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Renowned Family's Sword Prodigy RAW novel - Chapter 34
34화. 던전 쓸러 왔습니다. (6)
-집중해라. 기습은 효과적이었지만, 정형운은 죽지 않았어.
“알아.”
흑암의 말이 끝나자마자, 천장이 무너진 잔해가 들썩였다.
콰아앙!
잔해가 터지며 백우진의 앞으로 무언가가 날아왔다. 그건 시체였다. 사정없이 베이고, 짓눌린 손태웅의 시체.
“크흐….”
이마에서 피를 흘리는 정형운이 잔해 속에서 걸어 나왔다. 그는 옆자리에 앉아 있던 손태웅을 방패로 사용해서 섬야를 막아낸 것이다.
“네놈은 대체 누구냐!”
정형운이 형형한 안광을 불태우며 백우진을 노려보았다.
“알 거 없잖아.”
백우진은 코웃음을 치며 허리에 검집을 끼워 넣었다.
“네 놈의 사지를 자른 뒤 그 주둥아리에 직접 물어봐주마!”
정형운은 바닥에 떨어진 자신의 검을 주운 뒤 백우진에게 달려들었다.
[라사둠의 오러 특성 ‘흑풍’이 발동 됩니다.]백우진은 바로 흑풍을 발동시켰다. 휘몰아치는 바람이 그의 몸에 강림했다.
-온다!
“알아!”
정형운의 이동속도는 여태까지 보았던 누구보다도 빨랐다. 추잡한 인간 말종이어도 실력만큼은 5등급에 부끄럽지 않은 수준이었다.
“먼저 그 팔부터 베어주마!”
정형운의 검이 바람을 가르며 떨어져 내렸다.
쩌어어엉!
백우진은 기다렸다는 듯 발검술을 사용해서 정형운의 검을 튕겨내 버렸다.
“무슨!”
자신의 검이 밀려날 줄 몰랐던 정형운의 눈이 튀어나올 것처럼 커졌다. 당황으로 인해 그의 턱이 덜덜 떨렸다.
“아직 멀었다.”
“크으윽!”
백우진은 발검에 이어, 가로 베기와 세로 베기를 연속으로 사용했다. 능력치가 올랐기 때문에 그의 검엔 이전보다 훨씬 강맹한 힘과 속도가 실려 있었다.
쩡! 쩌정!
한 번 밀려난 정형운이 할 수 있는 건, 방어밖에 없었다. 백우진은 끝까지 따라 붙어서 정형운이 여유를 찾을 시간을 주지 않았다.
“어떻게 이런 놈이….”
정형운은 식은땀을 흘리며 백우진을 살펴보았다. 지난번에 보았을 때 그의 실력은 분명 4등급 초반이었다. 힘을 숨겼던 건지, 2주 만에 성장한 건지 지금 백우진의 무력은 완전히 달라져 있었다.
‘어쩔 수 없어!’
정형운이 각오를 다졌다. 피해를 입더라도 일방적으로 밀리는 이 상황을 벗어나야 했다.
“크아아아아!”
정형운은 기합을 지르며 검에 오러를 폭발적으로 쏟아 부었다. 그의 검에서 거대한 오러가 솟아나 백우진을 뒤로 밀어내었다.
“허억!”
백우진을 밀어낸 정형운은 미친 듯이 물러나서 숨을 돌렸다.
-오러의 양에서 차이가 났으니, 방금은 어쩔 수 없었다. 억지로 오러를 뽑아냈으니, 저놈도 내상을 입었을 거다.
백우진은 고개를 끄덕이며 검을 검집에 넣었다. 5등급인 정형운의 오러가 더 강한 건 사실이지만, 위기감은 느껴지지 않았다. 전력을 다하면 맞서 싸울 수 있다.
쿠구구구.
정형운의 검에서 소용돌이치는 오러가 솟아올랐다. 오러의 양으로 백우진을 찍어 누를 생각이었다.
-저놈 오러의 양과 밀도로 널 압박할 생각이다. 자신의 강점을 아는 놈이야.
“방법은?”
-부드러운 유검(柔劍)으로 막던가, 더 강한 힘으로 깨던가.
“이제 와서 유검은 늦었지. 방법은 하나로군.”
백우진은 피식 웃으며 검에 오러를 쏟아 부우며 앞으로 달려 나갔다.
캬아아앙!
다시 한 번 백우진의 발검술과 정형운의 강검이 부딪쳤다. 이번엔 정형운도 밀려나지 않았다. 그의 오러는 더욱 폭발적으로 불어났다.
쾅! 콰아앙!
두 검사는 전력을 다해서 상대에게 검을 때려 박았다. 빗맞아도 살이 터지고, 뼈가 부러질 위력의 검기가 휘몰아쳤다.
캬앙!
서로의 검이 뒤로 튕겨나갔을 때 백우진은 검을 검집에 집어넣었고, 정형운은 검을 하늘로 들어올렸다.
콰아아아!
폭포수처럼 떨어져 내리는 정형운의 폭검(瀑劍)에 백우진은 전력의 흑왕탄을 사용했다.
찌이이잉!
사선으로 대기를 가르는 흑왕탄과 직선으로 떨어지는 정형운의 폭검이 맞부딪쳤다. 두 힘의 발현으로 주변에 오러의 폭풍이 생성되었다.
콰아아앙!
포탄이 터지는 소리와 함께 두 검이 동시에 궤도를 잃었다. 거대한 힘의 충돌로 건물의 벽과 기둥이 터져나가고, 바닥이 무너져 내렸다.
“크으윽!”
무지막지한 힘의 충돌로 정형운은 팔이 끊어질 것 같은 통증을 느꼈다. 하지만 그건 상대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일단 물러나야…’
뒤로 빠져서 힘을 회복하려고 할 때 정형운은 자신의 머리 위에서 거대한 기운이 응집되는 것을 느꼈다.
고오오오!
그 힘은 백우진이 사용한 무령참이었다. 그는 찢어질 것 같은 팔을 억지로 들어 올려 다시 한 번 전력의 검로를 사용한 것이다.
뒤로 물러나려는 정형운과 끝까지 싸우려는 백우진의 의지의 차이가 싸움의 승패를 갈랐다.
“끄으으윽! 망할!”
정형운이 뒤늦게 오러를 쏟아 부었지만 이미 늦었다. 하늘 그 자체가 된 것 같은 무령참이 그의 어깨로 쏟아졌다.
콰드드득!
정형운의 검이 부러져나가고, 그의 어깨가 통째로 터져나갔다.
“끄아아아아악!”
정형운의 끊어질 것 같은 비명이 하늘을 울렸다. 그는 자신의 어깨에서 느껴지는 극심한 고통으로 생선처럼 버둥거렸다.
“후….”
백우진은 비틀거리며 정형운에게 다가갔다. 섬야를 쓰고, 흑왕탄과 무령참의 연계를 사용해서 기운이 하나도 없었다. 당장 쓰러질 것 같았지만, 입술을 깨물고 참아냈다.
“끄으윽, 자, 잠깐! 날 죽이면 너도 죽는다. 곧 쓰러질 너를 내 부하들이 놔둘 것 같으냐!”
정형운은 오러의 폭풍 밖에 있는 자신의 부하들을 가리켰다. 백우진은 정형운의 말을 무시하고, 그의 목에 검을 겨누었다.
“거, 거래를 하자, 날 살려주면 내 부하들을 물러나게 해주마. 돈도 주겠다. 네가 평생 벌어도 얻을 수 없는 엄청난 액수를….”
백우진은 얼굴에 손을 올려 만변귀의 가면을 벗었다. 김지훈의 얼굴보다 훨씬 어린 백우진의 진짜 얼굴이 드러났다.
“무, 무슨….”
이 장소와 어울리지 않는 고귀한 외모에 정형운의 입가가 부르르 떨렸다. 협회의 능력자라 생각했지만, 이자는 그런 사람이 아니다. 범접할 수 없는 분위기를 가지고 있었다.
“내가 우리 집안을 더럽게 싫어하지만, 마음에 드는 말이 몇 개 있거든.”
“뭐라고?”
“죽더라도 적과의 타협은 없다.”
“그, 그 말… 신검백가의!”
“네 놈이 감옥에 들어가서 처먹고 처싸는 꼴은 절대 못 보지. 네 더러운 삶의 끝은 여기다.”
“아, 아아아악!”
백우진은 정형운의 목에 거침없이 검을 찔러 넣었다.
“커헉! 꺼억….”
정형운은 믿을 수 없다는 눈으로 자신의 목에서 쏟아지는 새빨간 피를 바라보았다. 그는 절망과 고통을 느끼며 천천히 쓰러졌다.
“마스터!”
“저 놈을 죽여!”
트리본 길드의 능력자들이 백우진에게 달려들었다.
샤악!
백우진은 부러져라 이를 악물었다. 가장 먼저 달려드는 능력자에게 송곳처럼 검을 찔러 넣었다.
“커헉!”
심장이 관통당한 능력자가 부들거리며 쓰러졌다. 백우진에게 아직 여력이 남았다는 것을 안 능력자들이 걸음을 멈추고 그 주변을 감쌌다.
“너희들에게 죽기엔 내가 이름값이 좀 있거든.”
백우진은 서슬 퍼런 눈빛을 빛내며 자신을 둘러싼 능력자들을 노려보았다. 정신을 놓는 순간 정말 죽는다. 어떻게 해서든 버텨야 했다.
-이 멍청아. 섬야를 썼으니, 연속기는 무리라고 했잖아!
‘시간을 끌면 협회에서 왔을 거야. 그러면 정형운을 못 죽여. 저 놈이 살아서 돌아가는 꼴은 절대 못 봐.’
-하, 너는 정말…
‘괜찮아. 여기서 뒤지려고, 되살아 온 게 아니니까.’
백우진은 피식 웃으며 다리에 힘을 주고 검을 들어올렸다. 그의 전신에서 싸움을 시작할 때 이상의 기세가 솟아올랐다.
“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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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음….”
눈을 뜨자, 처음 보는 하얀 천장이 보였다. 그 옆으로 노란색 수액이 있었다. 회복실인 것 같았다.
-이 허약한 놈아. 이제야 일어났냐?
“결국 살긴 했군.”
마지막 적을 처리하고, 오러 고갈로 기절했던 것이 생각났다.
“흑암.”
-내게 말하지 마라. 다른 인간들이 있다.
“일어나셨습니까?”
백우진은 낯선 목소리가 들린 곳으로 고개를 돌렸다.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문주영이 보였다. 그 옆에 새치가 많은 중년인이 있었다. 의사나 회복 능력자로 보이지는 않았다.
“당신은….”
“협회의 범죄자 수색과장 이영현이라고 합니다.”
“이영현?”
들어봤던 이름이다. 정형운이 죽여 달라고 했던 협회의 직원이었다.
이영현은 소파에서 일어나서 백우진의 침대로 다가왔다.
“정말 감사합니다.”
이영현은 백우진에게 90도로 고개를 숙였다. 그 상태로 한동안 움직이지 않았다.
“지금 뭐하는 겁니까?”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있습니다.”
이영현은 고개를 들어 올리며 잔잔한 미소를 지었다. 백우진은 그 미소에서 순수한 진심을 느낄 수 있었다.
“감사 인사?”
“트리본 길드에 범죄자가 관련 되어 있다고 들어서 조사를 시작하고 있었습니다. 놈들의 세력이 예상보다 컸고, 집단이 단단해서 수사하는데 어려움을 겪었죠.”
이영현은 그 때 생각이 나는지 인상을 찌푸렸다.
“협회 내부에 연결고리도 있어서 방해까지 들어왔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지 답답한 상태였는데, 검사님이 홀로 모든 것을 끝내시지 않으셨습니까. 그에 대한 감사인사입니다.”
“아….”
“특히 단순히 범죄자들만 처리하는 게 아니라, 내부서류를 확보해주셔서 정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서류라.”
백우진이 문주영을 쳐다보았다. 그는 자신이 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검사님의 도움으로 트리본의 마수에서 벗어난 능력자의 숫자가 400명이 넘습니다. 놈들과 관계를 맺던 협회의 인물들도 잡아 낼 수 있었고, 남아 있던 트리본의 간부들도 곧 사로잡을 수 있을 겁니다.”
이영현은 백우진이 윗사람이라도 되는 것처럼 친절하고 자세하게 상황을 설명해주었다.
‘그렇게 된 거였군.’
백우진의 눈빛이 빛났다. 이제 일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깨달았다.
‘이 남자 전생에선 죽었을 거야.’
-뭐?
‘정형운이 이영현을 죽이라고 한 이유가 자신들의 길드를 조사했기 때문이겠지.
-결국 네가 나서서 이영현의 미래도 바뀌었다는 건가?
‘그래. 미래에서 다단계 길드에 대한 이야기는 한참 뒤에서야 나오거든.’
전생에선 몇 년 후에야 다단계에 대한 피해와 위험성이 알려진다. 그 이유는 앞에 있던 남자가 정형운에게 암살을 당하며 수사가 흐지부지됐기 때문일 거다.
“4등급 범죄자 2명에 이어, 5등급 범죄자까지 쓰러뜨리시다니, 처음 들었을 땐 거짓말인줄 알았습니다. 정말 대단하십니다.”
“5등급 범죄자요?”
갑자기 5등급 범죄자가 나오는 이유를 몰라 백우진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검사님이 죽이신 트리본 길드의 마스터 정형운의 실제 이름은 정호운입니다. 수배 중인 5등급 범죄자였죠. 신분확인을 하고 나서야 저도 알게 됐습니다.”
“아….”
정형운은 미래에서 잡히지 않기 때문에 이런 사실은 백우진도 모르고 있었다.
“지금 밖은 다단계 길드와 검사님에 대한 이야기로 난리가 났습니다.”
“저까지요?”
“16살이신 검사님이 5등급 범죄자를 잡았다는 사실이 알려졌으니, 모든 사람들이 경악하고 자지러졌죠. 거기다 워낙에 화려하게 싸우셔서….”
“그렇군요.”
정형운과 싸울 당시에 오러 폭풍이 생성됐던 게 생각났다. 그게 터졌으니, 시선을 끄는 건 당연한 일이긴 했다.
“여기까지는 협회의 직원으로서 드린 이야기였고, 지금부터는 제 진심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이영현은 허리를 세우고 똑바른 자세를 취했다. 자신보다 한참 어린 백우진에게 예의를 차리는 것이다.
“본인과 전혀 상관없는 일임에도 사람들을 구하겠다는 정의감 하나로 나서시고,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서 끝까지 혼자서 싸우시다니, 정말 존경스럽습니다.”
백우진을 보는 이영현의 눈은 감동으로 물들어 있었다. 그는 백우진이 다른 백가의 직계와 똑같이 차가운 사람일 거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그는 누구보다 따뜻하고 인간적인 사람이었다. 자신보다 어린 사람을 본받고 싶다고 생각한 건 처음이었다.
“음?”
백우진은 이영현의 말을 듣자마자, 무언가 이상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영현은 자신을 부담스러울 정도로 정의로운 사람으로 보고 있었다.
“설마….”
이영현 옆에 서있는 문주영을 보았다. 그는 옳은 소리라는 듯 눈을 감고 고개를 끄덕였다. 입가엔 만족스러운 미소마저 짓고 있었다.
‘이 녀석이었군…’
이제 알았다. 문주영이 어떤 말을 한 덕분에 이영현은 자신을 굉장한 호인으로 여기면서 큰 호감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사람들이 다단계 길드에 대한 경각심을 가지게 됐다는 게 이번 사건의 가장 큰 소득 같습니다. 전부 검사님 덕분입니다. 감사합니다.”
이영현은 다시 한 번 고개를 숙였다.
“범죄자들을 잡으신 포상금은 조만간 계좌로 입금해드리겠습니다.”
“아, 네.”
“뒷일은 제가 알아서 처리해드릴 테니, 푹 쉬십시오.”
이영현은 앞으로 어떤 일이든 지원해드리겠다고 다짐하듯 말하고서 돌아가 버렸다. 문주영은 전할 말이 있다면서 그를 따라 나갔다.
“대체 뭐라고 했기에. 처음 보는 사람이 저런 반응을 하는 거지?”
-너에 대한 영웅담이라도 읊은 거 아니냐?
“돌아오면 바로 물어봐야겠어.”
-그전에 퀘스트나 확인해라. 제대로 완료됐나 봐야지.
흑암의 말을 듣고, 퀘스트창을 불러왔다.
[돌발 퀘스트를 완료 하셨습니다.] [퀘스트 보상 700포인트가 지급되었습니다.] [돌발 보상 2개가 지급되었습니다.]“완료됐어. 개고생한 보람이 있네.”
-그, 그거 말고, 아래를 봐라…
“응?”
흑암의 떨리는 목소리에 돌발 보상 밑에 있는 창을 보았다. 내용을 읽자, 가슴이 두방망이질을 치기 시작했다.
“추가 보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