나요?”
“저 기운을 최대한 흡수해야죠.”
“그, 그럼 제가 냉기를….”
-냉기만 받아들였다간 바로 터질 수도 있다!
“아뇨. 동시에 흡수해야 합니다. 한쪽 기운만 흡수해서 경쟁의 균형이 깨지면 바로 터질 겁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제가 하겠습니다.”
백우진이 빙정과 화정을 보며 눈매를 좁혔다.
‘이 기운을 동시에 받을 수 있는 사람은 나뿐이야.’
어떠한 기운도 받아들일 수 있는 라사둠의 오러를 이용해서 화정과 빙정의 기운을 흡수해야 했다.
쿠구구구구!
두 기운의 격돌에 벌써 성 전체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시간이 없었다.
“시작하겠습니다.”
바로 가부좌를 틀고 앉아 라사둠의 오러를 끌어 올렸다.
‘많군.’
수백 년 동안 쌓아 왔기 때문인지 두 기운의 양이 장난이 아니다. 평범한 무인이라면 받는 순간 숨이 넘어갈 정도로 거대했다.
고오오오오!
라사둠의 오러를 극성으로 운용하여 화정과 빙정에서 뿜어지는 기운들을 모조리 받아들였다.
‘크윽!’
최상급 영약을 먹은 것 이상으로 많은 기운인 데다가 서로를 죽이려던 기운이었기에 오러 통로가 아려 왔다.
‘참아야 해.’
살이 데일 것처럼 뜨겁고, 뼈가 얼 것 같은 차가움이 수시로 전환되는 고통을 견디며 두 기운을 라사둠의 오러로 이끌었다.
고오오오!
빙정과 화정의 기운의 격돌이 잦아든다. 경합을 멈춘 두 기운은 라사둠의 오러가 열어 놓은 오러 통로를 따라 순환하기 시작했다.
두 기운은 자신의 전신을 휘돌며 묘한 조화를 이루었다.
‘이제 좀 풀리는군.’
억지로 조화시키려 하지 않고, 풀어 두니 기운들이 스스로 뒤섞인다. 이것도 조화의 한 묘리인 것 같았다.
우우우웅.
백우진은 화정과 빙정의 거대한 기운을 받아들이는 희열을 느끼며 시간이 가는 줄도 모르고 연공에 빠져들었다.
-쯧, 또 시작했군.
흑암은 백우진의 상태를 보며 혀를 찼다. 녀석은 상극인 두 기운을 조화시켜 단전에 쌓기 시작했다.
12,000포인트를 받은 지 얼마나 됐다고, 저런 기연을 얻다니, 진짜 미쳐 버릴 지경이다.
-대체 언제까지 강해지는 거야!
**
백우진이 눈을 떴다. 눈을 감기 전과는 격이 다른 충만함이 몸을 가득 채웠다. 육체만이 아니라, 정신까지 성장한 듯한 기분이다.
띵!
[초집중의 단계가 상승했습니다.] [모든 능력치가 상승했습니다.]‘오!’
백우진이 탄성을 내질렀다. 마나와 오성, 신체 정도만 오를 줄 알았는데, 모든 능력치가 올랐다.
-젠장!
흑암은 짜증이 난 몸짓으로 메시지를 내리쳤다.
-또 모든 능력치라니! 지금에 와서는 20,000포인트가 넘는다고! 진짜 너무 퍼주잖아!
‘이 정도는 줘야지.’
몇백 년 묶은 기운들을 흡수했는데 이 정도 능력치도 얻지 못하면 그게 이상한 일이다.
띵!
백우진이 흑암을 놀리고 있을 때 다시 알림음이 울렸다.
[카인의 유산 빙정과 화정을 마주했습니다.] [능력치의 한계가 상승합니다.]‘어?’
메시지를 보자, 입이 쩍 벌어졌다. 능력치가 오를 거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성장 한계가 또 올라갈 줄은 몰랐다.
-으어억!
흑암이 메시지를 보고 바람 빠진 듯한 소리를 흘렸다.
-또? 이것도 카인이라고? 세상이 왜 이래!
모든 능력치만이 아니라, 능력치 한계가 또 상승하다니, 이런 미친 일이 또 일어날 줄은 몰랐다.
‘대박이 아니라, 초대박이 터졌는데? ’
-저 망할 놈!
흑암은 어벙한 얼굴의 무영객을 노려보며 이를 갈았다.
‘저 복덩이 같은 놈!’
백우진은 흑암과 달리 무영객을 보며 빙긋 웃었다. 저 녀석의 미친 짓은 항상 자신에게 도움이 되었다.
‘나중에 보석이라도 챙겨 줘야지.’
일이 다 끝나면 인벤토리에 있는 보석이라도 좀 줘야겠다.
“우, 우진 님.”
세인이 놀란 눈으로 백우진에게 다가갔다.
‘뭐야 이게….’
백우진이 가진 기운은 이전보다 확연히 달라졌다. 너무 크고, 순수하여 인간이 아니라, 드래곤의 마나를 보는 듯한 기분이다.
쿠구구구구!
백우진이 세인에게 시선을 돌릴 때 빙정과 화정의 기운이 바닥으로 향하며 대지가 크게 출렁였다.
“어? 또?”
“이건 북벽의 재생을 위한 진동입니다.”
백우진이 고개를 저었다. 빙정과 화정의 기운은 대지로 퍼지고 있었다. 지금의 진동은 무너진 북벽이 재생되는 현상일 거다.
우우우웅!
화정과 빙정을 보호하던 결계도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가 봐야겠어요!”
세인이 다급하게 위로 올라갔다.
“저희도 가죠!”
“어딜 가려고.”
무영객이 세인의 뒤를 따라 달리려고 할 때 그의 어깨를 잡았다.
“네가 저지른 건 다 치우고 가야지.”
“어, 그, 그러면….”
“북벽 밖에서부터 땅 파고 왔고, 기관이랑 결계 다 열었다고 했지?”
백우진이 서늘하게 웃었다. 조금의 따스함도 보이지 않는 눈빛이다.
“그거 전부 원상복구 할 때까지는 돌아올 생각하지 마라. 하나하나 직접 확인할 거야.”
-크하하하! 고생 좀 하겠구만!
“히이익!”
**
백우진은 무영객에게 땅을 메우라고 지시한 후 성 밖으로 나왔다.
이미 대부분의 무인들이 밖으로 나와 북벽을 바라보고 있었다.
쿠구구구구!
무너졌던 벽면이 진흙처럼 일렁이며 조금씩 살이 차오른다. 벽이 재생되다니, 신비로운 광경이다.
“우와아아아!”
“드디어….”
“북벽이 재생된다!”
무인들은 벽이 세워지는 모습을 보며 환호를 내질렀다.
“전부 우진 님 덕분이에요. 고마워요.”
세인이 글썽거리는 눈으로 다가와 고개를 숙였다.
“이걸로 모든 일이 해결됐네요. 린덴 성과의 동맹. 체결하겠습니다.”
“네?”
백우진이 살짝 입을 벌렸다. 지하 공간의 기둥을 베지 못했는데, 먼저 동맹 얘기를 꺼낼 줄은 생각 못 했다.
“하지만 기둥이….”
“우진님이 기둥을 베셨잖아요. 누가 베라는 말은 없었으니, 그걸로 된 거죠.”
“아….”
세인의 단호한 말과 밝은 웃음, 그리고 그녀의 뒤에서 채워지는 북벽을 보자, 등 뒤로 소름이 돋아올랐다.
‘변했어.’
전통에 먹혀 버린 어설픈 절대자는 사라졌다.
무너진 벽이 채워지듯 그녀에겐 무너진 전통을 대신할 새로운 힘과 정신이 차오르는 것 같았다.
“저, 정말이십니까? 정말 동맹을….”
세인의 목소리를 들었는지, 뒤에 있던 데플이 기겁을 하며 달려왔다.
“네. 저녁 식사 후 알현실로 와 주세요. 준비해 놓고 있겠습니다.”
그녀는 얼음이 녹을 듯한 따스한 미소를 짓고서 성으로 들어갔다.
“대체 뭐가 어떻게….”
데플이 경악한 눈으로 백우진을 바라보았다.
“말했잖아. 믿고 있으라고.”
“새, 생각보다 너무 짧아서….”
못해도 3달은 걸릴 줄 알았는데, 백우진은 고작 한 달 만에 동맹을 받아 냈다. 놀랍다는 말밖에 나오지 않는 사람이다.
“한 달이면 충분하지.”
백우진이 씩 웃으며 데플의 어깨를 두드렸다.
‘여기서 얻을 건 다 얻었군.’
퀘스트로 많은 포인트를 얻었고, 화정과 빙정으로 능력치를 올렸으며, 프레스톤 성의 무력을 올려 주고 동맹까지 맺었다.
한 달이라는 짧은 기간으로 많은 것을 얻었으니, 이제 떠날 때가 됐다.
“동맹을 체결하는 대로 린덴 성으로 돌아가자.”
“아! 시간이 좀 남았으니, 한 군데만 들렀다가 갈 수 있을까요? ”
데플이 손가락 하나를 들어 올렸다.
“한 군데?”
“교역 도시 라멜룬. 이번 전쟁의 분수령이 될 수도 있는 곳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