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Renowned Family's Sword Prodigy RAW novel - Chapter 383
383화. 끝과 시작 (2)
“그, 그게, 방금 그게 무슨 말이에욧! 악!”
적연화는 말을 더듬다가 혀를 씹었는지 비명을 지르며 뒤로 물러섰다.
“괜찮아?”
백우진이 당혹스러운 얼굴로 적연화에게 다가갔다.
“괜찮아요. 그, 근데 방금 한 말은….”
“안 괜찮은데? 너 피 나.”
“엑? 피?”
“진짜야.”
정말로 적연화의 입술로 옅은 피가 번지고 있었다. 심한 출혈은 아니지만, 상당히 아플 것 같았다.
“괜찮다니까요! 원래 말하다 보면 혀도 씹고, 입술도 씹잖아요!”
“그, 그래?”
“그렇다니까요.”
처음 듣는 소리지만, 적연화가 너무도 단호하게 대답해서 일단 넘어갔다.
“다시 존댓말도 하고 있고.”
“에이! 다 됐으니까. 방금 뭐라고 했냐고!”
“만나 볼 생각 있냐고 물었어.”
“끄윽!”
적연화는 그 말을 듣자마자, 보법까지 사용해서 한 번 더 뒤로 훌쩍 물러났다.
그녀는 껍질을 벗긴 홍당무처럼 새빨갛게 물든 얼굴을 감싸 쥐며 몸을 부르르 떨었다.
“으으….”
적연화가 터질 듯 달아오른 볼을 감싼 채 입술을 깨물었다. 혀끝에서 피 맛이 났지만 지금 그건 중요하지 않았다.
‘마, 만나자는 건 사귀자는 거 맞겠지?’
두 번이나 들었으니, 잘못 들은 건 절대 아닐 거다.
‘아닌가? 그냥 데이트하자는 건가? 그럴 리가 없지. 저건 사귀자는 거야!’
고백을 하려 할 때 갑작스럽게 선공을 맞아서 머리가 팽팽 돌고, 심장이 터질 듯 박동했다. 독한 감기에 걸린 기분이었다.
‘왜 저렇게 애매하게 말한 거야! 하여튼 저 사람은!’
자신에게 만나 보자고 했던 사람들은 수없이 많았지만, 모두 거절했었다.
눈에 들어온 사람도, 진지하게 생각한 사람도 백우진뿐이라, 지금의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가 없었다.
‘다시 물어볼까? 아니, 괜히 오해했다간 창피해서 죽을지도….’
슬쩍 손을 내려서 백우진을 보았다. 자신이 이렇게 고민하는 줄 모르고 그는 오후의 티타임을 즐기는 것처럼 차분한 얼굴이었다.
‘기다렸으면 내가 알아서 말해 줬을 텐데! 왜 괜히 선수를 쳐선!’
기껏 상황과 멘트를 준비해 놨는데 선빵을 얻어맞으니,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음….”
백우진은 머리를 흔드는 적연화를 보며 턱을 긁적였다.
‘대체 왜 저러는 거지?’
그녀가 자신에게 마음이 있다고 생각했기에 고뇌하는 듯한 지금의 반응은 이해하기 힘들었다.
“적연화.”
“힉!”
이름을 부르자, 그녀가 토끼 눈을 뜬 채로 이쪽을 바라보았다.
“저, 저는….”
“그렇게 고민되면 가볍게 시작해 보는 건 어때?”
“넹?”
적연화는 조금 전에도 들려 주었던 그 귀여운 목소리를 흘리며 한 걸음 물러섰다.
“가볍게 데이트부터 시작하자고. 다음 주엔 세계 능력자 협회의 연설이 있어서 좀 그렇고. 이번 주 주말은 어때?”
“조, 좋아요! 아니, 잠깐만! 그럼 그전에 했던 만나 보자는 말은….”
“난 반대다!”
적연화가 말을 끝내기 전에 연무장 문이 부서질 듯 열리고 적위진과 적경훈이 들어왔다.
“적가주님.”
“아빠!”
“받아들일 수 없어!”
적위진은 눈썹으로 팔(八)자를 그리며 고개를 흔들었다.
“우리 딸은 아직 연애하기에 일러! 좀 더 성장한 뒤에….”
“아버지! 제발!”
적경훈이 깊은 한숨을 뱉으며 달려가려는 적위진의 어깨를 붙잡았다.
“연화 지금 21살이에요! 22살까지 많이 남지도 않았구요! 막내딸을 진짜 처녀 귀신으로 죽게 놔두고 싶으세요?”
“하지만 저 아이는 아직 남자를 몰라!”
“모르니까 만나게 해 줘야죠! 제가 장담하는데 우진이보다 나은 녀석은 세계를 샅샅이 뒤져도 안 나와요. 그건 아버지도 인정하잖아요!”
“그, 그건 그렇지만…. 크흑!”
적위진은 두 손을 모은 채 흐느끼듯 어깨를 떨었다. 팔불출인 건 알고 있었지만, 저 정도 일 줄은 몰랐다.
“저 녀석이 내 목숨을 구해 준 것도, 적가를 구원해 준 것도 맞지만, 이건 다른 문제야! 난 아직 인정 못 해! 반….”
“어유, 진짜 그만 좀 해요!”
적경훈은 적위진의 겨드랑이 사이로 손을 넣어서 그를 끌고 나갔다.
“아버지랑 사이가 돈독한 게 보기 좋네.”
백우진은 적위진과 적연화를 차례로 보며 쿡쿡 웃었다.
“아, 아니. 이건 아니에요! 저랑 상관없어요! 저런 사람 몰라요!”
적연화는 이전보다도 더 얼굴을 빨갛게 물들인 채 손을 내저었다.
“주말은 괜찮다고 했지? 그럼 토요일에 강남역에서 보자. 이따가 연락할게.”
“아….”
백우진은 적연화가 멍하니 고개를 끄덕이는 것을 보고서 적가주가 나간 문으로 향했다. 그는 가다 말고 뒤를 돌아 적연화를 보았다.
“그리고….”
“네!”
적연화가 맹렬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백우진이 아까 했던 말을 다시 해 주길 바라면서.
“수련할 때 화장은 하지 않는 게 좋을 것 같아. 아니면 방수로 하든지.”
“엑?”
“그럼 토요일에 보자.”
그는 그렇게 말하고서 연무장 문을 열고 나갔다.
“어….”
적연화가 입을 떡 벌렸다. 방금 백우진이 한 말의 의미를 알 수가 없었다.
“화, 화장? 지금 무슨 소리를….”
“단주님!”
백우진이 나가자마자, 풍신단 소속이자, 오늘 고백 멘트를 알려 준 장아영이 담을 넘어 달려왔다.
“어떻게 되셨어… 엉?”
장아영은 뛰어오다 말고 눈을 부릅떴다.
“푸하하하! 단주님! 그 얼굴은 뭐예요!”
“왜?”
“지금 얼굴 난리 났어요!
그녀는 당장 핸드폰을 꺼내, 카메라 어플을 켜서 자신에게 보여 주었다.
“억!”
적연화가 펄쩍 뛰며 비명을 질렀다. 화장이 다 녹아서 얼굴에 번져 있었다. 화장을 한 것만도 못할 정도로 얼굴이 망가져 있었다.
“어욱!”
대련을 예상보다 심하게 하고, 그에게 고백을 듣고 당황하면서 나온 열과 땀 때문에 이렇게 된 것 같았다.
“설마 백가주님이 지금 얼굴을 보신 거예요?”
“응….”
적연화가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분이 뭐라고 하셨어요?”
“대련할 때 화장은 하지 않는 게 좋겠다고 했어.”
“안 웃고요?”
“응….”
장아영은 입매를 꾹 다물었다. 축 처진 적연화가 너무 귀여워서 조금 놀리고 싶었지만, 그랬다간 재기 불능일 것 같아서 용기를 주기로 했다.
“역시 백가주님이시네요. 그렇게 말씀하신 걸 보면 별 상관하지 않으신다는 거예요. 오늘 무슨 일이 있었어요?”
“사실 내가 고백한 게 아니라….”
적연화는 장아영에게 오늘 있었던 일을 모조리 이야기했다.
“아유, 가주님은 진짜!”
장아영이 안타까움에 본인의 허벅지를 내리쳤다.
“나 망한 거야?”
“아뇨. 오히려 잘됐어요. 그쪽도 마음이 있는 건 확실하니, 토요일 날 데이트하시면서 관계를 진척시키면 돼요! 제가 알려 드릴 테니, 일단은 씻고 오세요.”
“응!”
적연화는 히힛 웃고서 연무장을 빠져나갔다.
“너무 귀엽다니까.”
장아영은 두 손을 모은 채로 나가는 적연화를 바라보며 웃었다. 수련할 때와 달리 지금 그녀는 소녀의 얼굴이었다.
“백가주님. 복 터지셨어요.”
**
“음….”
백우진은 강남역 앞의 건물에 등을 대고 있었다. 알이 없는 뿔테 안경을 쓰고, 기척을 지우고 있으니, 자신을 알아보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제가 좀 늦었죠!”
약속 시간이 5분 정도 남았을 때 골목 사이에서 적연화가 나타났다.
어깨까지 내려오는 단발은 부드럽고 폭신하게 말렸다. 첫눈처럼 흰 피부와 조화로우면서도 화려한 이목구비에 옅은 화장이 더해지니, 절세의 미모라는 말조차 부족했다.
그녀는 자신처럼 기척을 지웠음에도 주변의 남성들이 한 번씩 돌아보게 만들 정도로 압도적인 미를 뿜어내고 있었다.
“전혀.”
“다행이네요.”
“너 반말한다고 하지 않았어?”
“아, 그랬죠. 아니, 그랬지.”
적연화가 눈을 동그랗게 뜨며 고개를 끄덕였다.
“하고 싶은 거 있어?”
“아, 특별히는….”
“그럼 남들처럼 시간을 보내면 되겠네.”
“남들처럼?”
“다른 사람들처럼 평범한 데이트말이야.”
백우진은 가늘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근데 옷이 불편하지는 않아?”
“오, 옷이요?”
“치마를 입는 건 처음 봐서.”
“아, 전혀요! 자주 입어요.”
적연화가 손을 저으며 입술을 깨물었다.
‘이 인간이 정말….’
장아영이 무조건 칭찬을 들을 수밖에 없다고 추천한 레드 블라우스에 그레이 스커트를 입고, 장신구도 걸쳤지만 백우진은 그에 대해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이걸 좋아해야 해, 싫어해야 해….’
칭찬 대신 몸 걱정을 해 주는 걸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 지 알 수가 없었다. 당장 아영이의 조언을 듣고 싶었다.
“그럼 식사부터 시작할까?”
“근데 지금 가면 사람이 꽉차서….”
“예약해 놨어.”
백우진이 씩 웃으며 손을 들어 올렸다.
“가시죠. 연화 씨.”
**
적연화는 커피의 향을 음미하며 눈을 내리감았다. 백우진은 말했던 대로 평범한 연인들이 하는 데이트를 준비해 왔다.
고급 레스토랑의 식사는 맛있었고, 영화관에서 본 영화는 감동적이었으며, 프라이버시 카페에서 마시는 커피는 씁쓰름하면서도 향이 좋았다.
‘이래서 그렇게들 같이 있고 싶어 했던 건가?’
고급 식사도, 영화도, 커피도 익숙한 일이지만, 바로 옆에 있는 백우진 때문인지 모든 감각들이 평소보다 더 마음 깊숙이 다가왔다.
이래서 연인들이 많은 것을 함께 있으려 하는 것 같았다. 다만 왠지 모르게 가슴이 조금 답답했다.
“음….”
적연화는 커피잔을 내려놓으며 굴에 숨은 토끼처럼 백우진을 흘낏 올려 보았다.
‘근데 왜 점점 잘생겨지는 거지?’
처음 봤을 때는 재수 없게 생긴 건방진 녀석이라고 생각했지만, 지금에 와선 볼 때마다 잘생겨지는 것 같았다. 뿔테 안경을 쓰고 있어도 잘나 보일 줄은 정말 몰랐다.
“왜?”
백우진이 자신의 시선을 눈치채고 살짝 얼굴을 들이밀었다.
“아, 아니네요!”
“아니네요?”
“아니라구요! 아니, 아니야!”
당황하여 몸을 뒤로 젖히며 손을 저었다.
“아니가 몇 번이 들어가는 거야.”
그는 큭큭 웃으며 커피와 함께 주문한 쿠키를 입에 넣었다.
“음….”
그 또한 그림이라, 자신도 모르게 멍하니 보고 있게 되었다.
“오늘은 어땠어?”
“조, 좋았어요. 아니, 괜찮았어!”
적연화는 솔직하게 말하다가, 장아영이 말해 준대로 조금은 튕기는 방식으로 대답했다.
“그럼 다행이네.”
그는 여유롭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왜 이렇게 침착하지?’
정보에 의하면 백우진은 누군가와 사귀었던 적이 없다. 안절부절못하는 자신과 달리 저렇게 침착한 이유를 알 수가 없었다.
“저기 오늘이요….”
“음?”
백우진에게 말을 걸려 할 때 그가 눈매를 좁히며 창문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위이이이잉!
‘왜요’라고 묻기 전에 외부의 스피커에서 비상 사이렌이 울렸다.
[강남역 4번 출구 앞에서 긴급 균열이 발생했습니다! 다시 한번 안내해 드립니다! 강남역 4번 출구 앞에서 긴급 균열이 발생했습니다. 균열 내부의 몬스터는 리자드맨으로 확인되었습니다. 6등급이지만, 7등급 수준으로 흉폭하고 강한 몬스터이니, 근처에 계신 시민분들은 긴급 대피소로….]마계를 완전히 막은 반동인지, 예측할 수 없는 긴급 균열이 예전보다는 자주 발생하고 있었다.
“리자드맨이라….”
백우진은 커피의 잔향이 어린 한숨을 뱉으며 잔을 내려놓았다.
“알다시피 리자드맨은 영리해서 피해자가 생길지도 몰라. 가 봐야겠어.”
“저, 저도 갈게요! 대피하지 못한 사람들도 있을 수….”
“괜찮아. 오늘 그렇게 예쁘게 입고 왔는데 더럽혀지면 아깝잖아.”
“자, 잠깐!”
“미안해.”
그는 자신의 어깨를 두드리고서 카페를 나갔다.
창밖으로 백우진이 달려가는 모습이 보인다. 그의 넓고 믿음직스러운 등을 보자, 오늘 그 어느 때보다도 심장이 두근거리고 얼굴에 열이 올랐다.
‘그래. 그랬지.’
적연화가 그의 등을 보며 픽 웃었다.
‘바로 저 모습이었어.’
자신이 백우진에게 반한 건 레스토랑을 예약하는 것도, 영화를 보는 것도, 커피를 마시는 모습도 아니다.
한결같이 남을 위하고, 발전을 게을리하지 않는 그의 모습 때문이었다.
“후!”
가슴이 답답했던 게 씻은 듯 내려간 느낌이다.
‘가야겠어.’
일어나서 카페를 나가려고 할 때 무릎 아래까지 내려오는 좁은 치마가 걸리적거렸다.
“나도 내가 어울리는 모습을 해야겠지.”
적연화가 빙긋 웃으며 치마를 잡았다.
**
“쯧!”
백우진은 균열이 일어나는 출구 앞에서 혀를 찼다.
‘하필이면 오늘이냐.’
준비한 것들이 마음에 들었는지 적연화도 기분이 좋아 보였는데, 지금의 일로 그 점수를 전부 깎아 먹었을지도 모르겠다.
‘흑암이 봤다면 멍청하다고 했겠지.’
그래도 어쩔 수 없다. 준비되지 않은 리자드맨 균열이니, 협회나 길드의 대응도 늦을 테고, 일반인 피해자가 생기기 전에 막아야 했다.
우우우웅!
짐승의 아가리처럼 공간이 갈라지는 걸 보고 있을 때 뒤에서 누군가가 달려오는 기척이 느껴졌다.
‘적연화?’
방금까지 같이 있었으니, 모를 수가 없는 기척이었다.
“제가 늦진 않았죠?”
달려온 적연화의 모습은 카페에 있을 때와는 딴판이었다.
너풀거리는 블라우스의 소매를 어깨까지 걷고, 통이 좁은 치마를 무릎 위까지 찢었다.
“그냥 있으라니까. 왜 옷을….”
“싫어요. 아니, 싫어!”
그녀는 여전히 반말과 존댓말을 섞어 말하며 주먹을 들어 올렸다.
“나도 능력자야. 할 일은 해야지.”
“…그렇군.”
백우진이 손가락을 치켜세우며 말을 이었다.
“옷 잘 어울린다. 아까보다 훨씬.”
거짓이 아니다.
예쁘다는 관점에서는 아까의 적연화가 나았지만 지금 그녀의 모습이 훨씬 잘 어울리고, 아름다웠다.
“나도 알고 있어.”
적연화는 당연하다는 듯 자신감 있게 고개를 끄덕였다.
우우우웅!
그녀와 눈을 마주치고 있을 때 균열이 쩍 벌어지며 시미터와 강철 방패를 든 도마뱀들이 나타났다. 놈들의 다리 밑에 붉은 아우라가 뜬 걸 보니, 곧 보스도 나올 것 같았다.
“내기 하나 하죠.”
적연화가 리자드맨들을 보며 오러를 끌어 올렸다.
“내기?”
“누가 보스를 잡나, 소원권을 걸고 내기해요.”
“덩굴 두더지 던전의 복수인가?”
적연화와 처음 만났던 덩굴 두더지 던전에서 똑같은 내기를 했던 게 생각났다.
쿠우웅!
30마리의 리자드맨이 떨어지고 그 중심에 그들보다 50cm는 더 큰 리자드맨 킹이 나타났다.
“맞아요. 이번엔 안 져!”
그녀는 지지 않는다고 기합을 지르며 리자드맨들을 향해 뛰어들었다.
“반말이든, 존댓말이든 하나만 고르라니까.”
백우진은 와이셔츠의 소매를 걷으며 피식 웃었다. 손으로 수도를 만들어 흩어지려는 리자드맨을 향해 비뢰섬을 날렸다.
빠지지직!
벼락처럼 쏟아지는 뇌전에 리자드맨 10마리가 한순간에 잿더미로 변했다.
콰아아앙!
적연화 역시 명화권의 연계로 우측의 리자드맨들을 모조리 터트려 버렸다.
두 사람은 중앙에 남은 10마리의 리자드맨을 동시에 때려눕히고 리자드맨 킹을 향해 달렸다.
“이번엔 안 져! 어?”
적연화가 명화권의 절기 명룡포를 날리려고 주먹을 내밀 때 리자드맨 킹이 눈알을 뒤집으며 뒤로 넘어가 버렸다.
“뭐, 뭐야.”
혀를 길게 내밀고, 호흡은 전혀 없다. 완벽하게 숨이 끊어졌다.
“훗!”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뒤를 돌아보자 백우진이 씩 웃으며 손을 들어 올리고 있었다.
“내가 이겼다.”
“서, 설마 심검을 쓴 거예요? 내기에서 이기려고?”
“물론.”
그는 당당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후욱….”
적연화가 이를 악물고 주먹을 말아 쥐었다. 리자드맨에게 덤빌 때보다 더한 기세를 펼치며 백우진을 향해 돌진했다.
“이 망할 놈이 진짜!”
“그래. 그렇게 반말하라고.”