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Renowned Family's Sword Prodigy RAW novel - Chapter 345
345화. 무리안 (3)
“지옥?”
무리안이 이를 갈며 눈동자를 일그러뜨렸다.
“고작 이 정도 상처로 지옥이라는 거냐?”
그가 백광이 번쩍이는 손으로 가슴의 상흔을 쓸어내리자, 출혈이 그치고 상처가 아물었다.
“말했듯이 네놈의 검은 내게 닿지 못한다. 이따위 상처는 회복하면 그만이야!”
“그럼 회복하지 못할 정도로 찢어 버리면 되겠군.”
백우진이 설영검을 뒤로 젖힌 채 발을 굴렀다. 시야가 좁아지며 순식간에 무리안의 광검이 눈에 들어왔다.
“올 거라 생각했다!”
무리안이 더 짙은 백광을 휘감은 광검을 내리치고, 왼 주먹을 휘둘러 온다. 직선과 곡선이 어우러진 투로. 피할 곳과 방어할 곳을 막아서는 완벽한 공격이었다.
-피할 거냐?
‘아니. 이대로 간다.’
양쪽에서 무리안의 검과 권이 휘몰아쳤지만, 물러서지 않았다. 시리안의 오러를 설영검에 녹여 내며 그대로 내리쳤다.
치이이이잉!
무리안이 두 배로 끌어 올린 광검의 빛이 시리안 오러에 의해 갈라진다. 놈의 당황하는 표정을 보며 검을 끝까지 그어 냈다.
푸칵!
설영검을 막으려던 무리안의 주먹이 찢어지며 뻘건 핏물이 터져 나왔다.
“크으윽!”
무리안이 갈라진 광검과 피가 흐르는 주먹을 회수하며 뒤로 물러섰다.
“어, 어째서! 내 기운이 더 강하잖아! 왜 밀리는 거냐!”
“그걸 모르니까, 네가 무인이 아니라는 거다.”
백우진이 차게 웃으며 설영검을 휘돌렸다.
-무예도, 신체도, 기운도 절대의 극에 이른 막강함이지만, 저놈의 것이 아니지.
‘맞아. 놈의 말대로 저건 가져온 힘. 신체에 어린 무를 내뿜기만 할 뿐. 무인과의 싸움에서 무얼 해야 하는지 전혀 모르고 있어.’
무리안은 절대에 이른 무인도 짓밟을 정도로 강한 무력을 가지고 나타났다.
하지만 급속도로 얻은 힘답게 그저 내뿜을 줄만 알지, 비슷한 수준과의 전투에서 무얼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고 있었다.
그저 몸에 박힌 움직임대로 주먹과 검을 휘두를 뿐이다.
바꿔 말하면 무리안의 육체에 그 정도의 힘이 깃들어 있다는, 더 놀라운 의미였지만.
“닥쳐라!”
무리안이 포효를 터트리며 주먹을 움켜쥐었다. 백색 기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거대한 빛이 그의 몸을 뒤덮었다.
뼈가 보이던 주먹의 상처가 아물며 그의 기운이 증폭되었다.
“무엇을 해도 소용없다. 이 육체는 상처도, 소모된 힘도 끝없이 되돌아오는 최고의 육체니까!”
무리안이 기괴한 웃음을 흘리며 달려든다. 극도로 압축된 기운이 놈의 사지로 퍼져 나갔다.
“말했잖아. 그전에 베어 버리면 그만이라고!”
백우진이 기다렸다는 듯 맞서 달려 나갔다.
“크아아아!”
무리안이 회전시킨 광검을 뻗어 왔다. 전사경이 어우러진 백광이 회전하며 극한의 힘이 발휘되었다.
찌지지직!
관일극으로 백광이 회전하는 중심을 찔렀다. 시리안 오러가 그 안을 파고들었지만, 광검의 빛이 끝없이 솟아올라 그 상흔을 메우기 시작했다.
말도 안 되는 기운을 운용하는 무리안만이 사용할 수 있는 힘이었다.
“이게 내 능력이다! 무인이든 말든 네놈을 찢어 버릴 힘이란 말이다!”
무리안이 바드득 이를 갈며 광검을 밀어붙였다.
“그래서 네가 안 된다는 거야.”
“헉!”
백우진의 흑안이 무리안을 꿰뚫었다. 놈이 그 섬뜩함에 몸을 떨 때, 시리안 오러의 회전 방향을 무리안의 백광과 반대로 맞췄다.
치이이이잉!
강기와 백광이 어우러지며 양쪽의 회전이 모조리 멈췄다. 무리안의 눈에 당황이 어렸을 때 놈이 만들어 낸 흐름과 결을 향해 검극을 내질렀다.
파아아앙!
광검의 결이 갈라지며 무리안의 손이 드러났다. 그대로 팔을 베려 할 때 놈이 주먹을 뻗어왔다. 강대한 힘의 폭발에 대기가 흔들렸다.
“이미 본 방어다.”
무리안이 내지른 권격을 팔꿈치로 쳐내고, 놈의 가슴을 어깨로 찍어 버렸다.
“커허헉!”
무리안이 신음을 흘리며 뒤로 물러섰다. 백우진은 그 앞으로 파고들어 무리안의 오른팔을 어깨째로 베어 버렸다.
파칵!
놈의 오른팔이 흙바닥으로 떨어지며 피를 분수처럼 내뿜었다.
“끄아아아악!”
재생 능력이 있어도 고통은 느끼는지 무리안이 목청이 갈라지는 비명을 내질렀다.
“이제 하나.”
“감히! 감히 인간 따위가!”
“그 말도 들었던 말이야. 잘난 척하는 것 치고는 언어 수준이 낮군.”
“닥쳐!”
무리안이 거칠게 땅을 차며 허공으로 떠올랐다. 놈의 단전 부근에서 빛이 솟구치며 베어진 오른팔이 재생되고, 다른 자잘한 상처마저 회복되었다.
놈은 상처를 회복한 기운들을 갈무리하지 않고, 광검과 왼손으로 흘려보내 기운을 압축시켰다.
우우우웅!
무리인이 장법과 검격을 폭풍처럼 퍼뜨리며 무시무시한 힘의 파동을 만들어 냈다. 폭우가 한 점으로 쏟아지듯 피할 곳이 조금도 보이지 않았다.
‘그럼 지워 버리면 되지.’
백우진이 설영검의 머리 위로 들어 올렸다. 상단의 자세를 유지한 채 시리안의 오러를 회수했다.
콰아아아아!
라사둠의 오러 위로 갈색 불길이 타오른다. 천무맹주에게서 얻은 혼원벽력신기의 기운이다.
“그대로 끌어내려 주마.”
무령참의 기운을 담아 위로 세운 설영검을 내리쳤다.
쿠웅!
하늘과 대지가 거대한 벼락에 관통하는 듯한 굉음이 터지며 무리안이 만들어 낸 모든 빛이 사그라지기 시작했다.
“이 무슨!”
진정한 무령참의 포효에 무리안의 백광이 꺼지기 직전의 촛불처럼 흩어지고, 백색 칼날들이 사정없이 부서져 내렸다.
“아, 안 돼!”
무리안이 발버둥 치며 더 많은 기운을 끌어 올리려 했지만, 이미 시작된 추락을 막을 수는 없었다.
우우웅!
백우진이 무령참으로 대지를 가리키자, 무리안이 찢겨 나간 연처럼 땅으로 휘청였다.
“네게 하늘은 어울리지 않아.”
“아아….”
무리안의 얼굴에 경악이 드러났다. 무엇을 해도 무령참의 힘을 이겨 낼 수 없으니, 당연한 일이다.
‘결과 흐름을 잡고 있으니까.’
첫 전투부터 지금까지 보아 온 건 무리안의 투로와 결, 그리고 흐름이다.
놈은 강대한 힘과 기운, 뛰어난 안력, 절대의 무예를 가지고 있지만, 결과 흐름에 있어서는 초보자나 다름이 없었다.
“떨어져라.”
백우진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무리안이 대지로 추락했고, 그 위로 무령참의 기운이 내리꽂혔다.
콰아아아앙!
무령참의 기운이 대지에 작렬하며 무리안의 오른팔을 뜯어 내고, 복부를 터트려 버렸다.
“끄어어억….”
극도의 고통에 무리안이 눈알 굴리며 버둥거렸다. 이 와중에도 백색 기운은 놈의 몸을 충실하게 재생시켰다.
“이제 둘이다. 일어나라.”
백우진이 설영검을 뒤로 물렸다.
“두, 둘? 네놈 대체 무슨 생각이냐!”
“문주영의 팔과 복부, 다리. 그리고 무영객의 복부까지 해야 하니, 아직 두 번 남았어.”
“그거 설마….”
“난 당한 것 이상으로 갚아 주는 성격이거든.”
“큭! 크하하하하!”
무리안이 돋아난 오른팔로 몸을 일으키며 광소를 터트렸다.
“이 버러지 놈이!”
놈은 광기 어린 눈빛을 발하며 광검도, 주먹에 어린 백광도 지우고 양손으로 백색의 구체를 만들었다.
“날 죽이지 않은 걸 후회하게 만들어 주마!”
구체가 번쩍이며 수를 헤아릴 수 없는 백색의 광선이 비상한다. 하늘과 땅을 뒤덮은 빛이 놈의 칼날과 어우러지며 유성우처럼 떨어졌다.
전후좌우. 모든 방위를 먹어 치우는 게걸스러운 공격이 전신을 노려 온다.
“말했잖아. 네 힘은 이미 파악했다고.”
하나만 맞아도 숨이 끊어질 막강한 공격 앞에서 백우진이 설영검과 흑암을 내리그었다.
콰아아아!
검이 지나간 공간이 쭉 갈라지며 강대한 바람이 치솟았다.
혼원벽력신기의 무리가 어린 풍벽검흔이 천에 가까운 백색 광채를 모조리 막아섰고, 흑암의 칼날에서 비단처럼 펼쳐진 흑현금이 쏘아진 칼날들을 휘감았다.
“허억!”
무리안의 눈에 파랑이 일었다. 그 흔들림을 보며 왼손으로 흑암을 쥐었다. 흑암을 쥔 손을 뒤로 빼서 암극을 내질렀다.
공간을 꿰뚫는 바람을 느끼며 달려 나가 흑암의 칼날로 무리안의 복부를 꿰뚫었다.
“크….”
놈이 비명을 지르기 전에 설영검으로 오른팔을 가르고, 복부에서 빼낸 흑암에 패의 기운을 둘러 무리안의 오른 다리를 뜯어 버렸다.
“으아아아악!”
무리안이 참았던 비명을 터트렸다. 그의 금안에 공포가 드리우기 시작했다.
“대, 대체 어떻게 그런 방어를….”
“궁금증은 나중에 풀고, 일어서라. 아직 한 번 더 남았으니까.”
“빠드득!”
무리안이 부러질 정도로 이를 갈았다. 분노 그 이상의 자존심이 그의 어깨 위로 타올랐다.
“절대! 절대!”
무리안이 재생한 사지를 쫙 펼쳤다. 강대한 백광이 태양처럼 이글거리며 끝없이 치솟았다.
“끄아아아아!”
사위로 퍼지던 백색 기운이 무리안의 신체로 모여들며 갑옷처럼 형성되었다. 백광이 압축된 기운. 그야말로 빛의 갑옷이었다.
“죽여 주마!”
무리안이 허공을 격하고 날아온다. 지금까지보다 배는 빠른 움직임이었다.
강대한 기운과 여러 무리가 어린 무시무시한 공격이었지만, 그 투로와 결은 이미 눈에 익은 상태였다.
‘흑암.’
-알고 있다!
백우진은 설영검을 세우고, 흑암을 눕혔다. 앞으로 내달리며 두 검에 극성의 오러를 쏟아부었다.
‘신살, 그리고 참마.’
설영검으로 참마를 긋고, 흑암으로 신살을 내리쳤다.
콰아아아아!
백색의 칼날에서 짙은 어둠이 피어나고, 흑색의 칼날에서 새하얀 휘광이 터져 나온다.
백과 흑이 어우러지며 만들어 낸 십자의 파동이 천지를 갈랐다.
“아아악!”
무리안이 급히 뒤로 물러서려 했지만 이미 늦었다. 백갑과 광검이 사정없이 터지고, 놈의 단단한 신체가 종잇장처럼 찢겨 나갔다.
뿌드드득!
신살과 참마가 조화된 무시무시한 힘은 무리안을 가르고도 모자라, 두 사람의 기운으로 이루어진 결계까지 녹여 버렸다.
“끄으으윽….”
팔과 다리를 잃은 무리안이 바르르 떨며 땅을 기었다. 놈의 눈동자는 공포와 경악이 어우러져 격하게 떨리고 있었다.
“무리안.”
백우진이 무리안의 앞으로 걸어가 놈의 복부에 설영검을 박아 넣었다.
“크아아악!”
검이 박히며 튀긴 피를 뒤집어쓴 무리안이 기겁을 하며 비명을 질렀다.
“너 무슨 짓을 한 거냐.”
“끄으윽….”
“그 육체와 무예. 어디서 빌린 거지?”
“그, 그건….”
“아직 모자란다는 말이겠지. 좋아.”
고개를 끄덕이고 설영검을 쥐며 뇌기를 운용했다.
빠직! 빠지지직!
검병에서 터지던 뇌전이 검날로 흘러내려 가기 시작했다.
“네 몸이 어디까지 재생할 수 있나 보자고. 시간은 많으니까.”
“자, 잠깐! 잠깐만!”
무리안이 아직 완전히 재생되지 않은 손을 휘저었다.
“마, 말하겠다! 이건 무신의 힘이다. 무신 카인. 그의 유, 육체를 빌려 온….”
“무신 카인? 그 전설의?”
“그, 그래. 그의 육체에 신성력을 담아 내서 빌려왔다….”
-그런 개소리를!
“말도 안 되는….”
“저, 정말이다. 진짜라고!”
백우진이 뇌전을 내리치려고 할 때 무리안이 진동이 온 것처럼 고개를 흔들었다.
“음….”
놈의 공포에 질린 눈빛은 진실을 말하는 것처럼 보였다.
-사실 짧은 기간에 이런 무력을 쌓은 걸 보면 그 정도가 아니곤 불가능한 일이긴 한데….
“무신이 실존했었다고? 거기다 그는 신이 되었다면서 웬 육체?”
“나, 나도 정확히는 모른다. 신관장께서 이 육체를 가지고 있으라는 말을 하셔서… 음?”
무리안이 설명을 할 때 뒤쪽 공간이 쫙 갈라지며 백색 기둥이 치솟았다. 이전 차원의 틈에서 무리안을 데려갔던 그 힘이었다.
“시, 신관장님! 구해 주십시오!”
무리안이 살려 달라고 외치며 버둥거렸다. 그에 응답하듯 백광이 팽이처럼 꼬이며 쏟아져 내렸다.
“두 번이나 방해받을 수는 없지.”
백우진이 차게 웃으며 흑암을 쥐었다. 떨어지는 백광을 향해 흑암을 올려 쳤다.
콰아아아!
모든 것을 짓누르려는 백광이 흑암의 기운에 밀려 흩어지기 시작했다.
“저놈.”
백우진이 인상을 찌푸렸다.
-왜 그러냐? 충분히 막을 수준이잖아.
‘저놈 무리안을 노렸어.’
-뭐?
‘내가 아니라, 무리안을 죽이려고 했다고.’
-응? 데려가려는 게 아니라?
‘그래. 확실해.’
신관장이라는 놈의 백색 기운은 무리안을 데려가는 게 아니라, 숨통을 끊어 버리려고 한 게 분명했다.
긴장을 늦추지 않고 언제라도 움직일 수 있도록 흑암을 세웠다.
우우웅!
신관장의 백광이 흩어지며 수천에 가까운 빛의 줄기가 되어 쏘아졌다.
치이이잉!
먼저 둥근 형태의 풍벽검흔을 그어 백색의 탄환을 모조리 막아 낸 뒤 잘게 날아오는 빛들을 흑암으로 걷어 냈다.
[귀찮게 하는군.]하늘이 일렁이며 이전에 들었던 그 목소리가 들려왔다.
[무리안.] “신관장님! 제발 구해 주십시오!”[편안하게 가도록 해 주려 했지만, 방해가 있으니 어쩔 수가 없구나.] “예? 그, 그게 무슨….”
[네게 준 권능을 가져가겠다.] “어? 어어억!”
신관장의 차가운 목소리가 대지를 울리자, 무리안의 피부가 가뭄 난 논처럼 찌그러들기 시작했다.
“끄아아아악!”
무리안이 살과 피부가 말라비틀어지며 놈의 전신 모공에서 검은 알갱이들이 뿜어져 나왔다.
그 알갱이들은 허공으로 모여들어 농구공 4개를 합친 듯한 크기가 되었다.
“으으….”
검은 기운이 모두 빠져나간 무리안은 미라처럼 바싹 마른 채 숨이 끊어졌고, 놈의 몸에서 나온 검은 구체는 풍선처럼 허공에 둥둥 떠 있었다.
[동쪽의 모든 존재가 사라지는 이유는 백우진 너 때문이다. 기다리고 있어라.]신관장이 백우진을 비웃으며 검은 구체를 향해 백광을 내뿜었다. 빛에 닿은 검은 구체는 둥실거리며 차원의 틈으로 날아가기 시작했다.
[다음이 네 마지막… 어?] “마지막?”백우진이 입꼬리를 말아 올리며 오른팔을 뻗었다.
“무슨 마지막?”
라사둠 오러의 흡입력과 무형지기를 동시에 운용하여 흑색 구슬을 빨아들였다.
우우우웅!
차원의 틈으로 날아가던 흑색 구슬이 자석에 끌린 듯 되돌아오기 시작했다.
[이, 이놈! 뭐 하는 거냐!] “이건 내 전리품이다. 가려거든 혼자 가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